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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9일 화요일

수천억 손실 뻔히 보이는데도 ‘꿀먹은 벙어리’ 신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3-18일자 기사 '수천억 손실 뻔히 보이는데도 ‘꿀먹은 벙어리’ 신세'를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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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임이사들 이렇게 ‘거수기’ 됐다
 외부서 꽂혀 전문성 떨어지고
정보는 부족한데 토론도 없어
‘좋은게 좋은것’ 분위기도 한몫
경영감시 본분 잊고 침묵 동조

‘브레이크 없는 이사회’ 최근 5년간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12곳 이사회의 특징이다. 회사 중대사를 결정하는 핵심 의결기구임에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안건 반대율은 1%를 갓 넘고, 실제 안건이 기각되는 비율은 0.4%에 그친다. 비상임이사들이 경영 감시라는 본분을 잊은 채 ‘침묵의 카르텔’에 동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대목이다.

■ 어떤 피해를 입히나? 최근 5년동안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정책금융공사·주택금융공사·예금보험공사·코스콤·산은금융지주는 이사회 안건 가운데 반대 의견이 단 1건도 없었다. 회사에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안건에 대해 모든 이사회 참가자가 침묵했다.2009년 말 산업은행 이사회는 모그룹 위기로 시장에 나온 금호생명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비상임이사를 포함해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1년여 뒤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이사들이 금호생명의 추가 부실 사실을 알고도 실제보다 비싼 가격에 주식을 샀다는 것이다. 최대 2589억원의 손실 가능성이 제기됐다.산은 관계자는 “당시 강만수 회장이 초대형(메가)뱅크를 강하게 추진하던 때였다. 보험회사를 갖추길 원했지만 누구도 제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정부 입김에 좌우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7월 기업은행은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했다. 은행 안팎에서 인수에 따른 실익이 없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사회에서는 반대 없이 통과됐다.한 회사 관계자는 “정부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금융위 등 상급기관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래저축은행은 결국 일본계 업체에 인수됐다.전문성 없는 이사가 외부에서 꽂히면서 황당한 일도 벌어진다. 포항 출신으로 17대 대통령 인수위원을 지낸 뒤 2008년~2010년 3월까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던 김덕수씨는 한국거래소 상임이사이자 상임 감사로 부임했다. 하지만 19대 총선에서 포항 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하겠다며 상임이사 자리를 갑작스레 중도 사임했다. 이 때문에 2012년 1월부터 한국거래소의 이사 자리는 몇 달간 공석이 됐다.

금융공공기관 수장들이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준희 기업은행장, 강만수 한국산업은행장,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뉴스1

■ 왜 브레이크 안 걸리나? 공공기관 이사회 관계자들은 브레이크 없는 이사회의 이유로 △정보 비대칭성 △낙하산으로 인한 전문성 부족 △토론 문화의 부재 △안건의 사전 조율 등을 꼽았다. ㄱ금융공공기관에서 2년 동안 비상임이사를 지낸 ㅇ교수는 “비상임이사들이 회사 정보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보안’을 이유로 안건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거나 이사회 직전에야 시간적 여유 없이 정보를 주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ㅇ교수는 또 “비상임이사 중에 회사에 협조적인 분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이사회 분위기를 끌어가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반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ㄴ공공기관에서 2년간 비상임이사를 한 ㅊ교수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 미리 안건에 대한 의견 조율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안건을 살펴보고 문제가 될만한 것은 아예 제외한다는 것이다. ㅊ교수는 “일주일 전쯤 안건을 미리 받아보고 통과시키기 어려운 사안은 아예 테이블에 올리지 못하도록 한다. 이사회에서 안건을 논의하고 반대하기 시작하면 너무 혼란스러워진다”고 말했다. 이사회 전에 ‘사전 이사회’가 열리는 셈이다.이렇게 되면 조용한 이사회는 가능하겠지만, 토론의 장으로서 이사회의 기능은 무력화된다. 실제로는 ‘부결’에 가깝게 의사 결정이 이뤄져도 회의록 상에는 ‘수정 통과’로 처리되는 경우도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최고 경영자가 이사회에서 안건이 부결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좋은 모양새를 갖추길 원하기 때문에 안건을 사전 조율한다”고 말했다. 전문성 없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오거나 기관장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로 이사진이 짜이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 브레이크 걸린 경우는?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안건이 부결된 기관은 자산관리공사(캠코)로 총 5건이었다. 기술보증기금이 4건, 예탁결제원 2건, 거래소와 신용보증기금이 각각 1건씩이다.부결 이유는 무엇보다 판단할 근거 자료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2008년 기술보증기금 이사회는 향후 5개년 중기사업 계획을 승인하면서, 근거자료 부족을 이유로 의결을 미뤘다. 신용보증기금 이사회는 지난해 ‘본사 건물 매각’과 관련해 심층적인 경제적 효과 분석을 요구하며 부결했다. 기관장이 추진하는 사안에 대한 브레이크도 있다. 예탁결제원 이사회는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방안’을 금융기관의 결제업무를 담당하는 기관 특성상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부결시켰다.충분하지는 않지만 다른 기관보다 부결 건수가 많다. 캠코 관계자는 “이사회 분위기가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다. 특히 전문성을 가진 감사가 의견을 많이 내고 사외이사들도 적극적으로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부터 이사들에게 자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열리는 임원회의 자료 등을 제공하고 내부 현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비상임이사용 인트라넷도 제공된다. 이사들이 원할 경우 직접 안건을 설명하기도 한다.신보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비상임이사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한다. 앞으로 이사회 분위기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송경화 기자 haojune@hani.co.kr

수천억 손실 뻔히 보이는데도 ‘꿀먹은 벙어리’ 신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3-18일자 기사 '수천억 손실 뻔히 보이는데도 ‘꿀먹은 벙어리’ 신세'를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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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임이사들 이렇게 ‘거수기’ 됐다
 외부서 꽂혀 전문성 떨어지고
정보는 부족한데 토론도 없어
‘좋은게 좋은것’ 분위기도 한몫
경영감시 본분 잊고 침묵 동조

‘브레이크 없는 이사회’ 최근 5년간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12곳 이사회의 특징이다. 회사 중대사를 결정하는 핵심 의결기구임에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안건 반대율은 1%를 갓 넘고, 실제 안건이 기각되는 비율은 0.4%에 그친다. 비상임이사들이 경영 감시라는 본분을 잊은 채 ‘침묵의 카르텔’에 동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대목이다.

■ 어떤 피해를 입히나? 최근 5년동안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정책금융공사·주택금융공사·예금보험공사·코스콤·산은금융지주는 이사회 안건 가운데 반대 의견이 단 1건도 없었다. 회사에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안건에 대해 모든 이사회 참가자가 침묵했다.2009년 말 산업은행 이사회는 모그룹 위기로 시장에 나온 금호생명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비상임이사를 포함해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1년여 뒤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이사들이 금호생명의 추가 부실 사실을 알고도 실제보다 비싼 가격에 주식을 샀다는 것이다. 최대 2589억원의 손실 가능성이 제기됐다.산은 관계자는 “당시 강만수 회장이 초대형(메가)뱅크를 강하게 추진하던 때였다. 보험회사를 갖추길 원했지만 누구도 제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정부 입김에 좌우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7월 기업은행은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했다. 은행 안팎에서 인수에 따른 실익이 없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사회에서는 반대 없이 통과됐다.한 회사 관계자는 “정부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금융위 등 상급기관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래저축은행은 결국 일본계 업체에 인수됐다.전문성 없는 이사가 외부에서 꽂히면서 황당한 일도 벌어진다. 포항 출신으로 17대 대통령 인수위원을 지낸 뒤 2008년~2010년 3월까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던 김덕수씨는 한국거래소 상임이사이자 상임 감사로 부임했다. 하지만 19대 총선에서 포항 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하겠다며 상임이사 자리를 갑작스레 중도 사임했다. 이 때문에 2012년 1월부터 한국거래소의 이사 자리는 몇 달간 공석이 됐다.

금융공공기관 수장들이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준희 기업은행장, 강만수 한국산업은행장,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뉴스1

■ 왜 브레이크 안 걸리나? 공공기관 이사회 관계자들은 브레이크 없는 이사회의 이유로 △정보 비대칭성 △낙하산으로 인한 전문성 부족 △토론 문화의 부재 △안건의 사전 조율 등을 꼽았다. ㄱ금융공공기관에서 2년 동안 비상임이사를 지낸 ㅇ교수는 “비상임이사들이 회사 정보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보안’을 이유로 안건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거나 이사회 직전에야 시간적 여유 없이 정보를 주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ㅇ교수는 또 “비상임이사 중에 회사에 협조적인 분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이사회 분위기를 끌어가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반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ㄴ공공기관에서 2년간 비상임이사를 한 ㅊ교수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 미리 안건에 대한 의견 조율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안건을 살펴보고 문제가 될만한 것은 아예 제외한다는 것이다. ㅊ교수는 “일주일 전쯤 안건을 미리 받아보고 통과시키기 어려운 사안은 아예 테이블에 올리지 못하도록 한다. 이사회에서 안건을 논의하고 반대하기 시작하면 너무 혼란스러워진다”고 말했다. 이사회 전에 ‘사전 이사회’가 열리는 셈이다.이렇게 되면 조용한 이사회는 가능하겠지만, 토론의 장으로서 이사회의 기능은 무력화된다. 실제로는 ‘부결’에 가깝게 의사 결정이 이뤄져도 회의록 상에는 ‘수정 통과’로 처리되는 경우도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최고 경영자가 이사회에서 안건이 부결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좋은 모양새를 갖추길 원하기 때문에 안건을 사전 조율한다”고 말했다. 전문성 없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오거나 기관장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로 이사진이 짜이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 브레이크 걸린 경우는?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안건이 부결된 기관은 자산관리공사(캠코)로 총 5건이었다. 기술보증기금이 4건, 예탁결제원 2건, 거래소와 신용보증기금이 각각 1건씩이다.부결 이유는 무엇보다 판단할 근거 자료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2008년 기술보증기금 이사회는 향후 5개년 중기사업 계획을 승인하면서, 근거자료 부족을 이유로 의결을 미뤘다. 신용보증기금 이사회는 지난해 ‘본사 건물 매각’과 관련해 심층적인 경제적 효과 분석을 요구하며 부결했다. 기관장이 추진하는 사안에 대한 브레이크도 있다. 예탁결제원 이사회는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방안’을 금융기관의 결제업무를 담당하는 기관 특성상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부결시켰다.충분하지는 않지만 다른 기관보다 부결 건수가 많다. 캠코 관계자는 “이사회 분위기가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다. 특히 전문성을 가진 감사가 의견을 많이 내고 사외이사들도 적극적으로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부터 이사들에게 자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열리는 임원회의 자료 등을 제공하고 내부 현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비상임이사용 인트라넷도 제공된다. 이사들이 원할 경우 직접 안건을 설명하기도 한다.신보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비상임이사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한다. 앞으로 이사회 분위기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송경화 기자 haojune@hani.co.kr

2013년 3월 5일 화요일

“미래부가 SO 목줄 죄면 방통위 힘 못쓴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04일자 기사 '“미래부가 SO 목줄 죄면 방통위 힘 못쓴다”'를 퍼왔습니다.
방송 공공성 위협, CJ·KT 최대 특혜될 수도… 박 대통령 고집에 청와대 거수기 새누리당도 ‘곤혹’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 4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표정은 무거웠다. “절박한 심정”이라고도 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표현도 썼다. 새 정부 출범 일주일이 되도록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을 두고 한 말이다. 한 시간 전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전격 사퇴한 것과 무관하지 않겠지만 박 대통령은 참담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미래부는 박근혜 정부의 최대 전략 조직으로 꼽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핵심이기도 하다. 김종훈 내정자 역시 박근혜 정부 내각의 화룡점정 역할을 했다. ICT(정보통신기술)와 과학을 아우르는 매우 포괄적이면서도 낯설고 막막한 개념을 구현할 참신한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취임식 일주일이 지나도록 미래부는 야당의 반대에 발목이 잡혀 출범도 못하고 있고 이제는 그나마 장관 후보자도 다시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날 박 대통령의 담화에는 짜증이 묻어났다. 박 대통령은 “많은 부분에서 원안이 수정됐고 이제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만 남겨놓은 상황”이라며 “이것이 빠진 미래창조과학부는 껍데기만 남는 것이고 굳이 미래부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금이라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로 논의할 수 있도록 청와대 면담요청에 응해주기를 바란다”면서 야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실제로 새누리당이 상당한 양보를 한 것은 사실이다. 방송·통신 정책 전반을 미래부로 이전하기로 했다가 논의를 거치면서 방송광고를 방통위에 남겨두기로 물러섰고 방통위 조직도 중앙행정기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다 내줘도 SO(유선방송 사업자)만은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이고 민주통합당은 IPTV나 위성방송 등은 가져가도 좋지만 SO는 방통위에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쪽 다 양보할 만큼 했다면서 마지노선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으로 국정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과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저녁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서는 새누리당이 SO 인·허가권을 방통위에 남기고 법률 제·개정권만 미래부로 이관하는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민주통합당은 법률 제·개정권에 SO의 채널 배정권 등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정권에 우호적인 방송을 황금채널에 배정하고 그렇지 않은 방송을 뒤쪽으로 배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새누리당은 터무니없는 억측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방송을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보고 있다. ICT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데 방송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새누리당은 SO나 IPTV, 위성방송 등은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를 송출할 뿐이라 방송 장악과는 무관하다는 논리를 편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SO가 채널 배정권을 쥐고 있는 데다 자체 채널을 통해 지역 뉴스를 내보내는 등 보도와 비보도를 구분하는 것이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미래부가 SO와 IPTV를 흡수해 출범할 경우 당장 점유율 규제 등을 과감하게 풀어 CJ와 KT 등에 특혜를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P(유선방송 채널 사업자)들 가운데서도 비교적 자생력이 있는 CJE&M 등은 내심 미래부 이전을 바라는 반면 일찌감치 방통위에 발이 묶인 종합편성채널들은 미창과부 이전을 반대한다. 한편에서는 영역을 넘는 규제 완화가 결국 KT에 최대 특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청와대의 거수기’라는 자조섞인 불만과 함게 “박 대통령의 고집이 너무 세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여건만 된다면 날치기라도 할 상황이지만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 민주통합당은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을 의식하면서도 원칙적으로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협상 권한이 없다”거나 “박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전체 TV 시청 가구의 90% 가까이가 유선방송으로 지상파를 시청하는 상황에서 미래부가 SO의 목줄을 죄면 지상파나 종편, 보도채널 등을 방통위에서 관장하는 게 의미가 없다”면서 “SO가 방통위에 남는다고 해서 진흥이 안 되는 것도 아닌데 진흥을 위해 미래부에 가져가겠다는 건 다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에 욕심을 내면서 정작 ICT 업무는 아직도 뿔뿔이 흩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