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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3일 토요일

김종인 “시대의 흐름 못 읽는 지도자는 성공 못해”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22일자 기사 '김종인 “시대의 흐름 못 읽는 지도자는 성공 못해”'를 퍼왔습니다.

ㆍ“경제민주화 기본적 지식 결여… 대선 후 다시 안이한 사고 젖어”
 ㆍ당선인에 공약 후퇴 우회적 경고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22일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인식 못하는 지도자는 경제도 성공을 못시키고 정치도 성공을 못시켰다”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5대 국정목표에서 ‘경제민주화’가 배제된 것을 비판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관련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영자총협회 주최 최고경영자연찬회 ‘새로운 시대의 첫 발걸음! 건강한 경제에 달려 있다’는 제목의 특강에서 “인수위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원칙 있는 시장경제가 경제민주화를 포괄한다’고 했는데 그건 경제민주화에 대한 기본적 지식 결여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시장경제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틀을 제대로 짜주지 않으면 안된다”며 “시장경제 기본원리가 탐욕이지만 탐욕에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재앙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우리도 IMF 사태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형태로라도 그런 탐욕을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하지 않고서는 경제가 건전하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자는 사람들이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그런다. 솔직히 과거를 돌이켜 보면 우리 재계 구조가 시장원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냐”며 “이제는 이 사람들이 어느 정도 사회를 포용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가 됐는데, 아직도 탐욕만 지배하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것이 옳은지 그른지도 모르는 정치권을 향해 국민들이 정신 차리고 있느냐는 반발로 나타난 것이 지난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며 “정치권이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린 것처럼 보이다가 총선과 대선을 치르면서 다시 안이한 사고로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이 시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으면 또 한번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이 총선·대선 승리 후 경제민주화는 물론 복지공약 후퇴 등 보수화하는 흐름을 비판하면서 복지와 같은 시대정신을 망각할 경우 사회적 갈등과 정권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그는 “복지를 하게 되면 재원 마련을 위해 경제가 어려워진다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라며 “복지는 보수가 보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정과제에 경제민주화가 빠졌다’는 질문에 “인수위에 참여하는 사람 중에 경제민주화 개념을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당선인이 국민에게 1년 내내 그(경제민주화) 약속을 했는데 실행을 안 할 수 있겠느냐”며 “박 당선인의 정직성을 믿는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에 대한 신뢰를 표시한 것이지만, 이는 우회적으로 ‘신뢰·원칙’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온 박 당선인 정부에서 경제민주화 등이 후퇴할 경우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란 충고로 풀이된다.

임지선·정환보 기자 vision@kyunghyang.com

2013년 2월 10일 일요일

장관 인사청문회, 3월에 할 건가요


이글은 미디어스 2013-02-08일자 기사 '장관 인사청문회, 3월에 할 건가요'를 퍼왔습니다.
당선인 보이지 않고, 위원장 보일 수 없는 인수위원회

총리를 지명하는 자리에 박근혜 당선인은 나오지 않았다. 총리 낙마 이후에도 인수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김용준 위원장 역시 등장하지 않았다. ‘신뢰’와 ‘원칙’을 강조하는 박 당선인 입장에서 이미 총리를 한 번 지명했던 마당에 또 다시 새 총리를 지명하러 나오는 것이 불편했던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 역시 등장하지 못했다. 그는 바로 전의 낙마 당사자이다.

▲ 박근혜 당선인과 김용준 인수위워장ⓒ뉴스1

당선인은 보이지 않고, 위원장은 보일 수 없는

당선인은 보이지 않고, 위원장은 보일 수 없다. 주요인선 1차 발표는 어쩌면 박근혜 정부의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오늘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념과 진영을 넘어 ‘국민행복시대’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박근혜 인수위의 현재 성적표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수준이다. 국가의 비전은 공약 말 바꾸기 논란 속에 허우적대고 있고,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법치’와 ‘안전’에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정부 3.0을 한다면서도 소통에 있어선 거의 낙제점에 가깝다.
첫 총리가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비슷한 양상이 반복된 것은 그래서 매우 불안한 요소다. 정홍원 총리 지명자는 “제안을 받은 것은 며칠 전”이라고 말했다. 며칠 사이에 얼마나 철저한 검증이 이뤄졌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온갖 것을 다 검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에 비해서는 훨씬 성의있는 자세를 보였지만, 그 역시 적절한 책임 총리감은 못된다.  
상명하복의 질서인 검사 생활을 30년 간 한 그는 기본적으로 ‘보필’에 익숙한 인물일 수밖에 없다. 책임총리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통령을 정확하게 보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것은 총리의 대답이라기보다는 대통령 비서실장의 대답에 적합한 답변이었다. 어떤 컨셉으로 장관을 추천할 것이냐는 질문에 생각을 밝히기 곤란하다며 “미주알 고주알 까놓으라는 것은 심하다”고 말한 정홍원 지명자의 답변을 봤을 때, 각료 추천 역시 굉장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도 그렇다. 시간이 없다. 설 연휴가 끝나고 2차 인선을 발표한다고 하지만 그 때 각료 명단이 모두 발표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못 고른 것인지 안 고른 것인지 1차 인선에 포함될 것으로 보였던 비서실장 역시 발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벌써부터 ‘인선은 더디고, 검증은 두렵다’는 것이 박근혜 정부 인사의 한 특징으로 드러나고 있다. 8일자 조간신문들이 총리 지명자의 낌새를 전혀 맡지 못했다는 것은 이정현 정무팀장과 일부 ‘문고리 권력’이 꾸려가는 검증팀 외에는 누구도 알지 못하는 ‘깜깜이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가장 적확한 반증일 것이다.

난항의 정부부처 개편, 악마의 디테일은 아직도 오리무중

그리고 무엇보다 정부부처 개편 협상이 난항이다. 7일 민주통합당은 사실상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런 식이라면 더 이상 협상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인수위와 새누리당이 “당선인의 뜻이다. 양해해 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여야가 애당초 합의한 2월 임시국회 일정대로라면, 정부부처조직개편안은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늦어도 18일에는 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한다. 그런데 인수위는 정부부처 이름을 확정한 것 외에 무엇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제 총리 이름이 나왔을 뿐, 부처 인선은 빨라야 12일이다.
이렇다보니 아직 ‘정부 직제표’도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직제표가 없다는 것은 ‘국’과 ‘과’의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단 뜻이고, 부처 간의 업무 조정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단 뜻이다. 관가에서는 누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를 몰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말이 횡행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 자신이 과천으로 가는 것인지(방송통신위원회) 아니면 세종시로 가는 것인지(미래과학부)를 알 수 없어, 주판알 튕기는 소리만 들린다고 한다.  인수위가 가동된 지 50여일 지났지만 아직도 정책 실행의 세부적 프로세스에 대해선 거의 하달이 이뤄지지 않고 있단 얘기다. 민주당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데, 더 중요한 것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말로 묘사하고 있다. 부처 이름만 발표된 개편안으로는 뭣도 알 수 없단 말이다.

▲ 새 정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홍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이사장이 ⓒ뉴스1

3월 돼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장관 인사 청문회

이런 상황에서 14일 정부부처조직개편안이 통과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그렇게 하자고 말한다는 것은 최소한의 염치도 없는 주장이다. 인수위는 야당에 20일은 되어야 정부 직제표를 제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야당이 통 크게 협조를 하려고 해도 최소 20일은 지나야 판단할 근거를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대통령 취임식이 오는 25일이다.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는 26일 하기로 했다. 인사청문회법이 보장한 검증 기간은 20일이다. 정홍원 후보는 최소한 이 기간도 지키지 못하는 일정으로 발표됐고, 다른 부처 장관들은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기식 의원 같은 이는 트위터를 통해 “장관 인사청문회는 3월에나 있을 듯하다”며 정부직제표를 20일에나 제출하겠다면서 법은 14일 통과시켜 달라는 인수위와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벌써부터 회의감이 든다. 후보자 시절 무서울 정도의 ‘권력의지’를 보였던 박근혜 당선인은 정작 권력을 어떻게 운용해야하는지 전혀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인수위 50여일 동안 국민들이 알게 된 박 당선인의 국정철학은 인선에 있어 법조인을 선호한다는 것과 한 번 맺은 인연을 몹시 중시한단 것 그리고 인사검증을 ‘신상털기’라고 생각한단 것 밖에 없다. 정부부처 개편에 대해 박 당선인은 단 한 번도 직접 설명을 하지 않았고, 등장하지 않는 방법을 통해 애초의 안에서 조금도 후퇴하지 않는 ‘독선’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체성을 담보해내는 능력, 일을 처리하는 실력 역시 신통치 않아 보인다.
이쯤되다보니 언론은 오늘도 박근혜 당선인이 왜 정홍원 후보를 총리로 지명했고, 어떤 검증 과정을 거쳤는지는 그냥 나름대로 추측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제 막 총리 이름이 나온 상황에서 정부부처 개편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선 또 그저 맥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고 말이다.  이래저래 형편 없는 인수위, 야속한 당선인이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3년 1월 15일 화요일

‘밀봉 브리핑’과 ‘비밀 인수위’, 어떤 시절의 시작인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15일자 기사 '‘밀봉 브리핑’과 ‘비밀 인수위’,  어떤 시절의 시작인가'를 퍼왔습니다.
[한줌의 미디어렌즈] “이면취재 봉쇄는 언론에 대한 부정”이라던 당선인

새 정부 출범에 앞선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놓고 언론의 불만이 적지 않은 거 같다. 윤창중 대변인 인선을 시작으로 입길에 오르기 시작하더니 ‘밀봉 브리핑’, ‘깜깜이 인수위’, ‘비밀 인수위’, ‘오만과 불통’, ‘언론통제적 발상’ 등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를 보면 다들 이런저런 지적과 함께 인수위 운영이 공개, 공유, 협력을 정부 운영의 핵심가치로 삼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철학에도 배치된다고 덧붙인다. 공개, 공유, 협력. 좋은 말이니 언론관계에도 구현되면 좋은 일이겠다. 언론관계에 대한 당선인의 좀 더 구체적인 발언은 없었을까.

2007년 대선주자 박근혜의 약속

그래서 좀 찾아봤다.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소개할만한 대목이 있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였던 2007년 6월 1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편집·보도국장 세미나에서였다. 굳이 전전(前前) 대선주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 건 지난 대선시기에는 변변히 공개된 발언이 없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대선후보 토론, 이런 거 별로 없었잖은가.

▲ 윤창중 수석대변인 ⓒ뉴스1

2007년 6월 편집·보도국장 세미나 당시는 참여정부의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이 융단폭격을 퍼붓던 때였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로서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은 단호했다. 브리핑룸 확대 개편과 사무실 무단출입 금지 방침 재확인, 부처별 대변인제 및 전자브리핑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이 조치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나라의 수치이고, 자유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2007년 6월 2일자 경향신문 기사의 일부다.
박 전 대표는 "브리핑룸 통폐합은 취재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근본적으로 봉쇄한다. 국가 비상상황에서나 있을 법한 언론통제로 마땅히 철회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4년간의 언론통제 정책은 대통령과 측근들의 개인적 감정과 적개심이 정책화돼 온 과정"이라며 "저는 취재활동을 오히려 지원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취재자유를 보장하고 취재활동을 지원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언론자유는 모든 자유 중 근원인 자유"라며 "언론자유의 핵심은 보도의 자유이며, 보도의 자유 중 핵심은 취재의 자유"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정부가 원하는 정보만 국민에게 전달하고 이면취재는 봉쇄하겠다는 것은 언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언론의 역할은 여론을 전달하고 권력기관 감시가 큰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기자들 청와대 내부 출입도 자유롭게?

참여정부 조치에 대해 언론이 너나없이 성토할 때니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환영받을 일이었을 테다. ‘밀봉 브리핑’이니, ‘깜깜이 인수위’니 하는 지금의 상황과는 좀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 이날 편집·보도국장 세미나에서 박 전 대표는 ‘내가 집권하면 이렇게 하겠다’는 말도 했다. 다음은 같은 날짜 한국일보 기사다.
그는 ‘집권하면 어느 정도 수준으로 기자들과 접촉할 것인가’는 질문에는 “중요한 문제는 직접 브리핑할 수 있다고 본다”며 “정기적으로 현안이나 국정에 대해 (언론과) 대화를 나누고 국민이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 대화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자실 담합이라든지, 기자들의 사무실 무단출입 등을 지적한다’고 하자 박 전 대표는 “이런 것은 마이너한(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부작용 때문에 전체 제도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경우도 거론했다. 한겨레신문 기사의 한 대목이다.
박 전 대표도 “아버지는 한달에 한번 정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오찬하며 여러 가지 얘기를 듣곤 했다. 기자들은 수석비서관실에도 취재하러 갔던 걸로 기억한다. 청와대는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해, 기자들의 청와대 비서실 건물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현 정부의 관행을 비판했다.
대통령이 중요한 사안의 경우 기자들에게 직접 브리핑하고, 정기적으로 출입기자 혹은 언론과 대화하고 게다가 출입기자들은 춘추관만이 아닌 청와대 비서관실에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대선주자로서 이런 말을 한 정치인이 당선인이 됐으니 말대로 구현된다면 언론은 참 좋겠다. 그리되면 언론은 새 정부의 언론관계나 대언론시스템이 진일보했다고 박수쳐줄까.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화면 캡쳐

떠오르는 건 두 가지다. 먼저 박근혜 당선인의 생각과 방침. 현 인수위의 ‘신중함’엔 일견 이해가 간다. 이것저것 파악하고 보고받고 검토하는 단계에서 기사가 나가면 불필요한 혼란이나 혼선을 부를 수도 있다. 허나, 당선인의 과거 발언과 지금의 상황은 대비되어도 너무 대비된다. 전전(前前) 대선주자 시절과 지금 당선인으로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거나, 혹은 "정부가 원하는 정보만 국민에게 전달하고 이면취재는 봉쇄하겠다는 것은 언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2007년 대선주자로서 발언은 인수위가 아닌 정부 출범과 함께 적용되는 사안이라는 정도의 해명은 필요한 거 아닌가 싶다.


또 하나는 이에 대한 언론의 역할이다. 당선인이 과거 대선주자 시절에 한 말들이 이러했으니 지금도 유효한 건지, 아니면 생각이 달라진 건지, 혹은 인수위 때는 아니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 그리되는 건지 따져주면 좋겠다는 거다. 다른 사안도 아니고, 당선인이 일찍이 설파한 "언론자유의 핵심은 보도의 자유이며, 보도의 자유 중 핵심은 취재의 자유"에 관한 사안 아닌가.


지금의 상황을 되짚고 두고 볼 이유는


해서, 두 개 다 궁금하다. 인수위와 이어질 새 정부는 어떤 조치를 취할지, 언론은 이를 어떻게 보도할지 말이다. 그렇게 되짚으며 지켜보면 ‘밀봉 브리핑’, ‘깜깜이 인수위’가 어떤 시절의 시작인지 알 수 있을 거 같다.


참고로, 2007년 6월 편집·보도국장 세미나에는 또 한명의 유력 대선주자였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언론자유의 문제는 정치전략이나 정치공학적 차원에서 계산해서 될 일이 절대 아니다", "민주사회에서 언론은 (개인의) 유불리에 관계없이 존재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보도의 자유에 따른 책임과 권한은 있지만 근본적인 것은 누구도 언론보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점"…. 그날 이명박 전 시장이 한 말들이다. 그래서 지난 5년이 어떠했더라? 이 전례만 갖고도 새 5년을 맞는 지금, 일련의 상황을 되짚고 두고 볼 이유는 충분하겠다.

김상철 ‘야만의 언론, 노무현의 선택’ 공저자  |  webmaster@media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