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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5일 목요일

TV가 ‘성형’ 조장… IPTV ‘성형외과’ 불법 광고 논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24일자 기사 'TV가 ‘성형’ 조장… IPTV ‘성형외과’ 불법 광고 논란'을 퍼왔습니다.
보건복지부 자의적 해석 허가… 미래창조부는 광고사실도 잘 몰라 “의료광고는 못한다”
현행법상 지상파·라디오·DMB 등에서 금지되고 있는 의료광고가 규제의 공백을 틈타 IPTV(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관련 규정이 있는지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한편, 자의적인 해석을 내려 그동안 ‘불법’을 사실상 방치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KT의 ‘올레tv’나 SK브로드밴드의 ‘B TV’, LG유플러스의 ‘U+TV’ 등 IPTV에서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이용하려 할 경우, 시청자들은 일정 시간 동안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 성형외과 광고 등 의료광고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의료법(제56조4항)에 따르면, 의료광고는 지상파·라디오·DMB 방송 등에서 허용되지 않는다. 신문이나 잡지 등의 간행물, 옥외광고물, 인터넷신문 등에는 의료광고를 할 수 있지만, 이럴 경우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제57조)
이치열 기자 truth710@


IPTV의 경우 의료광고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의료법은 ‘방송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방송(지상파·라디오·DMB 방송 등)에서 의료광고를 금지한다고 했을 뿐, IPTV와 관련법(인터넷 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금지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IPTV에서의 의료광고는 ‘불법’에 해당한다. 의료법(제57조)을 보면, 심의를 거친 후 의료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매체는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 2조에 따른 신문·인터넷신문 △‘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정기간행물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옥외광고물 중 현수막, 벽보, 전단 및 교통시설·교통수단에 포함되는 것 △전광판 △대통령령(의료법시행령)으로 정하는 인터넷 매체 등이다. IPTV는 이 중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보건복지부는 자의적인 해석으로 IPTV에 의료광고를 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이를 의료광고심의위원회에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 관계자는 24일 “보건복지부에서의료법 시행령 제24조1항3호에 (IPTV가) 해당한다고 확인을 해줘서 그대로 심의를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IPTV가) 인터넷TV 속에 포함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현재 IPTV를 통해 방송되고 있는 의료광고들은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심의필’ 표기를 하고 있다. 심의위 관계자는 “심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질의가 와서 심의대상 매체(의료광고 허용 매체)에 해당한다고 논의 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근거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의료법 시행령 제24조1항3호는 “「방송법」 제2조제3호에 따른 방송사업자의 방송프로그램을 주된 서비스로 하여 ‘방송’, ‘TV’ 또는 ‘라디오’ 등의 명칭을 사용하면서 인터넷을 통하여 제공하는 인터넷 매체”에 방송할 목적의 의료광고에 대해 심의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해당하는 매체는 이미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것처럼 ‘KBS 콩’, ‘MBC 미니’, ‘SBS 고릴라’, ‘CBS 인터넷 레인보우’ 등에 지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IPTV가 (의료광고가 금지되는) 방송법에 해당되느냐 안 되느냐 부분은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이기 때문에 확인을 해봤더니 법이 따로 있어서 방송법에는 해당이 안 된다고 했다”면서도 “IPTV는 인터넷으로 하는 거니까 인터넷TV 속에 포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래창조과학부 뉴미디어정책과 관계자는 “(IPTV에서) 의료광고를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방송에선 안 되니까 IPTV도 방송이라는 범주에서 보면 그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IPTV법에서는 대부분 방송법을 준용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금지된다고) 해석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IPTV는 미래창조과학부 업무 소관”이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병원 홍보 대행업체들도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일부에서 그런 사례가 있는 것 같다”며 “명확한 규제 방안이 마련이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석균 보건의로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의료광고가 의료 상업화를 조장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한국은 이미 의료가 상업화 되고 과잉진료나 과잉 검진 때문에 의료비 지출 증가율이 OECD국가 중 1위인 나라인데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의료광고 노출 범위를 확장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2013년 3월 23일 토요일

[국가 시스템 개조하자] 미로 같은 행정법령 확 뜯어고쳐라


이글은 서울경제 2013-03-22일자 기사 '[국가 시스템 개조하자] 미로 같은 행정법령 확 뜯어고쳐라'를 퍼왔습니다.
고시·훈령·예규 등 과다 담당 공무원조차 헷갈려
자의적 해석에 규제 남발… 국가불신·냉소로 이어져

서울경제신문이 '대한민국 국가 시스템을 개조하자'라는 주제로 시리즈를 내보내기 시작한 18일 독자로부터 e메일 한 통이 왔다. 그는 "(국가 시스템이 흔들리는) 가장 원초적인 원인은 사법의 부패이고, 사법부패를 조장하는 건 엉성한 성문법"이라며 "자의적 판단을 하는 조문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공권력이 법을 가지고 '흥정'을 하고 있는데 국민이 국가를 어떻게 믿고 따르겠냐는 것이다. 

법의 잣대가 의심 받은 사례는 최근에도 있었다. 과다노출에 범칙금 5만원을 물린다는 경범죄처벌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11일 인터넷은 벌집을 쑤셔놓은 듯 시끄러웠다. 과다노출 범위가 어디까지고, 이게 과연 처벌할 사안인지를 놓고 여론이 들끓었다. 뒤늦게 경찰청이 "일명 '바바리맨'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경범죄처벌법 자체로 옮겨 붙었다. 1912년 일제시대에 만든 경찰범처벌규칙에 뿌리를 둔 시대착오적인 경범죄처벌법을 진작에 뜯어고쳤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경범죄처벌법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 법은 '못된 장난'이라는 아리송한 표현부터 '호객행위' '구걸행위'까지도 경찰이 법원을 거치지 않고 판단해 범칙금을 물릴 수 있게 했다. 경범죄처벌법으로 처벌 받는 사람은 2007년 10만건에서 이명박 정부가 취임한 2008년 30만건으로 세 배 치솟았다가 2009년 13만건으로 급감했다. 위법행위가 꼭 세 배 늘었다가 다시 3분의1토막 난 것이 아닐 텐데도 말이다. 

법은 강제성 있는 약속이다. 그런데 우리 법령은 법학자와 관료ㆍ법관들조차 '난삽한 법'으로 인정할 만큼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 법 10개 중 1개꼴로 특별법이 있다 보니 기존법 체계는 흐트러져 있고 법령 아래 고시ㆍ훈령ㆍ예규 등도 과도해 혼선을 일으킨다. 담당공무원조차 제대로 모르는 묵은 법, 상충되거나 중첩되는 법도 정리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야말로 법령을 송두리째 뜯어고쳐 재정비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미로 같은 법은 자의적 해석을 낳고 이는 법 자체는 물론 정부, 나아가 국가에 대한 불신과 냉소로 이어져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이종원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창조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융합이 가능한 행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라도 껍질만 바꾸는 행태를 반복하기보다 복잡한 행정법령을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2013년 3월 14일 목요일

한미FTA로 대미 수출 개선? "자의적 해석"


이글은 프레시안 2013-03-13일자 기사 '한미FTA로 대미 수출 개선? "자의적 해석"'을 퍼왔습니다.
[토론회] 한미FTA 발효 1년, 쟁점과 전망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년을 이틀 앞두고, 한미FTA 반대 견해를 지속해서 표명해왔던 각계 전문가들이 '발효 후 1년'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13일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최근 '한미FTA에 따라 전년도 대비 대미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과장되고 섣부른 평가라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한미FTA는 한국의 각종 법과 제도, 생활환경을 통째로 바꾸는 협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수출입 증감이란 단순 통계만으로 한미FTA를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 공공 정책을 포기하는 상황은 이미 벌어졌고, 또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FTA로 대미 수출 증가? 수출증가율은 외려 급감

관세청은 지난 1월 발표한 '2012년 수출입동향(확정치)'에서 한미FTA 효과 등으로 대미 수출이 전년도 대비 4.1퍼센트 증가해 585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관세청 발표는 곧바로 '한미FTA가 한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로 이어졌다. 발효 1년을 앞두고 FTA 효과를 평가하는 최근의 언론 보도에서도 이 관세청 발표는 적잖게 인용되고 있다.

그러나 관세청의 이 같은 발표와 그에 이은 일부 보도는 한미FTA를 대중에게 선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과장되고 섣부른 분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수출 절대액(585억 달러)이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수출이 감소하지 않는 한 당연한 일"이라며 "정작 대미 수출증가율은 2010년부터 급감했으며, 2012년 대미 수출이 전년도 대비 4.1퍼센트 증가한 것은 2011년 12.8퍼센트가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증가"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한미FTA로 대미 수출 상황이 개선됐다는 주장은 통계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여파로 전 세계가 경기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전년도 대비 수출입 통계만을 가지고 FTA의 긍·부정을 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 지난해 3월 1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FTA 발효 기념 기자 간담회 모습. 왼쪽부터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 상근부회장. ⓒ연합뉴스

당초 우려했던 농업은 외려 수출 증가?

최근 일각에서 나온 '농업 분야 예상외로 선방'이란 주장에 대해서는 "앞뒤를 자른 어처구니없는 분석"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박상표 건강과대안 연구위원은 "발효 후 1년이란 짧은 시간만을 보고 피해가 미미했다고 말할 수 없다"며 "농업 분야는 장기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피해 상황을 집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특히 (동아일보)의 지난 11일자 기사 '한미FTA 1년… 농산물 수출 12% 늘었다'가 자주 회자됐다. (동아일보)는 이 기사에서 미국산 과일 수입이 급증했지만 농산물 전체 수입액은 17.4퍼센트 감소했으며, 반면 한국 농산물의 대미 수출은 전년도보다 12.5퍼센트 늘었다고 보도했다.

박 연구위원은 "한국 농업은 수출 중심인 산업이 아닌데도, 이 보도는 수출이 몇 퍼센트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농가 피해가 예상보다 적었다는 어처구니없는 분석을 했다"며 "외려 2008년 4월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 졸속 협상 당시 이명박 정부가 '미국의 선물'이라고 자랑스럽게 홍보했던 삼계탕 대미 수출은 단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연구위원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이 당초 예상과 달리 감소한 이유로 △세계적 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 소비 위축 △북미 지역 기상 이변에 따른 미국의 곡물 생산·수출 급감 △국내 축산업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가격 경쟁력 상승)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광우병을 본 국민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 하락 등을 꼽았다.

공공 부문 민영화 본격 시동

'FTA와 민영화는 무관하다'는 정부의 협정 체결 전 주장과는 달리, 발효 1년 만에 한미FTA가 공공 부문 민영화와 공공요금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지난 1년 사이 한미FTA와 관련되어 공공 부문 민영화나 공공요금 인상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것만도 한두 가지가 아니"라며 "정부의 자발적 민영화 조치와 한미FTA 역진 방지 조항이 결합되는 '악몽의 조합'이 이미 현안으로 대두했다"고 말했다. 역진 방지 조항(래칫 조항)이란 한 번 개방한 상품이나 서비스는 추후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개방을 철회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이다.

대표적 사례로 우 정책실장은 지난해 4월 시작된 서울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논란과 발전·가스·철도 산업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민영화 흐름을 꼽았다.

우 정책실장은 "과거에는 지하철 요금 결정 권한이 지자체장에게 있었고, 실제 운영수익금이 예상 운영 수익금보다 적은 것에 대한 보상도 국내법에 따르게 돼 있었다"며 "그러나 FTA 발효 이후, 상황이 전부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FTA 협정문 16.2장에 따라, 민간 독점 기업의 경우 상업적 고려, 비차별적 대우, 반경쟁적 행위를 준수하지 않으면 FTA 위반이 된다"며 "지하철 9호선도 이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공 정책인 지하철 요금 결정도 FTA 규정을 따라 상업적으로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우 정책실장은 "정부의 공언과는 달리, 한미FTA 발효 이후 KTX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가스와 발전 부문 민영화도 다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효 이후 이런 민영화 흐름이 본격화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FTA가 발효됐으므로, 해당 산업을 일단 민영화하면 역진 방지 조항에 따라 민영화를 철회할 수 없게 됐다"며 "한국 정부가 앞장서 자발적으로 공공 부문을 기업에 팔아먹고, FTA가 이를 되돌릴 수 없도록 문을 잠그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공공 부문 민영화는 재벌과 다국적 기업에는 축복이지만, 평범한 서민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해 3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한미FTA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FTA, 이미 법령 60개 넘게 바꿨다

김종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외교통상위원회 변호사는 한미FTA가 발효 1년 만에 60개가 넘는 한국 법령(법률 23건, 시행령 16건, 시행규칙 18건, 고시·예규 9건)을 이미 바꾸었고, 수차례 법령 제정권을 제약했다고 전했다.

법령 제정권이 제약돼 좌절된 정책 사례로 김 변호사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 △중소기업 IT 산업 육성 정책 제도 △ 우체국 보험 가입 한도 증액 △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등을 들었다. (관련 기사 보기 : '한미FTA의 저주' 시작…美 반발로 정부 정책 좌초)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는 당초 오는 7월 시행이 예정됐던 환경 정책이었으나, 최근 2015년으로 돌연 시행 시점이 미뤄졌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가 한미FTA 위반이라는 미국 측의 통상 압력이 작용한 것"이라며 "2015년이 돼도, 미국의 통상 압력을 뚫고 이 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보기 : 한미FTA, 결국 공공 정책 발목 잡았다)

김 변호사는 "또 지난 1월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에 'IT·네트워크 장비 구축·운영 지침'이 한미FTA 위반이므로 개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도 전했다. 문제가 된 지침에는 정부와 공기업에 특정 장비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에 우대 정책을 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관련 기사 보기 : 미국, 한미FTA 언급하며 한국 정부에 통상 압력)

경제 민주화 정책의 하나로 종종 언급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역시 한미FTA 위반 소지가 있다고 김 변호사는 설명했다. 그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달 외식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는 미국 외식 기업에 대해 직간접적 규제를 하려 하면 이는 FTA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석균 정책실장은 "박근혜 정부가 한미FTA를 활용해 친재벌적, 친시장적, 반서민적 정책을 추진한다면 민생 경제는 세계 경제 위기와 맞물려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대선 과정에서 내세운 복지와 경제 민주화 공약이 한미FTA로 실현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하얀 기자 

2013년 2월 6일 수요일

안철수 관련 글 교과서 삭제 또 추진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05일자 기사 '안철수 관련 글 교과서 삭제 또 추진'을 퍼왔습니다.

ㆍ교육평가원 ‘정치중립’ 새 지침
 ㆍ“검정위원 자의적 해석” 비판도

교육과학기술부가 교과서의 정치적 중립성에 새 기준을 적용키로 해 안철수 전 대선후보(사진) 관련 글은 교과서에 실릴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사용될 고교 교과서가 첫 번째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분석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5일 ‘교육중립성 관련 검정 기준의 적용 지침 논의를 위한 의견수렴 공청회’에서 새 교과서 검정지침을 제안했다. 이 연구는 지난해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시와 안 전 후보 관련 글의 교과서 삭제 논란이 제기된 뒤 교과부가 의뢰한 것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각계 의견을 종합해 내년도 고교 교과서 검정 시점에 맞춰 오는 5월까지는 최종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원이 제출한 정치적 중립성 검정지침은 정치인의 작품은 수록하고, 정치인의 사진·이름은 교과서에 싣지 않으며, 타인이 쓴 정치인 관련 글은 수록하지 않는 것을 세 가지 원칙으로 제안했다.

세 기준에는 예외조항도 뒀다. 정치인 작품은 수록하는 게 원칙이지만 정치인이 돼 발표한 작품, 학계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작품, 작가의 정치적 신념과 이념적 편향성이 드러난 작품 등은 싣지 않도록 했다. 타인이 쓴 정치인 관련 글은 수록하지 않되 학습목표 달성에 부합하거나, 정치인의 평가 없이 정확한 사실만 기술했거나, 기술 내용이 정치적 이익·손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경우 수록할 수 있도록 했다. 

단서조항에 해당되면 교과서 검정위원 3분의 2의 판정을 얻어 수록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현재 안철수 전 후보와 관련돼 교과서에 수록된 글들은 실릴 수 없게 된다. 타인이 쓴 정치인 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현재 안 전 후보 관련 글이 실린 초·중·고 교과서는 모두 16종(초등 1종, 중 9종, 고 6종)이다. 대부분 의사 출신으로 IT(정보기술) 사업에 나선 이력을 소개했고 일부 교과서는 안 원장의 윤리경영과 사회공헌을 소개하고 있다. 도종환 의원의 글은 정치인의 작품은 원칙적으로 수록을 허용한다는 기준에 따라 계속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평가원의 지침안을 두고 기존 교과서와 새 기준이 적용될 교과서 내용이 다를 수 있고, 검정지침의 해석이 자의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정치적 중립성이 정치인을 싣고 안 싣는 차원보다 다양한 정치적 견해가 균형 있게 들어갔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과부 관계자는 “일단 연구진의 최종안이 나온 뒤 기준의 소급적용 여부는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법원 재판보다 문턱 높은 방통심의위 회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19일자 기사 '법원 재판보다 문턱 높은 방통심의위 회의?'를 퍼왔습니다.
‘공개’ 원칙이지만 회의장 입장은 ‘불가’…자의적 해석 논란

“저는 이런 회의체를 여기저기 다녀봤는데, 회의장 내에서 방청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회의를 본 일이 없다.” (권혁부 위원)“굉장히 많다. 법원에 가보시라. 법원처럼 공정성을 가장 중시하는 곳도 다 공개를 하게 되어 있다.” (박경신 위원)“이 회의장에서 방청인이 방청을 할 경우에 어떤 형태로든 심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 때문에 여러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객관적 심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 회의를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는 질서유지책이 서 있나. 그런 점에서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관행도 회의장에 와서 방청한 바가 없다.”(권혁부 위원)“과거 방송위원회에서 (회의장) 방청을 허용한 사례가 있다면 (불가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할 것 아닌가.” (김택곤 위원)“이대로 진행하겠다. 앞으로 제도 개선이나 이런 데는 참고하겠다.” (박만 위원장)
지난 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 제13차 전체회의에서는 위원들 간 작은 논쟁이 벌어졌다. 회의를 방청하러 온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과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회의장 입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의 MBC 사장실 방문을 ‘난입’이라고 보도한 MBC (뉴스 데스크)에 대한 심의를 앞둔 상황이었다. 박만 위원장은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방통심의위는 회의실(19층) 한 층 아래에 위치한 소회의실에 스크린을 설치해 회의를 ‘중계’하고, 이를 취재진 및 방청객에게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든 회의장에 입장해 방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방통심의위의 공식 입장이다. 관계자들은 “전례가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일반적인 법원 공판은 물론,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보다 문턱이 높은 셈이다.
‘불가’ 입장을 밝힌 위원들은 ‘심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회의공개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위원회 회의는 공개가 원칙이다. 회의장에 입회해 방청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방송통신위원회도 미리 방청신청을 한 경우, 회의장 입회 및 방청을 허용하고 있다. 방통심의위의 방침이야말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같은 문제는 18일 오후 열린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다시 불거졌다. 회의 도중, 회의장 내 음향설비가 말썽을 일으켜 방청석으로의 ‘중계’가 중단된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MBC ‘난입’ 보도를 심의하려던 찰나였다. 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 (PD저널)의 취재진들은 이에 항의하며 회의장 입회 및 방청을 요구했다. 취재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그러나 방통심의위는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역시 “전례가 없다”며 ‘중재안’을 제시했다. 회의실 옆에 마련된 음향실에 자리를 잡고, 회의실로 향하는 문을 열어둔 채 회의를 방청하면 된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회의장 내 마이크가 모두 차단된 상태에서 정상적인 방청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그 사이 회의는 계속 진행됐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이지은 간사는 “(회의 내용이) 민감한 건 국회나 국정감사도 마찬가지”라며 “공개된 회의라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공개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인권센터 윤여진 사무처장은 “공적인 임무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규칙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심의위는 소위에서 각 위원들의 발언을 정리한 기명 녹취록도 만들지 않고 있어 여러 차례 시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은 “방송위 시절 인사 관련 비공개 회의를 제외하고는 모두 개방을 했고 직접 방청도 가능했다”며 “(방통심의위의 방침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방청 때문에 소신 발언을 못 한다면 그 위원은 위원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방통심의위가 밀실논의나 담합의 장이 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방통심의위 관련 법안의 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객관성·전문성 등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핵심 내용이다. ‘정치심의’ 논란을 막기 위한 구조적 개편안도 포함될 예정이다.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방통심의위가 사실상 ‘정치적 검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비판하는 한편,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