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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16일 목요일

쌍용차 파업 때 용역 업체 ‘폭력’ 등 대가 83억 벌었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16일자 기사 '쌍용차 파업 때 용역 업체 ‘폭력’ 등 대가 83억 벌었다'를 퍼왔습니다.

ㆍ한탕벌이 후 자진폐업… 쌍용차 2009년 경비지출 문건 확인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 당시 쌍용차 경비용역을 맡았던 두 곳의 경비업체가 4~5개월 동안 각각 62억원, 2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향신문이 15일 쌍용차가 2009년 법원에 제출한 ‘용역업체 대금지급 허가 신청서’ 등 관련 서류를 입수·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노사분규 현장 일감을 맡으면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다”는 용역경비 업계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쌍용자동차가 2009년 노조 파업 당시 법원에 제출한 ‘용역업체 대금지급 허가 신청서’에 28억여원의 용역경비를 지불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제공

경비업체인 ㄱ사는 2009년 4~8월에 쌍용차 용역경비를 맡으면서 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자본금 1억원인 이 업체는 당시 쌍용차 한 곳에서만 매달 12억여원씩 벌어들여 5개월 만에 자산의 62배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파업 사태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인 2009년 6월에는 한 달간 28억2150만원을 벌었다. 

ㄱ사는 2009년 8월 쌍용차 파업 사태가 끝나자 자진폐업했다. 농성 중인 노조원들을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등 경비업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허가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ㄱ사는 당시 쇠파이프, 헬멧, 방패 등으로 중무장한 용역경비들을 공장 안으로 들어가게 해 농성 중이던 노조원들을 강제로 해산시키기 위해 폭력 등 불법행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의 쌍용차 노조원이 부상을 입었다.

ㄱ사에 이어 쌍용차 용역경비를 맡은 ㄴ사도 승승장구하며 성장했다. ㄴ사는 2009년 9월 ㄱ사가 폐업을 하자마자 쌍용차 용역경비를 맡았다. 

ㄴ사는 파업은 끝났지만 노사분쟁이 지속됐던 2009년 9~12월 4개월간 21억원을 벌어들였다. 

현재까지 4년째 경비를 맡고 있는 이 업체는 지난 6월 말까지 모두 1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ㄴ사도 회사 설립 자본금이 1억원의 영세업체였지만 쌍용차 한 곳에서만 자본금의 102배에 이르는 매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경비업계 관계자들은 전국 주요 파업 현장에 개입한 노사분쟁 전문 경비업체들이 모두 쌍용차 용역회사와 유사한 조건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용역경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지역의 한 경비업체 대표는 이날 “노사분쟁 전문 경비업체에 쌍용차와 같은 일감은 ‘로또 중 로또’로 불린다”며 “최근 파업 현장에 나서는 경비업체의 매출 규모는 일감을 맡는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뿐 단가 면에서 보면 3년 전 쌍용차 사태 때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된 안산 SJM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용역 폭력’은 쌍용차 경비용역을 맡았던 ㄱ사처럼 한탕 크게 하고 빠진 뒤 문제가 되면 자진폐업하면 그만이라는 인식 때문에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2012년 8월 10일 금요일

“용역업체엔 파업·철거 현장이 로또”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10일자 기사 '“용역업체엔 파업·철거 현장이 로또”'를 퍼왔습니다.

ㆍ경비업체 대표가 밝힌 실상… “일감 따면 큰돈”

“(노사 분규) 일감을 맡으면 ‘로또’에 당첨됐다고들 합니다. 법망을 피해 잘만 하면 1~2년 사이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도 벌 수 있습니다.” 

9일 경기지역 한 공단에서 만난 김철민씨(56·가명)는 “파업, 철거 현장에 용역경비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돈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10년째 경비업을 하고 있는 김씨는 “정상적으로 영업을 해서는 밥 먹고 살기가 힘든 게 이 업계의 실상”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단순 경비보다 몇 배나 많은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이 세계에서 흔히들 말하는 ‘노조 때려잡기’에 뛰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 파업이나 철거 현장에 동원되는 용역경비 일당은 1명당 15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까지가 이 세계의 ‘공정가격’ ”이라고 덧붙였다. 보통 경비원 일당 5만~6만원에 비하면 많게는 5배나 되는 액수이다.

▲ 업체, 1명 일당 최고 30만원
일상 경비일보다 5배 많아
쌍용차, 한 달간 28억 지출

김씨는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사용자(회사) 측의 요구대로 폭력 진압에 나서면 일당은 더 높아지고 ‘성공 사례비’까지 챙기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쪽 시장은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될수록 용역경비의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용역경비의 폭력과 불법행위가 상식을 넘어서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2009년 6~8월의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파업 때 쌍용차 회사 측은 경비업체에 1인당 일당 24만7500원씩 한 달간 380명에게 용역경비를 맡기면서 28억2150만원을 지출했다.

김씨는 “불법행위를 하다 적발돼 허가가 취소되면 조건을 갖춰 또 내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대표를 바꾸거나 아예 법인을 폐업하고 새로 등기를 내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그는 “노사분쟁 전문 경비업체가 일부 공인노무사 사무소 등과 업무계약을 맺고 노사갈등 사업장의 정보를 공급받은 뒤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며 “사용자들을 컨설팅해주는 노무법인은 용역경비의 중요한 정보원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0만원이 됐든 30만원이 됐든 실제 용역경비가 받는 일당은 얼마 안된다”고 말했다. 이 업계에도 하도급이 관행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영세한 경비업체의 경우 일감이 들어오면 일종의 프리랜서 격인 ‘프리팀장’을 통해 필요한 인원을 채운다”며 “프리팀장은인터넷이나 생활정보지 등을 통해 사람을 끌어모은다”고 밝혔다. 그는 “용역경비 100명 정도가 필요하다면 프리팀장은 3~5명 정도가 동원된다”며 “프리팀장 한 명당 용역 20~30명을 모집하지만 많게는 100여명을 데리고 다니는 프리팀장도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일감을 수주한 원청 경비업체가 1차로 돈을 깎아 먹고, 하청업체와 프리팀장이 소개비조로 또 깎아 먹는다”며 “그러다 보면 사용자 측에서 아무리 일당을 후하게 줘도 실제 용역경비 한 명이 손에 쥐는 돈은 6만~7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업종별 전국 경비업체 수는 4151곳으로, 지난 4년간 639곳이 늘었다. 노사분규나 철거를 담당하는 시설경비업종이 3351곳으로 전체의 81%를 차지했다. 나머지 19%는 호송경비(52곳)·신변보호(514곳)·기계경비(140곳)·특수경비(94곳) 등이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2012년 4월 18일 수요일

KTX 민영화, 여전히 고속 추진중


이글은 시사인 2012-04-18일자 기사 'KTX 민영화, 여전히 고속 추진중'을 퍼왔습니다.
정부는 총선 직후 수서발 KTX 노선을 운영할 민간 사업자를 모집하고 6월까지 선정할 계획이다. 그 이유가 뭘까? 정부는 코레일 적자 등을 이유로 들지만 ‘공공성 비용’을 따지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수서발 민영 KTX가 개통된 지 5년째인 2020년 봄. 당신은 목포행 KTX를 타러 ‘수도권 광역 교통의 허브’라는 수서역에 간다. 자동 매표기(매표소는 인건비 절감 명목으로 사라졌다) 앞을 서성이는 당신에게 50대 남자가 쭈뼛거리며 말을 건다. “광주 가는 KTX표 싸게 드릴 테니 서울역으로 가시죠.” 이 남자, 알고 보니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직원이다. 5년 전(2015년) 민영 KTX 개통 이후 코레일 수익성이 대폭 악화되면서 새마을, 무궁화와 지선(경부선·호남선 등의 본선을 외곽 지역으로 잇는 철로) 등 적자 노선의 운행 횟수를 줄이고 일부 역은 폐쇄했다. 코레일은 대규모 정리해고 및 외주화를 시행했고 이에 따른 노사분규도 잦았다. 그러자 코레일은 사내에서 ‘우리 KTX 태우기’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직원들의 ‘승객 유치’를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다. 50대 코레일 직원이 서울역에서 수서역까지 ‘출장’ 나온 슬픈 이유였다.

물론 가상 시나리오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집권 말기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KTX 분할 민영화’에 따라 가능한 미래이기도 하다.

국토해양부는 4월 총선 직후 수서발 KTX 노선을 운영할 민간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다. 그리고 2개월 뒤인 6월까지 사업자를 선정한다. 현 정부 집권 기간에 철도 민영화 ‘대못’을 박자는 것일까. 


이 정권 안에 ‘KTX 민영화’에 ‘대못’ 박기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철도 관련 시설의 소유와 운영은 오로지 국가(공기업)의 몫이었다. 2000년대 초 신자유주의 바람을 타고 철도 민영화가 정책 과제로 제기된 적은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집권하면서 백지화되었다. 대신 노무현 정부는 2005년 철도청(교통부 산하 정부기관으로 철도 관련 시설을 소유 및 운영)을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 분리했다. 시설공단의 역할은 철도 소유 및 투자·건설이다. 코레일은 철도 운영 및 이에 관련된 여러 서비스를 도맡아왔다. 


ⓒ시사IN 조남진 서울역의 한 승강장. 정부는 KTX 일부 노선의 운영권을 민간에 넘길 작정이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는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KTX 민영화를 제기한다. 이른바 ‘철도 운영의 경쟁체제 도입’. 현재 공사 중인 수서-평택 간 고속철도는 2014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 새로운 구간은 평택을 기점으로 기존 경부선·호남선 고속철도를 타고 부산과 목포로 이어진다. 이 구간의 열차 운영권을 공기업인 코레일이 아니라 민간 사업자에게 맡기겠다는 것이 국토해양부의 보고 내용이다. 이 방안이 관철되면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 노선은 코레일이,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노선은(2015년부터) 민간 사업자가 각각 맡아 운영하게 된다. 그야말로 운영권을 ‘분할’해서 ‘민영화’하자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의 논리는 한마디로 코레일이 열차 운영을 독점하는 바람에 방만한 경영, 과도한 적자, 불친절한 서비스, 사고 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에 민간 기업을 철도 운영에 끌어들여 코레일과 경쟁하게 함으로써 가격 인하와 서비스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민영화’라는 비난이 일자 국토해양부는 지난 1월 보도자료를 통해 “KTX 경쟁 도입을 민영화라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설사 수서발 KTX를 민간 기업이 운영한다 해도, 철도 관련 시설은 여전히 국가 소유로 남아 있으니 민영화가 아니라는 소리다. 그러나 김성희 고려대 연구교수는 “일반적으로 철도 민영화는, 철도 시설의 ‘소유권 이전’은 물론 민간 참여와 경쟁 도입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라고 말한다. 

국토해양부가 수서발 KTX 운영권을 민간에 넘기겠다는 가장 큰 이유는 공기업인 코레일의 부실화이다. 그런데 코레일은 정말 부실한 기업일까.

코레일은 부실기업인가코레일은 매년 수천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적자 규모가 2008년에 7374억원, 2010년에 5287억원 등이다. 그런데 이런 대규모 적자의 원인은 무엇일까. ‘기업 처지에선 손실이 크지만’ 사회적으로는 반드시 필요한(공공성이 큰) 노선들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KTX 도입 이후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새마을과 무궁화, 수도권-부산·목포를 잇는 본선(간선)에서 지역 곳곳으로 모세혈관처럼 뻗어나가는 지선, 승객이 적은 구간 등이 그것이다. 더욱이 이런 부문은 운임도 매우 낮다. 전문가들은 코레일 운임이 원가의 70% 정도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레일의 여러 사업 중 수익을 내는 부문은 KTX밖에 없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2011년의 경우 3400억원 흑자)으로 다른 적자 노선의 손실을 메운다. 이렇게 보면 적자 노선의 손실은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비용(공공성 비용)인 셈이다. 


ⓒ뉴시스 2월4일 열린 KTX 민영화 저지 결의대회.

김성희 고려대 연구교수가 2008년 코레일의 영업실적을 기반으로 계산한 바에 따르면, 이 ‘공공성 비용’은 ‘적자 노선 운영에 따른 손실’(1900억원), ‘원가에 못 미치는 낮은 운임’(6200억원) 등 모두 91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더해 코레일은 영업이익의 31%를 선로 사용료(철로 사용의 대가)로 낸다. 국제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사용료다. 그런데 ‘공공성 비용’을 시장가치로 환산하고, 선로 사용료도 6000억원(현재)에서 3000억원으로 줄이면 코레일의 영업이익은 1조2100억원 늘어난다. 영업적자(7374억원)보다 5000억원 정도 많다. 이를 코레일의 ‘숨은 수익성’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코레일의 영업적자를 오로지 ‘경영 비효율’ 때문이라며, 그 대안으로 ‘경쟁 도입’을 내세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3월9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철도운송사업 경쟁 도입 관련 업계 설명회’를 열었다.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24개 민간 사업자가 참여했다. 수서발 KTX 민간사업의 후보 기업들이다. 국토해양부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수서발 KTX의 운임은 코레일 KTX 운임의 90% 이하여야 한다. 더욱이 선로 사용료로 영업이익의 40%를 제시했다. 코레일이 지금 내는 것보다 9%나 높다. 한마디로 민간 사업자는 코레일보다 낮은 운임을 받으면서 더 많은 선로 사용료를 내야 한다. 이 정도는 돼야 임기 말 무리한 민영화의 명분이 될 것이다.

더욱이 국토해양부에는 이런 명분을 받쳐줄 ‘과학적’ 근거 자료도 있다. 지난해 9월 한국교통연구원(정부 출연 연구소)은 수서발 KTX의 하루 이용객이 8만8586명에 달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2011년 현재 KTX 전체 이용객은 14만명 정도다). 현재 KTX 운임의 80%만 받아도 민간 사업자가 8.8%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다. 

문제는 한국교통연구원이 정부의 대규모 토목사업 때마다 이를 정당화하는 ‘과학적’ 예측을 다수 발표해왔다는 사실이다. 상당수의 경우 크게 빗나가 막대한 재정손실을 초래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인천공항철도다. 당초 교통연구원은 인천공항철도의 하루 이용객을 21만명으로 예측했다. 이 자료에 기반해 정부는 실제 이용객이 예측치의 90% 이하인 경우, 사업자의 예상 수익과 실제 수익의 차이를 메워주는 계약까지 맺었다. 그러나 실제 이용객은 1만3000~1만6000명. 이런 추세라면 정부는 계약 기간인 30년 동안 14조원을 민간 사업자에게 지급하게 된다. 이 황당한 사태는 결국 ‘부실기업’ 코레일에게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하게 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뿐 아니라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해 9월 개통된 김해 경전철, 용인 경전철 등에 대해서도 터무니없을 정도로 수요를 크게 예측해 막대한 혈세 낭비를 초래했다(아래 표 참조). 용인 경전철 비리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은 한국교통연구원이 사업 시행자(봄바디어컨소시엄)가 제시한 일방적 데이터에 의거해 교통 수요를 과다계상한 의혹이 있다고 4월5일 발표했다. KTX 민영화 역시 이 연구원의 예측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


민간 KTX에 거액 보조금 줄 수도

그럼에도 수서발 KTX 사업자는 코레일보다 훨씬 유리한 처지이다. 코레일과 달리 민간 사업자들은 수익성 높은 KTX 외에는 적자 노선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 즉, 민간 사업자는 코레일을 괴롭히는 구조적적자 요인으로부터 벗어나 알짜 노선만 운영하는 대단한 특혜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민영 KTX가 실제로 요금을 인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코레일보다 적은 운임을 받고 더 많은 선로 사용료를 내는 동시에 민간 사업자로서 ‘시장 수익’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간기업의 경우엔 공기업(코레일)과 같은 돈을 빌려도 더 많은 이자(자본조달 비용)를 내야 한다. 그래서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실장은 “동일한 운영 조건이라면 코레일이 민간 사업자보다 훨씬 요금 인하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한다. 공영 KTX는 민간 사업자 수준의 시장 수익을 낼 필요가 없고 자본조달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민영화보다 코레일의 적자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훨씬 우월한 사회적 대안이라는 이야기다. 더욱이 민영 KTX가 적절한 수익을 못 내는 경우엔 정부가 보조금을 주거나 심지어 울며 겨자 먹기로 인수하는 ‘재정낭비 폭탄’이 터질 수도 있다.


ⓒ시사IN 조남진

수서발 KTX가 코레일과 국내 철도망 전반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레일 처지에서는 유일한 수익원이었던 KTX 수요가 수서 쪽으로 분산되면서 재무구조가 대폭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새마을·무궁화와 각종 지선 등 적자 노선에 대한 지원이 불가능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경쟁 체제에서 코레일도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운행 횟수 줄이기, 승객 적은 구간 폐쇄 등 철도망의 공공성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성희 교수는 “비리와 특혜의 음습한 전례를 떠올리지 않고는 정부가 KTX 민영화를 추진하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소모적인 민영화 논란에 휘말릴 것이 아니라 참여정부 때 어설프게 이뤄진 철도 구조 개편을 보완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최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정부가 KTX 민영화를 강행하는 경우 4월18일부터 조합원 총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종태 기자 | peeker@sisa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