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함세웅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함세웅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1월 8일 화요일

안중근처럼 지금 여기서 거짓언론과 맞서야 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08일자 기사 '안중근처럼 지금 여기서 거짓언론과 맞서야 한다'를 퍼왔습니다.
[미디어초대석] 부활은 불의한 세상을 있는 그대로 수락하되 그 모순과 맞서 싸우는 결단

2012년 12월 19일 저녁 대선 출구조사 발표를 보고 많은 이들은 “어! 이건 아닌데!”하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그들 중 하나입니다. 저녁 9시까지 텔레비전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답답하고 아팠습니다. 더구나 SBS는 8시 30분께 이미 “박근혜 당선 유력”이라는 자막을 띄우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방송 3사와 유관기관의 고도의 계획된 심리전임을 저는 며칠이 지난 뒤에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침신문을 보니 어제 저녁 예측 그대로였습니다. 한겨레 곽병찬 논설위원의 “박 당선인의 갈 길, 사람이 먼저다!”라는 제목의 글을 읽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곽 기자님! 대단하세요! 어떻게 밤중에 그 소식을 듣고 이런 글을 쓰실 수 있으세요 대단합니다. 격려를 드리며 건투를 빕니다!”라고 인사했습니다. 저는 사제이지만 곽 기자처럼 냉정하게 고민하고 글을 쓰기는 어려워 예언자의 기도와 저주 시편 기도를 반복하고 묵상했습니다.
숨 막힐 것 같은 답답함, 억장이 무너질 것 같은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 고민하던 끝에 마음을 모아 하느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응시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나 희망을 지니고 부활을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희망과 부활은 무엇입니까? 희망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확신과 선취적 자세입니다. 부활은 십자가와 죽음을 수락하고 현실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껴안는 결단입니다. 대만의 개신교 신학자 송천성의 설명입니다. 그렇습니다. 부활은 바로 이 모순의 현실, 불의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내가 긍정하고 수락하되 그 모순과 불의와는 계속 맞서 싸우는 행업과 결단입니다.
아침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이사야 예언서 7장 14절 “보라,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메시아 희망의 말씀을 묵상했습니다. 그리고 천사 가브리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잉태를 수락한 성모님의 결단을 묵상했습니다. 성탄 직전이라 이렇게 새로 태어날 아기가 주제어로 제시됐습니다. 아기의 탄생은 매우 기쁜 일이며 축복입니다. 그러나 그 아기는 많은 이들의 반대를 받는 표징으로 그 어머니 마리아 마음은 칼로 찔리듯 큰 아픔을 겪게 됩니다. 이 현실은 신앙적 관점에서는 하늘의 뜻을 수락하는 일이며 개인적 관점에서는 참으로 고통의 길입니다.
오전 11시에는 사목연구원 이사회에 참석했습니다. 사제들 모두 매우 무겁고 침통한 표정으로 선거 결과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그 중 한 사제는 “이민가야겠어”라고 불쑥 한 마디 했습니다. 저는 안중근 의사의 체험을 제시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이 바로 민주화와 통일을 새로 시작할 때임을 확인하고, 거짓 언론에 맞서야 한다는 말을 나눴습니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일본의 침략이 노골화되자 몹시 상심한 안중근 의사는 이주 계획을 세우고 상해를 방문했습니다. 어느 날 오후 성당에서 기도하고 나오다 프랑스 선교사 르각 신부님을 만납니다. 그 사제에게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노골화된 침략과 이에 맞서기 위한 상해 이주 계획을 말씀드렸습니다. 안 의사의 말을 듣고 그 분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너처럼 조선인 이천만이 조국을 떠나 외국으로 이주한다면 조선 땅은 누가 지키겠는가!” 그리고 독일의 공격 직전 알사스 지역의 프랑스 사람들이 모두 이주해 독일이 전쟁도 없이 그 땅을 차지한 예를 들면서 고국에 돌아가 후학을 양성하고 단합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그 사제 말에 부끄러운 마음과 감동을 받고 돌아와 돌아가신 아버님의 장례를 치르고 진남포로 이주해 돈의학교에서 교사로 봉직하고 삼흥학교를 설립하여 후세 양성에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지내고 21일 금요일 낮에는 원탁 모임에 갔습니다. 역시 분위기가 무거웠습니다. 참석자 각자의 생각과 시대적 한계에 대한 체험을 나눴습니다. 실망과 분노 그리고 아쉬움이 교차하면서 그래도 ‘희망 2013’의 뜻을 되새기며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1470여만 명의 뜻을 모으는 일에 충실하자고 다짐했습니다. 물론 ‘2013’의 큰 꿈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그래도 우리가 주장한 내용의 일부가 정치 현실에 반영되었으니 이제는 후보자가 공약한 내용을 잘 검토하여 체계적으로 실천하도록 감시하자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21일 저녁 5시에는 민족21 정용일 국장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대선에 대해 외국 언론은 “독재자의 딸이 인권변호사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했습니다. 이 보도를 들으면서 저는 너무 부끄럽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십자가신학, 아우슈비츠 비극, 제 자신 감옥 체험을 떠올리며 죽음과 비극과 아픔을 넘어, 더 큰 희망을 일구어 내야할 소명과 책임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 제가 해야 할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오후 6시 30분에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송년보고회에 참석했습니다. 역시 무거운 저녁 분위기였습니다. 예년에 비해 참석자도 적었습니다. 저는 건배사에서 거짓 정보와 왜곡보도로 국민의 식별력을 흐리게 한 조선일보와 종편, KBS, MBC 등을 타파하고, 반민족‧친일‧독재 후신이며 분단을 획책하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이겨 내자고 크게 세 번 외치고 건배했습니다.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함께 응답했습니다. 선거결과는 조선일보와 종편 등 거짓 언론 때문에 왜곡됐습니다. 우리가 맞서 싸울 대상은 새누리당에 앞서 진실과 역사를 왜곡하는 조선일보 등 거짓 언론과 방송입니다. 의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2일 토요일 오전과 오후 저는 성탄을 앞두고 신자들과 함께 참회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체험 나누기 과정에서 모두들 아픈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그 중 한분은 대선 결과를 지켜보면서 “인혁당 가족들과 민청학련 관계자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다”고 토로했습니다. 12월 25일 낮 성탄 미사를 위해 저는 대한문으로 달려갔습니다. 추운 겨울 길거리 한복판에서 우리는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예수 아기와 갈바리아 언덕에서 못 박혀 돌아가신 ‘타살당한 청년 예수’를 묵상하며 신앙의 근본과 본질이 과연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했습니다.
27일 저녁에는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월례 모임 참석 차 성공회 성당 강의실에 갔습니다. 이 날 원로교수 몇 분이 전주를 중심으로 전국에 일고 있는 12·19 대통령선거 개표 부정에 관한 서명운동과 선관위 노조위원장의 유튜브 동영상 내용을 기초로 개표에 대한 근원적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함세웅 신부 ©연합뉴스

28일 저녁 7시에는 시청 다목적홀, ‘김근태 1주기 추모 문화제’에 참석해 “2012년을 점령하라”는 김근태의 유언을 실현하지 못한 것에 대해 모두들 부끄러운 마음으로 반성하며 용서를 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2년은 물리적인 한 해가 아닌 종말론적, 실존적 의미로 해석하며 2013년, 2014년, 2015년 늘 다가오는 새해에 최선을 다하라는 명으로 알아듣고 김근태의 뜻을 계속 실천하자고 다짐했습니다. 29일 오전 10시 창동성당에서 김근태 1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올곧고 소박하고 겸손한 김근태님의 뜻을 기리면서 미사와 함께 추모식을 거행했습니다. 특히 이날 미사에는 많은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는데 무엇보다 4월과 12월 두 차례 선거를 통해 김근태 의장의 유언을 실현하지 못한 점에 대해 크게 반성하고 특히 민주당의 반성과 회개를 촉구했습니다.
한 해를 마감하는 31일 오전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오후 6시 반에는 대한문으로 달려가 쌍용자동차, 강정마을의 아픔과 현대자동차 그리고 선거 이후 돌아가신 다섯 분의 형제들을 기억하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동지들과 함께 송년미사를 봉헌하고 새해를 다짐했습니다. 이렇게 저는 매일 미사와 행사에 참여하면서 선거 결과의 아픔을 이겨내고 창조적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새해 아침입니다. 뱀의 해입니다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양순하라”(마태오 복음 10,16)는 말씀을 간직하며 2013년의 투신을 다짐하고 조선일보 등 거짓언론과 방송 타파 실천을 다짐하며 더 아름다운 미래를 꿈꿉니다. “자! 일어나 갑시다”(요한 14, 31)

함세웅 천주교 신부·안중근 기념사업회 이사장 | media@mediatoday.co.kr  

2012년 9월 7일 금요일

함세웅 “안철수 협박 새누리 정체 밝혀졌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06일자 기사 '함세웅 “안철수 협박 새누리 정체 밝혀졌다”'를 퍼왔습니다.
MBN 인터뷰 “박근혜 아버지 죄악 인정못한 한계…박정희 죽었을 때 기뻤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측근 금태섭 변호사에게 뇌물·여자문제를 거론하며 대선에 출마하면 죽는다고 전화했다는 정준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공보위원에 대해 함세웅 신부가 새누리당의 뿌리와 정체가 나타났다며 역사는 뜻밖의 사건에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라고 진단해 주목된다.
함 신부는 6일 오후 MBN 대담프로그램인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금 변호사의 기자회견 소식을 막 들고 생각한 것은 성경 말씀인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하나 없다’였다며 “정치 현실 속에서 이런 일은 언제나 있었다”고 밝혔다.
함 신부는 “한나라당 또 새누리당의 현주소, (그) 뿌리와 정체가 이렇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역사라는 것은 뜻밖에 사건 속에서 항상 진실이 밝혀지게 돼 있는데 그런 정당의 실체가 밝혀지게 될 뿐 아니라 친한 친구들 사이의 우정도 배신 속에서 얼룩지게 된다는 것을 함께 확인했다”고 개탄했다.
함 신부는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를 촉구한 것에 대해 “우리 모두의 솔직한 인식이자 고백이며 안 교수가 한 개인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의 요망의 대명사로서 나왔다”며 “안철수 교수 개인의 선택을 넘어서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는 것이 그의 의무라는 측면에서 그런 내용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공보단의 정준길 공보위원이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5·16과 유신이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해 “박근혜 후보의 한계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계, 또한 우리 그 아버지의 그 자녀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자녀들이 부모를 능가하길 바라지만 박근혜 후보는 늘 자기 아버지 한계와 그늘에 묻혀있다”고 지적했다.
함 신부는 이어 “일제 때 박정희 대통령의 친일 행적과 유신 반란, 5·16군사 반란은 사실 상식적인 차원에서 불법과 죄악”이라며 “아버지가 그 일을 했다 해도 자녀 된 도리로서 ‘그 부분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하는 것이 아름다운 자녀이자 용기 있는 정치인인데, 이를 언급하지 않고 아버지의 그늘 속에서 아버지의 열매만을 가지려는 것이 박근혜 후보의 한계”라고 개탄했다.
한편, 최근 손석춘씨와의 대담집에서 박정희를 죽인 김재규씨를 평가한 대목에 대해 함 신부는 박정희 피격 다음 날 교도소에서 그 말을 들었다며 “그 다음날 낮 기도를 하면서 ‘이집트에 노예에서 해방된 히브리 백성들,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를 통해서 갈대 바다를 건너간’ 성경을 생각하며 그 기적의 사건을 감옥에서 체험했다”고 회고했다.
함 신부는 “갇혀있지만 (박정희가 죽었으니) 이미 자유인이었으며 너무너무 기뻤다”며 “성경의 기적이 이것이구나 하고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 사제 생활 더 열심히 고통 받는 이웃들과 학생들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라는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고 회상했다.
함 신부는 석방된 뒤 인권 변호사들이 김재규 부장을 변호했다며 “그들은 ‘김재규 부장을 살려야 전두환의 실체가 드러나고 민주주의가 이륙된다’면서 군사법정에서 나온 비밀자료를 우리에 줘서 읽었다”고 전했다.

6일 오후 방송된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함세웅 신부' 편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9월 2일 일요일

"박근혜, 내 아버지는 민족 반역자라 고백하라"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9-01일자 기사 '"박근혜, 내 아버지는 민족 반역자라 고백하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함세웅 신부 "안철수, 선거 통해 희망 창출 도와야"

▲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창립을 주도한 함세웅 신부가 지난 27일 서울 중구 천주교 청구성당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건강한 후보만 있으면 언제든지 우리 국민은 투표장으로 나온다"며 "젊은이들이 투표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올 대선에서 반드시 매력적인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성호

"원탁회의는 안철수 원장을 압박한 게 아니다. 정치에 실망하고 무관심한 세대에게 희망을 불러 넣는 역할은 안철수만 할 수 있다. 안 원장이 개인적 생각으로 출마하지 않고 뒤로 물러서면 민족의 운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신중할 필요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이제는 뒤로 갈 때가 아니다. 앞으로 갈 때다. 선거를 통해 희망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시대의 의무다. 우리가 그에게 하고싶은 말은 이거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44년간 현장사목을 정리한 함세웅 신부의 말이다. 30대 혈기왕성한 눈으로 세상의 불의와 맞서왔던 함 신부는 지난 26일 마지막 은퇴미사를 끝으로 현장사목에서 물러났다. 1973년 서슬퍼런 박정희 유신시절 감옥에 두번이나 투옥됐던 함 신부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유신과의 전쟁' 중이었다.

그는 은퇴미사 직후인 지난 27일 서울 청구성당에서 와 만나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 대해 거침없는 일격을 날리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는 1975년 영부인 육영수씨가 작고한 뒤 사실상 영부인 역할을 대행했으며 대통령 2인자 역할을 했다는데 박정희 유신정권과 관계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 신부는 "박근혜씨는 유신독재의 공범자이자 독재자의 장본인"이라며 "박근혜씨가 진정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우리 아버지는 민족사의 반역자였다, 친일분자다, 여수순천반란 사건 때 동료들의 명단을 팔아넘긴 사람이다, 친구를 배반하고 살아남은 사람이다, 이렇게 고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함 신부는 "우리 아버지는 인혁당으로 사람들을 죽인 죄, 정말 잘못했다고 사죄해야 한다"며 "이러면 얼마나 훌륭한 딸인가, 그런데도 그는 아버지 박정희를 두둔한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함 신부는 한국사회의 운명을 바꿀 이번 대선에서 '역사의 후퇴'를 선택하지 않으려면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정치에 실망하고 무관심한 세대에게 희망을 불러 넣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안 원장이 개인적인 생각으로 출마하지 않고 물러서면 민족의 운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안 원장이) 신중할 필요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이제는 뒤로 갈 때가 아니다"라며 "선거를 통해 희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시대의 의무"라고 말했다.

함 신부는 또 "모든 것은 개인의 선택과 결단이지만 안 원장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젊은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한다"며 "국민과 함께 미래를 만드는 일에 열린 사고로 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올 대선에서 정권을 바꾸려면 투표율이 높아야 한다"며 "반드시 매력적인 후보가 나서야 하고 민주당이든 진보당이든 모든 정치인은 정당적 이익을 넘어 시대의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보수언론의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근혜씨가 집권여당의 대통령후보가 된 것과 관련해, 함 신부는 "참 슬프고 아프다"며 "일제잔재를 깨끗이 청산하지 못한 원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현대사를 돌아보면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안돼 파생되는 문제가 많다"며 "그 주범이 조중동"이라고 비판했다. 

함 신부는 "일제 강점기, 와 는 묘하게 국민을 속이며 일제에 야합했던 거짓언론"이라며 "어떤 때는 민주신문으로 위장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불의한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했고, 왜곡된 말로 국민들이 거짓정보를 듣고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독일 철학자의 말을 빌어 "인간이 썩은 음식을 먹으면 육체적 건강이 나빠지고 죽게 되는 것처럼 정신도 마찬가지"라며 "건강한 소식을 들어야 하는데 자꾸 왜곡되고 거짓된 지식을 접하면 판단력을 상실하는데 조중동에 의해 만들어진 박근혜 현상은 바로 우리 국민들의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함 신부는 "폐쇄적인 새누리당 지지자 35%는 고정표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겠지만 나머지 60% 이상은 민주주의를 열망한다"며 "건강한 후보만 있으면 언제든지 우리 국민은 투표장으로 나온다, 젊은이들이 투표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올 대선에서 반드시 매력적인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함세웅 신부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박근혜 현상은 착시현상, 그는 유신독재의 공범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mov_pg.aspx?CNTN_CD=ME000068355&gb=5&tag=%ED%95%A8%EC%84%B8%EC%9B%85 
(여기서 동영상을 확인하세요) : http://bit.ly/RwXjlQ

- 지난 26일 은퇴미사를 올렸다. 44년간의 현장사목을 정리하는 마지막 미사였는데, 소회가 어떤가."성당이 작고 좁은데 참 많은 분들이 오셨다. 성당이 꽉 차면 대개 400명 정도 들어가는데 그날은 700~800여 명이 오셨다. 마당과 성당 밖에서 미사를 봉헌했던 분들께는 죄송했다. 그래도 기도는 벽을 넘는 것이니까 (웃음). 그날 미사 지향은 민주화와 통일, 독재타파를 위해 애쓴 순국선열과 동지들을 위한 기도, 4대강 막개발과 제주 강정마을 그 밖의 많은 불법사업에 대한 아픔, 한반도 평화와 자유, 정의를 일으켜 주십사 기도했다. 44년간 사제생활을 기쁘게 잘 마감하면서 제2의 산업현장으로 옮겨간다는 생각으로 미사를 올렸다."

- 44년간 현장사목을 정리하는 느낌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마지막 미사를 봉헌하던 날 아침 눈을 뜬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엇인가."그냥 평소와 똑같았다. 다만 마무리를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실행에 옮기질 못했다. 그런데 마침 손석춘 선생이 인터뷰 책을 내자고 했다. 원래 10월 출간 예정이었는데 은퇴에 맞춰 서둘렀다. 완전치는 않지만, 내 성장과정에서 장년 그리고 이 세상 한복판에서의 삶을 정리할 기회가 생겼다. 은총이다."

- 책을 통해 꼭 하고 싶었던 얘기는 무엇이었나. "금송아지 우상을 부숴야 한다는 것이다. 물질만능, 황금만능을 버리고 가치를 지향하자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출판사 측에서 젊은이들이 '금송아지 우상'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책 제목을 신동엽 시인의 시 로 결정한 이유다. 전반적으로는 교회 공동체를 성찰하는 내용이다. 성서 말씀대로 우리 사회가 겉만 번들한 회칠한 무덤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비어 있지만 예수님이 부활한 '빈 무덤'으로 갈 것이냐. 그 점에 대해 묵상하면서 결국 우리 시대가 껍데기로 가득 찼지만 그래도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비움의 정신이 아닌가 하는 점을 강조했다."

- 교회 안에서 민주화운동을 일군 1세대 사제로서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 감옥에 두 번이나 갔었다. 당시를 회상하면 박정희 대통령과 박정희 정권은 어떤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나."박정희 정권이 참으로 불의한 정권이라고 생각한 건 로마 유학시절이었다. 국제신학교에 30여 개국 학생들이 와 있었는데, 가만히 각자 나라 얘기를 들어보면 죄다 후진국에서만 군사반란이 일어났다. 너무 부끄러웠다. 한국 하면 '박정희 군사쿠데타의 나라' 이런 식이었다. 박정희는 중앙정보부를 만들어 북한처럼 통제만 하면서 영구집권을 꿈꾸고, 민주인사를 탄압하는 야수와 같은 정치를 했다. 외국에서 이런 정보를 접하니 박정희는 정말 김일성, 스탈린과 같은 악마다 싶었다. 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도, 악마와 같은 불의한 세력을 퇴치하는 것이 사회적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 귀국하자마자 민주화운동에 나선 것인가."그해(1973년) 8월 일본에서 김대중씨가 납치됐다. 그때 나는 연희동 보좌신부였다. 봉성체 영해주러 갔는데 중정 요원이 하루 종일 나를 이리 끌고 가고, 저리 끌고 갔다. 아무리 연금 상태여도 의사와 종교인에 대한 면회는 보장되는 게 민주국가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마음이 아팠다. 

1973년 긴급조치로 장준하, 백기완 선생이 잡혀갔고 인혁당 사건에 지학순 주교까지 구속돼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수도권 신부 30명이 김수환 추기경을 만났다. 김 추기경이 대화하다 울어버렸다. 절망속에 깜깜했는데 뜻밖의 지원군을 만나 반가웠다는 게다. 1974년 9월 명동성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만들고 제의를 입은 채 시위를 했다. 유신헌법 철폐하라고 외쳤다. 명동의 시민들이 박수를 쳤고 이게 바로 시대의 요청이자 명령이라고 생각했다. 박정희 정권은 무자비한 정권이었다." 

- 무자비한 정권의 딸, 박근혜씨가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결정됐다. 어떻게 생각하나."참 슬프고 아프다. 일제잔재를 깨끗이 청산하지 못한 원죄라고 생각한다. 우리 현대사를 돌아보면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안돼 파생되는 문제가 많다. 결국 그것이 오늘의 박근혜 현상을 빚었다고 본다. 그 주범이 조중동이다. 일제 강점기, 와 는 묘하게 국민을 속이며 일제에 야합했던 거짓언론이다. 어떤 때는 민주신문으로 위장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불의한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했다. 왜곡된 말로 국민들이 거짓정보를 듣고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다. 

독일의 어느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이 썩은 음식을 먹으면 육체적 건강이 나빠지고 죽게 되는 것처럼 정신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소식을 들어야 하는데 자꾸 왜곡되고 거짓된 지식을 접하면 판단력을 상실한다. 박근혜 현상은 착시현상이다. 폐쇄적인 새누리당 지지자 35%는 고정표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겠지만 나머지 60% 이상은 민주주의를 열망한다. 건강한 후보만 있으면 언제든지 투표장으로 나온다. 꿈이 없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투표장에 안 나온다. 젊은이들이 투표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매력적인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돼야 한다."

-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 시대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정리했다. 군사쿠데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도 했는데."1975년 영부인 육영수씨가 세상을 떠난 뒤 박근혜 후보는 영부인 역할을 했다. 구국봉사단 총재로 사실상 대통령의 2인자 역할을 했다. 박근혜씨는 유신독재의 공범자다. 독재자의 장본인이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거짓언론들이 말을 안 하고 있다. 그러니 국민이 알 리가 있겠나. 박근혜씨가 진정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우리 아버지는 민족사의 반역자였다, 친일분자다, 여수순천반란 사건 때 동료들의 명단을 팔아넘긴 사람이다, 친구를 배반하고 살아남은 사람이다, 이렇게 고백을 해야 한다. 인혁당으로 사람들을 죽인 죄, 정말 잘못했습니다, 이러면 얼마나 훌륭한 딸인가. 그런데 아버지 박정희를 두둔한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의 한계다." 

-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인식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박 후보가 오늘날 이렇게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이 제대로 역할하지 못한 탓도 있는 게 아닌가."지난 4·11 총선 결과를 보면서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 그것은 민주당 486 젊은 정치인들이 민주주의와 인간에 대한 가치를 갖고 정치를 한 게 아니라 순전히 파당적 이익으로 정치를 했던 게 아닌가 판단하는 계기가 됐다. 민주당도 정치모리배나 다름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만 원 훔친 도둑과 100만 원 훔친 도둑을 똑같이 칠 수는 없다. 다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민주당이 역사적 소명의식을 지켰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탐욕만 앞세우지 말고 제발 독립운동가와 순국선열들의 그 뜻을 생각하면서 일했으면 한다. 민주당 486은 감옥에 있을 때와 달리 정치꾼이 됐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면 감옥에 가도 좋다, 이런 초심을 가져달라. 그 열정 하나만 있다면 한국정치 판도는 확 바뀔 것이다."

"안철수 출마 안 하면 민족의 운명에 큰 영향 줄 것"

▲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창립을 주도한 함세웅 신부. ⓒ 유성호
- 민주당 밖에 제3의 인물로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있다. 그의 대선출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개인적으로 그를 모른다. 다만 그에게 대선출마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시대의 요구에 응답하라는 호소다. 정치에 실망하고 무관심한 세대에게 희망을 불러 넣는 역할을 안철수만 할 수 있다. 안 원장이 개인적인 생각으로 출마하지 않고 물러서면 민족의 운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신중할 필요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이제는 뒤로 갈 때가 아니다. 앞으로 갈 때다. 선거를 통해 희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시대의 의무다."

- 안철수 원장이 끝내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낸다면?"모든 것은 개인의 선택과 결단이다. 다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안 원장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젊은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한다. 국민과 함께 미래를 만드는 일에 열린 사고로 임했으면 좋겠다. 원탁회의 사람들이 안 원장에게 '나서서 판을 키우라'고 요청한 건 그에게 압박한 게 아니다. 단언컨대,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이다. 사회적 연대로 우리 모두 안철수가 돼서 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가자, 이런 당부인 게다. 우리 시대 안철수는 더 이상 고유명사가 아니다. 대명사다. 우리 모두 안철수가 돼서 각자 '안철수 현상'에 응답해야 한다."

- 올 대선에서 시민참여공간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올 대선에서 정권을 바꾸려면 투표율이 높아야 한다. 70%? 80%? 아무튼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다만 이런 조건이 있다. 반드시 매력적인 후보여야 한다. 그 매력적인 후보는 어떤 형태로든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 이런 시대적 요청에 민주당이든 진보당이든 모든 정치인은 정당적 이익을 넘어 시대의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 시대의 요청에 순응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

- 44년간 현장사목을 통해 만난 역대 대통령을 평가한다면? "YS의 3당 합당은 역사에 대한 배반이라 전제한다. 다만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은 정치적 행업으로 평가할 만하다. DJ는 대체로 실책이 많지만 남북대화의 물꼬를 틔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앉으나 서나 민족문제를 고민했던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 다만 박정희 기념관을 지었다거나 영남 껴안기 정책을 펴면서 김중권 같은 이를 비서실장에 앉힌 점은 역시 그분의 한계였다."

-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정치적 기반이 없고 즉흥적인 대통령이었다고 본다. 그는 1980년대 고난 받던 정치인이 아니다. 박정희시대에 잔혹한 탄압을 받지 않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386세대 정치인들의 기교로부터 벗어나지 못했고, 삼성장학생들로 이뤄진 삼성 종속 정권이었다. 그분의 뜻은 컸지만 선배나 원로집단과 자문 받지 않았던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대화정치, 개방정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결국 그는 스스로 목숨을 던져 기존의 한계를 넘어서려 했다. 목숨을 던지는 선택으로 노무현 현상이 나타났는데, 나는 이것이 좀 더 창조적으로 갔으면 좋겠다. 김대중과 노무현을 넘어서는 그 다음 세대의 무언가가 됐으면 한다. 제3의 창조적인 모습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산소와 수소가 만나 물이 되듯이."

- 노무현 대통령과의 비사도 있나. "내가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것은 2007년 대선이 임박했을 때다. 그때 노 대통령의 말이 이런 것이었다. 나는 역사적 책무를 다했다. 정권 재창출의 열의가 별로 없었다. 그게 제일 마음이 아팠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그분은 자신이 역사적 임무를 다했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역사적 소명도 잘 몰랐다. 정치를 가치 지향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상업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그 진영에 많았다. 그러니까 삼성에 종속돼 있었다."

- 2013년 체제를 목전에 두고 볼 때, 민족사에서 존경받는 정치지도자가 없는 것 같다."우리의 공동책임이고, 우리의 한계다. 베트남의 호치민을 생각하면 참 부럽다. 우리는 남북 모두에서 존경받는 정치지도자가 없다. 그러나 베트남엔 호치민 같은 이가 있다. 남북 모두 독재로 타락했다."

-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사제로서 살아왔던 삶을 그대로 지속할 것이다. 원로사목이라는 말을 쓰지만 별로 바뀌는 것은 없다. 현장에서 책임을 놓는 것뿐이다."

- 은퇴하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나."교회 쇄신. 여성 신학자들이 요구하는 가톨릭교회의 쇄신이 있다. 여성 사제가 나올 때가 됐다. 여성 사제를 배제하는 것은 가톨릭과 그리스정교회 딱 둘이다. 두 종교집단은 정말 퇴행적이고 전근대적이다. 여성 대통령, 여성 기업인, 여성 뭐뭐, 이렇게 많은데 유독 여성 사제만 없다. 이렇게 옹졸한 집단이 어디 있나. 교황도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왕궁에서 나와 민중들 속에서 함께 해야 한다."

장윤선(sunni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