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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3일 금요일

“안건상정때 유리하면 표대결, 불리하면 압력넣어”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02일자 기사 '“안건상정때 유리하면 표대결, 불리하면 압력넣어”'를 퍼왔습니다.

문경란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현병철 연임 왜 문제인가
연쇄 인터뷰 ② 문경란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인권적으로 의사 표현 본적 없어
조직 편 갈라 비판적 직원 내쫓아
상임위원들 입과 손발 묶으려 해
절대 스스로 사퇴할 사람 아니다

여당의 추천을 받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일했던 문경란(사진) 인권정책연구소 이사는 현병철 위원장에 대해 “인권적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국가기구의 수장으로서 민주적인 절차를 존중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분”이라고 비판했다.문 이사는 2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현병철 위원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상세히 밝혔다. 문 이사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더라도 자기 논리가 있으면 대화와 토론이 되는데, 현 위원장은 말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자기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이 중재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인권에 대한 생각이 없기 때문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여성전문기자 출신인 문 이사는 2008년 2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추천으로 차관급인 상임위원에 임명돼 2010년 말까지 일했다.그는 “위원장의 취임 일성이 ‘여러 사람의 중지를 모아 의사를 경청해 결정하겠다’는 것이었지만 말뿐이었다”며 “유리하면 표 대결로 가고, 유리하지 않을 때는 안건 상정을 미루거나 조사 담당 직원에게 압력을 넣어 조사를 못하게 하는 편법을 썼다”고 지적했다. 현 위원장은 2009년 12월 문 이사가 국외 출장을 간 사이 전원위원회를 열어 (문화방송) ‘피디수첩’ 문제에 대한 의견 표명 안건을 부결시키기도 했다.2010년 11월 문 이사는 임기를 4개월여 남기고 상임위원직을 사퇴했다. 그는 “힘들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사퇴할 생각은 없었다”며 “하지만 상임위원에게서 안건 상정권을 박탈하는 운영규칙 개정안을 추진해 상임위원의 입을 막고 손발을 묶으려는 것을 보고 인권위가 이 지경까지 간 것을 외부에 알려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문 이사는 현 위원장이 조직을 장악한 방식에 대해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분노를 삼켰다. 그는 “직원들을 편 갈라서 내 편을 만들고, 자기와 생각이 다르거나 정권에 비판적인 직원들은 제 발로 걸어 나가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문 이사는 상임위원 사퇴 당시 미혼모 학습권 권고 작업을 함께 했던 조사관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던 일을 언급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순둥이 같은 직원들이 그 안에서 분투하고 있을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너진다”고 말했다.문 이사는 “(현 위원장으로부터) 개인적으로 미움을 많이 받았다”며 씁쓸해했다. 그는 “내가 얘기를 할 때면 손가락으로 탁자를 세게 두드리면서 불편하다는 의사를 표현했다”며 “현 위원장과 가까운 직원들은 내가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당 추천으로 들어온 상임위원이 자신을 돕지 않고 쓴소리를 하는 데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 이사는 “인권위의 생명은 독립성이고, 인권위원은 인권적으로 판단할 뿐 누구를 편들고 이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문 이사는 상임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청소년 미혼모와 운동부 학생의 학습권 보장 등의 권고를 해 ‘생활밀착형 인권’으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권고를 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학교장·교육감을 찾아다니며 권고 수용을 설득했다”며 “임기 전반부는 내 인생의 황금기였는데, 현 위원장 체제에서는 말리고 설득하고 비판하느라 시간을 다 써버렸다”고 회고했다.현 위원장은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재임 중 성과로 ‘생활밀착형 인권의 정착’을 꼽은 바 있다. 문 이사는 “생활밀착형 인권은 국민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 얘기한 것이지, 정권이 불편해하는 사안에 눈감자고 얘기한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글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012년 7월 24일 화요일

'현병철만이 문제가 아니다' 인권위원 선임 시스템을 바꿔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7-23일자 기사 ''현병철만이 문제가 아니다' 인권위원 선임 시스템을 바꿔야'를 퍼왓습니다.
"독립성을 가져야 하는 인권위, 정치적으로 휘말리는 선임 구조"

ⓒ이승빈 기자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전국 긴급행동'은 19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 내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 내정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인권위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권위원의 선정 과정에서 인권과 관련 없는 비전문가들이 임명되면서 인권위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권'에 무지한 인권위원들

지난 2008년 김양원 목사가 인권위원회의 비상임위원으로 임명되자 인권단체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당시 김양원 목사는 본인이 시설장으로 있던 시설에서 정부보조금 횡령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인권단체들은 "김양원 목사는 장애인에 대한 낙태 강요 등의 인권침해를 가했다"며 "인권위원장으로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김태훈 비상임위원도 자격논란이 일었다. 대법원은 지난 2006년 김태훈 비상임위원을 지명했고 2009년 연임 지명했다. 인권관련 단체들은 김태훈 비상임위원이 '민간인사찰이 무엇이냐', '정보인권이 무엇이냐' 등 발언한 것을 들어 "인권무지를 그대로 드러낸다"며 인권위원의 임명과정에서 변화를 요구했다.

또 지난해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상임위원으로 추천할 때도 임명권에 대한 문제가 계속됐다. 홍진표 위원의 경우 북한민주화운동에 참여해온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사다. 이에 북한 인권만을 말하는 이가 아동, 이주자, 노동자, 장애인 등 소수자의 보편적인 인권문제를 논할 수 있겠냐는 시민사회 단체의 비판과 상임위원으로 부적절하다는 평이 이어졌다.

지난 19일 대법원이 한위수 변호사를 비상임위원으로 선정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인권관련 단체는 한위수 변호사가 광우병과 관련해 농림수산부 측의 변호를 맡았던 것, 인터넷 댓글 삭제와 관련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을 변호했던 것을 들어 한위수 변호사의 인권위원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위와 같은 인권관련 비전문가의 인권위원의 임명은 실제 인권침해 문제에 소극적인 인권위의 모습으로 이어졌다. 인권위는 PD수첩 명예훼손에 대한 검찰 수사 의견표명과 국정원의 박원순 명예훼손 의견표명을 부결시켰고, 야간시위 위헌법률심판제청 의견제출 또한 부결 시켰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농성하던 김진숙 씨의 긴급구제와 관련해서도 의견표명을 부결시켰다.

ⓒ양지웅 기자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가운데 많은 기자들이 취재하고 있다.

인권위원 임명 어떻게 이뤄지길래

이같은 상황은 인권위원을 임명할 때 임명권자는 있는데 인선절차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단 한번 인권위원으로 임명되면 인권관련 전문성이나 활동경력 등 조건이 필요치 않아 인권과 관련해 비전문가라도 인권위원으로 지명돼왔다.

인권위는 전체 위원이 참석하는 전원위원회와 위원장과 상임위원이 참석하는 상임위원회, 3인 내지 5인으로 구성되는 분야별 소위원회로 나뉘어 운영한다. 이 중 최고의사기구인 전원위원회는 대통령 지명 4명, 국회 추천 4명(여·야 지명 상임위원 2명 포함), 대법원장 추천 3명 등으로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는 임명권자는 정해져 있지만 별도의 절차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나마 국회는 지난달 27일 본회의를 열고 인권위원장 임명 전에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내용의 국가인권위원회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국회 개정안은 청문회 대상으로 인권위원장만 명시하고 있어 인권위원 선임 과정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실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위수 변호사의 경우 별도의 청문 절차를 거치지 않으며 대통령 임명을 받으면 곧바로 인권위 비상임위원직을 이어받게 된다.

인권관련 단체들은 임명 과정에서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보자를 추천하는 추천위원회를 설치해 2~3배수의 후보자를 우선 선정한 뒤, 그 중에서 인권위원을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 단체들은 이 과정을 통해 인권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은 걸러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활동가는 "인권관련 비전문가가 인권위원으로 임명되면서 독립성을 가져야 하는 인권위가 정치적으로 휘말려 왔고 반인권적 결정이 이어져왔다"며 "임명권만 있고 인선절차가 없는 것이 인권위원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 노동자, 청소년, 장애인 등을 반영한 추천위원회를 꾸린 뒤 인권위원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사설] 용산참사 3년, 수감자 석방하고 재발방지법 만들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17일자 사설 '[사설] 용산참사 3년, 수감자 석방하고 재발방지법 만들어야'를 퍼왔습니다.
오는 20일은 용산참사 3주년이 되는 날이다. 망루에 치솟던 시뻘건 불길과 “사람이 있다”는 고함소리가 어제 일처럼 귓가에 생생할 정도로 사건의 충격은 우리에게 짙게 남아 있다.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을 잃고 뒤늦게 대책을 세운다고 요란했지만 지금껏 달라진 건 별로 없다. 귀한 생명까지 앗아가면서 철거를 서둘렀지만 서울 한강로2가 남일당 건물 일대는 여전히 허허벌판이다. 당시 구속된 철거민 8명은 징역 4년~5년4개월의 중형을 선고받은 채 아직도 차가운 감옥에서 꼬박 3년째 묶여 있다.
정부는 설을 앞두고 생계형 민생사범 4000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지만 용산참사 관련 구속자들은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했다. 반인권 정권, 철면피 정권이란 말이 나오지 않을 도리가 없다.
용산참사는 시작부터 끝까지 정부의 책임이 큰 사건이다. 세입자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아 삶의 터전에서 몰아내 놓고, 이에 항의하던 철거민들을 사전 대비도 제대로 않은 채 무모하게 진압하다 아까운 생명을 잃게 한 게 이 사건의 본질이다.
법률적으로 따져봐도 화염병을 던져 경찰관을 숨지게 했다는 확정판결 내용도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제대로 준비도 않은 채 진압을 밀어붙인 경찰 지휘부의 법적 책임은 없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국가인권위가 당시 경찰 지휘부에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법치주의에 심대한 장애가 발생한다”며 사실상 기소를 요구했음에도 후속 조처가 없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당시 무모한 진압을 지휘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처벌하기는커녕 참사 얼마 뒤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영전시킨 일이다. 한 술 더 떠 최근에는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10개월 만에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니 임명권자나 당사자 모두 얼마나 낯두꺼운 사람들인지 혀를 차지 않을 수 없다.
참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서울에서만도 북아현동·상도4동·명동 등 곳곳에서 아직도 용역과 세입자들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참사 이후 시민사회단체들이 만든 강제퇴거금지법안은 국가와 지자체의 강제퇴거 예방과 원주민 재정착 권리 보장, 퇴거과정의 폭력행위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을 통과시키고 수감중인 용산 철거민을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