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9일 화요일

[현장르포]“4대강사업 구조적 문제, 매년 반복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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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지적에도 수공 등 입장 변화 없어.. 박창근 교수, “수공, 내부자료 공개해야”

박창근 교수가 창녕함안보 바닥보호공 유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바닥보호공이 유실되면 보의 본체는 균열이 가게 되고, 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수압에 무너질 수도 있다.ⓒ구자환 기자

4대강 사업 낙동강 구간은 여전히 공사 중이었다. 지난해 홍수기에 발생한 역행침식 현장은 여전히 복구공사를 하고 있었고, 복구를 한 구간에는 상흔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4대강 사업이후 환경단체들은 현장조사를 통해 균열과 세굴 등으로 인한 보 안전성 문제를 제기해 왔다. 또, 녹조 현상으로 경남도민의 식수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과 지하수 관정 고갈 현상, 농지 침수 등의 주민 피해를 적극 제기했다. 최근에는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 4대강 사업이 부실사업이었다는 결과도 나왔다. 

하지만 정작 4대강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매년 반복될 것이라는데 있다. 박창근(관동대학교) 교수는 올해에도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피해는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18일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사업 낙동강 구간에 대해 현장조사에 나섰다. 이날 조사구간은 경남 창원시 동읍 본포취수장에서 출발해 창녕군 부곡면 노리마을, 창녕군 길곡면 임해진, 함안보, 함안군 덕남지구 농지 복토현장, 남지철교, 의령군 성산마을, 신반천, 합천보였다. 

창녕합천보 도로변에 즐비하게 부착된 현수막, 창녕군민들이 강변여과수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창녕함안보의 균열현장. 복구 공사를 한 흔적이 있으나 균열은 여전히 방치되어 있다.ⓒ구자환 기자

박창근 교수, “함안보 바닥보호공 유실 계속 진행...수공, 내부자료 공개해야”

창녕함안보 도로에는 강변여과수 개발을 반대하는 창녕군 주민들의 현수막이 즐비하게 걸려있었다. 그 아래 수변공원은 지난해 홍수로 유실된 지점이 돌망태로 복구되어 있었다. 또, 창녕함안보의 본체의 일부분은 균열이 발생해 있다. 이미 복구 작업을 한 흔적도 있지만 틈새는 여전히 벌어져 있었다. 

배종혁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홍수기가 되면 돌망태가 결국 파손돼 내년에는 다시 공사를 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한 수압에 견디지 못하고 돌망태가 결국 훼손되면서 침식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창근 교수는 창녕함안보의 바닥보호공 유실에 대해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창녕함안보 하류 방향으로 길이 500미터, 폭 400미터 구간에 바닥보호공이 훼손되어 깊이 최대 21미터의 웅덩이가 생겼을 것”이라며, “현재도 진행 중이어서 조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수자원공사는 바닥보호공 유실을 주장한 박 교수를 상대로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또, 수자원공사는 보도 자료를 통해 함안보의 바닥보호공 유실은 없다고 밝혔지만, 감사원의 감사 결과 창녕함안보의 바닥보호공은 유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물받이공 아래에 있는 바닥보호공은 강 속의 모래가 쇄굴되는 것을 막고 보의 본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바닥보호공이 유실되면 보의 본체는 균열이 생기게 되고, 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수압에 무너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바닥보호공을 보강하기 위해 트럭 1천대 가량의 레미콘을 쏟아 넣었지만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박창근 교수는 “수자원공사가 내부 자료를 은폐, 왜곡해 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 자료를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수자원공사가 또다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수 있지만 신경 쓰지 않겠다”며, “보의 안전이 달려 있는 문제인 만큼 법정에서라도 바닥보호공 유실문제를 꼭 밝혀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 박 교수는 “합천보에서는 파이핑 현상은 증거를 찾았지만 함안보에서는 수자원공사의 방해로 찾지 못하고 있다”며, “함안보 역시 파이핑 현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파이핑 현상이란 댐 바닥 밑으로 물이 새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는 “보 아래는 20미터 이상의 모래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트파일이 수압에 뒤틀리거나 시트 파일을 제대로 설치 못하면 물과 함께 모래가 쓸려나오게 되어 구조물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박창근 교수가 임해진에서의 역행침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역행침식으로 10미터 가량 제방이 훼손됐다.ⓒ구자환 기자

역행침식으로 무너져 내린 제방. 제방을 복구하는 공사가 진행중이다.ⓒ구자환 기자

창녕군 임해진 역행침식 현장. 박창근 교수는 “낙동강을 5미터 깊이로 준설하면서 평행하선이 무너져 강의 밑바닥부터 역행침식이 일어났다”고 주장한 반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원래 물이 굽이치며 흐르는 곳으로 급류가 생기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구자환 기자

임해진 나루터, 역행침식으로 복구공사...매년 반복될 것

창녕군 길곡면 임해진은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시골 장날 장짐을 든 주민을 오르내리며 낙동강 나룻배가 유유히 노를 젓던 아름다운 곳이었다. 주민의 말에 따르면 이곳은 낙동강 중에서도 가장 수심이 깊었던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4대강 공사가 시작되면서 임해진의 흔적이 사라지고, 대신 역행침식으로 인한 복구공사의 흔적만 가득했다. 낙동강의 곡류에 위치한 임해진에는 콘크리트 도로가 두 조각이 난 채 흘러내려 있고, 역행침식은 자연제방을 파괴하면서 육지를 삼켰다. 이곳의 제방은 10여 미터가 역행침식으로 인해 사라져 강물 속으로 파묻혔다.

박창근 교수는 “낙동강을 5미터 깊이로 준설하면서 평행하선이 무너져 강의 밑바닥부터 역행침식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제방이 과도하게 본류를 준설하면서 유실됐다”며, “현재 침식을 대비한 콘크리트 블록 공사를 하고 있지만, 기술검토 미비로 계속해서 침식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원래 물이 굽이치며 흐르는 곳으로 급류가 생기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창원시 동읍 본포취수장을 환경단체가 조사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창원시 동읍 본포취수장 인근의 자전거 도로. 가로등이 쓰러진 채 방치되고 있다.ⓒ구자환 기자

본포취수장, 올해도 심각한 녹조 발생...식수 위협할 것

경남 창원시 본포 취수장은 지역민들의 식수를 채집하는 곳으로 지난해 여름 극심한 녹조 현상이 발생해 식수의 안전성에 우려를 낳게 했다. 강 위로 만든 목로(木路)인 자전거 길을 따라 둘러본 현장에는 지난해 녹조 방지를 위해 설치했던 펜스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박창근 교수는 “강물이 규조류가 남아 있어 갈색을 띠고 있다”며, “올해에도 녹조 현상은 어김없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 위로 선 목로에 녹색으로 된 철로 된 그물이 설치되어 있는 자전거 길을 따라가면 땅과 맞닿은 자전거길이 나온다. 자전거 길에는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는데 가로등 2개가 땅바닥에 쓰러져 있다. 

박 교수는 이런 시골 자전거 길에 가로등까지 설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독백하듯 말한다. 홍수기에는 자전거 길을 넘어 가로등 높이도 삼킬 정도로 불어난 강물로 인해 자전거 길은 물론이고 놀이공원이 설치된 친수지역도 물에 잠긴다. 

수자원공사는 친수지역은 물에 잠기는 것을 고려해 설계됐다고 강변하지만, 홍수기가 끝나면 어김없이 복구 작업을 해야 한다. 그래서 4대강 사업은 언제까지 끝날 수 없는 사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창녕군 부곡면 노리마을은 창녕함안보 건설 이후 지하수가 고갈되어 광역상수도를 이용하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창녕함안보 하류지역, 지하수 고갈로 식수원 바꿔

창녕함안보 하류에 위치한 창녕군 부곡면 노리마을은 옛날부터 최대 100가구가 거주했던 풍족한 마을이었다. 이 마을 주민은 강둑에서 땅콩과 같은 농사를 지으면서 자녀를 교육시키며 창녕군에서는 부자동네로 소문난 곳이었다.

이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공동지하수를 개발해 간이 상수도로 이용해 왔다. 그런데 창녕함안보가 들어선 이후 지하수 고갈로 물이 부족해졌다. 최근에는 광역상수도를 이용하기 위해 공사를 하고 있다.

박창근 교수는 “우리나라 읍면의 상수도 보급률은 50%정도”라며, “노리마을은 창녕함안보 하류에 위치하면서 하천 수위가 2~3미터 떨어졌고, 갈수기에는 지하수위도 2~3미터 낮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역상수도를 이용하면 지하수와 달리 주민이 물 값을 부담해야 하는데 비록 2~3만원이지만 시골 독거노인에게는 상담한 부담을 준다”며, “이 때문에 광역상수도를 반기지 않는 주민도 많다”고 말했다.

이 마을과 접한 낙동강 공사구간에는 망초가 즐비하게 자리 잡았다. 

박 교수는 “망초는 토목공사를 하면서 흙을 파헤친 곳에서 제일 먼저 나타난다”며, “망초는 지력을 모두 소진하는 4~5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망초는 지력을 강하게 파괴한다는 것이다. 그는 “4대강 공사 현장에는 망초가 다 있고 관리하지 않으면 망초밭이 된다”며, “그래서 4대강 공원은 망초공원으로 불린다”고 했다.


구자환 기자 hanhit@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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