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무기수출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무기수출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1월 25일 금요일

미국 무기 장사 아시아가 봉이야


이글은 시사IN 2013-01-25일자 기사 '미국 무기 장사 아시아가 봉이야'를 퍼왔습니다.
중국 군사력 팽창·북한 미사일 발사 등 아시아 지역 안보불안이 미국 무기수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는 방어선을 만들고 무기까지 사주니 미국으로선 이보다 좋은 일이 없다

장사를 하려면 물건이 잘 팔리는 지역에서 판을 벌여야 한다. 목이 좋아야 하고, 고객에게 딱 필요한 물건을 팔아야 하고, 물건을 원하는 수요층이 많아야 한다. 최근 미국의 무기 장사가 아시아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이어가는 것은 이 조건이 두루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무기를 팔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판을 잘 벌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재선 성공 이후 미얀마 문제, 북한 미사일 발사, 중국과의 외교 힘겨루기 등을 무기 판매를 성사시키는 촉진제로 잘 활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외교축이 아시아로 움직인 것(pivot to Asia)도 무기 수출에 호재로 작용한다. 미국 정부에게 무기 수출은 세계 안보 무대에서 미국의 이해관계를 지키는 핵심적·효율적 수단이다. 

ⓒReuter=Newsis 미국은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위) 1세트 4대를 한국에 팔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또한 미국의 무기 수출은 미국의 경제위기 속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나가면서 미국 내 무기 구매가 줄었고, 유럽이 재정위기를 맞으면서 대(對)유럽 무기 수출도 침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의 안보 불안은 미국 무기 장사에 호재로 작용했다. 록히드마틴, 보잉, 노스롭그루먼 등 방위산업체가 속한 미국항공우주산업협회(AIA)는 지난달 발표한 연례 평가·전망보고서에서 “아시아 지역 무기 판매가 유럽에서 줄어드는 양을 만회하고도 남을 것이다. 앞으로 최소 몇 년간은 미국 무기에 대한 수요가 충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시아 시장은 안보 면에서 미국에 아주 중요하다. 먼저 중국이 아시아에서 군사 강국으로 입지를 굳히는 것을 견제할 수 있다. 중국의 군사력이 커질수록 이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쪽은 미국이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도 중국의 군사력 팽창에 맞설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방위산업체 컨설팅 업체인 바우어그룹아시아의 루퍼트 해먼드체임버스 씨는 “중국이 동남 중국해에서 연일 이어지는 영토분쟁과 관련해 자국의 영유권을 강하게 주장하는 만큼 주변 국가에서 국방예산을 더욱 늘릴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얼마 전 미사일 시험 발사까지 했다. 일본으로서는 북한의 미사일에 대응할 미국의 무기가 필요해진 셈이다. 이에 일본은 지난해 12월10일 총 4억21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이지스함 2척에 새로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일본은 새로운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4억2100만 달러를 주고 사들이기로 했으며, 50억 달러를 투입해 주력 전투기를 F4에서 F35로 교체할 예정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2년 3월 이명박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만났다. 아시아 안보 불안이 미국 무기 수입을 부추긴다.

미국으로서는 일본이 자기들 스스로 비싼 돈 들여가며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는 방어선을 만들어주고 자국의 무기까지 사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미국이 직접 돈을 들여 구축해야 할 군사 방어망을 무기 수출까지 해가며 구축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이다.

한국도 미국의 주요 무기 판매처이다. 미국은 지난해 12월21일 무인 정찰기 ‘글로벌호크’ 1세트 4대를 한국에 판매하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로이터는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12억 달러(약 1조3000억원)에 글로벌호크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시기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2주가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북한의 미사일로 인한 불안 요소가 한국과 미국으로 하여금 글로벌호크의 필요성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글로벌호크(Global Hawk)는 이름 그대로 ‘세계를 나는 매’라는 뜻으로, 비행고도 최고 19.8㎞에서도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를 동원해 지상에 있는 0.3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최대 비행 속도는 시간당 636㎞이며 작전반경은 3000㎞에 달한다. 작전 비행시간은 38~42시간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은 한국에 이 글로벌호크의 필요성을 자극했다. 

이전에도 한국이 글로벌호크를 구입하고자 했으나 미국 의회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 규정을 이유로 글로벌호크 판매에 반대했고, 미국 정부 역시 지지부진한 자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미국 국방부는 “한국이 북한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무인 정찰기 글로벌호크 판매를 공식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이제 미국이 한국에 글로벌호크를 판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글로벌호크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 글로벌호크 1세트는 RQ4 블록30형 4대로 여기에 장비와 부품 등을 모두 포함하면 12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2009년 4800여억원이던 것이 2011년 9400여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 10월 다시 1조원을 넘더니 의회 통보 과정에서는 약 1조3000억원까지 상승해 결국 3배나 뛰었다. 수요가 절실하면 가격이 오르기 마련인 것이 장사라지만 상당히 고가이다. 

한·일 보수 정권 출범으로 ‘무기 특수’

하지만 한국 처지에서는 고가에라도 필요하면 살 수밖에 없을뿐더러, 이런 비싼 무기가 한국에 팔려나가면 한국과 인접한 나라들도 이 무기를 구입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미국이 글로벌호크를 한국에 판다고 하자마자 일본·오스트레일리아·싱가포르 정부도 글로벌호크 구입에 관심을 나타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올해는 미국이 더더욱 아시아 무기시장의 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해이다. 한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 등 친미 보수 성향의 지도자가 탄생한 것도 미국의 무기 수출에 힘을 실어준다. 무기 특수를 업고 미국은 2011년 전 세계 173개국에 무기를 수출해 442억8000만 달러(약 49조9600억원)를 벌어들였다. 이 액수는 전년도에 비해 100억 달러나 늘어난 것이다. 내년에는 여기에서 70%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미국 국무부는 전망한다. 한국의 새로운 정권은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방어와 중국과의 영토분쟁 때문에 무기 수입을 희망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과 인접한 인도도 최근 들어 수백억 달러어치의 새 군사장비를 구입하는 등 군사능력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인도가 오랜 기간 긴장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이 군사력을 확대 중이기 때문이다. 인도가 군비를 지출할수록 파키스탄도 이에 대응하느라 같이 군비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 즉 중국이 군사력을 높이면 일본과 인도가 군비를 지출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인근 국가들도 모두 군비 지출에 가세하는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군비 지출의 나비효과는 결국 아시아 전체에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무기 장사를 날로 번창하게 만드는 조건이 형성되는 셈이다. 아시아의 군사적 긴장감이 ‘재정절벽’이라는 절박한 미국의 경제 상황에는 가뭄에 단비 같은 ‘구명줄’이다. 이런 특수를 업고 미국은 올해도 아시아 시장에서 무기 수출의 초대박 행진을 계속할 전망이다.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미국 무기 장사 아시아가 봉이야


이글은 시사IN 2013-01-25일자 기사 '미국 무기 장사 아시아가 봉이야'를 퍼왔습니다.
중국 군사력 팽창·북한 미사일 발사 등 아시아 지역 안보불안이 미국 무기수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는 방어선을 만들고 무기까지 사주니 미국으로선 이보다 좋은 일이 없다

장사를 하려면 물건이 잘 팔리는 지역에서 판을 벌여야 한다. 목이 좋아야 하고, 고객에게 딱 필요한 물건을 팔아야 하고, 물건을 원하는 수요층이 많아야 한다. 최근 미국의 무기 장사가 아시아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이어가는 것은 이 조건이 두루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무기를 팔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판을 잘 벌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재선 성공 이후 미얀마 문제, 북한 미사일 발사, 중국과의 외교 힘겨루기 등을 무기 판매를 성사시키는 촉진제로 잘 활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외교축이 아시아로 움직인 것(pivot to Asia)도 무기 수출에 호재로 작용한다. 미국 정부에게 무기 수출은 세계 안보 무대에서 미국의 이해관계를 지키는 핵심적·효율적 수단이다. 

ⓒReuter=Newsis 미국은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위) 1세트 4대를 한국에 팔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또한 미국의 무기 수출은 미국의 경제위기 속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나가면서 미국 내 무기 구매가 줄었고, 유럽이 재정위기를 맞으면서 대(對)유럽 무기 수출도 침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의 안보 불안은 미국 무기 장사에 호재로 작용했다. 록히드마틴, 보잉, 노스롭그루먼 등 방위산업체가 속한 미국항공우주산업협회(AIA)는 지난달 발표한 연례 평가·전망보고서에서 “아시아 지역 무기 판매가 유럽에서 줄어드는 양을 만회하고도 남을 것이다. 앞으로 최소 몇 년간은 미국 무기에 대한 수요가 충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시아 시장은 안보 면에서 미국에 아주 중요하다. 먼저 중국이 아시아에서 군사 강국으로 입지를 굳히는 것을 견제할 수 있다. 중국의 군사력이 커질수록 이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쪽은 미국이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도 중국의 군사력 팽창에 맞설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방위산업체 컨설팅 업체인 바우어그룹아시아의 루퍼트 해먼드체임버스 씨는 “중국이 동남 중국해에서 연일 이어지는 영토분쟁과 관련해 자국의 영유권을 강하게 주장하는 만큼 주변 국가에서 국방예산을 더욱 늘릴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얼마 전 미사일 시험 발사까지 했다. 일본으로서는 북한의 미사일에 대응할 미국의 무기가 필요해진 셈이다. 이에 일본은 지난해 12월10일 총 4억21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이지스함 2척에 새로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일본은 새로운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4억2100만 달러를 주고 사들이기로 했으며, 50억 달러를 투입해 주력 전투기를 F4에서 F35로 교체할 예정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2년 3월 이명박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만났다. 아시아 안보 불안이 미국 무기 수입을 부추긴다.

미국으로서는 일본이 자기들 스스로 비싼 돈 들여가며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는 방어선을 만들어주고 자국의 무기까지 사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미국이 직접 돈을 들여 구축해야 할 군사 방어망을 무기 수출까지 해가며 구축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이다.

한국도 미국의 주요 무기 판매처이다. 미국은 지난해 12월21일 무인 정찰기 ‘글로벌호크’ 1세트 4대를 한국에 판매하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로이터는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12억 달러(약 1조3000억원)에 글로벌호크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시기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2주가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북한의 미사일로 인한 불안 요소가 한국과 미국으로 하여금 글로벌호크의 필요성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글로벌호크(Global Hawk)는 이름 그대로 ‘세계를 나는 매’라는 뜻으로, 비행고도 최고 19.8㎞에서도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를 동원해 지상에 있는 0.3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최대 비행 속도는 시간당 636㎞이며 작전반경은 3000㎞에 달한다. 작전 비행시간은 38~42시간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은 한국에 이 글로벌호크의 필요성을 자극했다. 

이전에도 한국이 글로벌호크를 구입하고자 했으나 미국 의회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 규정을 이유로 글로벌호크 판매에 반대했고, 미국 정부 역시 지지부진한 자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미국 국방부는 “한국이 북한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무인 정찰기 글로벌호크 판매를 공식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이제 미국이 한국에 글로벌호크를 판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글로벌호크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 글로벌호크 1세트는 RQ4 블록30형 4대로 여기에 장비와 부품 등을 모두 포함하면 12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2009년 4800여억원이던 것이 2011년 9400여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 10월 다시 1조원을 넘더니 의회 통보 과정에서는 약 1조3000억원까지 상승해 결국 3배나 뛰었다. 수요가 절실하면 가격이 오르기 마련인 것이 장사라지만 상당히 고가이다. 

한·일 보수 정권 출범으로 ‘무기 특수’

하지만 한국 처지에서는 고가에라도 필요하면 살 수밖에 없을뿐더러, 이런 비싼 무기가 한국에 팔려나가면 한국과 인접한 나라들도 이 무기를 구입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미국이 글로벌호크를 한국에 판다고 하자마자 일본·오스트레일리아·싱가포르 정부도 글로벌호크 구입에 관심을 나타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올해는 미국이 더더욱 아시아 무기시장의 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해이다. 한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 등 친미 보수 성향의 지도자가 탄생한 것도 미국의 무기 수출에 힘을 실어준다. 무기 특수를 업고 미국은 2011년 전 세계 173개국에 무기를 수출해 442억8000만 달러(약 49조9600억원)를 벌어들였다. 이 액수는 전년도에 비해 100억 달러나 늘어난 것이다. 내년에는 여기에서 70%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미국 국무부는 전망한다. 한국의 새로운 정권은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방어와 중국과의 영토분쟁 때문에 무기 수입을 희망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과 인접한 인도도 최근 들어 수백억 달러어치의 새 군사장비를 구입하는 등 군사능력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인도가 오랜 기간 긴장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이 군사력을 확대 중이기 때문이다. 인도가 군비를 지출할수록 파키스탄도 이에 대응하느라 같이 군비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 즉 중국이 군사력을 높이면 일본과 인도가 군비를 지출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인근 국가들도 모두 군비 지출에 가세하는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군비 지출의 나비효과는 결국 아시아 전체에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무기 장사를 날로 번창하게 만드는 조건이 형성되는 셈이다. 아시아의 군사적 긴장감이 ‘재정절벽’이라는 절박한 미국의 경제 상황에는 가뭄에 단비 같은 ‘구명줄’이다. 이런 특수를 업고 미국은 올해도 아시아 시장에서 무기 수출의 초대박 행진을 계속할 전망이다.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2012년 5월 8일 화요일

이해 못할 MB 대북외교는 무기구매 때문?


이글은 시사인 2012-05-08일자 기사 '이해 못할 MB 대북외교는 무기구매 때문?'을 퍼왔습니다.
왜 이명박 대통령은 남북대화를 막판에 틀어버리는 발언을 할까. 미국은 한국에 무기 수출을 대폭 늘리는 전략을 세웠다. 천안함ㆍ연평도 사건 뒤 이 대통령 방미를 계기로 한국은 14조원의 무기 도입 협약을 맺었다

남북관계의 중요한 대목마다 이명박 대통령이 등장해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모습은 지난 4년간 여러 차례 나타났다. 그동안은 본인이 측근을 시켜 북한 측과 막후 접촉을 하게 해놓고는 뭔가 되려고 하면 이를 무산시키는 말을 하거나 조처를 취하는 등의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자주 보였다. 2009년 10월 싱가포르 비밀 접촉 이후의 일처리 과정이나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초까지 전개됐던 류우익 장관의 대북 접촉 과정에서도 그러했다. 추측건대, 한편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국민의 시선을 의식해 뭔가 하는 척하면서, 실제로 뭔가 이루어지려 하면 방향을 트는 말이나 행동을 해왔다는 의심을 살 만한 모습을 보여온 것이다. 결국 대통령의 본심은 남북관계 개선보다는 긴장 국면을 적정 수준에서 조절하고자 해온 게 아닌가 하는 것이 지금까지 관찰한 모습이다.

그런데 북한의 4·15 행사 뒤 일련의 대북 발언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몇 걸음 더 나갔다. 위성 발사 실패로 북한이 내부적으로 낭패감과 함께 국제적으로도 궁지에 몰려 독이 올라 있으리라는 것을 모를 리 없을 텐데, 마치 작심한 듯 북쪽을 자극하는 발언을 의도적으로 계속해 긴장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분단의 평화적 관리를 최대 의무 중 하나로 여겨온 역대 대통령들에게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그의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Reuter=Newsis 4월20일 평양에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군민(軍民) 대회가 열렸다.

일단 해외의 관점을 빌려보자. 바로 중국의 시각이다. 지난 3월21일 와 현대경제연구원이 주최한 ‘북한경제 글로벌 포럼’에서 중국 칭화 대학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류장융(劉江永) 부원장의 발표문(‘동북아 정세 시나리오 플래닝:김정은 권력승계 이후의 한반도 정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물론 류 부원장 논문이 이명박 대통령 행태를 직접 분석한 것은 아니다. 2009년 이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 결정 요인을 주로 분석한 것이다. 


관계 개선이 아니라 긴장 관리?

그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국내의 금융 및 재정 위기로 인해 군수산업의 생산 라인을 유지하기 힘들게 되자 한반도 등 지역 긴장을 활용해 대대적으로 무기를 수출해왔다. 특히 2011년 전략적 핵심을 다시 아태 지역으로 옮기는 한편 국방비는 대폭 감축하는 계획을 수립한 이래 미국 국방부가구매하지 못하는 미제 무기를 한국을 비롯한 아태 지역 동맹국들이 대신 사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정책 목표 역시 이런 미국 상황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었는데, 그 하나는 한반도 긴장을 이용해 한국에 미제 무기를 파는 것이고 또 하나는 북한의 핵실험 방지라는, 상호 모순되는 목표 추구로 나타났다. 이는 시계열적으로 무기 판매 목표를 달성한 이후에야 북한의 핵실험 방지를 위한 대북 접촉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분석을 한반도 상황에 대입해보면 우선 2008년 오바마 정권 등장 이후 미제 무기 도입량이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천안함 사건 및 연평도 폭격 사건이 발생한 뒤인 2011년 10월 이 대통령 방미를 계기로 미국 1년 군수물품 수출액의 30%에 해당하는 약 14조원(약 124억 달러) 규모의 무기 도입 협약이 체결됐다. 오바마가 북한 측과 2·29 합의에 나선 것은 바로 한국과 무기 도입 협약을 맺은 직후였던 것이다.


ⓒ록히드마틴 제공 이명박 정부가 도입하려는 F-35 전투기.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입장이 곤란해졌다. 임기 1년을 앞둔 대통령이 14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들여 구입하려는 미제 무기를 둘러싸고 온갖 추문이 벌어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14조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F-35 전투기는 정작 미국 국방부로부터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퇴짜 맞은 기종일 뿐 아니라 성능과 가격을 둘러싸고 온갖 시비가 일고 있다. 같이 도입하기로 한 대형 공격 헬기나 아파치 헬기 등도 대당 가격이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14조원에 대한 1~3%의 커미션만 따져도 엄청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와 무기 거래 스캔들로 비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4·11 총선 이후 몸집이 커진 야당이 이를 그냥 넘어간다면 그 자체가 이상한 일일 것이다. 

류 부원장은 앞으로 한반도 정세 예측에서 타이완 해협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군산복합체 발전 모델을 중요 변수로 놓고 보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그 내용 중에는 무기 판매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미국이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한국이 미국 무기 수입을 감축하려 할 경우 미국은 북한과의 핵 협상을 까다롭게 하거나 한국 정부로 하여금 대북 강경 정책을 채택하도록 조정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얘기는 곧 미국의 대한 무기 판매 문제와 한반도 긴장이 함수관계로 맞물릴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자면 대외적으로 평화를 지향한다는 한국 정부 또는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긴장 유발 행위를 지속적으로 할 경우 그 배경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의도적 대북 발언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14조원대 무기 구매 문제와 모종의 함수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류 부원장의 발표문에서 앞으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미국의 군산복합체 발전 모델과 더불어 주목해야 할 북한 측 요인이 바로 선군(先軍)정치이다. 미국 군산복합체 모델에 입각한 대남 압박과 북한의 선군정치가 맞물리면 남북의 긴장 완화가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인 셈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4·15 행사 과정을 통해 북한 내에서 그동안 밀리는 추세였던 선군정치가 다시 한번 확고한 위상을 찾게 됐다. 


북의 선군사상과 맞물리면 강경 대결즉, 지난 4·15 행사 기간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을 영원한 총비서와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우상화했는데, 이는 영원한 국가주석이라 했던 김일성 주석보다 실질적으로는 한 걸음 더 나아간 조처인 셈이다. 이로써 김일성 주석으로 상징되는 주체사상보다 김정일 위원장으로 대표되는 선군사상이 북한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지도이념이 되었고, 동시에 선군사상을 앞세운 군부의 기득권이 확고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김정일 위원장의 우상화 과정을 보면 김 위원장 본인은 오히려 자신을 우상화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겼음에도, 군부가 자신들의 기득권 방어를 위해 밀어붙인 혐의가 짙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장성택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룡해가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오른 것을 두고 당의 우위가 관철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는데, 원래 총정치국장은 당에서 맡는 자리인 만큼 이것만 가지고 당·군 관계 변화를 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선군사상을 앞세운 군부 기득권이 강화돼 핵·미사일 개발 따위 선군 경제 영역에 대한 자원 배분이 우선 이뤄지게 됨으로써 당의 개혁개방 입지가 축소될 가능성까지 지적된다. 아울러 미국 군산복합체의 대남 무기 구매 압력과 맞물릴 경우 자칫하면 남과 북의 ‘강 대 강’ 대결 구도가 구조화될 우려도 존재한다.

남문희 기자 | bulgot@sisa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