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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5일 목요일

[사설]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내곡동 사건의 몸통 ‘MB’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24일자 사설 '[사설]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내곡동 사건의 몸통 ‘MB’'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오늘 이광범 특검팀에 소환된다.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씨도 어제 귀국해 조만간 조사받을 예정이다. 어제 이시형씨의 지인이 (한겨레)에 밝힌 바에 따르면, 내곡동 터를 아들 명의로 사들이고 자금 12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 이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다고 한다. 큰형한테서 6억원을 받아오라는 지시도 직접 했다면서 자세한 경위까지 밝히고 있다. 이런 내용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특검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이시형씨가 소환에 대비해 입장을 이렇게 정리한 것을 보면, 이 대통령이 사저 터 매입 과정에 주도적 구실을 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는 경호처가 매입을 주도했다는 청와대의 그간 설명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또 청와대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여 관련자들을 모두 무혐의 처리한 검찰 수사 결과와도 배치된다. 검찰이 얼마나 엉터리로 수사했는지를 재확인시켜 주는 생생한 사례다. 그만큼 특검의 분발이 요구된다.특검이 이시형씨와 이상은씨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우선적으로 밝혀내야 할 것은 이 대통령의 역할이다. 검찰이 밝힌 바에 따르면, 청와대가 사저 건축 작업을 위해 특채한 경호처 직원 김아무개씨가 경호동과 사저터의 지분을 나누는 등 중요한 결정을 한 것처럼 돼 있으나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 사저 터 땅값 일부를 국가에 떠넘기는 매우 이례적인 방안을 추진하면서 그 집에서 살 이 대통령의 재가도 받지 않았다면 누가 믿겠는가. 대통령이 6억원을 큰형한테서 가져오라고 아들에게 직접 지시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관여했는데 지분 배분 문제만 몰랐다고 한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집사 격인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6억원 대출 차용증과 이자 지급 계약은 진짜인지, 6억원을 굳이 현찰로 조성한 이유는 무엇인지도 밝혀져야 한다. 차명 구매의 진위도 물론 확인해야 할 것이다.엉터리 수사의 내막을 밝히는 일은 검찰 바로 세우기를 위해서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검찰은 이시형·김백준씨를 아예 소환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6억원을 현금거래 했다는데 출처 조사도 않았다. 사실상 수사를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말처럼 정치적 고려를 했다면 혼자서 결정하진 않았을 것이다. 서기호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 대검 중수부장, 기조부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불기소 처분이 논의됐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의도적으로 축소·왜곡 수사를 한 당사자들에 대해선 반드시 형사적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

2012년 6월 12일 화요일

[사설] 새누리당, ‘내곡동 사건’ 특검·국조 앞장서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1일자 사설 '[사설] 새누리당, ‘내곡동 사건’ 특검·국조 앞장서라'를 퍼왔습니다.

검찰의 오만함이 참으로 하늘을 찌른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 내곡동 사저 땅 헐값 매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발표는 최소한의 양식과 체면마저도 내팽개친 한국 검찰의 맨얼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국민의 손가락질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한동안 시끄럽다가 제풀에 지쳐 수그러들고 말겠지 하는 식이다. 여차하면 다른 사건을 터뜨려 여론의 시선을 딴 데로 돌릴 궁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곡동 땅 사건은 이제 특검이나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특검 등이 도입되면 조사 대상은 이 대통령 일가의 국고 횡령 의혹, 배임 혐의,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 등에 그쳐서는 안 된다. 검찰의 잘못된 수사도 당연히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래서 이번 면죄부 수사의 원인과 배경 등을 낱낱이 밝히고 검찰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검찰의 내곡동 땅 사건 수사는 ‘수사’라는 이름을 붙일 수도 없을 정도로 엉터리였다.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를 비롯한 주요 수사 대상자들을 모두 겉치레 서면조사만 한 뒤 전원 불기소 처분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에 직권남용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검찰의 이런 잘못을 그냥 눈감아주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검찰의 안하무인 수사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라도 검찰 수사 자체를 청문회나 특검의 심판대 위에 올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
관심의 초점은 새누리당의 태도다. 새누리당 눈에도 검찰 수사 결과가 너무 한심했던 모양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어제 “국민적인 의혹을 해소하는 데는 미진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검이나 국정조사도) 필요하면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새누리당의 태도가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검찰 수사를 두둔하는 인상을 주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특검 가능성 등을 열어놓았을 뿐 좌고우면하는 태도가 역력하다.
박근혜 의원이 이끄는 새누리당은 그동안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를 강조해왔으나 실제 행동으로 보여준 바는 별로 없다.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너무 세웠다가는 대선 과정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걱정도 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내곡동 사건은 단순한 차별화나 대선의 유불리 차원을 넘어선다. 이것은 나라를 지탱하는 원칙과 정의의 문제이다. 새누리당은 이 대통령의 보호자로 나설 생각을 아예 버리기 바란다. 오히려 특검이나 국회 국정조사 도입 논의에서 새누리당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