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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7일 월요일

양극화 완화 통한 사회통합


이글은 대자보 2013-01-07일자 기사 '양극화 완화 통한 사회통합'을 퍼왔습니다.
[김영호 칼럼] 포용정책 통해 사회통합 이루는 데 정책 초점 맞춰야

18대 대통령 선거결과가 정치지형의 양극화를 더욱 분명하게 그렸다. 빈부격차에 따른 양극화 이외에도 지역간-이념간-세대간의 양극화가 심화된 양상이다. 지역간-이념간-계층간의 갈등은 물론이고 세대간의 반목을 더욱 극명하게 나타낸 것이다. 일반의 예상을 깬 75.8%란 높은 투표율도 한국사회에 내재된 갈등구조의 표출이다. 대통령 당선자 박근혜가 진영논리에 매몰되어 불통과 독선에 빠진다면 한국사회는 갈등과 반목을 넘어 대립과 분열로 더욱 진통할 것을 예고한다. 


언론은 그가 1987년 체제이후 최고득표자이고 첫 과반득표자라는 점에 의미를 크게 부여한다. 유권자 증가와 양자대결을 고려하면 그 의미는 크지 않다. 과거 5차례 대선은 3자 대결구도라 과반득표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번 대선에서 군소후보의 총득표율이 0.43%에 불과하여 당선자의 과반득표는 필연적이다. 오히려 지지자가 박근혜 51.55%, 문재인 48.02%로 양분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사회의 갈등구조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번 대선을 통해 세대간의 심각한 갈등구조가 드러났다. 대선 투표율이 2002년 70.8%, 2007년 62.9%이었는데 이번에는 75.8%로 높아졌다. 2002년 정몽준이 노무현과의 단일화를 파기하자 노무현을 지지한 청년층이 휴대전화 문자로 투표를 독려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노년층이 카카오톡을 통해 투표율을 끌어올렸다. 국내가입자가 3,500만명이 넘는다는 사실에서 그것을 알 수 있다. 선거전문가들이 투표율이 올라갈수록 문재인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사이에 노년층이 그 허구성을 뒤집은 것이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50대가 89.9%이라는 의외로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으며 그 중의 62.5%가 박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60대 이상 투표율이 78.8%인데 그 중의 72.3%도 박근혜를 지지했다. 인터넷-SNS 확산에 따라 세대간의 정보격차가 심화됐고, 그 소외지대에 있던 노년층의 반발심리가 카카오톡을 타고 표를 집결시킨 것이다. 2030세대 엄지족의 반란에 맞선 5060세대 검지족의 엄습이다. 2030세대의 집합에 매몰되었던 민주통합당은 그 변화를 감지조차 못한 꼴이다. 


2002년 유권자 점유율을 보면 2030 세대가 48.3%였고 50대 이상 노년층은 29.3%였다. 2030 세대의 결집이 대통령 노무현의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런데 2012년 50대 이상 유권자 비율이 40.0%로서 2030 세대 유권자 비율 38.2%를 넘어섰다. 10년 사이 10.7%p나 증가한 50대 이상 노년층의 높은 투표율이 대통령 박근혜를 만든 것이다. 


빈부격차에 따른 갈등구조를 판단할 선거자료는 없다. 다만 고가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파악이 가능하다. 2002년 서울에서 이회창은 강남구, 서초구에서만 승리했고 노무현이 나머지 지역을 석권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박근혜가 강남구, 서초구에 이어 송파구, 강동구, 용산구로 지지기반을 확장했다. 중산층의 보수화를 볼 수 있는 한 단면이다. 


지역감정이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나타냈다. 문재인은 부산-경남 출신이다. 그럼에도 그는 출신지역에서 지역주의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문재인의 부산, 울산, 경남 득표율은 39.9%, 39.8%, 36.3%이다. 19대 총선의 야권연대 득표율 40.2%, 41.5%, 36.1%와 근접한 수준에 머물러 패인의 하나로 꼽힌다. 박근혜의 득표율은 부산 59.8%, 울산 59.8%, 경남 63.1%로서 새누리당의 지역기반이 공고함을 보여 주였다.


박근혜는 연고지역인 대구에서 80.1%, 경북에서 80.8%를 득표했다. 반면에 문재인은 각각 19.5%, 18.6%를 얻는 데 그쳤다. 호남지역은 문재인의 연고지역이 아니다. 그럼에도 호남은 그에게 몰표를 던져 민주통합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임을 다시 확인했다. 문재인 득표율은 광주 92.0%, 전남 89.3%, 전북 86.3%이다. 반면에 박근혜의 득표율은 광주 7.8%, 전남 10.0%, 전북 13.2%로 지역주의의 포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호남 지역 유권자의 첫째 투표기준은 지역주의임을 확인한 것이다. 


박근혜 당선자는 이명박 정권을 반면교사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극우세력에 의해 포획된 그는 그들의 환호에 열중한 나머지 정치적 반대자를 탄압하는 데 몰두했다. 그 결과 지역간-이념간-계층간-세대간의 양극화를 증폭시켰다. 박 당선자는 특히 세대간의 갈등을 주목해야 한다. 노년층의 정치적 연대가 견고해질수록 복지와 이념을 둘러싸고 세대간의 대립과 분열이 더욱 첨예화된다. 박 당선자는 포용정책을 통해 양극화를 완화함으로써 사회통합을 이룩하는 데 모든 국가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것이 반쪽 대통령을 넘어 성공한 대통령으로 가는 길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시사평론가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2012년 11월 28일 수요일

‘26년’ 본 5·18 생존자들…관객석에선 “쏴!”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1-28일자 기사 '‘26년’ 본 5·18 생존자들…관객석에선 “쏴!”'를 퍼왔습니다.

시사회에 참석해 무대인사를 나누고 있는 <26> 제작자인 최용배 청어람 대표와 주연배우 한혜진·배수빈씨, 5·18 생존자인 김공휴씨와 강용주 광주트라우마센터장(오른쪽부터). 광주/연합뉴스·뉴시스

5·18 진압 책임자에 총구 겨눈 장면에…그날의 울분 터져
생존자·유족 200여명, 영화 ‘26년’ 관람
 광주트라우마센터 주관 시사회
여학생 죽을땐 고개 숙이고
“폭도” 대사에선 개탄의 한숨
“사회 통합

“쏴!”갑자기 극장 객석에서 터져 나온 이 말은 32년간 쌓아온 울분처럼 들렸다. 영화에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의 자녀가 유혈진압 책임자에게 총구를 겨누며 눈물을 흘릴 때, “얼른 (방아쇠를) 당겨!”란 할머니의 소리도 흘러나왔다. 영화 초반에 계엄군의 총에 맞아 여학생이 창자를 쏟아내며 죽는 애니메이션 장면이 나오자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는 이도 있었다. “그 사람들은 폭도였고, (진압은) 자위권 발동이었다”는 영화 속 전직 대통령의 대사에선 개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우리 아이 세살 때 남편이 죽었어요.”기자와 만난 60대 여성 관객 황아무개씨는 1980년 광주 거리에서 남편이 군인들한테 몽둥이로 뒷머리를 맞아 2년 뒤 후유증으로 숨졌다고 했다. “영화처럼 전두환 (전 대통령) 얼굴만 텔레비전에 나오면 가슴이 떨리고 화가 났죠. 영화를 보고 가슴이 아팠어요. 영화에 나오듯 피해자들은 계속 아파하고, ‘그 사람’은 나라가 계속 보호해주잖아요.”27일 광주 시내 극장에서 영화 (29일 개봉·감독 조근현)의 시사회가 열렸다. 5·18 생존자·부상자, 희생자 가족들을 포함한 200여명이 관람했다. 5·18 유족들이 진압 책임자를 단죄하러 나서는 내용의 영화를 5·18 당사자들이 처음 보는 행사였다. 제작진은 개봉 전까지 제작비를 후원한 1만5000 시민들과 그 지인들에게 영화를 미리 보여주는 3만1000명 초대 시사회를 진행하고 있다.80년 시민군으로 전남도청을 지킨 김공휴(53)씨는 관람 뒤 “망월동 묘역에 묻힌 영령들이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그 사람을 처단하고 싶은 우리 마음을 표현해줘서 후련했어요. 주인공 ‘진배’(진구)처럼 나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있는 곳으로 습격을 갔다가 붙잡혀 쓰레기 매립장에 버려진 적도 있습니다. 영화에 나오듯 광주 사람들은 폭도도 아니고, 빨갱이가 아닌데도 아직도 폭도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피해 당사자들 중엔 여전히 술에 기대 고통 속에 사는 분들도 있지요.”이번 행사는 5·18 유족과 생존자들의 정신적 후유증을 치유하는 ‘광주 트라우마센터’가 주관했다. 센터 참가자들은 “고문당하는 꿈을 꾸며, 5월의 꽃을 보고 피 흘리던 그날을 떠올린다”며 고통을 호소한다고 한다. “전남도청 앞 나무한테 ‘나무야, 너는 다 보지 않았냐. (우리가 얼마나 죽었는지) 네가 본 걸 말해다오” 하고 하소연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센터 쪽은 “5·18 유혈진압으로 4154명의 사상자가 나왔고, 이후 후유증으로 46명이 자살을 했다”고 밝혔다.전직 대통령에게 총을 겨누는 사격선수 심미진 역을 맡은 한혜진씨는 시사회에 참석해 “유족들의 아픔을 과연 내가 얼마나 공감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 두렵고 겁도 났다”고 토로했다. 그는 “영화 마지막에 크레인에 혼자 고독하게 올라 총을 쏘며 총성소리를 들었을 때 너무 커서 무서웠다. 희생자분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여전히 5·18로 아파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찍었다”고 말했다.고등학교 3학년이던 80년에 다리에 총을 맞아 부상을 당한 강구영(51)씨는 “‘그 사람’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반성하지 않고, 영화처럼 5·18 희생자의 자녀들이 직접 단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사회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5·18 때 고등학생으로 전남도청 사수대로 참여한 강용주 광주트라우마센터장도 진압 당사자의 사죄가 필요하다고 했다.“용서를 하느냐 여부는 피해자의 선택 문제이지만, 가해자의 사과는 피할 수 없는 의무입니다. 잘못한 사람이 유혈진압의 진실도 말하지 않고 사죄도 하지 않고 있어요. 우리 사회가 화해와 통합으로 가려면 5·18 유혈진압에 대한 진상규명과 가해자 사과부터 이뤄져야 합니다. 가해자 단죄의 짐까지 5·18의 2세들에게 맡길 순 없어요.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합니다.”시사회가 끝난 뒤, 배우들과의 대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극장 화면엔 제작비를 후원한 시민들의 이름이 끝없이 흘러갔다.

광주/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2011년 11월 23일 수요일

[사설]한·미 FTA 날치기, 그 반역사적 폭거를 규탄한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22일자 사설 '[사설]한·미 FTA 날치기, 그 반역사적 폭거를 규탄한다'를 퍼왔습니다.
한나라당이 결국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국회의 비준동의안을 날치기 처리했다. 비준안은 재적 의원 295명 중 170명이 참석해 찬성 151명, 반대 7명, 기권 12명으로 가결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 다섯 번째 날치기다.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는 FTA 비준안은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가운데 직권상정됐고, 기자석마저 출입을 봉쇄하는 초유의 언론 통제 속에 통과됐다. 당 지도부는 그제부터 날치기를 준비하면서도 24일을 D데이로 띄우는 등 전례없는 연막작전까지 펼쳤다. 5년에 가까운 긴 대치는 불과 4분짜리 여당의 단독 쇼로 막을 내렸다. 가히 ‘11·22 기습작전’이라 할 만하다.

우리는 무엇보다 한나라당의 한·미 FTA 날치기로 증명된 반역사성을 규탄한다. 누차 강조해온 대로 한·미 FTA는 한·미 양국 간 이익 불균형의 차원을 넘어 신자유주의 첨병인 미국식 경제의 틀을 우리에게 이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번 체결하면 되돌릴 수 없는 영구적 협정이기에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재고 또 재볼 것을 촉구해온 것이다. 한·미 FTA로 거대기업과 자본가 등 수혜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는 농어민·노동자·서민 등 다수의 사회적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복지체계와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우리 현실에서 심각한 사회통합의 위기가 우려되는 것이다. 나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가의 역할, 공공정책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가 권력을 시장에 넘겨주는 한·미 FTA는 시대의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반역사성을 지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애당초 한·미 FTA 협상을 시작한 노무현 전 대통령조차 2008년 금융위기 전후에 달라진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신중론을 제기했겠는가.

한·미 FTA의 문제점은 철저하게 미국 시간표에 맞춰 진행된 비준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한국 내 재협상론에 함구로 일관해온 미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에 발효 후 3개월 내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재협의 카드를 제안하자마자 ‘ISD 논의 가능’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의 한·미 FTA 밀어붙이기를 측면 지원하기 위한 립서비스일 뿐이지만 여당은 이를 기회로 “할 일 다했다”며 날치기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달 중순 미 의회가 한·미 FTA를 비준하면서 국내 비준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것도 마찬가지다. 내년 1월1일 발효는 양국이 공식적으로 합의한 내용이 아니라 수석대표가 암묵적으로 의견을 모은 것일 뿐인데도 정부는 이를 마치 국익이 걸린 시한인 양 오도하며 행동대 격인 한나라당을 채근했다.
민주당 책임론도 간과할 수 없다. 당초 ‘10+2’ 재협상론으로 맞섰으나 말로만 결사 저지를 외쳤을 뿐 무기력한 대처로 일관해 사실상 방조자가 되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특히 ISD만 폐기 또는 수정하면 국회 비준을 물리력으로 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스스로 입지를 축소시켰다. 일부 의원들은 ‘협상파’라는 이름 아래 공공연히 타협론을 제기했고, 저지 전선은 균열의 조짐을 보였다. 한·미 FTA에 대한 민주당의 ‘원죄’ 의식과 철학 빈곤은 전략과 전술 부재를 낳았고, 결과적으로 여당의 강행 처리에 빌미를 제공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일각에선 일종의 ‘미필적 고의’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할 정도다.

한·미 FTA 날치기 비준은 다수결을 내세워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고, 의회주의를 위기에 빠트린 폭거다. 날치기 무효 논쟁 등 거센 저항은 물론이고 정당정치의 불신 가중 등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을 몰고 올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향후 국회 일정을 모두 중단했고, 시민사회단체는 한·미 FTA 폐기 투쟁에 돌입했다. 중대한 국익이 걸린 한·미 FTA 비준을 날치기하는 모습이 국제사회에 어떻게 비쳐졌을지도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한나라당은 한·미 FTA 반대를 ‘반미(反美)’로 몰고, 체결은 개방 시대에 불가피하다는 상식 이하의 논리로 강행 처리를 주장한 ‘청와대 편지’의 지시를 차질없이 수행한 거수기였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 배후조종자일 수밖에 없는 이 대통령의 FTA 만능주의와 역사의 심판대에 오른 한나라당의 맹목성이 놀랍고도 놀라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