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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2일 화요일

네이버 천하도 ‘잠금해제’되나


이글은 시사IN 2013-02-08일자 기사 '네이버 천하도 ‘잠금해제’되나'를 퍼왔습니다.
야후코리아의 퇴장은 인터넷 업계에 충격이었다. 네이버 등 다른 포털 업체들 역시 자기 자리를 잃어가는 과정에 있다. 모바일로 인한 인터넷 환경의 변화가 결정적 요인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국내 최초로 하루 평균 100만 페이지뷰를 돌파한 인터넷 기업. 임직원들은 주가 급상승으로 스톡옵션 돈벼락을 맞고, 10명을 뽑는 신입사원 모집에 3000명이 지원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 운영업체. 어디일까? 지난해 12월31일 문을 닫은 야후코리아(www.kr.yahoo.com)이다. 1997년 9월1일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00년대 초반까지 포털 사이트의 대명사로 군림하며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이슈를 휩쓸었지만, 15년 뒤 성적표는 초라했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야후코리아의 포털 검색 점유율은 0.25%. 야후코리아가 점유율 80%를 기록했던 시절 후발 신생 벤처기업에 불과했던 네이버(www.naver.com)와 다음(www.daum.net)이 대신 그 자리를 차지했다. 

외국계 기업을 물리친 토종 포털 업계의 승리일까? 쓸쓸한 ‘로그아웃’은 야후코리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엠파스, 프리챌, 네띠앙, 파란 등 인터넷 세상에서 한때 각자의 전성기를 화려하게 누렸던 숱한 인터넷 포털·커뮤니티 사이트들이 10여 년 사이 차례차례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아이러브스쿨, 프리챌, 나우누리’ 기억하세요? 기사 참조). 그런데 그들이야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무너진 것이라 치더라도, 그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곳 또한 그리 호황을 누리고 있지는 못하다.  


네이트(www.nate.com)를 운영하는 포털 업계 3위 업체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1300여 명이던 직원 수도 희망퇴직과 (모회사인) SK플래닛으로의 자리 이동으로 1000여 명 수준으로 줄었다. 매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하던 업계 1·2위 NHN(네이버 운영)과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 운영)도 최근 그 기세가 약해졌다. 최고 40%를 기록했던 NHN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28%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음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2.5% 하락했다. 

야후코리아 퇴장은 ‘한 시대의 종언’ 

이런 ‘정체’ 분위기 탓에 야후코리아의 퇴장을 보는 국내 포털 업계의 심정도 그리 개운치 않다. NHN은 의 서면 인터뷰에서 “동종 업체가 다양하게 존재해야 NHN도 긴장하게 된다.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것이 향후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야후코리아의 철수는 포털 및 인터넷 업계 모두에게 충격이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야후코리아는 한국형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서 검색은 물론 뉴스를 보고 영화를 예매하고 실시간 검색어를 클릭하며 돌아다니다가 배너·검색 광고에도 ‘낚여’ 보는, 지금은 지극히 당연해진 한국형 인터넷 사용 패턴의 길을 애초 야후코리아가 열었다. 그 길이 이제 끝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벤처스퀘어 명승은 대표는 ‘한 시대의 종언’이라는 표현을 썼다. “3~4년 전부터 이 시장은 이미 정체 상태였다. 지금은 다른 포털업체들도 정점을 찍고 점차 자기 자리를 잃어가는 과정에 있다.”

전체 흐름은 하강 추세지만, 포털, 그 가운데에서도 업계 1위 네이버의 힘은 ‘아직’ 강고하다. 지난해 12월 기준(코리안클릭 자료) 네이버의 월 순방문자 수는 3180만명, 도달률은 95.32%(인터넷 사용자 100명 중 95명 이상이 네이버에 들렀다는 뜻이다)에 이른다. 다른 웹사이트는 물론이고 포털업계 2위인 다음(순방문자 수 2820만명, 도달률 84.57%)과도 격차가 상당하다. 적어도 국내 인터넷 웹 시장에서 ‘모든 길은 네이버로 통한다’. 네이버에 들르는 사용자들의 눈에 한 번이라도 더 띄기 위해 언론사는 선정적인 기사를 쓰고, 부동산 중개업자는 고가의 프리미엄 회원권을 사고, 쇼핑몰 운영자는 수수료를 내고 네이버의 관리 아래 스스로 들어간다. 

‘네이버 천하’로 대변되는 이런 인터넷 시장 구도가 영원할까? 변화가 불가피하다. 원인은 분명하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인터넷 사용 환경의 변화. 컴퓨터 앞에 앉는 대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손에 들고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이 점점 느는 것이다. 네이버 방문자 수를 보면 흐름이 읽힌다. PC를 통한 네이버 웹사이트 방문자 수가 2011년 1월 3462만명에서 지난해 11월 3445만명으로 0.48% 감소한 반면 모바일 웹으로 네이버를 방문한 사람은 2011년 4월 1195만명에서 지난해 11월 1989만명으로 66% 증가했다.  

(시사IN) 인터넷 홈페이지(www.sisain live.com)에 접속하는 독자들의 운영체제(OS) 통계를 비교해도 환경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PC에서 주로 사용하는) MS 윈도(Windows) 운영체제를 통해 (시사IN)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비율이 2011년 83.4%에서 2012년 73.3%로 1년 사이 10%나 내려앉았다. 그만큼의 몫은 대신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인) 구글의 안드로이드(Android)와 애플의 아이오에스(iOS)가 가져갔다. 

주로 포털 사이트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나 콘텐츠를 얻던 기존 PC 인터넷 환경과 달리, 모바일에서는 샛길이 너무 많다. 임정욱 다음커뮤니케이션 임원 말에 따르면 “콘텐츠로 도달하는 채널이 다원화됐다”. 가령 인터넷을 통해 날씨 정보를 확인하고 싶을 경우, PC에서는 포털 메인 화면의 ‘날씨’ 아이콘을 클릭했을 사용자 중 상당수가 모바일에서는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통해 ‘날씨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는다. 

거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앱 시장의 90%는 이미 모바일 운영체제 안에 기본으로 깔려 있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가 선점했다. 개별 모바일 앱 이용 순위에서도 네이버(10위)·다음(46위)·네이트(55위)는 카카오톡(2위)·카카오스토리(4위) 등에 크게 밀린다(코리안클릭 지난해 11월 ‘모바일 앱 이용 리포트’). 국내 포털업체들이 구글·애플에 눌리고 카카오에 치이는 형국이다.  

하지만 아직 포털의 추락을 판단하긴 이르다. 각자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마련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올해부터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검색 광고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광고 시장의 패권을 잡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SK커뮤니케이션즈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싸이월드 새 버전 등으로 페이스북·트위터에 뺏긴 SNS 사용자들을 끌어올 포부를 밝혔다. 

절치부심의 결과물은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네이버는 검색·지도·카페·블로그·지식iN·웹툰·레시피·사전 등 PC 웹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대표 서비스 하나하나를 모바일용 웹과 앱으로 신설했을 뿐만 아니라 노래방 곡 번호 검색, 실시간 버스 운행정보 등 모바일 전용 서비스도 내놓았다. 모바일 전담 자회사를 출범시킬 거라는 설도 업계에서 나온다. 모바일 자회사 출범설에 관해 NHN은 “모바일 시장의 성장에 맞는 효율적인 경영 방식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해보는 과정에서 나온 루머이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공식 방침을 밝혔지만, NHN의 한 관계자는 “내부 사람들도 대부분 올 3월 모바일 전담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인력을 그쪽으로 많이 분산할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NHN, 모바일 전담 자회사 출범설 

모바일 부문에서 성과도 일부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NHN 일본이 개발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의 성공이다. 지난 1월18일 세계 가입자 1억명을 돌파했다. 국내에선 카카오톡에 밀렸지만 일본, 타이완, 타이 등 해외 41개국에서 무료 앱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NHN은 “모바일 OS, 디바이스, 통신망 등 플랫폼 사업자와 비교할 수도 없는 경쟁 열위의 상황에서 일궈낸 라인의 성공을 보면서 서비스 품질만으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라고 밝혔다.

사용자들의 ‘관성’ 때문에라도 네이버를 비롯한 한국형 포털 사이트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한국인 엔지니어들의 네트워크인 ‘베이에리어 K-그룹’ 공동대표 조성문씨(오라클 프로덕트 매니저)는 “한국의 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네이버의 떠먹여주기 방식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에서도 여전히 헤게모니를 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바일 콘텐츠 이용 환경에서는 기존 PC 인터넷 시장과 다른 법칙이 작용할 것이라 전망하고, 그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도전장을 낸 사례도 있다. 카카오가 새롭게 출시하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 ‘카카오 페이지’가 대표적이다. 카카오 페이지는 콘텐츠 제작자가 모바일 앱이나 웹페이지를 개설하는 대신 카카오 페이지의 전용 웹에디터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들면, 소비자들이 유료로 그 콘텐츠를 구입하고 카카오톡으로 이미 맺어진 친구들과 그 콘텐츠를 공유하는 서비스다(곧 출시될 카카오 페이지, 컨셉은 ‘함께 보기’ 기사 참조). ‘검색 중심의 포털’보다는 ‘관계 중심의 SNS’ ‘DB로서의 무료 콘텐츠’보다는 ‘상품으로서의 유료 콘텐츠’가 모바일 환경을 지배하리라는 전망 아래 모험을 건 것이다. 

물론 어떤 콘텐츠냐에 따라 이야기는 많이 달라진다. 벤처스퀘어 명승은 대표는 “모바일 원본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모든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들의 흥망이 결정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 모바일 팟캐스트를 유명하게 만들었듯, 단순히 웹의 콘텐츠를 모바일용으로 바꿔놓은 콘텐츠가 아니라 모바일에 최적화된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콘텐츠가 그것을 유통시키는 플랫폼을 동반 성장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명 대표는 “웹 시장에서 웹툰 작가가 탄생했듯, 모바일 시장에서도 모바일 전용 영화사나 모바일 전용 만화가 같은 새로운 콘텐츠 세대가 곧 등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 세대를 ‘경력자’ 포털이 데려갈지, 새로운 누군가가 데려갈지의 싸움이 2013년에 본격화한다. 

변진경 기자  |  alm242@sisain.co.kr

2012년 8월 25일 토요일

‘박근혜 룸살롱’, 네이버 '규제'할 수있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24일자 기사 '‘박근혜 룸살롱’, 네이버 '규제'할 수있나?'를 퍼왓습니다.
유·무선 점유율 70% 넘는 네이버, ‘사실상 어려워’

최근 ‘박근혜 룸살롱’, ‘안철수 룸살롱’으로 포털 네이버 사이트의 영향력이 다시 한 번 도마위에 올랐다.
박근혜 룸살롱 논란 이틀 뒤인 지난 23일 네이버는 자랑스럽다는 듯 모바일 검색 시장도 독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네이버의 지난 7월 모바일 검색시장 점유율은 73%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유·무선 검색 점유율 자료 보고받고 “‘네이버’의 검색시장 독점구조가 더욱 공고해 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방통위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병헌 의원이 공개한 방통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네이버의 PC 검색 점유율은 73.3%로 전년대비 5.4%p 증가했다. 반면 다음의 경우 20.6%로 전년보다 0.6%p 줄어들었고 네이버와 다음을 제외한 다른 포털사이트 점유율은 모두 합쳐도 5.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령별 뉴스 소비(한국진흥언론재단 '2010 국민의 뉴스 소비'). 20대는 인터넷을 통한 뉴스 소비가 가장 많다.

20~30대 젊은 사람들은 뉴스를 어디서 가장 많이 볼까? 정답은 바로 포털사이트이다. 그 중에서도 네이버 뉴스 캐스트라고 할 수 있다.
언론진흥재단에서 지난해 발간한 ‘2010 국민의 뉴스 소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많이 시간 동을 보는 매체는 TV이지만 젊은 세대로 내려올수록 인터넷이 TV 소비시간을 따라 잡아 20대에서는 인터넷이 지상파 방송보다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언론진흥재단은 지난해 ‘2011 언론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인터넷 뉴스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설문에서 ‘포털사이트 메인 페이지의 뉴스제목을 보고 뉴스를 클릭해서’라는 응답이 86.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발표했다. 그 뒤를 ‘실시간 검색순위에 오른 인물이나 사건을 찾아서’ 46.3%,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다가’ 34.8%, ‘포털사이트 뉴스란(홈)에서 관심 있는 분야/주제의 뉴스를 찾아서’ 34.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존 언론사 사이트를 찾아가 뉴스를 본다는 응답은 8.0%, 인터넷 신문사 사이트를 찾아가서 본다는 비율은 4.3%에 불과했다.
종이신문의 뉴스 소비 방식 역시 신문을 구독하는 방식에서 PC(인터넷)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C(인터넷)를 통해 종이신문 기사를 본다는 비율이 51.5%로 가장 많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 보는 비율이 19.5%로 나타났다. 종이신문을 직접 구독하는 경우는 44.6%에 불과했다.

▲ 신문 뉴스 소비(한국언론진흥재단 '2011 언론산업실태조사'). 신문을 구독하는 것 보다 인터넷을 통한 뉴스 소비가 더 많다.

뉴스 캐스트 시행으로 네이버 집중, ‘더욱 심화’

포털사이트, 특히 네이버는 자신들이 선택한 기사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는 메인 화면에 배치는 하는 것에 대해 포털사이트가 일종의 ‘게이트 키핑(Gate Keeping)’을 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아 왔다.
이러한 비판을 피하고자 네이버는 광고비로만 일일 수천만 원을 올릴 수있는 자리를 비웠다. 이를 ‘뉴스 캐스트’라는 이름으로 언론사에게 내주었다. 심지어 뉴스캐스트 참여 언론사에게 전재료라는 이름으로 비용도 지불하고 있다. 동시에 아웃링크를 제공해서 ‘트래픽’도 주었고 ‘프론트 페이지에서의 편집권’도 이양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뉴스 케스트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게이트 키핑을 포기했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이제까지 찾아가서 보았어야 할 언론사 뉴스를 네이버 메인 화면에서 손쉽게 찾아보면서 개별 언론사 사이트로 들어가 보는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네이버 집중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 인터넷 뉴스 소비 (한국언론진흥재단 '2011 언론산업실태조사). 포털을 경유한 뉴스 소비가 압도적으로 많다.

박근혜 룸살롱’ 현상은 네이버 영향을 체감하는 젊은 세대들의 항의

블로그 마케팅이나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네이버 검색 순위를 조작하는 게 매우 흔하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마케팅을 맡기는 대부분의 클라이언트가 순위 조작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그 만큼 검색 순위 조작이 일반적이라는 얘기다.
또 가끔 이슈가 없었던 연예인이 갑자기 네이버나 다음의 검색순위에 오르기도 한다. 바로 팬클럽의 힘이다. 수만 단위의 회원을 가진 팬클럽이 특정일, 특정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팬을 네이버에서 검색해 검색 순위를 올리는 작업은 매우 흔한 일이었다.
최근 음원 차트 조작 브로커가 SBS ‘한밤의 TV연예’에 출연해 포털 메인화면 검색순위를 단돈 800만원에 조작할 수 있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20~30대 젊은 세대들은 검색어, 연관 검색어, 혹은 검색어 순위 등에 대해 조작의 가능성을 일상적으로 느끼며 다른 한편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 실천이 바로 ‘박근혜 룸살롱’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 포털 사이트 검색점유율 (방송통신위원회, 전병헌 의원 공개자료).

규제 없는 포털, 규제해야 하나?

포털사이트는 검색 점유율이 70%가 넘어도 검색 광고 매출 점유율이 과반을 넘어도 규제를 받은 적이 없다.
전병헌 의원은 23일 방송통신위원회 국회 보고 자리에서 “최근에는 검색어 조작 브로커 활동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등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조작에 대한 의혹이 커져있는 상황”이라며 “네이버의 인터넷 여론독점현상은 ‘실시간 검색어 산정방법’ 문제로 그동안 여러 번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으나 네이버는 ‘영업비밀’을 내세워 기준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병헌 의원은 “검색시장이 균형을 잃어버린 시장상황에 대한 개선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주무부처로써 경쟁이 가능한 유무선 인터넷 생태계를 조성하는 정책 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포털사이트는 그동안 규제도 없었지만 포털사이트는 밴처기업부터 그 성공신화를 만들어 왔지만 특별하게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은 바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 토론회에 나와 “인터넷의 특성상 자유로워야 하고 정부가 특정한 콘텐츠, 특정한 서비스를 제한하면 인터넷 산업은 성장할 수 없다”며 인터넷 규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또 포털규제는 ‘내용규제’를 하지 않고서는 규제가 어렵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네이버 검색 점유율이 70%가 넘는다고 하더라도 이용자들이 직접 들어가 검색 서비스를 영위하는 행위 때문에 일어난 결과이기 때문에 규제하기 어렵다. 이를 규제하기 위해 SSM이나 대형마트처럼 특정한 시간이나 특정 지역에 네이버 사이트를 닫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정부차원의 규제는 포털 사이트에 게시되는 콘텐츠에만 국한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내용규제’이다.
2008년부터 일부 여당 국회의원과 보수단체가 검색서비스사업자법을 발의하며 포털 사이트의 규제를 주장한 바 있지만 이 법 역시도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내용(콘텐츠) 규제가 중심이 된 법안이었다.
언론·시민단체는 어떤 방식이던 인터넷에 대한 정부 규제·감시의 손길이 닿으며, 콘텐츠, 특정 정치적 성향을 담은 콘텐츠에 대한 직·간접적인 규제가 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디어행동은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08년 정부가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에 대해 규제 움직임을 보인자 “거대 포털 사이트의 불법적 행위에 대한 규제와 사회적 관리는 필요하다”면서도 “내용규제 중심의 시스템은 인터넷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억업하고 자유로운 인터넷 문화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2011년 12월 12일 월요일

빅브라더가 욕심 낼 빅데이터, 어떻게 관리하고 있습니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12일자 기사 '빅브라더가 욕심 낼 빅데이터, 어떻게 관리하고 있습니까'를 퍼왔습니다.
[미디어 테크놀로지] 클라우드와 SNS, 모바일, 그리고 빅데이타

앞으로 최소 5년 동안 시대를 풍미할 기술을 꼽으라고 한다면 클라우드, SNS, 모바일, 그리고 빅데이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월에 열린 IT업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가트너 IT 심포지움에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숨가쁘게 변화하는 IT업계의 기본 속성상 5년이란 시간은 거의 영원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다. 위의 네 가지 기술은 상호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것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다. SNS가 가장 위 정점에 있고 이는 빅데이터를 생산하며, 이들 지지하고 있는 인프라 측면 클라우드 기술과 개인화 측면의 모바일 기술이다.

SNS은 이러한 기술 변화를 추구하게 하고 유도하는 핵심 컨텐츠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SNS는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지금까지 서로 만나고 전화로 통화하여 맺는 인간관계는 수십 명, 많아야 200~300 명 정도였지만, SNS는 수 천명까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한다. 비록 느슨한 관계이긴 하지만, 실제로 현실에도 활용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몇 년 후 만나면 서로 서먹서먹하기 조차 했던 관계가 SNS를 통해서 계속 소통을 한다면 마치 어제 만난 사람처럼 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이미 파악을 하고 만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SNS는 더 많은 사람을 알고 싶고, 기존의 인간관계로서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소통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에 기초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SNS는 기술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인간관계 맺기는 기업 조직 운영을 할 때 매우 필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느슨하게 많은 사람들을 알아야 하는 기업에는 정확하게 맞는 소통기법이다. 따라서, 현재의 SNS은 필연적으로 기업 조직으로 들어가게 된다. 최근, 기업에서 SNS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기업의 핵심 역량 중 하나가 직원과 직원과의 소통, 직원과 고객간의 소통, 직원과 협력사의 소통이다. 이 소통을 잘 하는 기업은 성공한다. SNS이 이러한 소통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전세계적으로 페이스북 사용자 수는 9억 명이라고 한다. 거의 2 개월에 1억 명 씩 증가한다고 한다. SNS가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는 모바일 때문이다. 모바일은 스마트폰, 패드, 태블릿과 같은 디바이스를 활용한 기술이다. 모바일이 단어가 주는 의미인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만 강조했다면 SNS는 이렇게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초기의 스마트폰을 만들 때, 마이크로소프트, 블랙베리, 노키아 등 세계적인 회사들은 모두 스마트폰의 ‘모바일’ 기능이라는 기본 개념에서 빠져 나오질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지고 다닐 수 있는 PC에 집착했고, 블랙베리는 가지고 다니면서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폰에 집착했고, 노키아는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기능이 많은 휴대폰에 집착했다. 스마트폰의 ‘모바일’ 기능만 강조했고 이들은 실패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PC처럼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이메일을 받고 보내는 것은 훌륭한 기능이었으나 사람들은 거기에서 머무르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은 기존의 ‘모바일’ 폰도 아니고 PC도 아닌 전혀 다른 형태의 스마트폰을 제시했다. 소비자들은 현장에서 바로 폰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렸다. 그리고 나의 위치를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오픈했다. 수없이 많은 다양한 앱들이 쏟아졌다. 책 한 권에 해당하는 매뉴얼 없이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3G 네트워크는 이러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 소비자는 애플과 안드로이드에 열광했고 당연히 이들의 성공은 SNS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새로운 시대는 기존의 컨셉을 빠져 나왔을 때 열리는 것이다. 

모바일이 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컨셉이 있다. 모바일은 개인이 들고 다닌다. 모바일은 남과 공유하지 않는다. 따라서 모바일은 특정한 개인의 정보를 양산할 수 있는 기계이다. 모바일은 개인의 현재 위치, 개인이 전화/문자한 내용과 시간, 각종 어플들을 사용할 때 입력한 데이터, 개인이 구매하고 소비한 결과등 개인에 대한 거의 모든 족적을 남기고 다니는 기계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개인의 위치정보, 개인의 통화정보는 법적으로 노출을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데이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법적으로 필요시에는 개인의 위치정보나 통화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의 현재 위치정보는 개인의 동의하에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기업은 고객의 정보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고객이 매달 카드사용료 낼 때나 콜센터에 전화를 할 때, 데이터가 생기는 정도이다. 고객이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고객이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양산하는 모바일 덕분에 그 고객이 자주 다닌 곳을 통해서 고객이 어떠한 것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고객이 SNS에서 그 기업 대한 불만을 잔뜩 써놓은 경우, 기업이 원한다면 그 내용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 달에 한 번 정도 카드 값을 내는 것은 데이터 1 건을 만들지만 자신의 위치정보는 한 달에도 수백 건이 될 수 있다. SNS에서 기업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것도 수 십 건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데이터이다. 아마도 기존 데이터의 수백 배 이상 규모일 것이며 데이터의 형태도 일반 데이터와는 아주 다르게 사진정보, 위치정보, 우리가 사용하는 평상 언어 (자연어) 등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초대용량, 비정형 데이터를 전문용어로 ‘빅데이터’ 라고 한다. 빅데이터가 떠오르는 이유는 과거에는 이러한 초대용량,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할 수 없었다. 분석할 수 없었다는 것 보다는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해야 맞다. 그런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이러한 빅데이터 분석을 저렴하게 할 수 있게 했다.

왜 빅데이터를 분석할까? 그것은 고객이 현재 이 순간의 요구하는 바를 기업이 정확하게 파악해서 필요한마케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강남역 근처에 있다고 하면 과거 소비성향을 분석해서 시간대를 맞추어 카드사의 가맹점을 스마트폰에 추천해 줄 수 있다. 이것은 아주 기초적인 활용이지만 아이디어에 따라서 무궁무진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누군가 내 일거수 일투족을 상세하게 다 안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매우 불쾌한 일일 수 있다. 반대로, 백화점에 가면 나를 우수고객으로 인정해주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해주기를 바란다. 고객의 이런 이율배반적인 습성도 다 기억해서 그때그때 맞춤 서비스를 해 준다면 어떨까? 정말 고마운 일일 수도 있지만, 진짜 정이 떨어질 수도 있다. 

향후 5년 이상을 지배할 기술이 클라우드, SNS, 모바일, 빅데이터라고 했다. 이것은 서로 하나의 관점을 가지고 돌아간다. 그것은 인간의 광범위하고 대규모의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모바일 혁명과 그것이 양산하는 빅데이터에 의해 그러한 인간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게 되는 빅브라더 같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 맞물려 있다.

"소통 막는 건 먹통 정권의 말기 현상"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12일자 기사 '"소통 막는 건 먹통 정권의 말기 현상"'을 퍼왔습니다.
[오홍근의 '그레샴 법칙의 나라']"놀고들 자빠졌네"

맨 정신으로 이 나라의 이 시대를 살아가기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 한 두 사람도 아니고, 절대 다수 국민들의 속을 박박 긁어놓는 'MB의 세상'에서, '백성 노릇'하기가 너무나도 고되다고들 말한다. 100마디의 불평이나 꾸짖음보다도, 참다 참다 단말마(斷末魔)의 비명 같은 외마디 욕설을 내지르면서, 울화통을 삭혀내는 현상들도 그래서 생기는 것 같다. 그런 식의 카타르시스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그 때문일 것이다. 속가슴에 농축되어 있다가 용수철처럼 튀어 나오는 소리, "지랄하고 자빠졌네"라는 욕설이 요즘 유행이다. 한 지상파 TV의 사극에서, 세종임금이 한글 창제를 결사반대하는 중신과 사대부들을 향해 쏘아댄 욕이다. 세종은 백성을 무한히도 사랑한 임금이었다. 소통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 군왕이었다. 읽고 쓰기 쉬운 한글을 만들어, 왕과 사대부와 백성들이 힘 안들이고도 소통하는 수단 삼고자 몸을 던진 학자요, 현인(賢人)이었다.

실제로 세종이 그렇게 욕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한자'와 '소통'을 자기들만의 기득권으로 끌어안고 있는 상류층 인사들의 모습이, 그에게는 '지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세종대왕이 살아서 최근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 테러사건을 보았다면 어떤 반응이었을까. 아마도 천인공노할 초대형 소통방해사건으로 지목했을 것이다. 서슴없이 "지랄하고 자빠졌네"라 쏘아붙였을 것이다


▲ 10.26 재보선 당일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은 경찰 수사에서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9급 비서 공모 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났다. ⓒ뉴시스

민주국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야비한 범죄였다. 축구시합은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게 되어 있었다. 시합에 참여해야할 관계자들도 모르게 경기장소가 효창구장으로 바뀌었다. 장소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어야할 게시판은 누군가 먹칠을 하고, 알아 볼 수 없게 아예 휘장으로 가린 뒤 못질을 해버렸다. 당사자들의 경기참여를 원천봉쇄한 것이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그런 식으로 투표장소를 바꾸고, 컴퓨터를 공격해 마비시킴으로써, 바뀐 투표소를 알아볼 수 없게 한 짓거리가 이번 사건이다.

물론 선거공보에 변경된 투표장소가 기재돼 있다하나, 요즘 선거공보 보고 투표소 찾아가는 사람 별로 없다. 대개 전에 하던 데 찾아서 간다. 특히 컴퓨터를 통해 장소 알아본 뒤 투표소 찾아 나서는 젊은 층이 골탕을 먹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야권후보에 우호적인 젊은 층의 눈을 가린 사건이다. 소통을 막아 투표 못하게 한 사건이다. 여당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투표소는 야당성향이 강한 강북지역에서 더 많이 바뀌었다. 서울시 전체 투표소 가운데, 15% 정도인 332곳이 8ㆍ24 무상급식 투표소 있던 곳에서 자리를 옮겼다. 그 중에서도서대문구는 48%, 금천구는 43%나 되었다. 선관위는 그 많은 투표소가 장소를 바꾼 이유를 딱 부러지게 설명하지 못 하고 있다. 그렇게 '투표소 변경'에서 수상한 냄새가 나더니, 디도스 공격을 놓고 '짐작한 수순'대로, '북한 소행'이라는 한 '보수신문'의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그쯤해서 어딘가 '잘못된 듯'하다.

어쩌다 한 국회의원의 9급비서가 꼬리를 잡혔다. 작전은 이렇게 전개된 듯하다. 우선 겉보기에도 국제무대에서 벌어지는 무슨 007영화를 방불케 한다. 청와대 인사와 국회의장ㆍ이 국회의원ㆍ저 국회의원의 비서들이 서울의 호화 룸살롱에서 밤을 새우는 술판을 벌이고, (심부름꾼인) 27세의 9급비서가 (누군가의 지령을 받아) 필리핀에 가 있는 행동책에게 임무를 전달하면, 국제전화로 다시 서울의 대원들에게 사이버 공격명령이 하달되어 작전이 개시되는 등, 전 과정이 번쩍이고 드라마틱하기 그지없는 양상이었다.

선관위 공격에는 좀비PC가 1500~2만 대는 동원됐을 것이고, 그 비용만도 결코 적지 않았으리라는 전문가들의 증언도 나왔다. 그리고는 이 나라 경찰 사이버테러 대응센터의수사결과가 발표되었다. '한 국회의원의 27세 된 9급비서가 저지른 단독범행'이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그걸 믿으라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럴 수는 없다. 우선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벌어졌던, 한나라당의 '난리법석 과정'을 짧게나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이 지난해의 지방선거에 이은 몇 차례의 국회의원 재보선, 8ㆍ24 무상급식 투표와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계속된 패배를 거치면서, 지도부에 대한 누적된 불만에 불을 댕긴 직접적인 불쏘시개가 된 것만은 맞는 이야기로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경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한나라당에서는 이미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져 나왔다. 당 차원에서 관련이 있는 사건이고, 당도 파악하고 있다는 인상이 너무나 짙게 풍겨 나왔다.

혁명적으로 쇄신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재창당과 당의 해체이야기도 나왔고, 최고위원들이 줄줄이 사표를 쓰기도 했다. 필경 당 대표가 사퇴함으로써, 한나라당을 와해 직전까지 몰고 간 사건이었다. 다른 기관도 아닌 한나라당 정권의 경찰이 수사를 진행중인 때, 한나라당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졌었다. 경찰과 아무런 교감도 없이, 그토록 철저하게 한나라당이 공포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믿는 사람 거의 없다.

전적으로 대통령과 당대표에 대한 미움 때문에 그랬다고 볼 수도 없게 돼있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사건이라면, 뺨 때린 사람이 적어도 9급비서보다는 좀 더 '거물'이어야 맞다는 이야기다. 최고위원 가운데 한 명도 그동안 공공연히, 9급비서 혼자의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해왔다. 그런데도 '단독범행'이라는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코멘트는 나왔다.

한나라당의 사무총장이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일부 보좌진의 그릇된 판단과 행동으로 전체 보좌진의 사기가 꺾여서는 안 된다"며 "윤리의식을 가져달라"고 했다. '그릇된 판단과 행동을 한 것은 일부 보좌진'이라는 이야기였다. 사실상 '윗선이 없는' '단독범행'임을 기정사실화 했다. 경찰이 '단독범행'임을 발표하고, 당 차원에서 기정사실로 못 박음으로써 아귀가 맞아들어 갔다. 정권차원에서, '단독범행'이라는 무리수를 감행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가 믿겠는가. 그것은 소통의 먹통을 의미한다. 필자도 고약한 소리 좀 해야겠다. 그야말로 "놀고 자빠졌네"다. 소통을 막는 것은 먹통정권의 말기 현상이다.

연장선상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요즘 계속해서 '눈부시게' '놀고'있다. 개인 간의 소통 내용까지 들여다보는 온라인 여론 장악방안을 놓고, 이 궁리 저 궁리 하던 그 위원회가 드디어 일을 냈다. 지난 7일 SNS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심의를 담당하는 '뉴 미디어정보심의팀'을 신설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SNS 심의는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여부를 판단하는 중인데도 그랬다. 한나라당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의 디지털위원장이 '권한남용과 시대역행'을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더 이상의 과대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죽하면 미국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도 "한국정부의 트위터나 페이스 북 검열에 대한 미국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하는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의 질문이 나왔다.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인터넷에서도 적용돼야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망신스러운 이야기다.

그러나 남이야 뭐라 하건 이 나라 방송통신위원회는 계속 '놀고'있다. 지난 6일 저녁에는 최시중 위원장이 주요대기업 광고담당 임원과 광고업계 간부들을 종로의 한 중국음식점에 불러 모아놓고 "광고를 비용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보고 광고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종편에 대한 광고를 늘리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아마도 시청률과 광고 수주 등 종편 쪽 사정이 잘 안 풀리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중동에 대한 '빚'을 갚고 있는지도 모른다. 허나 할 일이 아니다. 'SNS 심의'나 '광고압력' 역시 소통은 안중에도 없는 말기 현상이다.

인천지방법원의 현직부장판사가 한미 FTA에서 문제 될 수 있는 사안들을 조목조목 적시해가면서 대법원장에게 건의문을 냈다. 대법원 산하에 TF를 설치해 우리의 사법 주권이 침해당하지 않는지 연구 검토하는 조치를 취해 달라는 건의였다. 160여명이나 되는 판사들이 동의했다. 당초 이런 뜻이 알려지자 대법원장은 점잖게 꾸짖었다. "선비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 법관은 항상 진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맨 것은 대법원장 자신이었다. 부장판사를 향한 꾸짖음이 MB 귀에 들어가기 바란 게 아니냐는 '오해'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부장판사의 건의문은 진정성이 넘쳐났고, 법관들의 언행은 신중하면서도 정확했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사법부에서 만이라도 소통이 건강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오홍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