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방송파업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방송파업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6월 8일 금요일

"낙하산이 낙하산 내려 보내는 구조부터 끊어야"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6-07일자 기사 '"낙하산이 낙하산 내려 보내는 구조부터 끊어야"'를 퍼왔습니다.
[지역언론 별곡 377] 방송파업 바라보는 지역사회 '눈'

▲ 지난 5월 8일, MBC노조 총파업 100일 맞던 날.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MBC 정영하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이 파업 기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 드리고 공정방송 회복을 기원하며 100번의 절을 하는 모습. ⓒ 유성호

'지역MBC 주종관계 깨야'
'지역MBC 문제해결에 지역국회의원들 나서라' 
'사상초유 방송사 총파업 해결, 시민사회 힘으로'

국내 언론 역사상 초유의 일들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7일로 MBC는 파업 130일째를 맞는다. KBS는 94일째, 연합뉴스는 85일째, 국민일보는 168일째, YTN 공정방송쟁취투쟁은 1471일째 이어지고 있다. 파업 최장 기한을 매일 경신하고 있는 MBC에서는 김재철 사장을 둘러싼 숱한 비리의혹과 함께 직종, 부문을 뛰어 넘어 국장, 부국장급 간부들까지 무더기로 파업에 동참하고 나섰다.

다행히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가 6일 노사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MBC는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노조 집행부 5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등 더욱 짙은 안개 속을 헤매는 형국이다. 서울과 지역 할 것 없이 방송사 종사자들의 낙하산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고군분투가 눈물겹게 전개되고 있지만 사측은 '버티기'와 '모르쇠'로 일관하며 노조탄압에만 골몰하는 형국이다.     

이를 바라보는 지역언론은 어떤 모습일까. 특히 초유의 언론파업 대열에서 열외(?) 중인 지역신문들은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초기엔 관망하던 신문들이 하나둘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기사통합 검색 사이트 '카인즈(KINDS)'에 입력된 서울을 제외한 전국 25개 지역일간지 기사들 중 지난 2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4개월 동안 제목과 본문 중 '방송파업'으로 검색된 뉴스는 모두 297건. 파업 초기인 2월 한 달 동안에는 40건에 불과하던 뉴스가 3월부터 점차 증가했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등이 방송파업 사태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자 지역신문들도 적극 가세하기 시작했다. 해결방안을 하나둘씩 지면에 제시하고 있다. 지역신문과 시민사회단체, 언론단체, 학계 등 지역사회가 바라보는 방송파업 사태의 해법 열쇠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서울과 다소 시각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공정성 확보라는 취지에선 같은 맥락이다.  

[열쇠 ①] "MBC, 서울-지역 주종관계 깨야...김재철 사장 사퇴만이 살길"

▲ <기자협회보>는 지난달 30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시청자 주권을 위한 지역방송의 역할과 제도 개선 방향’ 토론회를 보도했다. ⓒ 기자협회보

서울에선 권력화된 방송의 공정성 저해 요인인 낙하산 사장 퇴진을 가장 크게 요구하고 있지만, 지역에선 한꺼풀 더 벗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방송사 노조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MB 측근의 낙하산 사장이 다시 낙하산을 내려 보냄으로써 공영성과 공정성을 더욱 피폐케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MBC 지역사들은 김재철 사장의 측근인사 사장 임명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대구·경남·원주·전주·제주 등 지역 MBC 노조들은 '낙하산의 낙하산 인사'라며 신임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는 등 이번 기회에 주종관계의 네트워크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방송의 생존과 지역성·공공성 강화를 위해 현재의 서울MBC(본사)-지역MBC의 주종관계를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공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5월 30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시청자 주권을 위한 지역방송의 역할과 제도 개선 방향'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과 대안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박민 전북민언련 정책실장은 "지역에서 만든다고 해서 지역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며 "지역사회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지역방송위원회, 지역방송 사장선임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안으로 "수평적인 네트워크와 함께 물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낙하산이 낙하산을 내려 보내는 구조를 끊어야 한다"며 "노동조합, 시청자, 주주대표가 민주적으로 사장을 선임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사회와 시청자위원회 구성에 있어서도 특정 정치권의 의견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며 지역방송 활성화 방안으로 "정부가 지역언론 콘텐츠 유통센터를 만들어 유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권을 비롯한 네트워크 체제가 서울과 본사 위주여서 지역은 본사의 프로그램을 70% 이상 재송신하는 현실 때문에 자율 편성권에 제약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과 지역방송사와 주종관계는 지역의 공공성과 독립성의 저해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경북지역 언론사들은 5월 17일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전국언론노동조합, 지역방송협의회 등 관계자 200여 명이 16일 오후 3시 대구MBC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했다는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은 이날 '전국언론노조 등 단체, 지역방송 소유구조 개편 촉구'란 제목의 기사에서 "현재 대구MBC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지역방송 소유구조 개편을 강하게 주장했다"며 "또 하나의 낙하산으로 인해 지역성을 지켜내지 못하고, 무료 보편적 로컬미디어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내지 못하는 지역방송을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유구조에 대한 제도의 개혁이 뒤따라야 하며 방송통신위원회와 정치권은 이제 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사상 최장기한의 파업과 함께 내홍을 겪고 있는 MBC를 살리는 길은 김재철 사장의 사퇴뿐"이라는 기사와 제목이 일찌감치 지역신문 지면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는 5월 24일 "김재철 사장 사퇴만이 MBC 살리는 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MBC 파업이 110여 일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충식,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방통위 13층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재철 MBC 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MBC 파업은 1월말 노조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대통령 사저 사건 등에 대해 사측이 보도를 통제하고 있다며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촉발됐다"는 기사는 "MBC 노조에 따르면 이미 파업과 관련해 서울에서만 31명을 징계했고 징계인원은 김 사장 취임 이후 103명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열쇠 ②] "방송파업 해결 정치권에... 지역국회의원들 적극 나서라"

▲ <영남일보>는 5월 23일 ‘대구MBC문제 해결에 지역국회의원들 나서라’란 외부칼럼을 내보냈다. ⓒ 영남일보

"서울MBC가 일방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공영방송인 서울MBC가 지역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인사검증 절차도 없이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합리성을 결여한 막가파식 행태다. 이번 서울MBC의 인사행태는 중앙집권체제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극단적인 것이다."
  
대구MBC 구성원들이 공정방송 사수와 반지역적, 반분권적인 낙하산 사장 선임을 반대하는 투쟁을 70여 일째 이어질 무렵, 는 '대구MBC문제 해결에 지역국회의원들 나서라'란 외부칼럼을 내보냈다. 5월 23일 이창용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가 쓴 칼럼은 대구MBC 사장 선출관행을 서울MBC가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대구MBC 사장을 서울MBC 인사로 임명하는 것에 대한 반대의견을 담은 것이다.

"대구MBC가 지금도 1억원 이상 투자할 경우에 서울MBC의 통제를 일일이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낙하산 사장에 의해 내부 인사와 보도편성제작에 이르기까지 간섭을 받는다면 중앙의 입장을 대변하는 서울MBC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계소에 불과할 것"이라는 칼럼은 "이는 지역을 대변할 방송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칼럼은 한발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한 축인 지역언론이 중앙집권의 한 축인 중앙언론에 장악된다면 미약하게나마 싹을 틔워가고 있는 지방분권과 지역발전에 대한 지역민의 희망이 절망으로 바뀔 것"이라며 "지역의 대표적인 정치인인 시장·도지사와 국회의원들은 지역언론을 위해 이제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 뒤 "지역국회의원들이 누구보다도 앞장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방송사 파업의 해결 열쇠는 정치권에 있다며 정치권이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도 5월 17일 '사상초유 방송사 총파업 해결 열쇠는 정치권에'란 제목의 기사에서 "방송사 노사 대립이 전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결국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냉랭하다.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방송사 사장 때문에 방송의 공정성이 철저하게 짓밟히고 있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전북기자협회(회장 백기곤)도 5월 8일 "공영방송을 지키려는 KBS와 MBC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고 "낙하산 사장을 보내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방송을 자신들의 나팔수로 만들고자 한 정권의 과욕으로 인해 취재현장을 누벼야 할 공영방송 들이 마이크와 카메라를 놓고 파업투쟁에 나섰다"면서 "19대 국회의 첫 번째 소임은 바로 공영방송들의 파업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일이다. 공영방송사에 낙하산이 올 수 없도록 '언론장악 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열쇠 ③] "사상초유 방송사 총파업 해결, 시민사회 힘으로"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가 김재철 사장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며 백만인 서명 운동에 들어갔다. ⓒ 전국언론노조

양대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사 연대파업이 4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언론사 노조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나서 힘을 보태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찌감치 언론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인권회의 등으로 구성된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5월을 하루 앞둔 4월 30일, '공정방송을 위한 언론 노동자 파업지지' 기자회견을 갖고 "언론 노조의 파업은 이명박 정권과 MB낙하산 사장들이 자행한 방송장악과 언론통제로 박탈당한 언론의 공정성을 회복시키기 위한 투쟁"이라며 지지성명을 냈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방송사 파업사태의 원인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사 장악 음모에서 비롯됐다"며 "자신의 측근을 KBSㆍMBCㆍYTN의 사장으로 투입해 방송의 공영성과 공정성을 파괴하고, 권력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무력화해 정권 홍보기구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파업 장기화 사태에 대한 책임과 정상화 △KBS 김인규, MBC 김재철 사장 퇴임 △MBC 김재철 사장의 지역 MBC 낙하산 사장 임명 철회 △KBS 김인규, MBC 김재철 사장의 대량 징계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5ㆍ18민주화운동 32주년을 맞아 광주에서는 전국언론노조 광주MBC 지부와 KBS 광주지부 등이 1980년 시민을 폭도로 묘사해 방송국이 불탔던 과거의 아픈 기억을 반성하고, 정권의 언론 통제와 장악 음모에 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시민들과 함께 방송파업의 의미를 함께 되새겼다.

대구지역도 시민단체와 학계의 동참이 잇따르고 있다. 가 5월 24일 내보낸 대구MBC 권창모 노조위원장과의 인터뷰 기사(MBC 낙하산 사장 선임 마침표 찍어야)에서 잘 묻어났다. 권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대구MBC 파업의 요구사항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세 가지라고 답했다. "첫째는 김재철 MBC 사장의 즉각 퇴진, 둘째는 김재철 사장에 의해 임명된 차경호 대구MBC 사장의 사퇴, 셋째는 서울MBC 사장과 지역MBC 사장의 선임구조 개선, 더 나아가 지역MBC의 소유구조 개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또 "어떤 이들이 노조에 지지를 보내주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시작으로 대학 교수 등 지식인의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에서도 지지 보도자료를 냈다"면서 "100개가 넘는 단체에서 지지성명을 내줬다"고 자랑했다.

20여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대전충남언론공공성수호연대와 대전충남언론노조협의회도 방송사 파업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이미 지난 4월 25일 '공정방송을 위한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는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언론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회복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며 "언론자유를 파괴하고, 노조파괴에 순응하는 지역MBC 사장은 지역사회의 일원이 될 수 없다"며 "지역MBC 노조에 대한 징계절차를 즉각 철회하라"로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작금의 사태가 이명박 정권이 자신의 측근을 문화방송․한국방송․와이티엔방송의 사장으로 투입해 방송의 공영성과 공정성을 파괴하고, 권력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무력화해 정권 홍보기구로 전락시킨 데 있음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면서 "총선과정에서 폭로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서 청와대의 낙하산 사장 투입경위와 방송장악을 위한 언론계 불법사찰 그리고 증거인멸 행태가 밝혀진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지난 4월 4일 성명을 통해 "낙하산 사장 퇴출, 공정방송 쟁취, 해직언론인 복직을 요구하며 벌이는 언론 노동자들의 파업에 무한한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며 방송사 노조에 힘을 보탰다.

이처럼 방송파업을 계기로 시민사회의 집단지성과 깨어 있는 시민의식이 전국 곳곳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박주현 (parkjh)

2012년 6월 5일 화요일

최악의 방송파업을 즐기는 자는 따로 있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6-04일자 기사 '최악의 방송파업을 즐기는 자는 따로 있다'를 퍼왔습니다.
[이것이 정치다80] 집권세력·조중동의 긴 침묵...대선까지 이대로?

▲ 언론노조 이강택 위원장(왼쪽)과 KBS본부(새노조) 김현석 본부장은 지난 5월 29일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 권우성

MBC, 박성호 기자회장 두 번째 해고
MBC, 최승호·신정수 PD 등 35명 대기발령
MBC 노조, '김재철 구속 촉구' 100만 명 서명운동
한국기자협회, "김재철, 당신을 언론계에서 해고한다" 성명
전국언론노조, "국민 언론파업 지지 62.7%... 언론장악 청문회 촉구" 단식 

갈수록 첩첩산중이다. MB정권의 방송으로 전락한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며 사상 최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사측의 볼썽사나운 행태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식물방송'이란 표현까지 흘러나올 정도다. 김재철 사장의 개인 비리의혹과 추문이 확산되면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 당사자와 사측은 들은 체 만 체하며 노조 탄압에만 골몰하고 있는 모양새다. 연일 최장기간을 넘기고 있는 파업 일자를 세기조차 민망하다. MBC의 경우 6월 4일로 127일, KBS 91일, 연합뉴스 82일, 국민일보 165일째 파업을 맞는다. 또 공정방송쟁취투쟁 1468일째를 맞는 YTN은 8차례 게릴라 파업에 이어 9번째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언론 역사상 유례없는 파업이다. 특히 공영방송의 최장기 파업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국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여론 창구이자 정부를 감시·비판해야 할 '공적 감시견'을 '사적 애완견'으로 활용하려는 통치자의 그릇된 언론관이 언론을 옥죄고 있다. 이 바람에 국민의 눈과 귀를 어둡게 하고, 민주주의를 점점 멀어지게 하고 있다. 꿈쩍하지 않는 낙하산 사장들, 누굴 믿고 저럴까

▲ KBS의 김인규 사장(왼쪽)과 MBC의 김재철 사장 ⓒ 권우성·유성호

"지난 4년간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되고자 했던 많은 언론노동자들은 해고되거나 징계를 당했고, 비판적인 프로그램은 가위질 당하거나 폐지됐다. 심지어 사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이유로 출연이 금지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언론이 언론 역할을 하지 못하자 수치스러운 일들이 감춰졌고, 더 큰 수치를 낳았다. 언론장악 4년 언론만 망가진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가 병들어 왔다는 것이다."    

19대 국회에 '언론장악 진상규명 국정조사 및 청문회 개최'를 비롯해 낙하산 사장 퇴출, 공영언론 지배구조 개선, 해직언론인 복귀를 요구하며 지난 5월 29일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한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단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또한 "언론의 자율성이 없고 독립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곡기를 끊는다"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조와 MBC·KBS·YTN·국민일보·연합뉴스 노조도 이날 '언론장악 진상규명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지도부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6월 4일에는 전국언론노조 전체 지도부가 하루 단식 농성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전국언론노조는 지난 22일과 23일 이틀간 언론사 장기파업 사태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62.7%가 파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성인 남녀 10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2.6%가 언론사들의 장기파업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파업 중인)KBS·MBC·YTN·연합뉴스 사장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75.8%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도대체 누굴 믿고 저러는 걸까.

오죽했으면 응답자들은 "19대 국회 개원 이후 현 정부의 언론장악과 불법사찰 등에 대한 국정조사 및 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에 75.6%, "공영방송 독립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현행 공영방송 사장 임명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81.8%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도 긴 언론파업을 즐기며 침묵하는 세력이 있다.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

[침묵①] MB·방통위, 낙하산 퇴진요구에도 '신뢰'?

MB정권은 출범초기부터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한 공영방송 사장 자리에 측근을 앉혀 방송을 사유화하려는 의지를 임기 내내 강하게 내비쳤다. KBS뿐만 아니라 MBC, YTN, 연합뉴스는 소유형태가 공영이거나 준공영 체제로 정부가 주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이 점을 이용해 MB정부는 방송사 사장들과 연합뉴스 사장을 선임할 때 음으로 양으로 권력을 행사해 '친MB 사장'을 선출하도록 한 것이 결국 화근이 됐다. 공영방송파업의 최장 파업의 주원인이다.

그런데 최장 파업을 시큰둥하게만 바라보고 있다. 대통령 측근들의 낙하산 인사에서 비롯된 권력화 또는 사유화에서 기인한 방송사 파업을 모른 체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방송사 구성원들, 더 나아가 국민들보다 낙하산 사장을 더 신뢰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고서는 저토록 오래도록 침묵으로 일관하며 방치할 수는 없다. 

파업의 불씨가 본격적으로 지펴지기 시작한 지난 3월 12일, '언론사 보도·편집국장 초청토론회'에서 MB는 방송사 파업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방송사 사장 교체 관련 파업에 대해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언급 안 했다기보다 언급하지 않는 게 맞을 것 같다"며 "대통령이 개별회사가 파업한다고 할 때마다 언급을 하게 되면 그것은 오히려 간섭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대통령이나 청와대는 그 이상의 언급을 피하고 있다. 특히 공영방송의 파업일이 연일 최장으로 이어지고 있고, MBC 내부에선 김재철 사장을 둘러싼 온갖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도 그저 바라만 보는 형태다.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통치자의 모습이 파업 중에 내보내고 있는 방송들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비치고 있다.

그래서다. 방송사 관련 업무는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이지만 대통령 직속 기구답게 방통위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계철 위원장이 청문회와 취임식 공식행사 등에서 "방송사 파업은 방송사 내부의 일로 관여하는 것이 방송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이므로 관여하는 것이 옳지 않다"며 "불법이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다만 방통위 상임위원들 사이에서는 MBC 파업사태에 대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야당추천 상임위원과 회사 내부의 일이라며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여당추천 상임위원들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다.

[침묵②] 박근혜·새누리당, 방송파업에 지속적 외면

▲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 ⓒ 남소연

방송파업의 장기화에 대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입장을 듣고자 하는 국민들이 많지만 그 역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수재단 사회반환 요구 등으로 로 앙금이 깊은 때문에 그런지 최악의 언론파업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민주통합당이 지난 5월 11일 논평을 통해 "MBC파업이 100일을 넘는 등 공정방송 실현과 낙하산 사장 퇴임을 요구하는 방송·언론인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침묵 중"이라며 "방송 장기파업에 침묵하는 박근혜 위원장은 무책임 종결자"라고 비난할 정도다.

박 위원장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새누리당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최근 MBC 김재철 사장의 각종 추문과 의혹에 대해 당 관계자들은 "국민적 또는 정치권의 관심사가 아니다"며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역사상 유례없는 언론사의 동시 총파업이 4개월을 넘기고 있는데도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집권 여당이 방치하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유는 뭘까.

파업의 장기화로 MBC와 KBS 등 공영방송의 권력에 대한 감시·비판기능이 극도로 무뎌진 것을 노린 듯하다. 때마침 양대 공영방송의 뉴스 프로그램은 'MB뉴스' '박근혜뉴스' '새누리당뉴스' '통합진보당 사태 뉴스' '날씨뉴스' '동물뉴스' 등의 평가를 받고 있다. 시청률은 추락하든 말든 언론의 본령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럴수록 여당의 방송파업 모르쇠는 국민의 입장보다는 권력의 입장을 우선 대변하는 공영방송 체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4·11 총선 과정에서 파업 방송사들이 친여당 성향의 편파보도로 총선보도 시민모니터단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같은 방송사들의 불공정 선거보도가 제18대 대선 과정에서도 재연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기막힌 편파보도 때문에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대위원장 입장에서는 긴 방송사 파업을 '내부의 문제'로 치부하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싶을 것이다.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적 공분을 사건 말건 방송사 파업을 대선까지 끌고 가려는 속셈이 엿보인다.

[침묵③] 조중동, 방송파업 모르쇠... "종편으로 와" 은근 손짓

MB정부 들어 종편의 날개를 달아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란 호사를 누리고 있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3대 보수신문사들이 공영방송사 파업에는 무심하기 짝이 없다. 과거 같으면 온갖 비판을 가했을 조중동이 공영방송 존재와 가치를 부정하기라도 하려는 듯, 긴 파업에 긴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스트레이트 기사를 통해 노사 입장을 기계적으로 균등하게 전달하고 있을 뿐, 사설 등에선 적극적인 상관조정을 꺼리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3월 9일 'KBS·MBC 노조와 민주당이 합작한 '공영방송' 파업'이란 사설에서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기에 방송사 노조들이 약속이나 한 듯 공정 방송 깃발을 쳐들고 줄지어 파업에 들어가고 민주당이 파업 응원단을 조직해 적극 지원에 나선 것은 이 나라 공영방송의 기형적 생리와 병리적 체질을 보여주는 사태"라고 규정했다. 사설은 그것도 모자라 과거 정권의 탓으로 돌렸다.

사설은 "2004년 노 대통령 탄핵 때 KBS (미디어포커스)는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 7명 인터뷰를 줄줄이 방송하면서 찬성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등장시키지 않았다"며 "MBC (100분토론) ( PD수첩 ) (시사매거진 2580) (뉴스 후)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여론 조작과 편파·왜곡은 마찬가지였다"고 궁핍한 논리를 내세웠다. 도심 거리를 가득 메웠던 촛불과 분노의 함성을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동아일보)도 4월 3일 사설 '본방송 파업하고 인터넷 뉴스 만드는 KBS 새노조'에서 방송파업에 대한 심경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파업 중인 KBS 새노조는 뉴스 형식으로 '리셋 KBS 뉴스9'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인터넷 유투브 등에 올리고 있다"며 "이 뉴스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현 정부가 작성한 민간인 사찰 문건 2619건을 단독 입수했다고 주장했으나 전체의 80%가 넘는 2200여 건이 노무현 정부 때 작성된 것임이 드러났다"고 현 정부를 두둔한 대신 과거 정부를 질타했다.

사설은 또한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때는 MBC ( PD수첩 )이 광우병 공포를 부추기며 시위를 촉발하더니 정권 말기에 이르러서는 KBS 새노조가 정권 공격에 앞장서고 있다"며 MB정부를 두둔했다. 이어 사설은 "파업 중인 MBC노조가 인터넷을 통해 내보내는 (제대로 뉴스데스크)도 이동관 전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이 김재철 MBC 사장과 청와대 인근에서 수시로 어울렸다는 뉴스를 제작했으나 이 전 수석은 '허위 사실'이라며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며 "지금처럼 편향된 제작 인력으로 공영방송의 역할과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권력의 편을 들었다.

(중앙일보)는 지난 3월 8일 사설 '방송사 '낙하산' 고리 끊을 때 됐다'에서 "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시청자의 볼 권리를 외면한 것은 명분이 무엇이든 간에 지탄받을 일"이라며 "시청자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가. 경영진·노조 모두 책임을 느껴야 마땅하다"고 양쪽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6월 2일 '공영방송, 제도인가 사람인가'란 제목의 내부칼럼을 통해 사상 초유의 언론사 동시파업에 대해 무관심이 팽배한 이유를 적시했으나 파업 중인 방송사 구성원들의 주장과는 괴리가 있는 논리를 들먹였다.

이 칼럼에는 "20년 전만 해도 지상파가 파업하면 온 대한민국이 흔들렸다"며 "그러나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시청자로서는 크게 아쉬울 게 없다. 이러니 공정방송 구현이라는 파업 본래의 목적보다 노조를 탈퇴해 뉴스데스크 앵커로 복귀한 배현진 아나운서와 그를 비판했다가 사과한 김수진 기자의 공방전이 인터넷에서 더 주목받는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또한, "많은 이들이 김재철 MBC 사장의 개인비리 의혹에 혀를 차면서도 그게 과연 파업의 본령에 해당하는 이슈인지 의아해한다"고 힐난했다.

'부끄러운  자화상' 광고... 침묵의 댓가들

▲ 지난 5월 8일, MBC노조 총파업 100일 맞던 날.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MBC 정영하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이 파업 기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 드리고 공정방송 회복을 기원하며 100번의 절을 하는 모습. ⓒ 유성호

이러한 조중동의 헌신적인 배려(?)에 보답이라도 하듯 MBC는 보수신문에 광고를 내주며 노조 헐뜯기에 나섰다. MBC 사측은 지난 5월 30일 조중동 각각 1면에 광고를 내 "노동조합은 파업 초기에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더니 이제 노골적으로 언론을 정치적 목표 달성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며 "사장과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아니면 말고'식의 허위사실 폭로는 가히 '창작소설'에 가깝다"고 노조를 헐뜯었다.

그러나 노조가 숱하게 제기해 온 김재철 사장의 비리의혹과 보복성 인사, 공정방송 대책 등을 보수신문 광고로 어물쩍 덮으려는 꼼수로 보인다. 참담한 내부 현실을 애써 부정하려는 모습이 보수신문 1면 광고를 통해 추하게 비쳤다. 그렇지만, 이 바람에 보수신문들은 1면 광고를 배불리 채울 수 있게 됐다.

더 큰 침묵의 대가들이 숨겨져 있다. 민간인 불법사찰,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대통령 측근비리, BBK 가짜편지 파문, 내곡동 사저 부지의혹 등 대통령 턱밑까지 파고든 온갖 사건과 이슈들이 수면 아래로 점점 가라앉고 있다. 또 새누리당과 박근혜 지지율은 고공을 맴돌고 있다. 파업 중인 방송사들의 시청률은 추락하고 있지만, 조중동 종편 시청률은 소폭이긴 하지만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사상 초유의 동시파업, 최장의 방송 파행에도 정부나 집권세력, 보수언론에서 위기감이나 책임감, 비판 기능을 찾아볼 수 없다. 방송사 장기파업에 청와대와 정부, 여당 등 집권세력 모두가 무심한 이유는 제18대 국회가 제 역할과 기능을 다하지 못한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공은 제19대 국회로 넘어갔다. 

19대 국회는 공영방송의 파행과 공정성의 정치적 이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와 사장 선임방식을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선 MB정권의 언론장악 청문회가 전제돼야 한다. 권력화한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되돌려 줘야 한다. 19대 국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첨부파일  광고.jpg

 박주현 (parkjh)

2012년 5월 28일 월요일

도로 한나라… 새누리, 쇄신·민생 공약 흔들리고 다시 구태·색깔론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28일자 기사 '도로 한나라… 새누리, 쇄신·민생 공약 흔들리고 다시 구태·색깔론'을 퍼왔습니다.
‘승자의 저주’인가. 4월 총선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에 과거 한나라당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쇄신 기운이 약해지면서 ‘민생’ 논의는 자취를 감추고, 퇴행적 정치 행태와 색깔론 망령이 대신하고 있다.

상징적 사례가 국회의장직 선출이다. 다음달 1일 당내 경선에서 친박계 6선인 강창희 당선자 선출이 유력시된다. 강 당선자는 육사 25기로 5공화국 인사다. 중령으로 근무하다 1980년 예편한 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민주정의당 창당에 참여해 1983년 국회의원이 됐다. 그가 국회의장이 된다면 대한민국 권력서열 2위의 자리를 5공 출신 인사가 차지하게 된다.

▲ 강창희…5공 출신 ‘신군부 세력’ 국회의장 선출 유력
▲ 황우여…당 대표로 민생 손놓고 대선 경선 관리만 강조
▲ 이한구…“방송 파업은 정치파업” 해결 의지 전혀 안 보여
▲ 김영환…최병렬 등과 친박 7인회, MB의 ‘6인회’ 전철 우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창희·황우여·김영환·이한구

강 당선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전 전 대통령과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적이 없고, 12·12 쿠데타나 광주민주화운동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바 없다는 점이 5공 청문회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총선, 원내대표 경선, 전당대회를 통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체제가 강화되면서 내부 비판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한 쇄신파 의원은 “ ‘강창희’라는 인물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친박계 참모들의 마비된 정치의식이 더 문제”라고 밝혔다.

‘친박계 7인회’ 부상도 퇴행의 한 단면으로 꼽힌다. 최근 김용환 당 상임고문은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7인회라고 부르는데 가끔 만나 식사하고 환담한다”며 “총선이 끝난 뒤에도 박 전 위원장과 한 번 모였다”고 그 실체를 확인했다.

문제는 7인회의 면면이다. 김 상임고문을 비롯해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병훈 전 조선일보 발행인, 김용갑 전 의원,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현경대 전 의원, 강창희 당선자다. 김 상임고문은 유신정권에서 청와대 경제수석과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 최 전 대표는 유신시절 언론사 정치부장이었고, 2004년 한나라당 대표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 안 전 발행인은 유신시절 청와대 출입기자였다. 검찰총장 출신의 김기춘 전 장관은 중앙정보부 파견 검사 시절 유신헌법 제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다 보니 “박근혜 전 위원장에게 7인회가 있다는데, 수구꼴통이어서 나라를 맡길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6인회’가 있었는데 절반은 감옥가고 나라를 망쳤다”(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는 비판도 나온다. 6인회 멤버는 이 대통령, 이상득 의원, 박희태 전 국회의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재오 의원,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이다.

박 전 위원장은 총선 이후 줄곧 “새누리당 이념은 민생”이라고 외쳤지만, 당 운영에서는 민생보다 이념이 앞서 있다.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지난 24일 국회 브리핑에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 제명 결의안이 19대 국회가 개원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 내내 ‘민생’을 강조했던 집권여당의 19대 국회 1호 의안이 타당 당선자 제명 결의안인 것이다. 그 명분도 결국은 ‘색깔론’이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24일 최고위에서 “종북 주사파의 국회 입성에 우려의 시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첫 대표인 황우여 대표도 ‘민생’에 손놓기는 마찬가지다.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의 ‘공정한 관리’만을 강조할 뿐 당의 지향이나목표점은 뒤로 밀어놓고 있다. 

민생 우선을 위해 총선 공약을 지키겠다는 약속은 흔들리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 총선 125개 공약 중 재원 소요가 많은 사병 월급 2배인상과 장애인 특수교사 7000명 증원 등 공약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9대 국회 현안으로 떠오른 방송사 파업을 놓고도 이한구 원내대표는 지속적으로 “정치 파업”만을 강조하며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전 위원장도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 비박계 의원은 “쇄신을 계속해도 대선에서 이길까 말까인데 이렇게 가면 필패다. 소통과 비판의식은 사라졌고 ‘박근혜 대세론’에 취해 당이 죽어가는데 친박들만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2012년 5월 11일 금요일

“방송파업 방관하는 방통위원장 사퇴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11일자 기사 '“방송파업 방관하는 방통위원장 사퇴를”'를 퍼왔습니다.
ㆍ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 “회의 한번 없어”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46·사진)은 10일 “방송사 파업을 방관하고 있는 방통위를 해체하고 무지한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이날 서울 광화문 방통위에서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시중 전 위원장(구속)이 방통위를 발길에 차이는 ‘돌멩이’로 만들었다면 이 위원장은 존재감 없는 ‘먼지’ 취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방통위는 지금까지 방송사 파업과 관련해 단 한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간담회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임위원 5명이 모여 공영방송 파업과 관련해 의견을 청취하자는 데도 안된다고 한다”며 “정당한 이유도 없고 합당한 논리도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위원장이 무식하고 무지해서 방송사 파업을 모른다고 했는데 모르면 귀를 열어 듣고 판단하면 된다. 일하기 싫고 고민하기 싫으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방통위가 공영방송 파업 논의의 장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상임위원 동시 사퇴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통위가 파업 사태를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나도) 사표를 내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MBC 파업사태에 대해 “우선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김재우 이사장부터 방통위 전체 회의에 소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MBC를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방문진이 제 역할을 못하는 만큼 방통위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MBC 사장은 방문진 이사회의 추천으로 임명된다. 총 9명의 방문진 이사는 방통위가 임명한다. 방문진 이사를 선임한 방통위가 파업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그는 “방문진이 계속 책임을 회피한다면 방통위는 김재우 이사장을 징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해 “최고 권력에 기생하는 김 사장은 몰상식하고 역량이 한참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건드리면 다 망가뜨리겠다며 조직을 통폐합하고 구성원을 무더기 해고·중징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동네 양아치들도 조직을 위해 최소한 지킬 것은 지키는 의리가 있다. 아무리 보수 우파라도 김 사장을 손가락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 명의로 검찰과 법무부에 김재철 사장에 대한 수사 의뢰서를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이 무용가 정모씨에게 회사 협찬금 등 특혜를 준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양 위원은 “방송사 낙하산 사장들의 악행이 국민에게 불이익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을 MBC 김재철·KBS 김인규 사장 때문에 볼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그는 “시청권이 침해되고 시청자 권리가 박탈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몰상식한 인물들이 주요 공직을 장악할 때 민주주의가 순식간에 망가지는 것을 보지 않았나. 지배구조 개선에 앞서 낙하산 사장부터 해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 정유미 기자·사진 이상훈 선임기자 you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