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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8일 금요일

원전 유보 한다더니… 토지 보상 작업 착수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07일자 기사 '원전 유보 한다더니… 토지 보상 작업 착수'를 퍼왔습니다.

ㆍ한수원, 삼척·영덕 예정지 2곳 대상 입찰 공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 2곳의 원전 예정지에 대한 토지 보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토지 보상은 원전 건설의 첫 단추를 끼우는 작업이다. 정부는 최근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원전 건설은 새 정부 출범 이후에 판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수원은 지난달 28일 삼척 대진원전과 영덕 천지원전 예정 지역에 대한 지적 현황 측량, 지장물(공공사업 시행 예정지 내의 건물이나 각종 시설) 실태 조사 등 용역 입찰을 공고하고, 오는 15일 이후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측량 및 지장물 조사 사업비는 10억원 규모이며, 조사기간은 10개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토지 보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삼척과 영덕 지역이 원전 예정지로 고시돼 토지 매수 청구가 들어오면 곧바로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사 기간 중에도 매수를 원하는 토지 소유주가 있으면 해당 토지에 대해 우선 조사를 실시해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한수원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달 31일 정부가 제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신규 원전 건설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겠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 당시 지식경제부는 “(원전 건설 여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민 정서를 감안해 올해 상반기 중 새 정부가 수립할 제2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원전관리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증폭됐으므로 추가로 계획하고 있는 원전은 다른 에너지원이 확보된다는 전제 아래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한수원은 사업 여부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10억원의 돈을 들여 토지 조사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건설계획이 취소될 경우 이를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지방자치단체들도 한수원의 신규 원전 건설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삼척시 관계자는 “새 정부가 결정한다고 하는데, 안 된다고 보지 않고 별로 걱정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삼척시와 영덕군에 지급할 6000억원의 원전 주변 지역 지원금 중 260억원을 올해 예산에 반영해 놓은 상태다. 

유보 입장을 밝힌 지경부도 한수원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원전을 짓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반영되기 전에도 준비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만약에 원전 건설이 취소된다 하더라도 토지 조사 비용이나 보상비는 불가피한 매몰비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신규 원전을 유보한다고 했으면 준비 작업도 중단하는 게 이치에 맞다”면서 “지경부의 원전 건설 ‘유보’ 발표는 정치적 수사나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게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지난해 9월 삼척시 근덕면 부남리·동막리 일원 317만8292㎡에 150만㎾급 가압경수로형 원자로 4기 이상을, 영덕군 영덕읍 석리·노물리·매정리·축산면·경정리 일대 324만2332㎡에 150만㎾급 원자로 4기 이상을 건설하기로 하고 원전 예정지역으로 고시했다.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2011년 12월 30일 금요일

"핵재앙 1년도 안 됐는데 벌써 잊었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29일 기사 '"핵재앙 1년도 안 됐는데 벌써 잊었나"'를 퍼왔습니다.
임순례 감독이 광화문에서 1인 시위에 나선 이유

, 등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임순례 씨가 2011년을 이틀 앞둔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3월 11일을생각하며 신규 원전에 반대하는 '311시간 시민행동'이 26일부터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임 감독은 그 네 번째주자다.

임 감독이 1인 시위를 하는 자리에서는 이미 지난 12월 2일부터 신규 원전 부지 선정에 반대하며 녹색당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책임자 하승수 씨가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임 감독이 1인 시위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3월에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건은 충격이었어요. 핵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명확히 보여줬죠. 그런데 지금 우리 정부는 거꾸로 핵발전소를 더 짓겠다고 합니다."

임 감독은 "정부는 말도 안 되는 결정을 내렸다"며 "시대에 역행하는 행동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자신이 1인 시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2일 강원도 삼척과 경상북도 영덕을 신규 핵발전소 부지로 선정했다. 현재 가동 중인 21개에 건설 중인 것 7개, 계획 중인 것 6개를 합하면 34개다. 여기다 또 다시 8개를 더 짓겠다는 게 이번 계획의 주요골자다.


▲ 1인 시위 중인 임순례 감독. ⓒ프레시안(허환주)

"무시무시한 사건 발생 1년도 안 됐는데…"

임 감독은 "무시무시한 사건이 발생한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때의 공포와 경고를 벌써 잊은 듯하다"고 한 숨을 내쉬었다. 임 감독은 "정부에서는 일본보다 우리의 핵발전소가 더 안전하게 건설된다고 말하지만 완벽하게 안전한 건 세상에 없다"며 "하지만 정부는 무모하게 핵발전소 계획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감독은 "독일 총리도 원전은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됐다 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우리 정부는 늘 안전하다고 큰 소리를 친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게 안전"이라며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신규 원전을 새로 더 짓겠다는 건 비합리로 상식을 덮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 감독은 핵발전소를 폐기하고 있는 유럽의 사례를 들며 "원전을 더 짓는 계획을 취소하고 기존에 있던 것도 폐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이게 가장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역사적으로, 시대적으로도 핵발전소는 없어지는 게 맞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런 시대의 흐름을 거스른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정부의 계획을 비판했다.

"절전하는 시스템 마련하는 게 시급"

임 감독은 "정부는 전기수요 때문에 핵발전소를 지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며 "하지만 현재 우리의 문제는 전기를 과소비하는 것에 있다"고 주장했다.

임 감독은 "현대 생활을 하는 우리는 상당 부분에서 전기를 과다하게 쓰는 게 사실"이라며 "이를 절제하고 전기를 아껴 쓸 수 있는 방안과 시스템을 만들어 도입하는 게 핵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먼저 실시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임 감독은 "또한 핵발전소 같은 무시무시한 게 아닌, 친환경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발전소를 짓는 걸 정부는 고민하게 실행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 정부는 원전을 수출할 거를 고민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고 한 숨을 내쉬었다.



/허환주 기자 

2011년 12월 24일 토요일

[사설] 새 원전 부지 선정 철회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23일자 사설 '[사설] 새 원전 부지 선정 철회해야'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새 원전 부지 선정을 강행해 경북 영덕과 강원도 삼척 등 2곳을 원전 건설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어제 발표했다. 후보 부지는 원전을 최대 8기까지 지을 수 있는 규모로 환경성 검토를 거쳐 내년 말 최종 확정하겠다고 한다. 원전을 새로 짓겠다는 것은 탈핵이라는 세계적 흐름을 거슬러 가는 분별없는 모험주의로, 당장 그만둬야 한다.
후보지로 선정된 영덕과 삼척은 과거 원전 터와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터로 선정됐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철회된 경험이 있는 지역이다. 이번에도 찬성률이 절반 또는 그 아래 수준으로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정부가 또다시 지역갈등과 혼란을 유발시키는 꼴인데, 지역 주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부지 선정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핵정책이 전세계적인 대세를 이루고 있다. 독일은 국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2022년까지 이미 설치 운전중인 원전 17기를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 보급노력을 꾸준히 한 결과 올해 발전량이 20%에 이르러 처음으로 원전 발전량을 웃돈 것은 재생에너지의 현실적 가능성을 상징한다. 규모 8.0의 지진에도 견딘다던 후쿠시마 원전이 붕괴된 일본은 원전 의존도를 낮추고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 바꿔나가는 중이다. 스위스,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들이 탈핵 대열에 동조한 까닭은 지난 30년 사이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두 차례의 대형 참사로 원전 안전신화가 여지없이 깨졌기 때문이다.
원전은 관리 및 폐기 비용까지 계산한다면 결코 경제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미래세대에는 큰 짐이 된다. 전세계 어디에도 고준위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지 않고 재처리를 한다고 해도 고준위 핵폐기물은 거의 줄어들지 않는 탓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최근 기존 원전의 수명연장을 중단하고 더는 원전을 추가로 짓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이유도 ‘미래세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원전은 새로 짓기 시작하면 중단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사고 위험 또한 그만큼 증가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에너지 절약 잠재량이 전체 에너지의 30% 수준에 이른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 정도면 원전을 더 짓지 않아도 된다. 부지 선정을 철회하고 에너지 정책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