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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5일 일요일

“하느님 사랑과 이웃...


이글은 한겨레신문 종교전문 조현기자 블로그 휴심정 2012-11-20일자 기사 '“하느님 사랑과 이웃...'을 퍼왔습니다.

인도 캘커타의 빈민가에서 평생 이웃사랑을 실천한 마더 테레사 수녀. 지난 1988년 남아프리카를 방문해 한 보육원에서 아이를 안고 있다. 사진 <한겨레> 자료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마르 12,28~34).”

‘보수(保守)란 전통적 관습 안에 담겨있는 도덕과 윤리의 가치를 지키려는 신념과 태도’ 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도덕과 윤리를 인간의 도리로 여기고 중요한 가치로 삼고 보호하고 관습이나 전통으로 물려주려는 것이 보수주의 입니다.

도덕은 사물을 대하는 바른 마음입니다. 양심이고 내면의 법입니다. 도덕이 관계가 되면 윤리라고 합니다. 행위이고 태도입니다. 도덕은 인격이며 품성적 차원의 도(道)이고, 윤리는 공중(公衆)의 차원이며 공생의 도입니다.

밥을 굶고 있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혼자 배불리 먹는 것은 마음에 찔리게 되는데 그래서 조금만 먹자!로 판단함이 도덕적 행위입니다. 다음에 굶고 있는 사람에게 같이 먹자고 하거나 누룽지 한 조각이라도 나누는 것은 윤리입니다.

전철에 앉아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고 해서 죄가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의 도리가 아니고 그러면 못씁니다.

사람의 도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대한 존재를 공경하는 일입니다. 하늘과 조상과 위인의 삶을 기념하고 경신례와 지성과 예의를 갖추어야 합니다. 숭천경신(崇天敬神) 하는 것입니다.

두번째 도리는 인정(人情)입니다. 이웃과 사이좋음으로 지내고 특별히 약자에게 배려하는 것입니다. 경천애인(敬天愛人:하늘을 경외하고 사람을 사랑한다) 추식해의(推食解衣:밥을 내어주고 옷을 벗어준다) 하는 것입니다.

이런 도리를 예수님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하셨습니다. 사람의 도리를 전승받아 살고 가르쳐서 바른 성품을 만들고 관습을 따르게 하는 것이 가부장의 역할이고 사회적으로는 종교의 역할입니다.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도리라는 뜻입니다. “경천애인(敬天愛人)이다!” “하느님과 맘몬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 원수를 사랑하고 약자를 섬기라.”

초월적인 대상, 하늘을 숭상하고 공동체적 질서와 예의를 강조하는 이념에서는 개인의 자유는 절제의 대상입니다. 그래서 ‘교육’이란 개념은 ‘본능적 욕구에 대한 자기 절제의 능력을 가르치는 것’으로 정의됩니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 주변에 사람들이 있건 말건 상관 않고 애정 행위를 하는 것을 예의 없는 부당한 짓으로 단정합니다. 개인의 자유보다 관계적 삶의 절제, 이웃의 아픔에 배려하는 공동체적 의무를 강조하는 것을 인문학에서 말하는 보수(保守)의 가치입니다.

물질 숭배가 아닌 하느님 사랑, 이웃에 대한 무관심이 아닌 사랑의 실행을 강조하신 예수님은 보수주의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그 가르침을 유대교의 전통(레위기와 신명기)에서 끌어내시기 때문에 근본주의자로 볼 수도 있겠지요.

공동체 삶은 정직하고 생명과 자연의 섭리에 따르며 소유와 물질주의를 거절합니다. 모두를 사랑할 수 없다면 가까운 이웃을 가족으로 여기는 공동생활로 삽니다.

공동체는 현대에서 하느님의 법과 인간의 도리를 따라 사는 가장 원리적이고 도덕주의로 사는 삶이기 때문에 공동체는 근본주의이고 보수주의 삶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시대에 정치적 입장에서 공박하는 보수니 진보니 하는 것은 개념의 짝퉁에 불과합니다. 자본과 권력을 절대시 하면서 사상과 이념이 다른 이를 적대시하고 타종교와 교파를 박멸의 대상으로 삼는 자들은 종교적 계명으로도 인간의 도리로도 잘못된 것입니다. 보수주의란 개념의 변질과 오염, 이념의 짝퉁이 진짜 너무 심하고 너무 많습니다.

오늘 주일미사에 입촌선서를 한 최석봉 데시데리오 형제에게 건강과 평화의 공동생활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박기호 신부1991년부터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1998년 ‘소비주의 시대의 그리스도 따르기’를 위해 예수살이공동체를 만들어 실천적 예수운동을 전개했다. 소비주의 시대에 주체적 젊은이를 양성하기 위한 배동교육 실시했고, 5년 전 충북 단양 소백산 산위의 마을에서 일반 신자 가족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
이메일 : sanimal@catholic.or.kr      

2012년 11월 11일 일요일

‘원전 짝퉁 부품’ 대책도 ‘짝퉁’ 될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홍섭 기자 블로그 물바람숲 2012-11-07일자 기사 '‘원전 짝퉁 부품’ 대책도 ‘짝퉁’ 될라'를 퍼왔습니다.

품질검증서 위조 걸러내는 시스템 먹통, 안전 원천적 구멍
한수원, 단기간 표본조사만으로 문제 없다는 말만 되풀이

» ‘위조 부품’ 사용으로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면서 영광원전 3·4호기도 추가로 가동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부터 가동을 중단한 전남 영광군 홍농읍 영광원전 5·6호기의 모습. 영광/뉴시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운영하는 원전에 납품비리에 이어, 짝퉁 부품이 10여 년이 넘게 사용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원전 부품을 납품하는 8개 업체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해외 품질검증기관의 품질검증서 60건을 위조했고, 짝퉁 부품은 총 237개 품목, 7682개 제품, 8억2천만 원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짝퉁 부품은 고리, 월성, 울진, 영광 등 4개 원전본부에 모두 납품되었으나, 실제 사용된 원전은 영광 3,4,5,6, 울진 3호기 등 5곳이며, 원전별 비중은 영광 5,6호기가 98.4%, 영광 3,4호기 및 울진 3호기에 일부 사용되었다고 한다.

10년 넘게 지속 됐던 부품 품질검증서 위조가 자체시스템에 의해서 걸러진 게 아니라, 외부제보에서 시작되었다는 것도 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한수원 내부나 한국원자력기술원,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검증 시스템 어디에도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점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원전 안전에 원천적으로 구멍이 뚫린 것이다.

더욱 문제는 한수원과 지경부의 반복되는 태도다.

» 출처=한겨레신문

한수원은 이번에 문제가 된 미검증품이 고장 날 경우에도 방사능 누출과 같은 원전 사고의 위험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는 한수원의 자체조사가 샘플조사에 의한 결과라는 점이다. 해외 품질검증서를 전수조사할 경우 사태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결코 안전을 장담할 수 없음에도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수원이 발표한 보도자료에도 “금번 문제가 된 해외 검증기관 검증서 외 다른 해외검증기관에서 발급한 품질검증서에 대한 샘플조사 결과 추가적 위조 사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나, 앞으로 전체 해외 품질 검증서를 전수조사해 추가 위조 사례가 발견될 경우 즉각 검찰에 수사을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즉 표본 조사를 벌였을 뿐, 전수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짝퉁 부품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다.

영광 5,6호기의 경우 미검증품이 원전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철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고, 현재 충분한 부품이 확보되지 않아 부품 교체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교체작업을 하려면 발전 정지가 필요한 부품이 있는 점을 고려하여 가동을 정지할 계획이라고 하나, 영광 3,4호기 및 울진 3호기는 일부만 사용하고 있어 가동하면서 교체하겠다고 한다.

10년 동안 벌어진 일을 이렇게 단기간에 부분적인 조사 결과만으로 결론을 내는 것을 용감하다고 해야 하나.

어찌되었든 이로 인해 원전 2기의 장기간 정지는 불가피하다.  정부는 원전 중단에 따라 사상 유례없는 전력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초고강도 전력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하여 11월 중순경 조기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력수급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가동에 착수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원전 가동 중단으로 사상 유례가 없는 전력난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너무 많은 부분을 원전에 의존해 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책도 단기간의 전력수급 대처 문제로 미봉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에너지정책을 불안한 원전에 맡기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

원전은 사용후 핵연료 문제뿐만 아니라 수백만 개의 부품이 쓰이고 있고, 치명적인 사고는 인간이라는 변수까지 포함해서 언제든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원전에 의존할수록 문제는 복잡해지고, 그 충격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의 원전르네상스 정책이 위험한 발상인 것도 우리 사회를 점점 더 원전 의존형 국가로 만들고, 그 때문에 파생하는 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안전에 구멍이 뚫린 부분은 그것대로 해결해야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원전에서 벗어나는 에너지정책의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이번 짝퉁 부품 사건을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진정한 결론이다.

곽현/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우원식 의원실 보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