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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0일 수요일

성폭행에 자매 자살, 충격 못이긴 父까지…비극


이글은 노컷뉴스 2012-10-10일자 기사 '성폭행에 자매 자살, 충격 못이긴 父까지…비극'을 퍼왔습니다.
자살한 성폭행 피해자, 가해자 협박에 못이겨 고소 취하한 것성폭행범 실형 비율 10% 미만엑스트라, 불안한 신분 때문에 엑스트라 반장 영향력 아래 놓여보조 출연자 임금체불율 45%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2년 10월 9일 (화) 오후 7시 45분■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

▶정관용> 전면 재조사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께 말씀을 좀 들어야겠습니다. 어머니가 너무 또 충격도 많으시고 해서 정확하게 지금 기억 못하시는 것도 많은 것 같은데요. 최민희 의원, 안녕하세요?▷최민희>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이 사건 언제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최민희> 일단 제가 알게 된 것은 한 종편 방송에서 이것을 방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것을, 이런 이야기를, 보조 출연자 박희석 씨 문제를 같이 해결하면서 이런 일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이제 그 종편에서 이 방송을 했을 때 아, 저거는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일이고 너무나 억울한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파헤쳐보게 되었지요.

▶정관용> 지금 조금 아까 어머니께 말씀 들으니까 아르바이트 하던 도중에 성폭행 당하고, 그때부터 정신 약간 이상 상태가 오고, 그래서 조금 치료가 된 다음에 이제 경찰에 고발을 했는데, 그때 수사기록 같은 것 혹시 보셨나요?▷최민희> 수사기록 요청했는데 아직 안 왔습니다. 요청해서 받아내겠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어떻게 해서 그때 무혐의가 되었는지 혹시 그 정황은 잘 모르세요?▷최민희> 그게 무혐의가 아니고요, 이제 수사를 했는데, 아까 어머니 말씀대로 극심한 협박을 받은 정황을 말씀하시잖아요.

▶정관용> 협박?▷최민희> 그러니까 피해자가 가해자들로부터 지속적인 협박을 당했고요, 그리고 이제 수사를 하면서도 기본적인 피해자 인권보호 조치를 하나도 안 하고 한 거예요. 그러니까 바로 옆방에서 막 이렇게 조사를 하고, 그러니까 피해자가 무슨 말을 하는 지를 가해자가 다 듣고. 그러면 다시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해서 협박하고. 그래서 견디다 못한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해서 종결된 겁니다.

▶정관용> 고소 취하했어요?▷최민희> 예. 

▶정관용>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권이나 이런 것을 제대로 보호 못했다, 라고 하는 것은 기록에 다 남아 있습니까?▷최민희> 예, 그것은 일단 저희가 경찰 기록을 받아봐야 되고요. 이 부분은 이제 이 자매와 가까이 있던 친구가 있어요. 중간에 매개해주시는. 그분한테서 이제 다 전해들은 이야기이고요. 그런데 이제 저희가 이게 개연성이 있고 그럴 거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요, 성폭행 관련 모든 사건이 이렇게 진행이 됩니다.

▶정관용> 그래요?▷최민희> 그러니까 피해자들은 일차적으로 성폭행을 당해요. 그러면 이 성폭행을 당한 정서적인 고통에 시달리는데, 가해자가 대개 주변을 떠돌면서 피해자를 감시하지요. 그리고 이게 경찰로 가게 되면 경찰은 이것을 개인 간의 문제로 치부해버리거나...

▶정관용> 저런...▷최민희> 여성에게 문제를 돌려요. 아직 인식이 안 되어 있는 거예요. 그리고 경찰 조사과정에서 조금 아까 말씀드린 그런 보호를 받지 못하다보니... 뿐만 아니라 성폭행 관련 기소율은, 뭐 기소율이 굉장히 낮고, 그리고 기소되어도 그게 실형을 받는 비율이 10% 미만입니다.

▶정관용> 이게 8년 전이라고 그렇습니까, 지금, 요즘도 그래요?▷최민희> 요즘도 이런 일이 있습니다. 최근에 이제 우리가 성폭행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경각심이 높아지고, 국회에서 성폭력 대책특위가 만들어지면 좀 달라질 것 같지만, 사실은 반짝하고 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고 정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관용> 이렇게 당하고 경찰 수사에서도 제대로 보호를 못 받고, 뭐 고소를 취하하는 형식으로 끝났고, 그 후에 이제 자살을 한 것 아니겠습니까?▷최민희> 그렇지요. 그래서 언니가 자살을 했고, 그리고 나니까 동생이 언니를 이제 보조 출연자 하자고 한 거잖아요.

▶정관용> 그렇지요.▷최민희> 그러니까 견디다 못한 동생이 또 자살을 했고요.

▶정관용> 아이고.▷최민희> 그리고 자매 두 명이 자살을 하니까 아버지가 충격을 받아서 뇌경색으로 쓰러져서 또 돌아가신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저희가 이것 하면서 경찰의 기록을 계속 받으려고 하는 것은, 지금 어머니가 너무나 심리적 충격이 크시잖아요.

▶정관용> 예, 말씀을 잘 못하실 정도로.▷최민희> 그래서 사실은 기초적인 사실파악이 어렵긴 해요. 그래서 경찰 조사서나 이런 것을 받으려고 애를 쓰고 있는 상태인 것이지요.

▶정관용> 그런데 현행법상 이렇게 고소 취하 형식으로 수사가 끝난 것을 다시 재조사하는 게 가능합니까?▷최민희> 일단 제일 큰 문제, 저희가 걸린 문제는 이 성폭행 사건이 2004년에 일어났잖아요. 그런데 성폭행 관련 범죄의 공소시효가 5년이에요. 그런데 이제 이 사람이 자살한 시점은 2009년이거든요. 그러니까 저희는 추정컨대, 추적하면 단지 성폭행뿐만 아니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가해가 있지 않았겠냐, 하고 추정해보는 거지요.

▶정관용> 아, 2009년에 이르기까지? ▷최민희> 예, 그러니까 2004년에서 2009년까지 버티다가 자살한 건, 그 사이에 잘 이렇게 돌봄을 받았으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안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이 드네요.

▶정관용> 그리고 지금 일부 보도에 보면,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아직도 보조 출연자 업체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면서요? ▷최민희> 예, 그러니까 지금 성폭행을 직접 한 사람은 4명이다, 이렇게 지목되고 있고요. 나머지 8~9명 정도는 성추행을 했다, 이렇게 이제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13명 중에 6명이 바로 그 자리에서 같은 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지금도?▷최민희> 예, 그래서 보조 출연자를 관리하는 관리자로 있다고 합니다.

▶정관용> 그리고 최민희 의원 조금 아까 처음 말씀 시작하실 때 보조 출연자들에게 이런 일들이 많다, 라고 들었다고 하셨잖아요. 실제로 그런가요?▷최민희> 그러니까 그건 듣는 거기 때문에 제가 뭐 그렇다, 안 그렇다, 이렇게 말하는 게 또 사실이 아닐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으로 볼 때, 이게 이제 일 자체가 이게 뭐 일의 조건이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 것 같고요.

▶정관용> 그러니까 뭐 지방에서 촬영이 이루어진다든지 또 야외 촬영, 밤샘 촬영이 많다든지 이런 것 말입니까?▷최민희> 그런 것도 한 조건이 될 것 같아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보조 출연자들의 신분이 불안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 자매도 이제 아르바이트를 해보자, 돈을 벌어보자, 이렇게 가는 거잖아요.

▶정관용> 그렇지요.▷최민희> 그런데 이제 보조 출연자를 진짜 밥벌이로 하는 분들도 많이 있지 않을까요? 그러면 이분들이 근로자로서 인정을 받고 있지 못하다 보니까 노동권의 보호를 받지 못해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뭐 관리자, 엑스트라 반장이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대개 이제 영향력을 크게 받게 되겠지요. 그래서 저는 여러 가지 밤일이라든지 지방촬영의 조건도 한 이유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보조 출연자들의 사회적 신분이 너무 열악하고, 그로 인해서 그 일 자체를 지속하기 어려운 조건, 이게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들어요.

▶정관용> 전형적인 비정규직이라고 봐야 되지요?▷최민희> 비정규직은 나름대로 노동자로서는 인정을 받잖아요.

▶정관용> 그런데 그것도 안 된다?▷최민희> 예, 이번에 박희석 씨 돌아가셨는데, 그 이후에 이제 제가 같이 뭐 같이 이렇게 해보면, 이분들은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산재 인정도 못 받는 상태였어요. 그리고 이분들이 어떤 경우 자영업자처럼 취급을 받더라고요.

▶정관용> 자영업자로요?▷최민희> 예, 그러니까 그냥 개인사업자처럼. 그러니까 법의 보호를 못 받고 있는 거지요. 

▶정관용> 그렇군요. 몇 번 언급하셨는데 그 드라마 각시탈에 엑스트라로 출연한 박희석 씨의 사망 말씀하시는 거지요?▷최민희> 예.

▶정관용> 어떻게 하다가 또 그런 일이 있었지요? 그것 조금 소개해주세요.▷최민희> 이것도 제가 파악을 해보니 주연급 배우들이 타는 차나 이런 것은 굉장히 조심해서 모는데, 보조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차를 굉장히 험하게 몰아서 왜 이러지, 이렇게 서로 하다가 사고가 나서 돌아가셨더라고요. 그러니까 정말 인명 경시 풍조 만연한 것 같고요. 그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는데 이제 태양기획이라는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었어요, 이분이. 그런데 100일이 넘도록 일인시위를 해서 겨우 산재 인정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제 산재 신청이 결과 나올 것 같고요. 그런데 이게 정말 이상한 것은 법원이 이미 보조 출연자를 산재로 인정한 판례가 있음에도 근로복지공단이 이걸 받아들이지 않는 거지요.

▶정관용> 왜 그럴까요?▷최민희> 그러니까 이게 근로자성 인정 문제 때문입니다.

▶정관용> 지금 저희가 알기로는 보조 출연자, 엑스트라들의 노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최민희> 예, 그런데 이제 노조라는 것도 사실 근로조건이 어느 정도 되어야 그 가입률도 높고 결속력도 높은데요. 보조 출연자들이 너무 열악한 조건인 거지요. 그러니까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근로계약서 없이 일한다는 뜻이거든요.

▶정관용> 그렇지요.▷최민희> 그러니까 구두계약을 하고 일하니까, 사실은 임금이, 평균 연봉이 연 623만원이에요. 그런데 이것 최저 생계비보다 훨씬 적잖아요.

▶정관용> 그렇지요.▷최민희> 그런데 임금 체불을 겪는 사람이 45%예요. 경험 있는 사람이. 그런데 이 45%보다 훨씬 높을 거다, 왜냐하면 나 임금 체불 겪고 있어, 라는 답조차 못할 조건의 사람들이 있다는 거지요.

▶정관용> 그 말을 하면 또 다음 일감을 못 받을까봐?▷최민희> 그렇지요. 그래서 저희가 제가 국회에 들어와서, 그러니까 우리가 봤던 큰 의제들 외에 이렇게 정말 해결해야 될 중요한 그런 일들이 많더라고요.

▶정관용> 그렇지요.▷최민희> 그래서 보조 출연자 문제만큼은 이번에 어떻게든 해결해보자, 그런 생각이고요. 그 다음에 그 시작을 근로계약서를 쓰게 하자.

▶정관용> 그렇지요.▷최민희> 일단 표준 근로계약서를 개발해서 쓰게 하면 계약서를 쓰면 근로자로 인정받거든요, 노동법이.

▶정관용> 그렇지요.▷최민희> 그래서 그렇게 해보려고 지금 애를 쓰고 있는 중이고요. 그러기 위해서 이제 보조 출연자들의 노조가 활성화되어야 되고, 저는 이 방송을 듣고 계신 열악한 조건의 이제 말하자면 여러 비정규직 근로자들, 그 다음에 노동자들, 특히 보조 출연자들께서 지금 처지에 만족하거나 박희석 씨의 죽음을 우리 늘 그랬잖아, 이렇게 하지 마시고.

▶정관용> 나서야지요.▷최민희> 예, 이번에 한번 좀 같이...

▶정관용> 알겠습니다.▷최민희> 예, 가슴이 너무 아파요.

▶정관용> 두 갈래로 일단 가야될 것 같아요. 먼저 이 억울한 죽음, 그것에 대한 진상조사가 어떤 식으로든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고요. 그와 별도로 지금 쭉 후반부에 강조해주신 이 보조 출연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제도적인 노력, 이게 아울러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최민희> 예, 그렇게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정관용> 예, 말씀 잘 들었습니다.▷최민희>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의 이야기까지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그냥 슬쩍슬쩍 스쳐지나가는 분들, 그 속에 이렇게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줄 정말 몰랐네요.

시사자키 정관용

2012년 10월 9일 화요일

“보조출연자 성폭행 자매 자살, 제2의 도가니 되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08일자 기사 '“보조출연자 성폭행 자매 자살, 제2의 도가니 되나”'를 퍼왔습니다.
가해자 12명중 4명 아직도 기획사 근무… 최민희 의원 전면 재수사 촉구

한 여성 보조출연자가 보조출연자 공급업체 반장들에게 집단 성폭행 당해 후유증으로 자살한 후 여동생까지 잇따라 목숨을 끊은 이른바 ‘자매 자살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시 일부 가해자들이 현재까지 보조출연자 공급업체에서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제2의 도가니와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은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조출연자 자매 자살 사건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 사건은 2004년 한 대학원생이 아르바이트로 보조출연자 일을 하다 보조출연자 공급업체 반장 10여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충격과 경찰 조사과정에서 겪은 스트레스 후유증으로 2009년 8월 자살한 사건이다.
언니에게 보조출연자 아르바이트를 제안했던 여동생도 언니의 자살 후 며칠 안 돼 잇달아 목숨을 끊었고, 그의 아버지는 충격에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 사망 당시 언니는 34세, 동생은 30세였다. 최근 성폭행 사건이 이슈가 되자 지난달 JTBC가 (탐사코드J)에서 이 사건을 집중 취재해 보도했다.
특히 당시 가해자 12명 가운데 4명이 현재도 보조출연자를 공급하는 기획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 위원장이 밝혔다.

지난달 23일 방송된 JTBC <탐사코드J> ‘어느 자매의 자살’ 화면 캡처

최민희 의원은 “(각시탈) 보조출연자 박희석씨 사망 사건 이후 보조출연자 처우개선과 법·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던 차에 방송사에서 이 사건을 다뤘는데 사람들이 너무 관심이 없었다”며 “유명 영화배우가 죽거나 다치면 난리가 나는데 이렇게 이름 없고 노동자로 인정도 못 받는 보조출연자는 죽어도 사회가 너무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끝까지 파헤쳐 사람 목숨 값이 같아지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영화계와 문화예술인 문제를 모두 파헤쳐서 언론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예술인소셜유니온의 민정연씨는 “살아서 불평등은 죽어서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기 전에 현실을 알려내고 바꿔내는 데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피해자는 성폭행으로 인한 충격뿐만 아니라 경찰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회견 후 두 자매의 어머니는 미디어오늘과 만나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조사관이 나와 큰딸에게 몹쓸 짓만 안 했어도 우리 가족을 그렇게 잃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조사관이 4번 바뀌었는데 한 조사관은 딸이 메모한 증거자료를 스무 번 넘게 책상 위에 후려치면서 ‘성인이 좋아서 자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번은 조사를 받다가 어머니는 잠깐 나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나가 있었는데 갑자기 아이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가보니 강제로 아이 손을 끌어다 고소취하서에 도장을 찍게 한 것이었습니다. 또 한번은 경찰서 체육대회 날이었는데 형사 20~30명이 술이 취해 들어와서 조사받는 딸을 에워싸고 ‘얘가 걔야, 어디 얼굴 좀 보자, 성인이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조사를 못 받고 나왔는데 애가 차도로 뛰어들어 죽을 뻔 하기도 했어요. 심지어 가해자가 성폭행을 안 했다고 잡아떼니까 딸에게 가해자 성기를 그려보라고까지 했습니다”.

두 자매의 어머니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태양기획 앞에 있는 KBS드라마 <각시탈> 보조출연자 고 박희석씨의 유가족 농성장을 방문해 현수막을 바라보고 있다. 조현미 기자

그는 “나도 애들 따라가려고 다 정리하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JTBC에서 연락이 왔다”며 “(사고 이후) 3년 동안 약을 먹으며 버텼는데 다시 기억하려니 힘들었지만 기자가 한 달 가량 세심하게 취재해줘 고맙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재수사를 원합니다. 아이들이 한을 풀어야 하니까 가해자들이 처벌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가해자 중 일부는 아직도 기획사에서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 사람들은 현장에서 떠나야 합니다. 당시 조사를 했던 형사들도 이 바닥을 떠나는 것이 소원이에요. 성폭행 조사를 받다가 억울해서 자살하는 애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최진욱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영화 업계에서도 성폭행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데 조사과정 매뉴얼도 없어 조사관이 자의적으로 판단해 2차 가해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성폭행 관련 조사과정 매뉴얼을 정하고 조사 담당관은 여성으로 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계순 보조출연자노조 위원장은 “오늘 밤에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보조출연자들은 용역회사(기획사)가 일을 주는 대로 불려가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까봐 제대로 문제제기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매 자살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조현미 기자

한편 다음 아고라에서는 국가에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청원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3만3000여 명의 누리꾼이 서명에 동참했다. 이들은 해당 사건을 이전에 보도했던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도 사건 관련 재방영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