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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0일 일요일

장관급 경호실장? 박근혜 아버지를 놓아주시죠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09일자 기사 '장관급 경호실장? 박근혜 아버지를 놓아주시죠'를 퍼왔습니다.

61년 5월 18일 시청앞 육사생도 시가행진 - 박정희 준장, 박종규 소령 이낙선 소령 차지철 대위

[정치의 속살 2013]박근혜 당선인 경호처를 다시 경호실로 격상시켜, 20여 년 이어진 경호실 위상 변화에 역주행

‘선거의 해’로 불린 2012년은 지나갔지만 정치는 계속됩니다. 정치는 우리네 삶의 조건을 바꾸는 전략이자 방법론이고 목소리이니까요. 정치의 속살을 파헤쳐보는 격주 칼럼 연재를 시작합니다. _편집자

대통령의 신변 안전을 책임지는 경호 책임자들의 흑역사는 익히 알려진 대로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다 보니 사사로이 권력을 휘둘렀다. 이승만 정부는 따로 경호실을 두지 않고 경무대(현재의 청와대) 내에 경찰서를 설치해 경호 업무를 총괄하게 했다. 경무대 경찰서장이 곧 대통령 경호 책임자였던 셈이다. 당시 곽영주 서장은 대통령의 신임을 등에 업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고, 부정선거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그는 4·19 당시 경무대 앞까지 진출한 시위대를 향해 발포 명령을 내린 책임자로 지목돼 ‘정치깡패’ 이정재·임화수 등과 함께 처형된다.청와대 경호실을 창설한 건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5·16 쿠데타로 정권을 접수한 박정희는 경호실을 통치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쿠데타 당일 새벽, 국무총리 장면을 검거하려고 무장한 채 반도호텔 808호를 습격한 인물이 박종규·차지철이다. 박정희 정권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나눠 경호실장을 지낸 두 사람은 앞뒤를 가리지 않는 뒤틀린 충성심과 안하무인의 오만으로 무수한 활극을 연출한다.박종규는 박정희가 엉뚱한 방향으로 골프공을 날리면 자신도 일부러 그쪽으로 공을 쳐 함께 움직였다고 한다. 주군에 대한 ‘불경’을 저질렀다고 판단하면 자신보다 연장자인 장관들을 마구 구타했다. 김형욱·이후락 등 경쟁자들을 견제하려고 청와대 내부의 전화를 도청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의 별명은 ‘피스톨 박’이었다. 훗날 자신이 모시던 주군에 의해 제거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과 여러 차례 갈등을 빚은 끝에 권총을 들이대며 “당신 배에는 철판을 깔았느냐. 총알이 안 들어가느냐”라고 협박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1974년 영부인 육영수 피격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박종규의 뒤를 이어 경호실장이 된 차지철은 한발 더 나아갔다. 김계원 당시 비서실장이 10·26 수사 과정에서 남긴 증언에 따르면, 차지철은 함께 운동을 한 당시 백두진 국회의장이 샤워장에서 빨리 나오지 않자 “이 늙은이가 무엇을 우물우물하는가. 늙으면 죽어야 한다”고 호통친 일도 있다고 한다. 1977년 이후 차지철은 매주 금요일 오후 경복궁 연병장에서 고위 공직자들과 재벌 총수들을 모아놓고 국기하강식을 벌이며 사열을 했다. 그의 월권과 전횡은 10·26의 주요한 원인이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저서 (박정희와 개발독재시대)에서 이렇게 썼다. “차지철은 박종규가 해오던 경호 방식을 더욱 보강해 보위 차원으로 경호 행위를 끌어올렸다. 이것은 대통령에 대한 경호가 그 어떤 국가적 절차보다 상위에 위치한다는 것을 뜻했다. 경호실 차장 산하에 행정차장보와 작전차장보를 설치해 현역 장성을 앉혔다. 경호실 자체가 엄청나게 격상된 것이었다.”청와대 경호실은 군부정권의 종식과 함께 위상이 달라져왔다. 김영삼 정부는 처음으로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경호실장을 도입했고,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차관급 실장의 관행이 굳어졌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함께 경호실을 경호처로 축소시켜 대통령실(비서실) 산하로 편입시켰다. 외국의 사례를 봐도 군이 직접 최고지도자의 경호를 담당하는 건 아프리카·중동의 몇몇 국가나 북한 정도가 꼽힌다. 영국·일본·프랑스도 경찰이 국가원수의 경호를 맡는다. 우리와 비슷한 조직을 갖고 있는 미국의 경우에도 그 수장은 차관보에 불과하다.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역주행하고 있다. 경호처를 다시 경호실로 격상시켜 장관급 실장을 두기로 했다. 양친을 모두 흉탄에 잃었던 불우한 가족사나 유세 현장에서 커터칼로 큰 상처를 입었던 트라우마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어쨌든 선거 과정에서 “이제 그만 아버지를 놓아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던 박 당선인이다. 이번 청와대 조직 개편이나 2인자를 용납하지 않고 측근들을 경쟁시키는 ‘디바이드 앤드 룰’(분할통치)식의 용인술을 보면 정작 부친에게서 자유롭지 않은 건 박 당선인 본인인 것 같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2012년 5월 7일 월요일

빚더미 저축은행, 죽어가면서 종편에 투자


이글은 미디어스 2012-05-07일자 기사 '빚더미 저축은행, 죽어가면서 종편에 투자'를 퍼왔습니다.
[뉴스브리핑] “퇴출 저축은행 종편 투자, '보험용' '울며 겨자 먹기' 뒷말”

■ (한국일보) “퇴출 저축은행 종편 투자, '보험용' '울며 겨자 먹기' 뒷말”
■ (중앙) “청와대 경호실-홍석현 회장 땅거래 문제없다”
■ “청와대 소유 궁궐터 홍 회장에 간 뒤 지하공사 이례적 허가” (한겨레)

저축은행 사태가 또 터졌다. 7일자 신문들은 솔로몬, 한국, 미래, 한주 4개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영업정지 조치를 주요 뉴스로 처리하고 있다. 단연 눈길을 끄는 건 미래저축은행의 김찬경 회장이 고객돈 200억원을 빼내 밀항을 시도했다가 붙잡혔다는 뉴스다. 솔로몬 회장 등 나머지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재산 빼돌리기’ 의혹도 수사한다고 한다. 온 나라가 도둑놈소굴이다. 위에서 아래로, 정․관계에서 금융 등 민간까지 온통 썩은 내가 진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저축은행들이 일부 언론사가 소유한 종편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적자 내고도 종편에 100억대 투자…부동산 PF가 부실 촉발)(경향신문 2면) (빚더미에 앉아서…사업 불확실한 종편에 수십억 투자 / “해당 언론사 압박했나” 뒷말 무성)(한국일보 4면) 기사들을 보면 저축은행들이 종편투자를 감행한 것은 이미 마지막 숨을 헐떡이던 때였던 것으로 보인다.  왜였을까.
퇴출 저축은행에 수십억 투자 받고 입 닦은 종편언론사
한국일보가 상세하게 전했다. 한국일보는 “솔로몬, 미래 등 영업정지 저축은행들이 종합편성채널(종편)에 수십억원 넘게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규모 적자로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한 무리한 투자이다 보니 해당 언론사의 압박에 따른 '보험용'이라거나 '울며 겨자 먹기'라는 뒷말이 무성하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1~3월 매일방송(MBN)에 10억원을 투자했다. 솔로몬은 해당 회계연도(2010.7~2011.6)에 1,265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수천억원 규모의 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하는 등 정부의 간접지원까지 받고 있었다. 미래저축은행은 2010년 무려 2,65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뒤, 하나금융으로부터 145억원의 증자 지원을 받아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채널A에 46억원, MBN에 15억원을 투자했다.
한국일보는 “퇴출 직전에 놓인 저축은행들의 종편 사랑은 전에도 있었다”며 “지난해 2차 구조조정에서 영업정지를 당한 제일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 채널A에 30억원, MBN에 10억원을 넣었고, 토마토저축은행도 지난해 4~5월 jTBC와 MBN에 각각 20억원을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제목 그대로 빚더미에 앉아 종편에 투자한 것. 해당 기사에는 "부실 저축은행의 종편 투자는 상식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해당 언론사의 압력에 시달린 결과 아니겠느냐"는 금융권 관계자 멘트가 인용됐다.
그렇다고 빚더미 저축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종편 언론사의 기사가 크게 이들 은행에 우호적인 것 같지는 않다.  동아일보 관련보도. “미래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은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부실을 숨기고 있다가 들통 났다.”(솔로몬-한국, PF대출로 몸집 키웠다가 ‘부메랑’)



매일경제 보도. “사형선고를 받은 저축은행들은 수년간 방만한 경영으로 쌓인 부실 여신을 감당하지 못했다.…이런 상황에서 솔로몬·한국저축은행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누적 순이익만 강조해 마치 흑자를 내고 있는 것처럼 믿게 했다.”(솔로몬·한국 2분기 흑자라더니…)투자는 투자이고 보도는 보도라는 점에서 동아나 매일경제를 나무랄 수는 없다. 오히려 칭찬할 일이다. 하지만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부실을 숨기다가 사형선고를 받는 일이 이들 종편에 벌어지진 않을지 그게 걱정이다.


중앙, 청와대-홍 회장 땅거래 해명…한겨레 “그래도 남는 의혹”


지난 4일 전후 불거진 청와대-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간 땅 거래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청와대가 지난해 2월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소유했던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삼청장(三淸莊)을 경호처 소유의 부동산과 맞바꿔 매입한 사실을 두고 당시 몇몇 언론은 ‘청와대가 다시 안가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사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홍 회장은 2009년 2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소유한 삼청장(294m²·약 89평)과 대지(1544m²·약 468평)를 법원 경매를 통해 40억1000만 원에 낙찰 받았다. 친일파 민영휘의 막내아들이 1925년 구입해 후손에게 상속한 삼청장은 세금 체납에 따라 지분 전부가 국세청에 압류된 상태였다.


홍 회장은 폐가 상태였던 삼청장을 개보수해 전통 한복과 한식 문화를 전파하는 단체 ‘아름지기’를 위한 공간으로 쓸 계획이었다고 한다. 재단법인 아름지기는 홍 회장 부인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청와대 경계에 붙어 있는 삼청장의 소유권이 개인에게 넘어간 사실을 모르고 있던 청와대 경호처는 종로구에 건축 신고가 접수되면서 뒤늦게 파악, 경호상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경호처 소유 부동산과 맞바꿨다.


중앙일보는 논란이 계속되자 19면에 해명기사를 실었다. (청와대 경호처-홍석현 회장 땅 국유재산관리법 따른 등가교환 / 일부 언론 시세차익 주장은 잘못 / 감정가 따라 차액 8260만원 납부) 기사다. 제목 그대로 합법적인 ‘교환’이었고 시세차익은 없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홍 회장이 삼청장과 맞바꿔 받은 통의동 땅은 지난해 초 공시지가 27억7300만원. 하지만 실제 시세는 65억~93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25억~53억원의 차익이 발생한다는 것.


이에 대해 중앙일보는 삼청장(1544㎡)의 평가액은 96억4050만원, 경호처가 제공한 통의동 35-32·33번지 나대지 613㎡와 청운동 89-149 대지·임야 1488㎡는 각각 50억2170만원과 47억140만원으로 홍 회장은 차액인 8260만원을 국가에 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는 시세차익은 청와대와의 토지교환에 의해서가 아니라 삼청장의 유찰이 거듭되면서 공매가가 크게 낮아짐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는 또 통의동 땅의 신축공사와 관련 “시공사는 신축 공사를 하기에 앞서 관련 법에 따라 공사터에 문화재가 있는지를 발굴작업을 통해 확인했다”며 검토위원회로부터 ‘문제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겨레는 1면 (청와대 소유 궁궐터 홍석현 회장에 간 뒤 지하공사 이례적 허가) 기사에서 “통의동 땅은 조선 21대 임금인 영조가 즉위 전에 지냈던 궁궐 ‘창의궁’의 터로, 좀처럼 지하층 신축 허가가 나지 않는데도 문화재청이 이례적으로 지하층 공사를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의 말을 인용, “문화재위원회 전문가 검토회의는 ‘이 땅이 창의궁의 터로 추정되고 다양한 유물까지 발굴됐다는 점’을 확인하고도 지하공사를 허가했다”며 부실 심의 및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한겨레는 사설까지 쓰면서 이 문제에 각을 세웠다. 제하의 사설에서 “청와대 경호실이 국유재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살 만하다. ‘내곡동 사저’에 이어 다시 헛발질을 한 게 아니냐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청와대 경호실의 대응을 질타했다. 한겨레는 “전말을 돌이켜보면 애초 자산관리공사가 이 집을 공매로 내놓았을 때나, 최소한 홍 회장 쪽이 리모델링을 하기 전에라도 매입을 시도했다면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경호실이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혈세가 낭비된 셈이 됐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주변이 참 흉흉하다.
                                                                                      [콘텐츠 제휴 : 노무현 재단]

뉴스브리핑팀/김상철  |  mediaus@media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