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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7일 수요일

韓·美·日 군사전략 융합, 냉전 때보다 더 냉전적


이글은 프레시안 2012-06-27일자 기사 '韓·美·日 군사전략 융합, 냉전 때보다 더 냉전적'을 퍼왔습니다.
[평화에 투표하자] 탈냉전 이후 한반도, 어디로 가나

프레시안과 참여연대는 올해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벌어지는 긴장 고조 행위를 감시하고, 올바른 대외전략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평화에 투표하자' 시리즈를 공동 기획했습니다. 여러 전문가들이 필자로 나서는 이 연재에서는 현안에 대한 대응은 물론 평화를 바라는 이들이 외교ㆍ안보 쟁점에서 가져야 할 기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탈냉전 이후 한반도, 동북아시아에서 면면히 발전되어 오던 공동안보와 다자협력의 정신은 붕괴되고 진영안보의 논리가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지난 6월 14일에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ㆍ국방장관(2+2) 회담은 한미일 군사협력의 수준을 높이기로 함의함으로써 자본주의 해양세력이 중국 견제를 위한 군사 블록을 형성하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러한 블록화는 세계화의 추세에도 위배될 뿐만 아니라 냉전적 질서로의 회귀라는 점에서 향후 동북아 안보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더 나아가 전범국이며 패전국인 일본이 평화헌법의 굴레를 벗고 장차 한반도 유사시에 개입할 수 있는 경로가 열어졌다는 점에서 2차 대전 이후 70여년 가까이 유지되어 오던 동북아 국제질서를 허무는 역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중국식 표현대로라면 왕도(王道)길을 버리고 패도(覇道)의 길을 답습하는 진영안보로 동아시아 질서가 회귀한다는 의미다.

이날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한국군 탄도미사일 사거리 연장 협상에 대해 "상당한 진전을 이룬 상태"라며 "조만간 한미 양국이 동의할 수 있는 해법에 도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말의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군의 미사일 주권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에 적극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뜻으로 읽힌다.

양국의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점증하는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포괄적인 연합 방어 태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힌 점이나, 우리 정부 관계자의 "현재 추진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제에 미국이 정보, 탐지, 식별, 타격을 위한 시스템을 지원해 한미공조를 강화한다는 의미"라는 발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MD 체제의 상호운용능력 개선과 MD 강화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힌 점을 고려한다면 실질적 논의주제는 바로 MD라는 점이 드러난다.

한미일의 군사적 공조는 해양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공동성명은 일본과의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한미일 3자 협력의 범위를 재난구호에서 해양안보, 항행의 자유,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맥락에서 6월 21일에 미항공모함이 동원된 한미일 해상훈련이 한반도 인근해역에서 실시된데 이어 서해에서 한미연합 해상 기동훈련이 6월 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서해에서 한미일이 중국과 결전을 치룰 수 있다는 군사적 긴장 분위기가 고조될 조짐이다.

▲ 한미해상합동훈련이 서해에서 열리고 있는 24일 미군의 조지워싱턴 항공모함에서 슈퍼호닛(F/A-18E/F)이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0년 11월에 조지워싱턴호가 서해에 들어오기 전인 7월부터 중국은 "미국 항공모함이 서해에 들어오면 살아있는 표적이 될 것"이라는 외교부 대변인의 초강경 발언이 나온 바 있고, 실제로 미 항모에 대응하여 동중국해에서는 7월에 중국 해군이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미국의 해양에서의 움직임에 대응하여 중국과 러시아의 연합 해상훈련도 실시되는 등 한미일과 북중러의 해양에서의 긴장은 예사롭지 않다.

한미일이 근세 이래 이렇게 국가 정치-군사 전략을 완전히 융합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소련의 팽창주의 위협이 극심하던 냉전의 절정기에도 이러한 높은 수준의 삼각 동맹은 출현한 적이 없다. 냉전 시기보다 더 냉전적인 정치-군사 블록이다. 이를 기회로 일본은 최근 원자력규제위원회 설치법의 부칙에 "국가 안전보장에 이바지한다"는 문구를 삽입하여, 사실상 핵무장을 주변국에 암시하였다.

또한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 이지스 구축함의 한반도 해역에 출동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고, 한국과도 군사협정을 체결하여 한반도 유사시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금기도 깨고 대륙간 탄도탄을 개발하기 위한 로켓의 대기권 재진입 실험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원칙도 벗어던지고 무기의 공동개발과 해외수출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가히 아시아에서 군사적 맹주를 도모하려는 모양이다. 이러한 군사적 역할 확대를 추동하는 일본 내 보수우익은 최근 위안부 동상에 말뚝 박기를 비롯하여, 과거 군국주의 시절의 침략적 본성을 연상시키는 과격한 행동도 서슴지 않고 있다.

아시아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을 확대시킨다는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전략이다. 미국은 이명박 정부에게도 "팽창하는 중국은 반드시 민족주의로 회귀할 것이며, 한국은 미국과 중국 중 누구를 친구로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하여 왔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가 적극 부응하면서 한미일의 군사적 융합에 무방비로 흡수되는 것이 작금의 현상이라면, 앞으로 한반도는 청일전쟁 전야와 같은 외세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뼈 속까지 친미이고 친일"이라는 이명박 정부가 아니고서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다. 적어도 냉전 이후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지향해 온 21세기의 시대정신과 정반대가 아닐 수 없다.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2012년 6월 7일 목요일

한반도 서해를 화약고로 만들 셈인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07일자 기사 '한반도 서해를 화약고로 만들 셈인가'를 퍼왔습니다.
[정상모의 흥망성쇠] 열강들의 연합군사 훈련장처럼 돼버린 서해

일본이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을 우리나라 서해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5월 30일치 보도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이 북한의 미사일 궤적을 더 쉽게 탐지할 수 있도록 ‘발사지점 주변해역’에 이지스함 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발사지점 주변해역’은 한반도 서해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한다. 일본 군함이 우리나라 서해에서 작전을 벌이겠다니 도대체 세상이 어찌 되고 있는 것인가.  
일본의 이지스함 서해 배치가 북한의 미사일 궤적 탐지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지스함이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도 겨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이지스함이 보유한 레이더의 정보 탐지 거리가 무려 1천km에 이른다. 중국 동부 연안지역 군사기지에서 벌어지는 미사일 훈련이나 공군 비행훈련 능력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중국이 가만히 있을 리 있겠는가. 2010년 7월 천안함 사태로 서해에서 한국과 미국이 연합군사훈련을 벌이려고 하자 중국의 반발이 워낙 심해 훈련지역을 동해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 직후에도 중국의 반발로 미군 항공모함이 서해 남쪽 먼 바다에서 연합훈련을 하고 말았다. 중국이 이처럼 서해를 양보와 타협을 절대로 할 수 없는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터라 일본의 이지스함 서해 배치 검토를 결코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일본의 이지스함 서해 배치 얘기가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 서해의 군사적 갈등과 긴장이 높아져 왔다는 점이다. 한반도는 이미 열강들의 연합군사 훈련장처럼 돼 버렸다.
한국과 미국은 올 해 들어 2월 27일 키리졸브 훈련, 3월 독수리훈련, 23년만의 한․미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두 나라는 이어 5월 7일부터 18일까지 역대 최대 규모, 최장 기간의 연합 공중전투훈련을 실시했다. 2010년 7월 한․미 합동 해상훈련에는 일본 자위대 장교들이 참관하는 등 한․미․일 공동 군사훈련도 진행됐다.
중국과 러시아도 연합 해상훈련인 ‘해상협력 2012’를 한반도 주변에서 2012년 4월 24-29일 실시했다. 양국 모두 주력 함정들을 동원한 역대 최대 규모였다. 러시아 함대가 일본 열도를 우회하지 않고 대한해협을 직접 통과한 것은 일본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갈등과 긴장이 이처럼 한․미․일과 북․중․러의 신냉전 대립구도로 특히 서해에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열강들의 연합군사 훈련의 강도도 역대 최대 규모로 높여가며 기싸움을 벌이는 꼴이다.

공군작전사령부는 미 7공군과 함께 지난 5월7일부터 18일까지 12일 동안 연합 공중전투훈련인 '12-1차 맥스 썬더(Max Thunder)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전쟁 초기 상황을 가정한 훈련 시나리오를 토대로 한국 공군작전사령부 주도하에 제 1전투비행단에서 진행되며, 역대 최대 규모인 60대의 연합 공중전력이 참가했다. 사진은 훈련에 참가하는 韓 공군 F-15K 전투기들이 1전투비행단에 도착해 늘어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핵심이익’을 지키고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중국의 전략과 미국의 아시아 재개입 및 중국 포위 봉쇄 전략이 동․남 중국해에서 갈등을 빚은 지 오래다. 이 갈등이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더욱 격화됐다.
미국은 2020년까지 자국 군함의 60%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기로 했다. 미국과 일본의 미군 재배치 계획도 끝났다.
재배치 계획의 핵심은 미국의 해병공지(空地)부대의 거점을 오키나와 기지 한 곳에서 세 곳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오키나와 기지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괌 기지는 서태평양 전체, 호주의 다윈 기지는 남중국해와 인도양을 맡아 미군의 대중국 봉쇄선을 남중국해까지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중국은 일본-댜오위다오-대만-필리핀-말라카 해협에 이르는 선을 제1열도선으로 설정하고 이를 근해방어선으로 삼아 미국을 상정한 반접근 및 거부 전략을 펴고 있다. 또한 오가사와라-사이판-괌-파푸아뉴기니아를 연결하는 선을 제2열도선으로 설정하고 군사력 증강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의 항공모함 건조도 제2열도선 통제와 태평양 진출을 노린 것이다.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는 날도 과거 2040-50년대에서 점차 가까워져 이제는 그 시기가 2010년대로 앞당겨졌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2018년, 골드먼삭스는 2017년,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는 2015년으로 내다본다고 한다.
부상하는 중국과 힘의 우위를 지키려는 미국의 갈등 및 분쟁이 더욱 심해지지 않겠는가. 열강들의 패권전쟁터가 돼버린 한반도의 입장에서 자못 심각한 정세 동향이다.
2006년 강화된 ‘미․일신동맹’은 일본의 해양권을 남중국해로 확대하려는 의도였다. 일본의 이지스함이 서해로 진출하겠다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해양권 확대 전략 아니겠는가.
한반도가 열강들의 패권 전쟁에 휘말려 희생양이 되는 불행한 역사를 또다시 반복할 수는  없다. 열강들의 신냉전 각축구도로 악화되고 있는 냉전 구조의 근본적인 해소를 위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안정, 공동번영의 평화전략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는 뜻이다.

정상모 평화민족문화연구원 이사장 | sang_16@hanmail.net  

2012년 5월 31일 목요일

[사설] 일 이지스함 서해 배치, 안 될 말이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30일자 사설 '[사설] 일 이지스함 서해 배치, 안 될 말이다'를 퍼왔습니다.

일본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탐지하기 위해 우리나라 서해에 이지스함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의 어제 보도를 보면, 일 방위성은 지난 4월13일 북한의 로켓 발사 탐지 실패 뒤 설치한 검증팀의 보고서에서, 북한이 추가 로켓 발사를 예고하면 ‘발사 지점의 주변 해역’에 해상 자위대의 이지스함 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서해라는 말은 쓰지 않았지만, “주변 해역은 서해”를 말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보고서는 이미 방위상의 승인을 받았고, 총리실과 최종 조율을 거쳐 조만간 발표된다고 한다.일본은 지난 4월 북한의 로켓 발사 당시 동해와 동중국해에 이지스함을 배치했으나 탐지에 실패했다는 것을 이지스함 서해 배치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 또한 국제법상으로 공해를 통해 들어오면 말릴 방법이 없다는 점도 고려한 듯하다. 하지만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전혀 바람직스럽지 않다. 자국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하겠지만, 남북한과 중국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킬 게 뻔하다. 결과적으로 자국의 안전에도 유리할 것이 없을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 있었던 2010년 11월 미국이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서해에 파견해 한-미 군사훈련을 하자, “중국의 안보 이익에 영향을 주는 활동”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한 바 있다. 올해 4월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강화된 서해 군사활동을 견제할 목적으로 산둥성 칭다오 주변 해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합동군사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런 판국에 일본이 자위대를 서해상에 배치하겠다는 것은 서해의 긴장을 더욱 조장하자는 의도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


더구나 과거 침략의 역사를 깔끔하게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군사활동에 대해서는 주변국들의 경계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과 긴밀한 정보교류를 하고 있고, 하늘과 바다에서 충분한 정보 탐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일본이 굳이 군사·역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들어오겠다는 걸 순수하게 봐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정부는 우선 일본 정부의 진의를 신속하게 파악한 뒤, 일본 이지스함의 서해 배치가 갖는 부정적 측면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내야 할 것이다. 또한 일본과 군사정보보호협정과 군수지원협정을 체결하자고 섣불리 나선 것이 이런 일을 자초한 것이 아닌가 돌아볼 필요도 있다. 북한도 쓸데없는 도발로 일본에 군사활동 확대의 명분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본, 이지스함 서해 배치 검토 논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31일자 기사 '일본, 이지스함 서해 배치 검토 논란'을 퍼왔습니다.

ㆍ북 미사일 발사 핑계로 자위대 활동반경 확대 노려

일본이 북한 미사일에 대비할 명목으로 한국 서해에 최신예 이지스함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남북한과 중국의 군사전략적 이해가 큰 서해에 일본이 새 긴장을 유발시키는 동시에 최근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한·일관계에도 일본 군사력의 한반도 진출이라는 새 불씨가 던져지는 격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아사히신문은 30일 “방위성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예고가 있을 경우 해상자위대 이지스함을 발사지점의 주변해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하고 이를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한 검증보고서(안)’에 명기했다”고 보도했다. 방위성은 보고서에 이지스함 추가배치 지역을 서해라고 명기하지는 않았지만 검증팀 관계자는 주변해역은 서해이며, 서해 남부지역을 상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달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검증팀이 마련해 지난 28일 다나카 나오키(田中直紀) 방위상의 승인을 받았으며, 총리실의 최종조율을 거쳐 금명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달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 동해와 동중국해에 이지스함을 배치했으나 서해에는 배치하지 않았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영토로 날아올 경우 요격한다는 계획에 따라 서해 배치를 보류한 것이지만 북한이 지난 4월13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 관련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방위성 내 검증팀이 꾸려져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마련했다. 검증보고서는 일본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독자적인 정보 탐지를 위해 미군의 조기경계위성에 의한 발사정보와 함께 ‘미군의 이지스함과 공조하면서 발사지역의 주변해역에 이지스함의 배치도 검토한다’고 명기했다.

이는 미사일 발사 정보탐지를 명목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의 해양진출에 맞서 자위대의 활동반경을 키우겠다는 군사적 목적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신의 방패로 불리는 이지스함이 서해에 배치되면 서해상에서 한·미·일과 중·러 간 상호 견제가 더욱 심화되는 등 군사 긴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도 등 영토갈등과 과거사 문제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한·일관계에도 일본 군사력의 한반도 진출이라는 새 불씨가 던져지는 격이다. 한국 정부는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으나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위대의 행동반경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점과 관련해 일본 내부에서도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입장을 바꿔 한국이 일본 영토 주변에 이지스함을 배치한다고 하면 일본이 수용하겠느냐”며 “주변국에 상당한 경계심과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쿄 | 서의동 특파원 phil2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