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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8일 금요일

새누리, 정부개편 막히자 국회 선진화법 손보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3-03-07일자 기사 '새누리, 정부개편 막히자 국회 선진화법 손보나'를 퍼왔습니다.

ㆍ지난해 입법 주도 ‘자가당착’

여야의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하자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독 처리를 원천적으로 못하게 한 규정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선진화법은 새누리당이 19대 총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주도한 법안이어서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선진화법은 2009년 박상천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이 처음 발의했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2010년 12월 4대강 관련 법안과 새해 예산안 날치기 처리 직후부터 시작됐다. 당시 야당의 국회 로텐더홀 점거와 여야 의원 간 주먹다짐으로 유혈사태가 빚어지자 폭력 국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새누리당은 2012년 4·11 총선에서 국회선진화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총선을 앞두고 제시한 10대 기본정책 중 4번째가 ‘국회 파행 방지 및 정치개혁’이었다. 

새누리당은 국회의 합리적 의사절차와 질서유지 확보를 위해 의장 직권상정 요건 강화, 의안 상정의무제 도입, 안건 신속처리제 도입 등을 공약했다. 국회는 그해 4월1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피력한 사람은 강기갑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이 유일했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하자 ‘식물 국회’가 된다는 반발도 일었다. 4월24일로 잡힌 국회 본회의가 새누리당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튿날인 25일 “총선 전에 여야가 합의했고 국민에게 약속드린 것이다. 선진화법은 꼭 처리돼야 한다”고 밝히면서 법안은 다시 힘을 얻었다.

국회는 2012년 5월2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선진화법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표결 결과는 재적의원 192명에 찬성 127명, 반대 48명, 기권 17명이었다. 박 비대위원장의 입장이 명확히 나오자 대다수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청와대 입장을 고려한 친이명박계 의원들, 일부 친박 중진과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원내대표로 협상을 주도하던 황우여 현 새누리당 대표도 당내 의원들을 만나 처리를 독려했다. 표결 직후 그는 “더 이상 권위주의적이고 폭력적인 국회를 하지 말자는 새로운 국회를 여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타협과 대화의 정치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감을 더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새누리당은 국민의 표를 구할 때 했던 ‘새로운 국회’ 약속을 선거가 끝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뒤집겠다며 여론전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박영환 기자 yhpark@kyunghyang.com

'날치기의 향수' 잊지 못한 새누리?


'날치기의 향수' 잊지 못한 새누리?
정부조직법 파행 '몸싸움 방지법'에 돌려... 당내서도 반발 자초
이경태(sneercool)
▲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지난 2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한구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진땀을 뺐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정책 업무 소관 문제로 36일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정부조직법 협상 상황을 놓고 엉뚱하게도 그에게 불똥이 튀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몸싸움 방지법'이라고 불리는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얘기였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른바 선진화라는 거짓말로 분칠 된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우려했던 식물국회, 식물정부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며 "작년에 법 통과할 때 황우여 대표가 원내대표로서 진두지휘했던 만큼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회법은) 한마디로 말해 소수파의 발목잡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소수파 발목잡기 법이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국회법은 두고두고 국회를 식물로 만드는 법이고 자승자박하는 법이므로 당연히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처럼 황 대표는 국회선진화법 통과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해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서 쇄신파 의원들과 함께 당내 일부 중진들의 반발을 물리치고 국회선진화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이를 놓고 "역시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8단)' 답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의 당 대표 당선에도 이 같은 호평이 한몫했다.
그러나 1년도 채 되지 않아 당시의 호평이 부메랑으로 이날 돌아온 셈이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18대 국회 당시 폭력국회 등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지만, 과도한 처방이었음이 드러났다, 국회의 코마(혼수상태) 법이 됐다고 말할 수 있다"며 심 최고위원을 거들었다.
황 대표는 이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날치기와 몸싸움이라는 야만적·후진적 정치에서 벗어나고 '폭력국회'의 오명이 국회에 발을 디디지 못하게 하려면 국민이 바라는 품위 있게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자 격상시키는 법으로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 법 앞에서 옷깃을 여미고 혹시라도 오용, 남용, 악용이 없도록 이 법을 적용하는 초기에 정말 조심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조직법 협상 막히니 '몸싸움 방지법' 잘못됐다?
그러나 국회선진화법을 둘러싼 새누리당 일각의 '군불 때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국회의 파행상태를 야당의 '발목잡기' 탓으로 몰고, 이를 가능케 하는 구조로 국회선진화법을 드는 것이다.
6선의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 한 인터뷰에서 "선진화법은 아주 잘못된 법으로 다수결의 원리 자체를 봉쇄해버렸다"며 "하수구가 없는 부엌과도 같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조직법 협상 새누리당 당사자인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조차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국회선진화법 개정 논의를 추진해야 한다"며 "이런 형태의 정치문화를 만들어가는 상황은 국회를 식물화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표결을 반드시 보장하는 제도로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도부는 국회법 개정으로 생각을 모은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말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6일 불교방송 <고성국의 아침저널>에 출연, "국회선진화법은 대의제의 기본인 다수 원칙을 포기하고 여야 합의제를 도입했다"며 "신라시대 화백 회의처럼 적어도 120석 이상을 갖춘 정당이 반대하면 의사결정이 안 되도록 하는 제도가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한구 원내대표의 '직권상정' 발언이 이날 일부 오해를 산 것도 이 같은 당내 분위기 탓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여야 양당의 원내대표가 정부조직개편과 관련한 법률을 원안대로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하도록 요청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은 과거처럼 집권여당 단독으로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하는 것처럼 이해됐다. 그가 지난 5일 정부조직법 협상 난항 등을 거론하며 "이런 것이 되풀이되면 도리 없이 국회 선진화법이든 인사청문회 법이든 개정해야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개정론을 펼쳤던 것도 원인이었다. 현 국회선진화법에서는 국회의장 직권상정 요건을 ▲ 천재지변 ▲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발생 ▲ 여야 교섭단체 대표 합의 등 3가지 경우로만 제한하고 있다.
국회선진화법 위반 논란이 불거지자, 이 원내대표는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다들 옛날식의 직권상정인지 알고 이상하게 쓴 언론이 있다길래 확실히 해명한다, 국회선진화법에 규정된 요건에 따라 직권상정을 요청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도 찬성한 법안, 뒤집기 사실상 불가능... 여당 내서도 쓴소리
▲ 이른바 '몸싸움 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선진화법 수정안이 지난 2012년 5월 2일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 남소연
사실 새누리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국회선진화법 개정 요구는 불가능하다. 박근혜 대통령마저 찬성했던 법안을 1년도 채 되지 않아 바꾼다는 데서 일단 명분이 서지 않는다. 박 대통령만이 아니다. 황우여 대표를 비롯하여 이혜훈 최고위원,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등 현 당 지도부 인사들도 찬성표를 던졌다.
구조적으로도 힘들다. 국회선진화법에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권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다 여야 간 쟁점 법안은 재적의원의 3/5(180명) 이상이 찬성해야 신속처리법안으로 올릴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새누리당 의원 수는 153명에 불과해 야당 협조 없이는 개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 민주당은 이날 새누리당 일각의 국회선진화법 개정 주장에 대해 "자신들의 정치력 부재를 법의 문제로 돌리려는 얄팍한 꼼수"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이 '직권상정의 추억', '날치기의 향수'를 잊지 못하고 국회선진화법이 묶어놓은 '다수당의 횡포'에 대한 금단현상으로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라며 "국회선진화법은 새누리당이 앞장서 개정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이에 합의하고 찬성했던 만큼, 지금 이 법을 욕하는 것은 새누리당 스스로 누워서 침 뱉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당내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국회선진화법을 현재 구조적으로도 개정할 수 없고 실제로 가동해 운영시킨 적도 없다"며 "만약 선진화법이 없었다면 지난 4, 5일 여야는 본회의장 점거와 농성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집권여당으로서 현재 상황이 갑갑하더라도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운영의 묘를 축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불편하다고 뜯어고치는 것은 현재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남경필 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현재 여야가 정부조직법개정안을 합의 처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치력과 협상력의 문제이지 '국회선진화법'제도의 문제가 아니"라며 "제대로 운영해보지도 않고 법을 바꾸자고 해서는 안 된다, 여야가 타협이 안 될 때는 직권상정과, 단상점거, 폭력이라는 구태의 악순환을 다시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2012년 4월 24일 화요일

감기약 편의점 판매 또 물거품 되나?


이글은 노컷뉴스 2012-04-24일자 기사 '감기약 편의점 판매 또 물거품 되나?'를 퍼왔습니다.
국회선진화법에 연계돼 '먹구름'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처리에 유보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24일 본회의에서 약사법 개정안 처리도 난관에 부딪혔다.

약사법 개정안은 감기약 등 안정성에 문제가 없는 20개 상비약을 약국 외 편의점에서도 팔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위한 노력은 2007년 경실련에 의해 그 필요성이 처음으로 제기됐지만 약사들의 거센 반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다가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이 수용 방침을 밝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당초 여야는 18대 국회 마지막이 될 24일 본회의에서 약사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여야가 약사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하고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까지 통과시키고 3월 2일 법사위를 개최했지만 정족수 미달이라는 복병을 만나 처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의화 국회의장 권한 대행을 필두로 여당인 새누리당쪽에서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면서 약사법 처리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본회의를 여는 가장 중요한 이유인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약사법 처리도 힘들게 된 것이다.

다급해진 시민단체들은 국민 85% 이상이 원하고 있는 상비약 약국외 판매 허용을 위한 약사법개정안이 18대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며 국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23일 성명을 내고 "약사법 개정은 국민불편 해소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정부와 여야가 모두 합의해 받아들인 약속"이라며 "총선 뒤에 약사법을 처리하겠다던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앞서 '가정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위한 시민연대'도 19일 대다수 국민들이 염원하는 가정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안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도 18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하면 19대에서 소모적인 논란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며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12월에 대선이라는 굵직한 정치일정이 있어 18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면 올해안 처리가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칼자루를 쥔 국회를 움직일 카드가 없어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고만 있다.

18대 국회 임기가 5월 30일까지기 때문에 24일 본회의에서 약사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때도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돌파구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약사법 개정안 처리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는 데 고민이 있다.

안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