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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일 금요일

성균관대 비정규직 교수, 의문의 죽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3일자 기사 '성균관대 비정규직 교수, 의문의 죽음'을 퍼왔습니다.
자신의 ‘옥탑 자취방서 추락’ 해 경찰 “실족사 추정”… 유족들 “납득 못 해” 생활고·시간강사 전전

20년 가까이 비정규직으로 강의를 전전하던 한 비정규직 교수가 최근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됐다. 성균관대 예술학부 디자인학과 소속의 이 아무개(47) 교수는 직책은 겸임교수지만 시간강사 신분과 다르지 않아 저임금의 생활고에 시달리다 유명을 달리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20일 학교 후문 옥탑 자취방 3층에서 추락한 후 뇌사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30일 세상을 떠났다. 이 교수는 유족들의 동의로 장기기증을 위한 수술을 받고 이날 저녁에 숨을 거뒀다.

20일 새벽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교수의 자취방을 수색했지만 별다른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이 교수는 약간의 음주 상태였으며 신분증 확인 결과 성균관대에 재직 중으로 것으로 나타나 학교로 연락을 취했다. 인진남 혜화서 담당 형사는 “사고 원인에 대해선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음주 후 발을 헛디뎌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인과 가족들은 음주로 인한 추락사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지인들에 따르면 이 교수는 이날 학교 엠티(MT)를 다녀와 약간의 음주를 하긴 했지만 많이 취한 상태는 아니었다. 자취방 안에는 그날 입었던 옷이 옷걸이에 가지런히 걸려 있었고 가방도 제자리에 있었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실수로 발을 헛디뎌 옥상에서 떨어질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유서가 발견되지도 않아 자살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교수의 친동생은 “경찰이 CCTV도 확인했는데 CCTV에 잡힌 장면을 찾을 수 없었고 목격자도 없었다”며 “일주일 이상 방 안을 샅샅이 뒤졌는데도 사고를 확인할 만한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학교 로고


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95년부터 성균관대 등에서 시간강사와 겸임교수를 오가며 고용불안과 생활고에 시달렸다. 그는 2001년부터는 성대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었지만 연구소에는 명의만 두고 있을 뿐 주 수입원은 대학 강의료였다. 성대에선 최근까지 3학점짜리 사이버 강의 한 과목만 맡고 있어 시급 6만 원 남짓으로 연봉으로 따지면 600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그의 자취방에 남아있는 거라곤 라면 봉지밖에 없었다고 동생은 전했다.

미혼인 이 교수는 직장 4대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아 의료보험 등의 혜택도 받지 못하고 병원비는 가족들이 전액 부담해야 했다. 학교 홍보팀 관계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확인해 보니 4대 보험은 수업 시수가 많은 다른 대학에 가입돼 있어 우리 대학에선 지원이 없었다”면서도 “위로금 형태의 지원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의 동생은 “학교에서 장례식 비용 지원과 버스 전세 등 편의를 봐주긴 했지만 보험은 어느 학교에서도 가입돼 있지 않아 지역보험 적용을 받았다”고 밝혔다.

동료 교수의 말에 따르면 학교에서 처음부터 이 교수 장례 지원에 적극 나선 것은 아니다. 치료비 등 학교의 지원이 전혀 없다는 사실에 동료 교수가 총장을 찾아가 제도적 문제점을 강하게 항의했고 언론사에서 이 사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자 학교는 태도를 바꿨다. 한 동료 교수는 “총장을 찾아간 후 학교에서 지난 27일에 먼저 학장 면담을 제안했다”며 “무관심하던 교직원들도 30일 학장 면담이 끝난 후 같이 문병을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의 시신은 2일 오전 8시 서울대병원에서 장례식장에서 발인 후 화장장을 치렀다.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2013년 4월 18일 목요일

편의점주 또 자살, 올들어 벌써 세 번째… ‘카드빚 생계’ 생활고


이글은 경향신문 2013-04-18일자 기사 '편의점주 또 자살, 올들어 벌써 세 번째… ‘카드빚 생계’ 생활고'를 퍼왔습니다.

ㆍ부산 광안리서 운영… 근접출점 경쟁 치열

부산 수영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던 윤호준씨(43·가명)가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1월 경남 거제시의 임영민씨(32·가명), 지난달 18일 경기 용인시 김모씨(43) 등에 이어 올 들어서만 편의점주 3명이 자살했다.

지난달 13일 오후 7시쯤. 윤씨는 동생에게 “생활이 너무 힘들다. 내가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자신이 운영하던 부산 광안리 해변 근처 편의점을 조용히 빠져나왔다. 24시간 편의점은 한창 영업을 해야 하는 시간이지만 윤씨는 가게 문을 닫고 자신의 차를 운전해 광안대교 하판 해운대 방향 도로 중간에 세웠다. 그런 다음 경적을 울려대는 차들을 뒤로한 채 검은 바다에 몸을 던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바다를 수색한 지 30분 만에 광안대교 밑에서 윤씨를 발견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이미 차갑게 식은 뒤였다.

▲ 돈 적게 드는 위탁가맹점 개점… 수익 60% 이상이 본사 몫으로
이혼 뒤 아이 양육비 등 부담… 본사 “장려금 지급해왔다”

윤씨는 2007년 이혼했다. 당시 초등학교 입학 전이던 아들과 딸은 부인이 맡았다. 윤씨는 양육비를 부담했고 가끔씩 아이들을 만나러 가곤 했다. 회사를 다녔던 윤씨는 2010년 9월 친척에게 돈을 빌려 부산 광안리의 편의점을 넘겨받았다. 적은 돈으로도 창업할 수 있는 위탁가맹점 방식이었다. 위탁가맹점은 점포 임대료를 본사가 부담하는 대신 본사가 가져가는 수수료율이 높다. 일반가맹점은 본사가 수익의 35% 정도를 챙기지만 위탁가맹점은 60~65%를 가져간다.

윤씨 상황은 지난해 아이들 엄마가 녹내장으로 시력을 거의 잃어 일을 못하게 되면서 악화됐다. 생활비도 지원해야 했던 윤씨는 신용카드 돌려막기를 하며 생계를 이어갔지만 빚이 쌓여갔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의 채무가 수천만원대”라고 말했다.

윤씨 주변 사람들은 윤씨가 편의점을 운영하며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편의점 인근 상가에서 미용실을 하는 ㄱ씨는 “윤씨가 머리 깎으러 올 때마다 ‘장사가 안돼 힘들다. 내 돈 집어 넣으며 장사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씨가 출퇴근 거리도 멀고 아르바이트생도 잘 구해지지 않아 1주일에 하루만 집에 가고 나머지는 편의점에서 자는 것 같았다”고도 했다. 근처 아파트 경비원인 ㄴ씨는 “담배를 사러 갈 때마다 손님이 거의 없었다”며 “이 지역은 관광지도 아니고 사각지대라 장사가 안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기자가 지난 16일 방문한 윤씨 편의점은 직영점으로 전환돼 본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었다. 300m 정도 가면 광안리 해변이지만 관광객이 찾기에는 후미진 곳이다. 게다가 해변과 윤씨 편의점 사이에 다른 편의점이 3개나 있다. 윤씨의 편의점에서 광안리 방향으로 100m 거리에 다른 편의점이 있고, 여기서 50m 정도 간격으로 윤씨와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 2개가 더 있다.

윤씨 편의점 상가 건물에서 9년간 부동산을 운영해온 ㄷ씨는 “이전에 편의점을 하던 사람도 장사가 안돼 나갔다”며 “이 근처는 편의점이 너무 많아 장사가 잘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계약 만기가 됐을 때 윤씨가 ‘(편의점) 더 안 하겠다’고 하더니 왜 또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해 재계약을 했고, 본사는 장려금으로 2년간 월 4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조사까지 마쳤는데 현재까지 편의점 운영과 관련된 것 외에 다른 자살 동기는 찾지 못했다”며 “생활고로 인한 자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해당 편의점은 아르바이트생비를 제외하고도 월 250만원의 순수입이 나는 곳이어서 장사가 그렇게 안되는 곳이 아니었다”며 “윤씨가 사망한 날 오전 ‘너무 힘들어 죽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와 담당 직원이 찾아가 위로하고 채무를 해결할 방법을 같이 찾아보자 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씨의 가정형편이 어려워 장려금을 지급해왔다”며 “폐점 비용 등 일체를 본사가 부담했고, 윤씨 자녀들에게 특별 부의금을 보냈다”고 말했다.
부산 |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2012년 8월 31일 금요일

생활고 예술인 배제된 말만 ‘예술인복지법’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30일자 기사 '생활고 예술인 배제된 말만 ‘예술인복지법’'을 퍼왓습니다.
"소설가 원고쓰다 산재당할일 있겠나"…시행 앞서 ‘전면개정’ 주장

‘창피하지만 며칠 째 아무 것도 못 먹어서 남은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드려 주세요’_故 최고은 작가
촉망받던 최고은 작가의 생활고로 인한 죽음을 계기로 제정된 (예술인복지법)(이른바 ‘최고은 법’)이 오는 11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문화예술인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4대보험 적용이 국회논의과정에서 무산됐고 예술인복지재단의 안정적 재원도 불투명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예술인복지법) 시행을 앞두고 벌써부터 “전면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시나리오 작가 고 최고은씨가 남긴 쪽지 ⓒ민중의소리

“예술인복지법인데…대부분 예술인들은 해당사항 없다”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에서 (예술인복지법)이 통과됐다. 고 최고은 작가의 죽음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지지부진했던 해당 법 제정을 견인했다. 하지만 (예술인복지법)에는 ‘예술인의 업무상 재해에 관한 보호’(제7조)를 통해 산재보험만 포함됐을 뿐 나머지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은 빠져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문화평론가 나도원 문화평론가는 30일 SBS라디오 (김소원의 SBS전망대)와의 전화연결에서 “최고은 작가가 산업재해로 돌아가신 것이 아니다”라면서 “스턴트맨 같은 분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예술인들이 해당사항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소설가가 원고 쓰는데 컴퓨터가 폭발한다거나 음악인들이 감전당해서 쓰러지거나 이런 일은 굉장히 희박한데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면서 누가 가입 하겠냐”면서 “산재보험 자체도 문제다. 또 근로 계약이든 도급계약을 체결한 예술인이 선택적으로 가입하도록 돼 있는데 산재 보험료가 100% 본인 부담으로 돼 있어 사실 해택이랄 것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 18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예술인 지위와 관련한 법안(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민주통합당 서갑원, 최종원, 전병헌 의원)들을 살펴보면, 여·야를 떠나 “예술인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해야한다”며 4대보험 적용을 포함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직업 예술인들을 법적으로 근로자(또는 유사 근로자)의 신분을 보장해 줌으로써 국민 4대보험 가입 대상자로 편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 역시 2009년도 문화예술인실태조사를 근거로 “조사 대상자의 59.2%만이 국민연금 등 각종 공적연금에 가입했으며 고용보험은 28.4%만이 가입돼 있는 등 노후 대비나 실직에 대한 대책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예술인의 건강보험과 고용보험 등에 있어서 특례적 가입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4대 보험 적용이 축소됐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18대 국회에서 경총과 환노위의 반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재보험의 경우에는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을 특례로 인정해주는 사례가 있었으나 고용보험은 특례가 없었다”며 “예술인에 고용보험을 특례로 한다면 다른 취약 직종도 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적용에 대해서는 “현행법으로도 예술인의 가입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사실상 고용보험이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문화부에서는 고용보험이 제도상 어렵다면 예술인복지재단의 사업을 통해 실업급여를 어느 정도 지원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문화부는 355억 원의 예술인복지재단 예산을 신청, 기재부와 협의 중에 있다.

영화산업노조·문화연대 “예술인복지법, 전면재개정 해야”

그러나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및 문화연대 등은 (예술인복지법)과 관련해 사실상의 전면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설립 정도가 유일한 성과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홍태화 조직국장은 “(예술인복지법)에 근로자 의제에 대한 부분이 빠졌다”면서 “예술인들의 산재와 고용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전면개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태화 조직국장은 “‘예술인’이라는 정의에서부터 법 취지와 어긋난다”며 “영화 쪽만 보더라도 예술인복지법을 통해 혜택을 받는 이들은 배우와 감독, 작가뿐이다. 촬영, 조명, 분장, 의상 등 현장 스태프들은 다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말 어려운 예술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연대 이원재 사무처장 역시 “예술인의 정의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예술인복지법)에서 사실은 예술인복지재단 설립이 유일한 성과”라며 “해당 법은 노동권이나 결사의 자유, 문화다양성 측면에서 완결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원재 사무처장은 “문화예술계와 내부 소통을 통한 전면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6월 16일 토요일

노조 파업 때문에 정아율 자살? 출연료 지급 늦지 않았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15일자 기사 '노조 파업 때문에 정아율 자살? 출연료 지급 늦지 않았다?'를 퍼왔습니다.
"통상 15~10일, 제작 관행 문제지만 파업 엮는 건 억지"

KBS 드라마 (사랑아 사랑아)에 출연 중인 신인탤런트 정아율씨가 돌연 숨진(자살로 추정) 것과 관련해 ‘KBS 새노조의 파업 여파로 출연계약과 출연료 지급이 늦어져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이른바 파업책임론이 제기돼 제작진이 반발하고 있다.
제작진은 출연자의 첫 방송 이후 한 달에서 한 달 반 이후 지급되는 출연료 지급 관례에 비춰 많이 늦어진 것이 아니라며 이를 파업과 엮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정아율 자살의 파업 책임론을 가장 먼저 거론한 스포츠조선은 고 정씨의 빈소를 방문해 정씨의 측근과 소속사 관계자에게서 들은 말을 토대로 지난 14일 출고한 기사에서 유족들이 우울증으로 접근하는 경찰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정씨의 경제적 어려움”을 강조했다.
스포츠조선은 “빈소에서 만난 고인의 측근들은 ‘정아율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스트레스가 컸다’고 말했다”며 “고 정아율은 최근까지 KBS2 아침드라마 ‘사랑아 사랑아’에 황선희의 친구 역으로 출연했고, 그에 앞서 2편의 CF를 찍었다. 하지만 KBS 새노조 파업의 여파로 출연계약이 미뤄져 드라마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았고, CF의 경우도 방송 2~3개월 후에 출연료가 지급되는 업계 관행상 아직 출연료를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여러 스포츠신문 뿐 아니라 일부 일간지에서도 보도됐다. 경향신문은 15일자 (촉망 받던 신인 여배우 자살로 내몬 ‘연예계 관행’)에서 광고출연료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내용과 함께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었지만 방송사 파업 여파로 계약서조차 쓰지 못했다”고 전했다.

KBS 드라마 <사랑아 사랑아>에 출연했던 고 정아율씨

이밖에도 “‘사랑아 사랑아’말고는 다른 활동이 없었던 정아율은 최근 KBS 새 노조의 파업으로 출연 계약이 계속 미뤄지면서 출연표를 제때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헤럴드생생뉴스·동아닷컴 등)의 보도가 잇달았다.
이를 두고 스타급 연예인을 제외한 연기자에 대한 출연료 지연 지급관행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안인희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사무국장은 15일 “방송사와 연기자노조의 단협 상에는 ‘방송된지 10일 이내에 지급되도록 돼있지만, 지연 지급되는 경우가 있다”며 “정아율씨가 조합원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아직 나서지는 못하지만 출연료 지연지급 문제와 관련해 조만간 입장을 내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양재원 민원실장은 “단협에는 방송뒤 10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돼있지만, 통상 자체 제작일 경우 조금 지연되더라도 방송시작 15~20일이면 지급하고 있고, 외주제작일 경우 한 달에서 두 달 말까지 지급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출연료 지연 지급 자체가 갖는 본질적인 문제점과 달리 95일간 이어져온 KBS의 새노조 파업이 자살로 이르게 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재원 연기자 노조 민원실장은 “출연료 지급시기가 늦어지는 것이 문제가 있지만 KBS 새노조의 파업 때문에 자살했다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제작진을 비롯해 드라마 PD들도 정씨 자살을 새노조 파업 여파로 연결짓는 것은 억지라는 입장이다.

KBS 드라마 <사랑아 사랑아>

KBS 드라마 (사랑아 사랑아)의 책임자인 김성근 CP(책임프로듀서)는 “통상 출연자와 계약을 체결하면 방송에 나간 시점부터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만에 출연료를 지급한다”며 “정씨의 경우 첫방이 아닌 일주일 정도 지난 뒤부터 출연하기 시작해서 최근까지 모두 15차례 방송에 나온 상태여서 지급이 많이 늦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CP는 “출연료 계약이 이뤄졌다 해도 이번주나 다음주가 돼서야 출연료가 지급된다”며 “현재 다른 출연자의 (출연료 지급에 대한) 서류작업중이며, 계약이 안된 연기자와는 다음 주 쯤에 완료되거나 한 주 정도 늦어질 수 있다. 출연료가 지급된 이들은 대부분 단역들”이라고 설명했다.
파업 여파로 출연료지급이 늦어졌다는 주장에 대해 김 CP는 “파업 때문에 늦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드라마에 출연한 연기자가 그렇게 된 것에 대해서는 정씨 뿐 아니라 유족에게도 가슴이 아프다. 조만간 정씨의 출연료는 절차대로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KBS 새노조 드라마 중앙위원인 김정민 PD는 “정씨 자살 문제를 파업에 연결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정규 KBS 드라마 PD도 “파업 때문에 생활고 시달릴 정도로 출연료가 늦어져 자살했다는 것은 너무나 말이 안되는 억지같다”며 “그런 식으로 따지면 코에 걸면 코걸이 아니냐”고 말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