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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0일 목요일

장자연 사건 진실 새국면.. 새로운 증거 속속 드러나

이글은 go발뉴스 2013-05-30일자 기사 '장자연 사건 진실 새국면.. 새로운 증거 속속 드러나'를 퍼왔습니다.

고 장자연 사건을 폭로한 매니저 유장호씨가 장자연 문건 작성에 직접 가담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경찰의 초동수사가 엉터리였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2009년 3월 장자연씨 사망 직후, 매니저 유장호씨가 이른바 ‘유서’의 존재를 언론에 알림으로써 파문이 커지자, 문건의 작성자 확인에 나섰고, 국과수에 필적감정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유장호씨의 수첩이 아닌 제3자의 수첩을 제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 2009년 3월 장자연씨의 사망 직후, 경기도 분당경찰서가 국과수에 제출했던 수첩. 유장호씨가 아닌 제3자의 수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go발뉴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분당경찰서의 감정신청이 이뤄진지 하루만인 3월 17일, 유장호의 것이라며 제출된 K모씨의 수첩 필적이 장자연 문건의 ‘ㅂㅎㅛ’ 등의 자획과 서로 다르다고 전격적으로 판정, 유장호씨의 문건 작성 가담 혐의를 벗겨주었다.
자신의 수첩이 국과수에 제출됐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하고 이같은 내용을 ‘go발뉴스’에 제보한 K씨는 “경찰이 유씨 사무실 옆 방에 있는 내 책상에서 가져간 수첩을 왜 유장호의 것이라고 제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장자연 문건에는 장자연씨와 무관한 송선미, 이미숙씨의 일들도 상세히 적혀 있어, 장자연씨에게 문건을 작성하도록 한 유장호씨가 문건 작성에 직접 개입한 게 아닌지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민간 감정원, 매니저 유씨 자획 장자연 문건과 ‘유사’

이런 가운데 최근 ‘go발뉴스’가 입수한 사설 감정업체의 필적 분석결과, 유서 일부와 유장호씨 필적의 자획이 서로 유사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가 한국문서감정사협회 소속 우진감정소에 의뢰해 나온 감정서에 따르면, 유장호씨의 경찰 신문조서 상의 필적과 장자연 문건을 정밀 대조한 결과, ‘ㄱㄴㄹㅂㅅㅇㅎ’ 등 자음 7개와 모음 ‘ㅐ’ 등 무려 8개의 자획에서 서로 유사한 ‘특징점’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 민간 감정원은 장자연씨의 유사 일부와 유장호씨의 필적의 자획이 서로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 go발뉴스

사설 감정업체의 분석결과인 만큼, 유장호씨가 장자연 문건을 직접 작성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분당경찰서가 타인의 수첩으로 국과수에 필적 조회를 의뢰한 사실과 맞물려 수면 밑으로 잦아들었던 각종 의혹을 다시 증폭시키고 있다.
분당경찰서의 엉터리 초동수사에 따라, 잘못된 감정결과를 내놓은 국과수. 그 비밀을 담은 K씨의 수첩을 29일 저녁 7시 인터넷 방송 (데일리 고발뉴스)가 단독 공개한다.
고 장자연씨 사망 직후 국정원 직원이 개입한 사실을 밝혀낸 이상호 기자.
과연 이 기자의 추정대로, MB 정부가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개입 사건으로 촉발된 법원 ‘파동’이 제2의 촛불사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시 분당경찰서 수사를 지휘한 조현오 경기경찰청장과 국정원이 고 장자연 사건을 정국전환 카드로 활용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관심이 모아진다.



기동취재팀  |  balnews21@gmail.com

2013년 1월 10일 목요일

“37년 조선에 충성한 대가가 인격살인…치떨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09일자 기사 '“37년 조선에 충성한 대가가 인격살인…치떨려”'를 퍼왔습니다.
전 스포츠조선 사장 “장자연 사건에 날 엮어…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장자연 문건에 적힌 ‘조선일보 방 사장’에 대해 방상훈 사장이 아닌 전 스포츠조선 사장이라고 쓴 조선일보 보도도 장자연 사건 규명과정에서 큰 문제를 낳고 있다. 해당 전직 스포츠조선 OO 사장은 “지금까지도 자다가 벌떡 일어난다”며 “37년 충성한 대가가 장자연 사건에 날 엮어 인격살인하는 것이냐”고 성토하고 있다.


문제의 기사는 조선일보가 지난 2011년 3월 9일자로 실은 였다. 조선은 “장씨가 쓴 ‘조선일보 사장’은 조선일보 계열사인 스포츠조선의 전 사장인 것으로 명백히 확인됐다”며 “연예기획사 대표 김종승씨가 평소 스포츠조선 전 사장을 그냥 ‘조선일보 사장’으로 불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은 또 “장씨가 ‘조선일보 사장’으로 알았던 사람은 실은 스포츠 조선 전 사장이었다”고 썼다.


문제는 조선일보가 예로든 근거가 ‘조선 사장=스포츠조선 사장’임을 입증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조선은 “김씨가 장자연씨에게 소개한 사람은 스포츠조선 전 사장이었다”며 “김씨 스스로 서울 한 중국음식점에서 장씨를 스포츠조선 전 사장에게 소개했다고 인정했다”고 썼다. 또한 ‘2008년 7월 17일 조선일보 사장 오찬’으로 적혀 있는 김씨의 스케줄표에 대해 조선은 방상훈 사장이 모 재단 이사회에 참석한 뒤 오찬까지 함께 했다고도 했다.


김씨의 주소록에 있는 박아무개씨가 ‘조선일보 사장 소개’라고 적혀있는 것에 대해 김씨가 “스포츠조선 사장을 지칭하는 것인데 비서가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조선은 전했다.

조선일보 2009년 3월 9일자 12면

당사자인 스포츠조선 사장은 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김종승 대표가 조선일보 사장과 스포츠조선 사장을 충분히 구분해 사용하고 있다”며 “김종승씨가 장씨를 내게 소개했다는 중국음식점 저녁식사자리는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주재한 자리로 9명이 참석했다. 정작 방용훈 사장 언급은 조선일보 기사엔 없다. 검찰의 불기소결정문에도 마치 김종승, 장자연, 나 세 사람만 만난 것으로 기술돼 있는데 이는 명백한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검찰은 그를 조사하지 않았다. 이 사장은 지난해 6월 25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아놓고 확인도 않고 이렇게 엉터리로 불기소 결정문을 쓸 수 있느냐”고 검찰에 항의했더니 공판검사가 “검찰 수사 때는 증인은 관계가 없기 때문에 부르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8일 전했다.
그는 또한 “‘2008년 7월 17일’에 나는 다른 이들과 식사한 증거자료를 법정에 냈다”고 밝혔다. 김종승 대표도 최근 공판에서 “스포츠조선 사장과 점심식사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37년 간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에 재직한 그는 “이 기사 생각만 하면 요새도 자다가 벌쩍 일어난다”며 “어떻게 조선일보가 내게 이럴 수 있느냐. 치가 떨린다”고 성토했다. 그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오보를 내는 방식으로 날 인격살인했다”며 “조선은 내게 반론 또는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는 것은 명예회복을 위해 조선일보를 상대로 고소하는 것과 동시에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장자연씨. ©연합뉴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3년 1월 4일 금요일

장자연 사건, 방상훈 사장 법원 출석명령 거부키로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04일자 기사 '장자연 사건, 방상훈 사장 법원 출석명령 거부키로'를 퍼왔습니다.
이종걸 재판 고소인 증인채택… 조선 “출석안해도 사실파악 충분”

장자연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법원으로부터 명예훼손 사건 고소인이자 증인자격으로 출석통보를 받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출석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이 사건의 피고인인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 측은 고소까지 한 당사자가 왜 법정에 나와 떳떳하게 증언하지 못하느냐며 강제구인요청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장자연 사건 관련성을 주장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이종걸 의원 사건을 심리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7부(재판장 이인규 부장판사)는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방 사장을 신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 의원 측의 증인신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11월 28일 방 사장에게 증인소환장을 발송했다. 이 소환장은 최근 송달돼 방 사장은 오는 7일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도록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방 사장이 출석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의 고위관계자는 3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안나가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며 “방 사장의 출석 여부가 법원의 최종 결론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면 당연히 나갈 수 있겠으나 우리가 판단컨데는 이미 사건의 사실관계를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다 드러나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 장자연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가 지난해 11월 공판 때 출석해서 한 증언과 앞서 나왔던 여러 증언들이 재판부가 사건의 실체를 판단하는데 큰 증거가 됐기 때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태에서 방 사장이 출두하는 것은 (언론사 보도용) 사진 한 장 찍히는 기록이라는 것 외에 의미가 없다”며 “방 사장 출석을 통해 예를 들어 재판부가 ‘왼쪽으로 가려는데 오른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타나는’ 새로운 증언이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시종일관 방상훈 사장이 고 장자연씨의 술접대나 성접대를 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를 두고 이 관계자는 “언론사 사장이 자신과 관련이 있는데도 없다고 잡아떼고 거짓말하면서 재판을 5건이나 벌렸다면 조선일보는 간판내리는 것”이라며 “상식에 비춰 판단해볼 때 방 사장이 룸살롱 가서 술먹고 밥먹었으면 그것을 본 누군가가 증언했지 않겠느냐”고 역설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소속사와 소속 연예인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모든 문제가 파생된 사건”이라며 “우리 사장과는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고 장자연씨. ©연합뉴스

이에 대해 피고소인인 이종걸 의원의 변호인은 방 사장의 출석 거부 입장은 법의 절차를 수용하지 않는 이율배반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안상운 변호사는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방 사장 스스로 떳떳하고 억울해서 법의 보호를 요청했으면 법정에 나와 무엇이 억울한 것인지 밝히라는 재판부의 명령과 법의 절차를 수용해야 한다”며 “법 앞에 평등해야 하는데, 일반인의 경우 자신과 무관해도 소환장 나오면 나가는데 고소인 신분이면서도 재판부의 출두명령을 거부한 것은 이율배반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이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나오는 ‘조선일보사 방 사장’으로 기재된 문구가 누구를 언급한 것이냐는 가리는 것인데 당사자로 지목됐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고소한 방 사장 스스로 왜 출석하지 못하느냐는 것.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해 3월 ‘조선 방 사장’의 실체에 대해 당시 스포츠조선 사장을 잘못 말한 것이라고 검찰 수사기록에 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전 스포츠 조선 사장은 사실무근이며 이런 보도야말로 명예훼손이라며 반발해왔다. 전 스포츠 조선 사장은 지난해 6월 25일 이번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장자연을 내가 만난 것은 맞지만 그 자리는 방용훈 (코리아나 사장)이 주최한 자리였다”고 증언했다고 안 변호사는 전했다.
안 변호사는 “이렇게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 고소인 주장이 맞는지 안맞는지 법정에 부르지도 않고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어디있느냐”며 “방 사장이 계속 법정출석을 거부할 경우 과태료 부과와 함께 강제구인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장자연 문건에 ‘조선일보 방 사장’으로 기록돼 있고,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김종승씨의 캘린더에도 ‘2008년 7월 17일 조선일보 사장과 오찬’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두고 안 변호사는 “이런 근거만 보더라도 방 사장과 연관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그런데 김종승씨가 캘린더의 조선일보 사장에 대해 ‘스포츠를 빼고 조선일보 사장으로 쓴 것’이라고 최근 재판에서 증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 스포츠조선 사장은 당시 미국에서 온 두 명의 손님과 강남 역삼동에서 식사를 했다며 증거자료까지 제시하는 등 분명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다고 안 변호사는 설명했다.
방상훈 사장의 경우 캘린더에 적혀 있는 당일 날 LG그룹과 간담회 자리에 갔었다고 밝혀왔다. 이 때문에 방 사장이 출석해 증언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안상운 변호사는 전했다.
이밖에 안 변호사는 최근 재판에서 방용훈 코리아나 사장과 장자연, 방정오(방상훈 사장의 차남)씨가 지난 2008년 9월말 10월초 경 강남의 룸살롱에 술을 마셨다고 장자연씨의 로드매니저 김아무개씨가 증언한 사실을 들어 “방정오씨가 경찰에서 ‘자신은 그런 자리인 줄 모르고 늦게 갔다가 빨리 나왔다, 장자연이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진술했으나, 방용훈 사장은 아무런 조사를 받지 않았다”며 “방정오씨와 방용훈 사장, 이 술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한아무개씨를 추가로 증인신청했으나 재판부가 아직 채택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7월 21일 토요일

57전 56승 1패 - 멈추지 않는 기자, 이상호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7-18일자 기사 '57전 56승 1패 - 멈추지 않는 기자, 이상호'를 퍼왔습니다.
[프레스바이플이 만난 사람]

지난 18년 동안 무려 57번이나 피소되었지만. 유일하게 ‘삼성 X-파일’ 사건으로 1패를 기록한 '57전 56승 1패'의 사나이. 김재철 비리, 전두환 경호 행태 취재, 삼성 x파일, 장자연 사건, 방탄 군납비리, 연예계 PR비 관련 커넥션 등, MBC 입사 이래 주로 심층보도 프로그램에서 고발 전문 기자로 활동해온 이상호 기자.

http://vimeo.com/45955490

지난 17일 프레스바이플은 (이상호 기자 X파일) 출간에 맞춰 MBC 이상호 기자를 만났다. 이 기자는 신촌 이한열 기념관에 스튜디오를 차리고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를 제작하고 있었다.

이상호 기자 X파일)이란 책을 출간하게 된 동기와 당시 취재 과정에서 느낀 점들에 대해 물었다. 이 기자는 이에 대해 7년 전 취재일지를 책으로 펴낸 것이라며 "민주화가 제도적으로 완성되었지만 결국 이것을 자본 독재에 갖다 바치는 현재의 국내 상황에 위기의식을 가지고 취재했다."라며, "언젠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할 때 이 내용을 공개하려 했었다"라면서 출간 배경을 밝혔다.

전두환 사저 앞에서의 취재 중 곤욕을 당한 것이 취재인지, 아니면 한 명의 시민으로서 벌인 시위인지를 묻는 말에 이 기자는 "기본적으로 NGO와 언론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제하고, "불행하게도 우리 언론이 공익적인 가치보다는 자사, 또는 소수 족벌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NGO보다 윤리성과 공익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그는 를 김재철 사장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폐지하여, 그에 상대적인 개념으로 를 만들었다면서, 현재 는 조직과 단체의 자원과 간섭이 없는 순수한 개인 미디어 또는 블로그이지만, 그럼에도 언론으로서 사실에 근거해야 하는 원칙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나아가 MBC 소속의 기자로서 독립적인 방송운영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개별적인 방송 운영에 대해 사측에서 크게 부정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런 팟캐스트 등을 활용해 기자들이 개별적인 보도행위가 언론의 향상에 크게 이바지한다는 공감대가 있어 회사 측에서도 호의적이다. 물론 이런 미디어의 발전방향을 이해하지 못하는 언론사에서는 이를 문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조리한 행태에 직원의 신분일지라도 침묵으로 일관하기만 하는 내부 구성원들, 특히 지성인이라 할 수 있는 구성원들까지 침묵하는 것은 비판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민주적인 의사소통은 합리성을 전제로 한다. 기업 안에서의 비합리적인 행태가 있다면 이는 결국 시장에서도 이길 수 없을 것이다."라면서, "언론이 소통과 정의를 실현하는 곳이라고 한다면 삼성의 경우, 중앙일보가 삼성의 합리성을 되찾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밖에 X파일 보도 당시, 국가정보원의 미림팀이 주요 인사들의 통태 파악 과정에서 이루어진 녹음이 자신에게 오게 된 경위와 2004년 명품백 사건의 진실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답변하는 과정에서 김재철 현 MBC 사장이 허위 자백 강요 등이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인터뷰 전문]
기자: 프레스바이플 독자들께 인사 부탁한다.

이상호: MBC C&I에서 광고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호 기자다. 반갑다.

기자: 이번에 (이상호 기자 x 파일)이라고 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의 동기나 주된 내용 등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이 있다. 삼성 측의 출간 방해 공작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상호: 일단 (이상호 기자 X파일)은 만 7년 전에 쓰인 취재일지다. 2004년 10월부터
이듬해 2005년 7월까지, 10개월 동안의 취재일지인데, 변호사분들이 삼성의 소송 과정에서 취재 배경이라든가, 취재의 정당성, 기자의 윤리성 등 (이런 것들을) 문제를 제기할 테니까, 그런 측면에서 - 소송에 대비한 측면에서라도 - 기록을 남겨둘 것을 권유하기도 했고, 저 자신이 조직에서 - 삼성을 취재하다 보면 항상 그런 일이 뒤 따르는데, 고립된다. 고립되고, 왕따가 되고, 인격적으로 사회 부적응자, 이런 식으로 다들 매도를 하기 때문에 - 저로서는 제가 유일하게 대화할 수 있는 '안네의 일기'처럼 쓴 제 일지(일기)였던 것이다.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책을 펴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7년 전에 (사실) 이 X파일의 의미가 제대로 설득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는 그 당시 중요하지 않은 가치였고, 노무현 정부 들어서 정치민주화가 제도적으로 완성되는 단계였기 때문에 국민은 "민주화는 그만하면 됐다."라며, 나름대로 (이른바) 민주와 개혁에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사실 민주주의에 대한 치열함이 사회적으로 많이 (좀) 잦아들었다.

그런데 저는 기자 생활하면서 그 당시에 자본의 독점적인 이익추구, (이른바) 자본의 횡포, 나아가서 삼성 같은 경우에 특히 삼성 자본독재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징후들을 발견했다. - 공화국이 몰락되는 징조 - 그래서 심각성을 가지고, (이것이) 우리가 민주화가 제도적으로 완성되었지만 결국 이것(민주화의 결과물)을 자본독재에 갖다 바치는구나 하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취재를 했고, 이후에 언젠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할 때 이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발간하게 되었다.

이번 대선에 다행스럽게도, (뭐) 저의 보도 이후에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도 있었지만, 여하튼 우리 사회가 삼성을 위시한 재벌과 자본독재의 폐해에 대해 상당히 널리 공감하게 됐고, 그 결과 대선에서 경제민주화가 중요한 화두로 등장했기 때문에 이 경제민주화가 몇몇 대선후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말만 번드레한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라, (대단히) 살을 깎는 개혁의지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을 증언하기 위해 사실은 책을 펴냈다.
이를테면, 정치민주화가 굳건해야 경제민주화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까 정치적 영역에서 정의란 것이 시장 혹은 자본의 영역에서도 올바르게 펼쳐질 때 경제정의가 실현되는데, 지금 과연 민주화라도 제대로 되고 있는가, 우리 사회가. 마치 민주화되었기 때문에 (이제) 재벌문제만 해결하면 된다고 하는 발상이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은 정의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민주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측면을 강조하고 싶었다.
기자: 최근 전두환 사저 앞에서의 취재행태가 언론이나 인터넷 공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것은 취재라기보다 한 시민으로서의 시위라고 평가한다. 이 기자 자신이 시민운동가라고 스스로 규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민운동과 언론의 공익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목적은 같지만, 그 개입의 정도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나?

이상호: 개입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은 정확한 지적이다. 본질적으로 NGO와 언론은 큰 차이가 없다. NGO와 언론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나는 본질적으로 저널리스트는 1인 NGO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비영리를 추구하는 Non-Governmental Organization'이 아니라, 'individual'인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공익적인 가치를 영리적인 이익에 앞서서 추구하는 집단이 NGO이고 그런 공익적인 가치나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언론인데, 불행하게도 언론이 공익적 가치보다는 자사 또는 소수 족벌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NGO보다 윤리성이나 공익성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본질적으로 NGO와 언론은 말한 것처럼 개입의 양상이 좀 다르다. 언론과 언론인은 사회변화와 사회 긍정적인 개선을 위해서 사실관계를 제시하는 사람이다. 그 사실관계로 - 물론 NGO 중에서도 미국 같은 경우에는 사실관계를 밝혀내는 언론사형 NGO도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사실을 여론화하고 사회압력을 미치는 단체를 NGO라고 할 텐데, 전두환 취재에서 저는 본질적으로 언론의 사명, 언론인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고, 다소간에 제가 NGO처럼 비친 것은 제가 기존의 취재화법과 조금은 다른 접근을 취했기 때문일 것이다. 언론사의 선후배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연희동에 가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면 보통 기자들은 접근하지도 않거나, 접근했다가 제지당하면 그냥 돌아갔을 것이다.

그런데 저는 제지당하는 모습을 촬영해 보도했다. 무슨 얘기냐면, 취재된 결과를 보여주는 것에 국한한다면, -기자의 역할이 원래 그렇다 - 그러나 저는 연희동이 아직도 80년대 역사의 시계가 머물고 있으며, 과잉 경호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저의 취재가 무자비하게 폭력적으로 억압되는 현장을 보여줌으로써 보여준 것이다. 다시 말해, 그 상황에서는 우리의 펜과 노트북으로 보여준 것이 아니라, 기자의 육체로 시대를 기록했다고 생각한다.

기자가 몸으로 보여준 것의 사회학적인, 언론학적인 의미를 오독하면 어떤 해프닝이 생기냐면, 채널A에서 귀신의 집 공포, 귀신체험 공포라고 하면서 예쁜 여자 기자가 귀신 분장을 하고 리포트를 했다고 그러더라. 에서 화제가 되었다. 기자가 이렇게 막 보여주면 안 된다. 잘못하면 포르노가 될 수 있다. 예술이 아니라, 그런 측면에서 전두환 취재는 좀 다른 점이 있었다.

기자: 최근 (손바닥 뉴스)가 언론에 거론되고 있다. (손바닥 뉴스)는 MBC의 자회사인 MBC C&I에서 제작했던 것으로 안다. 그런데 갑자기 해당 프로그램이 폐지되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많은 이들은 '손바닥', '발' 등의 어휘 탓에 그 개념이 모호하게 인식된다고도 말한다. 그래서 (손바닥 뉴스)와 (발뉴스)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 묻고 싶다. 또한, 매체 환경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기존 매체의 발전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는지….

이상호: 흔히 저희 (발뉴스)를 '발바닥 뉴스'로 혼동한다. (손바닥 뉴스)는 MBC C&I 브랜드다. 그리고 손바닥 뉴스가 처음 상표 등록을 '손바닥', '발바닥', '손가락', '발가락' 다 했다.
저희가 새롭게 만들면서 그 네 가지 이름을 쓸 수 없었다. (손바닥 뉴스)를 김재철 사장이 아무런 이유 없이 정치적 목적으로 보이는 절차를 통해 없앴기 때문에 "손이 아니면 그럼 발이다"라며 라고 칭하고 뉴스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현재 (발뉴스)는 순수히 개인 영상 블로그라고 보면 된다. 이것은 조직이라든가 어떤 단체의 지원과 간섭 없이 순수하게 개인들, (손바닥 뉴스)를 함께 참여하던 스텝들이 함께 모여서 자발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매체다. 개인 블로그, 영상 블로그, 또는 인터넷 팟캐스트(POD cast)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다른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도 다르지만, 이미 존재 양상이 다르므로 아무래도 방송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것들을 많이 시도하려고 한다. 큰 조직에 속한 것이 아녀서, 그냥 개인들이 하는 방송처럼 편하게, 하지만 단 중요한 것은 사실에 입각한다는 저널리즘 원칙은 잊지 않고 있다.

기자: 현재 이상호 기자는 MBC에 소속된 상태인가?

이상호: 그렇다. 아직 안 잘렸다.

기자: 대부분 사람은 이미 잘린 줄 안다.

이상호: (웃음)

기자: MBC에 소속되어 있는 기자로서 개인방송, 또는 독립적인 방송 운용이 가능한지

이상호: 좋은 질문이다. 앞으로 그와 같은 질문들이 많이 던져질 것이다. 이를테면 10여 년 전에 인터넷이 처음 생겼을 때, 개인 블로그를 처음에는 이단시하고, 조직에서 금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곧 머지않아 조선일보의 군사전문기자나 만화전문기자들처럼 그런 블로그를 자기 콘텐츠를 가진 기자들이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신문사나 방송사의 콘텐츠를 깊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중에는 오히려 회사에서 권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니까 근시안적으로 보면 기자들이 다른 짓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팟캐스트가 이제 일반화될 것이다. 그렇지 않나? 이제 SNS라고 하는 콘텐츠 유통망이 생겼고, 스마트폰이라고 하는 영상콘텐츠 제작 장치를 누구나 보유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 그 두 가지가 모여서 지금 스파크가 일어나고 있는데, 물이 생기고, 세포가 생기는 것이 당연한 자연계의 원리지 않나?

아마 미디어의 발전방향과 전개 양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방송사나 신문사의 사장, 임원들은 최초에는 아마 억압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억압이 강한 언론사일수록 이 팟캐스트가 일반화된 오늘 이후에는 금방 쇠퇴할 것이다.

기자: 지금 말한 것처럼, 팟캐스트와 관련하여 현재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 시대라고까지 명명한다. 그런 중에서 1인 방송이 가능해졌다고 하더라고 이 과정에서 소위 '먹고 사는 문제', 바로 재정 자립의 문제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점에 대해서 이 기자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상호: 먹고 사는 문제는 당연히 중요하다. 언론 통제와 집권의 용이함을 위해 기존의 조·중·동을 비롯한 매체에 종편을 주었다. 종편 하나당 어마어마한, 가히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루어진 조치였는데, 그런 정도 규모의 반의반 정도만이라도 이 시민사회와 1인 미디어와 팟캐스터들에게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투여한다면 정말 대한민국은 세계 미디어 산업을 선도하는 미디어 강국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필! 소수 종편, 곧 망하고야 말 조·중·동 비리 언론사에 자원이 투여되는 바람에, 물론 조·중·동 입장에서는 안 됐다. 그들 스스로 자멸을 촉진하는 기회가 되고 있으니, 여하튼 정부나 시장 차원에서 개인 미디어들이나 팟캐스터들을 격려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1인 미디어나 팟캐스터들도 서로 독자적으로 생존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허브를 만들어서 함께 공동으로 네트워크를 통해서 협상력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광고시장에서 광고 마케터들이 이미 공중파라든가, 전통적인 미디어 마켓이 쇠퇴하고 있지 않나? 인터넷마저 쇠퇴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렇게 이 SNS 환경에서 방어 전략을 짤 것인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기자: 다시 삼성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삼성의 치부를 국민에게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던 주요 인물이 바로 이상호 기자와 김용철 변호사이고,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은 최근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하는 기업이다. 또한, 삼성 입사를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는 것도 사실이다.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삼성에 입사했는데, 아니면 대기업에 입사했는데, 그 대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조리한 현실, 예를 들어 출입증을 활용해 사내 활동까지 추적하고 있다. 이런 부조리한 현실, 또는 내부적으로 일어나는 비합리적인 메커니즘에 대해 그토록 열심히 공부한 자원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 지적해 줄 내용이 있나?

이상호: 사실, 본질적으로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민주적 의사소통이 절실하다. 말이 안 통하고 상명하복식으로 일관되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이견은 있다. 경영학계 내에서 많은데, 군부독재 시절에 시장 영역은 훨씬 더, 사회의 평균보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이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빠른 속도로 합리성을 회복하고, 민주화되어 갔는데, 만약 기업과 자본 조직의 내부 논의가 비합리적이라든가 비효율적이라면, 시장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노조라는 것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 그런데 특히 유독 삼성에서만 노조가 금지되고 있지 않나? 노조가 더욱 활발해져야 할 것 같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기업이 수익을 올리는 영리 집단이라고 하면 언론 같은 경우에는 그렇지 않지 않나?

이른바 소통과 정의를 실천하는 사회적 기구인데, 삼성에는, (저는) 중앙일보가 있기 때문에, 중앙일보가 삼성 이건희 자본독재의 CIA나 육군사관학교가 아니라 삼성의 합리성을 회복시켜주는 소통의 기제나 합리성의 회복 도구가 되었으면 한다. 실제로 중앙일보가 삼성 X파일 보도 이후에 자신들이 그동안 행한 친자본적이고, 홍석현 씨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했다는 자신들의 한계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하고, 그것을 신문에 크게 사고로 내기도 했다.

그래서 삼성의 대국민 신뢰라든가, 조직 내 합리적 소통의 부재가 문제시되는 이즈음에 삼성에 그래도 (중앙일보는) 직접적인 영리가 아닌 어떤 합리적 소통을 지향하는 단체 아닌가? 실제 결과가 어떻든 지금부터라도 과거에 했던 뼈를 깎는 자성의 사과문을 한번 보시고, 다시 한번 중앙일보가 제자리를 찾아서, 삼성이 다시 국민기업으로 서게 해 주는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기자: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삼성 X파일은 최초 이 기자가 직접 녹음을 한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녹음을 한 후에 제보한 것인가?

▲ 이상호 기자 X파일(진실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삼성 X파일을 취재한 이상호 기자의 책이다. 저자는 대한민국 대표 탐사전문 기자로 2005년 ‘삼성 X파일’ 보도로 한국기자상을 수상하였다. 그 외에도 ‘연예계 노예계약’, ‘전두환 비자금 추적’, ‘방탄 군납비리’, ‘방송가 뇌물커넥션’ 등 숱한 특종을 낳았다. 이 책은 삼성 x파일의 보도의 전말, 그 이야기의 시작부터 방송 이후의 이야기까지에 대해서 모두 다루고 있다. 저자는 2004년 접수된 삼성 X파일 제보는 기업과 총수의 이익, 즉 시장의 과도한 이익이 어떻게 공공영역을 훼손해 왔으며 이를 막지 못하면 공동체가 어떤 폐해를 입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상호: (웃음) 국정원에서 '미림팀'이라고 하는 도청전문팀이 있었다고 한다. DJ 정부 때까지 활동이 이어졌는데 삼성뿐 아니라 대기업들이나 다른 주요 인사들에 대해서 요인 감시체계를 통해 감시했던 것이다. - 기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식당이라면 도청기를 테이블 아래 달아 놓고 하는 - (이 팀에서) 도청을 한 테이프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다. 이학수 씨(삼성의 2인자), 홍석현 씨(중앙일보 사장), 이 두 분이 93분 동안 신라호텔 식당에서 대화한 내용이다.

대화의 내용은 삼성 이건희 회장이 이학수 씨를 통해 정치권 등에 대한 뇌물 공여를 지시하고, 그 이학수 씨를 통해 지시받은 내용을 홍석현 씨가 이행한 것들에 대한 보고가 93분 동안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매우 반헌법적이고 민주 공화정을 부인하는 그런 쿠데타적인 내용이다.

이 내용이 어떻게 유출이 됐느냐면, DJ 정부 들어서 과거의 공작 차원에서 활동했던 분들을 포함해서 많은 분이 해직되었다. 억울한 분도 많았다고 하지만 말이다.

불법적인 도청이었다고 하지만 국익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믿었던 공 모 씨 등, 국정원 직원 두 분이 자신들이 작업했던 테이프를 가지고 (국정원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 테이프를 근거로 작성된 안기부 기밀 보고서까지 가지고 나와 그걸로 자신들의 복직을 최초 시도하기 위해 딜을 시도했다가 실패 후 그 테이프가 저에게 제보로 들어왔다. 제가 녹음한 것은 아니다.

기자: 그 테이프로 말미암아 많은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당시 국민은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결국,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었지만, 그 방법이 불법이라는 것이 당시에도 큰 이슈가 되었다. 그러면 지금이라도 그와 같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같은 길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한 발 뺄 것인지?

이상호: 잔인한 질문이다. 결론을 말한다면 또 보도할 것이다. 7년, 8년째 되어 가지만 아직도 그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80년이 걸려도 이것은 보도해야 한다, 기자로서, 물론 모든 취재 과정이 합법적이면 아주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은 준법을 일차적 목표로 하는 기관이 (불행하지만) 아니다. 있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곳은 이를테면 교육기관일 것이다. 믿는 것이 모두 당연하고 기득권이 유지하고 있는 체제가 온당하다고 찰떡같이 믿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언론이라면 변화할 수 있겠는가? 비록 오랜 관행이라든가 기득권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라고 할지라도 새로운 합의가 제기된다면 그것을 과감하게 발언하는 것, 그것이 바로 언론이다.

따라서 검찰은 기본적으로 지난 삼성 X파일 사건에서 수사의 대상이었다. 떡값을 받은 정황이 이 녹음 내용에 나온단 말이다. 그럼에도, 자신들 스스로 서면 검토 후 자신들은 아무 문제 없다고 면죄부를 준 후, 그것을 보도한 기자만을 기소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역사에서는 이 정치검찰, 떡값검찰이라고 불리지만, 검찰의 잘못된 기소의 한 예로 분류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당시 검찰이 사법 처리에 대한 이유로 제시했던 통비법, 통신비밀보호법으로 저를 기소해서 최종 유죄를 받았고, 그리고 그 테이프의 내용이 담고 있는 엄청난 범죄 사실을 수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독이 있는 나무에서 열린 사과는 먹지 못한다는 이른바 '독수독과론(毒樹毒果論)'. 이런 해괴한 논리가 있었다. 검찰은 늘 자신들이 합법적으로 취득한 정보만을 가지고 수사를 한다는 전제인데, 사실 그렇지 않을 경우도 많다.

결국, 삼성에 의해 얼마나 굴욕적으로 검찰의 원칙이 휘었는가를 역사적으로 증명해 줄 수 있는 계기로 보고, 그런 상황이 다시 온다고 해도, 물론 언론이 준법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하지만, 더 큰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저는 배신, 이방인들이 합의를 깸으로써 겪어야 할 고통을 사실 대신해야 하는 것이 공중파, 공영방송의 언론이기 때문에 그것이 공익을 보호하는 것이라면 빨강 신호등에도 건널 수 있다.

기자: MBC 입사 이후 2004년 12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었다. 소위 '구찌 백 사건, 명품 백 사건'은 이 기자의 행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하여 모 방송사에 출연하여 현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해 폭로한 내용도 있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할 말이 있나?

이상호: 공교롭게도 이번에 낸 책이 여기 있다. (이상호 기자 X파일)이라고, 이 책에 답변이 충실하게 적혀 있다. 그러나 우리 프레스바이플 독자들을 위해 이 부분만 말씀을 드리면, 잠깐 책 광고해도 되죠? (웃음) 2004년 12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불미스러운 일이 아니라 주장하고 있다. 당시, 사내 공식절차를 통해 선배들의 잘못된 점들에 대해 내부적으로 바로잡을 것을 요청했고, 그것이 시정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공식적으로 문제 삼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김재철 현 MBC 사장 등, 몇몇 선배들이 대외적으로 한 말과는 달리 본질적으로 반성하는 기회로 삼기는커녕, 오히려 이 문제를 내부고발한 당사자, 내부고발 당사자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있을 수 없는 일을 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뒤늦게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선배들의 사과를 요구하는 바이다. 다시는 우리 자랑스러운 공영방송 MBC에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

기자: 대학교 학부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으로는 각각 국제정치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현실 정치도 참 잘할 것이라는 평가가 여러 곳에서 있다.

이상호: 그 중 한 곳만 알려달라.

기자: 우리 회사에서.

이상호: (웃음)

기자: 현실 정치에 뜻이 있는가?

이상호: 정치엔 생각이 없다. 기본적으로 정치는 저보다 더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분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기사 쓰고 - 사실은 여러 사람과 있을 때 활발하지만 - 혼자 쓰고 읽고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렇게 집단적인 생활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생활이 좋다.

제가 민주개혁의 이미지가 있고, 공격적이고, 공동체 주의자이기는 한데 본질적으로 저는 자유로움을 갈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혼자 기사 쓰고 하는 것이 좋다.

이미 언론으로서도 - 현재 대의 민주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 현실정치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나 여론 조사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실정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언론이야말로 현실정치에 도움이 된다. 제가 정치학을 공부하며 갖게 된 공동체 발전에 대한 모델 등 그런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언론 활동을 통해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 여기가 이한열 기념관이다. - 조금 있으면 MBC에서도 나와야 한다. 이제 20년 정도 월급을 받아먹었는데. 늙어서도 팟캐스팅 하면서, 흰 머리 날리면서 현장에서 기자로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런 좋은 기자들이 좀 많았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최근에 엄기영 선배 같은 경우에는 강원도지사 선거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가 되었다. 안타깝다. 엄기영 앵커는 국민의 사랑을 참 많이 받았다. 그런 분이 흰머리를 날리면서 팟캐스트 방송을 하고 현장과 경찰서 등지에서 억울한 사람을 인터뷰하는, 그런 모습으로 끝맺음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언론 발전을 위해서. 그렇게 했다면 더욱 많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되는 꿈을 꿀 수 있었을 것이다.

언론이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가 대단히 크다. 그런 분들이 끝까지 언론 현장을 지켜 주시면, 미국처럼 - 미국은 대학에 기부를 잘 안 한다. 우리는 유산 기탁을 대학에 주로 하지 않나? 미국은 사회발전과 민주주의를 위해 언론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례를 수십 년 동안 보여 줬다 - 예를 들어 워터게이트 사건의 경우, 거짓말을 하면 정치인,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물러나야 한다는 정치학 교과서에 나오는 구절을 현실화했다. 누가 했나, 언론이 했다. 그런 결과 많은 좋은 이들이 기자가 되고자 한다. 또한, 유산을 언론사에 기탁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사실 대학이 사회의 내일을 예비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는가? 입학하자마자 토플 공부하고, 취직시험 공부하는 (무슨 뭐) 공직, 대기업 들어가기 위한 인력 공동체지 않나? 그런데 거기에 왜 유산을 주는가?

정말 좋은 기자들이 죽을 때까지 한 자리에서 언론 하면 그 자리에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는 국민이 물도 주고, 비료도 주면 좋을 것이다. 이것은 희망인데 - 오랫동안 언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 팟캐스트가 생겨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기자 일을 끝까지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기자: 이번 전두환 공익 펀드가 인구에 회자하고 있다.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7월 12일까지 한 달 동안 모금을 했는데, 결과는 어떤가?

이상호: 결과는 1,300명 가까운 시민이 참여해 주셨다.
원래 목표액이 한 달에 5,000만 원을 모으는 것이었다. 불과 일주일 만에 5,000만 원을 넘겼다. 한 달을 계속한 결과 6,140만 원을 모아 주셨다. 아직 전달은 못 받았는데, 소중한 정성을 새겨 전두환 취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저희가 훌륭한 교두보를 이렇게 만들었다.

여기가 전두환 독재에 항거하다가 최루탄을 맞아 죽은 고(故) 이한열 열사의 기념관(추모관)이다. 이곳 2층에 역설적으로 이곳에 전두환 특별 취재팀을 꾸릴 수 있는 사무공간을 얻었다. 그 돈으로, 그래서 여기서 방송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사실은 여기 스튜디오를 만들고 처음으로 프레스바이플이 사용하고 있다. 사용료는 안 받겠다(웃음). 그래서 이런저런 수수료 등 제하고 나면 5,000만 원 조금 넘는 정도의 액수일 텐데, 그 돈을 받게 되면 그것으로 저희는 먹고 마시는 일에는 절대 쓰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다만, 필요한 장비들을 저렴하게 준비하고, 앞으로도 저희가 사용하게 될 돈이 생기면 1원 단위까지 투명하게 공개해 드릴 것이다. 이왕이면 그 돈을 저희는 쓰고 싶지 않다. (이 돈으로) 어떻게 보면 을 두 번 정도 제작할 수 있는 금액이다. 크다면 크지만, 방송이라는 것이 참 비싸다.

그래서 그 돈을 바로 만지지 않고 꼭 필요한 데에 쓰면서 오랫동안 방송을 할 수 있게 다른 필요한 수단들을 마련하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자발적 정기 구독회원을 모집하는 것이다. 우리에 대한 신뢰와 믿음, 기대를 하실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기자: 끝으로 프레스바이플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이상호: 시민이 만드는 소셜 미디어, 프레스바이플!
좋은 뜻을 가지고 많은 분이 모여 만든 신생 매체이다. 이제 SNS를 통해서 네티즌들이 직접 여론의 주도 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그런 가운데 프레스바이플은 기득권 언론매체를 감시하고 스스로 언론의 주인이 되기 위한 시민의 매체로 성장하고 있다.

처음부터 프레스바이플을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도 이렇게 이 기자랑, 이경직 기자랑 인터뷰했는데, 각도도 날카롭고 준비도 많이 하셨는데, 저도 광고 좀(웃음).

(이상호 기자 X파일) 저희가 살림살이를 위해서도 좀 많이 팔려야 한다, 지금. 저희 (발뉴스)을 위해서도 많이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고, '경제민주화'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그만큼 얼마나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는 것인가? 제가 겪었던 2004년부터 2005년 사이 10개월 동안의 고행이라고 할까? 자본의 벽에 대한 기록이다. 여러분 한 번 읽어 보시고, 우리 사회 단면이니까, 이것보다는 나은 세상을 위해 여러분, 이번 선거에서 경제민주화를 진심으로 누가 추구할 수 있는지 잘 판단하셔서 현명한 투표를 하시라고, 이 책을 꼭 권해 드리고 싶다. 투표장에 갈 때까지 이 책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       

기자: 인터뷰 감사하다. 앞으로도 언론의 발전과 민주적인 정치, 경제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 주길 바란다. 우리 프레스바이플도 늘 함께 하겠다.

이경직 기자  |  mp97@naver.com

57전 56승 1패 - 멈추지 않는 기자, 이상호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7-18일자 기사 '57전 56승 1패 - 멈추지 않는 기자, 이상호'를 퍼왔습니다.
[프레스바이플이 만난 사람]

지난 18년 동안 무려 57번이나 피소되었지만. 유일하게 ‘삼성 X-파일’ 사건으로 1패를 기록한 '57전 56승 1패'의 사나이. 김재철 비리, 전두환 경호 행태 취재, 삼성 x파일, 장자연 사건, 방탄 군납비리, 연예계 PR비 관련 커넥션 등, MBC 입사 이래 주로 심층보도 프로그램에서 고발 전문 기자로 활동해온 이상호 기자.

http://vimeo.com/45955490

지난 17일 프레스바이플은 (이상호 기자 X파일) 출간에 맞춰 MBC 이상호 기자를 만났다. 이 기자는 신촌 이한열 기념관에 스튜디오를 차리고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를 제작하고 있었다.

이상호 기자 X파일)이란 책을 출간하게 된 동기와 당시 취재 과정에서 느낀 점들에 대해 물었다. 이 기자는 이에 대해 7년 전 취재일지를 책으로 펴낸 것이라며 "민주화가 제도적으로 완성되었지만 결국 이것을 자본 독재에 갖다 바치는 현재의 국내 상황에 위기의식을 가지고 취재했다."라며, "언젠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할 때 이 내용을 공개하려 했었다"라면서 출간 배경을 밝혔다.

전두환 사저 앞에서의 취재 중 곤욕을 당한 것이 취재인지, 아니면 한 명의 시민으로서 벌인 시위인지를 묻는 말에 이 기자는 "기본적으로 NGO와 언론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제하고, "불행하게도 우리 언론이 공익적인 가치보다는 자사, 또는 소수 족벌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NGO보다 윤리성과 공익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그는 를 김재철 사장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폐지하여, 그에 상대적인 개념으로 를 만들었다면서, 현재 는 조직과 단체의 자원과 간섭이 없는 순수한 개인 미디어 또는 블로그이지만, 그럼에도 언론으로서 사실에 근거해야 하는 원칙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나아가 MBC 소속의 기자로서 독립적인 방송운영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개별적인 방송 운영에 대해 사측에서 크게 부정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런 팟캐스트 등을 활용해 기자들이 개별적인 보도행위가 언론의 향상에 크게 이바지한다는 공감대가 있어 회사 측에서도 호의적이다. 물론 이런 미디어의 발전방향을 이해하지 못하는 언론사에서는 이를 문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조리한 행태에 직원의 신분일지라도 침묵으로 일관하기만 하는 내부 구성원들, 특히 지성인이라 할 수 있는 구성원들까지 침묵하는 것은 비판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민주적인 의사소통은 합리성을 전제로 한다. 기업 안에서의 비합리적인 행태가 있다면 이는 결국 시장에서도 이길 수 없을 것이다."라면서, "언론이 소통과 정의를 실현하는 곳이라고 한다면 삼성의 경우, 중앙일보가 삼성의 합리성을 되찾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밖에 X파일 보도 당시, 국가정보원의 미림팀이 주요 인사들의 통태 파악 과정에서 이루어진 녹음이 자신에게 오게 된 경위와 2004년 명품백 사건의 진실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답변하는 과정에서 김재철 현 MBC 사장이 허위 자백 강요 등이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인터뷰 전문]
기자: 프레스바이플 독자들께 인사 부탁한다.

이상호: MBC C&I에서 광고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호 기자다. 반갑다.

기자: 이번에 (이상호 기자 x 파일)이라고 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의 동기나 주된 내용 등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이 있다. 삼성 측의 출간 방해 공작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상호: 일단 (이상호 기자 X파일)은 만 7년 전에 쓰인 취재일지다. 2004년 10월부터
이듬해 2005년 7월까지, 10개월 동안의 취재일지인데, 변호사분들이 삼성의 소송 과정에서 취재 배경이라든가, 취재의 정당성, 기자의 윤리성 등 (이런 것들을) 문제를 제기할 테니까, 그런 측면에서 - 소송에 대비한 측면에서라도 - 기록을 남겨둘 것을 권유하기도 했고, 저 자신이 조직에서 - 삼성을 취재하다 보면 항상 그런 일이 뒤 따르는데, 고립된다. 고립되고, 왕따가 되고, 인격적으로 사회 부적응자, 이런 식으로 다들 매도를 하기 때문에 - 저로서는 제가 유일하게 대화할 수 있는 '안네의 일기'처럼 쓴 제 일지(일기)였던 것이다.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책을 펴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7년 전에 (사실) 이 X파일의 의미가 제대로 설득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는 그 당시 중요하지 않은 가치였고, 노무현 정부 들어서 정치민주화가 제도적으로 완성되는 단계였기 때문에 국민은 "민주화는 그만하면 됐다."라며, 나름대로 (이른바) 민주와 개혁에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사실 민주주의에 대한 치열함이 사회적으로 많이 (좀) 잦아들었다.

그런데 저는 기자 생활하면서 그 당시에 자본의 독점적인 이익추구, (이른바) 자본의 횡포, 나아가서 삼성 같은 경우에 특히 삼성 자본독재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징후들을 발견했다. - 공화국이 몰락되는 징조 - 그래서 심각성을 가지고, (이것이) 우리가 민주화가 제도적으로 완성되었지만 결국 이것(민주화의 결과물)을 자본독재에 갖다 바치는구나 하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취재를 했고, 이후에 언젠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할 때 이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발간하게 되었다.

이번 대선에 다행스럽게도, (뭐) 저의 보도 이후에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도 있었지만, 여하튼 우리 사회가 삼성을 위시한 재벌과 자본독재의 폐해에 대해 상당히 널리 공감하게 됐고, 그 결과 대선에서 경제민주화가 중요한 화두로 등장했기 때문에 이 경제민주화가 몇몇 대선후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말만 번드레한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라, (대단히) 살을 깎는 개혁의지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을 증언하기 위해 사실은 책을 펴냈다.
이를테면, 정치민주화가 굳건해야 경제민주화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까 정치적 영역에서 정의란 것이 시장 혹은 자본의 영역에서도 올바르게 펼쳐질 때 경제정의가 실현되는데, 지금 과연 민주화라도 제대로 되고 있는가, 우리 사회가. 마치 민주화되었기 때문에 (이제) 재벌문제만 해결하면 된다고 하는 발상이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은 정의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민주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측면을 강조하고 싶었다.
기자: 최근 전두환 사저 앞에서의 취재행태가 언론이나 인터넷 공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것은 취재라기보다 한 시민으로서의 시위라고 평가한다. 이 기자 자신이 시민운동가라고 스스로 규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민운동과 언론의 공익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목적은 같지만, 그 개입의 정도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나?

이상호: 개입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은 정확한 지적이다. 본질적으로 NGO와 언론은 큰 차이가 없다. NGO와 언론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나는 본질적으로 저널리스트는 1인 NGO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비영리를 추구하는 Non-Governmental Organization'이 아니라, 'individual'인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공익적인 가치를 영리적인 이익에 앞서서 추구하는 집단이 NGO이고 그런 공익적인 가치나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언론인데, 불행하게도 언론이 공익적 가치보다는 자사 또는 소수 족벌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NGO보다 윤리성이나 공익성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본질적으로 NGO와 언론은 말한 것처럼 개입의 양상이 좀 다르다. 언론과 언론인은 사회변화와 사회 긍정적인 개선을 위해서 사실관계를 제시하는 사람이다. 그 사실관계로 - 물론 NGO 중에서도 미국 같은 경우에는 사실관계를 밝혀내는 언론사형 NGO도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사실을 여론화하고 사회압력을 미치는 단체를 NGO라고 할 텐데, 전두환 취재에서 저는 본질적으로 언론의 사명, 언론인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고, 다소간에 제가 NGO처럼 비친 것은 제가 기존의 취재화법과 조금은 다른 접근을 취했기 때문일 것이다. 언론사의 선후배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연희동에 가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면 보통 기자들은 접근하지도 않거나, 접근했다가 제지당하면 그냥 돌아갔을 것이다.

그런데 저는 제지당하는 모습을 촬영해 보도했다. 무슨 얘기냐면, 취재된 결과를 보여주는 것에 국한한다면, -기자의 역할이 원래 그렇다 - 그러나 저는 연희동이 아직도 80년대 역사의 시계가 머물고 있으며, 과잉 경호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저의 취재가 무자비하게 폭력적으로 억압되는 현장을 보여줌으로써 보여준 것이다. 다시 말해, 그 상황에서는 우리의 펜과 노트북으로 보여준 것이 아니라, 기자의 육체로 시대를 기록했다고 생각한다.

기자가 몸으로 보여준 것의 사회학적인, 언론학적인 의미를 오독하면 어떤 해프닝이 생기냐면, 채널A에서 귀신의 집 공포, 귀신체험 공포라고 하면서 예쁜 여자 기자가 귀신 분장을 하고 리포트를 했다고 그러더라. 에서 화제가 되었다. 기자가 이렇게 막 보여주면 안 된다. 잘못하면 포르노가 될 수 있다. 예술이 아니라, 그런 측면에서 전두환 취재는 좀 다른 점이 있었다.

기자: 최근 (손바닥 뉴스)가 언론에 거론되고 있다. (손바닥 뉴스)는 MBC의 자회사인 MBC C&I에서 제작했던 것으로 안다. 그런데 갑자기 해당 프로그램이 폐지되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많은 이들은 '손바닥', '발' 등의 어휘 탓에 그 개념이 모호하게 인식된다고도 말한다. 그래서 (손바닥 뉴스)와 (발뉴스)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 묻고 싶다. 또한, 매체 환경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기존 매체의 발전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는지….

이상호: 흔히 저희 (발뉴스)를 '발바닥 뉴스'로 혼동한다. (손바닥 뉴스)는 MBC C&I 브랜드다. 그리고 손바닥 뉴스가 처음 상표 등록을 '손바닥', '발바닥', '손가락', '발가락' 다 했다.
저희가 새롭게 만들면서 그 네 가지 이름을 쓸 수 없었다. (손바닥 뉴스)를 김재철 사장이 아무런 이유 없이 정치적 목적으로 보이는 절차를 통해 없앴기 때문에 "손이 아니면 그럼 발이다"라며 라고 칭하고 뉴스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현재 (발뉴스)는 순수히 개인 영상 블로그라고 보면 된다. 이것은 조직이라든가 어떤 단체의 지원과 간섭 없이 순수하게 개인들, (손바닥 뉴스)를 함께 참여하던 스텝들이 함께 모여서 자발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매체다. 개인 블로그, 영상 블로그, 또는 인터넷 팟캐스트(POD cast)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다른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도 다르지만, 이미 존재 양상이 다르므로 아무래도 방송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것들을 많이 시도하려고 한다. 큰 조직에 속한 것이 아녀서, 그냥 개인들이 하는 방송처럼 편하게, 하지만 단 중요한 것은 사실에 입각한다는 저널리즘 원칙은 잊지 않고 있다.

기자: 현재 이상호 기자는 MBC에 소속된 상태인가?

이상호: 그렇다. 아직 안 잘렸다.

기자: 대부분 사람은 이미 잘린 줄 안다.

이상호: (웃음)

기자: MBC에 소속되어 있는 기자로서 개인방송, 또는 독립적인 방송 운용이 가능한지

이상호: 좋은 질문이다. 앞으로 그와 같은 질문들이 많이 던져질 것이다. 이를테면 10여 년 전에 인터넷이 처음 생겼을 때, 개인 블로그를 처음에는 이단시하고, 조직에서 금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곧 머지않아 조선일보의 군사전문기자나 만화전문기자들처럼 그런 블로그를 자기 콘텐츠를 가진 기자들이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신문사나 방송사의 콘텐츠를 깊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중에는 오히려 회사에서 권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니까 근시안적으로 보면 기자들이 다른 짓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팟캐스트가 이제 일반화될 것이다. 그렇지 않나? 이제 SNS라고 하는 콘텐츠 유통망이 생겼고, 스마트폰이라고 하는 영상콘텐츠 제작 장치를 누구나 보유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 그 두 가지가 모여서 지금 스파크가 일어나고 있는데, 물이 생기고, 세포가 생기는 것이 당연한 자연계의 원리지 않나?

아마 미디어의 발전방향과 전개 양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방송사나 신문사의 사장, 임원들은 최초에는 아마 억압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억압이 강한 언론사일수록 이 팟캐스트가 일반화된 오늘 이후에는 금방 쇠퇴할 것이다.

기자: 지금 말한 것처럼, 팟캐스트와 관련하여 현재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 시대라고까지 명명한다. 그런 중에서 1인 방송이 가능해졌다고 하더라고 이 과정에서 소위 '먹고 사는 문제', 바로 재정 자립의 문제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점에 대해서 이 기자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상호: 먹고 사는 문제는 당연히 중요하다. 언론 통제와 집권의 용이함을 위해 기존의 조·중·동을 비롯한 매체에 종편을 주었다. 종편 하나당 어마어마한, 가히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루어진 조치였는데, 그런 정도 규모의 반의반 정도만이라도 이 시민사회와 1인 미디어와 팟캐스터들에게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투여한다면 정말 대한민국은 세계 미디어 산업을 선도하는 미디어 강국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필! 소수 종편, 곧 망하고야 말 조·중·동 비리 언론사에 자원이 투여되는 바람에, 물론 조·중·동 입장에서는 안 됐다. 그들 스스로 자멸을 촉진하는 기회가 되고 있으니, 여하튼 정부나 시장 차원에서 개인 미디어들이나 팟캐스터들을 격려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1인 미디어나 팟캐스터들도 서로 독자적으로 생존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허브를 만들어서 함께 공동으로 네트워크를 통해서 협상력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광고시장에서 광고 마케터들이 이미 공중파라든가, 전통적인 미디어 마켓이 쇠퇴하고 있지 않나? 인터넷마저 쇠퇴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렇게 이 SNS 환경에서 방어 전략을 짤 것인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기자: 다시 삼성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삼성의 치부를 국민에게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던 주요 인물이 바로 이상호 기자와 김용철 변호사이고,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은 최근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하는 기업이다. 또한, 삼성 입사를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는 것도 사실이다.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삼성에 입사했는데, 아니면 대기업에 입사했는데, 그 대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조리한 현실, 예를 들어 출입증을 활용해 사내 활동까지 추적하고 있다. 이런 부조리한 현실, 또는 내부적으로 일어나는 비합리적인 메커니즘에 대해 그토록 열심히 공부한 자원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 지적해 줄 내용이 있나?

이상호: 사실, 본질적으로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민주적 의사소통이 절실하다. 말이 안 통하고 상명하복식으로 일관되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이견은 있다. 경영학계 내에서 많은데, 군부독재 시절에 시장 영역은 훨씬 더, 사회의 평균보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이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빠른 속도로 합리성을 회복하고, 민주화되어 갔는데, 만약 기업과 자본 조직의 내부 논의가 비합리적이라든가 비효율적이라면, 시장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노조라는 것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 그런데 특히 유독 삼성에서만 노조가 금지되고 있지 않나? 노조가 더욱 활발해져야 할 것 같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기업이 수익을 올리는 영리 집단이라고 하면 언론 같은 경우에는 그렇지 않지 않나?

이른바 소통과 정의를 실천하는 사회적 기구인데, 삼성에는, (저는) 중앙일보가 있기 때문에, 중앙일보가 삼성 이건희 자본독재의 CIA나 육군사관학교가 아니라 삼성의 합리성을 회복시켜주는 소통의 기제나 합리성의 회복 도구가 되었으면 한다. 실제로 중앙일보가 삼성 X파일 보도 이후에 자신들이 그동안 행한 친자본적이고, 홍석현 씨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했다는 자신들의 한계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하고, 그것을 신문에 크게 사고로 내기도 했다.

그래서 삼성의 대국민 신뢰라든가, 조직 내 합리적 소통의 부재가 문제시되는 이즈음에 삼성에 그래도 (중앙일보는) 직접적인 영리가 아닌 어떤 합리적 소통을 지향하는 단체 아닌가? 실제 결과가 어떻든 지금부터라도 과거에 했던 뼈를 깎는 자성의 사과문을 한번 보시고, 다시 한번 중앙일보가 제자리를 찾아서, 삼성이 다시 국민기업으로 서게 해 주는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기자: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삼성 X파일은 최초 이 기자가 직접 녹음을 한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녹음을 한 후에 제보한 것인가?

▲ 이상호 기자 X파일(진실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삼성 X파일을 취재한 이상호 기자의 책이다. 저자는 대한민국 대표 탐사전문 기자로 2005년 ‘삼성 X파일’ 보도로 한국기자상을 수상하였다. 그 외에도 ‘연예계 노예계약’, ‘전두환 비자금 추적’, ‘방탄 군납비리’, ‘방송가 뇌물커넥션’ 등 숱한 특종을 낳았다. 이 책은 삼성 x파일의 보도의 전말, 그 이야기의 시작부터 방송 이후의 이야기까지에 대해서 모두 다루고 있다. 저자는 2004년 접수된 삼성 X파일 제보는 기업과 총수의 이익, 즉 시장의 과도한 이익이 어떻게 공공영역을 훼손해 왔으며 이를 막지 못하면 공동체가 어떤 폐해를 입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상호: (웃음) 국정원에서 '미림팀'이라고 하는 도청전문팀이 있었다고 한다. DJ 정부 때까지 활동이 이어졌는데 삼성뿐 아니라 대기업들이나 다른 주요 인사들에 대해서 요인 감시체계를 통해 감시했던 것이다. - 기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식당이라면 도청기를 테이블 아래 달아 놓고 하는 - (이 팀에서) 도청을 한 테이프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다. 이학수 씨(삼성의 2인자), 홍석현 씨(중앙일보 사장), 이 두 분이 93분 동안 신라호텔 식당에서 대화한 내용이다.

대화의 내용은 삼성 이건희 회장이 이학수 씨를 통해 정치권 등에 대한 뇌물 공여를 지시하고, 그 이학수 씨를 통해 지시받은 내용을 홍석현 씨가 이행한 것들에 대한 보고가 93분 동안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매우 반헌법적이고 민주 공화정을 부인하는 그런 쿠데타적인 내용이다.

이 내용이 어떻게 유출이 됐느냐면, DJ 정부 들어서 과거의 공작 차원에서 활동했던 분들을 포함해서 많은 분이 해직되었다. 억울한 분도 많았다고 하지만 말이다.

불법적인 도청이었다고 하지만 국익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믿었던 공 모 씨 등, 국정원 직원 두 분이 자신들이 작업했던 테이프를 가지고 (국정원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 테이프를 근거로 작성된 안기부 기밀 보고서까지 가지고 나와 그걸로 자신들의 복직을 최초 시도하기 위해 딜을 시도했다가 실패 후 그 테이프가 저에게 제보로 들어왔다. 제가 녹음한 것은 아니다.

기자: 그 테이프로 말미암아 많은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당시 국민은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결국,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었지만, 그 방법이 불법이라는 것이 당시에도 큰 이슈가 되었다. 그러면 지금이라도 그와 같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같은 길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한 발 뺄 것인지?

이상호: 잔인한 질문이다. 결론을 말한다면 또 보도할 것이다. 7년, 8년째 되어 가지만 아직도 그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80년이 걸려도 이것은 보도해야 한다, 기자로서, 물론 모든 취재 과정이 합법적이면 아주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은 준법을 일차적 목표로 하는 기관이 (불행하지만) 아니다. 있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곳은 이를테면 교육기관일 것이다. 믿는 것이 모두 당연하고 기득권이 유지하고 있는 체제가 온당하다고 찰떡같이 믿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언론이라면 변화할 수 있겠는가? 비록 오랜 관행이라든가 기득권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라고 할지라도 새로운 합의가 제기된다면 그것을 과감하게 발언하는 것, 그것이 바로 언론이다.

따라서 검찰은 기본적으로 지난 삼성 X파일 사건에서 수사의 대상이었다. 떡값을 받은 정황이 이 녹음 내용에 나온단 말이다. 그럼에도, 자신들 스스로 서면 검토 후 자신들은 아무 문제 없다고 면죄부를 준 후, 그것을 보도한 기자만을 기소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역사에서는 이 정치검찰, 떡값검찰이라고 불리지만, 검찰의 잘못된 기소의 한 예로 분류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당시 검찰이 사법 처리에 대한 이유로 제시했던 통비법, 통신비밀보호법으로 저를 기소해서 최종 유죄를 받았고, 그리고 그 테이프의 내용이 담고 있는 엄청난 범죄 사실을 수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독이 있는 나무에서 열린 사과는 먹지 못한다는 이른바 '독수독과론(毒樹毒果論)'. 이런 해괴한 논리가 있었다. 검찰은 늘 자신들이 합법적으로 취득한 정보만을 가지고 수사를 한다는 전제인데, 사실 그렇지 않을 경우도 많다.

결국, 삼성에 의해 얼마나 굴욕적으로 검찰의 원칙이 휘었는가를 역사적으로 증명해 줄 수 있는 계기로 보고, 그런 상황이 다시 온다고 해도, 물론 언론이 준법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하지만, 더 큰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저는 배신, 이방인들이 합의를 깸으로써 겪어야 할 고통을 사실 대신해야 하는 것이 공중파, 공영방송의 언론이기 때문에 그것이 공익을 보호하는 것이라면 빨강 신호등에도 건널 수 있다.

기자: MBC 입사 이후 2004년 12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었다. 소위 '구찌 백 사건, 명품 백 사건'은 이 기자의 행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하여 모 방송사에 출연하여 현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해 폭로한 내용도 있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할 말이 있나?

이상호: 공교롭게도 이번에 낸 책이 여기 있다. (이상호 기자 X파일)이라고, 이 책에 답변이 충실하게 적혀 있다. 그러나 우리 프레스바이플 독자들을 위해 이 부분만 말씀을 드리면, 잠깐 책 광고해도 되죠? (웃음) 2004년 12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불미스러운 일이 아니라 주장하고 있다. 당시, 사내 공식절차를 통해 선배들의 잘못된 점들에 대해 내부적으로 바로잡을 것을 요청했고, 그것이 시정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공식적으로 문제 삼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김재철 현 MBC 사장 등, 몇몇 선배들이 대외적으로 한 말과는 달리 본질적으로 반성하는 기회로 삼기는커녕, 오히려 이 문제를 내부고발한 당사자, 내부고발 당사자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있을 수 없는 일을 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뒤늦게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선배들의 사과를 요구하는 바이다. 다시는 우리 자랑스러운 공영방송 MBC에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

기자: 대학교 학부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으로는 각각 국제정치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현실 정치도 참 잘할 것이라는 평가가 여러 곳에서 있다.

이상호: 그 중 한 곳만 알려달라.

기자: 우리 회사에서.

이상호: (웃음)

기자: 현실 정치에 뜻이 있는가?

이상호: 정치엔 생각이 없다. 기본적으로 정치는 저보다 더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분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기사 쓰고 - 사실은 여러 사람과 있을 때 활발하지만 - 혼자 쓰고 읽고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렇게 집단적인 생활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생활이 좋다.

제가 민주개혁의 이미지가 있고, 공격적이고, 공동체 주의자이기는 한데 본질적으로 저는 자유로움을 갈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혼자 기사 쓰고 하는 것이 좋다.

이미 언론으로서도 - 현재 대의 민주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 현실정치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나 여론 조사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실정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언론이야말로 현실정치에 도움이 된다. 제가 정치학을 공부하며 갖게 된 공동체 발전에 대한 모델 등 그런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언론 활동을 통해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 여기가 이한열 기념관이다. - 조금 있으면 MBC에서도 나와야 한다. 이제 20년 정도 월급을 받아먹었는데. 늙어서도 팟캐스팅 하면서, 흰 머리 날리면서 현장에서 기자로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런 좋은 기자들이 좀 많았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최근에 엄기영 선배 같은 경우에는 강원도지사 선거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가 되었다. 안타깝다. 엄기영 앵커는 국민의 사랑을 참 많이 받았다. 그런 분이 흰머리를 날리면서 팟캐스트 방송을 하고 현장과 경찰서 등지에서 억울한 사람을 인터뷰하는, 그런 모습으로 끝맺음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언론 발전을 위해서. 그렇게 했다면 더욱 많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되는 꿈을 꿀 수 있었을 것이다.

언론이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가 대단히 크다. 그런 분들이 끝까지 언론 현장을 지켜 주시면, 미국처럼 - 미국은 대학에 기부를 잘 안 한다. 우리는 유산 기탁을 대학에 주로 하지 않나? 미국은 사회발전과 민주주의를 위해 언론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례를 수십 년 동안 보여 줬다 - 예를 들어 워터게이트 사건의 경우, 거짓말을 하면 정치인,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물러나야 한다는 정치학 교과서에 나오는 구절을 현실화했다. 누가 했나, 언론이 했다. 그런 결과 많은 좋은 이들이 기자가 되고자 한다. 또한, 유산을 언론사에 기탁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사실 대학이 사회의 내일을 예비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는가? 입학하자마자 토플 공부하고, 취직시험 공부하는 (무슨 뭐) 공직, 대기업 들어가기 위한 인력 공동체지 않나? 그런데 거기에 왜 유산을 주는가?

정말 좋은 기자들이 죽을 때까지 한 자리에서 언론 하면 그 자리에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는 국민이 물도 주고, 비료도 주면 좋을 것이다. 이것은 희망인데 - 오랫동안 언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 팟캐스트가 생겨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기자 일을 끝까지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기자: 이번 전두환 공익 펀드가 인구에 회자하고 있다.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7월 12일까지 한 달 동안 모금을 했는데, 결과는 어떤가?

이상호: 결과는 1,300명 가까운 시민이 참여해 주셨다.
원래 목표액이 한 달에 5,000만 원을 모으는 것이었다. 불과 일주일 만에 5,000만 원을 넘겼다. 한 달을 계속한 결과 6,140만 원을 모아 주셨다. 아직 전달은 못 받았는데, 소중한 정성을 새겨 전두환 취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저희가 훌륭한 교두보를 이렇게 만들었다.

여기가 전두환 독재에 항거하다가 최루탄을 맞아 죽은 고(故) 이한열 열사의 기념관(추모관)이다. 이곳 2층에 역설적으로 이곳에 전두환 특별 취재팀을 꾸릴 수 있는 사무공간을 얻었다. 그 돈으로, 그래서 여기서 방송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사실은 여기 스튜디오를 만들고 처음으로 프레스바이플이 사용하고 있다. 사용료는 안 받겠다(웃음). 그래서 이런저런 수수료 등 제하고 나면 5,000만 원 조금 넘는 정도의 액수일 텐데, 그 돈을 받게 되면 그것으로 저희는 먹고 마시는 일에는 절대 쓰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다만, 필요한 장비들을 저렴하게 준비하고, 앞으로도 저희가 사용하게 될 돈이 생기면 1원 단위까지 투명하게 공개해 드릴 것이다. 이왕이면 그 돈을 저희는 쓰고 싶지 않다. (이 돈으로) 어떻게 보면 을 두 번 정도 제작할 수 있는 금액이다. 크다면 크지만, 방송이라는 것이 참 비싸다.

그래서 그 돈을 바로 만지지 않고 꼭 필요한 데에 쓰면서 오랫동안 방송을 할 수 있게 다른 필요한 수단들을 마련하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자발적 정기 구독회원을 모집하는 것이다. 우리에 대한 신뢰와 믿음, 기대를 하실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기자: 끝으로 프레스바이플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이상호: 시민이 만드는 소셜 미디어, 프레스바이플!
좋은 뜻을 가지고 많은 분이 모여 만든 신생 매체이다. 이제 SNS를 통해서 네티즌들이 직접 여론의 주도 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그런 가운데 프레스바이플은 기득권 언론매체를 감시하고 스스로 언론의 주인이 되기 위한 시민의 매체로 성장하고 있다.

처음부터 프레스바이플을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도 이렇게 이 기자랑, 이경직 기자랑 인터뷰했는데, 각도도 날카롭고 준비도 많이 하셨는데, 저도 광고 좀(웃음).

(이상호 기자 X파일) 저희가 살림살이를 위해서도 좀 많이 팔려야 한다, 지금. 저희 (발뉴스)을 위해서도 많이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고, '경제민주화'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그만큼 얼마나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는 것인가? 제가 겪었던 2004년부터 2005년 사이 10개월 동안의 고행이라고 할까? 자본의 벽에 대한 기록이다. 여러분 한 번 읽어 보시고, 우리 사회 단면이니까, 이것보다는 나은 세상을 위해 여러분, 이번 선거에서 경제민주화를 진심으로 누가 추구할 수 있는지 잘 판단하셔서 현명한 투표를 하시라고, 이 책을 꼭 권해 드리고 싶다. 투표장에 갈 때까지 이 책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       

기자: 인터뷰 감사하다. 앞으로도 언론의 발전과 민주적인 정치, 경제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 주길 바란다. 우리 프레스바이플도 늘 함께 하겠다.

이경직 기자  |  mp9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