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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7일 수요일

기고 철도를 멈춰서라도 KTX 민영화를 막아야 합니다


이글은 레프트21 2012-03-03일자 기사 '기고철도를 멈춰서라도 KTX 민영화를 막아야 합니다'를 퍼왔습니다.
정부는 KTX를 민영화하면 요금도 낮아지고, 서비스도 좋아지고, 삶의 질도 높아질 것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민영화하면 기업주들은 엄청난 혜택을 얻겠지만, 99퍼센트의 보통 사람들은 얻을 게 없습니다.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고용불안과 빚더미에 앉을 것입니다. 



△2월 4일 철도노조 결의대회 투쟁 채비를 시작한 철도 노동자들 ⓒ사진 이윤선

‘민영화로 KTX 요금을 낮추자’는 정부의 논리는 그럴싸해 보일 수 있습니다. KTX가 흑자 노선이니, 실제 그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철도에는 KTX 같은 흑자 노선만 있는게 아니라 적자 노선도 있습니다. 공항철도, 경춘선, 경의선 모두 적자 노선입니다. 
그러니 KTX에서 난 수익을 다른 노선의 적자를 메우는 데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민영화로 이런 ‘교차 보조’를 안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거나 적자 노선을 폐지할 수밖에 없겠죠. 이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철도는 필수 공공서비스재입니다. 마땅히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도 운영을 해야 합니다. 요금 인하와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는 KTX를 민간에 팔아넘길 게 아니라, 정부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합니다. 공공성을 더 확대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철도공사는 지금 철저히 수익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공항철도 직통 노선, 경춘선 ITX는 빠르고 편리하지만 요금이 굉장히 비쌉니다. 돈 없는 사람은 공공서비스에서도 차별받게 되는 것입니다.
안전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경의선은 개통한 지 겨우 2~3년밖에 안 됐는데, 비가 오면 승강장에서 물이 샙니다. 열차 검수도 주기가 점점 더 길어지고 인원까지 줄다 보니 사고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필수유지업무도 필요 없다
보수 언론들은 ‘철도 매표원 연봉이 6천만 원’이라며 공격하지만, 그러려면 20~30년 이상 근속을 해야 합니다. 그 나이면 대부분 대학생 자녀가 있습니다. 
지금 등록금이 얼마나 비쌉니까? 최근에는 전셋값도 폭등해 철도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월급 받아서 은행에 다 준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살기는 힘들어지는데, 임금을 낮춰야 한다는 압력이 너무 심합니다.
민영 회사에선 이런 일이 더 심해질 것입니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은 요금을 더 올리고, 안전 문제는 등한시하고, 인력을 감축할 것입니다.
민영화의 핵심은 비정규직 확대이기도 합니다.
KTX가 민영화되면 지금도 한창인 구조조정이 더 심해질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고용불안입니다. 공사 측은 제가 맡고 있는 운수 분야도 외주화하려 합니다.
선로 유지ㆍ보수 업무나 전기 업무도 외주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서울ㆍ용산ㆍ대전ㆍ부산ㆍ동대구 등 KTX가 지나는 큰 역들은 매표 업무의 90퍼센트 이상을 코레일이 아닌 자회사가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자회사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비정규직입니다. KTX 민영화는 이런 현상을 더 부추길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저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 사이에선 ‘정부가 민영화를 강행하면 곧바로 파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정서가 큽니다. 일부는 기다리지 말고 당장 파업에 들어가자고도 합니다.
2010년보다 분위기는 훨씬 좋습니다. 지금 동료들은 “필수유지업무고 뭐고 다 필요 없다”, “이래도 불법이고 저래도 불법인데 철도를 제대로 멈춰야 한다” 하고 말합니다.
그동안 노조 지도부는 ‘필수유지업무 조항을 지키면서 합법적으로 파업하자’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막상 파업에 돌입하고 나면 죄다 불법이었습니다.
파업을 하려면 기관사들이 중요한데, 이쪽에서도 불만이 높습니다. 워낙 열차 사고도 많고 이에 따른 과도한 징계도 많기 때문입니다. 열차 사고는 개인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인데 말입니다.
정말이지, 정부가 민영화를 강행하면 즉각 파업에 돌입해야 합니다. 파업의 절차를 따질 때가 아닙니다. 민영화는 우리에게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입니다. 더구나 현장 노동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완전히 깨지길 기대합니다. 그만큼 자신감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노조 지도부가 더 분명한 투쟁 의지를 보여 줘야 합니다. 그래야 현장에서도 더 효과적으로 조직하고 조합원들의 힘을 모을 수 있습니다.
민영화를 막기 위해 함께 싸웁시다.

2012년 2월 4일 토요일

[사설]지하철 ‘대란’ 또 흐지부지 넘길 텐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03일자 사설 '[사설]지하철 ‘대란’ 또 흐지부지 넘길 텐가'를 퍼왔습니다.
서울 지하철이 엊그제 출퇴근길 고장으로 교통대란을 야기했다. 올 들어 가장 매서운 혹한이 닥친 이날 발생한 지하철 연쇄사고는 철도공사(코레일)의 운영시스템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더욱 큰 문제는 사고가 끊임없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코레일 측은 매번 덜렁 대국민사과문 한 장 던져놓고 흐지부지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사고는 그야말로 지하철 사고의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오전 7시22분 청량리역 방향으로 운행하던 전동차가 서울역에서 갑자기 멈춰선 데 이어 고장차량을 다른 열차로 미는 과정에서 탈선이 일어났다. 구로역에서는 전력공급이 끊겨 1호선 상·하행선 운행이 중단됐다. 퇴근길에는 경기 파주시 문산역 방향으로 가던 경의선 전동열차가 수색역에서 멈춰섰다. 코레일 측이 갈팡질팡하는 동안 외부 플랫폼에서 추위에 떨었던 시민들은 대체 교통수단을 찾느라 이중·삼중고를 겪어야 했다. 

박승언 코레일 광역철도본부 광역차량처장은 “기온 급강하로 배터리 전압이 방전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사고를 일단 날씨 탓으로 돌렸다. 이번 사고는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도 아니고 기상청의 한파주의보가 일찌감치 내려진 상황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1월에도 잇단 엔진고장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다가는 매년 혹한기에 연례행사처럼 사고를 겪어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코레일은 지난 1월2일 KTX의 영등포역 역주행 사고와 지난해 2월11일 KTX의 광명역 탈선사고 등 자칫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사고를 잇달아 내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넘어갔다. 이는 기본적으로 공기업다운 책임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낙하산 인사에 따른 느슨한 조직문화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른바 ‘선진화’를 명분으로 진행해온 어설픈 경영효율화에도 원인이 있다고 본다. 코레일은 2008년 이후 3000명을 감원했고 현재 2000여명을 자연감축 대상으로 정해놓고 있다. 그중 상당수가 정비주기 연장, 시설유지보수업무 민간위탁 등의 조치 탓에 밀려나는 기술직이다. 그 결과는 안전마저 담보하지 못하는 ‘후진화’일 뿐이다. 

코레일은 경영 효율에만 매몰되지 말고 철도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공재로 되돌려놓아야 한다. 또 이번에도 일선 직원 몇명을 징계하는 선에서 사고를 봉합하지 말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럴 능력이 없다면 코레일이건, 국토부건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이라도 보여라. 시민의 분노가 들리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