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일 월요일

매당 원고료 5000원…헐값 강요하는 대한민국


이글은 프레시안 2013-03-31일자 기사 '매당 원고료 5000원…헐값 강요하는 대한민국'을 퍼왔습니다.
[잡지의 죽음 ②] 대중문화 비평의 미래는 있는가

(무비위크)가 3월 마지막 호를 끝으로 사실상 폐간한다. 대표적 대중문화 웹진인 (텐아시아)는 강명석 편집장을 비롯한 주요 인력이 집단 퇴사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자체 수익을 내는 대중음악 잡지는 찾기 힘들어졌다. 대중문화의 주요 축인 영화·TV·음악을 다루는 전문지 시장이 해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이 위기는 어디서 왔을까. 그리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서 위기의 원인과 암울한 미래상을 들었다. (편집자)

잡지의 죽음
 ① 대중문화 잡지 연쇄 '사망'…누가 죽였나

문화 콘텐츠 전문 잡지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과연 있는가. '돈 생각 하지 않고' 좋은 콘텐츠에만 집중하는 오너 덕분에 재정적 기반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잡지를 만들거나, 혹은 일간지 등 기존 매체에서 전문 기자를 양성하여 '보도 자료를 베끼지 않는' 특집 및 기획 기사를 양산하는 방식이 우선적인 대안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양쪽 모두 불가능해 보인다. 전자의 경우, 의욕적으로 시작한 매체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적자 누적을 견디지 못하고 폐간했다. 후자의 경우, 경제나 의학 등 특정 지면을 제외하고는 전문 기자를 양성할 의욕 자체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문화 전문 기자'는 없다

태상준 영화 저널리스트는 "한국의 일간지는 기자들을 철저하게 '돌린다.' 한 분야를 한 기자에게 1, 2년 이상 맡기지 않고 다른 분야로 계속 돌리며 일을 시킨다. 전문 기자 혹은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를 필요로 하는 방식이고, 이 중에서도 문화는 뒷전으로 밀리는 게 사실이다. '문화 전문 기자가 필요한가'라는 질문 자체에 윗사람들이 동의하지 못한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성우진 대중음악 평론가([파라노이드] 필진, 전 [핫뮤직] 편집장)는 "이제는 전문성을 요하지 않는 시대다. 쉬운 것만 얘기해주는 평론가를 원하는 시대고, 잡지를 보기 위해 몇 천 원을 투자할 사람이 사라진 시대"라며 "많이 보는 영화, 많이 듣는 음악만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유료 전문지가 설 자리는 없다"고 단언했다.

비평의 전성기가 과연 얼마나 길었느냐를 반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른바 '스타 평론가' 한둘에 의존하는 시대가 아니라 비평 환경이 폭발하고 그에 따라 잡지 시장이 팽창했던 시기는 극히 짧다는 게 요지다. 즉, 애초에 우리는 대중문화 비평 토양을 갖고 있지 않았으며, 이제 시작을 모색해야 한다는 반론이다.

서정민갑 대중음악 의견가는 "대중문화 폭발기가 사실 1990년대 중반의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에게 매우 짧은, 이례적이었던 시대를 전성기의 모델로 삼는다는 것은 무리"라며 "우리보다 대중문화 비평의 역사가 훨씬 오래된 영미권의 상황을 그대로 우리 상황에 등치시키는 건 현실과 맞지 않다. 우리에겐 대중문화를 진지하게 고민한 시간이 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더 빈곤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 대중문화 평론가들이 받는 원고료 수준은 15년 전과 동일하다는 게 정설이다. 해외 팝 음반 해설지의 경우 소니, 유니버설, 워너 등 '메이저 3사'의 국내 배급사 모두 원고료 수준이 10만 원이 되지 않는다. 한 웹진 관계자는 "한 달에 필자에게 원고료 30만 원을 줄 수 있는 대중음악 웹진은 한국에서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일권 편집장은 "안 좋은 상황이 한꺼번에 맞물려서 악순환을 낳고 있다. 돈이 돌지 않으니 대중음악 평론가들의 원고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매당 원고료가 5000~6000원 수준으로 떨어지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전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논란이 된 허지웅 영화 평론가와 서화숙 (한국일보) 선임기자의 원고료 관련 마찰도 이런 상황의 연장선상에 있다. 전문지의 몰락과 더불어 대중문화 관련 글이 제값을 받기 힘든 현실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게 됐다.

장기적으로 대중문화 잡지의 몰락이 대중문화 담론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문지 시장이 여전히 살아 있는 영미권에서 대중문화 비평은 흔히 사회학, 철학과 맞물려 학계에서도 활발히 일어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마땅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

서정민갑 의견가는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지만, 지적인 고통을 즐기려는 사회적 에너지는 분명 부족해 보인다"며 "진지한 고민이 불필요한 것으로 치부되면서, 인문학마저 쉽게 쓴 게 잘나가는 시대가 됐다. (이 시대에) 대중문화를 산업적·정치적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한국에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중문화의 위상은 한국 언론에서도 가장 떨어진다. 잡지시장이 갈수록 위축됨에 따라, 진지한 담론을 기대할 창구는 어디서도 찾기 힘들어졌다. 영화 <늑대소년>의 한 장면. ⓒ뉴시스

해외 잡지들은 어떻게 '생존 중'인가

국내의 척박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의 예를 찾아보더라도 일대일 비교가 쉽지 않다. 문화 자본이 자생적으로 대중문화 비평 잡지를 꾸리는 게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예를 들어 영국영화협회(BFI, British Film Institute)에서 발간하는 영화 월간지 [사이트 앤 사운드(Sight and Sound)] 같은 형태만이 지속 가능한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예측도 오랫동안 떠돌았다. 일종의 학술 매체만이 살아남고, 대중과 담론의 창구는 사라질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비슷한 사례로 한국에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법인인 영상자료원에서 만드는 기관지 (영화천국)이 있다. 이 얇은 격월간지는 기존의 대중적인 잡지들에서 한동안 소화하지 못했던 깊이 있는 영화 담론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 같은 '기관지'가 태생적 한계 때문에 '대중적'이라기보다는 (이런 표현이 허용된다면)'학술적' 경향을 띤다는 점은 피할 수 없다는 건 짚고 넘어가야 한다.

미국의 경우도 2000년대 초반 잡지 시장의 활황이 정점을 찍었고, 현재는 종이 매체와 태블릿용 디지털 잡지 시장으로 광고가 점차 분산되면서, 종이 매체의 상황이 결코 쉽지 않다. 산업 전문 인터넷 매체 [데일리 파이낸스(Daily Finance)]의 2013년 3월 10일자 기사에 따르면, 미국 최대 규모의 종합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에서 (타임) 지를 비롯한 잡지 출판 부문을 분리했는데, 여기에는 종이 잡지 광고 수익의 지속적인 하락이 큰 몫을 차지했다. 출판 부문의 광고 수익은 2004년 정점을 찍은 이래 2012년에는 무려 38퍼센트 하락한 34억 달러에 그쳤다고 한다.

또 다른 거대 종합 미디어 그룹 뉴스코프 역시 (월스트리트저널), (타임스), (선), (뉴욕포스트) 등 인쇄 매체를 분리할 계획이다. 주간지 (뉴스위크)는 작년 말 80년 역사의 종이 잡지를 포기하고 온라인으로만 발행키로 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여전히 높은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 럭셔리 잡지 시장과 패션지 등은 태블릿용 디지털 잡지로 재빠르게 확장하는 데에도 앞서 나가며 새로운 수익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그만한 재원과 역사,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한 종이 잡지의 불안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한국의 문화 전문 잡지가 이 사례들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 '대중성'에 연연하지 않고 소수의 전문가와 충성심 강한 열독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길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잡지의 가격이 올라가게 됨을 뜻한다. 한국 경제의 오랜 불황과 더불어 문화 콘텐츠의 높은 가격에 거부감을 표하는 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을 상기할 때, 이 역시 쉬운 선택은 아니다.

결국 자생적 문화 자본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대중문화의 각 장르를 안정적으로 아카이빙하고, 분석하고, 새롭게 소개하는 잡지 본연의 의무를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계속 제시되는 것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용언 기자,이대희 기자

핵전쟁의 시대,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을 돌아보며


이글은 미디어스 2013-03-31일자 기사 '핵전쟁의 시대,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을 돌아보며'를 퍼왔습니다.
[미디어스 컬트칼럼; 오덕어스] 폴아웃, 메탈맥스, 북두의권 그리고 매드맥스

핵전쟁의 시대이다. 북한은 3차 핵실험 이후 군통신선을 끊거나 전시상황임을 공표하는 등 ‘뭔가 있는 것처럼’ 미국에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미국은 그런 북한을 철없는 애 보듯 하고 있는 분위기지만 어쨌든 핵미사일(또는 그것이 될 수 있는 어떤 존재)을 둘러싼 긴장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냉전시대의 서구권 사람들 역시 이런 불안감을 똑같이 안고 있었던 것 같다. 소련과 미국이 세계의 양대 축으로 군림하며 서로 군비경쟁을 벌이던 시기에도 핵무기의 존재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공포감을 안겨줬다. 1962년의 쿠바위기는 자칫 잘못하면 미·소간의 핵전쟁을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사건이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러한 불안감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는 물론 ‘게임’도 포함된다. 오늘은 게임에서 핵전쟁에 대한 공포가 어떻게 표현됐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 1인칭 슈팅게임인 Call of Duty 4에서 표현된 핵전쟁의 참상

포스트 아포칼립스

핵전쟁을 소재로 한 게임들 중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 Apocalypse)’로 불리는 것들이 특히 유명하다. 말 그대로 핵전쟁 이후 사람들의 생활을 표현한 것들을 말한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게임물뿐만 아니라 영화,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등에 모두 존재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에는 특정한 ‘스타일’이 반복해서 나타나는데 그 특징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핵전쟁으로 현대 문명이 붕괴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사실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이 갖는 공포의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군사적 피해도 피해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세계의 멸망, 이것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공포가 어떤 예술적 감각에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독일의 아동문학가인 구드룬 파우제방이 쓴 소설인 ‘핵전쟁 뒤의 최후의 아이들’은 핵전쟁 직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비참한 환경에 내몰리는 내용의 이야기다. 반면 PC용 롤플레잉 게임인 ‘폴아웃 시리즈’는 지구적 규모의 핵전쟁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자신들만의 문명을 재건한 상황을 소재로 한다.


▲ 폴아웃2의 한 장면. 핵전쟁 이후 절망적인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핵전쟁 이후의 상황이 ‘무법천지’에 가깝다는 것이다. 문명의 붕괴로 공권력이 사라진 상황에서 한정된 자원을 쟁탈해야 한다는 것을 표현하려면 그야말로 무법천지의 세계를 그리지 않으면 안 된다. 영화 ‘매드맥스 시리즈’는 문명이 붕괴한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이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상황에서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그린다. 만화 ‘북두의 권’은 여기에 동양 특유의 ‘무술고수 판타지’를 적용시켜 무법천지를 고류(古流)무술로 헤쳐 나가는 주인공의 끝나지 않는 투쟁기를 그리고 있다.
세 번째 특징은 그 와중에 등장하는 ‘아이러니’다. 모든 것이 절망인 상황 속에서도 인간의 생활이 유지된다면 거기에도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등이 존재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끝에 있는 것은 오직 절망이기에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서 갖는 인간의 감정이란 결국 아이러니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 아이러니적 표현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앞서 잠시 언급했던 PC용 롤플레잉 게임인 ‘폴아웃 시리즈’일 것이다.

절망 속에서의 아이러니

폴아웃은 핵전쟁 이후 멸망한 미국에서 각자 다른 정치적·군사적 목표를 갖고 각개약진하는 세력들이 다툼을 벌이는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민주국가 건설에 힘쓰고 있는 ‘뉴 캘리포니아 공화국(NCR)’, 문명이 남긴 ‘기술’을 보전하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하는 군사조직 ‘강철의 형제단’, 과거 미국 정부의 후예로 세계의 재장악을 노리는 ‘엔클레이브’ 등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과는 별개로 이미 세계는 핵전쟁에 의해 생겨난 수많은 돌연변이 생물들로 매우 위험한 상태다.
그야말로 ‘절망’ 밖에 없는 세계지만 이 와중에도 끊임없는 아이러니가 표현된다. 멤버 전원이 엘비스 프레슬리의 모든 것을 따라하고 있는 갱단의 등장이나 세계가 멸망한 상황에서 당신은 군인이니 군복을 입고 오라고 윽박지르는 ‘행보관’의 등장,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만 살아남은 작은 마을을 ‘데이브 공화국’이라 이름 짓고 대통령 행세를 하고 있는 데이브의 존재 등은 세계의 멸망 때문에 우울한 와중에도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일본 게임인 콘솔용 롤플레잉 ‘메탈맥스’에도 등장한다. ‘데스크루즈’라는 지역은 출입이 극도로 통제돼 있는데 그 이유는 외부의 돌연변이 등으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함이며 내부는 유토피아 그 자체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들어가 보면 가구를 만들기 위해 강제노역을 시키는 거대한 수용소이다. 데스크루즈 측에 속아 강제노역을 하게 된 주인공 일행은 수많은 드럼통들을 우측으로 옮겼다 다시 좌측으로 옮기는 무의미한 노동을 직접 조작을 통해 수행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직장에서 겪게 되는 ‘쓸모없는 잡무 처리’에 대한 일종의 풍자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 일본의 대표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롤플레잉 게임인 메탈맥스2.

이 외에도 메탈맥스에는 ‘백경’을 패러디해서 (에이해브가 아닌) 비해브 선장(그의 동생은 씨해브이다)을 등장시킨다던지, 버스가 방사능의 영향을 생물화 돼 ‘야생버스’가 된다던지 하는 블랙코미디들이 연속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사람은 살아가게 된다는 위안을 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사실은 이것이야말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려는 어떤 시도로 보이기도 한다.

클리셰들

메탈맥스를 말할 때 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전차’다. 게임 중에 획득한 전차로 더욱 강화된 적들을 상대하며, 이들과 더 잘 싸우기 위해 각종 부품을 이용해 전차를 개조하는 재미는 메탈맥스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요소는 영화 ‘매드맥스’에서 차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 ‘메탈맥스’라는 이름 자체가 매드맥스의 오마쥬이다. 메드맥스에서는 주인공 맥스가 강력하게 개조된 자동차를 타고 바이크 갱단을 혼내주는 등의 활약을 펼치는데, 다른 등장인물들도 아무렇게나 개조된 탈 것들을 이용하는 모습이 비춰진다. 메탈맥스의 전차 개조는 바로 이것을 반영한 요소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 수많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의 디자인적 요소의 시초가 된 매드맥스. 주인공이 데리고 다니는 개 역시 이 요소의 하나다.

등장인물들의 복식이나 스타일 등의 요소도 매드맥스로부터 이어진 것이 많다. 이는 폴아웃 시리즈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모히칸 컷 등 펑크록커 스타일의 머리모양과 가죽, 체인 등으로 만들어진 조잡한 의상 등은 매드맥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것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다시피 한 것이다.
이런 요소들은 만화 ‘북두의 권’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북두의 권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헤어스타일이과 복장의 상당 부분은 매드맥스, 폴아웃의 그것과 꼭 닮았다. 이렇게 보면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스타일의 선조가 매드맥스 시리즈라는 해석을 붙이는 것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폴아웃 시리즈의 전신이 되는 ‘웨이스트랜드’를 1988년 개발한 브라이언 파고는 최근 킥스타터를 통해 모금한 자금을 갖고 ‘웨이스트랜드2’를 제작하고 있다. 출시 예정일은 올해 말로 알려졌는데, 이 게임에서도 매드맥스로부터 이어진 ‘스타일’이 반복해서 차용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매드맥스의 첫 번째 시리즈가 1979년 나왔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35년 동안이나 같은 ‘클리셰’가 반복되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민하 기자  |  acidkiss@gmail.com

7년전 노대래 "재벌 신규순환출자 규제 반대"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31일자 기사 '7년전 노대래 "재벌 신규순환출자 규제 반대"'를 퍼왔습니다.
방사청장 재직때 군납 건빵까지 대기업 참여 주장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과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재벌 신규순환출자 금지에 대해 반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참여정부 당시인 지난 2006년 말 공정위가 재벌들의 순환출자 규제를 도입하기 위해 '시장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자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국장이었던 노 후보자는 TF에 참여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언급한 여러가지 기업규제 장치들이 있는 상황에서 순환출자를 규제하는 것은 과잉규제"라며 "기업과 환경이 크게 변화한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규제는 필요성, 당위성도 있어야 하지만 구체적 실현 가능성과 기업이 감당해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어야 정책화가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결국 당시 공정위의 순환출자 규제 시도는 재벌과 경제관료들, 보수언론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그가 지난 2011년 8월 방위사업청장 재직 당시 발언도 논란을 사고 있다. 그는 당시 언론인터뷰에서 군납 건빵에 입찰 비리가 발생한 데 대해 "중소기업이 품질검사까지 제대로 해서 납품하기는 어렵다"며 "대기업은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라도 품질검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참여토록 할 계획"이라며 대기업이 군납 건빵 사업에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그가 방사청장 재직 당시 도입한 무기선정 문제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그가 청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지난 해 4월, 방사청은 육군 차세대 전차 K2 전차의 핵심 부품인 파워팩(엔진+변속기) 선정과정에서 국산 부품회사들을 따돌리고 일방적으로 독일산 파워팩이 선정되도록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문제의 파워팩 선정 문제는 낙마한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가 관련됐던 사안이기도 하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방사청이 독일산 파워팩이 양산 실적이 있는 것처럼 허위 기재하고 주행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결론내리고, K2 개발 사업을 총괄한 사업본부장과 현역 준장에게 강등을 권고, 노대래 방사청장에게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

그는 지난해 6월 트위터를 통해 차세대전투기 도입사업과 관련해서도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를 시뮬레이터(모의 비행장치)로 검증하겠다고 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전량 완제품으로 구매하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기술을 이전받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물량이 많아 사정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고, 일본은 시뮬레이터 결과를 무기 평가에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 후보자는 이에 대해 "F-35를 구매 대상에 포함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파워팩 구매도 감사원 지적대로 다시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상정해 오해가 없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이들 사안은 이미 국회에 다 설명한 것으로, 지금으로서는 이슈가 될 만한 것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 

국제대회유치 ‘모럴해저드’ 부추기는 입법 신중해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31일자 기사 '국제대회유치 ‘모럴해저드’ 부추기는 입법 신중해야'를 퍼왔습니다.
[장달영의 LAW&S] 염동열 의원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 철회돼야

최근 입법예고된 법안 중에 염동열 의원 등 13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있는데, 그 제안 이유가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정부의 지원은 지방자치단체 및 대회 준비위원회에 집중되어 있으며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하여 막대한 비용을 들여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 지방공기업 등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지방공기업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세제상의 혜택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지방공사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사용하기 위하여 수입하는 물품에 대하여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고(안 제106조 제2항 제19호), 내국인이 지방공기업 등으로부터 2018년까지 동계올림픽 특별구역 안에 위치한 별장 및 콘도미니엄을 매입하는 경우 그 금액을 손금에 산입할 수 있도록 하고, 별장 및 콘도미니엄에 대해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며(안 제121조의24 신설) 동계올림픽 특별구역에 위치한 골프장 입장행위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면제한다(안 제121조의25 신설)”는 것이다.  

위 제안 이유와 주요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위 개정법률안 발의의 목적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무대가 될 강원도 평창 소재 ‘알펜시아 리조트’의 분양률 저조로 인한 경영난 문제와 이로 이한 강원도 지방공기업인 ‘강원도개발공사’의 부채 및 재정 문제와 관련하여 알펜시아 리조트 분양이 더 잘 이루어지게 하고 강원도개발공사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이 강원도지사 재임 당시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2004년부터 강원도개발공사로 하여금 1조 6,836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들여 시행한 알펜시아 리조트 건설·분양 사업에 대해서는 그 동안 여러 문제가 제기되었다.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받으면서 사전 타당성 검토 부실 문제를 안고 시작한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은 2006년 두 번째 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서 무리하게 설계 변경한 문제가 드러났고 심지어는 알펜시아 리조트와 관련하여 강원도개발공사 관계자들의 부정비리 논란까지 불거졌었다.

알펜시아 리조트 스포츠 파크에 설치된 스키점프대. ©알펜시아리조트 홈페이지

이러한 문제를 안고 태어난 알펜시아 리조트가 그나마 분양이 계획대로 이루어졌으면 이른바 ‘산고(産苦)의 보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2010년 5월 준공한 이후에 분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강원도개발공사의 부채는 9천199억 원, 이자지급액만 451억 원에 달하고 하루 이자만 1억여 원에 이르러 강원도개발공사는 파산직전에 몰려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위 알펜시아 및 강원도개발공사의 재정문제로 인하여 강원도도 재정압박을 받고 있어 결과적으로 강원도 예산 운영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다른 분야의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 등은 그 동안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영업활동과 정부에 대한 재정적 지원책 호소 등 다방면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알펜시아 리조트와 강원도개발공사의 재정 위기는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일부 국회의원분들이 강원도개발공사의 재정적 질식 위기에서 숨통을 열어 주려는 호의(好意)로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분들의 위 호의는 “조세의 감면 등 조세특례와 이의 제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과세의 공평을 기하고 조세정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의 기본정신에 맞지 않는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세액감면, 세액공제 등 조세감면은 중소기업의 보호육성, 투자촉진, 지역 간의 균형발전 등의 국민경제 차원의 목적과 일반적 적용대상을 범위로 하고 있는데 위 개정안처럼 지방공기업이라 하더라도 특정 기업에 대하여 세제 혜택을 둔 규정은 그로 인한 세수감소(위 개정안 비용추계서에 의하면 2014~2018년 기간 동안 총 880억 원의 세수가 감소)의 문제를 떠나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도 어렵고 그와 유사한 조항을 찾기가 힘들다. 

이른바 국제대회 개최 준비 지원 목적의 세제 혜택과 관련하여서는 조직위원회 및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의 손금(損金)산입’, ‘국내제작이 곤란한 재화의 수입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작성서류에 대한 인지세 면제’, ‘국내제작이 곤란한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 경감’ 등이 규정되었을 뿐이다. 따라서 위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법률로서 확정될지는 의문이다. 

위 문제보다도 필자가 더 우려하는 것은 위 개정안이 정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법률로서 시행이 된다면 이른바 스포츠를 포함한 국제행사 유치와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관련단체의 ‘모럴 해저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적 효과 얼마, 생산효과 얼마’라는 손에 잡히지 않는 수치와 세계적 지역홍보라는 명분으로 지방자치단체·관련단체가 유치·개최한 국제행사와 관련하여 그 동안 재정적자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였다. 형식적인 사전타당성 검토의 문제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이와 관련한 국제스포츠이벤트 유치·개최와 관련한 법제도적 문제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하겠다) 일단 유치만 시키고 보자, 나중에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라는 안일한 생각, 이른바 ‘모럴 해저드’가 주요 원인 중의 하나라는 것이 일반적 인 시각이다.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이외에 강원도개발공사에 대한 조세특례는 한시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만약 다른 국제스포츠이벤트를 유치하여 개최하는 지자체, 바로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인천이 형평성을 내세워 같은 조세특례를 요구하면 이를 거부할 명분이 있는가? 이후 국제스포츠이벤트를 유치·개최한 지방자치단체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민의 선택을 받아야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지역 국회의원을 통하여 이번 경우와 같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 조세특례는 상례(常例)가 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을 인정하기가 어렵고 앞으로 국제스포츠이벤트 유치와 관련한 ‘모럴 해저드’를 부추길 수 있는 이번 개정안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아무리 올림픽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장달영 법무법인 에이펙스 파트너변호사 | dychang@apexlaw.co.kr 

대통령 온다고... 안희정 지사님, 이게 뭡니까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3-31일자기사 '대통령 온다고... 안희정 지사님, 이게 뭡니까'를 퍼왔습니다.
4일 개청식 앞두고 '벼락치기' 주변공사... "공사중 모습 예의 아니야"

▲ 충남도청 신청사로 가는 주변도로가 개청식을 앞두고 도로 정비 및 보도블록 공사로 분주하다. ⓒ 심규상

[장면1] 오락가락 개청식 날짜
 

충청남도(도지사 안희정)가 4월 4일 도청 개청식을 연다. 지난해 말 80년 간의 대전청사 시대를 마무리하고 충남 홍성과 예산에 있는 내포신청사로 이전했다. 도는 당초 3월 중 내포시대 출범을 알리는 개청식을 예정하고 준비해왔다. 하지만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1월 31일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대통령 당선인에게 내포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해 달라고 초청인사를 건네면서 일정이 꼬였다. 

우선초청 대상이 박근혜 대통령으로 모아지면서 개청식 날짜가 오락가락한 것이다. 청와대 측이 내달 중순경에나 가능하다고 통보를 해오다 다시 이달 말로 바꿨고, 오는 4일로 확정됐다.

▲ 개청식을 앞두고 충남도청으로 가는 도로변에 가로수 심기와 보도블록 공사를 하고 있다. ⓒ 심규상

▲ 지난 29일 충남도가 VIP가 참석하는 개청식을 앞두고 도로변에 화초를 심고 있다. ⓒ 심규상

[장면2] 초대장 없는 개청식 

급작스러운 일정 변경으로 정작 도민들은 지난 26일부터 전화로 개청식에 참석해달라는 초대전화를 받았다. 초청장을 보낼 시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초청인원은 약 3000명에 불과하다. 한 시군 당 200명(전체 15개 시군) 정도다. 지난 해 인구 10만 명의 세종시 출범식에는 2300명이 초대됐다. 갑작스런 일정통보와 번거로운 사전 신원조회 절차로 참석하지 않겠다는 도민들도 많다.  

"개청식의 주빈이 대통령인지 도민인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 충남도청 개청식을 앞두고 주변도로 정비공사가 한창이다. ⓒ 심규상

▲ 충남도청으로 향하는 도로변 사면(비스듬히 기운 면)은 풀 한 포기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말끔하게 정리했다. ⓒ 심규상

[장면3] 벼락치기 주변 공사

충남도청으로 통하는 충남 홍성읍에서 예산군 덕산면까지 10km 구간이 지난 26일부터 공사장으로 변했다. 오가는 공사차량과 인부들로 북새통이다. 보도블록을 깔고, 인도에 아스콘 포장을 하고, 급히 만든 도로변 화단에 나무와 화초를 심고, 방음벽 설치까지.... 30일부터는 도로와 보도블록에 흙먼지를 닦는 인부까지 등장했다. 포장한 아스콘은 빨리 굳게 하기 위해 비닐을 씌웠다. 굴착기를 이용해 도로변 사면(비스듬히 기운 면)에 자란 풀 한포기까지 모두 정리했다.

한 현장 관계자는 "우리 같은 현장인부들이 뭘 알겠느냐"며 "현장사무실에서 갑자기 공기를 앞당기라고 했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개청식 행사를 앞두고 원래 예정돼 있는 공사시기를 서두른 것"이라며 "손님을 초청해 놓고 공사 중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손님을 맞이하는 마음을 충분히 느끼게 할 수 있다"며 "VIP 방문 탓에 (개청식이) 보여주기식 행사로 치우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4일 충남도청 내포신청사 개청식이 열린다. ⓒ 심규상

한편 충남도는 4일 '행복 충남 새로운 100년을 여는 날'을 슬로건으로 내포신청사 개청식을 연다. 백제몰 광장 일원에서 열리는 개청식은 식전행사와 본 행사, 식후행사, 행복 충만 한마당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식전행사는 국악연주가 이광수씨의 '비나리' 공연을 시작으로 축하 영상 메시지, 충남 국악관현악단과 충남국악단의 환황해권 시대 개막을 알리는 퍼포먼스로 꾸며진다. 또 15개 시·군에서 생산된 쌀로 만든 떡을 도내 각계각층 대표들이 자르고 나눌 계획이다.

본 행사에서는 취타대 연주, 충남의 새로운 100년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충남 비전 선포', 식후행사에서는, 유명 가수 축하공연과 농악단 공연 등이 열린다. 

심규상(djsim)

유승민, 청 수석들에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이글은 경향신문 2013-03-31일자 기사 '유승민, 청 수석들에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를 퍼왔습니다.

원조 친박근혜(친박)계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사진)이 박근혜 정부 첫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 청와대 수석들을 향해 ‘돌직구’를 날렸다.

유 의원은 비공개회의에 들어가자 작심한 듯 청와대를 비판했다. 성균관대 교수 출신인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창조경제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사례는 들지 않고 장황한 설명과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일화들을 늘어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라며 제동을 건 뒤 “그런 에피소드가 어떻게 국정철학입니까, 빨리 끝내주세요”라고 몰아세웠다.

유 수석은 이날 발제에서 ‘대통령이 꼼꼼히, 안전하게 등의 단어를 많이 쓰시는 걸로 봐서 국민 하나하나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철학이 있다’ ‘어떤 행사에는 가고, 어디는 안 가는 걸로 봐서 무슨 국정철학이 있다’는 식으로 국정철학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단어와 행사 방문 등 의미를 유추해석하는 식으로 해설한 것이다.

10년 이상 지근거리에서 박 대통령과 함께 의정활동을 했던 의원들로서는 분통이 터질 수 있는 대목이었다. 유 의원은 이후 종합토론에서 “대통령이 쓰신 단어들을 모아 국정철학이라고 하고, 몇 가지 에피소드를 국정철학이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여당 의원들에게도 이렇게 전도하듯이 하는데 어떻게 국민과 소통이 잘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유 의원은 이어 “지금 대통령 지지도가 41%로 추락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오늘 당·정·청 회의는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전략을 찾아내는 회의가 되어야 한다”며 “청와대 비서실이 할 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대통령 지지도를 높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참석자는 “유 의원이 높지 않은 목소리로 조목조목 지적하자 모두 숙연하게 듣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3선의 유 의원은 2005년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정책메시지단장으로 활동한 이른바 ‘원조 친박’이다. 2011년 전당대회에서 친박계 단일후보로 당 최고위원에 입성하는 등 친박계 리더로 부상했다.

유 의원은 박 대통령이 2012년 초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부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 박 대통령과 다소 멀어졌다. 친박 인사 중 유일하게 박 대통령의 소통 부재와 ‘인의 장막’을 공개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이 정부가 성공하려면 (공약을) ‘한 자도 못 고친다’는 고집을 버려야 한다”며 “창조경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복지재원 등 이슈에서 교조적으로 고집할 게 아니라 여건에 맞게 수정할 게 있으면 수정해서 국가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미, 스텔스B-2 이어 이번엔 첨단전투기? 핵 항모?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3-31일자 기사 '미, 스텔스B-2 이어 이번엔 첨단전투기? 핵 항모?'를 퍼왔습니다.

핵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

WSJ “한-미 합훈 중 첨단무력 과시 가능성”
“북 자극해 긴장 악화” vs“궁극적으로 상황 안정 효과”

미국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 비(B)-2를 한반도에 출격시킨 데 이어, 머잖아 또다른 첨단무기를 과시할 방침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북한의 위협과 미국의 무력 과시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당분간 한반도 정세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미국 국방부는 어떤 첨단무기를 한반도에 추가로 보낼지 밝히길 거부했으나, 익명을 요청한 관리는 “한-미 합동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의 독보적인 첨단 역량들을 계속해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위용섭 국방부 부대변인도 “다음주에 미국의 첨단무기 가운데 다른 것이 더 올 수도 있다”며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잠수함이 왔고 핵추진 항공모함 정도가 안 왔다. 핵추진 항공모함이 실제로 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군과 미군으로서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절대 굴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러니 무엇이든 더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미국의 이런 적극적인 대응은 북한에 ‘무모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동시에 동맹국들을 안심시키려는 목적이라고 은 분석했다. 미국 관리들 사이에선 전략폭격기들이 훈련 임무로 한반도에 출격하는 것이 북한을 자극해 오판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한국과의 이런 연합훈련이 궁극적으로 상황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첨단 전투기 F-35(왼쪽)와 F-22.

한·미 외교 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일 미국을 방문한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도 11일 한국을 찾는다. 새 정부 출범 직후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두 나라 외교사령탑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서로 오가며 연쇄회동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윤 장관은 4일까지 미국에 머물며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연다. 또 케리 국무장관은 10~1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G8(주요 8개국) 회담에 참석한 뒤 곧장 한국을 찾는다. 케리 장관의 방한은 한·중·일 동북아 3개국 순방 형태로 이뤄진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두 장관의 이례적인 연쇄회동과 관련해 “윤 장관이 굳이 미국을 가는 것은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미국에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윤 장관은 방미 기간에 케리 장관뿐 아니라 조야의 외교·안보 관계자, 전문가 등을 두루 만나 의견을 교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김규원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hy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