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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7일 일요일

정권교체 틈타,들썩이는 물가..한숨깊은 서민


이글은 파이낸셜뉴스 2013-02-15일자 기사 '정권교체 틈타,들썩이는 물가..한숨깊은 서민'을 퍼왔습니다.

시외·고속버스 요금 인상,3월부터 각각 7.7%·4.3%
소주값 8% 넘게 오르자,이번엔 양주값 5.6% 올려
전셋값도 1월 0.2% ↑,봄 이사철 전세대란 우려


새해 초부터 물가가 들썩이면서 서민물가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권 교체기를 틈타 전기요금, 시외·고속버스요금 등 공공요금은 물론 술값까지 줄줄이 올라 서민의 주머니를 더욱 얄팍하게 만들고 있다.

■버스요금 인상에 술값도 올라

국토해양부는 다음달 2일부터 시외버스(일반.직행형) 운임요율을 7.7%(최저운임 1200원→1300원), 고속버스는 4.3% 인상한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외버스(일반직행형) 서울~여수 구간 요금은 현재 2만4400원에서 2만5700원으로, 서울~청주 구간은 7600원에서 8000원으로, 서울~전주 구간은 1만29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각각 오른다.
고속버스 서울~부산 구간 일반요금은 2만2000원에서 2만2600원으로, 우등은 3만2800원에서 3만3700원으로 인상되고 서울~대전 구간 일반요금은 9200원에서 9500원으로, 우등요금은 1만34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상승한다. 또 서울~광주 구간 일반요금은 1만6900원에서 1만7500원으로, 우등요금은 2만5000에서 2만5800원으로 오른다.
국토부는 경기침체와 서민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 2년7개월간 시외버스 운임을 동결해왔으나 물가와 유류비, 인건비 등 운송원가가 크게 상승함에 따라 경영상 어려움이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당초 버스업계는 운송원가 상승에 따른 인상분을 반영해 일반.직행형 시외버스는 20.41%, 고속버스는 6.59% 인상을 요구했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외버스는 주로 서민이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인상폭을 물가상승률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조정하고 경영합리화와 원가절감 등 업체의 경영개선을 통해 나머지 인상요인을 흡수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4일부터 전기요금을 평균 4% 올렸다. 지난해 8월 4.9% 인상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인상한 것이다. 주택용은 평균 2%, 산업용과 일반용은 각각 4.4%와 4.6% 인상됨에 따라 도시가구는 월평균 930원 늘어난 4만7500원, 산업체는 27만원 증가한 638만원 선의 전기요금을 부담하게 됐다.
'서민 술'인 소주를 비롯해 술값은 일찌감치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소주시장 점유율 1위인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12월 '참이슬' 가격을 8.19% 인상한 데 이어 보해양조(8.3%), 무학(8.57%), 한라산(8.05%), 롯데주류 '처음처럼(8.8%)' 등이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출고가 인상에 따른 소매가 인상요인이 100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대부분의 음식점이 병당 3000원이던 소주 값을 4000원으로 1000원이나 올리면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롯데주류가 오는 21일부터 스카치블루 가격을 평균 5.6% 올리기로 하는 등 양주 값도 뛰었다. 앞서 디아지오코리아가 지난해 9월 윈저 가격을 5.5%,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올해 초 임페리얼 출고가를 5.7% 인상한 바 있어 국내 3대 위스키 제조업체가 모두 가격인상을 마친 셈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스코틀랜드에서 전량 수입하는 위스키 원액 현지 가격이 크게 올랐고 포장재와 물류비 등 원가부담이 가중돼 출고가를 인상했다"고 말했다.
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도 불안한 모습이다. 통상 봄가을은 재계약 가구 증가, 학군 수요, 결혼 등으로 전세수요가 집중되면서 단기적으로 불안심리가 존재한다. 특히 저금리로 인해 임대인들이 월세를 선호함에 따라 전세물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전·월세 시장의 불안요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전세가는 0.2%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0.8%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병행수입 활성화 등

정부는 이날 물가안정책임관 회의를 열어 물가안정 기조 정착과 수입공산품 가격 안정을 위해 병행수입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병행수입이란 동일 브랜드 상품을 여러 수입업자가 제조국이 아닌 제3국이나 홍콩, 마카오 등 자유무역항의 판매업자를 경유해 국내에 판매할 수 있는 제도다. 정부는 우선 공산품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병행수입업체의 통관담보금을 종전 과세가격의 150%에서 120%로 조정해 부담을 완화했다. 또 신속한 통관을 위해 통관보류해제 심사기간을 단축(현행 15일→7일)하고 통관 인증기준 완화, 통관표지 입력 내용 간소화.형태 다양화 등 수요자의 편의성을 적극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최근 국제 곡물시장 동향과 전망을 논의하고 가공식품 등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 곡물가격 안정세가 가공식품 등의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소비자단체의 원가분석 등을 토대로 인상요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박승덕 윤경현 홍창기 기자

2011년 12월 10일 토요일

MB가 집값을 절대 끌어올릴 수 없는 세 가지 이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09일자 기사 'MB가 집값을 절대 끌어올릴 수 없는 세 가지 이유'를 퍼왔습니다.
부동산 불패 신화는 끝났다… 집값 폭락 과도기, 전세 기근 계속될 듯

공급을 늘려야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주택 보급률과 자가 점유율의 차이를 간과하고 있다. 서울시 주택 보급률은 2000년 77.4%에서 지난해 96.7%까지 늘어났다. 그런데 왜 집 없는 사람이 이리도 많을까. 자가 점유율은 2000년 40.8%에서 지난해 41.1%로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집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내 집 마련을 한 경우 보다는 기존에 집이 있던 사람들이 추가로 산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집값도 뛰어오를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전세 수요와 구매 수요는 분명히 다르다. 전셋값이 오르는 건 집값이 떨어질 거라는 기대 심리 때문이기도 하고 전세를 끌어안고 집을 사는 투기적 가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은 실 수요와 투기적 가수요가 동시에 줄어드는 상황이다. 물가가 오르면서 저축률이 하락하고 노동자 가구 가처분 소득도 줄고 있다. 대출 받아 집 사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지역 주택 보급률과 자가 점유율 추이. 핵심은 무작정 공급을 늘리는 게 아니라 살 수 있는 싼 집을 늘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 대우증권.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고 안간힘을 쓰면서도 DTI(총부채상환비율)이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를 쉽게 풀지 못하는 건 가계부채가 이미 위험스러울 정도로 불어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계신용 잔액은 1998년 184조원에서 지난해 795조원,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892조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명목 국민총생산은 연 평균 7.3% 늘어났는데 가계부채는 13.0% 늘어난 셈이다. 

대우증권 송홍익 연구원은 “결국 지난 10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경제 성장률을 상회했는데 이는 저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가 부동산 가격 상승의 핵심 원동력이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동자 가구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994년 49.5%에서 2000년 73.3%, 지난해에는 122.5%까지 급증했다.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랐다는 이야기다. 

송 연구원은 “지금은 정부가 나서서 가계부채 증가를 제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처럼 가계부채를 동반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송 연구원은 “부채를 늘릴 수 없다면 소득이라도 늘어나야 부동산 시장을 떠받칠 수 있을 텐데 가계소득 증가율은 지난 10년 동안 국내총생산 증가율을 밑돌고 있다”면서 “소득 증가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주요도시 PIR. 소득 대비 집값의 비율이다. 서울지역의 경우 13년 동안 소득을 모두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 ⓒ대우증권.

2000년 기준으로 노동자 가구 가처분 소득은 364조원,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은 700조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각각 641조원과 2580조원으로 늘어났다. 비율로 보면 1.9배 수준에서 4.0배까지 늘어난 셈이다. 소득 대비 집값을 나타내는 PIR은 서울이 13.0배, 경기도가 7.0배에 이른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13년 동안 소득을 모두 저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소득의 3분의 1을 저축한다고 해도 40년 가까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생아 수와 서울 아파트 가격 추이. 송홍익 연구원은 "집값이 비싸니 결혼이 늦어지고 신생아 수가 급감, 경제의 동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대우증권.

인구 고령화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가구당 순자산은 2억4560만원이지만 30대만 놓고 보면 1억6124만원 밖에 안 된다. 대우증권은 수도권의 경우 가구당 순자산이 3억708만원, 30대 가구는 2억155만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시 평균 아파트 가격이 105.6㎡ 기준으로 5억6736만원, 경기도는 3억464만원 정도니까 서울에서는 3억6518만원, 경기도에서도 1억309만원을 대출 받아야 한다. 

결국 대출 기준을 크게 완화하지 않는 이상 30대가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는 요원하다는 이야기다. 40대 가구의 경우도 전국 기준으로 순자산이 2억4419만원, 수도권 지역은 2억6213만원 정도다. 역시 상당한 대출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PIR이 5배 안팎이었던 10여년 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집값은 너무 비싸고 소득 수준은 그때보다 더 열악하다. 특히 30대와 40대의 구매 여력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선거철마다 나왔던 부동산 대책도 내년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가 쓸 수 있는 대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송 연구원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20~40대의 지지를 끌어모아야 할 텐데 과거와 같은 부동산 부양 정책은 전·월세 가격 급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2040세대의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면서 “과거와 달리 전·월세 가격을 제어하기 위한 주택 공급 증가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집값 하락이 계속될 거라는 근거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율을 제어하고 있기 때문에 빚 내서 집 사는 사람이 늘어날 수가 없고 둘째, 물가 상승과 저축률 하락,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있어 소득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셋째, 2040세대의 불만이 거센 상황이라 과거와 같이 일방적인 부동산 부양 정책 보다는 공급 증가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정책과 가격 추이. 정부 정책의 약발이 갈수록 먹혀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동양증권.

부동산 불패 신화가 끝나간다는 신호가 여러 경로로 감지되고 있지만 전셋값 상승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은 전세와 매매 비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 과거 고점이 서울은 58.7%, 경기도는 63.9%인데 현재는 각각 47.2%와 52.4%로 낮은 편이다. 결국 한동안 전셋값 상승이 계속되거나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지 않는 이상 전세 기근현상이 한동안 계속될 거라는 이야기다. 

대우증권은 이례적으로 “최소 향후 5년 동안은 아파트 가격 하향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우증권은 “집이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집값이 계속 오르길 원하겠지만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 장기적으로 생산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면서 “2040세대가 짊어지고 있는 무거운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단기적인 경제 성장에 만족하는 수준을 넘어 2030년을 바라보며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저녁 방송된 KBS <뉴스9>

12·7 대책은 집권 말기에 들어선 이명박 정부가 보수 기득권 세력을 달래려 내놓은 고육지책이지만 별반 새로울 게 없고 실효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이미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데 있다. 이제 대출을 늘려주고 세금을 깎아주면서 집값을 끌어올리는 시대가 지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부동산 대세 하락이 시작됐고 이 대통령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나온 상황이다. 

동양증권 정상협 연구원도 “센티멘트(심리) 개선만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거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현재 부동산 시장 침체의 근본적인 문제는 공급되는 주택 가격과 실제 소비자들이 사고자 하는 가격의 괴리에서 비롯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정부의 이번 대책은 부동산 시장에서 양도차익 기대감이 클 때 효과를 볼 수 있는 조치들이지만 시장이 계속 횡보할 것으로 보이는 지금 상황서는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2011년 11월 30일 수요일

[사설]물가는 못 잡고 꼼수부리는 한심한 물가당국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29일자 사설 '[사설]물가는 못 잡고 꼼수부리는 한심한 물가당국'을 퍼왔습니다.
통계청이 어제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안을 발표했다. 물가지수 개편은 소비행태 등 경제·사회 변화를 반영해 조사대상 품목 등을 조정하는 식으로 5년마다 실시하는데 이번 개편으로 올 1~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4%에서 4.0%로 낮아지게 됐다. 이로 인해 11·12월을 포함한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4.0%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지수개편으로 물가 상승률이 크게 떨어지게 된 데 대해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 해명하지만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이 꼼수를 부렸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논란이 됐던 금반지는 결국 전체 조사대상 품목을 489개에서 481개로 줄이는 과정에서 빠졌다. 최근 몇 년 사이 국제시세 폭등으로 물가지수를 크게 끌어올린 금반지를 조사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7%포인트나 낮아지게 됐다. 귀금속 등을 ‘자산’으로 분류하는 국제연합(UN) 기준에 따라 금반지를 제외했다는 설명이지만 이 기준은 이미 1993년에 나온 것이다. 금반지 대신 조사대상에 넣은 14K 미만 금제품 등 장신구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 효과는 0.02%포인트에 그쳤다. 그것도 14K ‘이하’가 아니라 ‘미만’이다. 올 들어 값이 크게 올랐던 쌀은 1인당 소비가 줄었다며 가중치를 14.0에서 6.2로 크게 낮췄다.

국제기준에 따랐다는 조사대상 가중치·규격 변경도 모두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쪽으로만 작용했다. 가중치 모집단 가구를 1인 이상 ‘도시가구’에서 ‘전국가구’로 확대한 결과 최근 고물가의 주범인 농축수산물 가중치가 크게 낮아졌다. 조사규격이 2개 이상인 품목의 경우 기하평균방식을 적용해 국산 고춧가루 값이 뛰면 값이 싼 수입 고춧가루 소비가 증가하는 효과를 지수에 반영했다고 한다. 결국 금반지 개편으로 0.25%포인트, 품목·가중치 조정으로 0.12%포인트, 기하평균방식 적용으로 0.02%포인트의 물가 상승률을 낮췄다. 정부가 새 물가지수 반영 시기를 12월에서 11월로 앞당긴 것도 연간 물가 상승률 관리를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올라 서민가계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는데 정부가 고작 물가지수를 주물러 ‘착시효과’나 노린다면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지표물가와 체감물가 간의 괴리가 크다는 불만이 많은데 지표를 현실과 더욱 멀어지도록 만드는 꼴이다. 엉터리 실업률 통계를 놓고 ‘고용대박’이라더니 이제는 물가통계까지 엉터리로 만들어 놓고 무슨 물가를 잡겠다는 것인가.

2011년 11월 21일 월요일

[사설]‘물가 잡겠다’ 큰소리치던 장관들 다 어디 갔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20일자 사설 '[사설]‘물가 잡겠다’ 큰소리치던 장관들 다 어디 갔나'를 퍼왔습니다.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서민층의 삶이 갈수록 궁색해지고 있다. 발표되는 가계 지표들마다 이런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통령부터 장관들까지 연초부터 ‘물가 잡겠다’고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물가는 여전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가뜩이나 ‘없는 살림’을 더욱 쪼그라들게 하고 있다.

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엥겔계수가 지난 3·4분기 중 기록적으로 높아졌다는 소식이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엥겔계수는 22.8%로 7년 만에 최고를, 전체 가구의 엥겔계수는 3년 만에 최고인 15.0%를 기록했다. 값이 올라도 좀처럼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것이 쌀값·반찬값 등 먹을거리 비용인데 그 부담이 기록적으로 커진 것이다. 농축수산물·가공식품값 등을 중심으로 3·4분기 소비자물가가 4.8%나 뛴 충격이 고스란히 서민 가계에 전해진 결과다.

전방위적인 고물가의 충격이 식료품비 부담을 키우는 수준에서 그칠 리 없다. 3·4분기 적자가구 비율이 28.2%로 6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의 적자가구 비율은 59.3%에 이르렀다. 전체로는 3가구 가운데 1가구, 저소득층 가구는 2가구 중 1가구꼴로 적자라는 얘기다. 명목소득(전국 2인 이상 가구)은 1년 전보다 6.5% 늘었지만 물가가 크게 뛰는 바람에 실질소득은 1.6% 증가에 그쳤다. 소득은 거의 제자리걸음인데 고물가로 씀씀이가 커지면 빚으로 적자를 메워나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오른 물가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닌데 앞으로가 더 문제다.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상승 압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유가 등 수입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공공요금·대중교통요금 등의 인상이 대기 중이다. 결국 저임금 근로자·영세 자영업자 등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삶은 더욱 피폐해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가고통으로 서민 가계는 점점 더 멍드는데 정부의 물가 잡으려는 의지는 사실상 실종된 듯하다. 대통령이 물가비상을 걸었던 연초만 하더라도 각 부처가 기업 팔목 비틀기 등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물가 잡기에 나서는 시늉이라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고물가에 둔감해진 탓인지 그런 모습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정부가 세운 연간 소비자물가 억제목표(4%)는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인데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없다. 고작 국제시세가 오른 금값을 물가조사 대상에서 제외해 물가지수를 낮추려는 식의 꼼수나 도모하고 있다. 얼마 전 소비자시민모임은 올들어 기름값이 뛴 덕분에 정부가 더 걷은 세금이 6000억원이 넘었다고 발표했지만 정부는 연간 20조원에 이르는 유류세를 내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물가를 잡으려는 의지도, 서민의 고통을 분담하려는 자세도 보이지 않으니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