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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미소금융대출, 말로만 무담보 무보증


이글은 레디앙 2012-10-12일자 기사 '미소금융대출, 말로만 무담보 무보증'을 퍼왔습니다.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창업, 운영, 시설개선, 무등록자 창업자금 등을 무담보, 무보증으로 소액 대출을 지원하는 미소금융재단이 실제로는 차량 담보대출 비율이 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민주통합당 김기준 의원(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창업, 운영 등 공통상품에 대한 대출 취급 금액은 약 481억원인 것에 반해 자체상품 취급 금액은 1,922억원에 달한다. 또한 차량 관련, 영세자금 대출, 미용인대출, 전통시장 대출 등 자체상품 중 차량관련 대출금액이 약 1,416억원으로 자체상품 취급액의 73.1%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의 미소금융 홍보용 이미지

당초 미소금융을 도입한 취지는 무담보 무보증으로 지원하는 소액대출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었다. 저소득, 저신용계층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사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휴면예금관리재단’을 확대 개편하고 기존의 마이크로크레딧 지원체계를 대폭 확대해 미소금융 사업으로 추진한 것. 그러나 원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담보대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에 김 기준 의원은 “미소금융 사업이 제도 도입 취지와는 무관하게 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며 “미소금융의 대출 취급 상품에 대한 전면 쇄신과 각 기업, 은행 재단의 사업 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지금과 같은 기업, 은행 중심의 지원체계에서 탈피하고 공모제 방식 등을 도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 나가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장여진

2011년 12월 30일 금요일

미소금융, 서민의 돈을 강탈하다


이글은 시사인 2011-12-29일 기사 '미소금융, 서민의 돈을 강탈하다'를 퍼왔습니다.
미소금융 간부와 특혜를 받은 국민포럼 대표가 뇌물 혐의로 조사 받고 있다. 취재 결과, MB 정권 측근들이 주무른 이 사업의 허점이 드러났다. 저소득층을 위한 금융마저 약탈의 대상이었다.

도처에 약탈이 만연해 있다. 크든 작든 ‘경제적 잉여’가 있음직한 곳엔 어김없이 ‘빨대’가 꽂혔다. 대통령이 차명 부동산 투기로 고발당하고 측근 세력과 친인척들이 비리로 구속되는 판국이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을 돕던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저소득층 시민의 돈을 약탈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2월 초부터 미소금융중앙재단 간부인 양 아무개 부장을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양 부장에게 뇌물을 준 사람은 민생포럼이라는 단체의 김 아무개 대표. 그 역시 뇌물 공여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청와대가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의 결정판’이라고 했던 미소금융 시스템에서 불거진 사건이다.

미소금융은 한국형 ‘마이크로 파이낸스’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 파이낸스란, 일반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힘든 저신용·저소득층의 자활을 위해 무담보로 소액 자금을 빌려주는 사업. 2006년 방글라데시의 교수 겸 금융가인 무하마드 유누스가 마이크로 파이낸스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바도 있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사회연대은행, 신나는조합 같은 시민단체가 민간 차원에서 이 사업을 벌여왔다.

‘위’에서는 크게, ‘밑’에서는 작게? 

그런데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마이크로 파이낸스는 이른바 ‘친서민 정책’의 지위를 얻게 된다. 이 체계의 중심은 사실상 정부기관인 미소금융중앙재단(미소재단)이다. 미소재단의 재원은 수천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휴면예금과 기업·은행 등의 위탁금. 미소재단은 이 자금을 민간의 ‘복지사업자’들에게 배정한다. 실제 현장에서 대출 희망자를 직접 심사하고 선별해서 돈을 빌려주는 일은 이 복지사업자들의 몫이다. 이런 복지사업자들에겐 당연히 일정한 공신력과 윤리성, 무엇보다 대출 희망자가 돈을 갚을 수 있는 사람인지 가늠하는 심사 능력 등이 필요하다. 그래서 미소재단은 ‘선정심사위원회’를 통해 “서류심사, 면접, 현장실사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 복지사업자를 선정했다”고 공언해왔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16일 미소금융 1주년 기념식에서 진동수 금융위원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김승유 미소재단 이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미소재단의 양 부장에게 뇌물을 준 김 대표의 민생포럼 역시, 미소재단이 이런 ‘엄격한 절차’로 고르고 골라 복지사업자로 선정한 단체다. 검찰에 따르면, 민생포럼 김 대표는 많은 위탁금을 받기 위해 미소재단 양 부장에게 1억원을 주었다. 그 대신 양 부장은 민생포럼에 위탁금 50억원을 배정했다. 민간 복지사업자 중에서 가장 많은 배정금이다. 그런데 김 대표는 민생포럼 이외에 또 하나의 민간단체를 설립해 센터장(실무 총괄)으로 일하고 있다. ‘사단법인 사람사랑’이다. 사람사랑 역시 복지사업자로 선정돼 위탁금 10억원을 받았다. 민생포럼의 주소지는 사람사랑과 같다. 

민생포럼은 2009년 말 미소재단의 복지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줄곧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마이크로 파이낸스 부문에서 쌓은 경험이 없을뿐더러 다른 특별한 사업도 알려진 바 없는, 수수께끼 같은 단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익법인(사단법인·재단법인)도 아니어서 이런 단체에 거액을 맡겨도 되는지 논란이 일었다. 공익법인은 남의 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반드시 이사회와 감사를 두고 외부 회계감사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민생포럼은 비영리 민간단체에 지나지 않아 이런 감독 체계가 없다. 명색이 서민 대출을 하겠다는 단체인데 홈페이지도 없다. 미소재단이 고르고 골라 가장 많은 돈을 위탁한 복지사업자가 하필 이런 단체였던 셈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보면 민생포럼은 복지사업자로 선정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단체였다. 2007년 8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생포럼의 발족식은 ‘사회양극화 극복을 위한 민생 대토론회’라는 행사의 2부였다. 1부인 ‘소외층 금융지원 방안’에서는 마이크로 파이낸스 기구의 설립이 제안되었다. 당시 민생포럼이 부스 앞에 내건 플래카드에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다. 즉, 이 행사는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이명박 후보·민생포럼과 엮어내는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절차였던 셈이다.

이 단체 대표들의 행보를 봐도 정치색이 역력하다. 유선기 초대 상임대표는 대선 전후 이명박 후보의 외곽 조직인 선진국민연대 사무총장으로 옮겼다가 KB국민은행 경영자문, 대한생명 경제연구소 고문 등을 거쳤다. 그 다음 대표인 김오연 전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은 예금보험공사 감사로 재직 중이다. 이 자리는 문융식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거쳐 현재 구속되어 있는 김 대표로 넘어갔다.

검찰은 김 대표에게 뇌물 공여와 함께 횡령 혐의까지 추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구체 내용은 밝히고 있지 않다. 이 취재 중 포착한 혐의 내용은, 미소금융 시스템이 돈을 다루는 공적 기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하게 운영되어왔다는 점이다.


2000만원 빌렸는데 2억원 빌린 것으로

‘사회적 기업’인 ㄱ법인은 최근 민생포럼으로부터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그런데 관련 계약서에는 2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그 연유에 대해 ㄱ법인 관계자는 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민생포럼 측에서 ‘우선 운영비로 2000만원을 주고, 나머지는 이후 필요할 때 시설자금으로 대출해주겠다’고 말하기에 그런 줄 알았다.” 정리하자면 민생포럼은 ㄱ법인에 2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미소재단에 신고하고 사실은 2000만원만 빌려준 것이다. 나머지 1억8000만원은 어디로 갔을까. ㄱ법인 관계자는 사건이 터진 뒤 검찰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ㄱ법인 명의의 도장이 민생포럼 측에 있더라는 것이다. 그러나 ㄱ법인은 민생포럼에 도장을 넘긴 바 없다. 즉, 위조된 도장이다. ㄱ법인 이외 업체의 도장들도 검찰의 압수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가 더 많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시중은행·저축은행 등 다른 대출기관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자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이 각종 서류를 통해 일상적으로 대조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산체계로 자금 흐름이 실시간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실제 대출금’과 ‘대출한 것으로 기록된 금액’이 다른 경우는 있을 수 없다. 혹시 미소재단은 전산체계도 구축해놓지 않고 사업을 해온 것일까. 이 경우에는, 대출자를 직접 만나 확인하는 방식의 점검이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ㄱ법인 측 관계자는 “미소재단이 실제 대출금액을 확인한 것은 사건이 터진 뒤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다른 복지사업자인 ㄴ사를 통해 취재한 바에 따르면 미소재단은 전산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었다. 미소재단이 직영하는 ‘지역 지점’에서는 이미 전산 시스템을 사용해왔다. 웹상에서 관련 도메인에 접속한 다음 자금 운용 내역을 입력하면 된다. 그러나 외부 복지사업자인 ㄴ사의 경우, 이 도메인에 입력해도 내용이 전송되지 않았다. “답답해서 미소재단 측에 여러 번 문의했으나 딱 부러진 대답을 내놓지 않더라” 하고 ㄴ사 관계자는 말했다. ㄴ사는 매월 위탁금 운용 내역을 서면으로 보고한다. 그렇다면 미소재단 처지에서는 서면보고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대출금 확인과 관련해서는 올해 한 번도 점검받은 적이 없다”라고 ㄴ사 관계자는 말했다. 복지사업자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대형 사고를 낼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돈을 빌려줬다고 허위로 보고하고 위탁금을 받아내면 된다. 대출자의 도장을 위조하는 일 따위는 땅 짚고 헤엄치기다. 


철저히 정치적으로 설계되고 운영된 사업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미소금융 시스템 자체가 철저히 정치적으로 설계되고 운영되었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오른쪽 상자 기사 참조). 미소재단의 주요 재원은 휴면예금과 기업 및 은행의 기부금이다. 정부나 한나라당의 돈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미소금융 시스템의 중심으로 진입하면서 특정 정치세력의 영향력 확대나 심지어 사익을 위해 활용되고 이 와중에 ‘서민 약탈’이 자행되는 정황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 파이낸스 부문의 국제 협의기구인 CGAP에서 발표한 ‘마이크로 파이낸스의 원칙’에 따르면, “정부의 임무는 (저소득층) 금융 서비스의 틀을 짜는 것이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2011년 12월 9일 금요일

미소금융, 친서민 탈 쓰고 뉴라이트 뒷돈댔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08일자 기사 '미소금융, 친서민 탈 쓰고 뉴라이트 뒷돈댔나'를 퍼왔습니다.
MB 서민정책마저 권력형 비리 조짐…정체는 '뉴라이트'

현 정권 들어 희망근로와 함께 대표적인 서민정책으로 평가받았던 미소금융 사업이 결국 권력형 비리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 발표에 이어 추가 사실까지 속속 드러나는 정황이다.

미소금융 사업이 애초 취지와 달리 특정 인사와 기관에 집중됐다는 혐의가 짙은 마당에 관련 부패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결국 뇌물 오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주원 부장검사)는 7일 미소금융 사업자로 선정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미소금융중앙재단 간부 양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 씨는 지난해 1월 뉴라이트 계열 인사인 김범수 씨의 단체 민생포럼이 미소금융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하고, 김 씨에게서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미소금융에서 지원받은 돈 상당액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4일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양 씨가 김 씨 외에도 다른 사업권자로부터도 뇌물을 받았을 가능성을 고려해 수사를 확대해가고 있다.

수사의 칼 끝이 미소금융중앙재단을 정조준하고 있지만, 민생포럼의 존재와 이 단체가 지원받은 돈의 액수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나아가 감독관리에 소홀했던 정부 당국도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소금융을 친서민정책으로 강하게 홍보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비리로 흔들리고 있고, 실질적인 친서민 기관이 아니었다는 지적도 쏟아지는 상태다. ⓒ뉴시스

민생포럼=뉴라이트

당초 검찰은 구속된 김 씨가 미소금융에서 받은 지원금 규모가 35억 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지원금은 50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가 강명순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민생포럼이 지난 2008년부터 올해 7월까지 받은 지원금 규모는 5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미소금융사업에 참여한사회적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검찰 발표치(35억 원)는 지난해 말까지 이 단체가 받은 지원금 규모로, 민생포럼은 올해에도 15억 원의 지원금을 타냈다.

 보도에 따르면, 김범수 씨는 민생포럼 외 다른 단체를 통해서도 미소금융 지원금 10억 원을 추가로 타냈다. 김 씨는 지난해 1월 출범한 ㅅ사단법인의 단체의 센터장으로 활동했다. 민생포럼과 동일한 주소지를 쓰는 이 단체 역시 복지사업가로 지정돼 10억 원의 지원금을 받아냈다. 한 사단법인 대표가 다른 단체의 실무 담당자를 맡은 이례적인 일이 빌어진 것이다.

더군다나 민생포럼은 법인 등기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금을 타냈다고 는 보도했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뒷배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얘기다.

은 사실 확인을 위해 이 단체에 취재를 요청했으나,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는 말만을 남겼다.

뉴라이트 계열 단체에 대형 지원금 들어가

민생포럼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이유는 이 단체가 이명박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데다, 뉴라이트 인사들의 집결지라는 점 때문이다.

민생포럼은 유선기 대한생명경제연구소 고문이 초대 상임대표를 지낸 곳으로, 지난 2007년 8월 열린 창립대회에는 당시 대선 후보이던 이 대통령이 참석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후 유선기 고문은 대선 당시 이 대통령 후보 진영이던 선진국민연대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민생포럼뿐만 아니라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역시 미소금융에 참여한 사회적 기업 중 대표적인 뉴라이트 단체로 꼽힌다. 민생경제정책연구소의 전신은 '사단법인 뉴라이트'로, 대표적 극우 인물인 김진홍 목사가 이사장을 맡았으며 오광성 전 C&M 부회장이 소장이다.

민생포럼과 민생경제정책연구소는 모두 이명박 대통령 당선 전후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주요 정책으로 꼽은 바 있다.

민생경제정책연구소는 올해 7억5000만 원을 포함해, 설립 이후 총 37억5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반면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서민금융 사업을 진행해 온 사회연대은행은 과거 휴면예금관리재단으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제외하면 한 푼의 지원금도 받지 못했다. 관련 노하우를 가장 풍부하게 갖춘 곳이 오히려 신생 뉴라이트 계열 단체보다 더 적은 지원을 받은 셈이다.

이 때문에 미소금융 사업은 출발과 동시에 정권과의 결탁 가능성을 의심받았다. 지난 2009년 10월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이성남 민주당 의원은 "민생포럼, 민생경제정책연구소 등은 관련 사업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새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뉴라이트 계열이라는 이유가 사업자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제대로 사업하긴 했을까

그렇다면 이들 단체가 과연 서민금융기관의 목적에 맞는 사업을 하긴 했을까. 미소금융은 신용도가 낮아 은행 문턱을 넘기 힘든 서민층의 자금융통을 취지로 출범했다. 따라서 기존 은행에 비해 연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 신나는조합과 사회연대은행의 누적 연체율은 각각 47%, 40%에 달한다. 반면 민생포럼의 연체율은 0%, 민생경제정책연구소의 연체율은 6%에 불과하다. 이들 기관이 설립취지와는 달리 회수율이 높은 사람만을 선별해 관련 사업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낸 국감 자료집을 보면, 올해 7월말 현재 대출금의 30.1%인 675억 원이 신용등급 1~6등급인 신용우수자에게 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5만여 건의 대출상담이 이뤄졌음에도 실제 대출은 1만7000여 건(11.7%)에 불과했다.

특히 '대상자 발굴 및 채권관리가 용이한 차량관련 대출'이 1108억 원으로 전체 서민금융대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며, 이 중 화물차량 담보대출이 766억 원으로 전체 대출의 33.9%를 차지했다. 무담보 무보증 대출인 '마이크로 크레디트'와는 거리가 멀다.

기존 민간 서민금융 기관의 구축효과도 발생했다. 미소금융 출범 이후 사회연대은행의 대출실적은 2009년 90억 원, 지난해 40억 원, 올해는 13억 원으로 급감했다. 정부 주도·뉴라이트라는 키워드를 공유하는 단체가 '한국판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성장에 장애가 된 셈이다.



/이대희 기자

2011년 12월 5일 월요일

[사설]결국 우려했던 비리 터진 미소금융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04일자 사설 '[사설]결국 우려했던 비리 터진 미소금융'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이른바 ‘친서민 정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자랑해온 미소금융이 비리문제로 수사받고 있다. 미소금융 중앙재단의 간부가 거액의 뒷돈을 받고 미소금융 복지사업자 단체에 서민대출용 자금으로 35억원을 지원했고, 이 단체의 대표는 대출재원 중 상당액을 횡령한 혐의다. 문제의 복지사업자 단체는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을 지원했던 뉴라이트 계열로 사업자 선정 때부터 특혜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미소금융은 금융권 휴면예금과 대기업 기부금을 재원으로 한 무담보 소액신용대출 사업이다. 저소득·저신용자들에게 담보없이 창업·운영자금을 저금리로 빌려줘 자활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은행 문턱에도 못가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빌려주도록 기부받은 돈을 빼돌리고, 자금 지원을 미끼로 뇌물을 챙겼다면 죄질이 아주 나쁘다. 문제는 이런 비리가 이번에 드러난 것뿐이겠느냐는 것이다.

무담보 소액신용대출 사업은 단순히 돈만 빌려주는 금융업이 아니다. 지원 대상자들의 어려움을 살피고 사업이 잘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도덕적 해이도 막고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다. 사업자의 도덕성뿐 아니라 공동체적 희생정신이 긴요하고, 비정부단체 중심의 지역 밀착형 운영이 강조되는 이유다. 기본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퍼부어 밀어붙이기로 추진할 사업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그러나 민간 중심으로 서서히 뿌리내리던 이 사업을 하루아침에 2조원 재원의 초대형 ‘관제사업’으로 만들었다. 이 바람에 오히려 민간 쪽 사업이 위축되는 결과도 낳았다. 대기업과 금융회사의 등을 떼밀어 무리하게 재원을 끌어모으고 단기간에 사업을 초대형으로 키우면서 부실과 도덕적 해이는 예고됐던 바다.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사업자가 급하게 선정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복지사업자 단체는 관련 사업 경험이 없는 곳이었다. 미소금융 출범 당시부터 이처럼 사업 경험이 없는 친정부 단체의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있었다. 정부가 친서민정책 치적을 의식해 대출실적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사후관리도 부실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미소금융 실적이 지난해의 두배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번 사건을 ‘예고된 비리’나 ‘빙산의 일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금융위원회가 긴급점검에 나섰다지만 사안의 성격상 크게 기대할 바 못된다. 검찰이 사업자 단체 선정, 자금 배분을 비롯한 재단운영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해야 더 큰 화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