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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31일 금요일

삼성 백혈병' 소송 2라운드, 새로운 발암물질 증거 제시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31일자 기사 '삼성 백혈병' 소송 2라운드, 새로운 발암물질 증거 제시'를 퍼왔습니다.
"부산물로도 발암물질 생성"…원고 일부 승소 1심 바뀌나?

'삼성전자 백혈병' 산재 인정 항소심에서 원고 측이 삼성 반도체공장에서 일급 발암물질인 벤젠, 포름알데히드, 전리방사선 등이 부산물로 생성된다는 자료를 추가로 내놨다. '부산물'이 증거로 떠오르면서 앞으로 소송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은 30일 오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다가 백혈병 등에 걸린 노동자와 유가족 5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등에 대한 4차 변론을 열었다.

항소심에서 원고 측은 올해 2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내놓은 연구결과를 근거로 삼성전자 기흥공장(가공공정)과 온양공장(조립공정) 모두에서 대기 중에 벤젠, 포름알데히드와 전리방사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원고 "정상적인 공정에서도 부산물로 발암물질 생겨"

원고 측 변호사는 "지난 1심에서는 이전 공정에 부산물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는 등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벤젠 등이 남아 있을 확률이 제기됐다면, 이번에는 반도체공장의 '정상적'인 공정에서도 부산물로 발암물질이 생성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사업장이 직접 사용한 화학물질에 대해서만 공방이 오고 갔다면, 이제는 화학물질이 상호작용을 통해 생성해 내는 부산물에 의한 영향까지 고려대상으로 추가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포토공정(반도체 회로패턴을 형성시키기 위해 빛을 가하는 공정)이나 몰드공정(반도체칩을 고온의 조건에서 단단하게 가공하는 공정)에서 사용하는 노보락수지는 빛이나 고온을 가하면 분해돼 부산물로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백혈병 유발인자를 새롭게 생성한다.

원고는 "발암물질의 수치가 낮더라도 어떤 사람은 적은 노출만으로도 백혈병에 걸릴 수 있다"며 "벤젠, 포름알데히드, 방사선 등 여러 발암물질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면 그 상호작용으로 효과가 배가돼 백혈병이나 림프종 등 림프조혈계 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예전의 반도체공장은 내부 공기와 전 공정을 공유했기 때문에 발암물질이 모든 공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 지난해 6월 23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직후 삼성 반도체 노동자 및 유가족들이 서울행정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 이종란 노무사, 김은경 씨, 고(故) 황민웅 씨의 아내 정애정 씨, 송창호 씨. ⓒ프레시안(자료사진)

앞서 1심에서 재판부는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와 유족으로 구성된 원고 5명 가운데 백혈병에 걸린 고(故) 이숙영 씨와 고(故) 황유미 씨의 산재만을 인정했다. "명백하게 백혈병 유발 요인을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유해한 화학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백혈병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 관련 기사 : 법원 "'삼성 백혈병' 산재 맞다…유해물질 지속 노출 탓")

나머지 김은경(백혈병), 송창호(악성림프종), 고(故) 황민웅(백혈병) 씨는 유해물질에 노출된 것은 인정됐지만, 벤젠 등 발암물질에 노출되지 않았거나 노출됐더라도 지속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산재를 인정받지 못했다. 2심에서는 이들이 일하던 공정에서도 대기 중에 새로 발견된 발암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추가된 셈이다.

원고 측 변호사는 "과거의 공정은 사라지고 없지만, 삼성전자 노동자와 고인들은 자동화되기 전에 수동화된 구식 공정에서 일했다"며 "과거에는 현재 측정된 노출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발암물질 사용 안 해…노출량도 자연수준"

반면 피고인 근로복지공단의 보조참가인으로 나온 삼성전자 측 변호사는 "벤젠 등 발암물질을 사용하지 않았고, 설사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검출량이 일반 외부환경의 측정치와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2009년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3사가 직접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맡긴 연구에서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감광제 6건 모두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됐다"는 내용에 대해 "분석방법과 과정을 공개하지 않아 연구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자사가 의뢰한 서울대 보고서 대신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 의뢰해 감광제에 벤젠이 들어있다고 가정하고 실험해본 결과, 근로자에게 벤젠이 노출되지 않았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원고들은 불순물을 제거한 공정이나 밀폐된 공정에서 일했기 때문에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았다"며 "설사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결과를 보더라도 공기 중에 노출된 벤젠의 농도도 옥외 농도와 비슷한 수준이고, 전리방사선 노출량 또한 자연방사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패소한 1심 판결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어떤 유해물질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백혈병이 생기는지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막연한 추론이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반도체공장에서 쓰는 화학물질을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특히 2008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반도체 사업장의 제조공정 건강실태 역학조사'를 반박하는 데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이 역학조사는 반도체 공장 업무와 백혈병은 상관이 없지만, 조립공정 여성의 경우 림프종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5.16배, 재생불량성 빈혈은 표준화사망비가 1.46으로 높게 나왔다고 결론 내렸다.

삼성전자는 "2008년 역학조사는 전체를 조사하지 않고 표본을 뽑아 조사했다"며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통계적 의미가 적다"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연구에 대해 원고 측은 "백혈병과 림프종, 재생불량성빈혈은 모두 림프조혈계 질환에 속한다"며 백혈병의 한 종류인 림프종의 발병율을 백혈병과 따로 조사함으로써 결과가 희석됐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삼성은 소송에서 빠져라" 

재판부는 삼성전자의 문제제기를 수용해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반도체 사업장 위험성평가 자문'에서 분석방법과 과정을 보완할 것을 요구하면서 재판을 마쳤다. 오는 11월 1일 마지막 공판이 열리면 곧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공판에는 통합진보당 심상정 의원이 방청석에 참가했다. 심 의원은 재판이 열리기 직전 보도자료를 내고 "이 소송은 원고인 유족 등과 피고인 근로복지공단의 싸움"이라며 "보조참가인인 삼성은 소송에서 빠지라"고 촉구했다.

 /김윤나영 기자

생활고 예술인 배제된 말만 ‘예술인복지법’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30일자 기사 '생활고 예술인 배제된 말만 ‘예술인복지법’'을 퍼왓습니다.
"소설가 원고쓰다 산재당할일 있겠나"…시행 앞서 ‘전면개정’ 주장

‘창피하지만 며칠 째 아무 것도 못 먹어서 남은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드려 주세요’_故 최고은 작가
촉망받던 최고은 작가의 생활고로 인한 죽음을 계기로 제정된 (예술인복지법)(이른바 ‘최고은 법’)이 오는 11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문화예술인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4대보험 적용이 국회논의과정에서 무산됐고 예술인복지재단의 안정적 재원도 불투명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예술인복지법) 시행을 앞두고 벌써부터 “전면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시나리오 작가 고 최고은씨가 남긴 쪽지 ⓒ민중의소리

“예술인복지법인데…대부분 예술인들은 해당사항 없다”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에서 (예술인복지법)이 통과됐다. 고 최고은 작가의 죽음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지지부진했던 해당 법 제정을 견인했다. 하지만 (예술인복지법)에는 ‘예술인의 업무상 재해에 관한 보호’(제7조)를 통해 산재보험만 포함됐을 뿐 나머지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은 빠져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문화평론가 나도원 문화평론가는 30일 SBS라디오 (김소원의 SBS전망대)와의 전화연결에서 “최고은 작가가 산업재해로 돌아가신 것이 아니다”라면서 “스턴트맨 같은 분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예술인들이 해당사항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소설가가 원고 쓰는데 컴퓨터가 폭발한다거나 음악인들이 감전당해서 쓰러지거나 이런 일은 굉장히 희박한데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면서 누가 가입 하겠냐”면서 “산재보험 자체도 문제다. 또 근로 계약이든 도급계약을 체결한 예술인이 선택적으로 가입하도록 돼 있는데 산재 보험료가 100% 본인 부담으로 돼 있어 사실 해택이랄 것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 18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예술인 지위와 관련한 법안(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민주통합당 서갑원, 최종원, 전병헌 의원)들을 살펴보면, 여·야를 떠나 “예술인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해야한다”며 4대보험 적용을 포함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직업 예술인들을 법적으로 근로자(또는 유사 근로자)의 신분을 보장해 줌으로써 국민 4대보험 가입 대상자로 편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 역시 2009년도 문화예술인실태조사를 근거로 “조사 대상자의 59.2%만이 국민연금 등 각종 공적연금에 가입했으며 고용보험은 28.4%만이 가입돼 있는 등 노후 대비나 실직에 대한 대책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예술인의 건강보험과 고용보험 등에 있어서 특례적 가입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4대 보험 적용이 축소됐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18대 국회에서 경총과 환노위의 반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재보험의 경우에는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을 특례로 인정해주는 사례가 있었으나 고용보험은 특례가 없었다”며 “예술인에 고용보험을 특례로 한다면 다른 취약 직종도 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적용에 대해서는 “현행법으로도 예술인의 가입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사실상 고용보험이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문화부에서는 고용보험이 제도상 어렵다면 예술인복지재단의 사업을 통해 실업급여를 어느 정도 지원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문화부는 355억 원의 예술인복지재단 예산을 신청, 기재부와 협의 중에 있다.

영화산업노조·문화연대 “예술인복지법, 전면재개정 해야”

그러나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및 문화연대 등은 (예술인복지법)과 관련해 사실상의 전면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설립 정도가 유일한 성과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홍태화 조직국장은 “(예술인복지법)에 근로자 의제에 대한 부분이 빠졌다”면서 “예술인들의 산재와 고용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전면개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태화 조직국장은 “‘예술인’이라는 정의에서부터 법 취지와 어긋난다”며 “영화 쪽만 보더라도 예술인복지법을 통해 혜택을 받는 이들은 배우와 감독, 작가뿐이다. 촬영, 조명, 분장, 의상 등 현장 스태프들은 다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말 어려운 예술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연대 이원재 사무처장 역시 “예술인의 정의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예술인복지법)에서 사실은 예술인복지재단 설립이 유일한 성과”라며 “해당 법은 노동권이나 결사의 자유, 문화다양성 측면에서 완결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원재 사무처장은 “문화예술계와 내부 소통을 통한 전면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