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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4일 화요일

[사설] 나쁜 수치 감추고 “4대강 수질개선” 자랑한 정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3일자 사설 '[사설] 나쁜 수치 감추고 “4대강 수질개선” 자랑한 정부'를 퍼왔습니다.

환경부가 엊그제 “4대강 사업으로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비오디) 수치가 낮아지는 등 수질이 개선됐다”고 발표했다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수치가 나빠진 화학적산소요구량(COD·시오디) 등은 발표에서 쏙 뺐고, 그나마 자화자찬한 내용도 정부의 애초 목표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아전인수식 홍보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정부 자료를 얼핏 보면 4대강 사업의 성과에 고개가 끄덕여질 수도 있다. 2007~2009년과 올해 상반기의 4대강 수질을 비교한 결과, 조사대상 66곳의 평균 비오디는 2.6㎎/ℓ에서 2.1㎎/ℓ로 개선됐다. 전체 66곳 가운데 46곳(68%)에서 수치가 좋아졌다고 한다. 부영양화를 나타내는 지표인 총인(TP)의 평균값은 0.149㎎/ℓ에서 0.083㎎/ℓ로 낮아졌다.그러나 환경부 발표에선 수질오염의 대표적 지표인 시오디 수치가 제외됐다. 시오디의 경우 66곳 가운데 개선된 곳이 24곳뿐이었고 38곳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제 입맛에 맞는 수치만 골라 4대강의 수질 상황을 왜곡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 또 좋아졌다는 수치조차도 4대강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의 정부 약속과 견주면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해야 옳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이 끝나면 비오디·시오디·총인 등이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수질이 뒷걸음질친 곳이 적지 않다.4대강 수질 정책이 성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낙동강 수계의 남조류 오염 실태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달 낙동강 수계에 설치된 8개 보 중에서 창녕 함안보의 유독성 남조류 세포 수는 ㎖당 1만7647개였고, 합천 창녕보는 ㎖당 1만1308개였다. 상수원 보호를 위해 적용하는 조류경보제의 ‘경보’ 단계를 넘는 수준이다.정부는 그동안 22조원이 넘는 세금을 쏟아부어 4대강에 대형 보를 16개나 세우고 강바닥을 파 수량을 늘렸다. 물의 양이 많아지면 수질은 개선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시민사회·환경단체들이 우려한 대로 보 때문에 유속이 느려지고 강으로 들어오는 오염물질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수질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낙동강의 경우엔 ‘녹차라테’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최근 녹조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정부는 4대강 수질에 대한 일방적인 치적 홍보를 당장 중단하고 정확한 실태를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낙동강에서 특히 염려스러운 부영양화 등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최소한의 신뢰라도 잃지 않는 것이 옳다.

2012년 6월 12일 화요일

22조 들어간 4대강 사업 ‘지류 공사’에 15조 투입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11일자 기사 '22조 들어간 4대강 사업 ‘지류 공사’에 15조 투입'을 퍼왔습니다.

ㆍ“지·본류 공사 거꾸로 한 탓”

정부가 4대강 사업에 투입한 22조원 외에 지류와 지천 정비 사업에 4년 동안 15조4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4대강 외 지류·지천 정비 사업 계획’을 보면 정부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15조4000억원을 투입하고 중간점검 결과에 따라 사업을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부처별 예산 투입 계획을 보면 환경부가 수질 개선과 수생태계 회복을 위해 8조3700억원을, 국토부는 홍수 예방, 수량 개선, 하천 정비에 5조1700억원을 투입한다. 또 소방방재청은 소하천 정비에 1조500억원, 농림수산식품부는 배수문 확장과 저수지 둑 높이기 등에 760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는 국토부와 환경부, 소방방재청이 지류·지천 정비를 위해 모두 2조94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4대강 사업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지난해 예산을 포함해 2020년까지 모두 17조7000억원을 투입하는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그동안 지류·지천 정비에 매년 1조원씩 써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7조7000억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환경부는 4대강 본류와 지류·지천 수질 개선 등에 쓰이는 예산을 구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4대강 사업도 본류에 영향을 미치는 지류·지천 수질 개선이 포함됐지만 앞으로는 직접적인 지류·지천 수질 개선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면서 “본류와 지류·지천 수질 개선 사업비를 구분해 집행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지류·지천 살리기 종합계획’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2의 4대강’ 사업이라는 반대 여론이 불거지자 “전문가, 관계부처 등과의 협의를 거치겠다”며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지자체에 대한 의견 수렴과 전문가 자문,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지류·지천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했으며, 같은 해 11월 ‘4대강 외 국가·지방하천 정비방안’을 확정했다.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나머지 국가하천(1024㎞, 43개)과 지방하천(2만6860㎞, 3772개)도 체계적인 정비 방안이 필요하다는 게 추진 배경이다. 하지만 사업 내용은 4대강 사업과 유사하다. 집중호우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제방 축조와 보강 위주로 정비작업을 하되 퇴적된 구간은 준설을 병행한다. 또 여유 부지가 있는 하천에는 강변저류지를 만든다. 하천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생태하천과 친수공간 조성 사업도 실시한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지류·지천 사업은 4대강 본류사업에 앞서 실시해야 할 사업인데 정부가 순서를 바꿔 예산이 더 들어가게 됐다”면서 “4대강 사업으로 지류의 침식 피해가 크기 때문에 비용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고, 4대강에 이어 지류·지천까지 친수공간을 조성할 경우 수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2012년 1월 1일 일요일

물막이 이후, 명불허전의 터진 옆구리


이글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1-12-12일 기사 '물막이 이후, 명불허전의 터진 옆구리'를 퍼왔습니다.

“지금 문제는 속도전이고, 전광석화와 같이 착수하고 질풍노도처럼 몰아붙여야 한다.” 2008년 12월, 4대강 사업에 대해 당시 한나라당 대표인 박희태 국회의장이 한 말이다. 그 뒤 밀실에서 6개월 만에 4대강사업 마스터플랜이 만들어지고 4개월 만에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하는 등 각종 절차를 형식적으로 완료하고,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인 2009년 11월 마침내 4대강 사업은 착공됐다. 2년간의 공사로 사업은 완료 단계에 있다. 속도전으로 보면 4대강 사업은 가히 ‘명불허전’(命不虛傳)이다.

지난여름 집중호우에 유실된 칠곡보 하상보호공을 지난 11월 말 포클레인들이 치우고 있다. <한겨레> 김명진 기자

부실설계·부실시공, 악의 시너지
정부가 4대강 사업의 모범 사례로 자랑하는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공원사업은 계획 기간으로 약 4년이 필요했고, 공사 기간도 약 3년이 소요됐다. 살필 게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업규모 면에서 500배 이상인 4대강 사업이 기본계획에서 준공까지 3년이 걸렸다. 국토해양부는 당초 보와 준설은 지난 6월에 완료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4대강 사업은 각종 부실공사 탓에 공사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10월에서 12월로 준공이 늦춰졌다가 다시 내년 4월로 준공 시점을 조정하고 있다. 부실공사를 보강하는 뜻도 있지만, 총선과 연계한 꼼수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그들만의 논리로 만들어진 4대강 마스터플랜(기본계획)에는 △홍수 방어 △물 확보 △수질 개선이라는 목표가 제시돼 있다. 홍수는 4대강 사업 구간이 아닌 지천에서 발생하고 있고, 확보된 물은 사용처가 없으며, 보에 물을 저장하면 썩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은 애초 목표가 잘못 설정됐다. 방향이 잘못 설정되면 속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부작용만 증가시킨다. 지금 4대강 사업 현장에서는 잘못된 설계와 부실시공으로 심각한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다.
먼저, 설계 잘못에 따른 문제점은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보 부근에서 홍수 위험이 높아졌고, 보에 물이 고임에 따라 수질이 악화되고 상수원수 처리 비용이 증가할 것이며, 준설한 모래의 20% 이상이 다시 강바닥에 쌓이면서 헛준설이 되고 말았다. 함안보에 물을 채우면 약 400만 평 농경지에 침수 피해(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보에서도 농경지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으로 원활한 영농 활동을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밖에 역행침식으로 인한 지천 제방과 교량 붕괴, 상주보 하류 지역 낙동강 본제방 일부 유실, 수압으로 수문이 비틀어져 홍수 때 원활한 수문 작동의 어려움, 하천 둔치에 설치한 자전거도로와 공원에 대한 유지·관리 비용 등은 이미 발생했거나 현재진행형인 문제다.
더욱이 부실한 설계에 부실한 공사가 만나면서 부정적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과도하게 준설을 하면서도 안전장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미 경북 구미에서는 단수 사태를 겪었고, 왜관철교와 남지철교는 붕괴되고 말았다. 구미보와 칠곡보의 하상보호공이 유실되면서 보 본체가 붕괴될 우려가 있고, 대부분의 보에서 누수로 인한 콘크리트 구조물의 약화로 내구연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역행침식을 막기 위해 설치한 하상보호공도 유실 가능성이 농후하다.
홍수 위험 상승, 농경지는 상습 침수
여기서는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 사업 현장의 보 누수 문제와 보에 물을 채움으로써 발생하는 농경지 침수 문제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지난여름의 호우로 다리 일부가 무너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철교. <한겨레> 이정아 기자

지난 12월 5일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되는 16개 보 중 낙동강 유역 8개 보 모두와 금강의 공주보에서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도 국토해양부의 태도는 안이하다. 국토해양부는 “상대적으로 누수가 많은 상주보는 34곳에서 누수가 발생했지만 나머지 8개 보는 누수 부위가 1~4곳 이하”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또한 “설계서대로 시공이 됐고, 누수 내용도 경미해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있을 수 있는 경미한 현상으로, 보완하면 문제가 없다”는 게 공식 설명이다.
먼저 상주보 외 나머지 8개 보에서는 누수 지점이 최대 4곳 이하라는 설명은 사실을 축소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현장 조사 결과, 실제 낙동강의 나머지 7개 보의 경우 적어도 10곳 이상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국토해양부는 현장에서 발생한 누수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셈이다. 누수가 발생하더라도 보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인식은 한심하다. 보에 누수가 발생했다고 당장 보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콘크리트에 균열이 간 사이로 물이 스며들면 겨울철에 물이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에서 물과 맞닿은 콘크리트가 깨질 위험이 있다. 이런 과정이 계속되면 결국 보의 내구연한이 줄어들 것이다. 만약 보의 수명이 50년이라면 부실공사로 인해 20~30년 정도로 단축될 수 있다. 이는 부실공사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누수 현상보다 더 심각한 점은 보 직하류부에 설치한 하상보호공이 일부 유실된 사건이다. 구미보와 칠곡보에서 이런 사고가 이미 발생해, 현재 보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 하류부에 별다른 공사를 하지 않으면 폭포가 형성돼 그곳의 모래가 물살에 파여나가게 된다. 이것을 ‘세굴 현상’이라 하는데, 보 하류부의 세굴 현상은 보 본체가 주저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 하류부에 하상보호공을 설치하는데, 이 하상보호공이 일부 유실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설계 잘못이라 판단된다. 즉, 구미보와 칠곡보는 제대로 보강공사를 하지 않으면 붕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보는 설계서대로 시공했고 경미한 누수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은, 4대강 사업에 대한 국토해양부의 안이한 인식이 그대로 녹아 있다. 우리나라에서 중간급 기술을 가진 건설회사도 제대로 공사를 했다면 누수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간단한 석축공사를 해도 누수가 발생하지 않는데, 대규모 보를 건설하는 현장에서 준공도 하기 전에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물이 줄줄 새는 공사장은 한국의 토목기술 수준에서는 생각할 수 없다. 또한 댐 설계 기준 어디에서도 누수를 인정하는 내용은 없다.
새는 보, 붕괴 위험 배제 못해
토목계는 정치권에 떠밀려 억지로 4대강 사업을 진행했는데, 정치권이 제시한 시간표는 2년 내에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당초 불가능한 시간표대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무리한 일정으로 공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임진강에 최근 완공된 군남댐의 경우 공사 기간이 6~7년이었는데, 2년 만에 16개 보를 한꺼번에 설치하려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예고된 부실공사다.
365일 동안 하루 24시간을 쉼없이 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됐는데, 야간에는 공사장 인부들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 높이가 10m 정도로 높아 콘크리트를 일체로 타설할 수 없기 때문에 분할 시공을 해야 했다. 즉 콘크리트를 한 번 치고 나서 마르면 다시 콘크리트를 치는데, 그 시공이음부(Construction Joint)가 부실해질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 영하 10℃ 이하로 떨어지는 현장에서는 공사를 하지 않는 게 원칙인데, 공사 기간을 맞추다 보니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절기에 공사 중지 기간을 두고 있는데, 지역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공사를 일시 중지하고 날이 풀리면 재개한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야간에는 공사를 하지 않고 인부들이 잠을 자야 하는데, 대낮같이 조명을 밝히고 폐쇄회로텔레비전(CCTV)까지 설치해 공사를 독려하다 보니 콘크리트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칠곡보에서 유실된 하상보호공을 치우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 같은 시간 구미보에서는 날개벽과 보 본체의 갈라진 틈 사이로 물이 새나왔다. <한겨레> 김명진 기자

농경지 침수 피해 조사, 결과는 쉬쉬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라고 떠들어댄 4대강 사업이 그 주체인 토목계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정치권의 시간표대로 사업을 진행하다 결국 부실공사로 이어졌다. 이는 속도전이 가져다준 예견된 부실공사다. 속도를 강조하다 보면 안전에는 소홀해진다. 많은 토목인들은 이를 두고 ‘토목계의 수치’라고 인식한다.
4대강 사업의 핵심은 16개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낙동강에 위치한 함안보·합천보는 담수를 할 경우 강 수위가 올라가 인근 보 상류 지역의 농경지가 침수될 수 있다. 이로 인해 함안보에서는 공사 도중 긴급하게 댐 높이를 2.5m 낮추는 설계 수정을 하고 사업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주변 농경지의 침수 피해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를 평가하기 위해 경상남도는 2010년 12월 7일, 국책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는 낙동강 사업 중 함안보·합천보 설치로 인한 관리수위 상승이 농경지 등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피해조사 용역에 착수했다.


함안보 관리수위 상승에 따른 침수 우려 지역

경상남도는 지난 6월, 함안보가 영향을 미칠 지역에 대해 지하수 이용 현황, 지하수위 현장 조사, 수리지질 특성, 지하수 함양량 등을 파악하고 지하수위 모델링을 수행해 지하수위 영향범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함안보 건설에 따라 지표와 지하수위의 차가 1.0m 이하인 영농피해 우려지역 면적은 12.28㎢로 분석됐다. 합천보의 경우 지표와 지하수위의 차가 1.0m 이하인 영농피해 우려지역 면적은 0.44㎢이었다. 경상남도는 연구용역의 결과를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 그리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대책 수립을 건의했다. 지하수위 상승이 농작물 작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농업기술연구원을 통해 해당 지역의 주요 작물에 대한 피해 조사에도 착수했다. 이와 함께 함안보 설치에 따른 농경지 침수 및 농작물 피해 대책 수립을 위해 다음과 같이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요청했다.
우선 함안보의 관리수위를 현재의 5m에서 3m 이하로, 합천보의 경우 10.5m에서 8m 이하로 낮춰 경남도민의 재산권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만약 관리수위 조절이 힘들면 피해 대책 수립 전까지 함안보와 합천보의 수문을 완전히 개방해 경남도민의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함안보 설치에 따른 피해 대책 수립을 위해 2010년 8월 7억원의 예산을 들여 용역을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함안보로 인한 농경지 침수 범위가 넓기 때문에 발표 시점을 미루는 것이다. 이 와중에 11월 29일 함안보 개방 행사가 열렸는데, 한국수자원공사의 농경지 침수 대책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용역 결과를 즉각 공개하고, 만약 그 결과에 경상남도의 용역과 차이가 있으면 전문가와 해당 지자체, 주민이 함께하는 토론회를 열어 명명백백하게 내용을 공개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합천보에서는 벌써부터 농경지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2월5일 경남 고령군 객기리 연리들(객기배수장에서 1.5m 떨어진 지점)에서 한국수자원공사, 고령군 및 농어촌공사가 공동으로 지하수위를 조사했다. 객기리 연리들 내 2개 지점을 포클레인 2대로 1.8m 굴착한 결과 지하수가 용출됐고, 그 부근 지표면은 모두 축축했다. 농사를 짓기에는 부적절한 상태이고, 이 때문에 지난 8월 20일 파종한 수박 모종의 뿌리가 모두 괴사해 17동(1만1239㎡·3400평 정도)의 재배지가 피해를 입었다. 지금은 수박 농사를 위한 비닐하우스를 설치할 수 없을 만큼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같은 시간, 상주보에서는 인부들이 물이 새는 곳에 에폭시를 주입하는 보강공사를 하고 있었다. <한겨레> 김명진 기자

준공 불가능한 사업, 예정된 재앙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실시공으로 보에서 누수가 발생했고 보에 물을 채움으로써 인근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입어 영농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피해는 졸속으로 계획한 사업이 가져다준 예견된 재앙이라 할 수 있다. 22조 원이 소요된 4대강 사업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예산은 정부 추산으로 2400억 원이고, 대한하천학회가 산정한 유지·관리비는 연간 6천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재퇴적된 모래를 다시 준설하는 데 약 1조 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추가 준설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은 결국 허상만 좇아다녔다고 할 수 있다. 시작은 하였으나 마칠 수 없는 것이 4대강 사업이고, 실패한 4대강 사업을 은폐하기 위해 20조 원의 지천사업을 후속 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이미 많은 문제를 발생시켰다. 발생한 문제를 보면 공학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것보다는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 대다수다. 대규모 국책사업을 시행하면서 비전문가인 정치인들의 목소리만 커졌을 때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4대강 사업은 녹색성장의 주요 사업이라고 선전되고 있지만 결코 ‘녹색성장’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사업이다. 친환경적이지 않고, 예산을 낭비했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졸속으로 진행한, 실패한 국책사업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한 번 거짓말을 하면 그것을 감추기 위해 계속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고,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그런 거짓말에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까지 거짓말은 계속될 것이다. 이것은 밀실행정이 가져다주는 전형적인 폐단이다. 지금이라도 국토해양부는 거짓말로 진실을 감추려 하지 말고 4대강 관련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더 큰 재앙을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


 /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학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교수모임 공동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