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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8일 토요일

'윤창중 사태'가 아니라 '성폭력 사건'이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3-05-17일자 기사 ''윤창중 사태'가 아니라 '성폭력 사건'이다'를 퍼왔습니다.
[인권오름] 윤창중과 청와대는 피해 여성에게 '사과'했나?

온 나라가 윤창중 얘기로 그득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윤창중 전 대변인이 벌인 성폭력 사건에 대해 연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여당을 비롯한 정치권이 내놓은 '대안'을 보아도 헛다리를 짚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소위 윤창중 '사태'로 들끓고 있는 공분이 '분'으로만 그치지 않길 바라며, 이번 일을 용기 있게 폭로한 피해자인 여성에게 격려와 지지를 보내며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그래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윤창중 '사태'가 아닌 '성폭력 사건'이라는 정확한 표현이 사용되어야 한다.)

진심 없는 '사과',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윤창중 성폭력 사건'이 알려지면서 가장 먼저 그의 상급자인 이남기 홍보수석이 사과발표를 했다. 그런데 그의 사과는 피해자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없었다. 이번 일로 공분하는 국민·동포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사과였다. 바로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윤창중 전 대변인은 "물의를 일으킨 자로서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죄"하고 "여자 '가이드'에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가이드'가 제 역할을 제대로 못 한 것에서 비롯된 물의로, 제기된 의혹은 사실과 다르며 이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던 게 주 내용이었다.


▲윤창중 전 창와대 대변인(자료사진). ⓒ뉴시스

이후 공방의 내용은 귀국 종용 여부로 전환되었다. 윤창중 개인 사정으로 귀국했다던 청와대의 발표는 거짓이었고, 관계가 없다며 발뺌했던 주미대사관과 한국문화원의 입장 또한 거짓이었다.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운데, 허태열 비서실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가 이어졌다. 이들 또한 국민들에 대한 사과로 시작했고, 이번 일을 계기로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에 대해 사과를 언급하긴 했지만, 다른 내용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을 보며 저들은 왜 '사과'하는 걸까 질문하게 된다. 줄줄이 이어진 사과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 진실과 진심, 그러나 그들이 말한 진실과 진심은 피해자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불미스런 일"을 저지른 윤창중으로 인해 국격이 훼손된 것에 대한 사과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윤창중 성폭력 사건'으로 박근혜 정권의 인사실패와 국정운영을 둘러싸고 공격과 수비의 형국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애초 부적절한 인사가 문제였고, 새누리당은 윤창중 개인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공직자 기강 점검이 필요하다 말한다. 이번 일로 청와대는 '순방 매뉴얼'을 만든다고 한다. 방미 중 다른 청와대 관계자들의 '진상짓'도 제기되는 가운데 저들의 뇌 구조에서는 별다른 일이 아니었을 이번 '사태'가 과연 어떤 경종이나 울릴까 싶다. 여기에 '윤창중의 그녀'라는 지칭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신상털기를 하면서 '반역자', '국제좌빨'의 딱지를 붙여 퍼뜨리고 있다는 소식은 광기마저 느끼게 한다.

'윤창중 성폭력 사건'은 윤창중 개인이 저지른 잘못과 물의를 꾸짖는 것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 '윤창중 개인'에만 시선이 가는 한, '한 번의 실수 또는 재수 없어 걸린 사건'이라는 프레임에 빠질 수밖에 없다. '윤창중 성폭력 사건'은 여성-남성이라는 젠더 위계와 인턴-대변인이라는 직위 차이가 맞물린 권력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 성폭력 사건이 알려졌을 때 무엇보다도 진심을 담아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것이 먼저였어야 했다.

의례적인 '사과'는 피해자에게 더 상처가 될 뿐이다. 성폭력 신고를 한 피해자에게 돌아온 것은 문화원과 청와대의 조직적 은폐 시도였다. 처음 성폭력 사건을 접한 문화원의 반응은 묵살이었다. 이어 문화원과 청와대는 사건을 무마하려고 경찰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회유했다. 설득이 되지 않자 한 짓이 가해자를 대동하여 '사과'시키고 얼버무리려 한 것이었다. 용기 내어 드러냈건만 이를 전면으로 부정당한 것, 이러한 조직적 은폐 시도는 피해자에게 그 자체로 또 다른 가해였다.

제2, 제3의 윤창중이 판치는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이번 사건으로 김형태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 과거 공직자들의 성폭력 사건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성폭력 가해자임에도 직함이 유지되고, 공공연하게 성 상납이 판치는 현실은 매번 강조되어 온 공직자의 '윤리' 문제로 결코 바뀔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에 대한 공분이 뜨거운 이유는 저마다의 삶 속에서 겪었던 경험들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작년 한국여성민우회에 접수된 고용평등 상담통계에 따르면 직장 내 성폭력이 가장 많은 상담유형이었고, 피해사례의 절반이 계약직이나 파견직의 경우였다. 여성가족부가 진행한 성희롱 실태조사에서도 비정규직의 성희롱 피해가 정규직보다 2배 이상 높게 나왔다고 한다. 성희롱, 성폭력의 상황에서 대부분이 그저 참고 넘어가는 이유는 문제를 제기하면 바로 계약 해지 되는 등 고용상 불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011년 6월 여성가족부가 있는 청계천변에 작은 텐트가 쳐졌다. 성희롱을 알렸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된 현대차 사내하청 여성노동자의 농성 텐트였다. 1년 넘게 지속된 관리자들의 성희롱을 제보한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징계해고였다. 이후 성희롱 피해의 고통, 가해자, 하청업체, 현대차까지 무수히 반복된 2차 가해에 맞서 싸운 그녀와 그녀의 싸움을 지지하고 연대한 사람들의 힘으로 그녀는 일터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렇게 성별, 고용형태별 온갖 위계가 맞물려 권력으로 작동하면서 폭력은 발생한다. 비정규여성노동자의 열악한 지위를 이용한 폭력, 이런 비하와 몰인격적 태도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 사회, 자본의 막강한 권력이 법 위에 군림하는 현실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런 근본적인 권력구조의 문제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폭력은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 숨겼던 전모가 드러나면서 들끓는 공분이 온갖 권력관계로 작동되는 위계들을 흔드는 힘으로 이동하길 바라는 이유다.

이렇게 성별, 고용형태별 온갖 위계가 맞물려 권력으로 작동하면서 폭력은 발생한다. 비정규여성노동자의 열악한 지위를 이용한 폭력, 이런 비하와 몰인격적 태도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 사회, 자본의 막강한 권력이 법 위에 군림하는 현실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런 근본적인 권력구조의 문제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폭력은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 '윤창중 성폭력 사건'의 숨겨진 전모가 드러날수록 들끓는 공분이 '분'을 넘어 권력관계로 작동하는 다양한 위계들을 흔드는 '힘'으로 이동하길 바란다. 자본과 가부장 권력을 뒷받침하는 사회구조와 국가권력을 바꾸지 않는 한, 그리고 그 권력을 유지하려는 세력들이 있는 한 현실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글은 "[인권으로 읽는 세상] 윤창중 성폭력 사건이 공분으로 그치면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주간인권신문 (인권오름)에도 실렸습니다. (인권오름) 기사들은 정보공유라이선스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정보공유라이선스에 대해 알려면, www.freeuse.or.kr을 찾아가면 됩니다.


/민선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2013년 5월 15일 수요일

윤창중, 속속 드러나는 '그날 밤'…계획적이었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3-05-14일자 기사 '윤창중, 속속 드러나는 '그날 밤'…계획적이었나'를 퍼왔습니다.
"피해 여성과 2시간 동안 와인 2병…새벽에 계속 전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사건이 일어난 당일 밤과 이후 윤 전 대변인이 귀국하는 과정에서 규명되지 않은 의혹들에 대해 추가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가 정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의혹을 부추긴 후과인 셈이다.

윤창중, 21세 직원과 와인 마시며 "외롭다"

15일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먼저 윤 전 대변인이 피해 인턴직원과 가진 술자리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의 해명과는 다른 정황이 포착됐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30분 정도 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동석했던운전기사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술자리는 2시간 동안 계속됐다고 반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 시절이던 지난 1월 4일 인수위 간사단 회의를 앞두고 물을 마시고 있다. ⓒ자료사진

이 운전기사는 지난 7일 밤 9시30분 경부터 시작된 술자리가 2시간 넘게 진행돼 12시가 다 될 때까지 이어졌으며, 자신은 운전 때문에 콜라만 3잔 마셨지만 윤 전 대변인과 인턴직원은 와인 2병을 나눠 마셨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호텔 바가 영업시간 때문에 문을 닫게 되자 로비로 장소를 옮겨 남은 와인을 마저 비웠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윤 전 대변인은 당시 좌석 배치에 대해, 자신과 인턴직원은 마주보는 자리에 앉고 자신의 오른편에 운전기사가 앉았다고 했지만 이는 운전기사의 증언과는 다르다. 운전기사는 자신이 윤 전 대변인의 왼쪽에, 인턴직원이 오른쪽에 각각 앉았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변인은 인턴직원에게 '오늘이 내 생일인데 아무도 축하해 주지 않아 외롭다'고 하는 등 '작업 멘트'로해석될 수 있는 이야기를 건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기사는 자신이 처음부터 끝까지 술자리에 동석한 것도 아니며, 중간에 화장실에 한 차례 다녀왔고 로비로 이동한 후 막판에는 차를 먼저 빼기 위해 10분 정도 먼저 일어났다고 말했다. 술자리에서 성추행이 이뤄졌다면 이 시간일 개연성이 높다.

현지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이 이 술자리가 끝난 이후 호텔에 마련된 임시 사무공간에서 새벽 2시까지 술을 더 마셨고, 이후에도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술을 더 마신 것으로 보인다며 그 근거로 새벽 4시쯤 술이 더 취한 상태에서 기자들에게 목격된 바 있다고 전했다.

"새벽에 4~5차례 전화, 방으로 불러 올라갔더니 알몸으로…"

새벽 4시 이후 '다음날 아침'의 상황은 더 중요해진다. 이날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라 윤 전 대변인이 인턴직원의 '엉덩이를 만진' 것은 술자리에서가 아니며 다음날 아침 인턴직원을 방으로 부른 상태에서였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이 전날 저녁 인턴직원에게 '모닝 콜'을 부탁했고 이에 따라 인턴직원이 방으로 올라와 경황이 없는 중에 속옷 차림으로 문을 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이 이날 새벽 인턴직원에게 4~5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다는 증언도 있다.

이 인턴직원은 자정까지 이어진 술자리 이후 숙소로 돌아와 자고 있었는데, 새벽 5시까지 윤 전 대변인으로부터 2~3차례 전화가 와 있었고 6시가 넘어 전화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은 통화가 이뤄지자 그 동안 전화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 화를 내며 자신의 방으로 올라오라고 지시했고, 이에 따라 방으로 가자 윤 대변인이 나체로 엉덩이를 만져 놀라 울며 뛰쳐나왔다는 것이 (동아일보) 보도의 골자다.

이후 주미 한국문화원 관계자가 1차례, 청와대 관계자를 포함한 복수의 한국 측 관계자들이 1차례, 윤 전 대변인이 1차례 각각 인턴직원의 방으로 찾아가 사과 내지 무마를 하려 했으나, 그는 계속 울면서 방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문화원 관계자가 최초로 방을 찾아간 시각은 7시20분께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인턴직원과 같은 방을 썼던 문화원 직원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도 들었다.

이후 청와대 관계자를 포함한 2차 방문이 이뤄졌던 7시30분께, 인턴직원과 같은 방을 썼던 문화원 소속 직원은 "더 이상 근무하지 않겠다"며 울며 자신의 상관들에게 소리를 쳤다고 (한겨레)가 워싱턴 현지발로 보도했다. 경찰 신고도 이 직원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 직원은 문화원에 사표를 냈다.

이후 7시40분에서 8시경 윤 전 대변인이 직접 이 방을 찾았다는 증언이 나온다. 그러나 인턴직원과 문화원 직원은 계속 방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경찰 출동이 임박한 상황 속에서 윤 전 대변인은 피해자를 만나지 못하고 다시 박근혜 대통령과 경제인들의 조찬 간담회를 수행하러 간다. 경찰은 이후 현장에 도착해 피해 증언을 들었다. 워싱턴 경찰이 한국 측에 대해 '피해자에게 더 이상 접근하려 시도하지 말라'는 요청을 한 것도 이런 맥락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사건 은폐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나?

이후 경제인 조찬 간담회에 참석했던 윤 전 대변인은 9시30분께 이남기 홍보수석을 만나 영빈관 인근에서 5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화를 전후해, 경찰 신고 이후 청와대 홍보수석실 관계자들이 대책 회의를 갖고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을 결정했다는 보도가 이날 조간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이남기 수석과 윤 전 대변인, 전광삼 선임행정관이 1차 대처 방안을 논의한 끝에 윤 전 대변인이 일단 귀국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거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긴급 대책회의 결과 윗선, 즉 이 수석이 윤 대변인의 귀국을 결정했다', '이 수석은 윤 대변인을 일단 격리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이야기 등이다. 정부 고위관계자가 에 "조기 귀국은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외국 현지에서 범법을 저지른 한국 관리를 본국으로 빼돌리려 했다면 이는 외교 사안으로 비화될 수 있는 문제로,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본건'보다 오히려 더 심각한 행위다. 단 이 수석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의 귀국 항공권을 예약한 것이 주미대사관 측, 정확히는 해외문화홍보원 측이라는 보도가 나옴에 따라 '윤창중 단독범행설'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단 윤 전 대변인 스스로도 조찬 간담회를 전후해 '오늘 가장 빠른 한국행 비행기가 몇 시냐?'. '내 여권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는 증언도 나온 만큼, 귀국 종용 의혹은 이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에서 추가로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수석과 윤 전 대변인이 만난 시각을 고려하면, 당초 발권(카드 결제) 시각으로 알려졌던 오전 9시54분은 '예약 시간'이라는 설도 있다.

'은폐' 의혹 美한국문화원 "본국에서 함구령"

청와대 홍보수석실 뿐 아니라 주미대사관 측도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의 눈길을 받고 있다. 현지에서는 "(청와대와 대사관은) 은폐하려고 숨기기에 급급했다", "윤 씨를 도피시키려고 공항으로 보내려고 했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특히 피해 인턴직원과 같은 방을 썼던 한국문화원 직원의 사직 경위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이 직원의 사직 이유에 대해 문화원은 '원래 관둘 예정이었다'고 하고 있지만, 사직이 예정된 직원에게 대통령 방미와 관련된 중요 업무를 맡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필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을 앞둔 시점에 사표를 낼 리도 만무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사건에 대한 충격 또는 상부의 안이한 대응에 실망해서 사표를 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시 인턴으로 일했던 한 학생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분(문화원 직원)은 이달 말까지 일하고 그만두려고 했었는데 예상보다 일찍 그만두게 됐다고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직이 예정됐던 것은 맞지만, 8일의 사의 표명은 돌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 직원이 성추행 사건의 전말을 인턴직원으로부터 듣고 자신의 상관인 문화원 고위관계자에게 보고했으나 이들이 사건을 덮으려 하는 반응을 보이자 격분해 경찰에 신고한 것이라는 의혹을 전했다.

이처럼 의혹에 중심에 서 있지만, 문화원은 "본국으로부터 함구령이 있었다"며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문화일보)가 이날 전했다. 문화원의 상급기관인 대사관에서는 최영진 주미대사가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맞다. 서울에서 이뤄지는 진상규명 과정을 기다려 보자"고 말을 아끼고 있다. 정작 서울에서는 "미국 수사당국을 지켜보고 있다. 모든 진실은 거기서 규명될 것이다. 더 보탤 말이 없다"(13일, 김행 청와대 대변인)며 미국만 바라보고 있는데 말이다.


 /곽재훈 기자

2013년 5월 14일 화요일

윤창중, 청와대 조사 때 진술 사실일까… ‘그 이상’일 가능성도


이글은 경향신문 2013-05-13일자 기사 '윤창중, 청와대 조사 때 진술 사실일까… ‘그 이상’일 가능성도'를 퍼왔습니다.

ㆍ윤창중에 한 질의 구체적… 피해 여성의 경찰 진술 바탕으로 했을 수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여성 인턴 성추행 사건이 확대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의 지난 11일 해명 기자회견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그와 주미 한국문화원 측의 무마 시도 등 새로운 사실과 의혹들이 속속 추가되면서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의문이 생겨나고 있다. 

■ 윤 전 대변인의 공직기강팀 진술은 사실일까 

윤 전 대변인이 지난 9일 청와대 공직기강팀 조사에서 “엉덩이를 만지고, 알몸이었다”고 실토한 점이 드러나면서 기자회견을 포함한 그의 진술은 모두 의심받고 있다. 일부 실토했다는 공직기강팀 진술 역시 ‘부분적 사실’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장 공직기강팀이 윤 전 대변인에게 ‘피해 여성에게 나는 변태라고 말한 적이 있나’ ‘성관계를 요구했는가’ ‘욕설했는가’라는 취지의 질문을 한 부분이 주목된다. 일단 윤 전 대변인은 모두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문제는 이들 질문이 공직기강팀에서 사건 파악을 위해 임의로 만들었다고 보기에 지나치게 구체적이다. 피해 여성의 진술에 근거한 질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특히 이런 내용들은 당초 공개된 워싱턴 경찰의 조사자료엔 없다. 그 점에서 ‘경범죄’로 적시된 채 알려진 미국 경찰의 조사 내용은 전체의 일부분에 불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사과한 13일 경기 김포시 윤 전 대변인의 집 우편함에 찾아가지 않은 우편물들이 꽂혀 있다. | 김문석 기자

■ 30분의 진실은 

문제의 지난 7일 밤 1차 성추행 당시 술자리 시간은 30분으로 추정돼 왔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밤 워싱턴 W호텔 지하 바에서 “30분간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워싱턴 경찰국 사건접수 보고서에는 ‘사건 발생 시각 오후 9시30분’ ‘사건 종료 시각 오후 10시’로 나온다. 30분은 술자리가 아니라 성추행이 이뤄진 시간을 의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워싱턴 현지에서 “2시간 동안 술을 마셨다”거나 “오후 8시30분~9시 저녁식사를 하고, 둘이 자리를 옮겨 오후 10시까지 또 술을 마셨다”는 증언들이 흘러나오는 부분이 주목된다. 윤 전 대변인과 당시 함께 술을 마신 운전기사 측은 13일 MBC 인터뷰에서 “9시40분쯤 (술자리가) 시작돼 12시 조금 넘을 때까지 와인을 마셨다. 두 병을 마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술자리에서 “오늘 내 생일인데 아무도 축하해주는 사람이 없다”, “외롭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분 이상 지속적 성추행이 이뤄졌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 2차 ‘알몸 성추행’의 경위를 둘러싼 의문점 

앞으로 규명돼야 할 핵심적 의문은 8일 새벽 5~6시쯤 피해 여성을 윤 전 대변인의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로 불러 이뤄진 2차 성추행 의혹 부분이다. “ ‘여기 왜 왔어. 빨리 가’ 하고 문을 닫았다”는 해명은 이미 거짓으로 드러났다. 

특히 성추행 신고가 8일 아침, 즉 2차 성추행 직후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피해자는 엉덩이를 만진 1차 성추행보다 2차 추행을 더 크게 문제삼았을 가능성이 높다. 성추행의 수위도 그 이상일 개연성이 있다. 다만 피해 여성에게 사건을 전해들은 문화원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에 초기 보고서는 1차·2차 사건을 혼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피해 여성은 그 직후 페어팩스 호텔 행사 본부 사무실로 돌아와 울고 있었다. 이를 본 문화원 직원이 자초지종을 듣고 오전 7~8시 사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행 신고와 경찰 출동 사이 윤 전 대변인 등이 사건 무마를 시도한 정황이 나온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윤 전 대변인은 오전 7시쯤 방미수행 경제인 간담회 참석을 위해 호텔을 출발했다가 30분쯤 지나 돌아왔다. 그는 피해 여성 방을 찾아 화해를 시도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 등도 상황이 심각하단 인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미시 USA’의 한 회원은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이때 문화원 원장이 윤 전 대변인과 동행했다고 주장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호텔 방문 잠그고, 두 여성 울며 소리 질렀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13일자 기사 '“호텔 방문 잠그고, 두 여성 울며 소리 질렀다”'를 퍼왔습니다.

충격 얼마나 컸으면…‘윤창중 성추행’ 신고 직전 무슨 일이?
피해 여성·대사관 직원, 상부 안이한 대응에 ‘함께 대항’

“더이상 저 근무 안 해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미국 경찰에 신고한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여직원은 8일 아침 7시30분(현지시각)께 청와대와 대사관 상사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한-미 정상회담 수행단이 묵고 있던 워싱턴 페어팩스호텔 방에서 이 여직원은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성과 함께 방문을 걸어잠그고 이렇게 ‘대항’했다.이 여직원은 당시 행사 지원요원이었던 피해 여성과 방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 이번 사건을 최초로 인지한 인물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두 사람이 안에서 울고, 소리를 질렀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두 사람이 받았던 충격을 생생히 보여주는 대목이다.대사관의 홍보조직인 한국문화원 소속으로 이번 행사 지원에 나선 이 여직원은 왜 이렇게 상부에 ‘도전’을 했을까? 현재 미국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는 두 사람과는 접촉이 되지 않아, 당시 두 사람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당시 정황을 토대로 추론만 할 수 있을 뿐이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여직원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경찰 신고 전이라는 점이다. 경찰 신고가 이뤄진 시각은 아침 8시께로 확인됐다. 따라서 이 여직원이 경찰에 신고한 이후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부담을 느껴 돌연 사직을 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이 여직원이 이번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한 충격, 또는 이 사건에 대한 상부의 안이한 대응에 대한 항의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유다.윤 전 대변인이 피해 여성을 자신의 방으로 호출해 2차 성추행을 시도한 시간은 당일 아침 6시께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문화원 관계자가 상황 파악을 위해 두 사람의 방에 간 시각은 7시20분께다. 이 관계자는 자초지종을 들었고,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얘기도 들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상황실에 있는 청와대 소속 직원에게 이를 알렸다고 한다. 아침 7시30분께 청와대 직원들이 이 방에 갔을 때, 이들은 더이상 방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후 경찰 신고가 이뤄졌고, 출동한 경찰의 조사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이후 대사관과 한국문화원 쪽은 이들과 더이상 접촉을 할 수 없게 됐다. 이 여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는 한국문화원 쪽은 “본인이 사의 의사만 표명한 상태”라며, 사직서 수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