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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0일 화요일

‘한농연’ 토론회 참석한 朴-文-安, 한중 FTA 입장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1-19일자 기사 '‘한농연’ 토론회 참석한 朴-文-安, 한중 FTA 입장은?'을 퍼왔습니다.
朴 “…” VS 文 “신중에 신중” , 安 “오해가 있으신데…”

ⓒ양지웅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88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한·중 FTA에 대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후보의 입장은 어떨까? 19일 열린 농민단체 주최 토론회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발언은 극명하게 대비됐다. 

이날 서울 강서구 KBS 스포츠월드 제1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는 지지율이 10%가 넘는 세 후보가 초청됐다. 박 후보는 다른 두 후보에 앞서 오후 1시 행사에 참석한 뒤 자리를 떠났고,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오후 3시에 나란히 등장했다. 

이번 행사에서 한농연은 △한·중 FTA에서 농업 분야 제외 △FTA로 수혜를 보는 산업의 이익 중 일부를 환수, 피해 산업을 지원하는 제도인 'FTA 무역이익공유제' 등을 요구 사항으로 내걸었다. 

박 후보는 인사말에서 한·중 FTA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농촌을 살리기 위한 확실한 비전과 정책으로 농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농민 소득 증대 △농민 복지 확대 △농업 경쟁력 확보 등 농업정책의 3가지 핵심 축을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한·미 FTA 날치기 처리 당시 찬성표를 던졌던 박 후보는 FTA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는 한·중 FTA에 대해 지난 1월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중국은 우리나라의 제1교육 상대국으로서 한·중 FTA는 장기적 관점에서 해야 할 부분"이라며 다만 "농업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철저한 사전보완을 통해 이해와 공감의 바탕 위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문 후보와 안 후보는 기존 입장대로 한·중 FTA에 대한 신중론을 거듭 강조했다.

먼저 연설에 나선 문 후보는 "한중 FTA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밭작물 영세농을 철저하게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FTA 무역이익공유제'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과잉입법'이라고 반대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또한 "절대로 농업과 농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FTA 등 개방의 파고 앞에서 여러분을 보호하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FTA에 대해선 저에 대해서 오해가 좀 있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의 생각' 212페이지에 나와 있다"며 "우리나라가 아무리 무역에 의존하는 나라라고 해서 무조건 FTA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중 FTA는 식량안보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발효된 FTA의 효과들을 객관적으로 짚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양지웅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88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서 한농연 김준봉 회장과 합께 농업정책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최명규 기자 press@vop.co.kr

2012년 6월 24일 일요일

경제와 정치 ‘두 마리 토끼’ 노리는 중국


이글은 Economy Insight 2012-06-01일자 기사 '경제와 정치 ‘두 마리 토끼’ 노리는 중국'을 퍼왔습니다.
Special Report Ⅱ- 한-중 FTA 협상 개시 선언- ① 중국이 협정 서두르는 이유는?

 

한-중-일 3국 교역액 6900억달러 넘어… 경제적 이익에 대미 전략 노린 정치적 결정
시기상조론을 말하던 중국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경제적 이득만 노리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맞서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5월2일 한-중 양국은 베이징에서 통상장관 회담을 갖고 한-중 FTA 협상 연내 개시를 선언했다. 2005년 한-중 FTA를 위한 산·관·학 공동 연구를 시작한 지 7년 만에 이뤄졌다.
한-중 FTA 협상은 지난 7년 동안 수차례 정부 간 사전 협상과 민간 공동 연구를 진행했지만 본격적인 협상과 체결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중국은 2009년 12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할 당시 한-중 FTA 조기 체결 의사를 밝혔지만 그 뒤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올해 1월9일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이후다. 당시 한-중 정상은 FTA 협상 개시를 위한 국내 절차 추진에 합의했고, 4월16일 우리 정부가 필요한 국내 절차를 완료하자마자 불과 한 달도 채 안돼 연내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개시 선언 일주일 뒤인 5월9일, 중국 외교부는 '1999~2012년 한-중-일 협력 백서'를 발표했다. 중국 관영통신 는 관련 보도에서 "한-중-일 3국 간 무역액은 1999년 1300억달러에서 2011년 6900억달러로 네 배가 증가했으며 중국은 이미 일본과 한국의 최대 무역 동반자가 되었다"고 밝히면서 "상호 투자는 3국 대외 투자 총액의 6%에 불과해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3국의 경제교류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FTA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흘 뒤인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한-중 FTA에 이어 한-중-일 FTA도 연내에 협상을 개시한다는 합의문이 전격 발표됐다. 이와 함께 3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2년 내에 한-중 FTA를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기 체결 낙관론을 펴기도 했다. FTA가 협상부터 체결까지 보통 5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대통령의 이같은 낙관론은 양국 간에 이미 FTA와 관련된 상당 부분의 내용들이 사전에 합의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중국, 시기상조론서 적극 찬성으로
한-중 FTA에 이어 한-중-일 FTA 협상도 올해 내에 개시한다는 발표가 나온 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를 일컬어 "중대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한-중 또는 중-일간 FTA 체결에 대해 중화학, 철강 산업 등을 비롯해 많은 산업 분야가 기술 경쟁력 면에서 낙후됐기 때문에 아직 시기상조가 아닌가 하는 중국 정부 내외의 우려가 존재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이번 결정은 원 총리의 말처럼 뭔가 중대한 전략이 담겨 있음을 시사한다.
한-중에 이어 한-중-일 3국 간 FTA 체결을 위한 본격적인 마라톤이 시작됐다는 것은 동북아시아 지역 통합에 이어,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을 뜻하는 공동시장 형성과 더 나아가 단일 화폐를 사용하는 동북아 경제 통합과 일체화까지도 가능한 미래가 됐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중국 일간지 는 이와 관련해 "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한판 힘겨루기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분석했다. FTA 협상 게임을 눈앞에 두고 중국은 과연 어떤 '한판 힘겨루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글로벌 시장경제 룰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중국은 지금까지 31개 국가 및 지역과 15개 FTA 협상을 추진하고 있고, 총 8개의 FTA를 체결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과는 그동안 각각 7년과 10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서 FTA 체결 논의를 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렇게 한-중-일 3국 간 FTA 논의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까닭은 3개국 간 경제력과 기술력 등의 차이 외에도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정치외교적 전략이 각기 상이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라는 변수를 둘러싸고 나타나는 이 지역의 정치외교적 이익과 힘의 관계는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경제적으로는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지만 정치외교적으로는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이다. 경제적으로는 뜨거운 사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다소 냉랭한 사이라 단순히 경제협력 증대와 경제적 이익에 대한 고려만으로는 FTA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중국이 한국과의 FTA 협상 개시 선언에 이어 한-중-일 3국 간 FTA도 연내에 협상을 개시한다고 합의한 배경에는 경제적 이익 외에도 중국이 외교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이익을 더 고려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동북아시아에는 어떠한 쌍방 혹은 다자 무역지대 협정이 없으며, 이는 전세계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지역의 지위와는 부합되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동북아 경제 일체화에는 많은 어려움과 장애가 존재한다. 하지만 3국의 자유무역지대 설립은 동북아와 동아시아 다자간 지역경제 협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지역협력은 결코 경제문제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정치와 안보 문제에서도 중요한 관건이다. 동아시아 경제협력을 놓고 말하자면, 정치와 안보 분야 협력은 줄곧 상대적으로 낙후되었고 역내 국가 간 영토·영해 분쟁과 한반도 정세 및 각국의 정치경제 발전 모델의 차이 등 난제들이 많다."

지난 5월2일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이 베이징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한겨레 박민희

경제 이익보다 외교안보 전략 고려
중국 발전개발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 국제경제협력실의 장젠핑 주임이 와 인터뷰를 통해 밝힌 견해다. 한-중 및 한-중-일 FTA는 경제적 요인만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논지로 취싱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한-중-일 자유무역지대 설립은 동북아 정세 완화에 중요한 작용을 할 수 있고 정세 완화 및 모순과 충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대아시아 전략은 흔히 '포괄적인 범위에서의 지역패권의 추구'라고 분석한다. 중국은 당분간 경제발전을 위해서 주변 국가들을 위협하는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지만, 최근 필리핀과 황옌다오(필리핀명 스카버러섬) 분쟁에서 무력도 불사할 수 있다고 위협했듯 언제든지 패권을 추구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다. 문제는 중국의 패권 의지를 자극하는 외부 요인이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느냐다. 일각에서는 한-중 및 한-중-일 FTA 협상이 최근 들어 급물살을 타게 된 주요 원인도 강력한 외부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에 맞서 한국 및 일본과 FTA 체결 추진을 통해 적극적으로 미국의 포위망을 뚫겠다는 계산이다.
2011년 11월17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스트레일리아 의회 연설에서 이른바 '오바마 독트린'이라는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향후 미국 안보의 최우선 순위로 둘 것이며, 미국은 재정 문제로 국방비를 삭감할 계획이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방예산은 결코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오바마 독트린'의 타격 대상은 말할 것도 없이 중국이다. 지난 1월 초에 발표한 미국의 신국방 전략 역시 미국의 전략 중심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회귀한다고 했으며, 이는 곧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더 적극적으로 중국의 패권을 저지하겠다는 뜻이다.

 한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양대 경제권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유일한 국가다. 만일 한-중 FTA가 체결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급진적인 FTA 네트워크를 가진 나라가 된다. 지난 3월 중국의 한 제철소에서 노동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REUTERS
중국 노린 '오바마 독트린'이 계기
미국의 새로운 대아시아 전략, 즉 중국 봉쇄 정책의 경제적 측면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Trans-Pacific Partnership)이다. 원래 이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의 통합을 목적으로 2005년 6월 뉴질랜드·싱가포르·칠레·브루나이 4개국 체제로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데, 2008년 2월 미국이 이 협정에 참여를 선언한 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역내 국가들이 참여를 희망하거나 관심을 표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11월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혔고 우리나라도 참여를 희망하고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경제적인 대중국 봉쇄 라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중국이 한-중-일 FTA에 속력을 내기 시작한 것도 바로 미국의 대중국 봉쇄 라인의 완성을 막으려는 속내가 크다. 는 분석 기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줄곧 동북아 경제 일체화를 그다지 희망하지 않았다. 미국은 아시아 자유무역지대에 대해 줄곧 경계해왔고 이것이 설립되면 이 지역에서 미국이 배척당할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그래서 항상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아시아 국가와 군사적 상호협조라는 관계로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이 싱가포르·한국·오스트레일리아와 FTA를 추진하는 것도 일종의 중국 봉쇄 정책의 일환이며, 한-중-일 FTA가 아시아 무역 흐름을 통합·조정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동북아는 줄곧 강한 지역정치적 위기 요인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의미에서 한-중-일 FTA 협상의 요인은 복잡하고 강대하다."
FTA를 둘러싸고 중국과 미국의 대아시아 패권 전략이라는 새로운 힘겨루기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박현숙 기획위원 phschina@naver.com

2012년 5월 3일 목요일

[사설] 한-중 FTA, 실제 협상은 다음 정부에서 하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02일자 사설 '[사설] 한-중 FTA, 실제 협상은 다음 정부에서 하라'를 퍼왔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어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과 유럽연합에 이어 중국과의 에프티에이 체결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하지만 기대보다 불안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한-중 에프티에이는 미국이나 유럽연합과의 에프티에이보다 국내 산업에 끼칠 영향이 훨씬 더 클 뿐 아니라 시기도 적절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임기가 1년도 안 남은 시점에 협상 개시를 선언한 것부터 그렇다. 우리 정부는 두 나라가 이미 7년간의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부에서 체결된 한-미, 한-유럽연합 에프티에이의 효과에 대한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유럽연합과는 에프티에이 체결 뒤 무역수지 흑자폭이 줄었고, 미국과의 에프티에이도 발효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수출 증가세는 오히려 둔화됐다. 거대 경제권과의 에프티에이 체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서둘러 협상 개시를 선언한 것은 유감이다.
더욱이 한-중 에프티에이가 체결되면 국내 농업은 괴멸 상태에 빠지게 될 게 뻔하다. 국산 곡물류나 과일·채소류의 값이 중국보다 5~7배나 비싼 상태에서 중국산이 밀려들어올 경우 국내 농업 기반은 와해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민감품목으로 지정해 관세 감축기간 연장 등의 보호장치를 마련한다고 해도 농업 파탄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어쭙잖은 피해대책 몇 개 내놓고 농심을 달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런데도 정부가 농민들과 충분한 대화 없이 한-중 에프티에이 체결을 밀어붙이려 해선 안 된다.
협상 개시를 선언했더라도, 구체적인 협상은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이 기간에 협정 체결로 직간접 피해를 보게 되는 국내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한-미, 한-유럽연합 에프티에이 체결 과정에서는 국내 업계의 실태와 요구가 제대로 반영됐다고 볼 수 없다.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국내 업계의 이익을 최대한 관철할 수 있도록 철저하고 꼼꼼하게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실질적인 협상은 다음 정부에서 하는 게 낫다고 본다.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이명박 정부에서 협상이 시작될 경우, 내년에 들어설 새 정부의 정책과 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이 정부는 온갖 비리사건에 휘말려 국민 신망을 잃은 지 오래다. 국민 신뢰를 잃은 정부가 추진하는 협상은 동력을 받기도 어렵다.

2012년 2월 29일 수요일

한미FTA 발효시킨 미국법의 진실은 무엇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9일자 기사 '한미FTA 발효시킨 미국법의 진실은 무엇인가?'를 퍼왔습니다.
[송기호 칼럼] 발효 문서의 즉시 공개를 요구한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법에 어긋나면 무효로 한다고 규정한 미국법을 미국이 고치기로 약속했는지 아닌지를 국민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한미 FTA를 위반하더라도 그 위반을 이유로 미국 정부를 미국 법원에 법적으로 제소할 없게 한 미국법을 미국이 없애기로 다짐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대신 일방적으로 이른바 '3월 15일 발효'를 발표했다. 왜 한미 FTA는 작년 11월 기습 날치기에 한나라당이 명분으로 내세운 1월 발효가 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그 발효 또한 미국법에 따라 되기 때문이다. 한미 FTA는 2006년의 노무현 정부의 협상 시작부터 철저히 미국법에 따라 진행되었다. 기억하는가? 노무현 정부의 통상 관료들이 미국 통상법이 정한 시한에 맞추어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외치던 소리를.

이제 다시 한미 FTA는 마지막 발효 순간까지 미국법이 정한 틀에 집어넣어졌다.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은 발효 조건(conditions for entry into force)을 정했다.(101조 (b)항)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협정 발효일에 시행될 협정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결정(determines)하는 때에, 미국 대통령은 협정이 미국에 관하여 시행된다는 점을 규정한 서한을 한국 정부와 교환할 권한이 있다."

바로 이 법 때문이다. 한미 FTA가 3월 15일 발효되는 까닭은 미국이 한국이 한국법을 한미 FTA에 맞게 고쳤는지를 검사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이 한국이 다 고쳤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미국은 발효 전에 미국법을 고칠 필요가 없다. 왜? 미국법에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발효 후 1년 안에 고치면 된다.(103조) 그러기에 숙제 검사는 한국만 받은 것이다. 한국이 미국에게 물었다는 질문은 공허한 것이다.

미국은 한국에 TPP 참가를 요구했을 것

나는 알고 싶다. 미국이 한국을 대상으로 숙제 검사를 하면서 어떤 조건을 달았는지. 나는 미국이 한국에게 참으로 많은 요구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은 한국에게 한미 FTA 발효의 조건으로 미국 일본을 아우르는 환태평양 TPP의 참가를 요구했을 것이다. 한국에게 미국산 쇠고기 30개월령 수입 금지 중단을 요구했을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 약값 결정의 실질적인 민영화를 요구했을 것이다. 미국산 쌀 수입 확대를 요구했을 것이다. 나는 이에 대한 한국의 답이 궁금하다.

반면 한국은 미국을 대상으로 무엇을 검사하였을까? 미국 정부에 대해선 한미 FTA 위반으로 법적으로 제소할 수 없도록 한 미국법을 고쳐라고 요구하였을까? 만일 그랬다면 이에 대한 미국의 대답은 무엇이었나? 미국법에 어긋나는 한미 FTA는 무효라는 미국법을 개정하라고는 요구했나?

발효 문서 3년간 비공개를 미국과 합의했다

외교통상부는 어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보낸 공문에서 "한미 양국정부간에 한미 FTA 발효 관련 협의내용을 협정 발효 후 3년간 대외 비공개하기로 한 합의에 의거" 발효 협의 문서를 비공개한다고 통지했다. (문서번호 FTA이행과-20120228)

누가 외교통상부에게 이런 비밀 합의를 할 권한을 주었는가? 왜 국민은 발효 관련 내용조차 알 수 없단 말인가?

아무리 한미 FTA 번역 오류 목록을 공개하라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조차 불복하고 항소하는 외교통상부이지만 발효 문서조차 3년간 비밀로 하기로 미국과 합의할 수 있는가?

노무현 정부 때의 외교통상부는 협상 전략이 노출된다는 이유로 협상 관련 문서를 발효 후 3년 간 공개하지 않기로 미국과 합의를 했다. 그러더니 이명박 정부 때의 외교통상부는 발효 문서조차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다. 이처럼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외교통상부는 같다.

한미 FTA는 영구 조약인가?

미국법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한미 FTA의 본질은 노무현 정부 때나 이명박 정부 때나 다르지 않다. 그것은 재산권을 절대시하는 미국 제도의 이식이다. 그리고 미국 기업이 미국에 있든지 외국에 있든지 동일한 미국법 체계의 보호를 미국 기업에게 제공하는 세계적 헌법이다.

이 틀이 한국 국민에게 맞지 않을 경우 한국 국민은 이를 폐기할 권한이 있다. 한국은 재산권을 절대시하지 않는다. 한국 헌법은 경제 민주화 조항을 가지고 있다. 한국이 영구적으로 한미 FTA에 갇혀야 할 이유는 없다. 한국은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나캐나다가 아니다.

한중 FTA와 한호 FTA

한국이 한미 FTA의 틀에 갇혀 있는 한, 한국이 아무리 한중 FTA에서 한국 농업 부분을 보호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미국 농업의 한국 시장 독점 보장을 의미한다. 한국이 한미 FTA에 갇혀 호주에 대해 투자자 국가 중재 제도(ISD)를 요구하는 현실은 자신의 가치와모델을 자신에게 찾지 않는 한국의 한계이다.

발효 문서의 즉시 공개를 요구한다

한미 FTA를 찬성하는 사람도 국민이고 반대하는 사람도 국민이다. 국민이 제대로 결정하려면 내용을 알아야 한다. 외교통상부에 발효 협의 문서의 즉시 공개를 요구한다. 선진 통상 국가의 외교통상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송기호 변호사

2012년 1월 12일 목요일

국책연구기관도 "한중 FTA가 한미 FTA 4배 피해" 우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2일자 기사 '국책연구기관도 "한중 FTA가 한미 FTA 4배 피해" 우려'를 퍼왔습니다.
MB식 밀어붙이기 통할까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되면 국내 농업이 입을 피해 규모가 한·미 FTA의 최대 5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따라서 중국과 FTA 협상을 할 때 관세에 민감한 농산물은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우선 협상 후 양허 문제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했다.

12일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은 한·중 FTA 체결에 따른 농업 피해가 한·미 FTA와 비교하면 2~5배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 FTA 체결로 농수산업 생산이 2005년보다 14.26%까지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쌀을 제외한 전 품목의 관세를 10년에 걸쳐 철폐하고 위생검역(SPS)을 통한 수입 차단도 점진적으로 없애는 등 극단적인 가정을 토대로 하면 2020년 기준 농업생산액은 약 20%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2005년 농업생산액이 16조8천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한해에 최대 3조3천600억원까지 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집계한 한·미 FTA에 따른 농업 피해액 8천150억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KIEP는 "한·중 FTA를 체결했을 때 국내 농업이 입는 피해는 한·미 FTA로 예상되는 충격규모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SERI)은 한·중 FTA 타결 시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104.8~209.2% 증가해 대중 수출 증가율(48.3~100%)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중 FTA를 체결하면서 농업 관세를 50% 인하는 경우를 가정한 결과다. 농산물 생산액은 1.2%, 수산물은 0.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전 품목에서 관세를 50% 감축하는 방향으로 한중 FTA를 체결하면 농업 부문에서 쌀 2조447억원 등 총 2조7천722억원의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 FTA에 따른 피해액의 3.4배 수준이다.

KREI 문한필 농업통상팀장은 "한·미 FTA로 농업부문 생산액이 15년간 3% 정도 감소할 것이다"고 추정했다.

중국은 농산물 생산 구조, 재배 품종이 거의 우리와 유사해서 한·중 FTA 효과는 한·미 FTA의 3~5배 정도 될 것으로 관측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최근 중국이 거리상 미국보다 훨씬 가까운 점과 중국 농산물 가격이 국내 농산물보다 크게 낮은 점 등을 근거로 한중 FTA가 한미 FTA보다 농업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협상을 1∼2개월 안에 게시할 수 있도록 국내 절차를 밟아나가기로 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FTA 논의가 급진전할 것으로 보여 농산물 피해 규모를 정확히 산정, 치밀한 대책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KREI 문 팀장은 "인삼은 관세율이 700%를 넘고 고추, 마늘, 무, 배추 등 양념채소류는 300%를 넘어 양허를 제외하거나 관세를 없애지 않고 낮추는 형태로 가야 한다"며 "한·미 FTA 대책에서 소외된 채소, 원예 부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LG경제연구원 김형주 연구위원은 "정부의 보완대책이 금융과 시설지원 등에 맞춰져 있는데 이보다는 젊은 층의 농촌 유입을 장려하는 등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연합 .

2012년 1월 11일 수요일

[사설] 한-중 FTA, 국내 의견수렴 절차가 먼저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10일자 사설 '[사설] 한-중 FTA, 국내 의견수렴 절차가 먼저다'를 퍼왔습니다.
중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엊그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협상 개시에 필요한 국내 절차에 곧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유럽연합(EU)이나 미국과의 협정 체결 과정에 비춰보면, 정부가 국내외 파급 영향을 엄밀하게 고려하지도 않고 또다시 졸속으로 협정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정부가 중국과 협정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교역규모는 유럽연합과 미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이런 중국과 협정을 맺어 교역 장벽을 낮추면 수출에 큰 활력이 된다. 외교안보적 차원에서도 중국과의 협정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나아가 ‘평화의 번영의 동북아공동체’를 구축하는 발판으로 협정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은 기대효과만큼이나 난관과 부작용이 클 수도 있다. 또 중국과의 협정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맺은 대외 통상조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급 영향이 크다. 특히 중국에 대한 농산품시장 추가개방은 유럽연합, 미국과의 협정만으로도 고사 위기에 놓인 국내 농업의 기반 자체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 이는 식량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진다.
중국과의 협상이 타결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3대 경제권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유일한 나라가 된다. 거대 경제권과의 동시다발적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이명박 정부의 통상전략이다. 동시에 이는 우리 경제와 사회를 대외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시키는 도박이기도 하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발발 이후 세계 각국이 대외 변수에 대한 방화벽 구축으로 국민경제의 안정을 추구하는 마당에 우리나라만 거꾸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거대 경제권과의 자유무역협정은 이익과 피해를 보는 부문과 계층을 뚜렷하게 갈리게 한다. 즉 부문·계층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게 협정이다. 따라서 상대국과의 협상 개시 이전에 국내 의견수렴과 이해조정 작업이 우선 필요하다. 법적인 정비도 되어 있다.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통상절차법이 그것이다. 대외 통상협상 과정에 국회의 감독과 개입 여지를 넓힌 통상절차법을 이번 한-중 자유무역협정 협상에 제대로 적용하는 것도 큰 과제다.

[사설]한·중 FTA 서두를 이유 없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10일자 사설 '[사설]한·중 FTA 서두를 이유 없다'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그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공식협상 개시에 필요한 국내 절차를 밟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이 사실상 한·중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셈이다. 정부는 FTA를 위한 양국의 공동연구가 상당기간 진행돼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중 FTA에 소극적이던 이명박 정부가 임기 1년도 안 남은 시점에서 협상 개시 쪽으로 방향을 튼 데 대해 관측이 무성하다.

한·중 FTA는 중국이 줄곧 우리 쪽에 협상을 재촉해온 사안이다. 그동안 중국의 관심은 FTA를 통한 경제적 이해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정치 질서를 둘러싼 대미국 견제에 더 쏠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만큼 한·중 FTA에 얽힌 외교안보적 이해는 복잡하고 크다. 정부가 얼마나 세밀한 전략적 구상 아래 협상 개시 결정을 내렸는지 의문이다. 김정일 사후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 확대와 중국의 역할 등을 의식해 FTA를 서두르는 측면이 있다면 자칫 일을 그르칠 공산이 크다. 미국·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한 첫 국가’라는 허울좋은 실적에 욕심부릴 일도 아니다.

농수축산물과 섬유 등 중소기업형 공산품 분야에 미칠 한·중 FTA의 경제적 파장은 미국·EU와의 FTA에 비해 훨씬 클 것으로 우려된다. 관세장벽이 사라질 경우 이들 산업의 피해는 가공할 수준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농축산업으로서는 미국·EU와의 FTA에 따른 피해도 가늠하기 힘든 마당에 쓰나미급 충격이 추가되는 셈이다. 우리와 지정학적 여건이 같은 산둥성 경지면적이 한국의 4.4배, 과일·채소 생산량은 9~10배다. 물리적 거리로 볼 때 제주산 농산물이 서울 가락동 시장에 출하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 될 수 있다. 농축수산업의 초토화가 우려되는 이유다. 한·중 FTA를 통한 중국의 내수시장 선점 효과 등은 대부분이 대기업 등 국제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되고 중소기업·농축수산업 등 취약분야는 기반이 더욱 약화될 것이 뻔하다. 계층 간·산업 간 양극화 확대를 가속화할 것이 불보듯하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더 심화하는 문제도 있다. 지금도 수출의 4분의 1, 수입의 5분의 1이 중국에 집중돼 중국 경기변화·물가상승 여파가 고스란히 한국에 전가되는 차이나리스크 우려가 점증하는 상황이다.

지금은 ‘경제영토 확장’이니 ‘시장 선점’이니 하는 막연한 ‘FTA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양극화 완화 등 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갖추는 데 더 집중해야 할 때다. 한·중 FTA를 급하게 서둘러서는 안되며 추진하더라도 공론화 과정을 충실히 밟아 국민적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 그래야 한·미 FTA에서와 같은 국민적 갈등과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졸속·불평등 협상으로 점철된 한·미 FTA를 교훈삼아 통상독주를 견제하는 법적 장치를 갖추는 일은 국회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