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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8일 목요일

건설노조 “정부, 4대강에 22조 썼는데 작년 390억 체불 뒷짐”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7일자 기사 '건설노조 “정부, 4대강에 22조 썼는데 작년 390억 체불 뒷짐”'을 퍼왔습니다.

ㆍ턱없는 운임료 개선 요구 무기한 파업ㆍ민노총 28일 경고 파업… 하투 본격화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노조도 27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8월28일 총파업을 예고한 민주노총은 단위노조의 결속력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28일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가 함께 참여하는 경고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도 다음달 말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본격화되고 있다.

■ 달아오른 노동계의 하투

화물연대와 건설노조에 이어 7월에는 금속노조의 한시 파업이 예정돼 있다. 민주노총은 이 분위기를 이어 8월28일 전국 단위노조가 모두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노동계의 여름 파업투쟁인 하투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28일 경고파업은 전국 단위의 총파업 분위기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벌이는 예비파업 성격이 짙다. 민주노총은 덩치가 큰 건설노조와 화물연대,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사무금융연맹 소속 조합원 4만여명이 경고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의 주력부대인 금속노조는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과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화를 주요 이슈로 내걸고 7월 한시 파업을 예고했다. 이어 8월28일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동참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도 총파업에 가세할 분위기다.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는 현재 임금·단체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농협의 낙하산 인사를 비롯한 관치금용 저지를 내걸고 7월 말 총파업을 계획 중이다.

■ 체불과 낮은 운임료가 원인

총파업에 가세한 건설노조는 싼 건설기계 임대료와 임금 체불이 주된 이슈다.

건설노조는 광주시청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 1200명이 참가한 것을 비롯해 울산 혁신도시 1000명, 전북 군산 동양레미콘 공장 1500명, 대구·경북 500명, 영동고속도로 현장 100여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파업으로 울산 혁신도시, 충북 음성혁신도시, 광주 진곡산업단지 등 정부 주요 공사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대체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건설현장에 큰 지장은 없었다”고 말했다.

건설노조의 파업은 경제적인 문제가 현안으로 걸려 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자영업자로 등록돼 건설현장에서 일한 대가로 임대료를 받는다. 이들이 임대료를 받는 기준인 건설기계표준품셈은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해준다. 덤프트럭·굴착기 운전사가 기계를 갖고 하루를 일하면 얼마를 받는 식으로 가격을 정해준다.

노조는 “현장에서는 표준품셈의 50~85% 정도만이 건설노동자 몫으로 돌아간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15t 덤프트럭의 경우 표준품셈이 63만9000원이지만 전국 평균 임대단가는 36만원에 못 미친다. 24t 덤프트럭의 경우 표준품셈은 87만2000원이지만 평균 임대단가는 45만원 수준이다.

건설노동자들은 낮은 임대료를 받고 기계 할부금과 보험료, 기름값을 내고 나면 매달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15t 덤프트럭 차주 김모씨(50)는 “한 달에 540만원을 벌지만 할부금 150만원과 기름값 280만원, 보험료 17만5000원에다 타이어 교체비·자동차 수리비를 내고 나면 주머니에 남는 것은 47만5000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임대료마저 체불되기 일쑤다. 지난해 건설노조에 신고된 체불액은 390억원에 달한다. 건설노조는 “정부는 4대강 사업에 22조원을 쓰면서 건설노동자 체불문제는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건설노조는 최소한 건설기계표준품셈을 기준으로 적정 임대료를 법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건설노조와 협상을 벌였지만 “임대료는 당사자 간 계약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시장경제 원칙상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임대료 체불 문제는 장비대금 지급보증제도를 통해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영경·박철응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2012년 6월 27일 수요일

[사설]예고된 ‘택배 대란’과 한심한 정부 대책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6일자 사설 '[사설]예고된 ‘택배 대란’과 한심한 정부 대책'을 퍼왔습니다.

최근 화물연대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데 이어 택배 차량의 대규모 운행 중단 사태가 예고되면서 물류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는 7월부터 경기도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영업용이 아닌 자가용 화물차에 대한 신고포상금제가 시행되면 전체 택배 차량(3만7000여대)의 45%가량인 자가용은 운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택배 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 이를 때까지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택배 시장에 이처럼 많은 자가용 화물차가 버젓이 불법 운행 중인 것부터 문제다.

불법 택배 차량이 많은 것은 국토해양부가 2004년 화물운송사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꾼 뒤 화물차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이런 조치는 당시 전체 화물차의 공급이 수요보다 훨씬 많은 데 따른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 취해졌다. 그러나 택배 물량은 2001년부터 연 10% 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해 허가받은 차량으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됐다. 자연 자가용 화물차가 불법 영업에 투입된 것이다. 택배업계는 그동안 택배 차량의 추가 공급을 계속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불허 방침을 고수했다. 대신 과잉 공급 상태인 소형 용달차를 택배 차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전체 화물차를 늘리지 않으면서 택배 차량의 증차 효과를 꾀하려는 것이었지만 실패했다.

이런 와중에 2009년 초 불법 화물차에 대한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하는 화물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의원입법된 뒤 통과되고 2011년 12월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경기도에서는 관련 조례가 제정돼 7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가 하면, 서울시 조례안은 의회에 계류 중이다. 신고포상금제는 모든 불법 화물차에 적용되지만 현실적으로 택배 차량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신고자는 10만원을 받고, 신고된 운전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각 자치단체가 법에 따라 조례를 만들어 시행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뻔하다.

국토부는 지난 4월에야 택배용 화물차 공급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참으로 굼뜨기 짝이 없다. 그러나 신규 공급 방안이 언제 확정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치단체의 신고포상금제 조례가 시행되면 택배 시장의 대란은 불가피하다. 경기도부터 조례 시행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국토부도 택배 차량 공급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2012년 6월 26일 화요일

정부가 '불법파업'이라고 부르지 못한 이유는?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6-26일자 기사 '  정부가 '불법파업'이라고 부르지 못한 이유는?'를 퍼왔습니다.
[해설] 화물연대 파업 '불법' 논란... 표준운임제, 운송료 인상 등 3대 쟁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운송을 거부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25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의왕내륙물류2터미널(ICD)에 수많은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 유성호 화물연대

25일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갔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이들의 구호는 지난 2003년과 2008년에도 똑같았다. 4년 만에 총파업이지만 이들의 요구는 그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고 정부 태도 역시 비슷하다. 마치 재방송을 보는 듯하다.

화물연대 측은 이번 파업의 가장 첫 번째 요구로 '표준운임제'를 제기한다. 지난 파업 당시 정부가 제도 개설을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화물연대와 약속을 충실이 이행하고 있다"고 강변했지만 이를 사실로 보기는 어렵다. 당시 약속사항이었던 운송료 19% 인상, 2009년 표준운임제 도입 등은 모두 현실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와 합의 이후 개별 사업장 별로 진행된 운송료 인상 협상 결과 실질적인 인상률은 6~8%에 머물렀다. 표준운임제 또한 도입기로 한 약속 시한을 넘긴 상태에서 정부는 올해 6월에 들어서야 강제력이 없는 권고 수준으로 중재안을 내고 추진 중이었다. 이를 두고 '약속이행'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화물운송업계의 현실을 생각하면 권고안은 전혀 실효성이 없는 제도라는 게 화물연대의 주장이다.

그밖에 이번 파업의 모든 쟁점 사안에서 정부와 화물연대의 시각차는 아주 크다.

[쟁점1] '불법행위' 강조하는 정부와 '불법'이 될 수 없는 파업

이를 사안별로 보기 전에 이번 파업 자체를 놓고 정부와 화물연대가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부터 살펴봐야 한다. 매번 비슷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불법파업'을 강조하던 정부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같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만 정부는 대국민 담화문 등에서도 이번 파업을 '파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번에는 '집단운송거부'라는 말을 사용한다. 여기에 '특수고용노동자'라는 화물운송업계의 특성이 있다. 택배업, 퀵서비스,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 학습지 교사 등도 이에 포함된다. 알고 보면 '표준운임제'를 비롯해 대부분의 논란이 여기서 시작한다.

'특수고용노동자'는 회사에 소속돼 노동법 등 제도적 보호를 받으며 일을 하는 노동자와 다른 위치에 있다. 기업에서 부여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그 관계는 '고용' 관계가 아닌 '계약' 관계이다. 고가의 대형 트럭을 운송업체가 구입해 회사를 운영할 경우 그 비용이 높기 때문에 차량을 소유한 화물운송노동자와 계약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운송을 맡긴다. 해당 업체의 일을 하지만 그 업체의 '노동자'가 아닌 사실상 '자영업자'인 것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을 '불법파업'이라고 부르지 못한다. 화물연대를 노동자 집단이라고 인정하지도 않는다. 이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게 되면 현재 화물운송노동자들이 감당하는 차량운행과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업체의 몫으로 바뀌게 된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를 규정한 법을 기준으로 화물연대의 운행중단 자체가 '불법'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쉽게 말해 자영업자가 자기 가게 문을 닫는 걸 가지고 '불법'이라고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매번 비슷한 사안에서 '불법파업'이라며 엄포를 놓던 정부도 이번에는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를 자행할 '경우'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즉각 구속하는 등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경우의 수'를 붙였다. 마치 현재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불법적인 것'처럼 착시효과를 기대했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화물연대의 파업이 불법이 아님을 방증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쟁점2] '국가물류'라면서 표준운임제는 왜 시행 못하나?

▲ 현재 화물운송업계 구조. ⓒ 화물연대 화물연대

표준운임제는 택시의 요금제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운송거리만큼 일정한 요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이는 화물업계의 후진적 다단계 하청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2003년부터 화물연대가 지속적으로 요구한 사안이다.

현재는 운송해야 할 물건을 가진 수출입업체가 대형 운송사에 이를 위탁하고 대형운송사가 알선업체나 중소운송사에 다시 위탁하고 이를 또 한 번 영세운송사들이 받아 최종적으로 화물운송노동자들에게 전달된다. 실제로 운송노동을 하는 노동자에게 오기까지 3~4단계를 거치는 구조다.

화물연대 측에 따르면 부산에서 서울까지 컨테이너 왕복운임은 최초 대형운송사에 갈 때 123만 원이었던 것이 그다음 단계를 거치며 96만 원, 86만 원, 78만 원으로 떨어진다. 중간 단계의 서류업무만 하는 업체에서 전체 운송료의 약 37%를 가져가는 것이다. 대형운송사가 결정하는 운임은 지난 2008년 9% 인상된 후 2011년에 다시 9% 인상됐다지만 그 사이 폭등한 기름값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표준운임제는 대형운송사가 운송요금을 결정하는 하향식 구조를 벗어나 화물운송노동자가 실제로 운행에 들어가는 비용을 기준으로 최소수입을 보장하는 상향식 운임결정이다. 정부는 지난 2008년 이 같은 내용에 합의하고 국무총리실에 '표준운임제도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2010년 10월부터 1년간 시범사업 및 용역평가를 실시했다.

시행단계를 밟고 있던 표준운임제가 다시 쟁점 사안으로 떠오른 것은 최근 정부가 제도를 법적으로 강제하지 않고 권고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중재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측은 법적강제가 없을 경우 대형운송업체가 이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현재 구조에서 충분한 이익을 내고 있는 업체들이 법적강제가 없는 상황에서 유가인상 등 실운송비용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할 리 만무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이 제도를 시행하기 어려운 이유 역시 대형운송업체와 화물운송노동자 사이의 특수고용형태인 '계약' 관계에 있다. 권도협 국토해양부 장관은 표준운임제의 법적 강제 요구에 "정부가 사인 간의 계약 특성을 고려해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분명 화물 운송이라는 노동의 대가로 운임을 지불하는 형태지만 사용자와 노동자 개념이 아닌 사업자와 사업자 사이의 계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놓고 "국가 물류를 볼모로 집단운송거부를 강행한 것"이라고 비난한 담화문을 보면 정부 태도에 모순이 보인다. '국가물 류'라고 할 정도로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공공의 영역을 '사인의 계약관계'에 맡겨놓겠다는 이야기다.

[쟁점3] 유류비 지원한다는데 화물운송노동자는 왜 힘든가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운송을 거부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25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의왕내륙물류터미널(ICD) 앞에서 열릴 화물노동자 총파업 출정식에 화물연대 노동자가 근로노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피켓을 차량에 붙이고 있다. ⓒ 유성호 화물연대

화물연대의 파업 직후 정부는 국토해양부를 비롯한 5개 부처 공동담화문에서 화주와 운송업체에 "상생협력 차원에서 화물운전자들의 운송료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운송료가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표준운임제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지만 비현실적인 운송료는 화물운송노동자들에게 당장 닥친 현실의 문제다.

화물연대 측 자료에 따르면 한 달 운송수입으로 900만 원(총거리 8395km)을 받는 화물운송노동자 A씨의 순수입은 고작 69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 수입의 58%가 유류비용이고 운송업체에서 가져가는 알선료와 지입료가 12%에 이른다. 고속도로통행료 등 유류비를 제외한 차량운행비용과 최소생활비용 등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 이것도 월 300시간가량을 일했을 때 결과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데에는 기름값 인상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4/4분기에 1800원 대에 올라선 경유가격은 올1/4분기에 1830원까지 치솟았다. 2008년 1/4분기에 1470원 대였던 것이 4년 사이에 24%가량 오른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부산에서 수도권까지 왕복 운송료는 72만5200원에서 77만5000원으로 7% 인상되는데 그쳤다.

화물연대는 당장 닥친 이 문제를 수입(운송료) 증가와 비용(유류비) 절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대형운송업체들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상황에서 충분히 운송료를 인상할 여력이 있고, 일정 세수 감소가 있더라도 정부가 면세유를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도 여기에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는다. 우선 운송료 인상부분은 실질적인 협상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 정부가 일정 이상의 인상률을 약속한다고 해도 최종적으로는 대형운송업체가 결정할 일이다. 정부도 이점을 인정하고 담화문에 나타난 것처럼 화주와 운송업체에 운송료 현실화를 촉구하고 있다.

면세유 지급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08년 유가 급등 당시 정부는 교통세에 탄력세유을 운영해 휘발유를 54원, 경유를 35원씩 낮춘 바 있다. 화물연대는 면세유 지급으로 약 8000억 원가량의 세수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운송료 인상의 주체인 대형운송업체들이 교섭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화물운송노동자들과 직접 계약관계가 아닌 하청에 하청 관계로 연결돼 있다. 전체 운송료를 결정하는 이들 대신 중소운송사들만 참여한 교섭에서 운송료인상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현재 1조5000억에 달한다는 정부의 유류보조금을 받는 것도 개별 화물운송노동자가 아니다. 바로 이 대형운송사들이다. 운송료 책정이 하향식 구조이기 때문에 유류보조금도 같은 방식으로 내려간다. 그렇기 때문에 화물운송노동자들이 체감하는 지원효과는 별로 없다. 결국 대형운송사들은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혼란을 '강 건너 불구경'하는 꼴이다. 이들이 파업 사태의 책임자 가운데 한 주체로 나설 필요가 있다.

 최지용 (endofwinter)

2012년 6월 25일 월요일

4년 기다렸는데…정부, 표준운임료 약속 헌신짝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25일자 기사 '4년 기다렸는데…정부, 표준운임료 약속 헌신짝'을 퍼왔습니다.

 

화물연대 25일부터 파업
 운송료 중구난방·고유가 겹쳐 시급 2197원 ‘벼랑’
9년 전 해주겠다던 ‘노동자성 인정’도 나몰라라
부산 등 4곳서 화물차 27대 화제…경찰 수사 나서

화물운송 노동자들로 구성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5일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2003년과 2008년 파업으로 물류대란을 일으켰던 화물연대가 또다시 파업에 나서는 이유는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최대 쟁점은 표준운임제다. 정부는 2008년 6월 화물운송노동자들의 생활임금을 보장하기 위해 적정 운송료를 결정하는 표준운임제를 법제화하기로 화물연대와 합의했으나 아직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현재 화물운송료는 ‘중구난방’이다. 화주-운송회사-운송노동자로 연결되는 다단계 계약관계에서 높은 중간 수수료와 최저낙찰제의 영향으로 직접 물건을 나르는 운송노동자가 받는 임금은 턱없이 낮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기름값·도로이용료 등 직접비용 부담은 늘어만 가고 물가는 해마나 오르는데 운송료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화물노동자들의 수입이 시급 2197원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화물운송 시장정보시스템을 보면, 2008년에 견줘 올해 부산~수도권 왕복운임은 7% 인상됐으나, 경유값은 24.2%나 올라 화물노동자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화물연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름값·도로이용료 등을 고려해 화물운송노동자의 운임을 매년 법으로 정한 뒤 이를 어길 경우 화주나 운송회사를 처벌하는 내용이 담긴 표준운임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표준운임제 법제화는 찬성하지만, 처벌조항을 두자는 것은 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화물연대는 “처벌조항이 없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화물연대는 또 생활임금을 보장받기 위해 당장 올해 운송료 30% 인상과 면세유 지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화물연대는 운송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형운송사가 가입해 있는 ‘통합물류협회’에 교섭을 요구했으나 전혀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화물운송노동자의 노동자성도 논란거리다. 화물노동자는 특수고용형태 종사자로,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4대 보험은 물론 노동법을 전혀 적용받지 못한다. 정부는 2003년 화물연대 첫 파업 때 특수고용형태 종사자들을 보호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콜롬비아를 국빈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국내 경제 또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화물연대 파업은 현시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는 “정부가 표준운임제 법제화라는 4년 전 합의 사항을 외면한 것이 이번 파업의 원인인 만큼, 이 대통령은 국가 경제 운운하기에 앞서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고 반박했다.한편 24일 새벽 부산·울산·경남·경주 네 지역에서 화물차 27대가 잇따라 불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25일로 예정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화물연대는 “화물연대가 화재를 일으킨 것으로 (당국이) 여론을 몰아가는 것은 교섭을 거부하고 파업을 장기화해 물류대란을 조장하기 위한 의도”라고 반발했다.

김소연 노현웅 기자, 창원/최상원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