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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2일 수요일

국어 예산 6억, 영어 예산 982억의 나라 !


이글은 대자보 2013-05-21일자 기사 '국어 예산 6억, 영어 예산 982억의 나라 !'를 퍼왔습니다.
[시론] 대학 국어 국사도 영어강의 강요, 영어 편식 교육 그만하라

지난 5월 13일 세종대왕 나신 날을 이틀 앞두고 한말글문화협회(대표 리대로)는 한글학회 얼말글 교육관에서 “영어 편식 교육은 당장 그만두라!”는 주제로 서울시 김형태 교육의원이 “영어 조기교육 문제”를 경희대 영문학부 한학성 교수는 “대학 전공과목 영어 강의 문제”를 가지고 그 형황과 해결책을 발표했다. 이날 리대로 대표는 “영어 편식 교육으로 우리 말글과 나라의 뿌리가 썩고 있다. 당장 그만 두고 우리 말글부터 잘 가르치자.”고 강조했다.

▲ 5월 13일 “영어 편식 교육 문제 이야기 마당”을 마치고 발표자와 함께 찍은 사진 © 이대로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은 “상상을 초월하는 영어 몰입교육의 실태”라는 제목으로 서울시내 초, 중, 고의 영어교육 실태와 문제점을 밝히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모국어인 국어 예산에는 6억, 외국어인 영어 예산에는 982억이다. 영어 교육 예산이 국어교육보다 약 160배 많다. 2013년 초등학교 영어 교육 예산이 394억인데 초등 수학교육 예산은 7800만원, 초등 과학교육 예산은 29억이다. 수학, 과학 교육 예산도 영어에 견주어 너무 차이가 난다. 교사 연수비용도 국어는 564명에 8100만 원 정도인데 영어는 4,401명에 35억 정도다. 영어 유치원이란 명칭도 허가가 날 수 없는데 멋대로 영어 유치원 간판을 달고 한 달에 100만이 넘는 학원비를 받고 있다. 이게 제대로 된 나라꼴인가?”라면서 영어 편식 교육 실태와 문제점을 밝히고 영어보다 국어와 과학 같은 교육에 드는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학성 경희대 영어학부 교수는 “대학 영어 강의, 그 참을 수 없는 위선의 가벼움”이란 제목으로 “정부의 잘못된 정책도 문제지만 한 일간신문의 잘못된 대학 평가 방식 때문에 영어 교육 낭비가 심하다. 진짜 영어로 강의를 해야 하는 영문과는 영어로 강의를 하지 않고, 덜 필요한 국어와 국사학과는 영어로 강의를 해야 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 우스운 꼴이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에서 하는 대학평가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대학끼리 영어 강의 경쟁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영어 교육도, 전공교육도 제대로 안 되고 교육과 나라를 망치는 일로서 당장 개선하거나 취소해야 한다. 영어로 강의를 하는 것은 국제 경쟁력을 기른다는 목적이지만 오히려 약해지게 만든다. 영문과나 영어를 잘해야 하는 학과와 사람에게 더 잘 가르치고 그렇지 않은 학과와 사람은 다른 공부를 더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김영삼 대통령 때 영어 조기교육과 한자 조기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시작된 영어 편식 교육은 나라의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되었다. 사교육을 부추기고 영어 조기유학을 불러일으켜서 가정도 교육도 망가지고 애들이 죽을 판이다. 영어 편식 교육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영어로만 수업을 하는 영어 유치원과 국제학교가 말썽이다. 며칠 전에 한 방송에서 영어 유치원에 다니는 애에게 한국말로 질문을 하니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고 대답도 못해서 영어로 질문을 하니 알아듣고 대답을 하는 것을 봤다. 얼굴 모습은 한국 애이며, 사는 곳은 한국인데 미국 애였다. 그 애의 엄마는 그것이 좋다고 했다. 참으로 불쌍한 사람들이다. 차라리 미국에 가서 살아라. 미국에 가면 거지도 영어를 잘한다.  


▲ 2013년 5월 6일에 중앙일보텔레비젼이 영어 조기교육 피해 이야기를 하는 방송 장면 © 이대로

대학 영어 강의 실태를 보면 교수가 아는 지식 내용을 70% 전달하고, 그걸 학생들은 70% 이해를 하는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전체 수업 내용 이해도는 50%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도 영어를 잘하는 교수와 학생이 그렇고 엉터리 교수나 학생은 30% 지식 전달이 되거나 그 이하가 될 것이란다. 그렇다면 강의 내용도 제대로 전달이 안 되고, 영어도 별로 늘지 않으면서 학생만 애를 먹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식의 영어 강좌가 세계화 시대에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은 불을 보듯이 빤한 일이다.

이제는 통신과 교통이 발달되어 땅 위 모든 사람이 한 식구처럼 어울려 살고 자주 만나는 세상이다. 그래서 여러 나라 말을 알고 하면 좋다. 더 많은 사람과 사귀고 여러 문화를 익혀서 값진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만이 아니라 나라도 마찬가지임을 나도 안다. 그러나 영어만 잘하면 좋지 않다. 어떤 사람은 중국말을, 어떤 사람은 러시아말을, 어떤 사람은 프랑스말을, 어떤 사람은 스페인말을, 이렇게 여러 겨레말을 잘하는 사람이 고루 고루 많아야 좋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만 많으면 좋지 않다. 그리고 제 겨레말부터 먼저 배우고 잘해야 한다. 그런데 어쩌자고 미국말에만 매달려 이렇게 날뛰는가! 이것은 나라와 겨레의 무덤을 파는 짓이다. 

미국의 식민지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면 영어 조기교육과 대학에서 전공과목 영어로만 강의하는 일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불나비가 제 몸이 타 죽는 줄도 모르고 불빛을 쫓다가 타죽는 꼴이다. 교육도 망치고 국제 경쟁력도 떨어지게 만드는 짓이다. 그래서 한말글문화협회는 모임 안(http://cafe.daum.net/hanmalgul/MiQP/46)에 “우리 말글 지키기 광화문 신문고” 설치하련다. 그리고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 방송과 신문, 도서 출판물들에서 잘못 쓰는 말글살이와 지나친 영어 편식 교육 때문에 겪는 피해를 신고 받아 그 해결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일찍이 120년 전 이 나라가 쓸어져갈 때에 주시경 선생은 남의 글 배우는 힘과 시간을 살아가는 데 더 필요한 우리 말글과 실업, 과학 교육에 쓰면 더 좋은 나라가 될 거라고 말하고 우리 말글 살리고 빛내기에 힘썼다. 그 때는 중국 한문에 목을 매더니 오늘날은 미국 영어에 목을 매고 있다. 얼빠진 정치가 저만 출세하고 잘 살아 보겠다는 이기주의를 부채질해서 겨레말과 나라까지 짓밟고 있다. 우리 말글이 오늘날처럼 살아나고 쓰이게 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피땀이 있었다. 정부는 영어 편식 교육 당장 중단하고 제 말부터 잘 가르쳐라.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중국 절강성 월수외대 한국어과 교수


이대로

2013년 5월 9일 목요일

강사 내쫓는 ‘수퍼갑’ 대학… 벼랑에 선 ‘수퍼을’ 시간강사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8일자 기사 '강사 내쫓는 ‘수퍼갑’ 대학… 벼랑에 선 ‘수퍼을’ 시간강사'를 퍼왔습니다.
학문·표현의 자유 탄압에 공문서 위조까지… 학생도 “수업권 침해” 규탄

재벌 대기업과 보수언론이 소유하고 있는 대학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대학 강사들을 내쫓기 위해 공문서를 위조하고 ‘윗선’에서 임용에 간섭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 이들 대학이 박사 학위가 없다거나 심지어 노조 활동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시간 강사 지위를 박탈했다는 비난이 나오면서 학생들 또한 비민주적인 수업권 침해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011년 8월 11부터 ‘성균관대의 강사직 박탈 철회와 대학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위해 637일째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류승완 박사(전 동양철학과 시간강사)는 대학의 부당한 강의배정 거부 등에 맞서 싸우고 있다.

류 박사는 2010년 2월 성대 동양철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그해 봄 학기부터 강의할 수 있도록 박상환 유학대학 지도교수의 추천도 받았지만 학교측은 류 박사를 강사 선정 명단에서 제외했다. 성대의 강의 배정제도는 단과대 교수 전원의 만장일치로 추천해야 하지만 학교는 류 박사의 지도교수 승인 없이 ‘강의 배정 명단’을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지도교수의 직인까지 도용해 공문서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학년도 제4차 강사선정위원회 의결서’에는 류 박사의 지도교수인 박상환 교수의 직인이 찍혔으나 박 교수는 직접 찍은 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0학년도 성균관대 유학대학 강사선정위원회 의결서. 아래 문건과 같은 지도 교수 직인이 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

2008학년도 성균관대 강사 배정 문건. 표시 부분이 류승완 박사 지도교수 직인


박 교수는 8일 “나도 나중에 알았는데 당시 내가 없는 상태에서 학과 사무실에 있던 도장을 조교들이 허락 없이 찍었다”며 “이후 내가 하고 있던 과목 중 한 과목을 공동강의로 바꿔 후반부를 류 박사에게 강의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류 박사가 위조된 ‘강사선정위원회 의결서’를 근거로 교무팀에 항의한 뒤에야 학교 측은 류 박사에게 지도교수의 한 과목을 공동강의 형식으로 배정했다. 

류 박사는 또한 학교로부터 2011년 2학기에도 강의 배정을 통보받았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곧바로 강의 배정이 취소됐다. 그는 그해 1월 22일 학부 강사 인사 담당자로부터 2학기 강의가 배정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으며 학과 조교도 강의가 배정됐다는 학교 측의 결정을 류 박사에게 메일로 전달했다. 그러나 사흘만인 1월 25일 다시 조교로부터 “학교 측에서 강사배정을 거부하고 강사 교체를 요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2011년 1월 22일 류 박사가 학부 강사 인사 담당자로부터 받은 2011년 2학기 강의 배정을 알리는 문자 메시지.


이를 두고 류 박사는 학교에서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류 박사는 “유학대 행정실장에게 찾아가 문자 통보 사실을 따지니 잘못 보낸 거라고 변명했다”며 “납득할 수 없었다”고 반발했다. 이 때문에 학교가 류 교수의 강의 배정을 거부하는 데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류 박사의 강의를 추천했던 박상환 교수는 “학교에서는 일방적으로 강의를 박탈하고는 강의를 준 적이 없다고 외부에 알렸다”며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학교나 삼성(재단) 쪽에서도 류 박사가 강의하는 것을 원치 않고 추천해도 받아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 박사는 강의 박탈 이유에 대해 “학교는 강의평가 결과에 따른 조치라고 하다가 나중엔 과격한 노조 활동이 우려된다는 것까지 추가했다”며 “성대는 ‘석궁 사건’으로 알려진 김명호 교수 사례에서도 보듯이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삼성재단과 학교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따라 강사 임용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대 홍보팀 관계자는 8일 “강사 배정은 학부 강사선정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류 박사는 추후 변경된 강사 배정 명단에 포함됐다”며 직인 조작 의혹에 대해 “지도교수 허락 없이 서명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류 박사의 중국 연수 후 강의 취소 건에 대해서는 “류 박사가 학부에서 추천되지 않았다면 강의평가 등 여러 기준에서 충분하지 못했던 것 때문”이라며 “강사 임용에 재단이 개입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부인했다.

류 박사는 학교 정책이나 제도에 꾸준히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인물이었다. 지난 2000년 재단의 등록금 12.7% 인상 후 학생들의 본관 점거농성을 도운 배후 인물로 지목됐고 학술대회에서  대학본부가 추진하던 유교의 현대화 논리를 비판해 학교당국이 껄끄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10년 6월 중국으로 연수를 떠나기 전에는 KBS (추적 60분) ‘시간강사, 그는 왜 죽음을 선택했나?’ 편에 출연해 학교의 시간강사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학장, 지도교수와 3자 면담에서도 학장이 ‘학교가 개인(강사)에게 굴복했다는 인상을 주면 안 된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간강사 또는 겸임교수 등 비정규직 교수들의 열악한 처우가 최근에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성대 등에서 시간강사와 겸임교수 신분을 전전하던 한 비정규직 교수가 저임금의 생활고에 시달리다 옥탑방에서 추락 후 숨을 거두기도 했다.
▲ 김영곤 전 고려대 세종캠퍼스 시간강사와 류승완 전 성균관대 시간강사는 지난 7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지난 7일 류 박사와 함께 국회 앞 1인 시위를 함께한 김영곤 전 고려대 세종캠퍼스 시간강사는 지난해 말 박사학위가 없는 강사에게 강의를 맡기지 말라는 김병철 총장 이하 교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계약이 해지됐다. 전국강사노조 고려대 분회장인 김 강사가 임금단체협상을 이끌어 표적이 된 것이 아니냐며 이의를 제기했고 고대는 박사 학위가 없는 강사들을 일괄적으로 계약 해지 조치했다. 

올해 고대 세종캠퍼스에서는 박사학위가 없는 강사가 포함된 핵심교양(16개)과 전공과목(31개) 47개를 폐강했고 1학점짜리 체육과목 44개를 신설했다. 이 때문에 수강신청기간 신입생들은 정원 초과로 ‘등록 최소신청학점’인 12학점을 채우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으며, 수강 정정 기간 전체 정원을 없앤 결과 특정 수업은 인원 쏠림으로 1.5배~2배의 인원이 늘어나 수업 질 저하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이종균 고대 세종캠퍼스 교무지원팀장은 8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핵심교양 16개 과목이 준 것은 인정하지만 그 중 9개 과목은 박사학위 소지자가 하던 강의였다”며 “실험·실습·실기 과목은 여전히 박사학위가 없어도 강의할 수 있고, 학생들의 수업 질을 높여주기 위해 이론에 관해선 박사 학위 소지자가 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교무위원회의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작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김영곤 강사를 포함한 박사학위 미소지자들의 이론 수업 불허 방침에 대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수업권 침해이자 강사의 교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세종 캠퍼스 총학생회와 시간강사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학생대책회의는 지난 6일 고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사문제 해결과 세종캠퍼스 수강신청 파행의 시정을 학교 측에 요구할 것을 결의하고 서명운동을 진행해 2천 명 이상 학우들의 지지를 얻었다”며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이 묵인되면 고려대는 자정능력을 상실할 것이며, 강사들의 처우가 더욱 악화되고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되더라도 개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2013년 4월 25일 목요일

대학들 등록금 인하 생색내기… 108개교 1%이하 인하

이글은 뉴시스 2013-04-25일자 기사 '대학들 등록금 인하 생색내기… 108개교 1%이하 인하'를 퍼왔습니다.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올해 대학 10곳 중 8곳은 등록금을 전년보다 인하했지만 이들 대부분은 인하율이 1%에도 못 미치는 생색내기식 등록금 인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25일 대학정보 사이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통해 공개한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을 살펴보면 4년제 일반대학 173개교 가운데 등록금을 전년보다 인하한 대학은 135개교로 전체의 78%가 등록금을 내렸다. 

하지만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율을 자세히 살펴보면 등록금을 인하했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등록금을 인하한 대학 135개교의 80%인 108개교가 등록금을 전년대비 0~1%대 인하하는데 그쳤다. 거의 내리지 않은 것이나 다름 없는 수준이다. 

또 광운대, 국민대, 상명대, 수원대, 한국항공대 등 22개교는 등록금을 전년보다 1∼3% 수준으로 낮췄다. 


등록금을 동결한 학교도 금강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등 19개교 였다. 

반면 등록금을 3% 이상 인하한 학교는 칼빈대, 안양대, 총신대, 성신여대, 대진대 등 5개 대학에 불과했다. 


전년대비 등록금을 가장 많이 내린 학교는 칼빈대로 지낸해 700만1900원에서 올해 664만800원으로 5.16% 인하했다. 이어 안양대 4.92%, 총신대 4.72%, 성신여대 4.61%, 대진대 3.03% 등의 순이다. 

정부의 등록금 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등록금을 인상한 학교도 있었다. 고신대, 대구예술대, 대신대, 서남대, 울산대, 호남신학대, 한신대, 한일장신대, 한중대 등 9개교는 등록금을 전년보다 0∼1% 수준 올렸다. 

4년제 대학 전체의 평균등록금은 667만8000원으로 전년대비 0.46% 인하했다. 이는 지난해 전년대비 등록금 인하율인 4.3%에 비해 인하폭이 상당히 낮아진 것이다. 

you@newsis.com

2013년 4월 23일 화요일

대학으로 간 오세훈·나경원, 무엇을 가르칠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3-04-22일자 기사 '대학으로 간 오세훈·나경원, 무엇을 가르칠까?'를 퍼왔습니다.

[민교협의 정치시평] 대학은 그 사회의 미래다


정치인들의 대학행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3월 초에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좌교수 임용으로 시끄럽더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로,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이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로 대학 강단에 섰다. 아마 이런 행태는 세 대학으로 그치지 않고 도미노처럼 퍼질 것이다. 이 상황에서 정치인의 잇따른 대학행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우선 그 중의 한 명인 오세훈 전 시장의 경우를 보자. 한양대는 지난 6일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임용하여 1년간 1주일에 한 차례씩 (고급도시행정 세미나) 수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공정책대학원은 올바르고 유능한 행정인을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해 관련 이론과 실무를 연구하는 특수대학원이다. 이에 비춰볼 때 행정 경험이 풍부한, 그것도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국제도시의 행정을 맡은 전임 시장을 교수로 임용하는 것은 표면상으로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행정 경험이 많고 높은 자리에 있었다 할지라도 중요한 것은 교수로서 능력과 자질, 인격을 갖추었느냐는 점과 아울러 학생들이 그로부터 배울 만한 것이 있느냐는 점이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 ⓒ프레시안(최형락)


오세훈 전 시장은 유능한 변호사로서 (오 변호사 배 변호사),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을 진행한 유명 방송인, 시민단체 활동가로 활동하다가 정치에 입문해 16대 국회의원과 33·34대 서울특별시장을 역임한 행정가다. 서울시장 재임 중 그가 가장 총력을 기울여 추진한 것이 용산 재개발 사업과 이를 연계한한강 르네상스 사업인데, 이를 무모하게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선량한 시민 6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고, 유족들은 아직도 그 상처치유하지 못하였다.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강력히 추진된 사업임에도, 총사업비 31조 원에 달하는 용산재개발 사업은 이미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귀결되었다. 이 사업은 도덕적으로만이 아니라 행정적, 경제적으로도 실패한 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것만이 아니다. 겉치레라 할 동대문디자인 플라자에 4200억 원, 디자인 거리 조성에 1940억 원, 홍보비로 1500억 원을 투여하면서도, 700억 원이 아깝다고 무상급식을 극도로 반대하여 이에 대한 주민투표를 강행하고 이것이 무산되자 2011년 8월 24일에 시장직에서 사퇴하였으며, 상대적으로 수해방지에는 돈을 아껴 우면산 산사태가 나고 18명이 죽은 것에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런 여러 사유로 대다수 국민은 그를 '개발 위주의 구태를 반복하다 실패한 행정가', '사람보다 겉치레 사업에 더 골몰하여 적지 않은 사람이 죽은 데 책임이 있는 시장'으로 기억한다. 과연 개발을 성찰하는 21세기에 개발 위주의 행정을 펴다 실패한 이로부터 수강생들이 배울 것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다른 두 사람도 오 전 시장과 오십보백보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살포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은 인물이다. 법을 위반한 사람이 학생들에게 법을 가르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중학교 1곳, 고등학교 2곳을 운영 중인 사학재단 홍신학원 나채성 이사장(73)의 딸로 사립학교법 개정 시 이의 반대를 주도한 인물이다. 지금 대다수의 사립대학에서 자유롭게 학문을 탐구하고 이를 올바로 전승하는 데 가장 큰 장애는 재단의 전횡과 비리이다. 대학이 학문의 전당으로 자리잡는 데 가장 큰 장애였던 사람이 한국 최고의 대학에서 과연 어떤 진리를 가르칠 수 있는 지 의문이다.

혹자는 이를 진영의 논리라거나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은 범법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을 펼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어느 개인을 나무라거나 특정 대학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비판의 초점은 한국 대학 전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학 정신의 위기와 권력 유착이다. 대학은 '진리 욕구의 실천 도량이자 진리 탐구의 전당', '국가와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이끄는 지식과 진리의 생산과 소통과 전승의 장', '양심과 비판 지성의 보루'이다. 이 때문에 중세시대에 왕도 이곳을 함부로 넘보지 못하였으며,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노래하였다.

하지만, 지금 한국 대학은 신자유주의 체제의 시장에 포섭되었다. 진리는 교환가치로 대체되고, 지성은 효율성 앞에 무너져 내렸다. 대학당국이 가장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백년지대계로서 교육이 아니라 취업률, 교수의 연구 업적과 같은 계량적 수치다. 이것이 곧바로 대학 평가의 서열과 정부의 지원과 기부금, 입학생의 점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진리를 탐구하기보다 스펙을 쌓고 취업 준비를 하는 데 더 몰두한다. 교수들은 "논문 쓰느라고 공부를 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대학가에 유행할 정도로 논문 수를 늘리는 데만 골몰한다. 대학당국은 대학 평가의 점수를 높이고, 정부의 재정지원금과 학교발전기금을 늘리는 데만 혈안이 되어있다.

이 상황에서 정부와 대학의 유착관계는 더욱 공고해졌다. 연구비를 포함하면, 사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금은 대학 전체 재정의 거의 절반에 이른다. 한마디로 말하여 교과부와 대학당국은 갑과 을의 관계다. 대학의 자율성은 형해만 남았다. 교과부가 부당한 명령을 대학에 강요하더라도 이를 재정 지원과 연계하기만 하면 대학은 교과부의 명령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교과부의 일개 인사가 지방 대학에 특혜를 주고 이를 빌미로 그 대학의 교수나 총장으로 가는 일도 여러 차례 있을 정도로 유착관계는 공고하다. 재단의 비리가 있는 대학은 말 그대로 약점을 잡힌 것이기에 권력과 언론에 더욱 취약하다. 이런 구조적 요인 속에서 세 사람의 정치인, 그것도 여당에 한정된 인사만이 대학 교수로 임용되었다. 반면에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에 대해서 대학은 가혹하다. 한 예로, 서울대 김세균 교수가 단지 희망버스를 탔다는 이유로 15년 이상 재직하면 거의 자동으로 추대되는 명예교수 심의에서 배제되었다. 누가 보아도 교육적인 고려보다 권력과 끈을 맺으려는 욕구가 우선이었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한없이 쓸쓸해진다. 이제 '진리 욕구의 실천 도량'으로서 대학정신은 정녕 죽은 것인가. 신자유주의의 유령이 교정을 배회하고, 대학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돈과 계량적 수치의 경배자가 되었다. 밤을 새워 진리를 탐구하고 올곧은목소리로 비판적 지성의 구실을 하고 온 열정과 사랑을 다하여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 세상을 온통 뒤집을 정도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진리를 배우고 질문을 던지는 학생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권력과 '창조적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던 시대의 양심으로서 대학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대학은 그 사회의 미래다. 미국과 유럽의 흥망은 대학의 흥망과 정확히 비례한다. 대학이 사망하면 그 사회 또한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다. 대학에서 생산된 진리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사람들의 삶에 새로운 지식과 상상력과 가치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새내기부터 취업에만 골몰하는 기업연수생이 어찌 창조적인 상상과 혁신을 하고 타인과 협력하는 공동체의 일원이 될 것인가. 논문 편수를 늘리는 데만 혈안이 된 지식기사, 혹은 취업중개인으로 전락한 자가 어찌 진리를 생산하고 허위와 부조리를 비판하며 학생들을 사랑으로 가르치겠는가. 권력에 휘둘리고 대학평가에 발목을 잡힌 대학이 어떻게 학문의 전당으로 남을 수 있겠는가.

이제 우리 모두 나서서 대학을 시장에 포섭시키고 기업연수원으로 전락시키며 학생을 창조력과 상상력, 인간성과 공동체의 윤리를 상실한 단순한 반복기사로 만드는 신자유주의 정책과 사고를 폐기하자. 정권은 재정지원을 빌미로 대학을 통제하는 구태를 중지하고 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대학 평가는 폐지하거나 대학의 진정한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방향으로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사학재단의 전횡과 비리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도록 사학법을 개정하고, 교평과 같은 기구에 심의권만이 아니라 의결권도 주어야 한다. 대학당국도 마찬가지다. 대학이 수행해야 할 이념과 목표는 진리의 창달, 창의성 신장, 인간성 도야, 사회정의의 기여이지 상업적 이익이 아니다. 법인과 재단은 돈벌이의 유혹에서 떠나 학생들을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주체로, 타인과 상생하는 참다운 인간으로 길러내는 데 주력하자. 더 늦기 전에, 모두가 나서서 처절하게 성찰하고 근본적으로 혁신을 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2013년 4월 12일 금요일

정치강연 ‘차벽 봉쇄’ …‘유신 학칙’으로 옭아매는 대학


이글은 한겨레신문 2913-04-11일자 기사 '정치강연 ‘차벽 봉쇄’ …‘유신 학칙’으로 옭아매는 대학'을 퍼왔습니다.

5일 오후 서울 도봉구 쌍문동 덕성여대의 정문 구실을 하는 행정동 건물 앞에서 버스들이 길을 막고 서 있다. 총학생회가 열려던 ‘진보 2013 강연회’를 덕성여대가 불허하고 외부인 출입을 막으려고 학교를 ‘원천봉쇄’했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제공


[뉴스쏙]기본권 제한하는 시대착오적 학칙



5일 오후 서울 도봉구 쌍문동 덕성여대는 ‘원천봉쇄’됐다. 교문 앞에 버스를 동원한 ‘차벽’이 등장했고, 출입문엔 쇠사슬이 감겼다. 교직원 100여명은 정문과 후문을 지키며 ‘외부인’ 출입을 막는 경비원이 됐다. 1980년대의 대학가를 떠올리게 하는 살풍경이었다. 화염병도 돌멩이도 사라진 대학 교정에 원천봉쇄가 부활한 건 왜일까?




덕성여대 “정치활동 안돼”
차벽 동원 총학 초청강연 막아
서강대 ‘김제동 콘서트’ 불허 때도
‘교육 위배 정치활동’ 근거로


대학 74%, 집회 사전승인제 둬
헌법상 ‘집회결사의 자유’ 제한
재학중 결혼금지·과도한 화장 징계 등
사생활 침해 조항도 수두룩


5일 오후 서울 도봉구 쌍문동 덕성여대는 ‘원천봉쇄’됐다. 교문 앞에 버스를 동원한 ‘차벽’이 등장했고, 출입문엔 쇠사슬이 감겼다. 교직원 100여명은 정문과 후문을 지키며 ‘외부인’ 출입을 막는 경비원이 됐다. 1980년대의 대학가를 떠올리게 하는 살풍경이었다. 화염병도 돌멩이도 사라진 대학 교정에 원천봉쇄가 부활한 건 왜일까?


덕성여대에 난데없이 ‘차벽’이 등장한 건 총학생회가 열려던 ‘진보 2013 강연회’ 때문이었다. 학교 쪽은 정치적 행사라는 이유로 행사를 막고 나섰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등 강연자들은 대학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강연회는 이날 저녁 학교 근처 카페에서 열렸고, 교직원들은 밤새 돌아가며 학교를 지켰다.

덕성여대가 교직원과 차벽까지 동원해 강연회의 학내 개최를 막은 것은, 학칙상 정당한 행위다. 이 학교 학칙 62조는 ‘학생은 정당 또는 정치적 목적의 사회단체에 가입하거나 기타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신시대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는 몇몇 학생들의 외침은 차벽을 넘지 못했다.

정치적 성격을 띠었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교내 행사를 불허하는 학칙은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어긋난다. 학생들이 ‘유신시대’를 거론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이런 학칙들이 뜻밖에 지금도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서강대의 학칙 86조에도 ‘교육 목적에 위배되는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 ‘교육 목적에 위배되는’이라는 기준은 모호하다. 서강대 역시 지난해 9월 ‘희망세상만들기 청춘본부’가 교내에서 열려고 했던 행사를 불허했다. “교육 목적에 위배되는 정치활동”이라고 서강대가 규정한 이 행사는 ‘김제동 콘서트’였다.

국민대(학생준칙 13조)와 삼육대(학칙 50조)는 학칙으로 ‘정당이나 사회단체에 가입하거나 활동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가천대(학생상벌규정 15조)와 부산외대(학생상벌규정 10조4항) 학칙도 알맹이는 비슷하다. 경기대는 학생준칙(12조5항)에서 “정치활동을 목적으로 조직을 구성하거나 선동하는 학생”은 퇴학의 대상으로 적시하고 있다.

포항공대는 학생단체의 구성원과 조직도, 활동계획을 모두 학교에 신고하도록 규정(학생활동규정 5조)하고 있다. 이 규정을 어기면 학생처장은 학생단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학생처장이 승인, 공고한 때로부터 단체로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다.

이런 학칙들은 박정희 유신정권 때인 1975년 ‘정권보위’를 위해 전국 대학에 도입한 학도호국단 학칙과 표현·내용이 거의 똑같다. 학도호국단은 학칙으로 ‘학생은 정당 또는 정치적 목적의 사회단체에 가입하거나 또는 기타 정치활동을 할 수 없으며, 시위, 등교 거부, 마이크 사용 등으로 학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학도호국단은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도 제한했다. ‘집회 개최 시 총장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정기간행물 발간 시 총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40여년 전의 ‘구문’은 아직까지 다수 대학에서 유지하고 있다. 영산대 학칙은 이보다 더 과거로 돌아갔다. ‘학생 소요를 위해 학생들을 선동하는 자는 현장에서 총장이 바로 징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헌법 21조가 적용되지 않는 ‘성역’인 셈이다.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실이 지난해 대학교육연구소와 함께 전국 4년제 180개 국·공·사립대학의 학칙 및 학생 관련 규정을 전수 조사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집회 사전승인 제도’를 둔 대학이 74.4%, ‘게시물·광고 부착 사전승인 제도’를 둔 대학이 72.8%, ‘간행물 지도 및 사전승인 제도’를 둔 대학이 77.2%다.

개인의 사생활도 가만 놔두지 않는다. 성결대는 ‘재학기간 중 본교 학생과의 결혼을 금지’(학생준칙 10조)하고 있고, 한국체대는 제적 대상으로 ‘체육특기자로서 재학 중 결혼한 자 또는 군입대한 자’(학칙 49조)를 들고 있다. 부산가톨릭대는 ‘허가받지 않은 유인물·영상물 등을 소지·배포·게시하면’(학생상벌규정 8조) 징계 처분한다. 광주여대는 ‘복장이 단정하지 못하거나 과도한 화장을 해 학생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한 자’(학생상벌규정 12조)를 징계할 수 있도록 한 학칙을 유지하다 지난 3월1일 폐지했다. 가천대에선 술·담배가 원천 봉쇄됐다. 3월1일 학생상벌규정 12조를 개정해 ‘교내에서 음주를 하거나 지정된 장소 이외에서 흡연을 한 자’는 근신 징계를 받도록 했다.

학생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위헌적인 학칙에 대한 문제제기는 여러 차례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7년 “대학생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학칙은 헌법과 유엔이 정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이 정한 사상과 양심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거나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며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에 지도 감독을 강화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대학들은 한 귀로 흘렸다.

더구나 대학들은 위헌적 학칙을 더욱 손쉽게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가운데 ‘학칙 중 법령에 위반되는 사항이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정부가)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대학 자율성을 보장한다며 해당 조항을 삭제했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21세기 한국 사회가 지향하는 더욱 발전적인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하게 될 인재 양성을 하는 기관으로서 각 대학들이 수준 미달의 학칙을 스스로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팟캐스트·학보도 감시…도넘은 대학 언론통제


“학생기자 본분 어긋나”
방송 3회만에 금지령·기자 퇴출
학내신문 기사검열 심하고
학교비판 유인물 뿌린 이유로
총학생회장 자격 박탈도


국민대생 문수훈(23)씨는 지난해 5월 팟캐스트 방송 를 시작했다. 대학 상대평가 제도의 문제점, 졸업준비위원회의 리베이트 의혹 등 민감한 내용을 내보냈다. 방송은 3회 만에 끝났고, 그는 국민대 방송국 객원기자 자리에서도 쫓겨났다. 국민대 쪽에선 “팟캐스트 방송은 학생기자 본분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국민대신문사(학보) 기자들은 지난해 4월 기사를 검열당했다. 882호에서 ‘문대성 표절 논란…학위 논문 심사, 이제는 바뀌어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출고했다. 주간 교수는 ‘표절 감시 힘든 학위 논문 심사, 이제는 바뀌어야’로 제목을 바꿔버렸다. 기사 중 상당 부분도 삭제됐다.

성균관대 학보인 성대신문사 기자들은 지난해 3월부터 두달간 파업을 벌였다.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싸우고 있는 시간강사 류승완 박사의 인터뷰 기사가 주간 교수의 반대로 몰고당했기 때문이다.

학내 언론만이 아니라 동아리나 학생회 활동도 가위질의 대상이다. 서울여대 동아리 ‘시대여행’은 지난해 여름 ‘제주도 역사기행’ 홍보물을 학교 안에 붙이려다 실패했다. 이 동아리를 ‘운동권 성향’이라고 규정한 서울여대는 “검증되지 않은 기관의 홍보 게시물은 부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심지어 지난해 중앙대에선 총학생회장(안성캠퍼스)이 자격을 박탈당했다. 총학생회장 선거 때 ‘학교 쪽이 예산 470억원을 부풀리고 예산 일부가 법인에 흘러갔다’는 취지의 유인물을 뿌렸다는 이유에서였다. 중앙대는 허위사실 유포라며 당선 무효를 선언했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잘못 해석된 부분은 있지만 허위사실 유포는 아니다”라고 결정했다.

이처럼 요즘 대학에서는 학생자치 활동이 위축되는 일이 빈번하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 주최로 열린 ‘대학 자치권 침해 공청회’에선 대학사회의 보수화가 곧 학생자치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관회 민주통합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대외협력국장은 “학생들이 대학 자치 문제에 관심을 갖지 못하고 취업에만 신경쓰게 되면서 대학들이 이전에 하지 못하던 규제를 자신있게 밀어붙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