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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8일 금요일

규제와 진흥의 분리라는 관념에 대해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17일자 기사 '규제와 진흥의 분리라는 관념에 대해'를 퍼왔습니다.
[김동원의 Modus Vivendi]오리너구리에게 배울 점

난감하다는 말을 바로 이럴 때 써야 할 듯하다. 인수위 측에서 내놓은 공식 발표는 “방통위는 현재 수행하는 방송통신 규제 및 진흥 기능 중 진흥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규제 전담 조직으로 대통령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위상을 유지한다. 신설하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ICT 업무는 차관제를 도입해 관장하도록 할 예정이다”라는 단 두 문장이다.

▲ 인수위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는 김용준 위원장(가운데), 유민봉 간사(왼쪽) ⓒ뉴스1

15일 발표 직후 “ICT대연합”을 비롯한 업계 대표, 조직 개편의 당사자, 그리고 언론들은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어떤 부서들이 통폐합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들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 “규제와 진흥의 분리”, “ICT차관제의 도입” 이 세 가지뿐이다. 워낙에 말을 아끼는 인수위인지라, 지금 쏟아지는 보도들은 미래창조과학부, 규제, 그리고 진흥이란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의 해설에 가깝고, 심한 경우 압박용으로 쓰여진 것들도 있다. 결국 지금의 시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조직개편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결코 알 수 없다. 그러나 질문을 바꾸어보자. 지금 나온 조직 개편안이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가 아니라 ‘왜 그런 안이 나왔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말이다.

의지의 기호와 정부조직 개편

언론에서는 이번 개편안으로 혼란에 빠진 각 부처와 업계의 동정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런 풍경이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다. 5년 전 MB 정권의 인수위가 처음으로 내놓은 정부조직개편안 또한 이보다 못지않은 해설과 예측을 낳았기 때문이다. 당시 인수위가 내놓은 개편안의 충격은 상당했다.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통일부, 여성가족부 등 7개 부처가 사라지고 각 부서의 기능들이 한데 묶이거나 분리되는 안이었다. 물론 이 개편안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았다. 약 한 달간의 논란을 거쳐 극적으로 합의된 최종안에서는 몇몇 부서가 존속되는 수정이 있었지만 경제관련 부처의 대규모 통폐합은 그대로 시행되었다. 특히 “지식경제부”는 산업자원부를 중심으로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의 일부 업무를 합친 매머드급 부서로 탄생했다. 아울러 정보통신부의 기능 또한 네 분야로 나뉘어져 각기 다른 부서로 이전되었다. 그러나 상당한 수정에도 불구하고 당시 개편안은 “작은 정부”와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융합IT산업”라는 기조는 끝까지 고수했다.
지금은 어떤가. 최종안을 알 수는 없지만, 발표된 개편안의 핵심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과 경제부총리 및 해양수산부의 부활이다. 여기에 지식경제부가 외교통상부의 통상업무를 이관하여 맡게 된다. 가장 주목을 받는 미래창조과학부는 독립부처로 논의되던 ICT 분야와 교과부의 과학기술분야,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일부 기능을 합친 또 다른 매머드급 부서가 될 예정이라 한다. 5년 전의 기억을 복기한다면, 현재의 개편안에서 핵심은 “경제 살리기”와 “과학기술과 창조경제의 융합”이 될 것이다. 결국 MB 인수위나 지금의 인수위 모두 내놓은 정부조직 개편안은 대선 기간 핵심 공약으로 외치던, 즉 당선인의 의지를 나타내는 기호(sign)들이 정부조직의 이름으로 옮겨온 것에 불과하다. 5년 전의 MB의 의지가 “지식경제부”로 나타났다면, 지금은 “미래창조과학부”로 나타난 것이다.

주어와 목적어가 없는 규제와 진흥

결국 이번 개편안 또한 현재 각 부처와의 충분한 협의나 정책 수행 로드맵에 기초해 제안된 것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특히나 이번 1차 개편안이 각 부처의 인수위 업무보고가 다 끝나기도 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마치 돌발적인 것처럼 들리는 “미래창조과학부”란 명칭이 이미 공약집에 명시되어 있던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당선인의 의지와 ‘국정 철학’을 반영하는 이런 기호들이 공약집이 아니라 실제 정부 업무에 적용될 때 벌어진다. 기호들이란 그것이 가리키는 지시물(reference)과 자의적 관계를 맺듯, 지금의 미래창조과학부란 기호도 기존의 어떤 기능과 인력들을, 그리고 어떤 산업분야를 가리킬지 지극히 모호하다. 단지 언급된 표현은 “진흥(promotion)”과 “규제(regulation)” 뿐일 텐데, 이 역시 주어와 목적어가 없는 동사일 뿐이다. 즉 기존 부서 중 누가 진흥과 규제를 맡을지, 그리고 규제의 대상과 산업부문은 어디인지가 정해지지 않은 셈이다. 공약집은 무수한 말들의 결합에 불과하지만 이런 말들이 실제의 정책 수행으로 들어오게 되면 현실의 다양한 삶의 영역들과 주체들의 행위 속에서 구체화되어야 한다. 공약집에서 진흥과 규제의 주어가 ‘박근혜’였다면, 개편안에서 그 주어는 관료조직이 되고, 언급되지 않았던 대상과 수단이 채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주어도, 목적어도 없다는 이런 점에서 규제와 진흥 또한 순전한 기호에 불과하다. ICT 부문이건, 방송통신융합 분야이건 규제와 진흥은 구별될 수 없는 대상과 행위를 전제한다. 지난 5년 간 숱하게 논란이 되었던 ‘망중립성’을 예로 들어보자. 네트워크(전송망) 사업자들에게 망중립성이란 분명히 규제이지만, 콘텐츠 사업자들과 이용자들에겐 진흥으로 이해될 수 있다.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은 또 어떤가? 보급형 디지털TV에 클리어 쾀(Clear QAM)을 도입하는 방안은 디지털 환경을 위한 진흥이지만, 어떤 사업자들에게는 차별적 규제에 가깝다. 이렇게 복잡한 현실을 지극히 자의적인 규제와 진흥이란 기호로 분리해 버린다면, 이는 현실의 대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진흥에는 “탈규제와 육성”을, 규제에는 “감시와 통제”라는 의미를 연결하는 관념의 연쇄에 그치고, 결국 조직개편은 내부 이해당사자인 관료들의 합종연횡과 자리 나누기로 귀결되고 만다.

오리너구리에게 배울 점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한 이번 정부조직 개편 또한 이전 정권들의 개편안과 그 바탕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말(sign)로 출발하는 이 분류체계가 복잡하고 서로 연관된 현실들과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가에 있다. 물론 양자의 일치는 영원히 불가능하다. 한때 생물학의 분류체계를 궁지에 몰아넣었던 오리너구리를 떠올려 보자. 알을 낳으면서도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이 동물은 포유류인지 조류인지 구분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새로운 발견은 새로운 분류와 말을 돌아보게 한다. 생물학뿐일까. 우리 사회의 운영원리와 밀접한 분류체계 중 하나인 정부 조직개편안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번 인수위의 개편안은 다른 정부가 그랬듯 선거 기간 동안 대상과 현실에서 분리되어 있던 말이 물질적 형태를 갖추는 첫 번째 과정이 될 것이다. 정치라는 수사학에서 국정 운영이라는 행위로의 첫 번째 이행인 지금, 메모는 수첩에만 있을 수 없고, 개편안은 봉투에만 머물 수 없다. 더 이상 “의지”와 “국정 철학”만을 강조할 때가 아닌 것이다.

김동원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  |  webmaster@mediaus.co.kr

2013년 1월 1일 화요일

대형마트·기업형슈퍼 규제 한달전 여야합의보다 후퇴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31일자 기사 '대형마트·기업형슈퍼 규제  한달전 여야합의보다 후퇴'를 퍼왔습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주요 내용

유통법 개정안 처리 합의 
매달 일요일·공휴일 이틀 이내
자정~오전 10시까지 영업제한

여야가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이던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의 일부 조항을 수정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는 이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간사협의에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영업제한 시간을 유통법 개정안 원안보다 2시간 줄이되, 원칙적으로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만 의무휴업을 하도록 하는 절충안에 합의했다. 이로써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유통법 개정안의 입법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11월16일 지경위가 여야 합의로 마련한 원안보다는 후퇴한 내용이어서, ‘경제민주화 1호 법안’으로서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온다.여야가 합의한 절충안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의 영업제한 시간을 ‘자정~오전 10시까지’로 하고, 의무휴업은 ‘일요일을 포함한 공휴일에 월 2차례’ 하도록 했다. 애초 원안은 영업제한 시간을 ‘밤 10시~오전 10시까지’로 했지만, 새누리당이 강하게 반대해 결국 밤 10시~자정까지 2시간은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원안에 ‘매월 3일 이내’로 돼 있던 의무휴업에 대해서는 회수를 하루 줄이되, 일요일 또는 공휴일에 쉬도록 법에 직접 규정했다. 다만, 이해당사자간 합의가 있을 경우 의무휴업일을 조정해 평일에 쉴 수 있도록 단서를 달았다. 도시와 달리 시골의 경우엔 일요일이 아니라 장날에 맞춰 대형마트가 휴업하는 게 전통시장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영업제한 시간과 의무휴업일을 제외한 나머지 조항들은 원안에 손을 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규제에서 벗어나 있던 쇼핑센터나 복합쇼핑몰에 개설된 대형마트도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제한을 적용받게 됐다. 또 대형마트 등을 출점할 때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자치단체장에게 제출하도록 등록요건이 강화됐고, 자치단체장이 미진하다고 판단할 때는 보완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영업 시작 30일 전에 출점 지역과 시기 등을 알리도록 하는 사전 입점 예고제도 도입됐다.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상인들은 유통법 개정안이 현행 유통법보다 진전됐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원안대로 통과되지 못한 데 대해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통법 개정 등을 위해 연대했던 전국유통상인연합회·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등은 민주당이 영업제한 시간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면, 매월 3차례 일요일에 의무휴업을 하도록 하는 안을 관철시켰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내어 “새누리당이 법사위에서 월권과 몽니를 부려 상황이 급변하면서 원안 통과가 지연되더니, 대선 후 결국 민주당이 원안보다 크게 훼손된 안을 합의해줬다”고 비판했다.대형 유통업체들은 현행 유통법보다 강화된 규제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의무휴업일이 3일에서 2일로 줄어든 데 대해서는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규제 수위가 높아지면서 내년 영업 환경이 극도로 악화하고, 납품업자와 입점업체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2012년 8월 25일 토요일

‘박근혜 룸살롱’, 네이버 '규제'할 수있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24일자 기사 '‘박근혜 룸살롱’, 네이버 '규제'할 수있나?'를 퍼왓습니다.
유·무선 점유율 70% 넘는 네이버, ‘사실상 어려워’

최근 ‘박근혜 룸살롱’, ‘안철수 룸살롱’으로 포털 네이버 사이트의 영향력이 다시 한 번 도마위에 올랐다.
박근혜 룸살롱 논란 이틀 뒤인 지난 23일 네이버는 자랑스럽다는 듯 모바일 검색 시장도 독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네이버의 지난 7월 모바일 검색시장 점유율은 73%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유·무선 검색 점유율 자료 보고받고 “‘네이버’의 검색시장 독점구조가 더욱 공고해 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방통위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병헌 의원이 공개한 방통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네이버의 PC 검색 점유율은 73.3%로 전년대비 5.4%p 증가했다. 반면 다음의 경우 20.6%로 전년보다 0.6%p 줄어들었고 네이버와 다음을 제외한 다른 포털사이트 점유율은 모두 합쳐도 5.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령별 뉴스 소비(한국진흥언론재단 '2010 국민의 뉴스 소비'). 20대는 인터넷을 통한 뉴스 소비가 가장 많다.

20~30대 젊은 사람들은 뉴스를 어디서 가장 많이 볼까? 정답은 바로 포털사이트이다. 그 중에서도 네이버 뉴스 캐스트라고 할 수 있다.
언론진흥재단에서 지난해 발간한 ‘2010 국민의 뉴스 소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많이 시간 동을 보는 매체는 TV이지만 젊은 세대로 내려올수록 인터넷이 TV 소비시간을 따라 잡아 20대에서는 인터넷이 지상파 방송보다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언론진흥재단은 지난해 ‘2011 언론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인터넷 뉴스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설문에서 ‘포털사이트 메인 페이지의 뉴스제목을 보고 뉴스를 클릭해서’라는 응답이 86.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발표했다. 그 뒤를 ‘실시간 검색순위에 오른 인물이나 사건을 찾아서’ 46.3%,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다가’ 34.8%, ‘포털사이트 뉴스란(홈)에서 관심 있는 분야/주제의 뉴스를 찾아서’ 34.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존 언론사 사이트를 찾아가 뉴스를 본다는 응답은 8.0%, 인터넷 신문사 사이트를 찾아가서 본다는 비율은 4.3%에 불과했다.
종이신문의 뉴스 소비 방식 역시 신문을 구독하는 방식에서 PC(인터넷)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C(인터넷)를 통해 종이신문 기사를 본다는 비율이 51.5%로 가장 많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 보는 비율이 19.5%로 나타났다. 종이신문을 직접 구독하는 경우는 44.6%에 불과했다.

▲ 신문 뉴스 소비(한국언론진흥재단 '2011 언론산업실태조사'). 신문을 구독하는 것 보다 인터넷을 통한 뉴스 소비가 더 많다.

뉴스 캐스트 시행으로 네이버 집중, ‘더욱 심화’

포털사이트, 특히 네이버는 자신들이 선택한 기사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는 메인 화면에 배치는 하는 것에 대해 포털사이트가 일종의 ‘게이트 키핑(Gate Keeping)’을 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아 왔다.
이러한 비판을 피하고자 네이버는 광고비로만 일일 수천만 원을 올릴 수있는 자리를 비웠다. 이를 ‘뉴스 캐스트’라는 이름으로 언론사에게 내주었다. 심지어 뉴스캐스트 참여 언론사에게 전재료라는 이름으로 비용도 지불하고 있다. 동시에 아웃링크를 제공해서 ‘트래픽’도 주었고 ‘프론트 페이지에서의 편집권’도 이양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뉴스 케스트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게이트 키핑을 포기했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이제까지 찾아가서 보았어야 할 언론사 뉴스를 네이버 메인 화면에서 손쉽게 찾아보면서 개별 언론사 사이트로 들어가 보는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네이버 집중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 인터넷 뉴스 소비 (한국언론진흥재단 '2011 언론산업실태조사). 포털을 경유한 뉴스 소비가 압도적으로 많다.

‘박근혜 룸살롱’ 현상은 네이버 영향을 체감하는 젊은 세대들의 항의

블로그 마케팅이나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네이버 검색 순위를 조작하는 게 매우 흔하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마케팅을 맡기는 대부분의 클라이언트가 순위 조작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그 만큼 검색 순위 조작이 일반적이라는 얘기다.
또 가끔 이슈가 없었던 연예인이 갑자기 네이버나 다음의 검색순위에 오르기도 한다. 바로 팬클럽의 힘이다. 수만 단위의 회원을 가진 팬클럽이 특정일, 특정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팬을 네이버에서 검색해 검색 순위를 올리는 작업은 매우 흔한 일이었다.
최근 음원 차트 조작 브로커가 SBS ‘한밤의 TV연예’에 출연해 포털 메인화면 검색순위를 단돈 800만원에 조작할 수 있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20~30대 젊은 세대들은 검색어, 연관 검색어, 혹은 검색어 순위 등에 대해 조작의 가능성을 일상적으로 느끼며 다른 한편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 실천이 바로 ‘박근혜 룸살롱’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 포털 사이트 검색점유율 (방송통신위원회, 전병헌 의원 공개자료).

규제 없는 포털, 규제해야 하나?

포털사이트는 검색 점유율이 70%가 넘어도 검색 광고 매출 점유율이 과반을 넘어도 규제를 받은 적이 없다.
전병헌 의원은 23일 방송통신위원회 국회 보고 자리에서 “최근에는 검색어 조작 브로커 활동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등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조작에 대한 의혹이 커져있는 상황”이라며 “네이버의 인터넷 여론독점현상은 ‘실시간 검색어 산정방법’ 문제로 그동안 여러 번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으나 네이버는 ‘영업비밀’을 내세워 기준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병헌 의원은 “검색시장이 균형을 잃어버린 시장상황에 대한 개선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주무부처로써 경쟁이 가능한 유무선 인터넷 생태계를 조성하는 정책 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포털사이트는 그동안 규제도 없었지만 포털사이트는 밴처기업부터 그 성공신화를 만들어 왔지만 특별하게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은 바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 토론회에 나와 “인터넷의 특성상 자유로워야 하고 정부가 특정한 콘텐츠, 특정한 서비스를 제한하면 인터넷 산업은 성장할 수 없다”며 인터넷 규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또 포털규제는 ‘내용규제’를 하지 않고서는 규제가 어렵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네이버 검색 점유율이 70%가 넘는다고 하더라도 이용자들이 직접 들어가 검색 서비스를 영위하는 행위 때문에 일어난 결과이기 때문에 규제하기 어렵다. 이를 규제하기 위해 SSM이나 대형마트처럼 특정한 시간이나 특정 지역에 네이버 사이트를 닫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정부차원의 규제는 포털 사이트에 게시되는 콘텐츠에만 국한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내용규제’이다.
2008년부터 일부 여당 국회의원과 보수단체가 검색서비스사업자법을 발의하며 포털 사이트의 규제를 주장한 바 있지만 이 법 역시도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내용(콘텐츠) 규제가 중심이 된 법안이었다.
언론·시민단체는 어떤 방식이던 인터넷에 대한 정부 규제·감시의 손길이 닿으며, 콘텐츠, 특정 정치적 성향을 담은 콘텐츠에 대한 직·간접적인 규제가 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디어행동은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08년 정부가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에 대해 규제 움직임을 보인자 “거대 포털 사이트의 불법적 행위에 대한 규제와 사회적 관리는 필요하다”면서도 “내용규제 중심의 시스템은 인터넷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억업하고 자유로운 인터넷 문화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