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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문재인 “재벌개혁 성공시킨 대통령 되겠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0-11일자 기사 '문재인 “재벌개혁 성공시킨 대통령 되겠다”'를 퍼왔습니다.
“참여정부 때 재벌공화국 폐해 심화, 깊이 성찰...두 번 실패하지는 않겠다”

ⓒ양지웅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경제민주화타운홀미팅 공평과 정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11일 "참여정부 시절 재벌개혁 정책이 흔들렸고 그 결과 재벌공화국의 폐해가 더 심화됐음을 잘 알고 있고 이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있다"면서 "두 번 실패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타운홀 미팅을 갖고 재벌개혁 정책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후보는 "시장만능주의가 세계적으로 시대적 조류였던 당시의 외부적 환경만 탓할 수는 없다"라며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할 철학과 비전, 구체적인 정책과 주체의 역량이 부족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한다"고도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공정경제론'을 설파했다. 재벌개혁을 통해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재벌 등 강자는 승승장구하고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은 피폐하는 현재의 경제구조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린 것이다. 문 후보는 "공정경제는 시장경제의 강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국민경제 구성원 모두 함께 성장하는 경제구조"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확립 △국민경제 구성원 모두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루는 토대 마련 △성장의 과실이 공정하게 분배되도록 하는 것이 공정경제를 위한 3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제도 실시, 하도급 규제, 중소기업 공동교섭 및 중소기업부 신설, 대형마트 규제 등 골목상권 보호, 노동시장 분배개선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 부자감세 철회,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대기업에 편중된 조세감면제도의 전면적 개혁, 소득세 최고적용구간의 기준을 하향조정해서 소득과 부의 편중을 시정하는 정책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공정경제를 위한 3원칙 중에서 우선 공정한 시장경제질서 확립을 위한 재벌개혁의 방안과 정책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문 후보는 "재벌의 소유지배구조를 개혁해 경제력 집중을 막겠다"면서 △재벌의 순환출자 금지(신규 순환출자 즉시 금지, 기존 순환출자는 3년의 유예기간을 주고 자율적으로 해소) △상위 10대 기업집단에 대해서는 순자산의 30%까지만 출자할 수 있도록 출자총액제한제도 재도입 △금산분리 원칙 강화(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한도를 9%에서 4%로 원상복구)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또 공정한 시정경쟁을 저해하는 재벌 총수 일가의 부당한 사익추구 행위를 막기 위해서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일가의 사익추구를 위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제재와 과세 강화 △집중투표제 의무화 및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 재벌기업의 내부 견제 장치 강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또 "재벌의 반칙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면서 △공정거래법 및 하도급 위반행위 전체에 대해 손해액의 3배를 배상토록 하는 3배 배상제 도입 △기업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및 사면 제한 △공정위의 전속 고발권 일부 폐지 및 집단소송제 전면 도입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문 후보는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공정한 시장경제질서의 법과 제도를 확립하고 엄정하게 집행함으로써 재벌개혁을 성공시킨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그리하여 시장에 넘어간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 저 문재인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2012년 9월 13일 목요일

"박근혜, 재벌의 은행 지배가 경제민주화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13일자 기사 '"박근혜, 재벌의 은행 지배가 경제민주화인가?"'를 퍼왔습니다.
['재벌 공화국을 넘어' 강연회 ③] 이동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대한민국이라는 조그만 연못에 '30마리의 고래(30대 재벌)'가 붐벼 작은 생선들이 살 수 없는 상황이다. 고래들이 다 죽여 버려 서민들이 먹고살기 점점 힘들어지고 중소기업이 크지 못하며 (좋은) 일자리가 안 생기고 자영업자가 엄청나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동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11일 '재벌 지배구조,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주제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한 강연에서 현재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참여사회연구소,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프레시안)이 공동 주관하고 5.18기념재단이 후원하는 강좌 '재벌 공화국을 넘어'의 세 번째 강연이었다. (☞바로 가기 : 재벌 개혁과 경제 민주화, 2012년 선택은?)

이 전 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 탓에, 임기를 절반밖에 못 채우고 2009년 한국금융연구원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관련 기사 : "이건희를 건드리니, 주변이 온통 적이 됐다"). 지금은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객원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전 원장은 이날 "재벌 지배구조의 핵심 문제는 외적 무한팽창과 내적 1인 수렴 성향"이라고 말했다. 10대 재벌 총수가

순환출자 등을 통해 "1.1원으로 53.5원의 내부지분율을 지배하는 구조"를 만들었고, 그 결과 총수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국민에게는 손해를 끼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원장은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불공정거래 행위, 담합, 일감 몰아주기 등 재벌의 문제점을 비판한 후, "재벌 총수는 지배구조에 대한 도전이 들어오면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며 삼성 상속 소송을 예로 들었다.

"이맹희 씨가 이기면 삼성의 지배구조가 무너진다. 이건희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형에게 몰이성적인 이야기를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지배구조에 대한 도전을 받으면 그렇게 된다."

총수 1인 지배체제에서 벌어지는 형제 간 다툼은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이 전 원장의 판단이다. 또한 이 전 원장은 재직 시절 삼성그룹 등과 접했던 때의 경험을 소개하며 "삼성그룹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자산인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능력을 발휘해 성과를 낸 사람이 아니라 총수 일가의 세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을 한 사람이 그룹의 2인자로 인정받고 (…) 10명이면 10명 다 총수에게 아부하며 충성 경쟁을 하는 체제다. 위기가 닥쳤을 때 컨트롤할 능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접하면서) '위기를 맞으면 이 기업은 망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전 원장은 기업에 대한 조세 지원이 재벌에 편중돼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2010년 조세 지원액을 살펴보면, 중소기업 지원액을 다 합쳐도 삼성그룹 지원액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전 원장은 "재벌에 의한 '이익 사유화, 비용 사회화' 구조가 고착되면서 경제가 실질적으로 재벌 사회주의화하고 있고, 재벌이 각종 특혜 지원을 독식하고 그것에 의존하는 재벌 복지병이 심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계열 확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더 심해졌다. 금산분리 완화 정책도 그 원인 중 하나다. 이 전 원장은 "피감시자(산업자본)가 감시자(금융자본)를 소유·지배해 시장경제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 이동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자료 사진). ⓒ프레시안(김윤나영)

"보수 운동의 아교는 돈…재벌 개혁, 기득권 구조 전반의 개혁과 함께 가야"

이 대목에서 이 전 원장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도 비판했다.

"박근혜 후보는 자신이 5년 전 말한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가 경제 민주화(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한다. '줄푸세'는 강자의 논리를 대변하는 것인데, 워낙 창의적인 분이셔서…. 박 후보는 5년 전 금산분리 완화, 산업자본 즉 재벌의 은행 지배를 허용하자는 쪽이었다. 박 후보에게 꼭 묻고 싶다. 재벌이 은행 지배하는 게 경제 민주화인가?"

박근혜 후보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금산분리 완화 등 재벌 친화적 경제 정책을 주장한 점에서는 이명박 후보와 별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줄푸세'는 재벌 개혁을 중요한 축으로 삼는 최근의 경제 민주화 논의와는 결이 다른 주장이었다.

이 전 원장은 재벌 체제를 비호하는 관료, 언론, 보수 지식층 등으로 비판 대상을 넓혔다. 이 전 원장은 "보수주의 운동의 아교는 돈이다"라는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의 말을 인용해 이 세력을 비판했다. 재벌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기득권 카르텔을 공고하게 구축하고, 돈맛에 취한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지적 속임수"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원장은 "재벌을 비판하면 빨갱이라고 한다"며 "내가 아는 건 미국 경제학인데, 그럼 미국 경제학이 빨갱이(들의 주장이)라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재벌 지배구조 개혁은 한국 사회 기득권 구조 개혁 작업과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이 전 원장의 생각이다.

이 전 원장은 헌법 119조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119조 2항은 경제 민주화의 근거 조항으로 거론된다. 이와 달리 재벌 체제를 옹호하는 이들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적 자유와 창의'를 규정한 119조 1항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이 전 원장은 "재벌 체제는 119조 1항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원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금융 시장에서 자금을 모아 성공하는 미국의 구글이나 애플 같은 사례가 최근 한국에 있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재벌 체제 때문에 그런 기업이 생겨날 수 없는 게 오늘의 한국이라는 것이 이 전 원장의 생각이다. 헌법 119조 2항 이전에 1항부터 재벌 체제가 막아서고 있다는 판단도 이와 관련 있다.

이 전 원장은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좋은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는데, 한국에서는 중소기업이 성장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려면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전 원장은 지난 몇 년 사이에 베스트셀러 저자로 떠오른 김난도 서울대 교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교수를 욕할 생각은 없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고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사회가 문제인데, 개인에게 '네 탓이니 너만 잘해라'라고 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지금은 사회를 바꿔야 할 때다. 고쳐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재벌 문제다."

 /김덕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