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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8일 월요일

'평화의 댐'보다 더 나쁜 '4대강 사업' 부역자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1-27일자 기사 ''평화의 댐'보다 더 나쁜 '4대강 사업' 부역자들'을 왔습니다.
[주장] 전문가를 참칭한 부역자들, 끝까지 잊지 말아야 할 이름

'평화의 댐', 그 모멸의 역사

1986년의 어느 날이었다. 당시 난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2학년으로서 아버지는 늘 9시 뉴스가 시작하기 전에 동생과 나를 TV가 있던 안방에서 내쫓곤 하셨는데, 그날만은 유독 우리가 그냥 뉴스를 보게 놔두셨다. 아니, 무슨 큰 일이 생겼는지 동생과 내가 아직 안방에서 TV를 같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신 듯 보였다. 

이윽고 시작된 9시 뉴스. 비록 어린 나이라 '땡전뉴스'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화면은 9살짜리 꼬마에게 매우 충격적이었다. 어느 군인 아저씨가 서울시 모형 앞에서 누군가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쪽에서 물을 붓더니 어처구니없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건물의 반이 잠긴 63빌딩과 지붕만이 물 위에 둥둥 떠있는 국회의사당의 모습.

그렇다. 그것은 그 유명한 '평화의 댐'의 서곡이었다. 북한이 그들의 '금강산 댐'을 무너뜨려 서울을 수몰시키려 하니 우리는 '평화의 댐'을 만들어 이를 막아야 한다고 했던 바로 그 사건.

아직까지도 뇌리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그 뉴스를 보시고 난 뒤 어머니는 걱정이 늘어지셨다. 당시 화곡동의 우리 집은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하수구의 역류 때문에 침수되곤 했는데, 여의도가 저 정도라면 우리도 100%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나쁜 공산당 놈들 같으니라고.

▲ '평화의 댐' 사기 사건 ⓒ 환경운동연합

그 뒤로 사회는 난리법석이었다. 연일 신문에는 소위 전문가들이 나와 평화의 댐 건설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으며, 방송들은 평화의 댐 건설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송국 밖에까지 줄을 서서 국민성금 내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당시 국민성금을 낸다는 것은 '빨갱이'가 싫다는 하나의 몸짓이었으며, 나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절대절명의 징표였다. 그 맥락으로 나는 당연히 학교 알림장에 '국민성금 내기'를 적어왔고 어머니께 돈을 받아 으쓱이면서 200원을 국민성금으로 헌납했다. 나의 코 묻은 돈이 안보 수호에 도움이 된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몇 년 뒤, 이 자랑스러운 기억은 내게 모멸감으로 다가왔다. 93년 '평화의 댐'에 관한 감사원의 발표를 보며 내가 왜 저 터무니 없는 논리에 속았었는지 허탈했으며, 그들이 우리를 그만큼 만만하게 보았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어떻게 그 허술한 거짓말에 그리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속을 수 있었는지.

특히 나의 분노는 그 중 소위 전문가 집단에 집중되었는데, 정치인들이야 원래 거짓말과 선동이 그들의 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전문가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그들은 과학과 이성을 이야기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견해에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아니던가. 혹여 군사정부의 협박이 있었다면 최소한 침묵을 지켰어야 했으며, 그것도 여의치 않아 부역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 이후 양심선언이라도 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 했다.

그러나 그런 전문가는 없었다. 그들은 침묵했고, 그렇게 세월을 견뎌내었다. 과연 그들은 어디서 무얼하고 살고 있을까? 여전히 전문가를 참칭하여 호가호위 하면서 새치 같은 혀로 일신의 안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까? 도대체 왜 우리 사회는 이런 기회주의자들에 게 이리도 관대한 것일까?

'4대강 사업', 계속되는 전문가들의 부역

완벽하게 청산하지 못한 소위 전문가들의 부역의 역사. 결국 이는 27년 후 우리 사회에 따로 또 같은 비극을 몰고 왔는데, MB의 '4대강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단언컨대 '4대강 사업'은 MB정부의 패악질 중 가장 용서받지 못할 것으로 후대에 평가될 것이다. 그것은 현 세대만이 아니라 자자손손 이 한반도에서 태어나는 생명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4대강 사업'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할만큼 애초부터 너무 비상식적이었다. 어찌 물을 가두는데 수질이 더 깨끗해질 수 있으며, 수만 년에 걸쳐 형성된 물줄기를 바꿔버리는데 어찌 생태계가 견뎌낼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MB는 끝끝내 위 사업을 강행했고, 많은 전문가들이 전위에서 정부의 주장을 옹호했다. 무식한 민초의 눈에도 말이 안 되는 사업을 온갖 기만적인 논리로 치장함으로써 정부의 사업 강행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댐을 보라 부르고, 로봇 물고기를 마치 만능열쇠인냥 취급하고, 악취나는 4대강의 수질이 깨끗하다며 곡학아세 하던 그들. 

따라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하여 이번 환경연합에서 발표한 '4대강 산업 찬동인사 조사 보고서' 중 관련 전문가의 기록은 매우 중요하다. 정치인의 경우에는 이후 선거나 청문회 등을 통해 자신이 했던 발언과 행동에 대해 책임질 가능성이 있지만, 전문가의 경우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또 잊혀진 채 기득권을 그대로 누릴 가능성이 높고 이는 후대에 나쁜 본보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이명박 A, 유인촌 A... 4대강 찬동 인명사전)

27년 전 '평화의 댐'에 부역했던 전문가들이 이후 사회적 심판을 받았다면 아무리 MB의 의지가 강했다 한들 '4대강 사업'이 쉽게 진행되었겠는가. 최소한 과학을 운운하지는 못했을 거 아닌가. 

▲ 4대강 사업 찬동인사 12인. 사진 윗줄 왼쪽부터 이명박 대통령, 박희태 전 국회의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심명필 전 4대강 추진본부장,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유영숙 환경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나성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유인촌 전 문화관광부 장관, 심재철 새누리당 국회의원 순. ⓒ 오마이뉴스

게다가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사실은 5공 '평화의 댐'과 비교해 볼 때 '4대강 사업'에 부역한 전문가들의 죄질이 더 나쁘다는 사실이다. 27년 전이야 군사정부 하에서 공안정국을 만들려던 군부의 협박에 못이겨 양심을 져버렸다고 그럴듯한 핑계라도 댈 수 있지만, MB 때는 거의 100% 일신의 영달을 위해 양심을 버리고 상식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욕망 때문에 이성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하는 과학의 영역마저도 비틀었던 사람들.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그들을 끝까지 추적하고 기록해야 한다.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며 현재 그들이 부당하게 누리고 있는 사회적 자산을 빼앗아야 한다.

그동안 우리의 역사는 이와 같은 기회주의자들의 배신으로 점철되어 왔다. 결정적인 시국에 그들은 항상 시대정신을 배신함으로써 역사를 되돌렸으며, 그 대가로 자신의 배를 불려왔다. 남들보다 더 배운 지식을 가지고 세상을 이롭게 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영달만을 위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잘 사는 세상을 보며 우리네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모난 삶을 살면 안 된다고 말했고, 중간만 하면 된다고 했으며, 원래 세상은 다 그런거라고 패배주의를 가르쳐왔다.

이제 그런 비극의 고리를 끊을 때다. 사람들은 예전보다 많이 배웠고, 정보는 더 빨리 퍼지며, 소위 전문가와 일반인의 경계는 매우 얇아졌다. 우리 모두는 황우석 사태 때 줄기세포의 전문가였으며, 촛불시위 때는 광우병 전문가였으며, 김연아 경기 때는 피겨스케이팅 전문가였지 않았던가.

부역자들의 이후를 꼭 지켜보자. 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우리들의 사소하지만 끈질긴 기억이다.

이희동(all31)

2013년 1월 22일 화요일

‘친수구역 개발 특혜’ 등 4대강 관련법 정비도 시급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1-21일자 기사 '‘친수구역 개발 특혜’ 등 4대강 관련법 정비도 시급'을 퍼왔습니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4대강 사업 범국민적 조사기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박창근 관동대 교수(왼쪽 셋째)가 “감사원에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발표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객관적으로 심층 조사할 독립적인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뉴스1

총체적 부실 4대강,해법은

수공에 4대강 2㎞내 개발권 줘
“부산 에코델타시티 등 사업”

수해 예방 사업으로까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확대
평화의 댐에도 ‘헛돈’ 들어가


총체적 부실로 드러난 4대강 사업이 남긴 ‘말뚝’은 얼마나 될까? ‘속도전’ 양상으로 진행된 4대강 사업을 마무리 짓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환경영향평가 등 규제 법규들이 그 의미를 잃었다는 의견이 전문가 그룹에서 나오고 있다. 감사원의 피상적인 감사 결과를 넘어서기 위해 종합적인 실측 조사를 벌이는 것과 함께, 국회 차원에서 처리할 수 있는 법제도 정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먼저 유명무실해진 예비타당성 조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500억원 이상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꼭 거치도록 규정됐던 예비타당성 조사의 예외 범위를 확 넓혔다. 2009년 2월 시행된 국가재정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가정책을 위해 긴급한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것이다. 특히 수해 복구 등 긴급한 재난 상황을 대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해 뒀던 것을 ‘수해 예방 사업’까지 확장했고, 4대강 사업은 이에 따라 대부분 예비타당성 조사없이 22조원에 이르는 재정이 투입됐다.4대강 사업은 마무리됐지만, 이 규정은 그대로 남아있다. 2000억원에 가까운 재원이 투입돼 ‘상상 가능한 최악의 강우량’에 대비하도록 확장하는 ‘평화의 댐’ 증축 공사도 이 규정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도 없이 재원 투입이 결정됐다. 4대강 사업이 남긴 말뚝이 ‘토건족’의 편의를 봐주고 있는 셈이다. 4대강 사업의 ‘저격수’였던 민주통합당 김진애 전 의원은 “4대강 사업 자체의 문제점도 문제지만, 속도전을 벌이기 위해 훼손된 법제도 역시 시급히 정비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친수구역법)도 4대강의 유산이다. 친수구역법은 4대강 사업에 8조원의 재원을 투자한 한국수자원공사를 위한 선물에 가깝다. 이 법은 수자원공사에 4대강 사업지 주변 2㎞ 안에 친수구역 개발사업권을 주고, 사업 비용을 보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이 법에 따라 지난해 부산 에코델타시티 개발 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친수구역법은 특별법이기 때문에, 상수원 보호 구역 등 대부분의 강변 공간에 대규모 개발사업을 일으킬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재원 조달 논리에 밀려 환경적 고려는 사라진 셈이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 의원들은 지난해 ‘친수구역 특별법 폐지법안’을 발의했지만, 정치 일정에 밀려 회기를 넘겨 자동폐기되고 말았다.수자원 관리를 위한 장기 계획이 4대강을 위주로 재편된 것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2011년에 마련된 국토해양부의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을 보면, 4대강 사업으로 수자원이 많이 확보됐다면서도, 새로 확보된 13억톤의 물을 비상용으로 구분하고, 도서 산간 지역을 위해 댐 건설 계획을 담고 있다. 수요 관리에 입각해 물부족 지역을 배려하던 이명박 정부 이전의 수자원 장기종합계획과는 지향점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의 이철재 정책위원은 “현재 우리의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은 4대강 사업을 사후 관리하는 방향으로 재편돼 있으므로,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2012년 6월 15일 금요일

'전두환 각하'... '평화의 댐'에서 생긴일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6-14일자 기사 ''전두환 각하'... '평화의 댐'에서 생긴일'을 퍼왔습니다.
2009년 현장방문에 부대장·기관장·단체장·경찰서장 등 총출동...충성 발언

http://www.youtube.com/watch?v=ESyVPU2YQOM&feature=player_embedded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6z6HJlWrFCs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95ZhgIjzO2o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JWtVeurqBeA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a10uimGvCKY

"차렷! 경례! 충성! 바로! (악수하며) 2군단장입니다. 전선에 이상 없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충성"하는 것은 육군사관학교 생도들만이 아니었다. 별 3개를 단 현역 육군 중장을 비롯해 영관급의 부대장들이 '내란죄'를 저지른 그 앞에서 줄줄이 관등성명을 외쳤다. 지난 2009년 10월 19일, 전 전 대통령은 장세동 전 안기부장, 이기백· 이상희 전 국방부 장관 등 5공화국 주요 인사들과 함께 강원도 화천군 '평화의 댐'을 방문했다.

오정석 당시 2군단장(전 육군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 2012년 1월 예편), 2군단 기무부대장, 2군단 작전참모장, 7사단 기무부대장 등은 열을 맞춰 전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군인들뿐만이 아니다. 정갑철 화천군수, 김종관 당시 화천경찰서장,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등 지역 단체장과 기관장들이 나란히 섰다. 이들은 여전히 전 전 대통령에게 '각하'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이날은 월요일로 평일이었으며 지역 군부대의 최고 지휘관들과 단체장들은 공적인 행사가 아닌데도 총출동했다.

당시 통신사를 비롯해 몇 개 언론이 전 전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보도했지만 단편적 보도에 그쳤고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인터넷매체 에서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당시 영상을 보면 전 전 대통령이 얼마나 극진한 '대접'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자유수호 대남방송'이라는 보수 성향의 이 매체는 5개의 동영상으로 나눠 당시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전두환 향해 "전선에 이상 없습니다" 보고  

전두환 전 대통령 일행은 관광버스 3대에 나눠 타고 현장에 도착했다. 그 앞을 경찰차량이 사이렌을 울리면서 호위했다. 버스에서 내린 전 전 대통령은 김건호 수공 사장과 가장 먼저 인사를 나누고 도열해 있는 군인들 앞에 섰다. "전선에 이상 없습니다"라고 보고하는 2군단장에게 전 전 대통령은 "이상 없지?"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간담회 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은 댐 건설 당시 있었던 논란에 "어떤 정치인들은 나보고 장기집권, 영구집권 하려고 한다고...그런 자식들이 지금도 살아있어"라고 말했다. 평화의 댐은 건설 과정에서 전두환 정권이 북한의 수공 위협을 과장하고 국민에게 불안감을 조성하여 댐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는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사실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후 브리핑 자리에 참석한 전 전 대통령은 "군인들은 고생한다는 걸 모두 인정하지만 여기 평화의 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고생한다는 걸 아는 사람이 자기네들밖에 없어"라며 "그래서 내가 알고 찾아 온 거야. 여러분을 위로해 드리려고..."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을 한 수자원공사 인사는 "(평화의 댐은) 대통령 각하께서 재직 시에 탁월한 선견지명으로 심혈을 기울여서 직접 진두지휘하시어 건설하신 후 오늘날 북한의 수공에 대비한 북한강 수계 및 수도권 지역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라며 "오늘 대통령 각하와 일행분들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드리오며 직접 보고를 드리게 돼서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브리핑을 마치면서도 "현 상황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확하게 예측하시고 심혈을 기울여서 댐을 건설해주신 대통령 각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머리를 조아렸다. 이후 전 전 대통령은 밖으로 나와 '평화의 종'을 동행한 인사들과 함께 타종하고 화천 군수의 안내로 인근 시설을 시찰했다. 그는 관람객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시종일관 밝은 모습이었다.

"정의롭지 못해도 시류에 편승해 살라고 가르치는 것"

이와 관련해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14일 와 한 전화통화에서 "경찰차가 에스코트 하고 군 장성이 경례하는 걸 보니 기겁할 노릇"이라며 "그런 군 지휘관들이 공무가 아님에도 부대를 비워 놓고 그렇게 나와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지휘체계를 비워놓고 나온 거라면 근무태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독립운동을 했던 자손들은 비참하게 살고 친일파의 후손들은 떵떵거리고 사는 것처럼 손녀가 초호화 결혼식을 치르는 전두환 일가처럼 군사반란을 일으킨 후손들도 잘 살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정의롭지 못하더라도 그냥 시류에 편승해 살라고 가르치는 것과 다름없다. 이렇게 불의가 판치고 있는데도 우리가 용인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평화의 댐은 '거짓과 불신의 기념비'"라며 "낡은 이념의 상징으로 독재 세력에 의해 활용되는 현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평화의 댐 건설 명분 자체가 황당한 거짓이었고 그것을 추진하는 과정 자체가 폭력적이고 강압적이었다"며 "그것을 찬양하고 독재를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참담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화천군과 한국수자원공사 측에 따르면 당시 방문은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의 요구로 진행됐다. 두 기관은 "어떤 신분의 인사가 와도 댐을 관람하고 브리핑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화천군 관계자는 14일 와 한 전화통화에서 "그 당시 북의 금강산 댐 방류가 이슈가 되니까 전 전 대통령 쪽에서 자발적으로 방문했다"며 "군수는 신분과 관계없이 지역을 방문해준 인사를 손님 차원으로 맞으러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도 "평화의 댐을 비롯해 어떤 시설물도 신분에 관계 없이 단체 관람을 오면 안내를 하고 브리핑이 필요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김건호 사장이 참석한 것에 대해 "당시 북의 금강산댐 방류로 논란이 되고 있어 근처에 일정이 있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오정석 장군은 1월에 예편했기 때문에 민간인 신분"이라며 "오 전 장군과 직접 접촉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최지용 (endofwi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