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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5일 토요일

정치가 절망인 이유


이글은 진실의길 2013-05-25일자 기사 '정치가 절망인 이유'를 퍼왔습니다.
[현장] 강정마을에서 만난 암울한 그림자

제주도가 하와이에 이어 또 다른 미국의 부속도서인가

틈만 생기면 가 보고 싶었던 제주도도 왠지 가 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 건 제주도가 미국과 중국의 패권싸움의 전쟁터로 여겨진 탓이다. 제주도는 분명 대한민국 영토지만 주권을 행사하는 쪽은 미국이나 다름없었다. 친일·친미에 찌든 사람들이 제주도민의 뜻을 무시한 채 강정마을 구럼비를 폭파하면서 생긴 불협화음이 그 원인.
제주도민(유권자)의 94%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가 밀어붙인 천혜의 자연파괴 사업. 4대강사업에 이은 국토파괴 현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정치판은 4대강사업 폐해와 제주해군기지 건설 명목으로 진행된 구럼비 파괴 공사현장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이미 지난 정권의 일이라서 다 용서가 됐다는 말일까. 아니면 여야정치인들이 토건사업에 모조리 연루돼 어찌해 볼 수 없다는 말일까.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100일이 넘었지만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지지 대신 미국의 힘을 등에 업고자 방미한 게 탈이 난 것. 독재자의 딸이 미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스스로 민주국가로 자임하고 있는 미국이 두 독재자를 어떻게 인정할 수 있겠는가.
북한의 김정은을 독재국가로 비난하며 몰아세우는 미국이, 한국의 현대사를 암울하게 만든 독재자 박정희의 딸을 동맹파트너로 삼았으니 모순의 극치. 그래서 할 수 없이 북한의 핵카드를 시비거리로 삼았지만, 약효가 다 떨어지자마자 윤창중이 타잔놀이를 했다. 빨가벗은 타잔놀이. 이명박에 이은 또 다른 벌거벗은 임금님 놀이. 남들 다 아는 데 자기만 모르는 발가벗고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놀이.
윤창중의 처지가 참으로 딱하게 됐지만 운창중을 발가벗긴 건 다름 아닌 독재자의 딸. 국민들이 '윤창중은 안 된다'라고 했을 때 독재자의 딸은 '된다'고 했다. 그렇게 발탁된 박근혜의 입. 윤창중은 박근혜의 대변인이었다. 그런 인간이 윤봉길 의사 처럼 의거를 일으킨 게 아니라 홀딱쇼를 했다나 뭐라나.
박근혜가 입이 백개라도 모자랄 판인데 이번에는 윤창중을 재판에 회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 현지의 모습. 잘 판단해야 한다. 윤창중을 재판에 회부한다는 건 박근혜정부를 재판에 회부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자, 대한민국을 미국이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 그걸 '좋아라' 연일 대서특필 하고 있었던 언론들. 좋아할 일인가. 윤창중이 잘못 한 게 있다면 홀딱쇼를 벌이며 딸 같은 어느 여직원의 엉덩이(부위가 어딘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진 않았다)를 만진 것 뿐. 더 큰 잘못은 박근혜와 性누리당으로 불리던 새누리당 사람들. 비록 입으로만 잘못을 사과했지만 사과로 끝날일도 아니었다. 사과를 해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지면 좋겠지만 발가벗은 윤창중의 모습은 점점 더 뚜렷하고 깊게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있는 것. 어쩌나… 제주도 강정마을 올레길 입구에서 만난 안타까운 풍경 하나.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강정마을의 구럼비 파괴 현장이자 공사장 입구. 성폭행범이 백주에 한 처녀를 성폭행한 현장과 다름 없는 곳. 사람들이 아우성치며 반대해도 정부가 밀어붙인 사업. 정부가 있으나마나 정치인이 있으나마나. 정치가 절망인 이유를 한 눈으로 보여준 국토파괴 현장이자 정치판이 벌인 홀딱쇼 현장.
윤창중은 한 여성의 엉덩이를 만져 자기와 독재자의 딸의 이름을 더럽혔지만, 구럼비 공사현장은 나라의 국격을 통째로 더럽힌 현장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면 대한민국의 안보가 튼튼해질까. 세계최고 최신의 무기를 가진 미국과 한국의 합참은 백령도 앞 바다에 나타난 재래식 잠수정(또는 잠수함)이 천안함을 폭침 시키고 유유히 사라지는 동안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 46명의 꽃같은 장병들이 희생되었지만 책임진 사람도 없었다. 속수무책!!... 제주도에 가면 꼭 들러보고 싶었던 곳이 강정마을이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가슴만 움켜쥐고 허탈해 하며 돌아섰다. 대한민국에 정치인은 많아도 희망이 없었다. 정치인들이 홀딱쇼를 벌인 현장에서 느낀 건 절망 뿐이었던 것. 강정마을에 달라붙은 기생충을 제거하지 못하면 제주는 곧 파멸에 이를 것. 마지막 남은 청정지역 제주까지 마수에 걸려든 현장을 보며 통탄했다. 니들이 정치인인가. 기생충들인가.


장유근

2013년 2월 24일 일요일

절망에 빠졌던 암환자를 살린 수산나 수녀의 지극한 사랑


이글은한겨레신문 종교전문 조현기자 블로그 휴심정 벗님글방 2013-02-21일자 기사 '절망에 빠졌던 암환자를 살린 수산나 수녀의 지극한 사랑'을 퍼왔습니다.

안나 수녀의 고백  


암환자였던 안나 수녀는 어느 날
수산나 수녀에 대해 이런 고백을 했다. 

“그녀의 방은 새벽 4시에 불이 켜집니다
그리고 조심조심 분주하게 움직이지요
아침기도를 바친 후  
환자인 나에게 필요한 음식을 준비하고  
내 방을 청소합니다.  

6시 10분. 
선잠에 비몽사몽인 나를 달래 깨워 
굳어진 다리를 마사지로 풀어주고 
특수 스타킹을 신겨 주고 
지금보다 건강하게 살라고 주사를 놓아주고 
오늘 하루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항을 
조곤조곤 알려주고선 6시 45분. 

또 다른 환자 자매를 살피기 위해 
아침식사가 든 가방을 들고 그녀는 
병원을 향해 나섭니다. 

6개월 동안 내가 
중환자실에 누워있을 때  
그녀는 매일
나의 대소변을 치우고  
욕창을 막기 위해 수시로 
나를 옆으로 세워 등을 확인하고 
부채질을 했습니다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은 
오직 발가락 뿐
목도 구멍을 뚫어 말을 못하는 
내 표정과 눈빛으로  
그녀는 
나보다 더 나를 알았습니다

밤이면 어둠 속에서 내가 
무엇이 보인다고 놀래면 
그녀는 헛것이라 말하지 않고  
그래, 그러면 불을 켜볼까? 하면서 
새처럼 가볍게 일어나 
불을 켜 확인시킨 후 
늘 내 스스로 안심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습니다 

차라리 죽기를 선택하고 싶을 만큼의 
고통과 절망에서 일어나 
중환자실 문을 열고 퇴원하던 날 
의사, 간호사 모두 울었습니다 
피를 나눈 형제도 베풀 수 없는 사랑이   
나를 일으킨 것입니다.”


안나 수녀를 살린 수산나 수녀 
나는 지금 그녀와 함께 산다
새벽이면 가장 먼저 일어나 
기도하는 
그녀의 몸무게는 42kg 
심한 관절통으로 무릎과 손가락이   
많이 아프다.

나는 아침마다 냉동실에서  
관절에 좋다는  
뼛국물 한 봉지를 꺼내어 
그녀가 낫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 끓인다.

혹, 잊을까하여 
혼자 시간을 정했다 
아침식사가 끝나면 바로 
냄비에 끓여놓자고 
하루 중 
그녀 좋은 시간에 먹을 수 있도록.

살레시오 수녀원

김인숙 수녀청소년 교육에 헌신하는 살레시오회 수녀이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마자렐로센터'에서 돈보스코 예방교육영성을 바탕으로 10대 소녀들의 교육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둘째오빠) (어머니 당신이 희망입니다) (버림받은 사람들의 어머니 테레사) (너는 젊다는 이유 하나로 사랑받기에 충분하다) ( 너는 늦게 피는 꽃이다)가 있다.
이메일 : clara212@hanmail.net

2013년 1월 12일 토요일

"용산 참사 4주기 다가오는데, 박근혜는 한 마디도 없다"


이글은 2013-01-12일자 기사 '"용산 참사 4주기 다가오는데, 박근혜는 한 마디도 없다"'를 퍼왔습니다.
유가족 절망과 분노… "말로만 100% 국민대통합, 우리는 몇%인가"

이명박 정부 초기에 벌어져 현재까지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용산 참사 문제를 두고 박근혜 정부에서 해결 의지를 보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1월 둘째주 용산 참사 4주기를 맞아 시민사회는 “여기, 사람이 있다 - 함께살자!”는 구호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답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용산참사 4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 주관으로 오는 19일 용산참사 추모대회가 열린다. 서울역 광장에 모여 추모대회를 진행하고 행진 뒤 비상시국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일 참사 당일은 마석 모란 공원의 열사묘역 참배가 있다.
20일 참사 당일까지 일주일 동안 주요 일정도 정해졌다.
14일 용산참사 현장에서 추모주간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5일에는 개발지역 순회가 있다. 16일은 '꽃피는 용산'이라는 이름으로 조계사 불교역사문화회관에서 추모콘서트가 열린다.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멈춰지 시간, 떠나지 못하는 사람"을 주제로 강제퇴거 증언대회가 열린다.  18일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용산 참사 추모 집회도 일정으로 잡혀있다. 19일 추모대회와 20일 참배에 이어 23일에는 서울시재개발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용산참사 4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폭력의 상징인 용산참사의 진상규명 문제에 적극 나서라는 입장이다.
지난 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사회 통합 말하려면, 용산참사 외면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4년이 지났지만 용산의 아픔은 끝나지 않았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커녕, 구속 철거민들에 대한 각계의 사면 청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참사 생존자인 철거민들은 차가운 감옥에서 4주기를 맞이하며, 다섯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다"며 "박근혜당선자는 후보시절부터 ‘국민통합’을 이야기해 왔고, 새 정부의 주요 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용산참사 문제는 도시개발이라는 근본적 문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을 가늠하는 척도이자, 사회통합과 갈등해소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박근혜 당선자가 현재까지 용산 참사 문제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한 적이 없고, 당선 전후 요청한 면담에 대해서도 거절한 사실을 지적했다.

▲ 지난해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용산참사 현장에서 열린 ‘용산참사 3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우리는 박근혜 당선자가 국민통합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우리 유가족들과 철거민들은, ‘100% 국민대통합’에도 속하지 않는 존재란 말입니까! 용산참사를 외면하면서, 국민통합을 말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용산참사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설치 △용산참사 책임자 처벌 △용산참사 재발방지법,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4년 전 용산 참사 당시 남편 이성수씨를 떠나보냈던 권명숙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마음이 착잡하면서 분노가 난다"고 말했다.
7일 인수위 출범 이후 삼청동 인수위 건물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지만 박근혜 당선자 측에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전달해오지 않았다. 7일 인수위 측에서 "사무실도 마련되지 않았고 면담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양해를 구했을 뿐이다.
권씨는 "박 당선인이 국민대통합을 하고 민생을 챙긴다고 하는데 당장 코 앞에 있는 국가 폭력 문제인 용산 참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옳다"며 "전혀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국민대통합과 민생 공약은 거짓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씨는 "박 당선인에게 못내 좀 기대를 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수위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갖가지 기자회견 중 유독 용산참사 기자회견에 대해서만 수백명의 경찰을 배치한 모습도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 용산 참사 문제에 대해서는 소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권씨는 밝혔다.
권씨는 "옆에서 도와주니까 좌절할 수도 없고 여러 사람에 미안해서도 끝까지 해결하려고 하는데 답답하다"며 "들을 사람이 듣지 않고 있으니까 유가족들은 공허에 빠져 있다"고 토로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12월 28일 금요일

박근혜 인선의 기준이 된 윤창중보단 '무난함'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27일자 기사 '박근혜 인선의 기준이 된 윤창중보단 '무난함''을 퍼왔습니다.
[비평]절망·불능의 박근혜 인수위…민주당은 어디서 '균형'을 보았나?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 인선이 발표됐다. 민주당은 ‘나름대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인사’라며 ‘박 당선인의 고뇌한 흔적이 엿 보인다’고 평했다. 당최 알 수가 없다. 이게 어디서 균형점이 맞은 인사이고, 고뇌한 흔적은 어디서 발견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인수위원장은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다. 대체적으로 이미 선대위에 참가했던 인사란 이유로 ‘신선하지 않다’는 평가 정도에서 다소 희석해 보고 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 삼권분립 체제가 엄연한 정치제도에서 사법부의 수장을 지낸 이가 행정부의 간판으로 전락한 것은 심각한 체제 균열 사건이다.
김 위원장의 성향이 어떻고 하는 것과는 별개로 그렇다. 매우 적절하지가 않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은 전직 헌법재판소장의 정치 입문에 대해 “스스로 사법부의 권위를 짓밟는 노욕에 불과하다”고 혹독하게 비판했는데, 이 정도 비난을 당해도 마땅하고 싼 일이다. 오히려 사법부 관계자들이 더 강도 높은 비판을 해줘야 할 사안인데 김 위원장의 처신은 “대한민국에서 법이 정치에게 기생한다는 현실”을 증명하는 사건이라고 해야할 판이다.

 
▲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김용준 전 공동선대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법무법인 넥서스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윤창중 인수위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헌법재판소 소장 출신인 김용준 전 공동선대위원장, 부위원장에는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국민대통합위원회에는 한광옥 위원장, 김경재 수석부위원장, 인요한, 윤주경, 김중태 부위원장이 청년특별위원회에는 김상민 위원장, 위원에는 정현호 전 전국대학총학생회 모임 집행의장,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스 대표이사, 박칼린 킥 뮤지컬스튜디오 예술감독, 하지원 에코맘 코리아 대표, 오신환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장, 이종식 채널A기자의 인선 소식을 발표했다. ⓒ뉴스1

국민통합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민주당은 이 대목에서 전 대표였던 한광옥 위원장의 인선을 두고 ‘균형점’과 ‘고뇌의 흔적’을 읽은 모양인데, 한 위원장은 자신의 평생 정치 역정을 ‘노욕’에 휩싸여 밟고 지나간 ‘정치 철새’에 불과하다. 특히, 개인 비리 혐의로 공천을 받지 못한 뒤 창당했던 당에서도 비리 사건이 발생해 시끄러운 상황에서 이 문제들을 고스란히 남겨두고 새누리당을 택해 일신의 영달을 위한 ’투항’이란 비판을 받았던 인사이다.
이런 인사가 단순히 지역 공학적 안배를 이유로 ‘국민대통합’을 상징하는 것은 그 자체로 기만적인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가 인수위 인선으로 보여준 ‘국민대통합’은 민주당 수준에서 버티지 못하고 퇴출당한 호남의 ‘올드보이’들을 데려온 것에 불과하다. 나머지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인물은 전혀 전면에 배치되지 못한 채, 구색 맞추기에 그쳤고  진영 부위원장과 같은 친박계 인사들이 주요 자리를 다 차지했다. 대체적으로 ‘캠프 시즌2’에 불과하고 박 위원장이 계속해온 실체와 무관한 간판만 보여주기 작업의 이상 이하도 아니다.
이걸 언론이 대체로 ‘무난하다’고 하는 건 새롭지 않단 의미도 있지만, 아마도 윤창중 수석 대변인 효과인 것 같다. 그에 비하면 무난하다. 그에 비하면 온건하다. 그에 비하면 균형적이다. 뭐 이런 차원이다. 가히 ‘윤창중 효과’라고 할 만한데, 언제부터 인수위 인선이 ‘극단적 성향의 인사만 배제하면 그럭저럭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게 됐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박근혜 인수위 인사는 일말의 ‘개혁’도 ‘쇄신’ 의지도 읽히지 않는 전형적인 ‘안전빵 인사’다. 이미 한 편이었던 사람을 또 다시 기용해 예상치 못하는 논란이 발생하는 것을 원천 차단했다는 것 외엔 평가할 지점조차 마땅치 않다. 청년위원장에 임명된 김상민 의원의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다는 것 외에 청년정책에 관해 어떤 특기할 점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오히려 선거 기간 내내 문재인 후보의 아들 문제로 네거티브만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공로를 인정받은 것은 아닐까 회의적이다. 일각에선 논의되던 고건, 김종인, 박상증 중용설은 ‘삼고초려’에 실패한 것인지 아예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언론이 박 당선인과 ‘허니문’을 갖는다고 해서 야당조차 그런 태도에서 상황을 누그려보면 곤란하다. ‘허니문’ 자체가 정당하지 않을 관행일뿐더러, 비판의 수위를 ‘그러려니’로 낮춰 잡기 시작하면 무한정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단 것이 지난 이명박 정부 5년의 처절한 교훈이었다. 이 정도 인선으로 ‘국민대통합’을 할 수 없고 ‘100% 대한민국’은커녕 ‘51.6%의 대한민국’도 곤란하다. 민주당도 어떤 ‘균형점’과 ‘고뇌의 흔적’을 봤는지 좀 더 자세히 말해줘야 할 것이다.
폐륜적 막말을 내뱉었던 극우주의자 대변인에 행정부에 굴복한 사법부 수장을 인수위원장으로 뽑는 것으로 시작된 박근혜 정부. 이걸 ‘무난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그야말로 언론의 직무유기 밖에 안 된다. 예컨대, 민주당 정부에서 ‘나꼼수’ 김용민을 인수위 대변인에 임명하고 전직 대법원장을 인수위원장에 임명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그걸, ‘무난하다’고 할 수 있었겠는가.
더군다나 그 인선 내용은 수석 대변인조차 현장에서 밀봉된 봉투를 뜯어 알 정도로 알 수 없던 것이었다. 이런 결정을 언론은 또 ‘철저한 보안 인사’라는 희귀한 말로 미화해주고 있는데, 이게 어째서 보안인사인지 알 수 없다. 인사 시스템이 전무한 상태에서 알 수 없는 누군가들 혹은 박 당선인이 독선적으로 결정한 밀실 인사가 아닌가? 정말 편향적 인수위, 퇴행적 인선인데 이걸 전하는 언론의 풍경은 더 절망적, 총체적으로 한심하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2년 11월 8일 목요일

복직 이틀 앞둔 한진 해고자, ‘절망’ 하는 이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07일자 기사 '복직 이틀 앞둔 한진 해고자, ‘절망’ 하는 이유'를 퍼왔습니다.
포괄전직 및 신체검사·신원조회 강요… “근로계약서가 노예계약서”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이 약속한 정리해고자 전원 복직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노예계약'에 준하는 복직 조건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해직자들의 반발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조남호 회장은 지난해 10월 7일 해고자 94명을 1년 안에 재고용하라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권고안을 수용하며 오는 9일까지 정리해고자들을 전원복직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사용자의 근무지 변경이나 부서이동에 동의한다'거나 '신체검사 또는 신원조회 결과 부적격으로 판정된 경우, 수습기관 또는 수습 종료 후 종업원으로서 부적격이라고 판단한 경우 회사의 어떠한 처분도 감수한다'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복직시킬 수 없다는 조건을 내걸면서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들과 시민사회단체는 7일 오전 서울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노예계약서 파기와 조건 없는 복직을 강력히 촉구했다.

▲ 7일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서 노예계약서 파기와 전원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는 "지난해 금속노조와 한진중공업 대표이사가 (전원복직을 약속한) 합의서에 서명했다"며 "이는 신사협정이 아니라 단체협약에 준하는 법적계약서"라고 반박했다. 한진중공업이 내건 조건부 복직이 불법적이라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포괄전직에 관한 동의'를 두고 "한진중공업이 운영하는 전국 어느 곳이든 사용자가 마음대로 노동자를 보낼 수 있다는 동의서에 날인하라는 것이며 이는 법적으로 영도조선소에 복직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신체검사 또는 신원조회'에 대해서도 "꼬투리 잡아서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 문영복 수석부지회장도 "희망버스의 힘으로 조남호 회장이 청문회에 섰고 94명의 해고자들을 조건 없이 복직시킨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했다"며 "(하지만) 근로계약서를 노예계약서로 만들고 신체포기 각서와 같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문영복 수석부지회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부산 영도로 '영화인 희망버스'를 보냈던 김조광수 감독 역시 "'국회에서 약속했던 것을 그룹 경영자가 어기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설마가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며 "투쟁의 동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산이고 설마 했던 일이 벌어지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은 기자회견문에서 "계속 노예계약서를 강요하며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전원복직을 미룬다면, 조남호 회장은 곧 큰 후회를 하게 될 것"이라며 "잘못된 정리해고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는데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키기로 한 사회적 합의마저 지키지 않는다면, 많은 이들의 분노는 다시 한 번 한진중공업을 향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2012년 8월 6일 월요일

“눈물로 쌍용차 대타협 이뤘건만…그들은 우릴 절망에 가둬”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05일자 기사 '“눈물로 쌍용차 대타협 이뤘건만…그들은 우릴 절망에 가둬”'를 퍼왔습니다.

지난 2009년 평택 쌍용자동차 ‘옥쇄파업’을 이끌다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한상균 전 전국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이 5일 새벽 옥살이를 마친 뒤 경기 화성시 마도면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나서며 마중나온 노조원들에게 오른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화성/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쌍용차파업 이끈뒤 3년 옥고…출소한 한상균 전 지부장

면회 때 희망잃지 말자 호소에도 
노조원·가족 22명 목숨 끊어 
신문보기 겁나…참담함 연속
인간이고 싶어 77일 ‘옥쇄파업’ 
참사 우려돼 대타협 결단 내려 
사쪽, 이행 않고 노조 와해 시도 

“그들은 우리가 영혼이 없는 노동자이기를 바랐다.”지난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를 반대하며 77일간 쌍용자동차(쌍용차) 파업을 이끌었던 한상균(51) 전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이 5일 새벽 교도소에서 나왔다. 한상균 전 지부장은 대법원에서 3년형이 확정돼 수감생활을 해오다 이날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그는 꼭 3년 전인 2009년 8월6일 회사 쪽과 이른바 ‘노사 대타협’을 이뤄내 파업을 푼 뒤 경찰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2009년 한여름, 지옥과도 같았던 옥쇄파업의 현장에서 감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같은 해 12월30일 수원구치소 평택지소에서 면회온 노조원들에게 “희망만은 버리지 말아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쌍용차 노조원과 그 가족 22명이 생활고 또는 절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한 전 지부장은 5일 와의 인터뷰에서 “수감 중에 신문 보기가 겁났다”고 털어놨다. 노조원들이 하나둘씩 숨지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참담함의 연속이었다”고 했다.-파업이 끝난 뒤 왜 많은 이들이 숨졌나?“희망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를 경험했지만 마무리 시점에는 희망의 기약이 있었는데, 쌍용차는 아니었다. 그들은 우리를 절망에 가뒀다. 사회적 재앙이나 다름없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사회의 외면과 무관심도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생존의 문제를 놓고 자본의 노예가 될 것인지 억압을 당할 것인지 선택하라는 게 대한민국 자본 아닌가? 그들은 우리에게 인간의 존엄성은 물론 영혼이 없는 노동자이기를 바랬다.”쌍용차는 2009년 총인원의 36%인 2646명의 정리해고를 놓고 노사가 대립한 끝에 마지막 남은 정리해고자 974명 가운데 파업 농성을 벌인 조합원 640여명에 대해 무급휴직과 영업전직 48%, 희망퇴직 52%의 비상인력운영계획에 합의하고 1년 뒤에 무급휴직자를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당시 파업의 성과물인 무급휴직자 1년 뒤 복직 합의는 아직 이행이 안 됐는데?“회사가 당시 노조의 파업을 파괴하려고 조합원 개별 접촉을 통해 3년 무급자 신청을 받았다. 노조는 1년 무급안을 냈고 그것을 회사가 수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 물량 핑계를 대고 합의를 지킬 수 없다고 한다. 파렴치한 행위다.”-당시 77일간 ‘옥쇄파업’에서 뭘 얻고 잃었나?“무엇인가를 얻거나 잃을 것을 염두에 뒀다면 단 하루도 (파업을) 못했을 것이고 참혹한 상황을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인간이고 싶다는 것 때문에 그 험한 시간을 견뎌냈다. 노동자도 떳떳한 가장이고 사회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살고 싶은데 왜 하루아침에 공장을 떠나야 하는지 분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부장이나 노조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서만 투쟁을 이어가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자본은 그런 우리를 옥쇄파업으로 내몰았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대타협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회사 쪽은 노조 이탈을 유도했고 폭발 위험성이 높은 도장공장으로 경찰 특공대가 접근하면서 옥상의 조합원들은 떨어지고…. 돌이킬 수 없는 참사가 우려됐다. ‘함께 살자’고 외치면서 했던 투쟁인데, 눈물을 곱씹으면서 결단을 내렸다.”-최근 정치권이 ‘쌍용차특위’ 등을 구성했다.“쌍용차는 이명박 정권하에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를 와해시키는 등 반노동자 정책의 실행단계에서 이뤄진 첫 사례였다. 지금 만도와 에스제이엠(SJM) 등 금속노조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봐라. 쌍용차특위는 위기를 조장해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노조를 깨고 자본의 목적을 달성시켜주는 반노동 정책의 실체를 확인하고 국가 책임을 따져야 한다.”-쌍용차 문제 해결은 어떻게?“쌍용차 정상화의 첫걸음은 우리 노동자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을 이렇게 탄압해 성공한 회사는 없다. 전향적인 조처와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게 사용자 쪽의 책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회와 시대의 요구에 실천으로 답해야 한다. 그것을 지켜보겠다.”

평택/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2012년 7월 14일 토요일

[사설]“대한민국 법에 절망한다”는 김진숙의 외침


이글은 경향신문 2012-07-13일자 사설 '[사설]“대한민국 법에 절망한다”는 김진숙의 외침'을 퍼왔습니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은 민주노동당 초선의원 시절인 2006년 8월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 것이 아니라 1만명에게만 평등하다”고 말한 바 있다. 법이 극소수 특권층을 위해 봉사하는 현실을 풍자한 것이었다. 그는 음식값 수십만원을 가로챈 중국집 배달원은 형기를 채워 복역하는 데 비해 재벌총수나 대기업 경영자들은 수백억 수천억원의 회사 공금을 횡령했는데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등의 구체적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철가방’으로 상징되는 사회적 약자나 노동자들이 법의 보호를 받기는커녕 얼마나 법에 의해 차별받고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지는 그제 국회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 지도위원의 증언에서도 새삼 확인하게 된다. 김신 후보자 청문회의 증인으로 나온 그는 지난해 1월 부산지법 수석부장판사였던 김 후보자가 한진중공업 크레인에서 농성 중이던 자신에게 노동자의 현실을 도외시한 가혹한 조처를 취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 후보자는 ‘농성을 철회하고 내려올 때까지 하루 100만원씩 회사에 이행강제금을 내라’는 결정을 내렸으며, 이후 이행강제금은 무려 2억8000만원까지 쌓였다고 한다. 

김진숙 위원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달려 있는 사안이라면 현장 방문을 하는 등 사정을 알아봐야 하는데도 후보자는 사측의 일방적인 입장을 그대로 따랐다”면서 “100만원을 물리면 내려올 거라고 생각했다는 후보자의 답변에 더욱 모욕감과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1200만 노동자를 대표해 대한민국 법에 절망하며 김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민사법정에서 원고와 피고에게 ‘화해를 위한 기도’를 요구하고, 기독인 모임에서 부산과 울산을 ‘성시화(聖市化)하자’는 발언을 하는 등으로 물의를 빚은 김 후보자의 종교 편향을 지적한 바 있다. 이제 김 후보자의 비인간적인 노동관과 철저한 기득권 편향까지 접하면서 그가 대법관 부적격자임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김 후보자 일개인이 대법관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법에 대한 ‘1200만 노동자의 절망’이 없어지거나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판검사를 포함한 법조인들, 국회의원 등의 입법가들, 나아가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모든 이들이 노동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의 처지를 깊이 헤아리고 배려할 때 그 절망감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김 위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이 땅에서 섬겨야 할 예수가 누구인지, 버려진 사람이 누구인지, 따뜻한 눈으로 되돌아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섬겨야 할 예수’나 ‘따뜻하게 껴안아야 할 버려진 사람’ 대신에 혹시 물신(物神)만을 숭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단 김 후보자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반성해 볼 일이다. 생산의 주역이자 사회 발전의 원동력인 노동자들이 희망 대신 절망을 안고 살아가는 사회는 그 얼마나 절망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