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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박원순, 더 나은 서울을 위한 ‘인큐베이팅’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30일자 기사 '박원순, 더 나은 서울을 위한 ‘인큐베이팅’'을 퍼왔습니다.
[박원순, 서울시 그리고 정치②]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청년허브를 가다

편집자주=박원순 서울시장은 2011년 10월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취임 1주년도 훌쩍 지났고, 지금 특별히 박원순 서울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특별한 계기적 사건도 별로 없다. 하지만 그래서 역설적으로 바로 지금이 아니면 그에 대해 정확하게 말하기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정치가 시들할 때나 비로소 행정을 말할 수 있는 것이 한국적 상황의 특수성이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정치가 뜨거워질수록 박원순에 대한 관심은 진영에 따라 확연히 갈릴 것이다. 지방자치제도 도입 이후 한국 정치에서 서울시장은 언제나 그런 자리였고, 특히나 야권이 지리멸렬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에서 박원순 시장의 행보는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이런 흐름은 벌써부터 감지된다. 그를 '종북좌파'라고 몰아세우며, '영향력을 차단해야 한다'는 국정원의 문건은 그에 대한 반대 진영의 긴장감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더 큰 정치적 소용돌이가 닥치기 전에 차분하게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와 그의 시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변화의 양상들을 주목하고 의미를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이다. 그리고 이는 역설적이게도 아직 설왕설래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정치인 박원순의 체급을 가장 정확히 계량해볼 수 있는 과정일수도 있겠단 생각이다. 앞으로 총 4회에 걸쳐 행정가로서의 박원순 서울시장과 그의 시정을 짚고 이를 통해 정치인 박원순의 가능성을 타진해보고자 한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직 낯선 정치인 박원순을 탐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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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예산절감'을 주제로 현장시장실 운영에 들어간 13일 오전 서울시청 예산낭비신고센터를 찾아 방문한 시민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뉴스1

지난 10년 간 서울시의 역사는 토건의 역사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강북 뉴타운 개발을 추진하고 청계천 일대를 갈아엎는 등 토건 사업을 일관성 있게 추진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에 더해 ‘디자인서울’이라는 기치를 내걸며 서울시를 ‘아름답게’ 치장하는 데 주력했다.
이렇듯 눈에 보이는 실적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던 전임 시장들과 달리,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력 사업인 ‘서울 혁신’ 사업은 단번에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러나 혁신 사업의 모양새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서울의 ‘외관’에서 눈을 돌려 ‘내실’을 튼튼하게 다지는 형태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혁신 사업과 관련된 주요 기관으로는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이하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와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이하 ‘청년허브’), 서울시 사회적경제 지원센터 등이 있다. 이들은 서울시의 산하 기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서울시 공무원들과 주민 사이의 의사소통을 번역·조율하는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 만들기 사업, 핵심은 ‘자치 참여율’ 제고

‘마을 만들기’ 사업의 핵심은 지역 주민의 자치 참여율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의 주민들이 지역 내에서 축제와 교육 등을 통해 교류하다 보면 우울증, 자살 등의 사회 문제가 해소될 수 있으리라는 것이 박 시장의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박 시장만의 구상이라기보다는 자본주의 체제의 심화 이후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세계 도처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네트워크로서 '마을'을 다시 주목하고 있는 조류와도 맞물려 있는 철학적 접근이다. 여기에 박 시장은 진정한 마을 그리고 주민의 꾸준한 네트워크를 위해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치’가 중요하단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의 하경환 마을지원실장은 “박원순 시장 이전부터 ‘마을 만들기’의 논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마을’이 하나의 대안으로 작용할 수 있고, 행정도 다른 뚜렷한 방법론을 찾지 못한다는 한계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 시장 취임 이전에 이미 마포구에는 ‘성미산 마을’이, 강북구에는 ‘삼각산 마을’이 있었다. 이는 공동육아협동조합을 모태로 만들어진 마을 공동체였다.
박원순 시장은 여기에 자치의 '거버넌스' 개념을 추가해 지난해 8월 마을 만들기 지원센터를 출범시켰다. 마을 만들기 지원센터의 역할은 기존의 주민자치센터와 같이 단순히 예산을 들여 지역 주민들에게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치구 내의 마을 거버넌스 형성을 지원하고 이를 위한 마을 활동가를 양성함으로써 마을 공동체 전체의 ‘인프라’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을 만들기 지원센터는 특정 건물을 위탁하거나 활용해 주민들의 자치 활동 공간을 마련하는 전통적 방식의 행정을 넘어 마을 공동체 구축을 원하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이를 컨설팅할 수 있는 전문가를 보내고,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사업을 시행하고 이러한 사업에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홍보하는 것으로 나아가고 있다.


▲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의 하경환 마을지원실장.ⓒ미디어스

서울시의 마을 만들기 사업은 마을 자치를 주도하는 ‘사람’과 ‘인프라’를 남기면 박원순 시장의 재임 여부와 관계없이 마을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다는 믿음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하경환 실장은 “박원순 시장도 센터가 오래 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간의 자발성 있는 자립이 목표라는 것은 센터, 서울시, 민간 활동가들도 다 같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어려움이 만만치 않다. 인프라 구축이 결코 쉽지 않을뿐더러, 단기간 내에 결과물을 확인할 수도 없다는 점도 고민꺼리다. 하경환 실장은 “우리(지원센터)는 사람을 키우는 게 일이라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 쉽지 않다”며 “시의회에서 서울시 성과담당관이 성과를 숫자로 계산했는데, 그것으로는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 센터의 입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경환 실장은 “마을공동체의 정의는 자기의 필요를 자기 공간에서 해결하는 것”이라며 “분야별 공동체사업 공모를 통해 지역에서 필요를 가진 사람들이 해결 방안을 꾸며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마을 주요 인력인 20대 후반에서 3~40대 후반 주부들이 만든 공동육아 커뮤니티, 자영업자들의 상가마을공동체, 예술가들이 만드는 게 문화예술창작소 등이 대표적인 예다.

“청년들이 꿈 펼칠 ‘완충지대’ 필요하다”

청년허브 사업의 핵심 또한 마을 만들기 사업과 마찬가지로 ‘주체성’에 있다. 창업을 독려하고 허울뿐인 행정인턴제도를 운영해 겉으로 보이는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구직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꿈을 펼칠 수 없는 청년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판’을 깔아 주는 것이 청년허브 사업의 의의다.


▲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구 국립보건원 부지에 위치한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 내부의 정경은 조용한 북카페를 연상케 한다. 노트북을 올려놓고 작업을 하는 사람,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이 띄엄띄엄 놓인 탁자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미디어스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가 위치한 옛 국립보건원 부지 건물 1층은 그 외관부터 남다르다.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청년허브 내부는 각종 폐자재를 사용해 깔끔하게 꾸며졌다. 방문자로 하여금 시청 산하 기관이 아닌 삼청동이나 가로수길 언저리의 카페에 들어선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지만, 책꽂이 너머 보이는 사무 공간의 모습은 이곳이 취업의 굴레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보금자리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한다.
유리 칸막이로 나뉜 사무 공간은 사전 신청을 거쳐 최종 선정된 청년들의 모임에 제공된다. 여러 사람이 모여 무엇인가를 도모할 수 있는 장소가 제공된다는 것은 보증금과 월세를 비롯한 유지비를 감당하기 버거운 청년들에게 커다란 이점이 된다.
청년허브는 이에 더해 커뮤니티를 통해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소액의 지원금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활동가들이 자신의 경험을 두 달 가량 객관화하고 정리해보는 ‘작은연구사업’, 개인과 단체의 리서치를 지원하는 사업, 청년들이 단체 등과 협약을 맺어 새로운 일의 모델을 발굴하는 ‘워킹그룹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단체, 회사 등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선발해 관심 있는 청년들을 ‘매칭’하는 새로운 방식의 공공근로사업도 구상 중이다.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의 전효관 센터장은 “한국에는 도전과 실험의 환경이 없다. 창업을 하고자 하는 개인이 시장에서 살아남으라고 하는 구조를 가지고는 안 된다”며 “공공에서 개인에게 가는 위험을 분담하고, 디딤돌 같은 역할을 하고, 청년들이 새로운 생각을 실험해보는 것을 활성화하는 것이 서울시에서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센터장은 “공공영역에서 광장 같은 완충지대를 만들어 청년들이 논의하고 발표하고 뜻 맞는 사람을 찾는 생태계 하나를 중간에 두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의 전효관 센터장.ⓒ미디어스

‘양보다 질’? ‘박원순 시정’이 상징하는 패러다임의 변화

마을공동체 지원센터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마을 공동체’ 논의를 전 자치구로 확장하고자 하는 박 시장의 구상에 따라 만들어졌다. 청년일자리허브는 취업난을 해소할 수 있는 새 창구가 필요하다는 청년들의 요구에 대한 피드백 차원에서 마련되었다.
박원순 시장이 위와 같은 사업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시민들이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 경향과 맥을 같이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747 공약’이 상징하는 경제 성장의 논리는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경제민주화’ 의제로 전환되었다. 양적 팽창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외치는 사람들의 수요가 충분히 증명된 셈이다. 박 시장은 이를 놓치지 않고 서울시민 개개인의 삶의 ‘디테일’을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박 시장은 사업의 대상이 되는 지역 주민들과 청년들을 결코 대상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업 대상자들이 주체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것을 강조한다. 박 시장의 실험적인 시정이 성공할 경우, 사업을 통해 양성된 자발적인 주체들을 통해 민주주의가 한층 진보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칠 수도 있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2013년 5월 29일 수요일

밀양송전탑, 우리 모두가 공범자 자급율 3% 서울 위해 지방 희생

이글은 레디앙 2013-05-29일자 기사 '밀양송전탑, 우리 모두가 공범자 자급율 3% 서울 위해 지방 희생'을 퍼왔습니다.
지역간 전력 불균형, 높아지는 전력소비량이 밀양765kV 송전탑 사태 초래

*이 기사에 이어서 한전측의 전력대란 대국민 사기극과 공급자 중심의 전력수급계획에 대한 문제점을 29일 오후에 이어 게재할 예정이다.(편집자)
***
밀양 765kV 송전탑 문제는 비단 밀양 주민들만의 것이 아니다. 모두가 밀양 주민들처럼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대다수 도시민들이 이 사태의 공범자이기 때문이다.
어째서 저 멀리 밀양 송전탑 사태에 내가 공범자일 수 있는지는 28일 국회에서 개최된 (밀양 송전탑과 전력 수급, 쟁점과 대안) 긴급토론회의 내용에서 다양하게 제기됐다.

밀양 주민들은 전기도 안 쓰고 사냐?

밀양 765kV 송전선로 건설 문제로 고령의 밀양 주민들이 맨 몸으로 막아내다 하나 둘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밀양 주민들에게 “당신들은 전기 안 쓰고 사냐”며 마치 이들의 저항을 지역이기주의로 몰아부치기도 한다.
하지만 밀양 주민은 765kV 송전선로로 수송되는 전기는 1원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미 밀양 지역이 있는 경남은 전력생산량이 소비량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고리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밀양 765kV 송전선로를 거쳐 어디로 가는 걸까?

수도권 전력자급률 3% 불과…경남, 경북, 인천 등은 1.6~3배 초과 생산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헌석 에너지정의연대 대표는 2011년도 기준 서울지역의 전력 자급율은 3%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생산하는 전력량을 소비량을 나누면 나오는 값으로 서울은 단 3%만 자급하고 나머지 97%는 다른 지역에 빚지고 있다. 대구도 1.3%, 광주 0.5%, 대전 1.7%, 충북 7.7%으로 대부분 전력 자급률이 턱없이 낮다.
반대로 대규모 발전단지가 있는 인천의 자급률은 310.0%로 소비 전력에 비해 3배를 생산하고 있다. 충남도 276.8%, 전남 256.0%, 경남 210.4%이다.
하지만 생산된 전력이 구체적으로 어디서 생산되며 어떤 경로를 통해 어느 지역에서 소비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이헌석 대표는 전력거래소의 ‘전력계통도와 조류방향(345kV 이상)’의 변전소와 송전선의 전력 흐름을 분석해, 영남지역이 전력 공급처 역할을 맡고 있다고 제기했다.
해안선을 따라 건설된 화력과 핵발전소 단지로 인해 전력을 내륙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앞으로 건설될 신고리 3, 4, 5, 6호기의 전력은 중부지역 전력공급을 일부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향후 765kV 공급망이 수도권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한전은 대구 남쪽 지역 전력이 부족해 이곳을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이 대표가 제시하는 여러 통계와 수치를 살펴보면 이 말은 즉, 수도권의 부족한 전력을 위해 다른 지방 시골 마을을 희생양 삼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밀양송전탑 문제 긴급 토론회(사진=장여진)

밀양 765kV, 수도권 전력 공급위해 계획된 것

밀양 765kV라는 말에서 765kV은 송전전압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345kV, 154kV 등이 있으며 이는 전압의 차이이다. 당연히 765kV가 345kV보다 높은 전압이며 바로 이 고압송전탑에서 흘러나오는 전자파가 암을 유발하는 등의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한전측은 765kV 송전선로를 고집하는 걸까. 이 대표는 “송전설비에서 전압 상승은 무엇보다 전력수송을 용이하기 위함이다. 계산상으로 전압이 2배 높아지면 전류는 4배 많이 흐를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전선의 굵기 등을 다르게 할 경우, 송전량은 더욱 많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전압을 높이게 되면서 송전 감소율도 줄게 되어 원거리 수송에 무엇보다 유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즉, 먼 거리에 있는 밀양에서 수도권으로 전력을 수송하기 위해는 높은 전압이 필요한 것이고 한전이 765kV를 고집하는 이유이다.
또한 전체 전력소비량의 37%를 소비하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시민들은 바로 이러한 불균형한 전력수급계획으로 발생한 시골 마을 주민들의 희생으로 전력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밀양 765kV 송전탑 사태는 단지 밀양 주민들만의 일이 아닌 것이다.

전력 소비량은 10년 새 76.6% 급등…권역별 전력수급계획 수립해야

상황이 이런데 10년 사이 한국의 전략 소비량은 76.6%나 증가했다. 1년 동안 평균 6%씩 꾸준히 증가했으며 2008년 세계 경제 위기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력수요가 감소하거나 0%대의 증가율만 보인 반면 한국은 2008년 4.5%, 2009년 2.4% 소폭 증가했다. 특히 세계 경제 위기가 다소 잠잠해지던 2010년으로 들어서자 10%나 껑충 올랐다.
같은 시기 일본, 미국, 독일, 영국, 이탈리아의 전력소비량은 꾸준히 마이너스이거나 소폭 증가했을 뿐이다.



결국 국가적 차원에서 전력수요 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전력대란에 대응하겠다며 핵 발전소와 765kV 송전선로 따위를 더 늘리는 계획만 내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 대표는 “국가적 차원에서 전력수요 감축 노력이 없이 이대로 간다면 송전탑이나 발전소가 없어서 공급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가 너무 급등해서 감당이 안되는 사태가 올 것”이라고 경고하며 “현재의 전력소비량 6%의 증가율을 1~2%대로 줄이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밀양 등 지방에서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로 전력을 원거리 수송하기 위해 세우는 고압송전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권역별 전력수급 체계로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바꿔야 한다”고 제시했다.

피해보상금 받고 입 다물라고? 6억9천만원 땅, 8천7백만에 보상하는 한전

한편 밀양 주민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765kV 송전선로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제대로 된 피해 보상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피해 보상 요구가 아니라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변호사)는 법적 관점에서 밀양 송전선로 문제의 원인을 무리한 사업 강행과 전원개발촉진법 등 법제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분신 자결하신 고 이치우 어르신의 경우 시가 총액 6억9천만 상당의 부지가 송전선로 부지로 선정되면서 피해보상금을 고작 8천7백만원을 받았을 뿐이다.
문제는 (전원개발촉진법) 제6조의 2에 따라 강제 수용의 경우, 철탑부지의 경우 감정가로 보상, 선하지(전선 아래에 있는 땅)의 경우 감정가의 평균 28%정도 선에서 보상한다. 선하지는 (전기사업법) 제90조의 2에 따라 송전선로 양측 바깥선으로부터 수평으로 3미터를 더한 범위의 직하 토지면적만 해당된다.
즉 자기 땅의 길이가 100미터건 1000미터건 땅 위에 전선에 흐르는 전압이 765kV이건 365kV이건 상관없이 3미터에 해당하는 곳에서만 금전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단장면 동화전마을 양모 할아버지 밤나무 밭의 경우 송전선로로 인해 항공방제를 할 수 없어 땅을 버리게 됐는데도 보상금은 고작 154만원에 불과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뒤늦게야 한전은 보상범위를 좌우 30미터씩 확장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또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주민들은 765kV 송전선로의 영향범위가 2km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송전선로의 영향범위라는 것이 뚜렷하게 증빙될 수 없다는 점에서도 보상 범위를 더 늘린다 하더라도 주민 불만은 쉽게 가실 수가 없다.
문제는 또 있다. 한전측이 고의적으로 송전선로에 대한 비현실적인 보상을 하면서도 자체 내규인 (송변전설비 건설관련 특수보상 운영세칙)을 통해 임의적으로 간접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보상제도의 특이한 점은 직접 피해가 없는 송전탑 부지 멀리 있는 주변 주민들에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직접 보상이 아니라 농로, 공용창고, 마을회관 등으로 지원하는데 이 지원 산출기준도 추상적이고 주민대표성이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입금해 주민 갈등을 부러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 하 변호사의 지적이다.


By 장여진

2013년 4월 12일 금요일

서울-베이징-도쿄…평양에는 언제 가려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3-04-12일자 기사 '서울-베이징-도쿄…평양에는 언제 가려나'를 퍼왔습니다.

[정욱식의 북핵이야기]존 케리 국무장관의 방한에 부쳐


한반도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서울-베이징-도쿄 순방에 나섰다. 첫 동북아 순방의 최대 의제는 단연 북한 문제이다. 그의 순방이 한반도 정세의 극적인 반전을 가져올지, 아니면 아무런 기여도 못하게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먼저 언행을 개선해야 대화에 나서겠다는 한미 양국 정부의 완고한 입장을 고려할 때 돌파구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미 간의 유일한 대화채널인 뉴욕 채널마저 유명무실화되고 있다는 미국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이러한 우려는 더욱 짙어진다.

'평양에는 언제 가려나?' 케리의 동북아 순방 계획을 보면서 든 안타까운 심정이다. 미국이 북한을 고립·압박·제재하기 위한 노력의 절반만이라도 북한과 대화에 기울였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이 지난 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의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건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당시 북한의 2인자였던 조명록 차수의 워싱턴 방문에 대한 답방이자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을 위한 사전 준비의 성격도 함께 띠고 있었다. 이미 고인이 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올브라이트를 데리고 수만 명이 운집한 김일성 경기장에 찾았다. 그리곤 올브라이트에게 말했다. "이것이 공화국의 마지막 미사일 발사입니다." 카드 섹션으로 미사일 발사 장면을 연출하곤 미사일 문제를 풀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2000년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당선되면서 클린턴의 방북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올브라이트는 이렇게 말했다. "의회와 전문가 그룹의 많은 사람들이 북한과 하는 거래가 미사일방어체제(MD구축의 명분을 약화시킬 것을 우려했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에 반대했다." 공화당의 MD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클린턴의 평양행을 가로막고 타결 일보 직전까지 갔던 미사일 협상마저 요격한 것이다.

케리가 평양에 가야 하는 까닭은?

케리 장관은 미국 상원으로부터 5월 15일까지 범정부 차원의 광범위한 대북정책 보고서를 마련해 의회에 제출토록 요구받았다. 아직 동아태 담당 차관보 등 국무부의 아시아 팀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아 보고서 제출이 늦어질 수는 있다. 어쨌든 케리 보고서는 2기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뿐만 아니라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의 향방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케리 보고서 제출이 임박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페리 보고서'이다. 1998년 8월 북한의 금창리 핵의혹 시설 논란과 광명성 1호 발사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클린턴 행정부는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을 대북정책 조정관으로 임명해 범정부적인 대북정책 검토 및 권고안을 작성케 했다. 8개월간의 집중적인 작업을 통해 1999년 10월 발표된 페리 보고서는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을 제안하면서 한반도 정세의 극적인 반전을 가져왔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고위급 회담이 맞물리면서 한반도 냉전 종식의 문턱까지 갔었다.

당시 페리 보고서가 큰 기여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미국 정부의 집중적인 노력과 김대중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 그리고 북한의 호응이 맞물렸던 것이 주효했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페리의 방북이었다. 1999년 5월 클린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페리 일행은 북한의 고위급 관료들을 두루 만나 "북한 정부의 관점을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했었다. 페리 스스로도 방북 경험이 대북정책 수립에 대단히 유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미완의 정책으로 끝난 '페리 프로세스'를 재가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케리의 방북을 포함한 북한과의 고위급 회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책의 상대를 제대로 만나보지도 않고 나오는 정책은 이미 그 자체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선입견과 관성에 사로잡힌 정책으로는 오늘날의 한반도 위기를 타개하기는커녕 더 불안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잉태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북한은 미국과의 최고위급 대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도, 평양 주재 영국 외교관들도 전하고 있는 메시지는 "김정은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김정은 체제가 오바마 행정부의 최고위층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다.

케리가 평양에 가져가야 할 '두 가지'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대화의 성과를 확신할 수 없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결과를 예단하기에는 적극적인 대화 시도가 턱없이 부족했다. 또한 클린턴 행정부 때나 부시 행정부 막바지의 고위급 접촉의 성과도 있었다. 지금 대화에 나서는 것은 북한의 위협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글로벌 아마겟돈'의 위기에서 소련 지도부와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었던 케네디 행정부를 소련의 협박에 굴복했다고 비난하지는 않는다. 대화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또한 대결의 한쪽 당사자인 북한이 고위급 대화를 원하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의 대화 회피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미국의 의도가 무엇이냐는 의구심만 증폭시킬 뿐이다.

케리의 방북을 비롯한 고위급 회담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핵심적인 의제로 삼을 필요가 있다. 하나는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논의에 즉각 착수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전달하는 것이다. 기실 오늘날 최악의 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데에는 북한에 큰 책임이 있더라도, 평화협정 논의 자체를 기피해온 한미 양국에도 그 책임이 작다고 할 수 없다.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서 평화협정을 논의하기 위한 '별도의 포럼'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지 8년 가까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평화포럼은 한 차례도 열리지 않고 있는 현실은 이러한 지적이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노무현 정부와 부시 행정부 시기의 한미 대북정책 공조에서는 평화협정과 평화체제가 핵심적인 공동의 목표로 설정되었으나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행정부 들어선 이후에는 아예 사라지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서도 평화협정이나 평화체제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평화협정과 관련해 두 가지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하나는 '북핵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이고, 또 하나는 '주한미군은 어떻게 되느냐'이다. 전자의 우려와 관련해서는 평화협정에 북한의 핵 폐기 대상, 방식, 시한을 명시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 이를 위한 획기적인 신뢰조치로 우크라이나벨로루시카자흐스탄의 사례처럼 북한이 '과도기적 지위'로 NPT에 복귀하는 것을 협의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평화협정-비핵화-NPT를 화학적으로 융합해보자는 것이다.

후자의 문제도 기우이다. 북한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평화협정이 체결되어 북미 적대관계가 종식되면 주한미군 주둔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주한미군의 주둔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전제로 하는 평화협정 체결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하면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오바마 행정부에 권고하고 싶은 것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이다. 이는 미국이 2000년에 했던 미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자 냉전과 열전의 위험을 오가고 있는 한반도를 탈냉전으로 인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아마도 오바마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면 김정은 위원장은 핵실험으로 응답할 것이다. 어두컴컴한 지하가 아니라 수만 명이 연출하는 카드섹션으로 말이다. 그리고 오바마에게 말할 것이다. "이게 우리 공화국의 마지막 핵실험입니다."

2012년 12월 21일 금요일

서울, 문재인 320만표, 이수호 200만표


이글은 레디앙 2012-12-20일자 기사 '서울, 문재인 320만표, 이수호 200만표'를 퍼왔습니다.
야권성향 120만표 이탈, 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성향 지지

서울은 대선과 더불어 서울시 교육감 선거도 함께 치뤘다. 그런데 이번에 투표를 행사한 유권자 7명 중 1명은 교육감 선거에서 무효표를 던졌다. 투표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투표장에는 갔으나 오기했거나 일부러 무효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제18대 대선에서 서울지역 유권자 중 약 3백2십만명이 문재인 후보를, 약 3백만명이 박근혜 후보를 찍었다. 무효표를 던진 사람은 3만1천명으로 투표인 수 대비 0.49%이다.
반면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진영의 대표 후보인 문용린 후보는 약 2백9십만표를 얻었고, 민주진보단일후보인 이수호 후보가 약 2백만표를 얻었으며 무효투표수는 대선 무효투표수에 30배에 달하는 87만6천명이나 된다. 투표인수 대비 14.03%에 달한다. 대선 무효투표의 28배나 많은 숫자이다.


이수호 후보와 문용린 당선자

이는 투표일 5일전 사퇴한 보수성향의 이상면 후보의 지지 표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상면 후보의 사퇴 소식이 공중파 등 유권자에게 잘 전달되지 않으면서 이같이 무효표가 많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지지자 중 1/3은 이수호 안 뽑아

주목할만한 점은 민주진보 단일후보인 이수호 후보의 완패이다. 문재인을 지지한 야권 성향의 유권자 중 상당수가 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성향 후보들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낙선자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득표한 지역은 관악구로 59.19%로 유권자 수 19만6천명에 해당된다. 역시 민주진보단일후보인 이수호 후보가 가장 많이 득표한 지역도 관악구로 43.13%를 얻었다. 유권자 수로 치면 12만1천명에 해당된다. 즉 7만5천여명의 야권 성향 유권자 표가 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 후보로 이탈한 것이다.
반대로 관악구에서 박근혜 당선자가 득표한 수는 13만4천여명이었고 보수 후보인 문용린 후보가 득표한 수도 13만3천명으로 거의 비슷하다. 여기서 최명복, 남승희 후보의 표를 더한다면 2만7천여표가 더 늘아나며, 무효표 4만8천표까지 계산한다면 20만표 이상이 보수후보를 지지한 셈이다. 무효표에 이상면 후보의 사퇴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에도 최소 2만7천표의 야권 성향 표가 보수 성향 후보를 지지를 지지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낙선자가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인 강남구 또한 마찬가지이다. 강남구에서 문재인 후보는 13만4천표, 41.01%를 득표했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에서 이수호 후보를 뽑은 유권자 수는 7만8천여명으로 4만6천여표가 이탈했다.
반대로 강남구의 20만5천이 박근혜 후보를 뽑았으며 문용린 후보를 뽑은 경우도 19만9천명으로 거의 비슷하다.
결국 야권지지 강세지역인 관악구와 약세지역인 강남구 모두에서 대선후보와 교육감선거에서 다른 기준으로 후보를 뽑았다는 것이다. 서울 전체를 봤을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야권 성향 유권자 120만명이 같은 날 치뤄진 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진영 후보를 지지했다고 볼 수 있다.

야권 지지자가 보수교육감으로 이탈하거나 무효표 던진 이유는?

이같이 야권 성향의 지지자가 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진영 후보를 뽑거나 무효표를 던진 것은 이수호 후보에 대한 색깔론 공격 등 이념 공세가 먹혔다는 점과 곽노현 전 교육감에 대한 비판적 시선으로 분석된다.
민주진보 단일후보 선출 초기 민주통합당 내에서 ‘전교조 출신은 안 된다”며 교수 출신의 후보를 밀어붙이려다 문제가 커진 적이 있었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전교조 출신에 대한 색안경이 고스란히 유권자들에게도 전달된 것이다.
특히 민주당의 허영일 부대변인이 문용린 후보와 문재인 후보과 성씨가 같으니 ‘문문’ 후보를 찍으라고 트윗터에 올리는 등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교육감 선거를 중요하게 보지 않은 시각 탓도 있다. 민주당에서 이수호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임을 알리는 적극적인 노력도 없던 것도 중요하게 작동된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영 후보인 문용린 후보의 전교조 물고 늘어지기 전략도 한 몫했다. 아이들에게 체벌과 소지품 검사를 금지하는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박탈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나아가 학내 동성애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정치적으로 민주당 성향에 가까운 유권자들조차도 표심을 보수 성향으로 움직이게 했을 가능성도 크다.
특히 제3차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박근혜 당선자가 공개적으로 이수호 후보와 전교조에 대한 이념공세를 벌여, 상대적으로 민주노총 출신에 반감을 가진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어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후보는 박근혜 후보 발언이 유권자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선관위에 고발한 바 있다.
한편 곽노현 전 교육감에 대한 심판론도 있다. 후보 매수 혐의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유권자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곽 교육감이 끝내 유죄로 징역에 처해지면서 벌어진 재선거였기에 민주진보진영 후보의 흠결이 먼저 부각됐던 선거이기도 했다.
이와 경남도지사 선거를 비교해보면 조금 뚜렷해진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권영길 후보가 받은 표는 70만표로 문재인의 72만표와 거의 유사하다. 또한 박근혜 후보가 받은 125만표와 홍준표 후보의 119만표도 엇비슷한 것이다. 거의 표가 일치한 것에 비해 서울교육감 선거는 좀 달랐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경남은 1:1구도이고 서울교육감은 보수 성향이지만 다수 후보가 난립했고, 또 경남은 정당 선거이기에 기호가 있었지만 교육감은 기호가 없었다는 요인도 부분적으로 작용했던 측면도 있다.
또다른 이유는 이수호 후보가 교육감 후보로 약했다는 지적도 있다. 교사 출신이기는 하지만 교육계 출신보다는 노동계 출신이라는 점이 사람들 뇌리에 더 부각됐다는 것이다. 문용린 후보가 교육부장관인 출신인데 비해 이 후보가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라는 점이 약했다는 지적이다.
주요 이슈였던 학생인권조례 또한 유권자가 성인이라는 점에서 절박한 문제로 인지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오히려 자녀들의 인권보다 입시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층에게 학생인권조례의 폐기나 전면수정이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대선 이슈 자체에 교육감 선거가 묻히면서 후보의 차이점을 전혀 구별하지 못한 문제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야권후보가 낙선한 것과 더불어 문재인 후보의 표가 이수호 후보의 표로 반영되지 못한 것은 민주당과 진보진영 및 시민사회연대에 있어 일정한 장벽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 향후 이와 관련한 평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여진

2012년 11월 27일 화요일

원자력 발전소, 정말 안전하다면 서울에 짓자!


이글은 프레시안 2012-11-27일자 기사 '원자력 발전소, 정말 안전하다면 서울에 짓자!'를 퍼왔습니다.
[나는 '초록'에 투표합니다](5) 고리1호기 즉각 폐쇄해야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핵발전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핵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이슈 및 갈등은 후쿠시마원전사고 이전부터 진행형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안면도, 굴업도, 부안 핵폐기장, 그리고 경주의 중저준위방폐장 건설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그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차이점이 있다면 이제까지 우리나라 반핵운동은 핵발전소나 핵폐기장 부지가 있는 특정지역의 문제에 그쳤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서 국민이 비로소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자신들의 문제로 느끼게 된 것이 다를 뿐이다.

이제까지 전 세계 원전 430여기 중에서 폭발한 원전은 6기이다. 원전숫자가 많은 5개 나라 중에서 3개 나라에서 대형원전사고가 발생했다. 104기로 원전 1위국가인 미국은 쓰리마일, 사고 당시 66기로 2위였던 소련의 체르노빌, 그리고 54기로 원전 4위국가인일본의 후쿠시마. 원전5대국가 중에서 상위 3개국에서 5등급 이상의 대형 핵사고가 발생했다. 원전 80기당 1기의 원전이 폭발한다는 확률을 대비해보면 한국은 현재 23기가 가동 중이므로 대형 원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27%이다. 더욱이 정부가 2030년까지 국내 원전 42기를 운영하려는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면 향후 우리나라에서 대형 원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50%가 넘는다.

체르노빌 사고로 반경 30km 이내 주민 12만5000명이 강제이주를 당하고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반경 20km가 봉쇄되고 인근 주민의 자발적 피난까지 포함하여 현재 33만 명이 고향을 떠났다. 방사능 세슘의 반감기는 30년, 인간에게 피해가 없어지려면 300년의 세월이 걸린다. 주민이 고향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건강피해는 물론이고 오염된 집이 팔리지 않아 재산가치는 제로가 될 것이다.

 
▲ 고리 원전 ⓒ프레시안(이대희)

부산 인근 고리에는 설계수명이 끝난 고리원전1호기가 가동 중이다. 설계수명이 30년임에도 10년을 연장해서 계속 운영 중이다. 고리1호기는 1978년 가동 이후 2012년까지 원자로정지사고만 총 129회이다. 고리1호기의 원전사고발생률은 국내 원자로정지사고의 약 20%를 차지한다. 국내 원자로정지사고 5번 중의 1번이 고리1호기이다. 그냥 위험하다는 것이 아니다. 구체적 통계수치가 위험성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월 9일에는 블랙아웃 사고가 발생했다. 외부전력이 끊기고 비상디젤발전기가 2대가 고장 나는 상상불허의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예방계획 정비 중에 발생한 사고였기에 망정이지 원전 가동 중에 발생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몸이 오싹하다. 고리원전1호기를 기점으로 반경 30km 이내에는 부산, 울산, 경남주민 약 342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에 설계수명이 끝난 위험한 원전을 계속 가동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부산지역은 2012년 기준 6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부산시민이 사용하는 전기보다 2.4배가 많은 전력을 이미 생산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서울의 전력자립률은 약 3%이다. 즉 서울시민은 자신이 생산하는 전력보다 약 30배나 많은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에서 모자라는 전력을 멀리 175km 떨어진 당진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하여 끌어오고 있다. 그래도 전기가 모자라자 약 250km 떨어진 울진에 핵발전소를 건설하여 76만5000볼트의 초고압 송전탑으로 끌어와 사용하고 있다. 거대한 송전탑 건설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고 농촌공동체가 붕괴하였다. 이제 서울은 350km 떨어진 고리지역에 9번째, 10번째 핵발전소를 건설하여 기장군 정관면을 거쳐, 밀양을 거쳐, 청도를 거쳐 수도권으로 끌어가려고 한다. 서울에는 단 1기의 핵발전소도 없다. 핵발전소가 안전하다면 왜 서울에는 원전을 짓지 않을까? 서울시민의 생명과 재산이 소중한 만큼 부산, 울산, 경남 지역주민의 생명과 재산도 소중하다. 부산 고리에는 이미 6기가 가동 중이다. 여기에 추가로 6기를 건설하려 한다. 수도권의 전력사용을 위해 지역민을 희생시키는 비상식적 전력정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지금 일본은 원전을 멈추라며 17만 명의 일본시민이 대규모 집회를 하고 있다. 일본 전 국토의 70%가 방사능 세슘에 오염되었다니 솔직히 말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향후 일본에서 방사능오염으로 100만 명이 조기 사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설계수명이 끝난 노후한 고리1호기, 월성1호기는 즉각 폐쇄해야 한다. 2기의 원전이 차지하는 전력비율은 겨우 2%이다. 지금 중단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외국의 전문가들이 한국은 정말 운이 좋은 나라라고 말한다. 중고부품비리, 소방대원의 마약투약, 품질보증서 위조로 7000개 이상의 부품을 원전에 납품했음에도 아직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는 운이 좋았지만, 더 늦기 전에 현실로 바꿔야 한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1개월도 남지 않았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 원전사고는 남녀노소를 구별하지 않고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다. 핵에너지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에 발 딛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생존권 문제이다.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원전을 계속 확대해 나간다면 후쿠시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될 것이다. 12월 19일 대통령 선거, 탈핵 후보에게 투표하자. 자신과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려있다.


 /서토덕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사무처장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안철수의 생각’ 강남3구서 높은 구매율 ‘눈길’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7-21일자 기사 '‘안철수의 생각’ 강남3구서 높은 구매율 ‘눈길’'을 퍼왔습니다.
서울·수도권 74%-영남은 ‘무관심’…서점 줄줄이 ‘품절’

출판계를 강타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이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였다. 특히 강남, 송파, 서초 등 강남 3구에서 높은 구매비율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안철수의 생각’은 서울·수도권 구매자의 비율이 73.9%로 매우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서울 각 구별 구매 비율을 살펴보면 강남 9.9%, 송파 6.8%, 서초 6.7%로 서울 전체 구매 대비 23.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 6.4%, 중구 6.3%, 영등포구 5.4% 등을 포함해 사무실 밀집 지역의 6개구의 구매 비율은 전체 서울 지역 구매 비율의 40%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30~40대의 구매가 전체의 70% 이상으로 수도권 지역의 젊은 직장인들이 안철수 원장의 책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호남 지역별 구매를 비교해보면 영남 지역의 인구 및 회원 분포가 호남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음에도, 주문량은 영남 지역이 오히려 낮았다. 특히 광주 지역의 구매 비율은 전국 구매자 전체의 4.2%를 차지해 인구 분포(3%)보다 훨씬 높은 구매 비율을 보였다.

지난 4.11 총선때 서울·수도권 지역과 30~40대 연령대는 야권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었다. 이러한 민심이 구매율로 반영됐다고 단정내릴 수는 없으나 구매 패턴에서 특징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안철수의 생각’ 돌풍에 대해 알라딘 마케팅팀의 조선아 대리는 “대권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고, 아직은 안철수라는 인물의 생각과 정책이 베일에 가려진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을 담은 도서를 먼저 출간한 것이 전 국민적인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이렇게 높은 판매량으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한편 ‘안철수의 생각’은 출간 하루만에 주요 서점에서 줄줄이 매진 사태가 벌어졌다. 인터넷 서점 ‘예스24’는 20일 오전 10시 재고가 바닥났고 알라딘도 20일 정오께 보유한 책이 모두 판매됐다. 교보문고 광화점도 20일 오후 3시께 품절되는 등 전국 매장에서 ‘잠시 품절’에 들어갔다. 

책을 출간한 김영사는 20일부터 4만부 분량의 2판 인쇄에 돌입했으며 서점들은 21일 2판 인쇄본을 넘겨받아 주문 물량을 배송할 예정이다. 출판사는 2판 인쇄본 판매 추이를 보며 3판 인쇄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 

이진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