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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8일 월요일

'땡전뉴스'의 악몽, 피할 수 있을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3-03-18일자 기사 ''땡전뉴스'의 악몽, 피할 수 있을까?'를 퍼왔습니다.
[김윤태 칼럼](12)언론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

최근 지루한 정부조직법 협상 끝에 여야 합의가 이루어졌다. 새누리당에서는 비보도 방송을 미래창조과학부에 이관하자고 주장했고, 민주당에서는 결국 이를 수용했다.

나는 산업정책을 강화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개편은 잘 한 결정이라고 본다. 자유시장의 이념에 도취한 김영삼 정부가 산업자원부를 없애고, 이명박 정부가 정보통신부를 없애서 정말 경제가 좋아졌는가? 아니다. 그러나 방송 부문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계속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방송의 공공성이 중요한 이유


방송은 공공성이 강한 분야로 대부분의 민주 국가에서 합의체 기구가 방송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또 두 부서가 각각 영역을 나누어 방송정책을 담당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다. 정부조직법이 제안하는 방송정책의 이원화는 문제가 많다. 보도 기능과 비보도 기능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상파 재송신도 플랫폼과 지상파와 연계되면서 이미 보도와 비보도의 구분이 불가능하다. 정부의 진흥과 규제도 분리하기 어렵다.

종합유선방송(SO)도 논평과 해설은 금지했지만, 지역 보도와 선거방송은 가능하다. 다큐멘터리와 같은 탐사 프로그램도 보도의 기능을 갖고 있다. 종합유선방송을 지배하는대기업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방송의 공정성을 위한 공적 규제를 실행하려면 방송 정책의 일원화가 필수적이다. 만약 정보통신산업의 융합이 중요하다면 별도의 협의기구를 구성하여 운영하면 될 것이다.

▲지난 2009년 미디어법 처리 당시 여야는 극한 갈등을 겪었다. ⓒ민주당

'땡전 뉴스'의 악몽을 피하려면

한국 국민은 1980년대 전두환 정부 시절 '땡전 뉴스'의 악몽을 가지고 있다. 만약 종합유선방송, 인터넷방송, 뉴미디어 방송 등을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독임제 기구인 미래부 산하에 둔다면 방송에 대한 정부 통제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을 보면 정부의 언론 부처가 '진리부'이다. 이는 정부가 항상 진실만 전한다는 뜻인데, 결국 정부가 모든 정보를 통제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정부가 언론을 완전히 통제한다면 결국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감시사회'가 올 수 있다.

영국 비비시(BBC) 사장 그렉 다이크는 언론의 사명을 "권력에 있는 사람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권력을 비판하는 것이다. 그래서 언론의 자유가 중요하다. 특히 방송은 언론 매체 가운데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민주 국가에서 방송위원회와 같은 합의제 기구로 운영한다.

2000년대 영국 비비시 방송도 블레어 정부의 이라크 전쟁의 명분이 되었던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의 보유에 관한 발표가 실제로는 정부가 조작한 허위사실이었다고 밝혀 정부의 거짓말을 폭로했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보루이다. 당연하게도 국민의 알 권리의 보장을 위해서는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이 필수적이다.

정부조직법은 여당의 전리품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특별회견에서 정부조직법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왜 양보하면 안 되나? 역대 정부조직법은 여야 합의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김영삼 정부는 정부의 축소 법안을 여야 합의로 결정했다. 김대중 정부도 야당과 절충했으며, 원안을 많이 수정했다. 노무현 정부도 여야의 조정과 타협을 거쳐 정부안을 축소했다. 이명박 정부도 16일간 야당과 협상한 후 통일부와 여성부를 유지하기로 타협했다.

여야 타협이 없었던 사례는 박정희 유신정권이 국회에 탱크를 주둔하고 야당 의원을 감옥에 가두고 단독으로 처리한 사례뿐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여야 동수의 방송 공정성 특별위원회를 만드는 대가로 정부조직법의 원안을 거의 그대로 수용했다. 이제 누가 민주당을 야당이라고 볼지 모르겠다.


 /김윤태 고려대 교수·사회학

2012년 9월 11일 화요일

박근혜와 함께 부활한 '군부 독재'의 망령 <기자수첩>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9-09일자 기사 '박근혜와 함께 부활한 '군부 독재'의 망령(기자수첩) '을 퍼왔습니다.

▲ ⓒ 뉴스타파24.

이길영 KBS 이사장, 김인규 KBS 사장, 김병호 박근혜 캠프 공보단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강창희 국회의장.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군부 정부라 일컬어지는 전두환·노태우 정권 당시 한자리씩 꿰찼던 인사들이다.
이길영 KBS 이사장과 김인규 사장, 김병호 공보단장은 모두 KBS가 '땡전뉴스'라고 비난받던 시절 각각 보도국장, 정치차장, 정치부장을 맡은 인물들이다. 전두환·노태우 정부 시절, 땡전뉴스는 9시가 '땡' 하면서부터 전 전두환 대통령을 찬양하던 KBS 뉴스의 별명이다.
그런가 하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사법부가 이른바 '권력의 하수인'이라던 유신과 제5공화국 당시 법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31년만에 무죄로 판명 난 '학림사건'을, 1981년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장관, 민주당 민병두 의원 등 25명에게 중형을 선고한 인물이다. 또 이한구 원내대표 역시 196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유신정권 당시 대통령비서실 서기관으로 근무하던 중 1985년, 제5공화국 중반 즈음 대우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당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활동하던 군인의 정치 참여 단체인 '하나회' 출신의 인사이다. 그는 육사 25기 출신으로 80년대 전 전 대통령의 부관을 지낸 인사이다. 그가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퀸메이커'를 자칭한 '7인회'의 맴버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7인회'는 김용환 전 재무부 장관을 필두로 친박(친박근혜) 원로 인사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 김 전 장관은 지난 5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존재한다"라고 밝혀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단체의 구성원 총7인(김용환, 안병훈, 김용갑, 김기춘, 현경대, 강창희, 최병렬) 중 5명이 유신·군부 정권과 연관성이 있는 인사이다.
김 전 장관은 유신정권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고, 이어 재무부장관을 지낸 인사로 이 원내대표와 동서지간이다. 또 최병렬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와 안병훈 전 2007년 박근혜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은 각각 유신정권 당시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조선일보) 청와대 출입기자였다. 안 전 본부장은 (조선일보)에서 부사장과 발행인까지 지냈다. 또 김기춘 전 법무부장관은 중앙정보부 파견 검사 시절 유신헌법 제정의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얼마전부터 70, 80년대 군부독재 시절 한 획을 긋던 쟁쟁한 인사들이 정치권과 언론계로 속속들이 돌아오는 모습이 돋보인다. 이는 바로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박정희 대통령의 딸' 박근혜가 뽑혔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에 "박근혜 정권? 이들이 권력을 잡으면 사회가 어떻게 될지, 무섭고 두렵습니다. 솔직히 이명박 때보다 더 불안하네요"라면서 "이명박이 경제 패러다임을 3공으로 되돌리더니, 박근혜가 이어서 정치 패러다임마저 4공 유신체제로 되돌릴 모양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복귀한 인사를 따지고 봤을 때, 현정부가 제4공화국이었고, 차기 정부(박근혜 정권)가 제5공화국처럼 보인다. 실제로 MB정부 당시 제4공화국의 '막걸리 보안법'에 필적할 만큼 SNS와 인터넷을 규제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정치 포털사이트 (서프라이즈)의 신아무개 대표는 인터넷상에 '이명박 X새끼'라며 비방해 검찰이 고소했고, 현역 육군 장교는 트위터에 이명박 대통령과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받기도 했다.
또 제4공화국에 체포전담반 백골단은 컨텍터스와 같은 용역단체로 바뀌었고, 중앙정보부는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로 바뀌었다. 이처럼 현정부와 군부독재 정권은 너무나도 닮은 것이 많다.
문제는 다음 정부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으로 군부 독재가 끝났으리라 믿은 여론의 바람과 달리 그해 12월12일 전두환 대통령이 등장해 신군부 정권을 이끌어갔다. 대부분 방침이나 정부 형태는 박정희 정권과 동일하게 취했지만, 그 정치적 성향은 훨씬 엄혹했다. 전두환 대통령의 1212 쿠데타 후 5개월 뒤인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 전국확대 조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유혈 진압이라는 사태가 벌어진다. 군대가 국민을 향해 총을 발포한 것이다.
현정부가 제4공화국이며, 차기 정부를 잡는 인물이 제5공화국이라 말할 수 없다. 하지만, MB정부를 두고 일각에선 "유신만 하면 박정희 정부와 똑같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정황상 지지율만 두고봤을 때, 차기 정권 창출의 가능성이 가장 큰 박 후보와 그 주변 대다수 인사가 80년대 신군부 세력 출신이라는 점은 우연 같지 않다는 느낌마저 든다.
지난 2008년 12월, MB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경향신문)이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63.2%가 '지난 1년간 민주주의가 후퇴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매년 후퇴하지는 않았겠지만, 현정부의 국정운영 평가를 하는 여론조사에서 연일 20%대의 지지밖에 받지 못하는 것으로 봐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일부 트위터 여론은 "이명박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정권을 잡았을 때, 민주주의는 끝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현정부의 정책·방침을 이성적으로 평가한 뒤, 청산할 것은 청산해야 하는 것은 차기정부의 몫이다. 하지만, 현재보다 훨씬 더 엄혹한 30년 전 정치·사법·언론 등에서 활동한 인사를 중심으로 정치를 시작한다면 현시대의 흐름에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2012년 9월 9일 일요일

"KBS 이길영, 땡전뉴스에서 땡박뉴스로"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9-07일자 기사 '"KBS 이길영, 땡전뉴스에서 땡박뉴스로"'를 퍼왔습니다.
언론노조, 10일부터 이사장 퇴진 투쟁

노조와 언론관련 시민단체, 민주통합당의 철통 방어에도 결국 이길영 KBS 이사장이 선임됐다. 하지만, 여전히 여론에선 '부적격 인사'로 퇴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이사장이 '부적격 인사'로 비판받는 대목은 △ '땡전뉴스' 당시 보도국장으로 언론인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 △학력을 위조했다는 점 △권력을 이용해 친·인맥을 부정 채용했다는 점 △2006년 김관용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과 당선후 인수위원장을 맡아 정치적 중립성이 부족하다는 등이다.

▲ 당시 이길영 KBS 보도국장이 1986년 4월 전두환 대통령 내외와 유럽 순방 귀국길에 대한 실황 중계 대담 당시 전 대통령을 칭송하던 모습.
이 이사장은 KBS 보도국장(1986년), 보도본부장(1991년) 출신이다. 80년대 제5공화국 당시 '땡전뉴스'(전두환 대통령 동정으로 시작) 시절 이 이사장은 보도국장으로 정부 편향적 보도를 주도한 대표적 언론인이라는 지적이다.
그런가 하면, 그는 2007년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장, 그리고 문공부 재직 당시 이력서에도 허위 학력을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당 이력서에 단국대 상학과(1960년 4월~1962년 7월)와 국민대 농업경영과(1969년 8월~1971년 2월)를 다녔다고 적었으나, 실제로 1965년 중앙농민학교에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69년 국민대가 중앙농민학교를 인수하면서 국민산업대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이 이사장은 '국민대'라고 적은 것이다. 이 이사장이 재학한 중앙농민학교는 학사 자격을 부여하는 정규대학이 아닌 직업훈련을 중심으로 교육하는 각종학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경상북도 출연기관인 한국한방산업진흥원장으로 있을 때에는 해당 기관에 자신의 친구 아들을 부정채용한 것으로 드러나 감봉 3개월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더군다나 이 이사장의 선임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 새 이사장을 뽑는 KBS이사회는 지난 4일 오후 시작돼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이어졌는데, 당시 야당측 이사 4명은 이사장직 선출전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요구를 했다. 하지만, 여당측 이사 7명은 곧바로 표결에 들어가자 야당측 이사 4명은 투표에 항의하면서 모두 퇴장했다. 결과적으로 여당측 이사진들만 이 이사장을 선임한 것이다.
이에 KBS 새노조는 이 이사장의 퇴진 투쟁을 결의했고, 방송독립포럼 등 언론관련 시민단체 역시 합세하겠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의원들도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조는 7일 보도자료를 내 "MBC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 지연되고, 이길영까지 KBS 이사장으로 입성해 대선을 앞둔 언론장악 체계가 '완성'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겉으로는 국민 대통합 광폭행보를 벌이고 있지만,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를 그대로 세습해 공정보도를 무력화시킨 상황에서 대선을 치르려 획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언론독립을 위해 떨쳐 일어난 상반기 언론노동자들의 대투쟁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물론, 공정언론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과도 180도 어긋난 반민주적 행태"라면서 "언론장악 시도를 분쇄하고 공정보도 실현의 걸림돌을 제거해, 대선 시기 공정보도를 위한 정치적/제도적 토대를 완비하기 위한 투쟁을 다시금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10일 '이길영·김재철 퇴진, 언론장악 국정조사·청문회, 언론장악 세습 박근혜 후보 규탄,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보도 쟁취, 정수장학회 사회환수와 편집권 회복' 등을 걸고 새누리당 중앙당사 앞과 박근혜 후보 캠프 앞에서 '하반기 투쟁 선포식'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트위터 여론 역시 이 이사장을 두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땡전뉴스에서 땡박뉴스로 바뀌겠군. 그리고 곧 발끈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지", "요즘 좀 멀쩡한 인사는 없는가요? 김재철·김재우·이길영. 뭐하자는 건가요?", "박정희에 이어 전두환까지 부활했군요?", "학력조작, 허위경력 등을 그냥 넘어가도 된다고 언론이 생각하니 이 나라가 온통 이런 인간들로 들끓고 있어요"
파워트위터리안 doa(‏@doax)은 "불심검문 재개, 사형제도 재개, ·물리적 거세에 이어 KBS 이길영 날치기 이사 선임. 박근혜가 이명박을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을지 짐작이 되죠? 1. 공안 정국유도, 2. 언론장악을 통해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라. 그럼 퇴임 뒤 보장하겠다. 아닐까요?"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KBS 노조는 신관 5층 이사장실 앞에서 이길영 이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100인 릴레이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 김현석 KBS 새노조 위원장 등 2명이 신관 5층 이사장실 앞에서 이길영 이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100인 릴레이 농성을 하고 있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2012년 4월 3일 화요일

KBS 후배기자들 "선배, 땡전뉴스 만들고 싶습니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02일자 기사 'KBS 후배기자들 "선배, 땡전뉴스 만들고 싶습니까"'를 퍼왔습니다.
KBS 입사 10년차 이하 기자 146명 성명 발표 "추락하는 저널리즘의 바닥 확인"

KBS 파업 참가자 중 입사 10년차 이하 기자 146명이 공동성명을 냈다. 선배를 향해 함께 공정보도를 위한 길에 나서자는 내용이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선배, 이것 하나만 묻겠다. 정녕 우리 뉴스가, 우리 프로그램이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는 공영방송 본연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면서 "집단행동에 대한 판단과 별개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안에 계신 선배도, 밖에 나와 있는 저희 후배들과 비슷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이들은 파업에 나선 이유에 대해 "한때 땡전뉴스로 조롱받던 KBS뉴스를 한국 언론의 중심으로 이끌어 올린 주역이 선배들이었음을 저희는 기억한다"며 "그러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온 우리 뉴스는 이제 따르지 말아야 할 반면교사로, 멸시와 조롱의 대상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토론이 사라지고 회의 결정사항이 하달되면서 저희의 자괴심과 분노는 쌓여만 갔습니다. 아는 대로 취재하지 않는 부끄러움이 저희를 밖으로 이끌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요즘 저희는 우리 방송이 외면했던 전국 곳곳, 각계각층의 시청자들을 만난다"며 "우리 뉴스였다면 만나지 못할 취재원들에게 비로소 제보를 받고, 기대치 않은 관심과 격려도 받고 있다. 끝 간 데 없이 추락해온 KBS 저널리즘의 바닥을 이렇게 확인하고 또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특히 "기자 사회가 곪아터지고 문드러져도 여전히 사무실 안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선배의 모습은 저희를 더욱 슬프게 한다"며 "저희는 선배의 이름과 옛 모습을 하나하나 기억하는데, 도무지 선배의 존재감을 찾아볼 수가 없다. 보도자료와 후배의 취재 내용을 베껴 쓰며, 그저 연차만을 앞세워 간부 일동으로서 선배 노릇을 하고자 한다면, 저희 역시 선배로서 당신에 대한 존경을 이제 철회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 KBS 새노조의 지난해 집회 장면. ⓒKBS 새노조

이들은 이화섭 보도본부장에 대해서도 ‘총리실 사찰 문건’을 특종 보도한 후배 기자들에게 징계를 통보하고 단체행동권을 영구 포기해야 사퇴하겠다고 말했다면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기자 집단이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을까"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더라도, 저희가 하는 일 모든 부분에 동의하지는 못하더라도 이제 저희들의 손을 잡아달라"며 "같은 곳에서 함께 어깨를 걸어달라. 선배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KBS 새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KBS 파업 규모는 600~700명에 이르고, 서울에서 참가하고 있는 조합원은 약 350~400명이다. 관계자는 "이번 성명은 후배들이 저널리즘의 위기를 극복하고, 공정보도를 찾게 해달라고 하고 있지만 '보도본부 간부 일동'이란 이름 뒤에 파업을 비판하고,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선배들을 향한 것"이라며 "조합원이면서도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선배들에게도 현재 국면에서 참가해달라는 호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