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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1일 월요일

[기고]제재와 압박은 결코 해법이 아니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3-10일자 기사 '[기고]제재와 압박은 결코 해법이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시급한 평화협상으로 군사 충돌 막고 불안정한 정전상태 마무리해야

2011년 키리졸브 훈련이 진행 중인 모습(자료사진)ⓒ뉴시스

지난 3월 1일부터 한국군 20만명과 미군 1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미연합 독수리 전쟁연습이 시작되었고, 오는 11일부터는 한국군 1만여명과 미군 3천5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키리졸브 연습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지난 5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 실제적인 2차, 3차 대응조치 ▲ 3월 11일부터 정전협정의 모든 효력 백지화 ▲ 판문점 대표부 활동 전면 중지, 판문점 북미 군부전화 차단 등의 입장을 밝혔다.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된 직후인 8일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발표하고 ▲ 3월 11일부터 남북간 불가침 관련 합의 전면 폐기 ▲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백지화 ▲ 남북간 판문점 연락통로 폐쇄 등을 선언하였다. 

한미연합훈련에 맞대응하는 양상의 육해공 합동훈련 조짐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으며, 동해일대에 선박과 비행기의 운항을 금지하는 항행 금지구역을 설정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기존의 대응에 비하면 ‘입장’으로도, ‘행동’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지만, 이는 이미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 

사실상 예고된 파국...해결 노력은 없이 제재강화 등 강경대응으로 일관

1월 말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 대한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이후 북측은 적대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물리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각계 단체들은 오바마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북한정권 붕괴’라는 환상 속에서 대북 적대 정책에 몰두하는 동안 북미, 남북관계는 악화되고 한반도의 평화는 파괴되었으며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은 강화된 결과가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에 기존의 제재, 압박정책을 계속 고집한다면 한반도의 비핵화가 실현되기는 커녕 갈등만 심화되고 북측의 더 강경한 행동만 불러올 것이므로 하루빨리 평화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하였다. 그러나 한미 당국은 평화협상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대북무력시위, 제재강화에 여전히 열을 올림으로써 사실상 예고된 파국을 그저 맞이하고 있다. 

한미연합사는 독수리-키리졸브 연습에 대해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은 북 정권 붕괴, 북 전역 점령을 목표로 한 전면전 대비 연습과 이른바 ‘북의 급변사태’를 맞아 한미연합군의 북 점령, 대량살상무기 제거 훈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 대단히 공격적인 전쟁연습이다. 

20만명 이상의 군대가 무려 60일간 진행하는 전쟁연습은 그 자체로 적대적인 행동이며, 특히 한미 국방장관이 북의 3차 핵실험 직후 전화통화를 하여 연합군사연습의 확대와 북에 대한 무력시위 강화를 사전에 협의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전쟁연습은 명백한 대북 무력시위가 아닐 수 없다.

제재가 강경대응을 낳고 군사적 압박이 물리적 대응조치를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전협정과 불가침 선언이 백지화 될 위기이다. 쌍방의 무력시위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군사적 충돌을 제어할 어떠한 수단도 갖지 못한 최악의 군사적 위기가 도래하고 있으나, ‘지휘부 타격’, ‘전면전’ 등의 자극적 발언만이 난무할 뿐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최소한의 노력은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안전핀이 제거된 한반도, 한발의 총탄으로도 미래가 좌우될 수 있어

2011년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민항기를 이용해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 참가하는 미국 증원군의 모습(자료사진)ⓒ뉴시스

정전협정은 그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쌍방에 막대한 고통과 유혈을 초래한 한반도 충돌을 정지시키기 위하여”,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 까지 한반도에서의 적대행위와 일체 무력행위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는 정전을 확립할 목적으로” 체결된 협정이다. 

그러나 1957년 6월 군사정전위원회 제75차 본회의에서 유엔군 측이 외부에서의 무기 증원을 금지하는 13조 D항의 폐기를 공식 선언하고 주한미군의 핵무장에 착수한 이래, 그동안 정전협정은 끊임없이 무력화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 

‘정전협정의 실시를 감시’하고 ‘정전협정의 위반사건을 협의 처리’해야 할 군사정전위원회의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협정 조항 파기와 무력증강을 감행한 만큼 정전협정을 감시해야 할 군사정전위원회나 중립국감시위원회 또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처럼 꾸준히 훼손되었다 할지라도 정전협정은 전쟁이 ‘일시 중단’된 한반도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는 군사적 충돌을 제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하다.

남북 불가침 합의 또한 충돌 방지를 위한 중요한 합의이다. 1991년 합의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는 그 전문에서 ‘무력에 의한 침략과 충돌을 막고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성격을 명시하고 있으며, 남북 불가침을 규정한 2장에서는 ‘무력 불사용, 불침공,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분쟁의 평화적 해결’ 내용을 담고 있다. 

1993년 중단했던 한미연합 전쟁연습을 다시 재개함으로써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운영은 중단되었지만, 군사적 충돌을 제어할 수 있는 규범적 의의를 갖고 있는 합의이다. 만일 쌍방의 무력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전협정이 백지화되고 불가침합의가 무효화된다면, 전쟁의 위험을 제어할 어떠한 수단도 없이 사실상의 전쟁상태로 내몰리게 될 것은 명백하다. 

또한 분계선 일대의 모든 연락선이 차단된다는 것은 쌍방의 무력시위 과정에서 단순 사고나 우발적 충돌로 끝날 수 있는 상황조차도 전면전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됨을 의미한다. 분계선 일대에서 날아간 한발의 총알에도 온 민족의 미래가 좌우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형국인 것이다.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제재와 무력시위를 중단하고 즉각적인 평화협상을 시작하라!

9일 오후 광화문 미대사관 앞에서 민중의힘, 한국진보연대, 노동자연대다함께 주최로 전쟁을 부르는 대규모 한미군사훈련 중단 촉구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전쟁연습 중단 대북제재 중단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전례 없는 충돌 위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도, 국회도, 강경대응만 고집할 뿐 평화적 해결을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전쟁과 강경대응을 선동하는 보수언론과 정치인들의 움직임에 맞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을 적극적으로 내야 할 때이다. 

한국진보연대를 비롯한 각계 사회단체들은 지난 2월 28일부터 전쟁연습 중단과 평화협상 실시를 촉구하는 실천을 벌여왔으며 5일부터는 통일원로를 중심으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반전평화 시국농성을 시작했다.

실천 현장에 함께 하기 어려운 경우, 매주 목요일 진행되는 1천인 1인시위에 힘을 모으고 있으며 강경대응으로 도배된 SNS 등 각종 온라인 공간에서 평화협상을 촉구하는 온라인 1인시위도 진행 중이다. 

군사적 긴장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평화 실천이 아직 부족하기는 하지만, 국면이 심상치 않게 흐르자 시민, 종교, 사회단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키리졸브 연습이 시작되는 날이자, 북측이 정전협정 백지화와 불가침 합의 무효화를 예고한 11일부터 종교, 시민, 사회 단체들이 결집한 가운데 공동의 기자회견, 시국회의, 공동실천들이 본격화될 것이다.

키리졸브 연습은 21일까지, 독수리 연습은 4월 30일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평화체제 관련 협상이 시작되지 않는 한 군사적 긴장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니 만큼, 곳곳에서 평화의 목소리를 꾸준히 이어가자.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정전체제의 불안정성, 위험성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정전협정에서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한 급 높은 정치협상’을 3개월 안에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정전협정은 전쟁을 중단하기 위한 임시적 조치일 뿐 60년이라는 오랜 시간 지속될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불안정한 전쟁상태를 더 이상 끌지 말고 이제는 끝내 버리자.

최은아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위원장

2012년 10월 31일 수요일

누가 지금 그들의 단일화를 말하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31일자 기사 '누가 지금 그들의 단일화를 말하나?'를 퍼왔습니다.
[대선보도, 비평으로 뚫다]기이하고 흥미로운 조중동의 단일화 '압박'

바로 지금 문과 안의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누군가? 인터넷에 ‘단일화 압박’이라 치고 오늘 기사를 검색을 해 보자. 그러면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들이 떠오를 것이다. ‘문측, 안에 단일화 공개압박 총력전.’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 이야기만 하면 압박이라고….”’ 두 개 모두 10월 30일에 나온 것들이다. 와 의 기사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이 30일 후보 단일화와 관련,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에 대한 공개 압박에 나섰다. 더 이상 시간을 끌다가는 협상의 물꼬를 트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안 후보 측을 자극하지 않는 데 주력해왔던 기조에서 `정공법' 쪽으로 궤도를 수정한 것이다.”
안에 대한 문의 압박 공세를 는 그렇게 전하고 있다. 의 기사를 보자.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던진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된다. “단일화 얘기만 하면 '압박'이라고 하니 논의 자체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좀 신경질적이지만, 여전히 발화의 주체는 문이다. 
"어느 시기부터 어떤 방안을 다뤄야 할지 이제는 좀 터놓고 얘기할 때 되지 않았느냐"는 문재인의 푸념 섞인 물음을 옮긴다. 같은 날 KBS 뉴스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단일화 방법 시기 터놓고 이야기 얘기할 때”’라는 제목의 뉴스를 날린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에 대해 방법과 시기를 터놓고 얘기할 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말한다. 조국 교수와의 소위 ‘정치혁신 대담회’에서 “그동안 단일화 이야기를 하면 단일화 압박이나 주도권 잡기라고 비쳐져 논의를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얘기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힘을 합쳐 대선에 임해야만 정권교체를 할 수 있고, 정권교체 이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근본적인 개혁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문재인 후보의 말을 옮긴다. 그 자체로 보면 모두가 정확한 사실을 전하는 뉴스이고, 공정성이나 객관성 측면에서 별로 문제가 없는 보도다. 

▲ 10월 30일자 KBS 뉴스9 화면 캡쳐.

말 그대로 팩트를 옮기고 있다. 나는 이러한 기사를 문제 삼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 실제로 문이 안을 압박하고 있는 게 맞다. 그렇게 압박하는 문 후보와 그에 대해 안 후보측이 내놓은 말을 기사로 옮기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기자의 책무다.
이 글에서 본인이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은, 이렇게 뉴스에 검색될 수 있는 ‘단일화 압박’이 아니다. 문의 말, 그의 말을 옮기는 기사가 아니다. 이와 별도로 문과 안의 단일화를 압박하는, 전혀 별개의 목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요지다. 인터넷에 ‘단일화 압박’이라 치면 전혀 검색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현실정치의 자장 속에서 문과 안의 단일화를 압박하는 특정하고 노골적인 음성이다. 문 후보의 입과 입장을 옮기는 간접 보도의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훨씬 직접적인 통로로 두 사람이 당장 합쳐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그런데도 뉴스에서는 검색되지 않는, 희한한 ‘단일화 압박’의 숨겨진 발화다. 
문 후보 외에, 그리고 그의 발언을 옮기는 신문과 방송 외에, 대체 지금 누가 문과 안의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인가?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촛불 네티즌들? 인터넷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이른바 ‘시민사회 원로들’? 그들이 앉기 좋아하는 원탁 테이블 앞에서는 그런 말을 꺼냈을 것이다. 박정희 정권의 연장에 반대하는 비판적 학자와 양심적 문화예술인? 기자회견장이나 선언문에서 그렇게 주장했을 수도 있다.
아니다. 이들(만)이 아니다. 목소리는 그와 반대의 쪽에서 나온다. 훨씬 파워풀한 목소리로,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동원하면서, 매일 같이 지면을 통하고 사설을 동원해서 일제히 ‘단일화!’를 외치는 세력이 있다. 검색 망 바깥에 존재하면서도, 계속해서 두 사람의 단일화를 요구한다. ‘단일화’의 제조된 여론을 갖고 두 사람에게 압박한다. 다름 아닌 조·중·동 연합이다. 현재로서는 안 문의 단일화를 외치는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정치적 목소리다.

▲ 10월 30일자 중앙일보 '이철호의 시시각각' 지면 캡쳐.

같은 날자 ‘이철호의 시시각각’을 한번 읽어보자. ‘아, 그리운 허 본좌!’라는 제목이 돋보인다. 신랄하다. 조롱과 냉소, 허무의 정치 희화다. “마치 단일화가 전부인 양 18대 대선판이 쪼그라들었다. 세 후보 모두 토론회를 무서워하는 겁쟁이들이다. 자꾸 샅바싸움만 하고 외곽을 빙빙 도니, 유권자는 하품만 난”단다. 허 본좌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대인배’였다. 시시하게 대선판을 쪼그라트린 소인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문·안도 하루빨리 단일화를 결판냈으면 한다.” 토론회를 빨리해야 하고, 그래서 유권자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다해야 한다. 지체 말고 단일화 하라는 요구를 그렇게 슬쩍 에둘러 한다.
이렇듯 노골적으로 혹은 은근하게, 점잖게 아니면 비꼬듯이, 문과 안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우리는 오랫동안 조중동에서 들을 수 있었다. 최근 들어 거세진 안을 향한 문의 단일화 요청보다 훨씬 오래된 안과 문의 단일화 요구. 그러지 않을 거면 끝까지 따로 가라!
이제 현명한 독자는, 그리고 선거에 관심이 많은 시민은 고개를 갸우뚱 하지 않을 수 없다. 의문이 잇따른다. 왜 이들 신문은 두 사람이 끝까지 따로 가는 게 좋고 그러하지 않을 거면 지금 바로 단일화를 하라 요구하는가? 어떤 정치적 계산에서 그러하며, 이들의 담론은 과연 누구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조응하고 있는가? 어떤 진영의 정략적 판단을 대의하나? 조중동 연합이 꿈꾸는 게 보수/신자유 정권의 재창출이라고 할 때, 그런 매체가 일제히 부르짖는 ‘지금 당장, 단일화!’ 아니면 ‘끝까지, 따로 갈 것!’이라는 양자선택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며 누구를 위한 요구인 것인가?
또한 이렇듯 조중동이 단일화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문 후보까지 가세해 안 후보측에게 단일화를 촉구하는 형국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조중동이 집요하게 단일화를 재촉하고 마침내 문까지 나서 안에게 단일화를 압박하는 지금의 상황은, 많은 것을 떠나, 분명 기이하고 매우 흥미로운 것임에 틀림없다.     

전규찬 /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  mediaus@mediaus.co.kr

2012년 7월 25일 수요일

편집국장 사옥앞 출근투쟁·정수장학회 기고중단 압박… 부산일보 노사갈등 심화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4일자 기사 '편집국장 사옥앞 출근투쟁·정수장학회 기고중단 압박… 부산일보 노사갈등 심화'를 퍼왔습니다.

사쪽 “출근금지 명령 위반
”법원에 강제이행금 신청해
편집국장 “출근투쟁 끝까지”
노조 8월말 파업 가능성 커

최대 지역신문인 (부산일보) 노조가 8월 말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사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법원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된 이정호 편집국장은 열흘 넘게 회사 정문 앞에서 출근 농성을 벌이고, 사쪽은 부산일보 소유주인 정수장학회 관련 외부 기고를 문제 삼는 등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24일 부산일보 사쪽은 “이 국장이 사옥 정문 앞에 책상과 의자를 놓고 농성을 벌이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며, 당장 철거하라”는 공문을 노조 쪽에 보냈다. 회사는 이미 ‘이 국장이 출근금지 명령을 어겼다’며, 1회 100만원씩 이행강제금을 부과해 달라는 신청도 법원에 해놨다.이 국장은 부산지법이 지난 11일 이 국장에 대한 회사 쪽의 ‘직무수행 및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뒤 열흘 넘게 사옥 앞에서 ‘출근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 국장은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석간인 부산일보 초판이 나오는 오전 11시까지 ‘열린 편집국장실’이라고 쓴 책상 앞에 앉아있다.이 국장은 “서울시교육청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에 대한 과다 급여 지급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중”이라며 “박근혜 의원도 정수장학회 사회환원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는 국면이 오는 만큼 출근 투쟁을 끝까지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편집권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일보 노조는 지난 16일 편집국이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연재 기고인 ‘정수장학회를 말한다’ 첫회분을 싣는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이호진 노조위원장은 “사쪽은 기고 내용이 ‘정수장학회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며 “사쪽이 제작국에 인쇄 대기 지시를 내리는 바람에 당일 신문 인쇄가 10분 정도 지연됐다”고 말했다. 사쪽은 기고가 나간 뒤 “사규 위반”이라며 징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교수는 이 기고에서 “박정희 정권은 언론사를 강탈하여 이를 5·16장학회를 통해 관리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죽은 뒤 그 이름을 바꾼 것이 바로 정수장학회”라며 정수장학회가 ‘강탈 재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사쪽은 또 신문에서 계속 편집국장으로 표시되고 있는 이 국장의 이름을 빼라고 요구하지만, 편집국 쪽에서는 “징계에 대한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뺄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부산일보 노조는 사쪽이 다음달 22일까지 한달여 동안 회사 앞 ‘장기 집회신고’를 해놨다며, “지역 시민단체와 노조가 정수장학회 사회환원을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것을 방해하려는 유령 집회 신고”라고 비난했다.이호진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임금협상 결렬 이후 사쪽이 일체 협상에 응하지 않고 계속 노조를 옥죄고 있는 상황이라 8월 파업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