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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5일 금요일

북 3차 핵실험 강행, 함의와 대응


이글은 레디앙 2013-02-14일자 기사 '북 3차 핵실험 강행, 함의와 대응'을 퍼왔습니다.

2월 12일 북한이 끝내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에 대해 UN 및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의 당국뿐만 아니라, 박근혜 당선인과 주요 정당들도 신속히 입장 천명을 했다. 핵실험 자체에 대해서는 대체로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천명하면서도 이후 대응과 관련해서는 입장이 미묘하게 갈렸다.
예를 들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다른 유엔 회원국들과 단호한 조치를 추진하기 위해 공조할 것”임을 천명한데 비해,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비핵화 준수와 사태를 악화시키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면서도 각 측(국)이 냉정하게 대응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6자회담의 틀 안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해결할 것을 호소했다.
국내에서도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국회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제재는 물론 추가적인 제재책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한 반면, 민주당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조치에 대한 책임 또한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북 특사 파견과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대화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국제사회나 민주당 등이 스스로 천명한 입장때문에라도 제재는 불가피하다고 이야기하고, 당분간 상황이 그렇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가 보기에 제재는 솔직히 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더 이상 할 제재가 없을 만큼 북한에 대한 제재가 이미 실행되고 있는 데다, BDA식 금융제재나 중국의 원유 수송관 제어 등도 현재의 상황에서는 북한이 학습 경험이 있고, 중국도 현재의 미․중 전략적 관계를 고려했을 때 선뜻 택하기 힘든 방안이라고 판단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 전술핵 재도입이나, 독자 핵무장 등을 주장하고 심지어 ‘선제 타격’ 등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앞의 두 가지 방안은 미국의 세계적 전략과 충돌할 뿐만 아니라, 개방 경제체제라는 현실과 국제적 상식에 부응하는 사회를 지향하는 우리로서는 자멸의 길이기도 하다.

북한이 실시한 지하 핵실험과 유사한 수평 핵실험 광경.(자료사진)

그리고 ‘선제타격론’ 등은 군부의 무책임한 호전적 발언일 수는 있을지언정, 전술적으로도 채택하기 힘든 정책이다(자세한 까닭은 3차 핵실험 자체의 전략적 함의를 밝히는 다음 단락에서 밝히고자 한다).
그렇다면 어떤 대응이 필요한가? 제대로 된 실효성 있는 대응, 올바른 대응이 되기 위해서도 이번 핵실험 자체의 전략적 함의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필요하다.

3차 핵실험 자체의 전략적 함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핵실험을 통해 소형화, 경량화에 성공하고, 다종화된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되었다고 밝혔다.
소형화, 경량화의 경우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도록 핵탄두의 중량과 크기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인 은하 3호의 발사에 이미 성공한 상황에서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능력까지 갖추었다고 선언한 것은 미국을 사정거리에 넣은 핵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을 갖췄다는 함의다. 물론 수소폭탄도 아니고, 다량의 탄두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것도 아니기에 이른바 ‘2차 타격능력(상대의 1차 타격에서 살아남아 반격을 취할 능력)’을 갖춘 것이 아니어서 미국에 실제로 위협이 되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기는 하다.
다종화의 경우, 핵물질의 종류와 핵무기 기폭장치를 다양화했다는 뜻으로 특히 고농축우라늄(HEU) 방식의 핵실험 가능성을 비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 핵실험이 기존 플루토늄이 아닌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한 것이라면 그 전략적 함의가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우선, 플루토늄의 경우 영변에 있는 재처리 시설이 거의 불능화되어 약 40kg 정도의 제한된 용량을 가지고 실전화 등에 소요할 수밖에 없는 반면,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고농축우라늄은 매년 상당한 양(약 40 kg)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플루토늄의 경우 원자로가 있어야 되는 반면, 원심분리기의 경우 지하 동굴이나 이동 시설 등에 은닉 가능해 선제 타격 등 물리적 대응의 성공 여부 및 그런 정책의 채택 가능성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때문에 한국 합참의장 등이 선제 타격 운운할 때, ’94년 당시 영변 폭격을 적극 추진했던 미국의 페리 전 국방장관 등도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인바 있다.
한편, 북한의 이번 핵실험에 대해 과거처럼 협상의 지렛대로 삼기보다는 ‘억지력’ 또는 ‘보유’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들이 있다. 과거 핵실험이 부시 행정부 등의 자신에 대한 위협과 무시 전략에 대한 방어 전략 혹은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반면, 이번 핵실험은 적어도 수세적 방어 전략의 일환으로 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협상 자체를 부정한다기 보다는 협상의 주요 내용과 성격 자체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즉, 기존에는 9․19공동성명 이후에도 주로 비핵화에 치중하는 6자회담만 전개되었다면, 이제 비핵화 회담은 없고 평화회담만 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등에게 평화체제에 대해 본격 논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만약 이런 담판에 응하지 않겠다면 자신들은 핵능력 강화의 길을 계속 갈 것이고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이 제고되는 한편, 미국과의 동맹에 안보를 의지하는 한국에 근본적인 안보 위협을 초래할 것임을 경고함으로써 전략적 결단을 촉구하는 것일 수 있다.

3차 핵실험 이후의 상황 전망과 진보진영의 대응

장거리 로켓에 대한 유엔 안보리 2087 결의안에서 “북한의 추가 발사 또는 핵실험이 있을 경우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19항)이라고 명시했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 당국 등은 당분간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 조치를 담은 결의안 성사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헌장 7장 즉 무력 공격에 대한 자위적 대응으로서의 군사 공격은 가능성이 낮고, 금융과 해상 운송에 대한 PSI(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구상) 적용을 강화하려고 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
물론 안보리 등의 이런 제재에 대해 북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다시 자신의 물리력을 과시하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1차 핵실험 이후처럼 미국의 노선 변경과 북-미 및 6자 회담의 합의 진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나, 2차 핵실험 이후처럼 서해상의 물리적 충돌과 미-중 갈등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국내 및 국제사회의 일치된 핵실험 자체 요청에도 불구하고 끝내 강행하고 만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에 상황 악화 방지를 호소해봤자 별 소용이 없다.
냉정하게 보자면 북한은 이미 자기 패를 던진 것이다. “통 크게 협상할래, 아니면 이대로 내버려둘래?” “당신들이 적극적 협상에 나서지 않아도 우리는 급할 것 없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미국에 의해 실질적인 핵 보유국가로 인정받을 것이다.”는 생각이 깔려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 같은 상황에서 당장 미국 등이 현실을 인정하고 대화로 전환하기는 힘들고 상당 기간 밀고 당기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아니 양측의 군부 등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 호전적 언사와 강경 대응의 악순환 속에 서해 등에서 국지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 그러나 2010년 서해를 배경으로 한 충돌과 긴장 격화가 2011년 초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 이상 악화되지 않았듯이, 현재 상황이 전쟁이냐 평화냐의 갈림길이라고 보는 것은 오버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긴장과 제재의 국면 속에 고통 받는 이들은 분명히 있으며, 노약자 등 북한의 인민과 생존권 투쟁을 벌이는 남한의 민중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당분간 복지 확대를 공세적으로 요구하기는커녕, 긴장 분위기 속 공약을 어물쩍 넘기려는 수구보수층의 역공이 전개되는 한편, 정권도 이에 편승해 공약의 상당 부분을 후퇴시킬 가능성이 있다. 냉전 시절의 적대적 의존 관계가 재연되고 그 부담은 오롯이 남북한의 서민과 인민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미국의 오바마 2기, 한국의 새 정부 들어 북미관계 및 남북관계에 모처럼 숨통이 트이거나 새로운 전환이 모색될 가능성을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핵실험에 대해 미, 중. 러에 대해 사전 통보하면서 한국에는 일언반구 없었다. 남북 간 신뢰의 부재는 6․15와 10․4선언을 무시한 이명박 정부로부터 비롯된 것일 수 있으나, 신뢰의 부재를 만천하에 공표하고 신뢰 회복 자체도 별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 당국이 선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한국 정부가 미국에 대해 자주적이고 북한에 대해서는 화해․협력 정책을 전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일 수 있다. 오히려 현재의 상황에서는 북한 미사일-핵 능력에 대응하는 미국의 MD 동참 압력이 거세지고, 미-중 간에 상대적 균형 정책을 취하려던 박근혜 정부의 구상도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속내가 어떠하든 진보진영으로서는 현 국면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능동적 대응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핵실험 자체에 대한 성격 규정 혹은 입장을 내는 것은 결국,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관련해 제대로 된 정치적 대응을 위한 일환이다.
다음의 내용 등을 국회 결의안 채택 등 정치적 대응의 국면에서 주장하고, 합리적 대응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를 형성, 그것을 통해 한․미 등 관계 당국의 올바른 정책 전개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첫째, 제재와 물리력 과시의 악순환을 피하고 비핵화와 평화체제 달성은 오로지 통 큰 전략적 결단에 입각한 대화밖에 없다는 것.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전략적 결단을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 한국, 중국 등 모든 유관 당국이 내리고 실행할 것.
둘째, 9․19공동성명 당시보다 훨씬 강화된 북한의 핵 능력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해 2․13이나 10․3 등 기존 합의를 뛰어넘는 구체적 합의를 추구하되, 단지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뿐만 아니라 평화체제를 논하는 4자 평화포럼 등을 병행해 전개할 것.
셋째, 선 비핵화 대 선 평화체제의 밀고 당기기 속에 시간만 허비될 가능성이 높고 그 짐은 오로지 민중과 인민의 몫이라는 것. 민중의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관계 당국은 상황 악화 방지에 나서고, 특히 남한 당국도 능동적 해결자로 나설 것. 박근혜 당선인 등도 북핵 불용 등의 원론적인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대화의 촉매자로서 역할을 다할 것.
특히 제재를 주도하거나 핵 문제에 모든 것을 종속시키지 말고, (제재의 대상이 아닌) 인도적 지원 등을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 그것이 오히려 핵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한국의 입지를 상대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을 것 등이 그것이다.

김현수

2013년 2월 14일 목요일

북핵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3-02-13일자 기사 '북핵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다!'를 퍼왔습니다.
[이근 칼럼] 이제 북한에 대한 전략으로 접근해야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 2009년 2차 핵실험에 이어 2012년 2월 12일 정오 직전에 3차 핵실험을 감행하였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가 있기 하루 전이어서 미국의 외교 아젠다에 북한을 끼워 넣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언급한다면 북한으로서는 대미외교에 최소한의 의도를 관철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번 북한 핵 실험은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갖는다. 첫째는 위력의 점진적 증대다. 1차 때는 약 1 kt, 2차 때는 2-6 kt이었고 이번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3차 핵실험은 6-7 kt 규모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비공식적으로 7 kt보다 위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한다. 7 kt 급이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의 약 50%규모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북한 중앙통신의 발표는 "소량화, 경량화, 다종화"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는 북한 핵의 위력과 더불어 또 다른 차원의 위력 증대를 의미한다. 즉 운반체계에 핵을 실어 나를 수 있다는 의미의 소량화, 경량화, 그리고 플루토늄뿐만이 아닌 농축 우라늄을 가지고도 핵을 만들 수 있다는 다종화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는 보다 대량으로 핵의 무기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물론 이는 북한 중앙통신의 발표이지 검증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지 않다고 검증된 것도 아니라는 데에 있다. 그리고 만약 북한이 농축 우라늄을 가지고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면 이는 탐지하기 어려운 핵폭탄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우라늄이 풍부한 북한이 작은 공간에서 우라늄을 농축하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것은 명실 공히 북한 핵이 이제는 단순한 핵 사안에서 종류와 검증이 다차원화되는 복잡한 핵 사안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조선 중앙통신의 발표는 역시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직전에 핵실험을 한 것도 그렇지만, 북한은 "합법적인 평화적 위성발사권리를 란폭하게 침해한 미국의 포악무도한 적대행위에 대처하여 나라의 안전과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실제적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고 발표함으로써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미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의 조치라고 핵실험을 정당화하고 있다.

▲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2일 제3차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이러한 세 가지의 특징을 볼 때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우선 북한은 위력의 증가를 통해 핵기술의 진보를 증명하였고, 또 다종화가 사실이라면 이제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비가역적인 폐기 (CVID)"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으로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은밀한 곳에서 우라늄 농축을 통해 대량생산해 내는 핵을 찾아낸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파키스탄 모델로 착착 진행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 핵을 다루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 그리고 어쩌면 미국의 요청에 의한 중국, 이렇게 3자가 핵심 행위자가 될 것이다. 북한은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고, 중동문제에 발이 묶일 미국이 중국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크다. 일본과 러시아는 이렇다 할 카드가 없고, 한국은 남북관계가 끊긴 이상 역시 카드가 없다.

그런데 이번에도 중국의 반응은 역시 똑 같은 패턴이다. 중국 외교부의 성명은 다음의 순서를 예전과 다름없이 반복하고 있다. (1) 북한 핵 규탄 (2)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 신중한 대응 당부 (3) 6자회담을 통해 해결.

해결은 쉽지 않고 아주 오래 걸릴 것이다. 북한이 핵능력을 진전시킬 때 진정으로 막을 수 있는 길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군사적 공격도 무자비한 경제제재도 모두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해치기 때문이다 (두 가지 다 중국이 용납하지 못한다. 그리고 찬찬히 생각해 보면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도 감히 실행에 옮길 수 없는 매우 위험한 도박이다). 이제 북한 핵을 단기적으로 해결한다는 정치적 수사는 믿으면 안 된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단순히 북한 핵에만 초점을 맞추어 핵을 제거하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북한 자체가 더 이상 남한과 국제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바꾸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핵이 아니라 화학무기, 그리고 재래식 무기로도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 즉 북한 핵만이 문제가 아니라 북한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이제 대북정책과 한국의 외교는 북한을 우리에게 위협이 안 되는 존재로 바꾸는 보다 종합적이고 다차원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미래지 원장

2013년 2월 13일 수요일

북한, 기술적으론 핵보유국… 비핵화 사실상 불가능 우려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12일자 기사 '북한, 기술적으론 핵보유국… 비핵화 사실상 불가능 우려'를 퍼왔습니다.

ㆍ3차 핵실험 정치적 의미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한 기술적 분석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이 스스로 핵무기 소형화, 경량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실전에 사용가능한 핵무기 보유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핵실험의 정치적 의미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이전과 판이해졌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실험이 고농축우라늄에 의한 저출력 핵실험으로 드러날 경우 그 파장은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고농축우라늄을 양산하는 체제에 들어간다면 협상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상 물 건너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해 말 사거리 1만㎞로 추정되는 장거리 로켓 발사에도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한 기술과 합치면 그야말로 미국에 강력한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협적 존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핵실험 성공으로 북한이 곧장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은 12일 정부성명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핵을 갖고 있는 것과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인도의 예를 들었다. 인도는 40년 전 핵실험을 통해 핵을 보유한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지만 아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핵무기 보유를 과시할 수는 있지만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하에서 상대방이 인정하지 않는 한 핵보유국 지위는 얻을 수 없다. 

다만 북한이 기술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 때문에 주변국이 북한을 보는 시각과 접근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가 북한 핵을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의 핵 능력 증대와 핵무기를 다른 나라로 확산하는 것만은 필수적으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대미 협상 압박용이라기보다 자신들의 자주와 독립, 존엄을 인정받지 못하는 한 자기가 선택한 길로 가겠다는 의미”라며 “우리가 북한을 보는 시각도 이제 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북한이 고농축우라늄탄까지 가질 수 있다는 의심이 이제 근거를 갖는 상황에서는 미국의 핵과학자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말한 ‘3 No’(No more bomb, No better bomb, No export)에 주력하는 현실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은 얼마 전부터 사용가능한 핵 군비를 갖춰놓고 선택의 여지를 갖는 게 낫겠다는 결정을 한 것 같다”면서 “이제 협상으로 가는 길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미국이나 중국도 북한 핵 문제를 그동안 어느 정도 방치한 것이 사실”이라며 적극적인 대화를 주문했다.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더라도 남북한 간에 군사적 불균형은 야기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미 연합전력을 업은 남한 군사력은 북한에 비해 월등하다. 단, 남북한 간 비대칭 전력 불균형 문제가 거론되며 국내에서 안보 불안 여론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처럼 ‘핵무장론’이 재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핵 보유는 핵 도미노를 막아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 결코 허용할 수 없기 때문에 잠재적 한·미 간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2013년 2월 6일 수요일

북한 3차 핵실험은 1,2차와 왜 다른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2-05일자 기사 '북한 3차 핵실험은 1,2차와 왜 다른가'를 퍼왔습니다.
핵무기 실전 배치 앞둔 ‘마지막 단계’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의 움직임 등 북한의 3차 핵실험 실시가 임박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1월 27일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에서 “국가적 중대조치”에 대한 결심을 밝혔으며, 3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기술적 준비를 모두 마치고 최고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6년과 2009년에도 핵실험을 실시한 바 있으나, 3차 핵실험을 앞둔 북한의 태도나 이를 바라보는 한.미의 인식이 1,2차 때와는 사뭇 다르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지난 1일 “현 상황은 1,2차 핵실험과는 다른 엄중한 상황”이며 “북한의 3차 핵실험은 핵개발을 위한 ‘마지막 단계’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3차 핵실험은 1,2차 때의 경험과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에 기초해 핵무기 실전배치에 들어서기 전 ‘마지막 단계’라는 의미다.

3차 핵실험, 어떻게 실시될까

국내외 전문가들은 3차 핵실험의 내용과 방식, 목표에 대해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당초 북한의 3차 핵실험은 2차 핵실험을 실시한 서쪽 갱도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2009년 이후 새로 굴착된 남쪽 갱도에서도 2일까지 사실상 핵실험 준비가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북한이 서쪽 및 남쪽 두 군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5일 보도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한꺼번에 두 군데 이상에서 동시에 할 것 같다”며 북한이 언급한 ‘높은 수준의 핵시험’은 “소형 핵무기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AP/뉴시스 미 상업용 위성 지오아이가 지난 4일 북한 풍계리의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

핵실험을 여러 차례 할수록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례처럼 북한이 동시다발적으로 핵실험을 할 경우 핵무기 소형화 시기를 단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미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로켓 발사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력을 증명한 상태에서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정도의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핵실험을 거쳐 실제 핵무기를 전력화하려면 이를 운반수단인 사거리 1만km 이상의 미사일에 탑재해야 한다. 군 당국은 탄두 소형화의 기준을 북한 스커드B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중량 1t, 직경 90cm 이내로 보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 실험 할까?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 핵물질로 플루토늄을 쓸지 고농축우라늄을 쓸지도 관심사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4일 국회에서 이번 핵실험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는 관측에 대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어느 정도의 핵무기를 만들 만한 HEU를 갖고 있다고 보는지 묻자 “몇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북한이 지난 2010년 11월 미국의 핵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해 우라늄농축시설을 공개한 후로 북한이 이를 이용한 3차 핵실험을 실시할지 여부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모아왔다. 

실제 고농축우라늄으로 핵실험을 할 경우 북핵 문제의 양상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통한 HEU 생산이 2~3년 내에 가능해지면서 다량의 핵무기 생산 체제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플루토늄 방식의 재처리는 노출이 쉬워 감시와 통제가 가능하지만, 고농축우라늄은 소규모 시설에서 제조, 은닉 및 소규모 운반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어디서 얼마나 농축작업이 이뤄지는지 추적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져 이전처럼 국제사회가 감시하고 통제하는 게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는 미국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원칙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으로, 1,2차 때의 ‘비핵화’를 위한 협상 또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최근 국방부가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수평갱도의 구조를 보면 끝부분이 꼬여 있으며 9중 차단문과 3중 핵폭풍.잔해 차단벽이 설치돼 있다. 이로 인해 핵실험이 실시되더라도 한.미 당국의 방사능 물질 탐지 등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으로 가나?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높은 수준의 핵시험’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북미 관계가 본질적으로 다른 국면으로 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기술력을 입증한 데 이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빠른 시일 내에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이상, 미국 정부의 접근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3차 핵실험을 통해 미국이 자신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북미 관계 정상화나 평화체제 협상 등에 나설 것을 의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전과 다른 차원의 핵능력을 한 손에 쥐고 북미협상을 주도하려는 타산이라는 것이다. 이미 북한은 지난해 5월 헌법 서문을 개정해 스스로를 핵보유국으로 명시한 바 있다. 

따라서 미국 또한 이제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대북 협상이 불가능해진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새 전략을 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암묵적으로 핵보유 사실을 전제하고 대북 협상에 나서는 게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것이다. 

한.미 당국은 연일 3차 핵실험을 ‘저지’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하며 다른 한 축으론 3차 핵실험을 강행할 시 더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핵실험을 막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촉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면에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여부가 북한의 판단에 달린 일이며,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문제는 미국이 과연 3차 핵실험 이후 달라진 북미관계의 틀에 따라 비핵화 논의를 넘어서는 대북협상에 선뜻 나설 것이냐다.

현재 한.미가 동해상에 핵잠수함과 이지스함을 총출동시켜 대북 '무력시위'를 하듯 대북 압박을 이어가고 북한은 이에 반발하면서 서로가 정세를 격화시키는 긴장 국면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반도에 이른 봄이 오기를 낙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 보인다.

ⓒ뉴시스(국방부 제공) 한국과 미국의 해군 함정들이 2월 4일 오후 동해상에서 연합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정지영 기자 jjy@vop.co.kr

2013년 2월 4일 월요일

"김정은, 중요한 결단 내렸다", 3차 핵실험 임박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2-03일자 기사 '"김정은, 중요한 결단 내렸다", 3차 핵실험 임박'을 퍼왔습니다.
북한 언론 "자주권 지키기 위한 중요 결단"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의 지도 밑에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가 진행됐다"라며 "회의에서는 우리 당의 선군혁명영도를 높이 받들고 군력(군사력) 강화에서 일대 전환을 일으킬 데 대한 문제와 조직문제가 토의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어 "김정은 동지께서는 회의에서 우리 당과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인민군대를 백두산 혁명강군으로 더욱 강화하고 나라의 안전과 자주권을 지켜나가는 데서 강령적 지침으로 되는 중요한 결론을 했다"며 "중대한 시기에 진행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는 나라의 방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데서 중요한 계기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신은 이 회의가 언제 어디서 진행됐으며 김 제1위원장이 회의에서 내린 '중요한 결론'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국가기구 위에 당이 있는 권력구조를 가진 북한에서는 모든 최종 결정이 노동당에서 이뤄지며 특히 군부 및 국방 관련 문제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그동안 북한에서 당 중앙군사위 소집 사실이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통신은 이날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는 당 중앙군사위 위원들과 인민군 최고사령부 작전지휘성원들,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로켓군을 비롯한 대연합부대의 지휘성원들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7일 김 제1위원장이 장거리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맞서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를 소집하고 "실제적이며 강도 높은 국가적 중대조치를 취할 단호한 결심을 표명했다"고 전한 바 있다.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는 제3차 핵실험을 사실상 예고한 국방위원회 성명이 발표된 직후에 열렸으며 이 협의회 이후 1주일 만에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가 소집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핵실험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핵실험이 이뤄질 곳으로 지목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서쪽 갱도 입구에 가림막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쪽 갱도 외에 남쪽 갱도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한편 현재 당 중앙군사위 위원장은 김정은이며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현영철 군 총참모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통일부가 최근 공개한 '북한 권력기구도'에 따르면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제외한 당 중앙군사위 위원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포함해 16명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말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된 김격식 대장의 이름은 위원 명단에 없었다.

조선중앙통신이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조직문제가 토의됐다"라고 밝힘에 따라 이 회의에서 김격식 신임 인민무력부장을 당 중앙군사위 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군부의 인사문제도 취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2013년 1월 25일 금요일

北, 3차 핵실험 할까? 막는 길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3-01-24일자 기사 '北, 3차 핵실험 할까? 막는 길은…'을 퍼왔습니다.
[정욱식의 '오, 평화'] 평화협정 논의 제안해야

도대체 지겹도록 반복되고 있는 이 패턴이 언제쯤 끝날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또다시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에 반발한 북한이 추가적인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것을 보고 든 생각이다.

유엔 안보리는 현지시각으로 1월 22일 북한의 광명성 3-2호 발사에 대해 추가 제재 결의(2087호)를 채택했다. 지난 20년간 5번째 결의다. 만장일치로 채택된 결의에는 북한 금융기관 감시 및 의심 선박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고, 로켓 발사와 관련된 기관 6곳과 개인 4명을 제재 목록에 추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추가적인 로켓 발사나 핵실험을 하면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 마크 리올 그랜트 유엔주재 영국대사(왼쪽)와 수잔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2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을 추가 제재하는 결의안에 표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안보리 결의 채택 2시간 만에 외무성 성명을 발표해, 안보리 결의는 "미국의 적대시정책에 맹종맹동한 결과로 빚어진 산물"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러면서 △안보리 결의 배격 및 철회 요구 △위성로켓 개발 및 발사 권리 지속적으로 행사 △6자회담 9.19 공동성명과 "조선반도 비핵화"의 종말 △핵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물리적 대응조치 착수 등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북한은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 않은 채, "(안보리 결의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것을 바로잡을 용기나 책임감도 없이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야말로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이는 겁쟁이들의 비렬한 처사"라고 맹비난했는데, 이는 안보리 결의에 찬성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앞으로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어도 조선반도비핵화를 론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6자회담이나 양자 회담의 핵심 주제가 핵 문제가 아니라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대체하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3차 핵실험 할까?

일단 관심의 초점은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여부이다. 북한은 이번 성명에서 핵실험 실시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미 작년부터 핵실험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번 성명에서도 핵 억제력을 "질량적으로 확대 강화하는 임의의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서 질적 강화는 주로 추가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를 소형화해 탄도미사일에 장착하는 능력 확보를 의미한다. 또한 양적 강화는 우라늄 농축을 가속화해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염두에 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하게 될까? 특별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김정은 체제가 핵탄두 소형화라는 기술적 필요와 함께 정치적 수요도 커졌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북한은 안보리 결의 자체를 자신의 주권에 대한 부정이자 도발이라고 여긴다. 유엔 안보리에 의해 위성 발사 권리가 박탈당한 나라는 지구상에서 북한이 유일하다. 주권과 자존심을 가장 중시하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추가 핵실험 강행은 북한이 국제사회를 향해 취할 수 있는 '북한식의 제재와 압박'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중국에도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북한은 안보리 결의에 찬성한 중국을 간접적이지만 강력히 비난했다. 그리고 추가 핵실험 강행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중국에 대한 불만과 자주 의지를 과시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관심은 중국이 안보리 결의에 찬성한 배경이다. 애초에 중국은 의장성명의 수준에서 타협하길 원했으나 막판에 한-미-일 3국의 강력한 요구를 수용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중국의 불응 시 미사일방어체제(MD)를 비롯한 한-미-일 3각 동맹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는 미국의 경고, 특사 파견을 통해 중국 정부에 관계 개선 의사를 전달한 박근혜 당선인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화답,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이미지 제고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북한의 내부 정치 역시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사상 최초로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한 북한은 이를 고(故)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을 실현하고 김정은 체제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이를 비난하고 제재를 부과한 안보리 결의에 맞서 핵실험으로 응수하는 것이 체제 결속과 정당성을 대내적으로도 과시하는 유력한 방법이라고 믿을 공산이 크다.

평화협정 논의 제안으로 핵실험 막아야

만약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강행하면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우선 핵실험 횟수가 늘어날수록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 확보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일각에서 거론되는 것처럼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핵실험에 나서면 기존의 플루토늄에 이어 우라늄 방식의 핵폭탄 제조 능력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추가적인 로켓 발사나 핵실험 시 "중대한 조치"를 경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전방위적인 대북 제재와 고립화를 염두에 둔 표현이다. 이처럼 한반도에서 또다시 '강 대 강의 대결' 상태가 도래하면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역시 크게 흔들리고 남북관계 정상화 가능성은 더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북한이 3차 핵실험 등 추가적으로 상황을 악화시켜나가는 조치를 취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경고와 압박, 그리고 제재 일변도의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미 충분히 입증된 터다.

유력한 대안은 한-미-중 3국의 입장을 사전에 조율해 북한에 담대한 제안을 내놓는 것이다. 제안의 핵심적인 요지는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대체하기 위한 한반도 평화포럼을 조속히 동시에 개최하자는 것이다. 평화포럼 개최는 6자회담의 합의 사항이자 북한이 일관되게 요구해온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예방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대북 제안에 북한의 추가적인 로켓 발사 중지를 조건으로 북한의 위성 발사를 제3자가 대신해주는 방안을 포함시키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이러한 제안을 박근혜 당선인이 직접 발표하는 것도 좋고 인수위나 중국 정부가 대북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대안을 제안하고 주도할 당사자는 한국밖에 없다는 것이다. 모쪼록 박 당선인이 20년간 지겹도록 반복되어온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의 패턴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기대해본다.

* 필자 정욱식 블로그 '뚜벅뚜벅' 바로가기* 필자가 (프레시안)에 연재한 글을 엮어 만든 책 (핵의 세계사)가 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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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