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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2일 금요일

청와대, ‘김학의 성접대 의혹’ 검증때 입수…부실검증 결정판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3-21일자 기사 '청와대, ‘김학의 성접대 의혹’ 검증때 입수…부실검증 결정판'을 퍼왔습니다.

박근혜 정부 5번째 ‘낙마’
 ‘엽기적 의혹’ 이전과 차원 달라
“청문회 없는 차관…검증 소홀”
“권력실세가 밀었나” 비판 나와
경찰내 파벌다툼까지 드러나
권력기관 대수술로 이어질 듯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그리고 법무부 차관까지….’21일 김학의 법무부 차관의 ‘사퇴’는 새 정부의 부실인선에 따른 다섯번째 낙마 사례가 됐다. 하지만 김 차관의 사례는 앞서 낙마했던 다른 공직 후보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검증 과정에서 공직을 맡기에 적절치 않은 흠결이 드러난 수준이 아니고, 사정당국의 최고위급인 법무부 차관이 ‘고위층 별장 성접대’라는 엽기적 의혹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특히 민정수석실 등 청와대 검증라인이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실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결정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성추문과 같은 예민한 사안에 대해) 본인이 정색하며 아니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냐. (의혹이) 사실이면 본인이 차관직을 수락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청와대가 김 차관에게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쳤지만, 완강히 부인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에서도 청와대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했고, 청와대는 이를 근거로 차관 임명을 강행했다고 한다.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침묵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김 차관과 경찰에 당했다’는 기류가 강하다. 청와대는 아침 수석비서관들의 회의에서 김 차관을 계속해서 보호해줄 이유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고, 김 차관 쪽에 ‘수사가 진행중이긴 하지만, 일단 사의를 표시한 상태에서 대응을 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하지만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책임론’을 피해가긴 어려워 보인다. 김 차관이 인수위 시절부터 친박 쪽에서 선호하는 유력한 총장후보로 거론된 데 이어, 3명의 검찰총장 후보군에서 제외된 이후에는 그를 차관으로 임명했다. 통상 검찰총장보다 낮은 기수를 임명하는 자리에 총장과 동기를 임명하는 비정상적인 인사까지 무릅썼다. 권력의 핵심 실세가 그를 밀었다는 의심과, 청문회가 없는 차관이라는 점을 고려해 검증을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청와대 내부 인사 검증시스템의 허술함과는 별도로, 청와대는 앞으로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이른바 ‘성추문 검사 사건’, ‘부장검사 뇌물 수수 사건’ 이후 검찰 고위 간부의 성접대 의혹까지 터지면서 조직 전체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과연 대검 중수부 폐지와 상설특검 설치 수준으로 ‘검찰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박 대통령이 공약했던 차관급 검사장 규모 축소와 비리 검사 영구퇴출 및 검사 자격심사 강화 등이 한층 강도 높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청와대는 경찰 조직 내부의 알력과 갈등, 이로 인한 부실보고 등의 폐해도 이번 사안의 파장이 커진 이유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사건 내용을 비교적 소상히 파악하고 있던 경찰 내부의 특정 파벌이 사건 초반에 관련 내용을 제대로 윗선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자신들이 원했던 경찰청장 후보자가 지명되지 않자, 사건을 외부에 알려 김 차관으로 대표되는 ‘검찰’과 ‘현 경찰청장’을 동시에 공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청와대는 이번 사건의 발생과 수사 과정 등을 정밀하게 점검해 후속 조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또 검증 부실… 김학의 의혹 전혀 몰랐다던 청와대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3-03-21일자 기사 '또 검증 부실… 김학의 의혹 전혀 몰랐다던 청와대 “얼굴을 들 수가 없다”'를 퍼왔습니다.

ㆍ당사자 말만 듣고 ‘별일 아니다’ 치부ㆍ민정수석실 안이한 대처 책임론 불거져

청와대는 김학의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동영상 의혹이 결국 자진사퇴로 이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사전에 수사 상황을 알지 못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김 차관을 임명하는 사태까지 빚어져 인사 검증 부실 문제가 다시 부각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21일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통화에서 고위 공직자가 성 접대를 받는 동영상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 “(임명 전에) 전혀 몰랐다”며 “경찰도 그때까지는 몰랐으니까 보고를 안 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 차관을 임명하기 전 문제의 동영상 등에 대해 확인했고, 김 차관은 이를 부인했다는 것이다. 또 당시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청와대의 기류는 바뀌었다. 지난 18일 경찰이 내사 착수 사실을 공표한 데 이어 하루이틀 사이에 관련자들이 성 접대 동영상을 인정하는 진술이 나오면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업무보고를 듣기 위해 정홍원 국무총리(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등과 함께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

경찰은 박 대통령 취임 전부터 이 사건에 의혹을 갖고 정보를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도 동영상을 둘러싼 소문이 파다했다. 당사자 말만 듣고 청와대가 이를 별일 아니라고 치부한 것이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정말 몰랐다면 청와대가 검증 부실을 자인하는 셈이다. 

경찰이 동영상 등 관련 수사 사실을 해당 공직자가 임명된 뒤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소문도 있다. 김 차관이 임명될지 예상하지 못해 보고를 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알렸다는 것이다. 유임될 듯하던 김기용 전 경찰청장이 갑자기 교체된 것도 이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전 청장이 수사 상황을 제때 보고하지 않아 문책을 당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으로 다시 인사 검증을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차관 인선에 시스템 검증을 했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우선 안이하게 대처한 민정수석실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경찰에서 내사 중인 사건이 있다면 당연히 인선을 늦췄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 차관이 이날 오후 전격 사퇴를 하기 전 일찌감치 청와대 내부에선 박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목소리가 나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럴 때는 사실이든 아니든 대통령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그 사람이 사퇴해야 한다”며 “사실이 아니면 밖에서 사실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고 돌아오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찰 수사가 종료되지 않은 상태이고, 당사자가 의혹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청와대로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열린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개인 문제”로 정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 같은 기류를 김 차관에게 직접 전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러 통로로 김 차관에게 이런 분위기가 전해지면서 자진사퇴로 이어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 차관의 자진사퇴 직후 청와대의 공식 반응은 없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후 과정이 어떻게 됐든 얼굴을 들 수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