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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4일 일요일

유로위기 후폭풍에 치솟는 독일 부동산



이글은 이코노미인사이트(Economy Insight) 2013-02-01일자 제34호 기사 '유로위기 후폭풍에 치솟는 독일 부동산'을 퍼왔습니다.
Cover Story 부동산 거품 쓰나미 다시 덮치나- ① 폭등하는 독일 임대료


남유럽 자금 유입에 독일 집세 폭등… 핫머니로 홍콩·동남아도 주식·부동산 급등

유로위기의 후폭풍이 독일을 덮치고 있다. 남유럽 등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안전지대인 독일 부동산으로 몰려들면서 집값과 집세가 급등하고 있다. 그 덕분에 10여 년 동안 집 걱정 없이 살던 서민과 중산층이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경제위기로 풀린 자금이 부동산 거품을 만들고, 이 거품이 경제대국 독일의 안정된 사회 시스템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는 것이다. 홍콩·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도 '핫머니'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이 3차 양적완화를 실시한 이후 아시아 통화 강세와 자산가치 상승을 예상한 핫머니가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집값은 지난해 이미 20% 이상 올랐다. 필리핀도 페소화 강세 덕분에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중국도 경기 바닥 전망이 나오면서 부동산 투자 자금이 다시 입질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_편집자

유례없는 저금리와 남유럽 자금 유입으로 집세 폭등… 무리한 에너지 정책도 한몫

유럽의 경제대국 독일이 유례없는 주택난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위기로 인한 저금리와 남유럽 자금의 유입으로 집세가 치솟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의 무리한 에너지 전환 정책이 불을 붙였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리모델링을 한 집 주인들이 집세를 크게 올리고 있는 까닭이다. 총선을 앞둔 독일 정치권은 서로 주택 문제 해결을 외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호란트 크나우프 Horand Knaup, 알렉산더 노이바허 Alexander Neubacher,

안카트린 네치크 Ann-Kathrin Nezik (슈피겔) 기자

비행기에서 내리는 베를린의 부동산업자 야코포 민가치니의 고객들은 관광과 사업의 결합을 즐긴다. 민가치니의 직원들은 이탈리아의 밀라노나 피렌체에서 온 고객들에게 일단 베를린의 명소를 구경시킨 뒤 그들을 그리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베를린 중심부와 가까이 위치한 베딩 지역으로 데리고 갔다.
매물 관람 일정은 빡빡하게 짜여 있다. 구매 의사가 충만한 이 고객들에게 민가치니의 직원들은 하루에 5채까지 집을 보여줄 때도 있다. 거래는 이탈리아어로 이뤄진다. 민가치니의 부동산 회사가 지난해 중개한 1200여 채의 집 중에서 150채는 자신들이 저축한 돈을 유럽 경제위기에서 안전한 독일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이탈리아인들이 사들였다. "그들은 평방미터당 5유로에 세를 내준 집을 다른 세입자에게 다시 세를 놓을 경우 훨씬 많은 집세를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민가치니는 말했다.
유로화 위기 속에서 이탈리아의 중산층들이 찾아낸 자구책이 지금 독일의 수도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베를린의 주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서부 베를린은 2007년 이후 임대료가 20%가량 폭등했다. 이런 현상은 도시의 부동산 붐 중심지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번화가가 아닌 외곽 지역에서조차 서민들이 집세를 낼 수 없을 지경이다. 지금 함부르크·뮌헨·베를린·프랑크푸르트·뒤셀도르프·쾰른 같은 대도시에서 새로 집을 구하는 사람은 그가 지금까지 살았던 집과 비슷한 크기와 수준의 집을 얻으려면 집세를 최소한 25% 더 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직장이나 학업 문제로 다른 도시로 이사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유동성? 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자녀 소망? 점점 힘들어진다. 독일세입자협회는 현재 전국적으로 약 25만 채의 주택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최근 발표한 주택 경제 보고서에서 "주택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도시와 지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집세 쇼크'와의 싸움이 심각한 정치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떤 정당도 총선이 있는 올해 집을 찾아헤매는 이들의 걱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세입자기 때문이다. 다행히 자기 집을 가진 사람들도 가족이나 친지를 통해 뻔뻔스러운 중개인과 낡은 시설에 비해 너무 비싼 집세를 요구하는 임대인들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

페터 람자워 건설교통도시계획부 장관(왼쪽 사진 왼쪽)이 대학생 주거난 해결을 위해 숙박용 여객선을 도시에 정박시키겠다는 선거 공약을 발표했으나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집세가 크게 오르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강가의 고급 콘도미니엄들. DIETMAR GILJOHANN CC BY SA

다른 도시 이사하려면 집세 25% 더 내야

여당과 야당은 이미 오래전부터 경쟁적으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연방 건설교통도시계획부 장관 페터 람자워(기독사회연합·CSU)는 지난 몇 년간 신축하지 않은 공공 학생 기숙사의 대안으로 대학 도시에 숙박용 여객선을 정박시킨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사회민주당(SPD)의 총리 후보자 페어 슈타인브뤼크는 '주택과 도시 개발을 위한 국가 실천 계획'을 발표하고 공공 임대주택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주장했다. 녹색당은 중개인 수수료를 임차인이 아닌 임대인이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토지 소유자에 친화적인 자유민주당(FDP)조차 성탄 휴가 직전 의회에서 과도한 집세 상승을 방지하는 법에 찬성했다.
각 정당은 유권자들에게 닥쳐온 위험을 알아채고 그에 대비했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갑자기 자신의 심장이 세입자를 위해 뛰고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는 것은 사실 많은 부분 위선에 불과하다. 정치인들이야말로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에 상당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임대주택 시장 가격 상승의 주범은 모든 측면에서 바로 국가다.
현재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낮췄기 때문에 건축 비용은 그 어느 때보다 저렴하다. 동시에 남유럽의 도피 자산이 독일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고, 독일의 세입자들에게 그들도 유로화 위기로 인해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쓰디쓴 진실을 알려준다.
다수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너무 적은 토지 공급과 느린 사무 처리로 토지 가격과 개발 비용을 상승시킨다. 그리고 대부분의 연방주에서 공공주택 건설 정책은 축소된 반면 부동산 양도세는 올랐다. 예를 들어 바덴뷔르템베르크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는 최근 3.5%에서 5%로 양도세가 올랐다.
하지만 주거 비용을 상승시키는 일차적 원인은 연방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다.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연방정부는 열펌프, 지열 시스템, 3중 단열창 설치를 장려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는 단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소유자가 월세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임대 계약을 새로 맺을 때만 월세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세입자가 있을 때는 3년에 최대 20%까지 월세를 올릴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에너지 효율을 놀이기 위해 리모델링했을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이 경우는 임대인이 월세를 올리는 것에 대한 국가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좋은 목적으로 주택이 수리됐기 때문이다.
주택 소유주는 집수리 비용을 연간 11%까지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자신이 소유한 임대 건물에 2만유로의 비용을 들여 단열 공사를 한 경우 한 달 월세를 최대 183유로까지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임차인이 내야 하는 난방비를 계산해보면 절약되는 금액은 많지 않다. 이에 더해 연방정부는 집수리가 기후보호 명목으로 이뤄질 경우 세입자는 몇개월에 걸쳐 발생하는 수리로 인한 소음에 대해서도 항의할 수 없도록 최근 발표한 임대법 수정안에 다시 한번 명시했다.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체감한 사람이 슈투트가르트에 살고 있는 은퇴한 노부인 우르줄라 팔크다. 그녀는 30년 동안 할슐라크에 있는 8층짜리 정사각형 콘크리트 건물에서 살았다. 그녀의 자녀들과 손주들이 이곳에서 자랐다.

집세 상승 부추기는 에너지 전환 정책

최근 이 지역 집들에 열 보호를 위한 외부 마감 공사가 이뤄졌다. 최신 에너지 표준에 적합한 플라스틱 창문으로 교체하는 것인데 이 공사가 세입자들에게 걱정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임대인인 슈투트가르트 주택 및 도시 건설 회사가 수리 비용을 월세에 반영하려 하기 때문이다. 다른 120명의 임차인들과 마찬가지로 팔크 부인은 얼마 전 임대인의 편지를 받았다. 수리 뒤 월세를 475유로에서 770유로로 60% 이상 올리겠다는 내용이었다. 지금은 월세 상승폭을 낮추겠다고 주택회사가 한발 물러섰지만 월세 상승폭이 40%만 된다 하더라도 그녀 혼자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손주들이 도와주거나 아니면 이 집에서 나가 그녀가 낼 수 있는 금액에 맞춰 새로 집을 구해야 한다. 물론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슈투트가르트의 신규 임대 계약 월세는 지난 5년간 약 20% 상승했다.
오래된 건물을 최신 에너지 공학의 기준에 맞게 수리하는 일은 대부분 베를린 공항이나 엘브필하모니 같은 실패한 공공 건설 사례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비용이 든다. 최근 연방 환경청이 이를 제대로 경험했다. 연방 환경청은 엄격한 환경 및 에너지 절약 표준에 맞춰 건설된 데사우의 한 건물에 입주해 있다. 기존 난방장치 대신 지열교환기를 설치하고, 여름에는 에어컨 대신 태양열로 작동하는 냉방 기구가 더위를 식힐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적용하고 유지·보수하는 데 드는 비용이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에 따라 건물 관리비가 다른 연방 관청 건물보다 50%가량 더 든다고 최근 연방 감사원은 지적했다. 국가기관에 드는 비용은 납세자들에게 부담시키면 되지만 보통의 세입자들은 일방적으로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빠르게 추진할수록 주거 비용도 가파르게 상승한다.
주거 비용 상승의 원인은 새로운 환경 정책뿐만이 아니다. 바덴뷔르템베르크의 사회당-녹색당 연합 지방정부는 지난해 12월 초 지역 건설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까지 자전거 주차장 수요가 증가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은 지역에도 앞으로 더 많은 자전거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건축 규제의 범위는 점점 더 확대되지만 연방주들이 공공주택에 투자하는 예산은 줄어들고 있다. 2006년부터 주정부는 지자체와 함께 공공주택 건설을 책임지고 있다. 연방정부는 매년 5억유로의 보조금을 교부하지만 그 사용처에 대해 간섭해서는 안 된다. 보조금을 받은 지자체들은 지난 수년간 공공주택 건설에 거의 투자하지 않고 다른 목적으로 이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베를린은 매년 3200만유로의 보조금을 받지만 그 돈으로 저렴한 공공주택을 신축하는 대신 일차적으로 과거의 부채를 갚았다. 결국 독일의 공공주택 수는 지난 10년간 약 260만 채에서 160만 채로 줄어들었다. 그와 동시에 지자체 주택건설조합은 친환경 리모델링으로 세입자들에게 월세 증가를 강요하는 데는 아주 열심이다.

갈수록 줄어드는 서민용 공공주택

정계는 너무 오랫동안 주택 부족 문제가 이미 해결된 과거의 문제라고 믿었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인구는 더 늘지 않는 상황에서 '왜 주거 공간 부족 문제를 생각해야 한단 말인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오히려 비어 있는 낡은 아파트 건물과 버려진 마을을 철거하는 일이 더 필요해 보였다. 실제로 소수의 부동산 붐 지역을 제외하면 오랜 기간 독일의 임대료는 다른 생활 비용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독일의 전체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대도시로 이주하는 사람들의 수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게다가 1인 가구가 증가해 가구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집과 직장이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2주택이 필요한 경우도 많고, 사람들은 이사할 때마다 더 큰 집을 원한다. 오늘날 독일의 일반 시민들에게 필요한 평균 생활 공간은 43m²인데 이는 20년 전보다 8m² 증가한 것이다.
그럼에도 지자체는 이런 상황에 너무 느리게 반응하고 있다. 과거 건설부의 과장이었고 현재 부동산 컨설팅 연구소 엠프리카의 대표이사인 울리히 파이퍼는 "지자체장들이 건축 부지를 끌어안은 채 과도하게 비싼 가격으로 투자자들에게 내놓는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주택 건설 허가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1995년에 63만9천여 건이던 허가 건수가 마지막으로 조사된 연도인 2011년에는 22만8천여 건으로 줄었다. 파이퍼는 여기에 더해 지자체가 불필요하고 많은 비용이 드는 조건을 부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이 결국 집세 상승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독일 연방의원들이 올가을 재선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주택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의원들이 올해 예산안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AP

하지만 정치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 문제를 담당하는 연방 건설부 장관 페터 람자워의 숙박용 여객선과 학생 기숙사 발안은 정치권이 아무런 대책을 찾지 못한다는 증거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런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보다 더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한 것은 '국가가 집세 상승률을 제한하라'는 지자체 의원들과 세입자 대표들의 제안이다. 그런 극단적인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문제는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발생하는 리스크와 부작용이 이미 병든 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독일 세입자협회는 새로운 임대 계약에서 월세를 주변 시세에 비해 최대 10%까지만 올릴 수 있게 법으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견은 일단 크게 반대할 만한 부분이 없다. 주택 수요가 저리 대출과 남유럽의 도피 자산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증가한 지금 같은 시기에는 국가가 부동산 거품이 생성되지 않게 방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문제는 이런 정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하느냐다. 세입자협회가 요구하는 대로 정부가 전국적으로 가격 상승률의 한계를 정하면 투자자들은 실제로 주택이 필요한 서민 지역에 대한 투자를 기피할 것이다. 만일 부동산 붐 지역만 상승률을 제한한다면 정부가 어떤 도시의 집세 상승률이 너무 높고 어떤 도시의 집세 상승률이 아직 적절한 수준인지 판단해야 한다. 지난 경험에 비춰보면 이런 평가를 정부기관이 정확히 내린 경우는 드물었다.
일명 호화 리모델링을 금지하는 베를린 판코프 지역의 정부 계획 역시 효과가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1월부터 이 지역에서는 욕실을 2개 만들거나 바닥 난방을 설치하는 것이 금지됐다. 당국은 이 조치로 임대업자들이 리모델링 뒤 집세를 많이 올려 받는 것을 방지하려 한다.
발의의 의도는 나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정말로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지 의심한다. 자녀가 여럿 있는 가정은 2개의 욕실을 그리 호화로운 사치라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 반면 투기꾼들은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에 백금으로 도금된 설비를 설치해 값을 올릴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은 토지소유자협회의 임원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대부분 효용성이 없다고 여긴다.

부동산 투기 막고 주택 공급 늘려야

1960∼70년대 스타일의 공공 임대주택 건설을 재개하자는 페어 슈타인브뤼크의 제안에 동의하는 도시 개발자 역시 많지 않다. 이들은 당시 정부가 건설한 임대주택이 복지급여 수령자들의 밀집 지역(빈민가)으로 전락한 사실을 잘 기억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과거 방식의 공공주택 건설은 SPD의 선거 캠페인 프로그램에 더 이상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계획은 전 건설교통부 장관 아힘 그로스만이 당총재 지그마어 가브리엘의 지시로 소수의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것이다. 대도시 재개발 구역에서 고급주택과 공공주택을 섞어서 짓는 소셜 믹스를 강화하고 서민들로 구성된 주택조합에 혜택을 주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한 SPD는 개인의 주택 건축 지원 조건을 완화하고, 주거 공간을 휴가용 콘도나 사무실로 변경하는 것을 강하게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조치로 주택 몇 채를 더 건설할 수는 있겠지만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강제할 수는 없다. 이를 위해서는 이 비상사태를 야기한 정치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집세 상승을 막으려면 연방주와 지자체가 다시 더 많은 예산을 주택 건설에 투자하고, 건설 규정을 단순화하고, 주거 면적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 함부르크 시장 올라프 숄츠는 "수량이 결정적인 요소다. 다른 만병통치약을 믿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 외에 에너지 전환 목표를 경제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한계에 맞춰 정하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다. 건축주나 세입자들 대부분이 생각하지도 않은 전체 수리를 하는 대신 창문과 출입문에 단열 공사를 한다면 훨씬 환경에 이로울 것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부동산 투기 방지다. 전문가들은 이미 상당수의 독일 대도시가 부동산 투기 붐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본다. 이는 정치권이 유로화 위기를 끝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과제다. 그때까지는 베를린의 부동산업자와 그들의 남유럽 출신 고객들이 즐겁게도 집세가 계속 오를 것이다.

ⓒ Der Spiegel 2013년 1호 Ein Herz für Mieter 번역 황수경 위원

2013년 2월 13일 수요일

박근혜, MB의 '녹색 삽질'도 따라하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3-02-13일자 기사 '박근혜, MB의 '녹색 삽질'도 따라하나?'를 퍼왔습니다.
[인수위원회로 본 박근혜 정부·②] 기후 변화·에너지 정책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25일)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박근혜 정부가 어떤 모습일지 그 윤곽을 그리는 일은 쉽지 않다. 이런 오리무중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단순히 차기 정부를 준비하는 실무적인 역할로 여기는 듯하다.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더 큰 역할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철학과 국정 운영 방향을 시민과 교감하는 일종의 소통 창구다. 시민들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참여 인사, 활동 내용 그리고 그 결과를 보면서 앞으로 5년간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활동할지 그림을 그리고, 필요하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

(프레시안)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공동으로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을 비판적으로 점검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두 번째 글에서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기후 변화·에너지 정책을 비교해봄으로써 박근혜 정부의 기후 변화·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예측해 본다. (편집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활동 결과로 발표될 국정 과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국무총리 지명자의 낙마, 정부 조직 개편의 향방 등 인수위원회와 관련한 쟁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새 정부의 국정 과제를 둘러싼 사회적 공론 과정은 매우 왜소한 느낌이다.

에너지·기후 분야 국정 과제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위상을 낮추고, 청와대 경호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시킨다는 박정희 시대를 연상케 하는 보도를 접하고, "국민 안전보다 대통령의 안전 먼저"라는 탄식이 나왔다.

이 글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비교 분석해 새 정부의 에너지·기후 정책의 윤곽을 평가함으로써,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 설계 과정에서 고려할 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명박 정부, 권위주의적 개발 국가

이명박 정부는 이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계승·확대하고, 산업과 연계한 정책으로 에너지·기후 분야를 국정 핵심 과제로 강력하게 추진했다.

이명박 정부의 에너지·기후 정책은 ①핵 발전 확대 정책의 강화 ②주변화된 에너지 저감·효율화 및 수요 관리 정책 답보 상태인 재생 가능 에너지 보급 정책 에너지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해외 자원 개발 확대 기후 변화 대응 정부 체계는 진전과 실질 감축 미지수 지속적인 발전 사업의 민영화 추진 등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선거 공약과 인수위원회 결과로 나온 국정 과제, 그리고 초기 정부 제출 법안의 연관성 분석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에너지·기후 정책 형성과 집행 과정을 분석할 수 있다. 먼저, 공약과 인수위원회 국정 과제에 모두 포함된 의제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 육성 신성장 동력 발굴 에너지 절약과 자원 확보 온실 기체 저감 환경 산업 수출 전략 산업화 등이었다.

앞의 세 의제는 초기 법안까지 연결됐는데, 이는 이명박 정부가 에너지·기후 분야를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인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 온실 기체 저감과 환경 산업 수출 전략 산업화 등은 이후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의 기본 골격을 이뤘다는 점에서 일정한 제도화가 진척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둘째, 공약에는 있었지만, 인수위원회와 법안 제출로 연결되지 않은 의제는 에너지 가격 10퍼센트 인하 정책을 들 수 있다. 박근혜 정부도 저소득층 에너지 가격 20퍼센트 인하를 공약했는데, 이는 공급 중심의 에너지 복지 정책으로 수요 관리와 기후 변화 대응과 충돌할 뿐만 아니라, 정책이 성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셋째, 공약에는 없었지만 인수위원회 단계에서 포함된 의제로는 해외 건설·플랜트 진출 확대 정책 동북아 신협력 체제 구축 원자력 및 전력 산업 수출 산업화 등인데, 첫 번째 정책은 석유 및 석유 대체 연료 사업법 개정으로 제도화까지 진척했다. 이는 당선인의 의지, 즉 에너지 산업의 해외 진출이라는 맥락의 연장선상에 있고, 자본 친화적인 정부 정책 기조의 한 방증으로 평가할 수 있다.

넷째, 공약과 인수위원회에서는 거론되지 않다가, 정권 초기에 제출된 에너지·기후 분야 법안으로는 방사성폐기물관리법을 꼽을 수 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을 설립하고,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방사성폐기물 관리와 관련해서는 이전 정부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돼 온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정부·관료의 주도로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섯째, 에너지 복지, 지역 에너지, 에너지 세제, 에너지 저감·효율화 정책은 공약, 인수위원회, 초기 법안에서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전 노무현 정부와 마찬가지로 에너지 정책의 프레임을 바꾸는 핵심 정책 의제는 공약과 인수위원회 그리고 초기 법제화 의제에서 제외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기후 분야 정책은 이명박근혜?


박근혜 당선인의 에너지·기후 분야 공약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나마 차별성 있는 것은 핵발전소 안전 정책과 남북 재생 가능 에너지 협력 정도인데, 그 실현 가능성도 지켜볼 일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에너지·기후 공약을 구체적으로 보면, 환경과 개발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정책 기조로 ①깨끗한 환경 ②에너지 자립 강화, ③생태 친화적 국토 관리를 제시했다. 또 세부 공약으로 ①노후 핵발전소 안전 정책 ②신재생 에너지 보급 국가 목표수립 ③온실 기체의 목표 관리제와 배출권 거래제의 재구성 ④남북 재생 가능 에너지공동체 구축 시작 ⑤에너지 빈곤 없는 따뜻한 에너지 복지 실현 등 7개 분야, 16대 약속, 10개의 실천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박근혜 당선인은 "안전 우선주의에 입각한 원전 이용"을 공약했다. 당선인은 핵발전소 안전을 강조했지만, 이율배반적으로 새 정부 원자력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인수위원회 교육과학기술 분과 위원을 카이스트(KAIST) 원자력공학과 장순홍 교수에 맡긴 것을 보면 노후 원전 폐쇄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과의 약속을 소중히 생각한다는 당선인은 최소한 "원전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하여 원전 관리 비리 재발 방지"하고, "노후 원전의 연장 운전 허가를 엄격히 제한하고 고리1호기, 월성1호기 원전의 폐기도 유럽연합(EU) 방식의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공약을 지켜야 할 것이다.

둘째,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당선인도 민간 발전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에서는 민간 발전 사업자 확대가 경쟁 시장 체제 구축을 넘어 전력 부문의 전반적인 민영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는 에너지는 사회 공공재로 봐야 하고 따라서 국가가 관리 책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대기업들의 발전 사업 참여가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비판이 높다. 왜냐하면, 민간 발전소 용량이 확대되면 SMP 제도로 인해 이들에게 보존해 줘야 할 한국전력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가뜩이나 재정 적자가 심각한 한국전력은 당연히 그 만큼을 전기 요금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셋째, "이용 가능한 신·재생 에너지 자원 지도를 재작성하고, 신·재생 에너지 보급 국가 목표 및 달성 전략 수립"하고 "스마트그리드, 전력 저장 시스템의 확산 등 신·재생 에너지 보급 촉진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공약했다. 그러나 박근혜 당선인과 같은 새누리당이 다수인 19대 국회는 2013년도 정부 예산으로 신·재생 에너지 정책 및 보급 부문에 5792억 원, 연구 개발(R&D) 부문에 2720억 원 등 총 8511억6900만 원을 책정해 2012년도 9982억4000만 원에 비해 1471억 원(14.7퍼센트)이나 감소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경제 규모와 탄소 배출량에 비해 신·재생 에너지 보급 국가 목표가 낮다는 비판을 고려해 목표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재생 에너지 확대에 기여해 온 발전차액지원제도(FIT)는 하루빨리 재도입 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박근혜 당선인은 에너지 복지 관련 대선 공약으로 영세 화물업체에 대한 유가 보조금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준으로 증액하고 고유가 시대 화물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여 현행 지급되고 있는 유류세액 인상분에 추가적으로 유가 보조금 확대 지급 등을 제시했다. 이는 석유 생산 정점(Peak Oil)과 고유가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 즉 탈석유 교통 정책 전환 등 구조적 접근 없이 포퓰리즘 공약으로 일관해, 이후 에너지 가격 및 세제 개편 논의에 부담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다섯째, 박근혜 당선인은 "남북 환경 공동체 구현"을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개성공단에 재생 에너지 단지를 구축하여 재생 에너지원 확보 및 남북 에너지 공동체 구축을 시작"하겠다 공약했다. 이는 북한의 심각한 에너지 상황과 이명박 정부 들어 급속도로 경색된 남북 관계를 고려할 때 환영할 만한 공약이다. 남북 경제 협력의 활성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의 측면 외에도 한반도 녹색 에너지 시장의 창출을 통해 남한의 재생 가능 에너지 산업의 확장과 북한의 에너지 빈곤 해소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측에서 송전하고 있는 개성공단의 전기를 북한 내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로 자립하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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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2012년 11월 11일 일요일

‘원전 짝퉁 부품’ 대책도 ‘짝퉁’ 될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홍섭 기자 블로그 물바람숲 2012-11-07일자 기사 '‘원전 짝퉁 부품’ 대책도 ‘짝퉁’ 될라'를 퍼왔습니다.

품질검증서 위조 걸러내는 시스템 먹통, 안전 원천적 구멍
한수원, 단기간 표본조사만으로 문제 없다는 말만 되풀이

» ‘위조 부품’ 사용으로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면서 영광원전 3·4호기도 추가로 가동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부터 가동을 중단한 전남 영광군 홍농읍 영광원전 5·6호기의 모습. 영광/뉴시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운영하는 원전에 납품비리에 이어, 짝퉁 부품이 10여 년이 넘게 사용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원전 부품을 납품하는 8개 업체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해외 품질검증기관의 품질검증서 60건을 위조했고, 짝퉁 부품은 총 237개 품목, 7682개 제품, 8억2천만 원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짝퉁 부품은 고리, 월성, 울진, 영광 등 4개 원전본부에 모두 납품되었으나, 실제 사용된 원전은 영광 3,4,5,6, 울진 3호기 등 5곳이며, 원전별 비중은 영광 5,6호기가 98.4%, 영광 3,4호기 및 울진 3호기에 일부 사용되었다고 한다.

10년 넘게 지속 됐던 부품 품질검증서 위조가 자체시스템에 의해서 걸러진 게 아니라, 외부제보에서 시작되었다는 것도 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한수원 내부나 한국원자력기술원,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검증 시스템 어디에도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점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원전 안전에 원천적으로 구멍이 뚫린 것이다.

더욱 문제는 한수원과 지경부의 반복되는 태도다.

» 출처=한겨레신문

한수원은 이번에 문제가 된 미검증품이 고장 날 경우에도 방사능 누출과 같은 원전 사고의 위험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는 한수원의 자체조사가 샘플조사에 의한 결과라는 점이다. 해외 품질검증서를 전수조사할 경우 사태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결코 안전을 장담할 수 없음에도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수원이 발표한 보도자료에도 “금번 문제가 된 해외 검증기관 검증서 외 다른 해외검증기관에서 발급한 품질검증서에 대한 샘플조사 결과 추가적 위조 사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나, 앞으로 전체 해외 품질 검증서를 전수조사해 추가 위조 사례가 발견될 경우 즉각 검찰에 수사을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즉 표본 조사를 벌였을 뿐, 전수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짝퉁 부품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다.

영광 5,6호기의 경우 미검증품이 원전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철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고, 현재 충분한 부품이 확보되지 않아 부품 교체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교체작업을 하려면 발전 정지가 필요한 부품이 있는 점을 고려하여 가동을 정지할 계획이라고 하나, 영광 3,4호기 및 울진 3호기는 일부만 사용하고 있어 가동하면서 교체하겠다고 한다.

10년 동안 벌어진 일을 이렇게 단기간에 부분적인 조사 결과만으로 결론을 내는 것을 용감하다고 해야 하나.

어찌되었든 이로 인해 원전 2기의 장기간 정지는 불가피하다.  정부는 원전 중단에 따라 사상 유례없는 전력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초고강도 전력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하여 11월 중순경 조기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력수급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가동에 착수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원전 가동 중단으로 사상 유례가 없는 전력난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너무 많은 부분을 원전에 의존해 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책도 단기간의 전력수급 대처 문제로 미봉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에너지정책을 불안한 원전에 맡기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

원전은 사용후 핵연료 문제뿐만 아니라 수백만 개의 부품이 쓰이고 있고, 치명적인 사고는 인간이라는 변수까지 포함해서 언제든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원전에 의존할수록 문제는 복잡해지고, 그 충격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의 원전르네상스 정책이 위험한 발상인 것도 우리 사회를 점점 더 원전 의존형 국가로 만들고, 그 때문에 파생하는 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안전에 구멍이 뚫린 부분은 그것대로 해결해야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원전에서 벗어나는 에너지정책의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이번 짝퉁 부품 사건을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진정한 결론이다.

곽현/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우원식 의원실 보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