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성폭행범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성폭행범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12월 14일 금요일

다급한 박근혜 "민주당, 성폭행범들 같은 수법"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14일자 기사 '다급한 박근혜 "민주당, 성폭행범들 같은 수법"'을 퍼왔습니다.
문재인 맹비난…"모략 밝혀지면 文, 책임져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다급해졌다. 대선을 5일 앞두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자신을 턱밑까지 추격하며 양측의 상호 비방전도 가열된 가운데, 후보가 직접 나서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문 후보를 '네거티브 세력'으로 낙인찍으며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근혜 후보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린 것은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라며 "저는 오늘 이 순간부터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대선을 5일 앞둔 14일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표정은 단호했고 목소리는 간간이 높아졌다. 박 후보는 이날 격양된 어조로 "성폭행범들이나 사용할 수법", "음습한 정치공작", "국기문란행위", "집단테러" 등의 격한 용어까지 써 가며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가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직후부터 민주당과 선거캠프는 오히려 무차별적인 흑색선전으로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선거가 도저히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허위 비방이 갈수록 도를 넘더니 이젠 국가기관까지 정치공작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2차 TV 토론회 당시의 '아이패드 논란', 1억5000만 원 '굿판' 논란, 신천지 연루 논란 등 자신을 향해 제기된 의혹들을 거론하며 "이 가운데 어느 하나도 사실이 있느냐"고 따져 물은 뒤 "이런 식으로 사실관계도 입증 못하는 무차별적인 허위사실 유포는 범법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 성폭행범이나 사용할 수법 동원해 젊은 여성 집단테러"

박 후보는 민주당이 국정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선 "이 나라의 공당이 젊은 한 여성을 집단테러한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어제 문재인 후보는 이 사건을 민주주의 근간이 무너진 것이라고 했지만, 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린 것은 문 후보와 민주당"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심지어 그들은 이 여직원의 오피스텔 호수를 알아내기 위해 고의로 주차된 차를 들이받고, 경비실에서 주소를 알아냈다고 한다"며 "성폭행범들이나 사용할 수법을 동원해 여직원의 집을 알아내고 이것을 SNS를 통해 사방에 뿌리기까지 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가 보호하려는 인권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만의 인권이냐"며 "이런 세력이 권력을 잡으면 대통령 비방하는 댓글 하나만 달아도, 컴퓨터 내놓으라고 폭력정치·공포정치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런 엄청난 일을 벌이면서 민주당과 선거 캠프는 제보가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단 한 가지의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를 오늘 안으로 경찰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명백한 흑색선전임을 민주당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또 "이번 사건이 저를 흠집 내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민주당의 터무니없는 모략으로 밝혀진다면 문재인 후보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정보기관마저 자신들의 선거승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정쟁의 도구로 만들려 했다면 이는 좌시할 수 없는 국기문란행위"라고 비판했다.

다급한 박근혜 "흑색선전과의 전면전 선언"

박 후보는 "어떻게 해서든 이기고 보자는 행태야말로 지난 선거에서 한 번도 고치지 못했던 우리 정치의 근본 병폐"라며 "선거 때마다 악성 종기처럼 다시 번져나오는 이런 괴질을 단호히 잘라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정치는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오늘 이 순간부터 흑색선전과 전면전을 선언한다"며 "이 땅에 다시는 음습한 정치공작과 허위비방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이를 단호히 분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새누리당발(發) 네거티브'에 대한 역공을 의식한 듯 "며칠 전 저의지원 유세에서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해 해서는 안 될 막말이 있었다"며 "이 점에 관해서 제가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배우 강만희 씨가 박근혜 후보의 대구 유세현장에서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해 "간신"이라 칭하며 "죽여버려야 한다"고 막말을 퍼부은 것을 거론한 것이다.

다만 박 후보는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발각된 새누리당 SNS미디어본부장 윤모 씨의 이른바 '댓글 부대'를 통한 불법 선거운동 의혹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한편 박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질문·답변을 대신한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해당 의혹에 대해 "당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며 "파악하지 못한 사무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저희들은 전혀 파악된 바가 없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선명수 기자 

2012년 9월 4일 화요일

내가 어딜봐서 성범죄자처럼 보입니까?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9-03일자 기사 '내가 어딜봐서 성범죄자처럼 보입니까?'를 퍼왔습니다.
[게릴라칼럼] 경찰 불심검문 부활이 우려스러운 이유

▲ 전남 나주의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 등 최근 발생한 강력사건과 관련해 민생치안 점검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김기용 경찰청장에게 나주 사건 등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성범죄가 또다시 발생했다. 바로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이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과를 하고 정치권과 정부는 대책마련에 호들갑을 떤다.

굳이 '호들갑'이란 표현을 쓴 이유는 그 대책이란 게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되풀이되는 레퍼토리이기 때문이다. 

전자발찌, 화학적 거세, 범죄자의 신상공개, 국회의 법 개정, 사법부에 무기징역을 포함한 강력한 처벌 촉구. 이런 게 전부 아닌가. 물론 전혀 효과가 없지는 않겠지만, 한결같이 돈은 별로 들지 않으면서도 대중들의 분노에 편승할 만한 대책뿐이다. 

대통령의 사과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도 정부가 성범죄 예방과 피해자 대책을 진지하게 장기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작정 법정형을 늘리고 성폭력범의 처벌과 감시를 강화한다고 해서 성범죄가 사라질까? 아니면 모 정치인의 말처럼 모든 남성을 결혼시키는 방법으로 성범죄를 없앨 수 있나. 순진한 생각이다. 성범죄자를 양산하지 않는 세상, 피해자를 보호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문가와 정치권이 진지하게 머리 맞대고 고민을 해보았으면 한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봐줄만 하다. 여론이 무서워서라도 뭔가 일을 한다고 하니 굳이 반대할 까닭은 없다. 문제는 성폭행 사건을 빌미로 사회 전체가 감시사회로 복귀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니나다를까 새누리당의 이한구 원내대표는 "모든 폭력과의 전면전을 선포해 안전한 법치국가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달라"고 정부와 청와대에 촉구했다고 한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정부의 확실한(?) 대책이 등장했다. 경찰의 불심검문 부활이 그것이다(엄밀히 따지면 부활로 보기는 힘들다. 불심검문은 엄연히 현행법에 나와 있는 제도이다. 다만 인권침해 등 부작용 때문에 경찰이 대대적으로 시행하지 않았을 뿐 불심검문이 폐지되지는 않았다).

불심검문 강화를 대책으로 내세운 건 올바른 해법일까. 적어도 내게는 마치 국가가 시민에게 "성범죄자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평범한 사람들 속에 숨어 있습니다. 따라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수시로 감시해야 합니다"라는 말로 들린다. 

불심검문이 성폭행 사건 해결책? 

일단 법부터 살펴보자. 불심검문은 경찰관직무집행법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경찰관은 수상한 거동 기타 주위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해 어떠한 죄를 범했거나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 또는 이미 행해진 범죄나 행해지려고 하는 범죄행위에 관해 그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자를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다." (3조 1항)

▲ 경찰 불심검문 2년만에 부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역 인근에서 경찰관이 불심검문을 하고 있다. 이날 경찰청은 '묻지마' 범죄와 아동 성폭행 등 강력 범죄 예방을 위한 특별방범 활동 차원에서 이달부터 대로상에서 불심검문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라는 지침을 전국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에 내려 보냈다. ⓒ 연합뉴스

쉽게 말해 불심검문이란 수상한 사람을 정지시켜 질문하는 것을 말한다. 법을 자세히 보면 수상한 거동을 하지 않거나 범죄의심이 상당하지 않은 '선량한' 시민은 불심검문의 대상이 아니다. 설사 대상이 되더라도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은 "정지시켜 질문"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경찰의 업무관행은 어떤가. 일단 "죄없으면 신분증부터 보여달라"가 된다. 게다가 거부하는 사람에겐 경찰서로 갈 것을 요구하는데 월권이라 할 수밖에 없다.    

물론 경찰이 동행요구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법에 따르면 동행요구는 "당해인(검문 당하는 사람)에게 불리하거나 교통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되는 때"에만 가능하다. 이마저도 "동행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만일 동의를 얻어 동행할 경우에도 6시간을 넘길 수 없고 가족에게 동행장소와 목적 등을 알릴 기회를 주고,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도 알려줘야 한다. 

결정적으로 불심검문 중에는 "형사소송에 관한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신체를 구속당하지 아니하며, 그 의사에 반해 답변을 강요당하지 않는다."(경찰관직무집행법 3조 7항).

정리해 보자. 불심검문은 거절할 수 있다. 동행요구도 거절할 수 있다. 경찰은 신분증 제시나 소지품 검사를 강요할 수 없다. 압수, 수색, 체포 등과 같은 강제처분이 아님은 명백하다. 학자들도 불심검문은 수사의 단서에 불과하므로 범죄수사와 엄격히 구별해야 하는 절차로 보고 있다.  

법원(인천지법)도 2010년 판결을 통해 불심검문의 한계를 분명히 짚은 적이 있다. 즉, 불심검문은 시민에게 협조해줄 것을 설득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 수갑을 채우거나 ▲ 신체를 잡거나 ▲ 자전거 자동차 등이 진행할 수 없도록 강제력을 사용해 막거나 ▲ 소지품을 돌려주지 않는 방법으로 그 장소를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답변강요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던 정부는 2010년 법을 개정하여 불심검문을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인 적이 있었다. 당시 개정안은 ▲ 신분증 제시 요구 명문화 ▲  신원확인이 곤란한 경우 연고자 연락· 지문 확인 가능 ▲ 소지품 조사 가능 ▲ 차량트렁크 ·선박 등을 정지시켜 적재함 조사 가능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당시 시민단체는 물론 국가인권위원회조차 "인권침해 소지가 많다"는 의견을 밝힐 정도여서 불심검문 개정 추진은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불심검문 강화와 함께 법 개정이 또다시 고개를 들지 말란 법이 없다.    

어떤 이는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죄가 없고 떳떳하다면 굳이 불심검문을 반대할 이유가 있느냐. 그렇다면 경찰은 범죄자를 어떻게 잡으란 말이냐."

불심검문,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언뜻 들으면 타당한 주장 같지만 위험한 발상이다. 헌법은 영장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사람의 인신을 제약하려면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것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 국가기관이 소리 소문도 없이 사람을 잡아가던 잘못된 관행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만든 기본권 보장의 원칙이다. 따라서 구속, 체포, 압수, 수색 등 강제력을 동원하려면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 

예외도 있다. 긴급체포와 현행범체포다. 만일 살인, 강간 등과 같이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도망하거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데 판사의 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 먼저 체포하고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이것이 긴급체포이다.

▲ 김기용 경찰청장이 3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 북관 1층에서 '성폭력ㆍ강력 범죄 총력 대응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또한 법에는 현행범 체포제도도 있다. 범죄의 실행중이거나 실행 직후인 자는 현행범으로 보아 누구든지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죄를 저지르고 도망가는 소매치기범이나 성폭행범은 일반인이라도 붙잡아서 경찰에 넘길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 범인으로 불려서 추적되고 있는 때 ▲ 장물이나 범죄에 사용되었다고 인정함에 충분한 흉기 기타의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 때 ▲ 신체 또는 의복에 현저한 증적이 있는 때 ▲ 누구임을 물음에 대하여 도망하려 한 때에는 현행범인과 똑같이 체포할 수 있다.  

현행법은 영장주의가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사후에 영장을 청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긴급체포나 현행범체포 제도를 두고 있다. 하지만 불심검문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일반인을 상대로 무차별로 이뤄지는 불심검문은 영장도 없이 이뤄지고 있으며, 또 영장을 발부받지 못할 정도로 긴급성을 요하지도 않는다. 그나마 경찰은 법에 나와있는 내용을 제대로 지키지도 않고 불심검문 과정에서도 마치 대단한 권한이 있는 것처럼 시민들을 대한다. 그런데도 흉악한 성범죄자를 잡기 위한 대책이 불심검문이어야 할까. 전 국민이 잠재적 범죄자로 의심을 받아야 할 정도로 일반인의 인권이 땅에 떨어지는 시대를 살아도 되는 것일까.  

경찰이 범죄 취약 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범인을 잡는 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일엔 동의한다. 다만 전국민을 상대로 가는 길을 막고 신분증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시도에는 반대한다. 

불심검문을 보니 두 가지 일이 떠오른다. 

첫 번째. 직접 경험하지 못했지만 1980년대 대학가의 슬픈 풍경 중 하나는 경찰이 상주했다는 점이리라. 목적은 대학 내 불순분자(?)들을 걸러내고 소요를 막기 위해서였을 테다. 집회나 시위를 모의하거나 주동한 사람, 불온유인물을 제작, 배포한 학생은 여차하면 현행법에 처벌을 받아야 했다. 경찰 상주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지만 대학 교정 안에서조차 국가기관에 의해 감시당하고,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당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당시 학생들에게 분노와 자괴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두 번째. 20년도 더 된 일이다. 학생 때 술이 거나하게 취해서 친구들과 학교 근처 여관이나 여인숙을 찾곤 했다. 그때 가끔씩 새벽녘쯤 갑자기 여관방 문을 쿵쿵쿵 세차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부스스한 얼굴에 속옷 차림으로 문을 열어보면 험상궂은 얼굴을 한 경찰이 "신분증을 내놓으라"고 했다. 

마지못해 친구들의 신분증까지 함께 건네주곤 했다. 이것이 이른바 '임검'이었다. 아마도 경찰들은 수배자를 잡기 위해 '공익적 차원'에서 그런 방식을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관 방문을 두드려서 자고 있는 사람을 깨워서 범죄자인지 아닌지 확인할 권리, 누구에게도 없다. 

이 사회에 흉악범이 활개치는 일은 막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나 여당의 대책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어야 한다.   확실한 건 경찰이 길거리에서 신분증을 검사하고 차 트렁크를 뒤지는 방식으로 흉악범죄를 막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더 확실한 점은 대학가에 경찰이 상주하던 시대, 한밤중에 경찰이 여관 방문을 두드리고 신분증을 요구하던 시대로 돌아가는 건 불행하다는 점이다.

김용국(jundorapa)

2012년 9월 3일 월요일

[사설] 애먼 시민을 ‘나주 성폭행범’으로 몬 범죄 상업주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02일자 사설 '[사설] 애먼 시민을 ‘나주 성폭행범’으로 몬 범죄 상업주의'를 퍼왔습니다.

(조선일보)가 ‘나주 성폭행범’ 고아무개(23)씨의 얼굴이라며 평범한 시민의 사진을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를 빌미로 흉악범 사진을 일삼아 공개해온 ‘범죄 상업주의’와 무리한 특종 경쟁이 빚어낸 참사다. 이번 오보 사태를 계기로 피의자 얼굴 공개가 과연 알권리에 해당하는지, 범죄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 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이뤄져야 한다.조선일보가 지난 1일치 서울판 1면에 실은 고씨 사진은 개그맨을 꿈꾸는 한 20대 대학생의 얼굴이었다. 이 대학생의 친구가 1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제 친구가 성폭행범으로 알려져 욕설과 비난을 듣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조선일보 쪽은 뒤늦게 잘못을 확인해 2일 온라인판에 사과의 글을 실었다. 하지만 그 사이 인터넷 등을 통해 잘못된 얼굴 사진이 무수히 퍼져 성폭행범으로 오인된 대학생은 “죽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다.현재 피의자 얼굴 공개는 ‘최대한 공익과 공공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언론사 자율에 맡겨져 있다. 지난 2009년 ‘강호순 사건’으로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신문윤리실천요강이 고쳐진 결과다. 그 이전까진 ‘인권침해를 우려해 현행범과 공인이 아닐 때 당사자의 동의 없이 사진을 보도해선 안 된다’는 규정이 지켜져왔다. 실천요강이 바뀐 뒤 보수 성향 매체들은 조두순, 김길태 등 흉악범의 얼굴을 경쟁적으로 공개했다.물론 얼굴의 비공개가 보도의 절대적인 원칙이 될 수는 없다. 흉악범이 붙잡히지 않은 경우, 체포나 추가 피해 예방 등 수사상 필요에서라면 공개가 합리적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를 제외한 흉악범의 얼굴 공개는 흥미를 자극하는 선정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지나친 경쟁 속에서 엉뚱한 피해자를 낳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조선일보는 “1일 새벽 1시까지 경찰, 고씨의 얼굴을 아는 사람 등 10명한테서 ‘고씨가 맞다’는 증언을 확보해 서울 일부 지역 최종판에 게재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얼굴 사진에 얼마나 매달렸는지 보여주는 자기 고백이나 다를 바 없다.흉악범 얼굴 공개는 피의사실 공표 금지처럼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옳다. 고씨가 성폭행범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이 입게 될 피해나 피의자에게도 보장돼야 할 보편적 인권 등을 고려할 때 얼굴 공개가 결코 능사는 아니다. 무엇보다 무고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흉악범으로 둔갑하는 엄청난 부작용까지 낳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