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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5일 금요일

“33평형 아파트가 30억원이 된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3-15일자 기사 '“33평형 아파트가 30억원이 된다”'를 퍼왔습니다.

드림허브·삼성물산다 선전용으로 사용한 유인물

주민 동의 꼬드긴 ‘용산개발 신기루’
드림허브·삼성물산, 과장광고 드러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시행사 드림허브와 대표주관사였던 삼성물산이 개발 대상지인 서부이촌동 주민들을 상대로 ‘사업에 동의하면 33평형 아파트가 30억원이 된다’며 주민들의 탐욕을 부추겼던 것으로 밝혀졌다. 개발사업 부진으로 7년째 고통받고 있는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시행사 쪽의 허위·과장광고에 속아 동의서에 서명했다”며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주민들은 시행사와 대표주관사가 선전용으로 사용한 유인물(사진)을 14일 공개했다. 내용을 보면, 한강변 대림아파트 33평형(당시 12억원대)을 소유한 주민이 ‘개발 동의서’에 서명하면 아파트의 재산가치가 30억원이 되지만, 동의를 하지 않으면 8억9000만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적혀있다. 현재 이 아파트는 6억5000만원 경매에 매물로 나와도 낙찰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시행사인 드림허브는 재산가치 30억원의 세부내역으로 현금보상금 12억2000만원, 입주권 프리미엄 8억6000만원~12억9000만원 등을 적시했다. 이밖에 중도금이 유예되고, 이사비로 주는 현금보조금, 보상금 이자수익 등 추가로 5억5000만원의 이득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개발지구로 편입되지 않은 동부이촌동 한강현대아파트의 같은 평형대 가격과 비슷한 재산가치(8억9000만원)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시행사는 재산가치 외에도 입주권 지급, 이사 비용, 이주비 지원 등을 주민압박용으로 사용했다. 주민들이 공개한 다른 유인물을 보면, 시행사는 ‘미동의자’에게 입주권을 주지 않거나 최소평형 아파트를 제공하고, 중도금 유예 혜택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주변 지역 전세값을 바탕으로 산정된 현금 3억원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이주비 지원금과 최대 3500만원을 주는 이사 비용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유인물에 적었다.

31조원 규모의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 프로젝트가 어음 이자를 막지 못해 끝내 부도가 났다. 이로써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까지 불렸던 용산 사업이 6년 만에 좌초 위기에 놓이게 된 가운데, 14일 오후 서부 이촌동 용산개발택지구역 내 아파트 단지에 개발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부이촌동 생존권사수연합을 대변하는 김재홍씨는 “당시 시행사는 동의서에 서명하면 떼돈을 벌고 서명하지 않으면 수억원을 까먹는다며 주민들을 압박했지만, 2008년 10월부터 1년간 받아낸 동의율이 50%를 겨우 넘었다. 이제라도 허황된 약속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시행사인 드림허브 쪽도 무리한 광고였음을 시인했다. 이 업체 홍보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것을 감안해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약속이었다”고 말했다. 드림허브는 2007년 12월 삼성물산 주도로 세워졌다. 삼성물산은 2010년 9월 대표주관사 지위를 반환했고, 현재 최대주주는 코레일, 대표주관사는 롯데관광개발이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2012년 5월 2일 수요일

다시 촛불 불붙나… 광우병 왜곡 보도에 시민들 다시 광장으로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5-02일자 기사 '다시 촛불 불붙나… 광우병 왜곡 보도에 시민들 다시 광장으로'를 퍼왔습니다.
넘쳐나는 궤변,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광고를 “과장·감성광고”로 포장하기도

6년만에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돼 충격을 낳고 있는데도 언론은 국민의 편에서 쇠고기의 안전성 검증 노력이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정부 견제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우병 발견시 수입중단” 약속 안 지키는 정부 두둔=정부는 광우병 파동이 들불처럼 나타난 지난 2008년 5월8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시 수입을 중단’하고 ‘수입된 쇠고기 전수검사 및 현지실사’와 함께 ‘학교와 군대급식 중지’ 등을 약속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25일 광우병 소가 발견됐는데도 즉시 수입중단은커녕 검역중단도 하지 않기로 한 정부조치에 대해 “거짓말 정부”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정부는 3개월 뒤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에서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으로 개정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방송3사는 이 사실 자체를 완전히 무시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정부가 검역을 강화하겠다는 내용과 마트 판매급감 등을 전하는데 그쳤다. 하루가 지난 뒤에야 정부의 ‘수입중단’ 약속을, 가축법 개정 때문에 검역강화로 결정했다는 정부해명과 함께 방송했다.
조선일보도 26일자에 정부 약속파기 문제에 대해 가축법 개정안이 여야합의로 개정됐고, 즉각 수입중단시 조치가 과도하며 외국에 같은 사례가 없고, 강제규정은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정부입장을 실었다.
▷황당한 궤변들 “정부광고는 과장광고” “감성광고”라니=정부광고를 두고 심지어 지키지 않아도 되는 잘못된 광고를 넘어 “과장광고” “감성광고”라는 비아냥까지 내놓은 신문도 있었다. 동아일보는 30일자 사설에서 “과장광고였다”며 “국가 간 교역에서 ‘즉시 수입 중단’ 같은 극단적 조치는 확실한 근거를 갖고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칼럼을 통해 “수세에 몰린 정부의 ‘감성적인’ 광고”라고 폄훼했다. 보건복지가족부와 농림수산식품부가 공동으로 9개 일간지 1면에 내놓은 입장을 한낱 장사치의 뻥튀기 쯤으로 치부한 것이다.  김 위원은 촛불 시민들에게 “광우병 유령을 다시 불러 이번에도 4월 총선 대패를 뒤엎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수입중단 부담” 정부 고민 대변하는 공영방송=정부가 수입중단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정부입장에서 고민을 대신해주는 듯한 뉴스도 있었다. 공영방송 KBS였다. KBS는 지난 27일 9시뉴스에서 “수입중단에 엄격한 법규정이 적용된다”며 “수입을 중단했다가 재개하려면 국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쇠고기 재협상 요구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로선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KBS는 “4년 전 광우병 파동을 되풀이하지 않으면서도 국민 불안과 불신을 없앨 묘수는 없을까, 정부의 고심은 깊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쇠고기 수출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는데 고민만 하고 있는 정부의 처지를 애써 이해하려는 인상을 주는 뉴스이다.
실제 정부가 주장하는 가축예방방역법을 보면, “위생조건이 이미 고시된 수출국에서 소해면상뇌증(BSE)이 추가 발생해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 쇠고기에 대한 일시적 수입 중단 조치 등을 할 수 있다”고 돼있다. 개정됐다하지만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이라는 대목에 대한 판단과 해석의 문제이다. 정부가 정말 국민 건강을 고려한다면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 수입중단 권한은 우리 정부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조중동이나 방송3사는 이런 해석은 고사하고 이런 의견조차 보도하지 않았다.
임명현 MBC 기자는 “정부와 방송 모두 의지 자체가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전성 검증도 외면=미국정부의 주장을 받아 우리 정부가 이번 광우병 소 발견에도 한국엔 지장없다고 강조하는 근거는 이번 광우병 유형이 비정형이며, 30개월 이상인 젖소라는 점이다. 조중동을 비롯해 방송3사는 초기부터 정부주장을 인용해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KBS는 25일 9시뉴스에서 민경욱 앵커 멘트로 “30개월 미만 육우로 특정위험물질 등을 제거한 부분만 수입되기 때문에 이번에 발병한 젖소는 수입 대상이 아니다”라며 “문제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우리 정부가 수입을 중단한 2003년에 발견된 소도 젖소였다. 늙어서 광우병이 생긴 ‘비정형 광우병’이라 괜찮다는 주장 역시 검증되지 않은 것이다. 임명현 MBC 기자는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소의 월령과 해당 유형의 젖소가 사료로 가공돼 닭이나 돼지 등에 먹이고, 그 닭·돼지가 사료로 가공돼 다시 소에 먹이는 이종식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이런 문제를 왜 검증하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조사단 친정부 일색·광우병 농장 대상 제외도 묵살=30일 광우병 소가 발견된 미국에 파견 정부·민간 합동조사단의 면면을 보면, 9명 가운데 8명이 전현직 공무원이며 정부의 광우병 대처에 비판적인 전문가는 한 사람도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광우병 발생 농장은 현지방문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방송3사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28~29일 내내 이런 점을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한마디도 방송하지 않았고, MBC는 ‘해당 (광우병소) 농장주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라는 한마디만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SBS는 해당 광우병 소가 폐기처분돼 조사자체가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목소리를 반영했지만, 조사단 구성과 농장방문불가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도 조사단의 편향 구성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재훈 MBC 노조 민실위 간사는 “MBC광우병 문제를 가장 처음 제기한 방송의 보도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라며 “조사단 파견 자체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엔 너무나 터무니없는 구성임을 누구나 다 알 수 있는데도 조사단 구성에 대한 비판이 없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임명현 기자도 “방송사의 보도는 조중동까지 보도하니 어쩔 수 없이 방송하는 것 외엔 ‘어서 광우병 정국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식”이라며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 보도의지의 실종”이라고 지적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