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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6일 토요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하는 '멋진 신세계'(하)


이글은 미디어스 2013-03-15일자 기사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하는 '멋진 신세계'(하)'를 퍼왔습니다.
[기고]자본이 장악하는 '멋진 신세계'

플랫폼의 기본적인 역할이 이용자와 콘텐츠 제공자 간의 매개에 있다면, 규제완화에 따른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의 출현이나 과점적 구조의 형성이 과연 콘텐츠 경쟁력 증진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콘텐츠(채널)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간의 불공정 거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방대한 채널을 전송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이 구축되었다고 해도 시청습관에 기인한 번호대역의 제한(소위 황금채널대역)은 여전하다. 우여곡절 끝에 유료방송플랫폼 사업자들이 가구 수신료 수익의 25% 이상을 채널사용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규제가 도입되었지만, 이 역시 채널 영업의 과정에서 비공식 경로로 다시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환류한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최순홍 미래전략수석이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부조직법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날 김행 대변인은 "새 정부는 임시국회가 끝나는 오는 5일까지는 국회가 정부조직법 통과시켜줄 것을 거듭해서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콘텐츠 사업자와 재벌 기업의 상생?

ICT전담부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ICT대연합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망과 플랫폼 소유자로서 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우위의 강화일 것이다. 현행과 같은 콘텐츠 사업자와의 수익 배분율 규제 또한 미래창조과학부와 같은 독임제 부처에서는 “사업자 간 자율”에 맡길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된다면 일부 수익성이 높은 콘텐츠는 적절한 대가를 나누어 갖겠지만,그렇지 못한 사업자들은 최소한의 유지비용조차 요구하기 힘들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학계에서는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들이 콘텐츠 사업자들을 선별하는 병목행위(bottleneck)와 전송하는 콘텐츠의 변형을 가하는 게이트 키핑(gate-keeping)에 대한 우려로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무엇보다 망과 플랫폼 시장에서의 지배적 사업자가 출현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결론을 보지 못했던 망중립성 논쟁의 종식을 의미한다. 익히 알려져 있지만 망중립성 논쟁의 핵심은 전송망을 통해야 하는 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한 망 사업자의 통제를 최소화 한다는데 있다. 유무선 망 사업자에게는 규제지만, 콘텐츠 사업자에게는 진흥이 되기 때문에 적어도 합의제 기구에서는 쉽사리 한쪽 사업자의 손을 들어 줄 수 없는 딜레마가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러나 독임제 부처로 망과 플랫폼 정책을 이관하게 되면 이런 번거로운 절차는 생략할 수 있다. ICT대연합이 ‘미래창조과학부로의 주파수 정책 전면 이전’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배경 또한 이러한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 네트워크와 플랫폼 영역의 규제완화와 과점적 구조의 형성은 현재보다 더 나은 콘텐츠 사업자의 독자적인 경쟁력 증진이 아니라, 그 의존성만을 더욱 심화시킬 공산이 크다. C-P-N-D라는 미디어 생태계 가치사슬에서 콘텐츠 사업자들은 플랫폼과 네트워크 사업자의 이윤창출을 위한 생산요소로서 그 지위가 격하될 수 있다. 물론 이런 우려는 전망이 아니라 바로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ICT 콘텐츠 진흥의 대표적인 사례로 ‘싸이’가 거론되는 것은 그래서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유튜브 조회 수 10억 회를 넘어가는 ‘국제가수 싸이’ 조차도 통신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음원 시장에서 9주 동안 1위를 차지하며 거둔 매출은 3,600만원이고, 이마저도 싸이 개인에게 모두 돌아가는 몫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주도하는 ICT 산업에서 과연 나아질 수 있을까? 네트워크와 플랫폼 지배력 확장을 요구하는 통신사업자들과 그 부수익을 노리는 기업들의 열망 앞에서 콘텐츠 사업자들의 존재는 과연 ‘을’의 지위를 벗어날 수 있을까?

자본이 장악하는 ICT의 “멋진 신세계”

대통령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로 약속하는 ‘멋진 신세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불명확한 예측보다 확실한 것은 과거 정권들과 달리 박근혜 정부의 ICT 정책은 그 스케일부터 다르다는데 있다. 김영삼 정권 이래 노무현 정권까지 각 정권은 케이블, 위성, DMB, IPTV 등 뉴미디어 도입을 마치 필수과목처럼 이수해 왔다. 하지만 이들 뉴미디어 도입이란 유료방송 가입자 시장을 늘려 놓은 방송산업 내 플랫폼 사업자들의 신규 진입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박근혜 정부의 ICT 진흥은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도입에 그치지 않고 방송과 통신 전 영역의 가치사슬과 생태계의 재편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다가 이런 재편은 국가주도의 정책이 아닌 거대 통신기업과 자본이 먼저 요구해 온 사업자 주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런 차이점이 이전의 뉴미디어 도입과 다른 수준의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대를 낳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서 그려 본 ICT 산업의 진흥은 다분히 내수에 기반한 독점적 사업자들의 진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다시 말해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 속에서 내수 증대를 통해 안정적 기반을 확보하고 대외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이런 전략은 결코 새삼스럽지 않다. CDMA, WiBro와 같은 네트워크 기술의 ‘세계 최초 상용화’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구호들이 얼마나 허망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100만원에 가까운 국내 기업의 스마트폰이 외국에 나가면 그 절반 값이라는 불편한 진실 또한 그렇다. 결국 네트워크와 플랫폼 사업자 중심의 ICT 진흥이 국내 재벌 기업들의 내수 확보로 귀결된다면 정권 출범 때 그토록 강조했던 ‘경제 민주화’와 ‘좋은 일자리 창출’은 요원해 질 것이다.
미래과학창조부의 신설과 ICT 산업의 진흥이란 이렇듯 “정권의 방송장악”이 아니라 “자본에 의한 콘텐츠와 이용자들의 장악”이다. SO의 미래과학창조부 이관이 채널편성권을 가져가 정권에 입맛에 맞는 콘텐츠만을 유통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그래서 단편적이다. SO의 방통위 존치는 도리어 이미 동일한 망과 동일한 가입자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유료방송플랫폼 중 하나만을 따로 떼어 놓겠다는 ‘억지’로 여겨질 수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런 협의의 ‘정치적 공공성’보다 ‘자본으로부터의 공공성’이다. ICT 산업진흥의 전략에서 가장 큰 문제는 결국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용자들을 더 많은 수익창출을 위한 자원(resource)로 본다는 점에 있다. 이런 까닭에 플랫폼 전반에 대한 규제와 진흥을 독임제 부처에 맡기고 “이용자 보호”라는 이름뿐인 업무만을 합의제인 방통위에 남기자는 것은 공공성에 대한 자본의 정면 도전에 다름없다. 플랫폼의 진흥과 규제의 역할을 모두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속한’ 결정에 맡기더라도,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법적 강제의 기능만은 합의제 기구가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동원(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  |  webmaster@mediaus.co.kr

2013년 1월 16일 수요일

방송정책, 15년 만에 정부 직접 통제받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15일자 기사 '방송정책,  15년 만에 정부 직접 통제받나'를 퍼왔습니다.
방송계·시민단체·야당, 미래창조과학부 ICT 통합 반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라 방송정책이 15년 만에 정부 부처의 통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여 방송계와 시민단체,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15일 미래창조과학부에 ICT 전담 차관을 두고 ICT 진흥 기능을 총괄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 유민봉 간사가 “산하기관, 실·국장 조직은 조만간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혀 구체적인 개편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방통위 내 방송정책 가운데 상당수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될 전망이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방송정책은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15년 만에 독임제 부처로 이관돼 정부의 직접 통제를 받게 된다. 방송정책 정부 부처 이관으로 방송계 전반에 우려감이 팽배하다. 바로 정부의 언론통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방송정책은 지난 1998년 방송개혁위원회가 구성되며 위원회 체계로 이관돼 정부의 직접적 통제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위원회 체계에서 논의돼 왔다.

▲ 인수위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는 김용준 위원장(가운데), 유민봉 간사(왼쪽) ⓒ뉴스1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이번 인수위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과거 공보처 시절로 회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혜선 사무총장은 “공영방송 이사, 사장을 선임하는 방송통신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조직을 그대로 둔 것은 MB 정권의 방송장악을 그대로 되풀이 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또 추혜선 사무총장은 “방송정책은 규제와 진흥을 구분하기 어렵다”며 “최악의 경우 시행령과 법률 입안은 미래창조과학부가 하고 합의제 위원회는 단순 집행한 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방송계에서는 방송 정책을 정부 부처에서 담당하는 것은 여론 장악을 위한 수단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방송계 관계자는 “방송정책은 진흥과 규제를 구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방송정책을 문화관광부가 담당하며 정부가 방송정책을 전횡했던 98년 이전 시절로 돌아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유료방송 역시 방통위의 축소,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과 방송 정책 기능을 정부 부처로 이관하는 것에 대해 탐탁찮아 하고 있다. 한 케이블 방송 관계자는 “통신재벌의 방송 진출로 유료방송 시장이 황폐해 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방송통신 진흥영역을 독임제 정부 부처로 넘길 경우 (정부에 대한) 통신재벌의 입감이 더욱 커져 시장질서가 더욱 혼란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방송 장악은 계속하고 ICT는 홀대하겠다는 의도”

민주통합당은 ICT 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해 “알맹이 없는 뜬구름 잡기식 발표로 국민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출범 때도 그랬고 그 이전에도 세부 업무에 따라 정부 부처가 결정됐다”면서 “박근혜 당선인의 ‘미래창조’라는 말에만 기대어 졸속 개편이 된 것이 아니냐의 우려감이 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에 공영방송 사장, 이사 선임 같은 규제기능을 그대로 두겠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을 이어 나간다는 각오”라며 “인수위의 기구개편안은 방송은 장악하고 ICT 홀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인수위가 ICT 전담차관을 둔다고 발표해 장관은 과학기술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ICT 전담차관을 둘 경우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교육 전문 장관 때문에 과학기술이 소외된 역사가 되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과학기술과 ICT를 묶는다는 것은 5년에서 10년 이상을 봐야 하는 장기적인 R&D와 발 빠르게 산업적 대응을 해야 하는 ICT의 발을 묶는 발상”이라며 “궤를 달리하는 것을 한 부처에 묶어 서로가 서로를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진흥과 규제를 분리할 수 없는 영역이 있어 조직개편안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ICT와 미디어가 융합하면서 규제와 진흥을 구분할 수 없는 영역이 많다”면서 “방통위 기능 가운데 진흥을 위한 규제 정책이 대부분인데 이를 어떤 방식으로 나눌지 가늠이 안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근혜 당선인은 ICT 전담부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고 ICT 관계자들은 그 말을 믿었다”면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부 출범 전에 자신을 공약을 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부조직개편안이 매우 실망스럽다”며 “민주당은 16일 정책위원회 차원의 입장 발표와 함께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박근혜 대통력직 인수위원회는 15일 현행 '5부2처18청/ 2원3실 7위원회(47개)' 정부조직을 '17부3처17청/ 2원2실 4위원회(45개)'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 제공)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