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전투기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전투기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4월 7일 일요일

전투기 행동반경 확대, 공중급유가 유일한 방안?


이글은한겨레신문 2013-04-04일자 기사 '전투기 행동반경 확대, 공중급유가 유일한 방안?'으으 퍼왔습니다.
전투기 행동반경 확대, 공중급유가 유일한 방안?
전투기 작전 효율성 증대 위해 가용 방안 모두 동원해야

앞서 살펴본 공중급유기 도입의 필요성과는 별도로 전투기의 행동반경을 넓히는 방법으로 외부연료탱크 확장이 있다. 특히 소형 전투기의 특성상 주익에 많은 연료를 탑재하기 어려워 주익에 장착하는 370갤런(1,400리터)짜리 외부연료탱크에 의존하는 KF-16은 연료탱크를 600갤런(2,200리터)으로 확장해 체공시간을 대폭 증가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한국 공군도 2011년경 외부연료탱크 확장을 검토했지만 도입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군이 공중급유기 도입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계획을 포기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군은 논의를 중단한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투기의 전투행동반경이나 체공시간을 늘리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하늘에서 직접 급유하는 공중급유기가 가장 좋겠지만 이것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외부연료탱크를 달아 연료탑재량을 늘릴 수도 있고 무장을 적게 달아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 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어느 방법이든 공중급유기보다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외부연료탱크는 연료탑재량을 획기적으로 늘려주지만 지상에서 전투기가 부담해야할 최대이륙중량에 포함돼 이륙 시 극심한 연료소모를 유발하고 비행 중인 전투기를 뒤로 미는 힘인 항력도 증가한다. 무장을 적게 다는 방법은 한 번 출격으로 최대한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전투기의 작전효율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 동체에 컨포멀탱크(CFT)를 장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항력을 증가시키고 개조에 어려움이 있다. 역시 공중급유기가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그 동안 공군은 공중급유기가 필요한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해왔는데 다른 효과도 있지만 전투기의 전투행동반경과 체공시간 증가가 가장 큰 목적이었다. 언론에 알려진 전투기의 전투행동반경은 최대치일 뿐 임무 형태, 장착 무장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공중급유기를 이용하면 공중에서 얼마든지 연료를 재보급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한반도 전장에서는 전투행동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작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그러나 공중급유기 도입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차선책이라도 고려해 외부연료탱크 확장과 같은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독도 작전이 10분도 어렵다는 KF-16은 현재 양 날개에 370갤런 외부연료탱크를 장착하고 있는데 이를 600갤런으로 확장하면 공중급유기만큼의 효과는 없지만 체공시간을 두 배 가까이 늘릴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공군도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검토했지만 도입은 추진하지 않았다.

▲ 600갤런 외부연료탱크 동체 컨포멀 탱크를 장착하고 비행 중인 이스라엘 공군의 F-16


엘빗 시스템즈, “작전 효율성과 비용을 동시에 절약”

F-16 계열 전투기에 장착하는 600갤런 외부연료탱크는 이스라엘 공군의 작전 요구에 따라 최초로 개발됐다. 이스라엘 방산업체 엘빗 시스템즈가 개발한 600갤런 탱크‘사이클론’은 F-16 블록 10, 15, 30, 40, 52에 장착할 수 있다. KF-16은 블록52에 속해 확장이 가능하다. 주요 운용 국가로는 미국, 일본, 태국, 그리스, 포르투갈, 싱가포르가 있다. 엘빗 시스템즈는 이들 국가가 외부연료탱크를 확장해 전투행동반경이 35%~45% 정도 늘었고 초계시간도 최고 40% 이상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600갤런으로 확장한 전투기는 전투초계비행(CAP)임무에서 두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투초계비행은 적의 공중침투가 예상되거나 공중활동이 증가하는 경우 전투기를 공중 대기시켜 침투해오는 적기를 요격하는 임무로 이륙한 전투기는 최대한 오래 공중에 머무르며 전방을 감시해야 한다. 연료탑재량이 많아야 유리한 임무인 셈이다. 또한 연료탑재량이 늘면 전투기 출격 횟수도 줄어들기 때문에 비용이나 작전 효율성 측면에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엘빗 시스템즈 측에 KF-16 외부연료탱크를 600갤런으로 확장했을 경우 기대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수치 자료를 요구하자 이들은 독도 전투초계비행 임무를 기준으로 직접 시뮬레이션한 자료를 보내왔다. 시뮬레이션에 사용된 항공기는 F-16 블록 50이고 초계 시 저공비행으로 시속 480노트(시속 약 889km)를 유지했으며 공대공 무장 2500파운드(약 1,100kg)를 장착하고 출격했다. 이를 근거로 엘빗 시스템즈는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KF-16도 체공시간은 35~45%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대지 임무 반경도 50% 증가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들은 또 이렇게 확장된 능력을 통해 한국 공군이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빗 시스템즈가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충주에서 출격할 경우 독도 초계는 370갤런 탱크로 15분이 가능하고 600갤런 탱크로는 38분이 가능했다. 서산에서는 370갤런 탱크로 18분, 600갤런 탱크로는 41분이 산출됐다. 만약 24시간 동안 독도를 초계할 경우를 보면 충주는 370갤런 탱크로 192대의 전투기가 필요하고 600갤런 탱크로는 76대가 요구된다. 서산에서는 각각 160대, 70대라고 한다. 엘빗 시스템즈는 F-16의 시간당 비행 비용을 15,000달러로 잡았는데 600갤런 탱크를 사용했을 경우 충주 출격 시 하루 125시간의 임무 시간이 절약돼 180만 달러, 서산 출격 시 96시간을 절약해 144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놨다. 

공군, “효율성 적고 항공기 수명에 영향”

물론 이러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KF-16을 기준으로 수행한 것이 아니고 시간당 운용비용도 한국 공군의 현실과는 달라 정확하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제시된 수치들의 비율을 통해 600갤런 외부연료탱크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참고자료로는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군도 전투행동반경을 넓히고 평시 체공시간 증가를 위해 다방면에서 600갤런 탱크를 검토했다고 한다. 그러나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도입까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먼저 실제로 600갤런 탱크의 장착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이유다. 공군은 600갤런 탱크를 장착하면 연료탑재량이 늘어난 만큼 전투기 중량도 증가해 이륙 시 활주거리가 길어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륙 시 전투기의 추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애프터버너 사용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연료소모가 극심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는 기존 370갤런 탱크보다 부피가 커진 탓에 공중기동 시 저항력이 커져 더 큰 추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연료탑재량을 증가시킨 효과가 줄어들게 된다는 의미다. 공군은 긴급한 상황에서 무거운 탱크가 민첩한 전투기동의 제약을 가져오는 점도 강조했다. 공군은 또 무거워진 외부연료탱크가 항공기 수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이를 판단한 근거로 ‘미 공군의 경우 F-16 전체 임무 중 600갤런 탱크를 장착하고 할 수 있는 임무가 5% 정도이고 기골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는 내용이 담긴 F-16 제작사 록히드 마틴의 영향성 평가보고서(2010)를 제시했다. 공군은 “미 공군도 에드워드 기지에서만 시범적으로 운영했으나 현재는 600갤런 탱크 장착임무를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공군이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한때 600갤런 탱크는 위급상황 시 투하가 불가능해 확장해선 안 된다는 문제도 제기된 바 있다. 전투기는 초계임무를 수행하다 적기와 조우할 경우 급격한 전투기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 연료탱크처럼 당장 전투에 불필요한 것들은 버리고 싸움에 임한다. 만약 투하가 불가능한 외부연료탱크라면 당연히 도입하지 않아야 생존성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이다.
▲ 아랍에미리트 공군이 도입한 F-16F는 동체 양쪽에 컨포멀탱크(CFT)를 장착해 항속거리를 40% 이상 늘렸다.


공중급유기와 탱크확장 병행해야

실제로 KF-16을 조종했던 한 예비역을 만나 600갤런 탱크에 대한 의견을 묻자 공군 입장과는 조금 다른 발언을 들을 수 있었다. 우선 기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물론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연료를 가득 채우면 기골에 무리가 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기골에 무리가 좀 간다고 해서 전투기가 당장 주저앉는 건 아니다. 가뜩이나 체공시간이 짧은 KF-16이 전투초계임무가 많은 실전에서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연료탱크 확장이 필요하다. 평시에는 연료를 가득 채우지 않고 훈련하고 전시에 100% 활용하면 된다고 본다. 그리고 기골 문제는 지상에서 고려할 사항이고 공중에서는 양력을 받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는 애프터버너를 과도하게 사용한다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도“전투기 조종 경험으로 볼 때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반론했다.
민첩한 기동에 제한이 된다는 의견에는 “어차피 전투기동 때는 370갤런이든 600갤런이든 긴급 투하부터 실시하기 때문에 적절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문제가 제기된 긴급투하 불가 여부에 대해서는 “투하가 불가능하다면 도입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600갤런 탱크가 투하가 불가능한지 엘빗 시스템즈에 질문하자“긴급 투하는 가능하며 만약 불가능하다면 애초에 이스라엘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도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업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공군이 말한 기동성 제약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때 일각에서는 공군이 공중급유기 도입논리에 영향을 끼칠까봐 연료탱크 확장을 추진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KF-16 조종사 출신 예비역은 “공중급유기 도입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은 사전에 억제하는 게 공군으로서 최선의 방법이었을 것”이라며 “공군 출신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엘빗 시스템즈의 시뮬레이션대로라면 KF-16의 독도 초계 능력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고 평양 이북 작전도 원활해지기 때문에 탱크 확장이 공중급유기 도입 논리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엘빗 시스템즈 관계자는 공중급유기 도입과 탱크 확장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모든 KF-16의 외부연료탱크를 확장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공군이 도입하려는 공중급유기 4대로는 130여대의 KF-16을 모두 지원할 수 없으니 공중급유기 도입과 탱크 확장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
업체가 제시한 자료들은 대부분 전투초계비행 임무에 집중돼 있었다. 전면전이나 국지도발 발생 시 전투초계비행 임무를 맡는 것으로 계획된 전투기에만 탱크 확장을 적용한다면 공중급유기 도입을 발목잡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감안하면 공군이 KF-16의 외부연료탱크 확장을 다시 한 번 검토할 여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가의 전투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게 공군에게도 이득이 아닐까. 물론 그들의 최우선 목표는 20년 숙원인 공중급유기 도입이겠지만 말이다.
김동규 디펜스21+ 기자


가진 거라곤 ‘안보의 민주화’에 대한 열정밖에 없던 청년실업자 출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경상도의 모 대도시에서 20년을 보냈다. (디펜스21+)에서 젊음과 차(茶)를 담당하고 있다.
이메일 : ppankku@gmail.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semper

2013년 4월 5일 금요일

위기의 한반도, 미 군수업체들에겐 '가뭄 끝 단비'?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4-05일자 기사 '위기의 한반도, 미 군수업체들에겐 '가뭄 끝 단비'?'를 퍼왔습니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 진행 가속화... 미국 압박 가능성 두고 전문가들은
▲ 미 록히드 마틴사가 개발중인 F-35 ⓒ 록히드 마틴


B-52 폭격기, B-2 스텔스기, F-22 전투기 왜 이런 것들이 한국에 와서 난리일까? 팔지도 않는 미국의 대표 무기들…. F-35 전투기 사라는 압력인가?

지난 1일 트위터리안 @mo****이 쓴 글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5일 미국 국방부가 의회에 '한국 정부가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60대 또는 보잉의 F-15 SE(사이언트 이글) 전투기 60대를 구매할 뜻을 밝혔다'고 통보한 사실이 알려졌다. 

미 국방부 소속 국방안보협력국(DSCA)가 3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F-35 전투기의 계약규모는 108억 달러(약 12조636억 원)을, F-15 SE는 24억 달러(2조6897억 원)에 달한다. 장비와 부품, 훈련, 군수 지원 등 비용까지 더한 금액이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그것도 F-35 전투기를 둘러싼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진행되는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개발도 안 끝난 F-35를 산다면 정말 글로벌 호× 되는 거다(@dr****)", "언론은 전쟁놀이를 하고 미국은 무기를 팔아먹으려고 한다(@hy****)"며 비판했다. 왜 하필 남북 관계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개발이 늦춰진데다 시험 운항 과정에서 엔진 관련 문제가 발견된 F-35 전투기 도입을 추진하냐는 이유였다.

게다가 미국은 재정위기로 올해 국방예산을 460억 달러(약 50조2000억 원) 삭감했다. 향후 10년간 줄여야 할 국방예산도 5000억 달러(약 546조 원)에 달한다. 록히드마틴, 보잉 등 미 방위산업체들 역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자연스레 '한반도 위기는 미국의 주머니를 채워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북 도발에 차세대 전투기 사업 급물살... "다른 사업도 앞당길 것"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은 "작년부터 계속 추진해온 문제(차세대 전투기 사업)이긴 한데 물살이 좀 빨라지는 듯하다"며 "한반도 위기 구조에 따라 결정됐다기보다는 촉진됐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다른 무기 도입 사업 계획들도 예정보다 먼저 발표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3일 "차기 전투기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과 절충교역, 기술이전, 인도시기 등 계약 조건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가격협상에 돌입했다"며 "6월까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의결을 포함한 기종 선정 절차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지지부진하던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을 한두 가지 요소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게 김 편집장의 견해다. 그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우리의 역할 비중을 높이려면 새로운 억지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있고, 또 "미국의 핵 우산에 대한 보상, 안보위기를 무기도입 기회로 삼는 국방관료주의도 깔려 있어 이 가운데 서열을 따지긴 힘들다"고 얘기했다.

최종건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는 더 단호하게 "한국에서 '미국이 북한을 상당히 압박하는 상황에서 우리한테 무기까지 사라고 하는 구나'로 해석할 수 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 군수관련법이 복잡하다, (무기 등을) 판매하려면 의회에 보고해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정확한 내용은 미국이 우리에게 '전투기 둘 중 하나를 살래?'라고 한 것이고 최종 결정은 한국이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현재 국면을 이용해 한국에 '무기 좀 사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해석은 '과잉'이라는 뜻이다. 

최 교수는 "(미국은 이번 절차를) 남북 안보 위기가 없어도, 시퀘스터(sequester, 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가 없었어도 했을 것"이라며 "미국이 B-2 스텔스를 띄운 건 군사적 결정이고, 무기 판매를 고려하진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미국은 외국에 무기를 팔 때 FMS(Foreign Military Sales)란 제도로 기술유출 가능성, 성능 등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동안 심사한다"며 이번 일을 '사실상 F-35 전투기 도입 결정'으로 바라보는 것을 경계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정상적인 절차여도 의심받기 충분한 때"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역시 "작년부터 계속 진행해온 사업이고, 그 일정에 따른 일"이라며 "차세대 전투기 도입은 북한의 도발과 관계없이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만큼 한미동맹이 중요한 시기라 미국을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참여시킬 수 있지만 차세대 전투기 사업 경쟁에선 미국의 F-35나 F-15 전투기보다 유럽의 유로파이터가 더 강세라고 짚었다. "이 사업은 미국이 선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이 무기를 팔려고 한국을 압박한다'는 건 오해고, 과잉"이란 말도 덧붙였다. 

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미국이 F-35 전투기를 팔겠다는 건 정상적인 절차여도 의심받기 충분한 때"라며 "실제로 이런 위기에, 대북 강경 분위기에 힘입어 그런(전투기 판매) 의도를 관철하려고 (한국 정부의 요청 사실을) 공개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한미 양국이 이러는데, 경쟁국인 유럽이 상대할 수 있겠나, 위기상황까지 맞물려 가격협상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점점 미국에게 유리한 쪽으로 가고 있다고 봤다.

유 팀장은 F-35 전투기의 성능도 우려하고 있다. 그는 "미 공군도 F-35 전투기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검증도 안 받았고 미완성인 전투기 구매를 밀어붙이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상적인 상황에서 F-35 전투기 도입이 제대로 이뤄졌겠냐"고 되물었다. F-35 전투기를 공동개발하기로 한 영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이 도입 물량을 축소하거나 시기를 미루고 있는 점도 거론했다.
박소희(sost)

2012년 11월 4일 일요일

한국 공군 '주먹', 얼마나 부족하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김종대의 디펜스21 2012-10-24일자 기사 '한국 공군 '주먹', 얼마나 부족하나'를 퍼왔습니다.

노후화·수량 부족... 정밀유도무기 부족에 시달리는 공군 SIPRI 자료로 짚어 본 한국 공군 '주먹'의 현실
영공 방위의 중추인 공군의 절박함은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잦은 항공기 추락사고가 말해주듯 공군은 당장 영공을 수호해야할 전투기가 부족해 퇴역 시기가 지난 전투기를 울며 겨자 먹기로 운용하고 있다. 비싼 가격 때문에 정밀유도무기 사격은 일 년에 몇 발로 제한되고 수량도 부족해 전면전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과연 공군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홈페이지에 공개된 한미 간 무기거래내역을 근거로 공군의 전력 현황을 짚어봤다.

작년 2011년 9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장수 전 새누리당 의원은 공군의 정밀유도무기 보유량이 부족하다며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것을 강조했다. 당시 김 전 의원이 공군에게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공군이 보유한 정밀유도무기인 GBU-24, GBU-31 JDAM 등의 작전 가능 일수는 불과 3일에서 10일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의원은 정밀유도무기의 전시 보유 목표량은 최소 30일로 현재 중기 국방계획에 반영된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대부분의 정밀유도무기 보유량은 부족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당시 2012~2016 국방 중기계획에 반영된 공군 정밀유도무기사업의 총사업비는 1조 원 정도였지만 항공기 공중전력사업의 총사업비는 8조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나 전투기 대수와 정밀유도무기 보유량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밀유도무기 보유량은 군사기밀로 취급돼 정확한 수치가 공개된 바 없다. 언론 보도를 살펴봐도 2006년 10월 당시 JDAM 100여 발이 국내 배치됐다는 공군의 언급은 있었지만 이후 총 몇 발이 도입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2009년 5월 북한 2차 핵실험 이후 JDAM의 도입 목표수량을 1,000여 발에서 1,450여 발로 늘리겠다는 발표가 나온 적은 있다. 

스웨덴 정부 외교정책연구소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전세계 무기거래에 대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한국과 미국이 그 동안 거래해 온 무기에 대한 기록도 1950년부터 2011년까지 남아있다. SIPRI를 통해 그 동안 한국 공군이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무기를 모두 찾아봤다. SIPRI 자료는 미 행정부의 공개 자료를 근거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백퍼센트 정확한 신뢰도를 갖고 있지는 않다. 다소 정보가 부족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참고 수준에서만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가장 정확한 정보는 공군만이 알고 있다. 공군 측은 SIPRI 자료에 나온 수치 확인 요청에 “해당 내용은 군사비밀 2급에 해당한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턱없이 부족한 JDAM 보유량

한국 공군이 주력으로 운용하는 공대지 정밀유도무기는 대부분 미국산이다. SIPRI 데이터베이스에 남아있는 무기들을 위주로 살펴보면 7종의 정밀유도무기를 찾을 수 있다. 먼저 공대지 유도무기부터 살펴보자. 공대지 유도무기는 대부분 수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공군에서는 노후화 돼 사용이 불가능한 유도무기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도입한 지 30년이 지난 무기도 있어 우려가 된다.

한국 공군이 미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도입한 공대지 유도무기는 AGM-65 메버릭 계열이다. 1980년부터 1983년까지 200발, 1997년부터 1998년까지 127발, 2003년 3발, 2010년 35을 도입해 총 365발을 도입했다. SIPRI 자료에는 90년대와 2010년 도입한 메버릭이 AGM-65G 계열이라고 명시돼 있다. 80년대에 도입한 200발은 1977년에 주문된 것으로 보아 적외선이 아닌 초기형 TV유도 방식으로 추정되는데, 이 방식을 사용하는 메버릭의 최대 사정거리는 8킬로미터에 불과하다. 적외선 유도로 목표를 타격하는 AGM-65G는 사정거리가 25킬로미터에 이른다. 그러나 G형은 총 162발에 불과해 수량이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초기형 200발도 도입된 지 30년이 넘어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두 번째로 많이 도입된 공대지 무기는 보잉에서 제작한 GBU-31 JDAM이다. JDAM은 2006년에 14발,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280발이 도입돼 총 294발을 보유하고 있다. JDAM은 소위 ‘바보폭탄’이라 부르는 재래식 폭탄에 장착하는 유도키트로 한국 공군은 GBU-31을 운용 중이다. 사정거리는 27킬로미터이고 탄두중량이 900킬로그램에 달해 상당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공산오차가 10미터 안팎에 불과해 상당한 정밀도를 지닌 무기로 평가받는다. 

원래 F-15K에서만 운용이 가능했지만 작년 2월 공군이 KF-16의 JDAM 연동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해 이제는 KF-16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한 공군 조종사 출신 예비역은 JDAM 보유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언론 보도에 JDAM의 명중률이 높은 것으로 나오긴 했지만 294발 밖에 없는 상황은 심각하다”며 “최소한 1,000발 이상은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많은 보유량을 가진 미사일은 AGM-88 함(HARM)이다. 함은 적 레이더의 신호를 추적해 폭격하는 대레이더 미사일이다. 함은 1994년에 40발, 1997년과 1998년에 걸쳐 132발이 도입돼 총 172발을 보유중이다. 최대 사정거리는 90킬로미터다. F-16 계열과, F-15K에서만 운용이 가능하다. 함은 아직 특별한 문제가 발견된 적은 없다. 

▲ JDAM은 지상 타격에 중요한 무기지만 수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 USAF

더 심각한 SLAM-ER 보유량

네 번째 보유량을 가진 공대지 무기는 AGM-142A 팝아이-1이다. 로비스트 린다 김이 들여온 무기로 유명하다. 팝아이는 이스라엘 라파엘사와 미국 록히드 마틴사가 공동 개발한 공대지 미사일로 2002년 총 100발이 도입됐다. 최대 사정거리가 110킬로미터에 육박해 도입 당시 북한이 운용 중인 사정거리 250킬로미터 S-200을 제외한 모든 방공 미사일을 공격할 수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까지 퇴역할 노후 기종 F-4E에만 장착이 가능해 운용에 제약이 따른다. 또한 지난해 6월 실시한 실사격에서 3발 중 2발이 추진체 배터리가 작동하지 않아 추락하면서 운용상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공군은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예산을 반영해 배터리를 전량 교체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향후 실시할 팝아이 수명평가에서 추가 이상이 발견될 경우 새 정밀유도무기 도입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05년 도입한 GBU-12 페이브웨이2는 모두 50발이 들어왔다. 페이브웨이2는 레이시온과 록히드 마틴이 생산중인 레이저 유도 폭탄으로 일반 폭탄 Mk82에 레이저 유도 시커와 유도 날개를 부착한 무기다. 사정거리는 14km에 이른다. SIPRI 자료에는 없지만 현재 공군은 GBU-24도 운용 중이다. 

공군이 운용하는 정밀유도무기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AGM-84H 슬램이알(SLAM-ER)은 보유량이 JDAM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한 발당 가격이 17억 원 이상으로 알려진 슬램이알은 비싼 도입가 때문인지 2006년에서 2008년에 걸쳐 총 47발만이 도입됐다. 최대 사정거리가 280킬로미터에 육박해 북한이 두 개 포대를 운용 중인 사정거리 250킬로미터 S-200을 무시한 채 핵심목표를 타격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한 전력이다. 그러나 도입 수량이 턱없이 부족해 F-15K에 두 발씩 장착했을 때 훈련으로 소진된 물량을 고려하지 않아도 23대 정도가 한 번 출격할 양밖에 없다. 비싼 가격 때문에 실사격 훈련이 부족해 명중률도 겨우 50%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팝아이 추락 당시 슬램이알 한 발도 발사 직후 추진체 이상으로 의심되는 문제 때문에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틀 뒤 실시한 재훈련은 발사에 성공했다고 한다.  

한편 보잉의 AGM-84L 하푼 공대함 미사일도 수량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SIPRI 자료에는 총 세 차례에 걸쳐 하푼을 도입한 것으로 나와 있는데 1995년에서 1998년에 걸쳐 도입한 하푼은 P-3C 해상초계기용으로 표시돼 있다. 2007년에서 2008년에 걸쳐 도입한 26발의 하푼 중 전투기용 AGM-84L은 20발이고 나머지 6발은 잠수함용인 UGM-84다. 2010년 도입한 9발은 모두 전투기용인 AGM-84L이다. 실질적으로 전투기에서 운용하는 하푼은 모두 26발에 불과한 것. 

그러나 앞서 JDAM 수량 부족을 지적했던 공군 조종사 출신 예비역은 “북한 해군은 한국 해군이 충분히 격파할 수 있는 수준이라 공대함 임무는 공대지 임무에 비해 중요하지 않아 보충이 시급한 무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독도나 이어도 분쟁 등을 고려해 향후 충분한 수량을 보유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 F-15K에 장착 가능한 항공 무기체계. 한 가운데 슬램이알이 보인다. © 공군본부

공대공은 충분한 편이지만…

공대공 미사일은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IM-9 사이드와인더 계열의 경우 총 도입량이 3020발로 공대지 무기에 비해 넉넉한 편이다.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IM-7 스패로우 계열은 596발, AIM-120계열은 600발이 도입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사이드와인더 계열을 살펴보자. SIPRI 자료 상에는 한국이 AIM-9계열 중 J, L ,P, X 네 종을 들여온 것으로 나와 있다. 1974~1977년 F-5E용 AIM-9J 733발, 1978~1981년 F-5E용 AIM-9L 600발, 1982~1986년 F-5E 및 F-4E용 AIM-9L 680발, 1990~1991년 AIM-9P 500발, 1998~1999년 AIM-9L 300발, 2006~2007 F-15K용 AIM-9X 105발, 2010~2011 AIM-9X 102발 등 총 3,020발을 도입했다. 최신형 AIM-9X를 기준으로 사이드와인더의 최대 사정거리는 40킬로미터 정도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 가운데 2,013발이 도입된 지 30년이 지나 노후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AIM-7M 기준 최대 사정거리가 70킬로미터인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스패로우 계열도 마찬가지다. 공군은 1979년 AIM-7E 스패로우 미사일을 341발 도입한 뒤 1989~1990년 AIM-7F 76발, 1992~1993년 AIM-7M 179발, 1997년 AIM-7M 40발 총 636발을 도입했다. 다른 미사일들은 문제없는 것으로 보이나 1979년 도입한 341발은 도입한 지 30년이 넘어 노후화가 우려된다. 한편 공군 측은 공대공 미사일도 공대지 유도무기와 마찬가지로 노후화돼 사용이 불가능한 미사일은 없다고 밝혔다.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은 사정이 가장 낫다. 암람은 AIM-120A와 B계열이 최대 80킬로미터, C계열이 최대 105킬로미터 정도의 사정거리를 가지고 있다. 총 600발이 도입된 것으로 나와 있는 AIM-120계열은 모두 1998년 이후 도입돼 노후화 문제는 없다. 1995년 F-16계열용으로 AIM-120A 88발이 도입됐고 1998년 같은 미사일이 190발 더 들어왔다. 2000년에는 향상된 AIM-120B가 100대 들어왔고 2011년까지 AIM-120C가 222발 추가돼 암람 계열 미사일은 총 600발을 보유하고 있다. 공군 조종사 출신 예비역에게 공대공 미사일 보유량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니 “전체 보유량은 다소 부족하나 공대지보다 나은 상황이고 전투기 대수가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에 전투기 대비 미사일 보유량은 균형을 맞춰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타격 무기체계 외에도 SIPRI 자료에는 KF-16에 장착된 랜턴(LANTIRN) 포드 도입 수량도 공개돼있다. 공군은 1998년~2000년에 걸쳐 AN/AAQ-13 네비게이션 포드 20대와 AN/AAQ-14 타게팅 포드 20대를 도입했다. 공군이 무단 분해했다가 한미 양국 간 군사외교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던 F-15K용 타게팅 포드 타이거 아이는 2005년~2008년에 걸쳐 40대를 도입했다. 2011년 계약을 체결한 F-15K용 신형 타게팅 포드 AAQ-33 스나이퍼는 아직 인도된 물량이 없다. SIPRI 자료에는 2013년부터 인도가 시작될 것이라고 적고 있다. 

전투기·무기 부족 이중고 시달리는 공군

한 동안 국내 국방 이슈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던 차기 전투기 사업은 과도하게 급박한 일정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시험평가가 종결돼 막바지 협상에 돌입한 차기 전투기 사업은 공군이 가장 절박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전투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탈출구다. 공군참모총장이 “어떤 기종이라도 좋으니 연기만은 안 된다”는 말을 할 정도로 공군은 절박하다. SIPRI 자료를 토대로 현재 공군의 전투기 현황을 짚어보자.

SIPRI 자료에 따르면 공군은 지금까지 F-4, F-5, F-16, F-15계열의 전투기 768대를 미국으로부터 도입했다. 이 가운데 수명이 30년을 넘긴 기종은 F-4 계열이 84대, F-5계열이 278대로 총 362대에 이른다. 물론 이미 도태된 전투기가 대부분이다. 공군에 현재 운용 중인 전투기 현황을 질문하자 F-5A 73대, F-5B 40대(5대 필리핀 공여)가 도태돼 운용하지 않고 있으며 F-4계열은 2010년 6월 마지막 F-4D 대대가 해편해 현재는 청주 17전투비행단에서 F-4E 3개 대대만 운용 중이라고 한다. 

▲ F-4E는 한때 명성을 떨친 전투기지만 한국 공군을 떠날 시기가 지난 지 오래다. © 공군본부

또한 공군은 2019년까지 남은 F-4E와 F-5E/F를 모두 퇴역시킬 예정이며 F-5 계열 중 가장 최신형인 제공호는 기골 보강을 통해 2023년까지 운용할 계획이다. 제공호는 1979년부터 1986년까지 모두 68대가 생산됐다. 최신 기종인 F-15K 60대와 KF-16 135대, F-16C/D 35대는 아직 아무 문제없이 운용하고 있다. KF-16은 앞으로 개량 사업을 통해 더욱 향상된 성능을 발휘할 예정이다. 그러나 조종사들이 믿고 탈 수 있는 전투기가 불과 230여 대밖에 되지 않아 심각한 전력 공백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차기 전투기 사업은 이런 암울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전투기만 도입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전투기가 있어도 적을 때릴 ‘주먹’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공군에 보유 중인 항공 무기체계가 적절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는지, 부족하다면 전시에 이를 충당할 방법은 있는지 질문했지만 “답변 내용이 전시작전계획과 연관돼 있어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 공군 예비역 장성은 같은 질문에 “전시에는 긴급전시구매 방식이 있다”면서도 “그래도 적절한 보유량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고 답변했다. 

김동규 디펜스21+ 기자
가진 거라곤 ‘안보의 민주화’에 대한 열정밖에 없던 청년실업자 출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경상도의 모 대도시에서 20년을 보냈다. 〈디펜스21+〉에서 젊음과 차(茶)를 담당하고 있다.
이메일 : ppankku@gmail.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semper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시뮬레이션 테스트로 전투기 구입한단 말은 사진만 보고서 배우자 고르자는 것과 같아”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4일자 기사 '“시뮬레이션 테스트로 전투기 구입한단 말은사진만 보고서 배우자 고르자는 것과 같아”'를 퍼왔습니다.

왼쪽부터 미국 록히드 마틴의 ‘F-35A’, 미국 보잉의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의 ‘유로파이터’.

8조 차기 전투기 부실선정 우려

전문가 “무기구입 상식서 벗어나
”록히드마틴 F-35A 실물비행 못해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의혹 불거져

차기 전투기(FX) 사업 선정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13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종 선정 방법과 일정 등을 밝혔지만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지는 등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뮬레이터 평가, 구입 비용, 10월에 있을 기종 결정까지의 촉박한 일정 등을 둘러싼 뒷말이 나오고 있다.
현재 경쟁 기종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 보잉의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등 세 종이다. 이 가운데 F-35A는 실물로 비행시험 자체를 할 수가 없다. 시뮬레이터 선정이 이 기종을 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방위사업청은 “완제품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2016년 납품 때까지의 개발을 고려한다”며 “세 기종 모두 일정 부분은 시뮬레이션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F-15SE와 유로파이터도 전자식 레이더, 일부 무장, 스텔스 기능 등 우리 군의 요구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추가 개발이 진행중이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두 기종도 어차피 시뮬레이터 또는 자료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방사청은 또한 “비행시험이 가능한 장비만 대상 기종으로 정할 경우 경쟁 제한으로 국익 측면에서 불리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김종대 편집장은 “시뮬레이터 테스트가 문제없다는 것은 배우자를 고를 때 사진만 봐도 문제가 없다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며 “무기 구입의 상식에서 벗어난 태도”라고 지적했다.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이 지난 8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 된 “일본, 이스라엘도 이렇게 (F-35 검증을 시뮬레이터로) 했다”는 글과 동일한 내용이 방사청의 설명자료에도 포함됐다. 이를 두고 “일본은 F-35A 4대를 공동생산하고, 나머지 34대는 기술이전을 받아 독자 개발하는 등 상황이 다른데도 같은 상황처럼 언급하는 것은 특정 업체의 사정만 고려해 객관성을 잃은 태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구입비용이 기존에 밝혔던 8조3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도 여전하다. 방사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목표액을 넘어선 예가 거의 없다”며 “가액을 맞추지 못할 경우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기종 결정까지의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방사청 관계자는 “10월 기종 선정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지만 협상이 지연되거나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선정 연기도 가능하다”며 “다만, 9월까지 시험평가를 끝낸 뒤 2016년 첫번째 차기 전투기가 납품될 수 있도록 실무진에서 추진하는 게 목표이며, 연기 여부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국방부 장관)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대 편집장은 “방사청의 설명은 논란에 대한 해명이 아니라 결국 구입을 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이라도 기종 결정 시기를 늦추고 상식적인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2012년 3월 5일 월요일

전투기, 이명박 최후의 전투


이글은 시사인 2012-03-05일자 기사 '전투기, 이명박 최후의 전투'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F35 전투기 도입을 약속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F35는 개발 지연과 단가 상승으로 미국 내에서도 논란을 빚는다.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전투기는 F4, F5, F16, F15 네 종이다. 현재 도입되고 있는 FA50까지 당분간 5종을 운용해야 한다. 이 중 30년 이상 경과한 F4와 F5가 250대로, 전체 전투기 보유량의 50%에 해당된다. 이 낡은 전투기들은 그 효용이 의문시되어 한·미 연합작전 계획에서도 임무가 없다. 즉 전쟁이 나도 핵심 임무 수행이 불가능하다. 이런 전투기를 억지로 운용하면서 매년 추락 사고가 발생해 조종사들이 순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공군은 전투기 보유 기준을 500대에서 400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고 곧 도태될 F4, F5 전투기의 공백을 메우려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세계 최고 성능의 전투기 60대를 해외에서 구매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차기 전투기 사업(F-X)이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겪은 현 정부는 적극적인 대(對)북한 억제 전략을 통해 북한에 대한 선제 군사행동을 의미하는 새로운 군사전략을 채택하고자 한다. 북한 핵심 목표에 대한 적극적 군사행동을 필두로 한 강압정책을 구사하겠다는 뜻이다. 북한 핵심부에 은밀하게 침투해 도려내듯이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스텔스 전투기가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북한 정권의 심장을 바늘로 찌르는 것과 같은 위협을 가하겠다는 MB식 국방전략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일본이 제5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스텔스 전투기를 확보하는 데 자극을 받아 향후 동북아에서의 스텔스 경쟁에도 뛰어들 태세다.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해서도 ‘체벌적 응징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의 전투기를 도입하려 한다. 이를 위해 총사업비 8조3000억원을 책정하고 올해부터 착수금을 배정하였으며, 올해 10월까지 계약을 마치고 2016년부터 전투기를 들여올 계획이다.


F35

미국 정부 부담을 나서서 떠맡아

이렇게 보면 차기 전투기 사업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를 도입하기로 이미 내정된 상황에서 보잉 사의 F15SE, 유럽 EADS 사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들러리 세운 형식적 경쟁체제로 가는 듯하다. 새누리당의 송영선 의원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을 때 미국제 F35 전투기 도입을 약속했다”라는 ‘밀약설’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다.

더불어 송 의원은 수년이 걸리는 전투기 시험평가와 계약 협상을 올해 착수해 10월까지 다 해치우려는 정부의 태도가 바로 특정 기종을 내정해놓고 형식적인 절차만 밟으려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상기시켰다. 사실 여부와 관련 없이 여론은 송 의원을 말을 대체로 믿는 분위기다. 정권 말기에 대선을 불과 한 달여 남겨놓은 시기에 8조원대 계약을 해치우려는 ‘각하 전투기 사업’은 이렇게 밀어붙이기로 추진되고 있다.


F15SE

이런 의혹 제기는 사실 정부가 자초한 것이다. 지난해 1월 중국 방문을 마치고 한국에 온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중국의 스텔스기 개발을 거론하며 F35 구매를 권유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에 영향을 받은 국방부와 공군이 5세대급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나섰으나 공교롭게도 바로 이 무렵이 F35의 개발 지연과 단가 상승으로 미국 내에서 논란이 가중되던 시기였다. 미국 공군이 록히드마틴이 개발 중인 스텔스기가 목표 성능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전투기 인수를 거부했고, 캐나다·이탈리아·영국 같은 공동 개발국 역시 물량을 축소하거나 인수 시기를 연기한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비싼데 기술 이전도 안 돼감축되는 미국 국방 예산으로는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전투기를 살 여력도 없다. 미국 국방부는 F35의 구매 축소와 구매 시기 연기 등을 통해 향후 5년 동안 151억 달러를 절감하기로 하고, 2013년에 총 29대를 61억 달러에 사들이는 긴축 계획으로 돌아섰다(미국이 F-35 한국에 떠넘기려는 이유는? 기사 참조). 모두가 새로운 전투기를 도입하는 데 신중론으로 돌아선 시기에 유독 미국과의 동맹에 몰입하는 한국과 일본이 이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은 미국 국방부에 복음과도 같다. F35의 대당 가격이 2억 달러로 치솟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에서 어느 정도 구매만 해준다면 단가를 낮출 수 있고, 이는 미국 국방 예산의 부담을 한결 덜어주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의 어려움이 동맹국에 전가되는 상황 자체가 미국 정부가 전투기 해외 판매에 적극 나설 절박한 이유가 된 것이다.


유로파이터 타이푼

미국 국방부는 F35의 경쟁 기종인 F15SE를 생산하게 될 보잉 사에 대해 “한국에 보잉 사는 전투기를 직접 판매할 수 없고, 미국 국방부가 한국에 판매하는 ‘정부 간 거래(FMS)’ 방식으로만 거래해야 한다”라며 보잉 사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업체가 한국에 대한 판매 당사자가 되지 못하고 미국 정부가 직접 전투기 판매를 관할한다는 것은 록히드와 보잉 간의 경쟁에 미국 정부가 직접 개임함으로써 사실상 공정한 경쟁을 불허하게 됨을 뜻한다. 이에 대한 표면적인 명분으로는 지난해 한국 공군이 F15K 전투기의 미국제 센서 ‘타이거아이’를 무단으로 분해한 데 대한 보복적 조치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 방침을 방위사업청에 공식 통보했다.

F35의 경우는 해외 판매국과 절충교역(Off-set)으로 불리는 기술 이전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우리로서는 차기 전투기를 도입하면서 향후 한국형 전투기(KFX)를 자체 개발할 수 있는 기술 도입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F35는 이미 개발비를 분담한 다른 개발 참여국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한국에 기술 이전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방사청은 1월의 사업설명회에서 “기술 이전 목록에 따른 기술 이전 양해 각서는 2013년 12월까지 별도로 체결한다"며 기술 이전과 전투기 기종 선정은 별개 과정으로 분리했다. 

구매 계약서에 기술 이전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고 기종 선정 1년 후에야 별도로 양해 각서를 체결한다는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방식이다. 이러한 사업 방식이라면 전투기 사업을 통해 우리 항공산업 발전에 얻을 것은 거의 없다. 역대 한국이 전투기 사업을 하면서 외국 업체에 이런 파격적인 배려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하 전투기 사업’은 국부의 대량 해외 유출이라는 우려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집권 초 미국에 쇠고기 시장을 내준 것과 비견되는, 집권 말기의 미국에 대한 파격적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다 성능이 불확실한 개발 중인 전투기의 성능 보장 문제를 미국 정부의 보증서로 대체하겠다고 한다. 실물을 테스트해보지 않고 카탈로그만 보고 자동차를 사겠다는 식이다. 사업비를 부담해야 할 다음 정권이 이 사업을 번복할지 모르기 때문에 임기 말에 도장 찍고 나가겠다는 ‘오기’도 현 정권의 색깔에 딱 들어맞는다. 또 하나의 무기 도입 스캔들이 꿈틀거리는 정권 말 풍경이다.


ⓒ뉴시스 1월30일 방위사업청에서 열린 차기 전투기 사업설명회에서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보잉 사, 유럽의 EADS 사 등 업체 관계자들이 설명회장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