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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5일 수요일

[사설] 정치검사 퇴진 없는 검찰개혁은 어불성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04일자 기사 '[사설] 정치검사 퇴진 없는 검찰개혁은 어불성설'을 퍼왔습니다.

뇌물검사와 엽기 성검사, 꼼수개혁 검사에 이어 어제는 브로커검사까지 나타나는 등 검찰이 바닥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참여연대가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권을 남용한 검사 37명과 검사장급 이상 정치검사 10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정치검사들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누누이 지적했듯이 정치권력과의 유착 속에서 내부 비리를 온존시켜온 현재의 검찰 풍토 아래서 비리검사와 정치검사의 존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검찰이 “뼈아픈 반성”을 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결국 편파수사를 벌인 검사와 책임자들이 외부에 의해 퇴진을 요구받기에 이른 것이다. 정치검사의 퇴진은 당연한 것이며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다.검찰이 이처럼 불신받게 된 근본 원인은 물론 이명박 정권과 권재진 법무장관 등 정치검사들의 ‘권검유착’에 있다.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권 장관이 자기 거취는 불문에 부친 채 어제 대검 차장 등에 대한 문책성 전보 인사를 단행한 것은 사태를 봉합하려는 술수에 불과하다.참여연대는 정권 비판 세력을 무리하게 수사·기소한 사건과 권력형 비리를 부실수사한 14개 사건을 선정했다. 전자는 미네르바,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 피디수첩 사건 등이고 후자는 내곡동 사저, 한상률 전 국세청장,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등이다. 이들 사건의 주임검사와 간부들을 검찰권 남용 검사로, 이 중 검사장급 10명을 정치검사로 꼽았다. 정치검사 1호로 지목된 노환균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장)은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개입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파헤치지 않은 채 실무자들만 기소했다가 결국 재수사 끝에 청와대 비서관 등이 구속되는 등 축소·왜곡 수사를 지휘한 책임자였다. 두차례나 무죄가 선고된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꼬리자르기로 끝난 한상률 전 국세청장 그림로비 사건 수사도 그가 검사장일 때 이뤄졌다.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정연주 사장을 무리하게 배임죄로 기소해 무죄를 선고받고도 승승장구해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랐으나 내곡동 사저 사건 부실수사로 결국 특검을 자초했다.이들 정치검사들이 권력형 비리에 대한 은폐·축소 수사와 야권에 대한 표적수사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과 영전을 거듭하는 동안 검찰에 대한 신뢰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결국 자신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 검사로서의 영혼을 팔았고, 이 때문에 조직이 망가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셈이다. 검찰은 정치검사들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지 않고서는 바로 설 수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2012년 11월 21일 수요일

[사설] ‘뇌물 검사’ 구속, 검찰개혁의 호기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1-20일자 사설 '[사설] ‘뇌물 검사’ 구속, 검찰개혁의 호기다'를 퍼왔습니다.

수사 대상 기업 등에서 10억원가량을 받은 혐의로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가 그제 구속됐다. 역대 최고액 수뢰 혐의로 구속된 현직 검사라고 한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곧바로 ‘사죄의 말씀’이란 자료를 내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한 총장은 재경검사장들과의 회동에 이어 22일 전국 고검장이 참석하는 수뇌부 회의를 열어 비리 재발 방지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검사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자주 보아오던 풍경이다.이번 사건을 단순히 김광준 검사 한 사람의 개인 비리 차원으로 해석해서는 검찰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최근의 내곡동 사저 헐값 매입 의혹 사건과 이번 사건은 동전의 양면으로 봐야 한다. 검찰은 그동안 줄곧 ‘정치검찰’을 앞세운 정권과의 유착관계를 통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해왔다. 그 속에서 역대 최강의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내부의 부패와 비리를 안으로 감춰온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10억 뇌물 검사’ 사건은 검찰의 부조리한 구조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치는 계기가 돼야 한다.김 검사는 유진그룹 내사를 덮어주는 대가로 5억9000만원을 받고, 국가정보원 직원 안아무개씨의 부인한테서도 사건과 관련해 8000만원을 받는 등 모두 9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안씨 부부가 기업인을 협박해 8억원을 뜯어낸 공갈 사건은 애초 검찰이 무혐의 처리했으나 법원이 피해자의 재정신청을 받아들여 안씨 부부에게 최종적으로 실형을 선고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상소해 계속 안씨 부부의 무죄를 주장했다. 무소불위 검찰의 횡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김 검사가 수표로 돈을 받았다는 사실 역시 검찰의 도덕 불감증이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잘 말해준다.현 정권 들어 검찰의 권력편향이 어느 수준인지는 내곡동 사저 특검 수사를 통해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 바 있다. 한 총장 스스로 “겸허한 자세로 전향적인 검찰개혁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 추락은 심각한 상황이다.마침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세 유력후보도 일제히 검찰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의 검찰개혁 논의가 번번이 검찰의 정치인 수사 등 여론전에 의해 무산돼온 전례에 비춰보면 이번이 검찰개혁의 호기다. 후보들이 검찰개혁의 진정성이 있다면 굳이 대선 뒤로 미룰 것 없이 이번 국회에서 법 개정을 시도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여당이 대검 중수부 폐지를 수용하고 야당이 상설특검을 받는 등 한발씩 양보한다면 타협도 가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