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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일 목요일

‘김재철 체제’ 청산이냐 ‘김재철 시즌2’ 개막이냐…갈림길에 선 MBC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1일자 기사 '‘김재철 체제’ 청산이냐 ‘김재철 시즌2’ 개막이냐…갈림길에 선 MBC'를 퍼왔습니다.
일부 여권이사들 표심이 결정적 변수될 듯… 언론노조 “김재철 체제 인물은 안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2일 MBC사장을 최종결정한다. 방문진은 지난 29일 4명의 최종 사장 후보군을 결정했다. MBC 차기 사장 후보는 구영회 전 MBC 미술센터 사장, 김종국 대전MBC 사장, 안광한 부사장, 최명길 유럽지사장 등 4명으로 압축됐다. 
MBC 안팎에선 ‘결선’에 오른 사장 후보 4명의 성향을 봤을 때 현재 방문진이 처한 상황과 한계가 일정하게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임명된 5명의 여권 추천 이사들과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이사장 그리고 3명의 야당 추천 이사들로 구성된 방문진의 ‘구조적인 한계’가 압축된 4명의 후보로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것이다.
4명의 후보 중 김종국‧안광한 후보는 ‘김재철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최명길 후보는 보도국 기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영회 후보는 야당 이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철 라인’ 후보 2명과 현 정권과 친분이 있는 후보, 야당이사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결선’에 나란히 오른 셈이다. 

분산된 여권 이사들의 표, 결선에서 결집될까… 최대 변수

MBC 한 관계자는 “MB정권 하에서 임명된 여권 추천이사들 가운데 일부가 ‘김재철 라인’을 지지했고, 일부는 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최명길 후보를 지지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면서 “여권 이사들 표가 분산되면서 후보가 4명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종국 대전MBC 사장, 구영회 전 MBC미술센터 사장, 최명길 유럽지사장, 안광한 MBC 부사장.


관심은 누가 사장으로 결정되느냐다. 방문진 이사들이 일제히 함구하면서 현재 온갖 소문과 전망이 난무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김재철 사장을 현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들이 선출한 점을 고려하면 ‘김종국‧안광한 후보’는 전임 사장에 이어 노조에 대한 압박과 견제를 지속시킬 수 있는 최적의 후보들”이라면서 “누가 되든 비슷하겠지만 김종국 후보가 여권 일부 이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김종국 사장은 진주·창원 MBC 통폐합에 반대하는 언론노조 MBC 진주지부 조합원들을 검찰에 고소하는 등 노조에 대한 강경정책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김재철 체제’ 청산을 기대하는 진영에선 기피인물인 셈이다.
변수는 현재 여권 추천 방문진 이사들이 대부분 MB정권 하에서 임명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MBC 한 중견간부는 “현 방문진 여권이사들과 청와대와의 교감이 MB정권만큼 밀접하지 않다”면서 “대안이 없다면 몰라도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김종국‧안광한 후보’의 파괴력이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MBC 일각에선 최명길 MBC 유럽지사장을 강력한 다크호스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간부는 “후보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젊고, 다른 후보에 비해 중량감도 떨어지는 최명길 지사장이 ‘결선’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이겠냐”면서 “박 대통령과의 친분, 보도국 기자들의 지지 등을 고려한 이사들의 전략적인 결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재철 체제’ 핵심인물 김종국·안광한 후보는 안 된다” 반대 여론 높아

하지만 현재 방문진 이사들의 ‘복잡한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의외의 인물이 사장으로 결정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여당 추천 이사 6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한 명의 후보를 지지하면 차기 사장이 쉽게 결정되지만, 현재 여권 추천이사들 사이에서도 ‘의견통일’이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여권 이사들이 ‘김종국·안광한 후보’ 지지에서 이탈, 야당 이사들과 연대하거나 야당 이사들 표심에 변화가 발생한다면 경우의 수가 상당히 복잡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BC 안팎에서 일부 여권이사들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 여의도 MBC 사옥.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차기 사장이 누가 되든 ‘MBC호’를 어떤 식으로 끌고 갈 것이냐다. 분명한 것은 ‘김종국‧안광한 후보’ 중 한 명이 차기 사장에 선임될 경우 ‘김재철 체제’ 청산은 물론 해직자 복직과 200여명의 징계자들에 대한 원상회복 또한 백지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 29일 언론노조는 특별결의문 ‘MBC 새 사장은 공영방송 정상화에 앞장설 인물이어야 한다’에서 “‘김재철 체제’를 연장하는 인물이 사장이 되면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 불거졌던 언론 장악 논란이 필연적으로 재현될 것”이라면서 “김재철 전 사장과 결탁해 공영방송의 가치를 훼손하거나 ‘김재철 체제’가 유지되는데 적극 가담한 인물은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절대 부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김종국 대전MBC 사장과 안광한 부사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인데, 방문진 이사들이 오는 2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민동기 기자 | mediagom@mediatoday.co.kr  

2012년 7월 30일 월요일

나는 올림픽이 불편하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7-28일자 기사 '나는 올림픽이 불편하다'를 퍼왔습니다.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에 부쳐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미군 장갑차에 깔려 세상을 떠난 효순이와 미선이를 뒤로 제쳐두고 대 포르투칼전을 인천 월드컵 경기장에 가서 직접 관람한 이후, 난 월드컵과 올림픽에 흥미를 잃었다. 물론 수년간 흘린 피와 땀의 성과로 한국 선수들이 체격, 양성과정, 훈련환경, 정부지원 등의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서구 선수들을 극적으로 이겨내는 승부를 보며 감동을 느끼거나 목이 메어 오는 경험을 가끔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스위스 제네바 출장 중에 열린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은 스위스 TV에서도 십수 차례 방송이 되었기 때문에 나 역시도 넋을 잃고 그 연기를 보며 내가 바로 김연아의 나라 KOREA에서 왔다고 자랑을 하기도 했다.

▲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식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가 들썩이는 이 세계인의 잔치가 난 영 불편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기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뉴스의 뒷전이고 여론의 관심에서 밀리기 마련이기 때문에 정부나 자본은 골치 아프거나 시끄러워질 일들을 이 시기에 밀어붙이기도 하고, 꼭 후에 문제제기가 생길 일들이 자연스레 넘어가기도 한다. 앞에서 얘기한 효순이 미선이 사건도 월드컵 기간 그것도 한국 땅에서 열리는 월드컵 기간이 아니었다면 사건 당시 그토록 철저하게 외면 받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 사회적 이유를 제외하고도 난 스포츠 선수들에게 열광하고 좌절하고 기뻐하고 분노하는 정서가 편치 않다. 대한민국이 올림픽 종합순위에서 3등을 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이 무엇인가? 심지어 금메달 1개가 은메달 100개보다도 높게 순위가 매겨지는 방식의 순위집계는 오로지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경쟁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가? 이런저런 비판과 돌아봄이 있더라도 여전히 은메달을 딴 선수는 국민들에게 죄인이고 동메달을 딴 선수의 시상식은 TV에서 볼 수가 없다.
솔직히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소위 A매치 경기뿐만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나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한국 국적 선수들의 프로경기에 열광하면서 그들 소속팀의 승리를 마치 자신의 승리인 양 감격하고 신나하는 모습도 난 이해하고 싶지가 않다. 좋아하는 영화배우나 가수를 보고 열광하는 것이나 멋진 스포츠 선수를 보고 환호하는 것은 비슷한 일이기 때문에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포츠 선수의 경우 특별하게 ‘국위선양’이라는 엉성한 논리를 대입시키면서 마치 그 선수를 응원하는 일이 애국심을 발휘하는 일인 양 생각하게 된다. 요즈음에는 드라마나 노래의 한류 열풍을 소개하면서도 자긍심이나 애국심 등을 자극하는 요소를 가미한다.
스포츠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일정정도의 성적을 거두었을 때, 국가나 협회에서 수천만 원의 포상도 하고 연금도 주며 병역도 면제시켜 주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면 불편하지 않을까? 그들도 우리 소시민들처럼 자기에게 주어진 자신의 업에 충실한 한 사람의 국민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너무 치졸한가. 좋은 성적을 내면 그에 따른 포상을 받고, 좋은 실업팀이나 프로팀에 스카웃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엄청난 연봉이나 광고수입을 얻는다. 그들에게 그런 것 없이 오로지 국위선양만을 위해 열심히 뛰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지 않는가? 물론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로 온갖 설움과 힘겨움을 극복하고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고, 아주 극소수 스타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우리는 대부분 그 극소수의 스타들에게 열광하니까 하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남자 선수들이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때, 같은 또래에 같은 성적을 낸 여자 선수들은 무슨 혜택을 받는지 궁금하다. 어차피 군대는 남자들만 가는 것이니까, 남자들을 면제시켜 주는 것에 여자들은 별 불만이 없어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애초에 병역의 의무라는 것은 차별을 조장하고 남성우월주의를 양산하는 제도가 아닌가?
심지어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스폰서 기업들에 대한 엄격한 배려가 더욱 도드라진다고 한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올림픽 공식후원사가 코카콜라이니 선수들이나 관객들이 펩시콜라를 마셔서는 안 되고, 시상식에는 공식후원사의 로고가 새겨진 옷으로 갈아입고 올라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 세계인의 축제의 승자는 결국 자본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엄청난 액수의 후원금을 받은 조직위원회는 또 엄청난 액수의 중계료를 받고 방송을 송출한다. 그 방송사들은 다시 중계료를 뽑기 위해 광고 수익을 올린다. 이렇게 초국적 자본들과 세계적인 기업들이 열심히 후원을 하고 광고를 해도 결국은 남는 장사이기 때문에 몰려드는 것이 아닌가?
열심히 뛴 선수들보다는 그 선수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마시는 음료가 더 기억에 남는 올림픽이 난 불편하다. 그러나 세계인의 축제라고 하니 딴지 걸 용기는 나지 않고, 온 국민이 열광하는 일에 등한시하면 또 ‘종북좌파’란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니 적당히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면서 메달 딴 선수에게 박수를 치면서 “동메달도 세계 3위다. 엄청 잘한 거다”는 식의 트윗이나 날릴 참이다.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김덕진  |  mediaus@media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