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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8일 수요일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의료시장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5-07일자 기사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의료시장'을 퍼왔습니다.
추천보고서(12) 미국 의료시장에 대한 몇 가지 보고서
[목 차]
1. 시장은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
2. 시장/경쟁은 의료비용을 증가시킨다.
3. 의료 비용증가가 의료질에 영향을 미치는가?
4. 환자들은 과연 합리적인 선택을 할까?
5. 시장은 의료의 대안이 아니다.

[본 문]
1. 시장은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
굳이 진주의료원 사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한국 의료는 이미 지나치게 시장화 되어 있다. 유일한 공적 영역은 건강보험이나 보장률이 50% 중반에 불과하고 그 외 모든 의료 영역은 시장화 되어 있다. 한국 사회 의료 시장화의 문제점은 심각하지만 시장이 합리적이며 모든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어갈 수 있다는 믿음은 맹목적이다. 공공의료에 대한 불신은 심각하고 의료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시장적 방식-경쟁의 도입”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용이 좀 비싸더라도 고급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과 병원들의 경쟁이 효율성과 의료의 질을 보장한다고 보는 것이 대표적이다.
병원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선택과 병원들의 경쟁이 의료 질을 높여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은 진실일까? 가장 시장화 된 의료로 평가받는 미국은 보건학자들은 이 문제에 답을 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의료비용은 과도한가?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Is Health Spending Excessive? If So, What Can We Do About It?”
Health Aff September/October 2009 vol. 28 no. 5 1260-1275)(http://content.healthaffairs.org/content/28/5/1260.full)에서는 미국의료비용이 과도하다는 전제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도출한다. 이하는 그 핵심 내용의 요약이다.

2. 시장/경쟁은 의료비용을 증가시킨다.
미국 의료비는 매우 높고 건강결과는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는 사실은 더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잘 알려져 있다. 왜 비용이 문제가 되고 어떤 부분을 개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의료에서 비용, 의료질, 접근성(cost, quality, access)은 정의하기 쉽지 않다. 특히 의료질은 정의하기가 더 어렵다. 건강 결과와 위험의 조정을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에 종종 일정한 프로세스에 부합하는지 여부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의료에서 총 복지를 정의하기 어려운 것과 별개로 의료비용은 이미 충분히 과도하다. 일반적으로 소득증대와 고령인구의 증가, 의료질 개선이 의료비 지출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는 하지만 미국의 상황은 일반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소득증가에 비해 의료비 지출이 과도하기는 하지만 미국은 그 차이가 지나치게 크고 앞으로도 더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된다. 또한 고령인구의 증가는 의료비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물론 고령인구에 대한 의료비 부담은 향후 큰 부담요인이 되기는 하지만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설명하는 요인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미국 의료비 지출을 설명하는 요인들은 ?평균적 수요의 의료자원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금액보다 과도하게 지출되는 급여(경제적 비용) ? 높은 의료질 ? 비보험, 불충분한 보험자 ?낭비적 지출을 포함한 비효율적인 공급 ?행정비용등이 이야기된다. 연구자들은 의료비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개입방식을 수요, 공급, 제도, 연구개발 등의 영역으로 구분해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이상의 결과를 보면 미국의료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요인들이 의료비용 상승과 비용 상승률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상충하는 이해관계자의 성숙(의료기기, 의약품, 보험회사 등 자본, 병원, 의료인 등)과 보수지불 시스템의 영향이 제일 큰 것을 알 수 있다. 연구자들은 시스템 전반이 비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한두 가지의 개선으로 효과를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총복지의 감소 없이 비용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가격에 효율적인 절차를 규명하고, 의료공급자가 의료혜택을 기대하는 환자들을 보다 낮은 가격으로 선도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의료공급자가 이런 프로토콜을 잘 따를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디자인하고 비용혁신을 이끌어 내기 위한 연구에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는 비용절감과 의료질 담보라는 두 가지 상충된 목적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며 이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매우 합리적 개입과 조정이 절실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자와 의료인 등 플레이어들의 합리적 의료 조정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행위별수가제의 개선과 메디케어의 개선을 강조한다.

3. 의료 비용증가가 의료질에 영향을 미치는가?
시장/경쟁이 의료비용을 증가시키지만 높은 비용은 의료질을 담보한다는 주장 역시 강력하다. 같은 서비스에 대해 최고 18배까지 비싼 수도권 대형병원에 몰리는 것도 고가의 진료가 품질을 향상시켜 준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료에 대한 잘못된 오해 중 하나는 의료비용은 비싸지만 의료질은 세계적이라는 신념이다. 앞서 설명한 의료비용 상승요인에서도 의료질 개선이라는 목표로 인해 의료비용상승을 설명하는 연구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의료질과 비용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결과는 이를 거부한다.
“보건의료질과 비용사이의 관계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The Association Between Health Care Quality and Cost: A Systematic Review” Peter S. Hussey, PhD; Samuel Wertheimer, MPH; and Ateev Mehrotra, MD, MPH. 1 January 2013, Vol 158, No. (http://content.healthaffairs.org/content/28/5/1260.full) (http://annals.org/article.aspx?articleID=1487781)에 따르면 의료비용과 의료 질은 명확한 연관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이하는 연구의 내용을 간략히 설명한다.
비용 절감과 질 개선이 모두 중요하다는 광범위한 정책적 합의가 존재하지만, 비용과 품질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의료의 질과 비용 사이 관계에 대해 체계적 문헌고찰을 시행했다. 연구자들은 PubMed, EconLit, EMBASE의 전자 데이터베이스에서 1990년과 2012년 사이에 출판 된 미국대상 의료비용과 질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문을 검색하고 분석수준, 질과 비용측정 유형, 교란변후 조정등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추려냈다. 기존 연구를 높은 비용과 높은 의료질이 연관된 경우를 긍정적, 높은 비용과 낮은 의료질이 연관된 경우를 부정적으로 나눴다. 연구결과, 61개의 논문이 최종적으로 선택되었으며 그 중 21개(34%)만 긍정적 또는 혼합 긍정적 결과를 보였다. 18개(30%)의 논문에서 부정적, 혼합 부정적인 관계를 보고했고, 22개는(36%) 명확한 차이가 없거나 부정확하다고 보고했다.
또한 연구들 대부분이 의미 있는 관계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적은 차이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긍정적으로 보고한 케이스 대부분은 그 차이가 임상적 중요성을 갖기에는 불충분한 수준이었다. 일례로 한 연구는 비용은 50%~75%가 비싼 경우에 사망률 차이는 겨우 3%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물론 낮은 비용에 비해 75% 정도의 병원 사망률을 줄였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었으나 연구들 간의 변이가 지나치게 컸다.
연구자들은 기간의 연구가 지나치게 다양한 연구방법을 사용하고 있어 연구의 질에 제약이 있음을 전제하고, 의료비용과 질은 연관이 명확하지 않다고 최종 보고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결론을 낸 연구조차 그 관계는 미비하다고 한 연구가 대부분이며 향후 질을 향상 시키 위한 비용지출과 낭비적 지출의 형태에 대해 집중적 연구가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보면 의료비용이 급격히 증가함에도 그에 따른 의료질 개선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부족하다는 사실에 우선 놀라게 되고, 그나마 나온 연구조차 비용증가가 질 개선에 연관이 있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사실에 또 놀라게 된다. 과연 시장/경쟁으로 인한 비용의 증가가 의료질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폭증하는 의료비용 증가의 혜택은 누가 보고 있는 것인가?

4. 환자들은 과연 합리적인 선택을 할까?
근래 들어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각광받는 것은 의료소비자-환자들의 합리적 선택이다. 환자들이 합리적으로 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와 권한을 높이면 시장실패로 인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U-Health로 대표되는 새로운 의료체계 주장은 소비자로서 환자 선택권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이론적-실증적으로 거부된다.
환자들의 비합리적 선택으로 시장실패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연구는 “환자들은 의사들의 비용에 근거한 선택에 반대한다(Patients object to physicians' focusing on costs-Focus Groups Highlight That Many Patients Object To Clinicians’ Focusing On Costs. Roseanna Sommers, Susan Dorr Goold, Elizabeth A. McGlynn, Steven D. Pearson and Marion DanisHealth Affairs, February 2013) (http://content.healthaffairs.org/content/32/2/338.abstract)”이다.
연구자들은 사고실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상자들에게 석 달 동안 심한 두통이 있었다는 가정 하에 MRI와 CT 검사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제안했다. 둘 사이에 중요한 임상적 차이는 없으나 높은 가격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그룹은 MRI는 900달러, CT는 400달러로 제안했고 다른 그룹은 환자가 두 검사 모두 70불을 지불하고 보험회사는 MRI에 830불, CT에 33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 결과 대부분의 환자들은 의료서비스의 종류를 결정할 때 비용을 고려하는 것 자체를 매우 꺼려했다. 비용을 저렴하게 선택한 그룹에 비해 비싼 검사를 선택한 그룹이 4배가 많았고 저렴한 검사를 선택한 사람들에 비해 고가 검진을 택한 그룹에서 3배 많은 부정적 의견 표현을 했다.
연구자들은 환자들을 ?가장 좋은 진료를 받고 싶어 하는 성향,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성향, ?건강과 금액간의 상충을 경험해 본 적 없는 성향, ?보험자나 사회만큼 비용에 대한 관심이 없는 성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제한된 자원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결정하는 순간에는 자기 이익을 최대화하는 공유지의 딜레마라는 비협조적 행동특성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환자들이 저렴한 검사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능성이 낮다 할지라도 매우 문제가 될 가능성의 문제, ?합리적 위험 감소보다는 위험 제로에 대한 선호, ?가격은 항상 높은 질을 담보한다는 가정, ?보건의료 지속가능성은 최소한의 치료이익을 훼손하지 않고 자체 낭비적 요인을 손보는 것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오해, ?더 비싼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환자들이 승리하는 일이라는 믿음 등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증가하는 의료비용과 불필요한 고가 진단과 시술로 인해 합리적 의료 공급과 이용의 필요성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의료비용에 대한 장기 전망은 조치의 시급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환자의 합리적 선택에 근거한 방식은 가능성이 매우 낮다. 결국, 의료공급자와 제도가 중요해진다.
연구자들은 환자들이 합리적 선택을 하지 않는 경우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의료인들은 수술 대기기간, 영상검사, 차등병상, 전문의 추천서 등과 같은 고가 서비스에 대해 환자에게 결정권을 넘겨주지 않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외국의 경우, 비용에 기초해서 의료서비스 공급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으며 또 다른 대안으로는 임상적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조직적 개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환자들에게 비용을 고려한 결정을 넘기는 것은 환자들의 불신만 조장할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환자들은 비록 본인의 돈이라 할지라도 비용에 대해 고려하는 보험자나 공공프로그램의 제약 없이 서비스를 받기를 원한다. 환자들이 비용을 결정하게 하는 것은 불신을 조장케 하고 불필요한 서비스를 증가시킬 뿐이다. 파편화된 비효율적 시스템을 단일보험체계로 개혁하고 진단과 치료에 합리적 근거에 기초한 프로세스를 구축하게 되면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결정을 강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5. 시장은 의료의 대안이 아니다
의료에서 시장실패가 광범위하게 발생함에도 시장실패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다시 제안되는 것이 시장의 내부화방식이다. 의료시장이 시장실패가 발생하는 이유가 정보의 편차, 공공재의 과소공급, 외부효과로 인한 필수재의 과소공급과 불필요한 과다공급, 도덕적 해이로 인한 역 선택의 문제 등을 든다. 시장주의자들은 문제를 완전한 시장을 만드는 방식으로 내부화해서 해결하고자 한다. 환자들에게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고(의료광고나 교육 등), 공공재를 거래할 수 있는 재산권으로 전환시켜 시장에서 거래되게 하고(필수 의료의 민영화), 외부효과 역시 거래비용을 최소화해(경영합리화등을 통해) 직접 거래하는 방식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한국사회 의료민영화 시도이며 몇 가지 민영화 정책은 추진되지 못했지만 실질적으로 의료상업화가 광범위하게 퍼지게 된 사회경제적 배경이다. 하지만 소비자 결정 시스템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환자가 겪게 되는 불신과 불합리한 선택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환자들은 본인이 받는 서비스가 돈에 의해 결정되는 것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갖고 있으며 이는 의료가 시장적으로 변화해갈수록 심화된다. 경쟁은 의료질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발생하는 거래비용만 커지고 있을 뿐 의료질 개선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시장실패는 시장의 내부화를 통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외 질서의 도입으로 해결가능하다. 이는 공공영역을 중심으로 한 합리적 공급시스템의 구축, 상충하는 이해관계의 조정, 진정한 프로페셜널리즘의 구축 등이다.
앞선 보고서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의료비용과 의료질 간의 균형을 맞추는 주체는 의료인과 공급자들이다. 우리나라는 철저히 시장원리로 움직이고 있으나 세계적으로 보편적 현상은 아니다. 의료인을 움직이는 기제는 다양하고 의료인들이 진정한 전문가로 실질적 환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전개되고 있다. 표준진료지침과 같은 가이드라인의 개발과 그의 확산, 합리적 조정자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경제적, 윤리적 인센티브를 개발하는 것이 그것이다.
정부의 역할은 의료인들과 의료공급자들이 시스템 안에서 합리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며 건강과 의료이용에서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질서와 수단은 시장적 방식이 아니다. 공공영역 확대, 합리적 가이드라인과 규율화, 각각의 플레이어들 사이의 합리적 거버넌스 구축 등의 방식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의료에서는 시장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은경 / 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에서 사회정책 및 보건의료 분야 연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  edu@saesayon.org

2012년 2월 18일 토요일

'포괄수가제' 확대로 건보재정 건전성 강화될까


이글은 뉴시스 2012-02-18일자 기사 ''포괄수가제' 확대로 건보재정 건전성 강화될까'를 퍼왔습니다.


과잉진료 차단 따라 건보급여비 급증세 줄 듯 의료서비스 부실화 가능성 대비책은 세워야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그동안 자율적으로 시행돼온 포괄수가제가 오는 7월부터 맹장 등 7개 질병군에 대해 병의원부터 본격 적용되면서 의료시장에 다양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과대 비용 논란이 끝이지 않는 진료비 경감 효과가 나타나면서 결과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의료서비스 부실화 우려도 높아 이 부분에 대한 적절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포괄수가제 발전방안'을 통해 병의원급부터 먼저 시작하고 1년뒤에는 종합병원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에 의무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포괄수가제는 그동안은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고, 전체 2909개 병의원 가운데 78.8%인 2291개가 참여해 왔다.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면 각종 검사나 치료행위 건마다 진료비를 내야 하는 현행 방식에서 벗어나 영양제와 빈혈제 등 비급여 항목이나 진료량에 상관없이 사전에 정해진 진료비만 내면 된다. 

따라서 환자 개인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고 과잉진료를 차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예컨데 종합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한 산모가 8일간 입원할 경우 현행 행위별 수가 방식으로는 처치·수술료(62만원), 마취료(11만원), 주사료(25만원), 입원료(41만원), 검사료(13만원), 진찰료(24만원) 등의 급여비와 자궁유착방지제(20만원), 특수반창고(7만6000원), 검사료 및 기타 약제(6만8000원) 등의 비급여 비용이 각각 합산돼 진료비를 산정한다. 이 경우 총 진료비는 210만8290원이며, 이 중 환자는 72만9644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면 비급여, 전액본인부담 급여항목을 일부본인부담 20%로 급여화하기 때문에 총 진료비는 148만1260원, 환자는 33만6670원만 내면 된다.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약 40만원 가량 낮아진 셈이다. 다만 환자의 상태와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는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료, 초음파 검사 등에 따라 액수는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이 제도 도입을 본격화하기로 한 것은 매년 건강보험 급여비가 급증하면서 취약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008억원의 당기흑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은 2008년 1조3667억원 흑자를 기록한 후 2009년 32억원 적자, 2010년 1조2994억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도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험급여비 지출 역시 폭발적 증가가 예측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보장재정 장기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건강보험급여비는 63조2450억원, 2020년에는 100조원을 넘어서고 2050년에는 404조74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연구원은 이 같은 증가율이 지속될 경우 대규모 재정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기준 GDP 성장배수는 1.35배인데 건강보험급여인상배수는 1.8배로, GDP 성장률 이상으로 지출되는 급여비가 2015년에만 17조5520억원으로 추계되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건강보험은 매년 급여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재정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료를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10% 내외로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복지부의 통계자료를 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1인당 보건의료비 지출 증가율은 8.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0%에 비해 확연히 높았다. 또 건강보험급여비는 2001년 13조원에서 2010년 34조원으로 2.55배나 늘었고, 청구건수도 5.7억건에서 13억건으로 2.2배 증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 행위별 수가 지불방식에 따른 진료량과 비용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OECD는 병원 전체에 대해 포괄수가제로 지불 제도를 개편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울러 포괄수가제가 도입되면 의료기관의 불필요한 진료가 줄고 치료 재료 등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보험 진료비 중 일부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본인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이에따라 향후 지속적인 수요조사를 통해 포괄수가제 적용 질병군 확대를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의료서비스 질 저하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병원 관계자는 "검사 횟수 등에 상관없이 모두 진료비가 같다면 앞으로 환자에게 최소의 의료서비스만 제공하는 의료기관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환자들의 불만이 증가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포괄수가 수준의 적정화, 정기적인 조정기전 규정화, 환자분류체계 개정 및 질 평가방안에 대해서는 건정심에서 의결한 내용을 포함해 '포괄수가제 발전협의체'를 통해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channa224@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