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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5일 금요일

'육영수 뮤지컬' 고학찬 관장, 예술의전당 사장 임명 논란


이글은 프레시안 2013-03-15일자 기사 ''육영수 뮤지컬' 고학찬 관장, 예술의전당 사장 임명 논란'을 퍼왔습니다.
문화연대 등 "노골적인 코드인사이자 보은인사"

지난 14일 고학찬(66) 윤당아트홀 관장을 예술의전당사장에 임명한 인사를 철회하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고 관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한 조직에서 활동한데다, 윤당아트홀에서 고 육영수 여사 헌정공연으로 불리는 뮤지컬 (퍼스트레이디)를 공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윤당아트홀은 지난 1일 육 여사의 일대기를 담은 창작 뮤지컬 (퍼스트레이디)를 개막했다. 이 뮤지컬은 오는 5월 31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공연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만남부터 가슴 아픈 눈물의 이별까지, 그리고 그녀의 헌신적인 사랑과 삶. 한 가정의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한 나라의 국모이기도 했던 그녀"의 삶을 조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의 삶을 미화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뮤지컬 제작은 극단 '백'이 맡았고, 극본과 연출은 백동철 씨가 담당했다.

▲고학찬 윤당아트홀 관장. ⓒ뉴시스

고 관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활동했다는 정황도 논란을 낳고 있다. 고 관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조직이었던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며,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박 대통령의 문화예술 분야 정책 조언을 하는 인물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가 인사의 기준으로 충성심을 지나치게 고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15일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은 성명을 내 "고학찬 씨를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임명하면서 정부는 또 '전문성'을 주장했다"며 "박근혜 정부가 충성심과 전문성을 혼동하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이와 관련, 박근혜 정부는 박정희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다고 알려진 박종길 문화부 제2차관을 내정하면서도 임명 근거로 전문성을 들었다.

이어 "대통령의 아버지와 인연이 있는 사람, 본인 캠프에서 일한 사람 중 가족들과 인연이 있는 사람, 본인 가족들을 칭송하는 사람이 현재까지 보여준 이 정부의 인사코드"라며 "소위 박정희 코드라고 불리는 신 권력이 이 정부가 말하는 '전문성 있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특히 고학찬 관장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 시절 활동했던 PD 출신으로 현 공연계에서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오히려 최근에는 예술계보다는 정치계에 더 헌신한 정치적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연대도 "공연예술계에서 그다지 탁월한 능력을 검증받지 못했고, 공연 창작자들에게 깊은 신망을 받지 못한 고학찬 관장이 한국 공연예술의 메카인 예술의전당을 운영하는 총 책임자로 임명되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누가 보더라도 노골적인 코드인사이자 보은인사"라고 비판했다.

문화연대는 특히 이번 인사를 진행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비판했다. 유 장관은 노무현 정부 차관 시절 아리랑 TV 사장 인선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를 반대했다가 물러난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당초 박근혜 정부의 인선 과정에서 유 장관에 대한 비판은 많지 않았다.

문화연대는 "이번 인사 역시 명백한 박근혜 코드인사이자, 공연예술계를 우롱하는 결정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유 장관은 알 것"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의 첫 기관장 인사가 이런 수준이라면 앞으로 계속 있게 될 산하기관장 인사도 심히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과 문화연대는 고 관장의 사장 인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고 관장은 제주 출신으로, 동양방송(TBC) PD와 삼성영상사업단 방송본부 국장, 추계예술대 겸임교수를 지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윤당아트홀을 운영하면서는 등 작은 연극을 주로 소개했다.


 /이대희 기자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노무현은 ‘코드’ 인사, MB는 ‘인연’ 인사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20일자 기사 '노무현은 ‘코드’ 인사, MB는 ‘인연’ 인사'를 퍼왔습니다.
[비평] 중앙 “MB, 어려울 때 인연 깊은 인사로 보강”…노무현 때와 다른 기준?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으로 대변되는 이명박 정부의 인사행태가 중앙일보 조사에서도 재확인되었다. 그런데 중앙일보의 논조는 노무현 정부 당시와 분위기가 다르다. 노무현 정부가 인사조치를 단행할 때 마다 ‘측근 인사’, ‘코드 인사’라 비판하던 중앙일보였지만 이명박 정부 인사 실태에 관해서는 비교적 차분한(?) 분석이 눈에 띈다.

20일 중앙일보는 이명박 정부 출범 4주기를 맞아 지난 4년간 임명된 청와대·정부부처·공공기관의 고위직 인사 944명 전원을 사회관계망분석(SNA) 기법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영남·고려대 출신 기용이 두드러졌다”며 “944명 가운데 영남이 전체의 39.9%, 고려대는 12.1%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감사 45%도 이명박 정부 대선캠프 출신임도 드러났다.

분석을 통해 산출된 결과만 들여다보면 이명박 정부의 ‘코드 인사’에 대한 비판으로 느껴지지만 중앙일보는 5면 기사에서 이번 분석이 단순히 이명박 정부 인사 출신 분포조사에 머무르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 중앙일보 2월 20일자. 5면.

중앙일보는 “조각을 제외한 첫 번째 대규모 인사는 광우병 촛불시위가 전국을 휩쓸던 2008년 5월 이후에 나타났다”며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사장으로 있으며 MB의 브레인 역할을 했던 안병만씨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올랐고 청와대 비서진에도 정정길씨 등 MB와 인연이 깊은 인사로 보강됐다”고 밝혔다.

이중 눈에 띄는 단어는 ‘인연’과 ‘보강’이다. ‘코드’와 ‘난맥’이라는 참여정부 인사 평가 기준과는 전혀 다른 단어 선택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몇 차례나, 심지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내에서도 인사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중앙일보는 그동안 이명박 정부 인사 기용에 대해 대체로 별다른 비판을 가하지 않았다.

실제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우 인수위원회 정부혁신규제개혁TF, 정무수석비서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이른바 ‘돌려막기’의 상징이었으나, 기획재정부 장관 임명 당시 중앙일보는 김종수 논설위원의 칼럼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서 구멍 난 자리마다 구원투수로 차출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고 대통령의 신임마저 두터우니 임기 말 경제정책을 책임질 경제수장감으론 제격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년 정부와는 전혀 다른 태도다. 중앙일보는 지난 2006년 참여정부가 개각을 검토하자 기사에서 “대통령 최측근 참모들끼리의 ‘회전문 인사’(최고위직 간의 교차 임명)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사설 에서는 “코드 인사를 고집해 여야 대치로 허송할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 중앙일보 2006년 11월 24일자. 사설

반면 당장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이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정무수석에 임명하자 야권에서는 ‘보은 인사’, ‘코드 인사’라고 비판했지만 중앙일보는 임명소식만 짧게 전했다.

만사의 근원은 인사이니, 인사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권에 따라 동일한 기준 없이 평가가 오락가락 한다면 언론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중앙일보가 20일 발표한 이명박 정부 취임4주년 탐사기획은 이명박 정부의 인사실태를 고스란히 드러냈지만 2면에 걸친 기획에도 힘이 빠진 것은 기존 정부와는 다른 기준으로 이를 평가했기 때문이다. 1면을 할애해 의욕적으로 분석했지만 ‘그냥 그렇다더라’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