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8일 화요일
[사설] 재협상의 필요성만 확인한 ‘광우병 유람단’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07일자 사설 '[사설] 재협상의 필요성만 확인한 ‘광우병 유람단’'을 퍼왔습니다.
광우병 민관 조사단이 미국 현지에서 유람만 하다 돌아온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이번 조사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게 생산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검역 중단 등은 이후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조사단은 하다못해 광우병이 발생한 농장조차 방문하지 못했다. 기초조사조차 거부하는 미국 쪽의 오만은 그렇다 해도, 그런 미국의 쇠고기 수입을 위해 안달복달하는 이 정부가 한심하기만 하다.
쇠고기의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려면 무엇보다 소의 사료 관리나 이력 관리 체계를 파악해야 한다. 문제의 농장을 방문해 조사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정부 조사단은 농장 근처엔 가지도 못했다. 농장주의 허락이 없어 조사가 불가능했다고 한다. 통사정 끝에 했다는 게 고작 미국 농림부 관리를 가운데 두고 농장주와 서면으로 문답을 한 것이었다. 전형적인 눈 가리고 아웅이다. 그러고도 정부는 농장주를 제3의 장소에서 면담조사했다고 발표했다. 자랑거리도 되지 않는 것을 두고 거짓말까지 했으니, 이 정부의 옹색한 처지를 웅변한다.
국민의 혈세만 축내고 돌아오지만 교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한-미 추가협상을 통해 얻어냈다는 한국 쪽의 권리란 아무짝에도 쓸모없으며, 따라서 유례없이 불평등한 현행 수입위생조건은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조사단의 발목을 잡은 것도 사실은 ‘조사할 수 있다’고 애매하게 규정한 수입위생조건이다. 광우병 발생 시 수입·검역 중단도 못하고, 현지에서 사료 및 이력 관리체계도 확인하지 못하는 합의는 어느 나라에도 없다. 우리가 맺은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캐나다와의 위생조건에선 광우병 발생 시 즉각 수출 및 검역을 중단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광우병 발생 시 즉각 수입을 중단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부칙의 ‘광우병 발생 시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애매한 조항 대신 ‘수입을 중단한다’고 본문에 명기해야 한다. 지금은 부칙에 ‘할 수 있다’고만 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중단 절차가 없어 아무런 효력도 내지 못한다. ‘국민 신뢰가 회복되면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를 수입한다’고 한 독소조항도 삭제해야 한다. 미국은 이를 근거로 전면 확대를 압박해왔다. 이번에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위험성이 확인된 만큼 ‘30개월령 미만 수입’ 원칙을 반영해야 한다. 물론 광우병 발생 농장에 대한 방문조사권도 포함돼야 한다. 조사단은 엉터리였지만, 교훈만큼은 반드시 새겨야 한다.
2012년 4월 30일 월요일
2008년 정부 "美 광우병 확인되면 '일단' 수입 중단"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29일자 기사 '2008년 정부 "美 광우병 확인되면 '일단' 수입 중단"'을 퍼왔습니다.
농림부·외교부·총리실 공동 자료서 밝혀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즉각적인 수입중단 조치를 미루고 있으나, 2008년 촛불집회 국면에서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을 완료한 후 언론광고는 물론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광우병 추가 발생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국민들에게 밝혔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촛불'에 밀린 급박한 국면에서 사실상 대국민 거짓말로 당시 상황을 넘어서려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8년 6월 정부가 발표한 '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 관련 Q&A'. ⓒ정부 보도자료.
농림수산식품부와 통상교섭본부, 총리실은 지난 2008년 6월 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 결과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문답 형식의 보도자료 '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 관련 Q&A'를 통해 이와 같이 밝힌 바 있다.
자료를 보면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 발생할 경우의 조치는?'이란 항목에서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일단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중단조치 함"이라고 답했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광우병에 추가로 발생할 경우 정부는 우선 수입중단 하고 난 후 미국과 협의를 통해 한국 측 검역 전문가와 미국 측이 공동으로 역학조사에 나서도록 돼 있다. 그리고 이 결과 "미국의 광우병(BSE) 지위에 부정적 변동이 있을 경우, 지속적으로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당시 정부는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나이가 어떤지, 광우병의 형태는 어떤 것인지 등은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수입중단부터 하겠다고 당시 정부가 장담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약속은 이번 사태를 통해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
정부 측의 발뺌은 추가 광우병이 알려진 후 줄곧 일관됐다. 당시 쇠고기 수입 협상에 관여했던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2008년 5월 8일자 광고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또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국민 건강이 위험에 처한다고 판단되면 수입중단 조처를 취한다고 했지 언제 즉각 수입중단을 한다고 했느냐"고도 말했다. 이는 외교부의 자료와 배치되는 것으로 정부가 한 입으로 두 말을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닫.
특히 인도네시아, 태국 등이 한국과 달리 곧바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시키는 와중에 유독 한국 정부만 미국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지난 25일 발견된 광우병 감염 소는 10년 7개월 된 젖소로, 캘리포니아 툴레어 카운티 소재 농장에서 사육됐다. 또 이 젖소는 비정형 BSE에 감염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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