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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0일 토요일

‘탐욕’의 늪에 빠진 개신교, 무엇이 문제?


이글은  플러스코리아 2013-04-19일자 기사 '‘탐욕’의 늪에 빠진 개신교, 무엇이 문제?'를 퍼왔니다.
개신교종파 감리교, 식민시대 신사참배 회개 결의...구체적 실천법 시급

[종교 플러스코리아] 이수현 기자칼럼= “하나님의 재산인 교회를 팔아 기관총과 비행기를 사서 일제에 바치고, 교회의 종을 떼다 바치는 등 일제의 전쟁물자 모집에 앞장서고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하는 대죄를 저질렀습니다”

▲ 방송화면 캡쳐 © 플러스코리아


최근 감리교회가 신사참배 회개를 결의했다. 1936년 한국의 교단 가운데 가장 먼저 신사참배에 참여한 감리교회는 신사참배 결의 77년 만의 회개로 주요 교단 중에서는 가장 늦었다. 

한국교회는 1907년 평양대부흥 사건 10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2007년 ‘어게인 1907’ 운동을 펼쳤고, 2008년에는 70년 만에 처음으로 일제 때의 신사참배를 공식 회개한 바 있다. 

하지만 ‘울부짖고 기도만 했을 뿐’ 그것이 면죄부가 될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국가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급성장해왔지만, 최근 몰락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 교회의 문제점은 정작 예배와 교회의 중심이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겉은 아닌 척하지만, 교인 즉 그들의 내면에는 그들 인간자신의 욕심과 목적, 수단이 중심이라는 것이 깊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종교인 스르로 자성과 회개를 해야 한다는 목소가 높다.

최근 검찰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를 100억대 배임과 탈세 혐의로 고발했고, 복음주의 대표적인 교회였던 사랑의 교회는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과 초대형 예배당 건축으로 사회의 비판 여론으로 얼룩지고 있다.

이 밖에도 각종 금권선거문제와 권력세습, 성추문까지. 사회악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한국교회는 총체적 난국 ‘탐욕의 늪’에 빠진 꼴이다. 

가난한 자를 돌아보고 예수의 복음과 사랑을 전하겠다는 그리스도인의 기본에서 벗어나 돈, 권력, 여자를 탐하는 욕심으로 사실상 한국교회의 회복이 힘들지 않느냐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거대한 예배당에 ‘욕망’이 투영된 교회. 그 속에서 찾아야 하는 교회의 회복법은 결국 오직 회개이며, 다시금 예수의 복음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 구체적 실천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제보= webmaster@pluskorea.net

이수현 기자 

2013년 3월 20일 수요일

새 교황이 던지는 사랑과 겸손, 봉사의 메시지에 귀를…


이글은 노컷뉴스 2013-03-20일자 기사 '새 교황이 던지는 사랑과 겸손, 봉사의 메시지에 귀를…'을 퍼왔습니다.
[3월 20일 하근찬의 아침뉴스] 탐욕과 증오, 질투, 시기심 만연한 사회에 큰 울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3월 20일 수요일 아침뉴스 하근찬입니다.

새 교황 프란치스코의 소탈하고 겸손한 행보가 새삼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있습니다.

그는 어제 20만 명의 인파가 몰린 즉위 미사에서도 "가난하고, 약하며, 가장 덜 중요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봉사하겠다"면서 다시 한 번 몸을 낮출 것을 다짐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손가락에 끼워진 교황권의 상징 '어부의 반지'도 전임자들의 것처럼 순금이 아닌 금이 도금된 은반지였습니다.

새 교황이 던지는 사랑과 겸손, 봉사의 메시지가 탐욕과 증오, 질투, 시기심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 연일 큰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하근찬의 아침뉴스 다시 듣기 1하근찬의 아침뉴스 다시 듣기 2

오늘의 주요 뉴습니다.

▶ 김병관, 현오석 두 장관 후보자에 이어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자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청와대가 고심에 빠졌습니다.

▶ 박근혜 정부가 사전 검증 소홀에 따른 잇따른 인사실패를 제도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 사회 고위층 성 접대 의혹을 내사 중인 경찰은 성 접대 동영상을 봤다는 진술을 토대로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 자녀에게 물려준 재산을 돌려 달라는 부모들의 소송이 늘고 있습니다.

▶ 국가부도위기에 빠진 키프로스 의회가 예금에 과세하는 내용의 구제금융 협상안 비준을 거부했습니다.

▶ 춘분인 오늘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비나 눈이 오다 오후에 점차 개겠습니다. 영동지방에는 최고 20cm가량 눈이 오겠습니다. 


한만수도 부적절, 靑 고민

▶ 자질과 도덕성 논란으로 김병관, 현오석 두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미뤄지고 있죠.

이번에는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자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고심에 빠졌습니다. 

임진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20년 넘게 국내 굴지의 로펌인 김&장 등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재산은 예금 90억 원을 포함해 무려 109억 원에 이릅니다.

가뜩이나 대기업 변호를 맡아온 경력이 문제가 된 마당에 100억대 재산을 가진 '부유층' 딱지까지 붙으며 부정적인 기류가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이 한 후보자를 향해 '결격자'라며 낙마를 벼르고 있는 것은 물론 여당 내에서조차 "부적절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 후보자가 인사청문 절차를 마치더라도 임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다 인사청문회 이후 조금 잠잠하던 김병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기업의 주식 보유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사퇴요구가 다시금 커지고 있습니다.

또, 현오석 후보자에 대해서도 이미 민주통합당은 "재벌 중심 성장을 추구한 재벌 대변론자"라며 내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들의 임명, 혹은 임명 철회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이들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야당의 거센 반발은 물론 여당 일각의 비판도 불 보듯 뻔한 상황이어서 정국운영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임명을 철회하자니 안보와 경제 분야 수장이 다시금 오랫동안 공석이 되면서 오는 부담 역시 만만치 않은 등 박 대통령이 장관 임명의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인사 실패하면 제도 탓
 

▶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사퇴한 이후 여당이 주식백지신탁과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하자고 나섰습니다.

인사의 실패를 제도 탓으로 돌리면서 공직자 윤리제도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근호 기자의 보돕니다.

= 황철중 전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주식백지신탁 때문에 자진 사퇴하자 새누리당은 제도를 손보겠다고 나섰습니다.

정부도 주식을 팔지 않아도 되도록 보관신탁하고, 주가의 상승분은 해당 공직자에게 귀속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비상장주식의 경우 객관적인 가치 평가가 어렵고 장부가치를 조작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있다는 등의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또 지난 2005년 여야 합의로 입법한 주식백지신탁 등 공직자윤리제도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에 잇따라 실패하자 정부·여당이 그 원인을 제도 탓으로 돌리려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자 인사청문회 자체를 문제 삼은 바 있습니다.

우리 제도의 모델인 미국은 직무와 관련된 주식의 처분 또는 백지신탁을 의무화하고 있고, 캐나다는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백지신탁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너는 말로만 효도하냐?
 

▶ 자녀들이 잘 모시겠다고 해서 재산을 물려줬는데, 정작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요즘 자녀들에게 물려준 재산을 돌려달라는 부모들의 소송이 늘고 있다는데요,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2년째 홀로 생활하던 69살 A씨에게 아들이 찾아온 것은 지난 2010년.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로 들어가려던 아들은 매월 용돈을 드리고 아버지를 편안하게 모시겠다며 재산을 증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쓸쓸한 생활을 하고 있던 A씨는 아들에게 갖고 있던 식당과 주택 등을 처분한 돈 3억 5,700여만 원을 준 뒤 아들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돈을 받고 난 뒤 아들은 용돈은 고사하고 A씨의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않았고 아픈 A씨가 사용하던 전기장판마저 꺼버렸습니다. 

결국, A씨는 아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증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씁쓸한 상황은 A씨 가족만의 특별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최근 경제위기와 노인빈곤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효도 약속을 한 뒤 재산을 물려받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녀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부모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법상 이미 증여가 이뤄진 경우 부양의무 불이행 등을 이유로 증여를 해제할 수 없는데다 자녀가 효도를 조건으로 재산을 물려받았더라도 조건을 이유로 증여했다는 점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부모가 승소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효도를 조건으로 재산을 물려주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증여를 해지하겠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기재하라고 입을 모읍니다.

자녀가 부모를 모시는 당연한 도리조차 문서로 남겨야 하는 현실은 씁쓸하지만, 전문가들은 철면피 자녀들에 대한 마지막 제동장치로 조건증여계약서를 권하고 있습니다. 

진주의료원 강제폐업 위기, 연쇄폐업으로 번지나
 

▶ 진주의료원이 강제 폐업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이 사태가 다른 지방 의료원의 연쇄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공 병원을 늘려도 부족할 판에 서민들이 기댈 곳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진주의료원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병원에 그대로 남아 반발하고 있고 보건단체와 노조의 저항이 거세지면서 정면충돌 양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만성 적자 때문에 폐업을 결정했다지만 이는 진주의료원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전국 34개 지역의 공공의료원은 대체로 적자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병원이 주로 수익을 내는 선택 진료비 특진비 검사비 등 비급여 항목이 적기 때문.

뒤집어 생각하면 이곳에서는 저소득층 환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필수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진주의료원이 강제로 문을 닫는다면 비슷한 고충을 겪고 있는 다른 지방 의료원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의료병상 비중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유럽은 70% 미국도 30% 정도가 공공병원이지만 우리나라는 보건소나 국공립대 병원을 합쳐도 10%가 안 됩니다. 

공공병원이 씨가 마른 가운데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지방 의료원들도 지자체의 눈치를 보며 구조조정의 압박에 시달리는 겁니다. 

이 같은 모순 때문에 적자를 몽땅 지자체에 떠넘기지 않고 정부가 함께 보존해주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소극적입니다. 

103년 전통의 진주의료원의 존폐가 의료 공공성을 둘러싼 상징적인 사태로 인식되면서 진통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가격-영업-출점' 끝없는 규제
 

▶ 영업시간과 신규출점 규제에다 새 정부의 소비재 가격 억누르기까지 겹쳐 유통·식음료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만만한 게 유통·식음료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기 기자의 보돕니다.

= 양극화의 그늘이 심해지던 MB정부 말기.

정부와 정치권은 유통업체에 대한 영업규제를 통한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실시된 대형마트의 주 2일 휴무가 올해 초부터 3일로 늘어났습니다.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 첨부, 출점예고 의무화로 대형마트와 SSM의 점포확장은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제빵과 외식 등 16개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신규출점을 제한했습니다.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업계 관계자의 말입니다. 

"대책을 당장 세우지는 못하는데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3, 4월 지켜보고 예견한 대로 공백이 생기거나 매출이 예전만 못할 경우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죠"

정부규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올 초 박근혜 정부는 소비재 가격인상 억제에 나섰습니다.

물가를 억누르는 이명박 정부의 물가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입니다.

정부의 엄포에 가격을 올렸던 업체들은 잇따라 인상을 철회했습니다.

정부의 보복조치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업계는 합리적인 인상요인도 반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식품업체 직원입니다.

"과연 식품기업이 무한탐욕이냐 그게 아니다. MB정부 때 진짜 제대로 가격인상요인이 있었는데 못 올리게 한 게 너무 많다"

갖가지 규제에 숨 막힌 업계는 정부가 손쉬운 규제에만 매달려 힘없는 유통식품업계만 옥죈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 위한 독립기구 설치 시각차 뚜렷, 갈등 예고
 

▶ 새 정부의 금융정책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한 독립기구 설치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뚜렷해 갈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구병수 기자의 보돕니다.

= 2011년 저축은행사태 등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한 금융당국의 자성 목소리가 금융소비자보호라는 메아리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정책 방향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에는 이견이 없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에는 시각차가 뚜렷합니다.

신제윤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현행 금감원의 금융소비자 보호처를 별도로 떼어내 소비자 보호기구 설립을 추진할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둘로 쪼개시는 셈입니다.

반면 최수현 금감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처를 중심으로 소비자보호를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처를 격상시켜 역할을 더욱 강화하되 금감원 내에 두겠다는 겁니다.

감사원의 감사청구제도와 같이 국민이 직접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를 요구할 수 있는 국민검사 청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야는 지난 17일 정부조직개편안에 합의하면서 금융소비자 보호처를 별도 기구인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독립시켜 운행하는 방안을 정부가 올해 상반기 중 제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두 기관이 금융소비자 보호기구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내면서 향후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신문으로 보는 세상, '아침 신문 읽기' 이희진 기잡니다

▶ 헌법재판소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고요…

= 한국일보가 3면에 '헌재 소장 대행마저 22일 퇴임 '초유의 7인 체제''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동흡 헌재 소장 후보자의 낙마로 현재 소장이 공석인데다 소장 대행을 맡고 있는 송두환 재판관마저 오는 22일이면 퇴임합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 9명 재판관 가운데 2명이 공석이 되는 '7인 재판관 체제'가 되는데 이는 1998년 헌재 출범 이후 처음 벌어지는 사태라고 합니다.

▶ 7인 체제가 되면 큰 문제가 생기는 모양이죠?

= 헌법재판소법상 재판관 7명 이상이면 최고의결기구인 평의를 열 수 있고 결정 선고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헌 결정을 위해서는 6명 이상 재판관 동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7인 체제에서는 사실상 전원 일치나 다름없는 합의가 나와야 위헌 선고가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이 때문에 헌재에서는 '7인 체제면 헌재 심판이 사실상 마비되는데도, 청와대가 '7명 이상이면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며 현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답니다.

▶ 박근혜 대통령 리더십과 관련해 재미있는 표현이 눈에 띄는군요.

= 한겨레가 1면에 '박 대통령의 '깨알 리더십'… 공직 사회 속앓이'라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박 대통령이 각 부처 주요 업무는 물론 세부 현안에까지 구체적인 지시를 내놓는 '깨알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공직 사회가 후속 대책 마련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해빙기 안전이나 주가조작 근절, 농협을 통한 농산물 직거래 확대 주문 등이 깨알 같은 지시의 대표 사례로 제시됐습니다.

한겨레는 '박 대통령의 깨알 리더십 배경에는 '모든 행정활동 초점은 '공약 실현'에 맞춰져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 동아일보는 깨알이 아니라 '담임선생님'으로 표현했네요.

= 5면 기사 제목이 '공약 꿰뚫는 박 대통령 '담임선생님 리더십''입니다.

박 대통령이 책상 먼지까지 점검하는 꼼꼼한 여성 담임선생님 같은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그만큼 공약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고 모든 공약의 내용을 꿰뚫고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라는 게 내부 해석'이라고 동아일보는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담임선생님 리더십이 책임장관제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한다는데, 깨알이든 담임선생님이든 공약만 잘 지켜진다면 국민은 큰 불만이 없겠죠.

▶ 한국전쟁 중 벌어진 '장진호 전투' 영화 제작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요.

=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전한 외신입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함경도 개마고원 장진호에서 미 해병 1사단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 1만 5,000명과 이들을 포위한 중공군 12만 명 간에 벌어졌습니다.

당시 전투에서 미군 3,600명, 중공군 2만 5,000명이 전사한 한국전쟁 중 가장 처절한 전투 중 하나였는데요,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이 '스크린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이 먼저 '혹한의 17일'이라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작에 나서자, 중국도 같은 소재의 초대형 영화 제작을 추진으로 맞불을 놓았습니다.

서로 '우리가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건데요, 우리 땅에서 벌어져 우리가 가장 참혹한 피해를 겪은 전쟁을 영화로 만드느라 남의 나라들이 벌이는 신경전이 씁쓸하네요.

◈ CBS 라디오 '하근찬의 아침뉴스(월~금 07:30~08:00)' 아이폰 팟캐스트https://itunes.apple.com/kr/podcast/hageunchan-ui-achimnyuseu/id600378282?mt=2(안드로이드폰에서도 '팟드로이드' 등 팟캐스트용 앱을 설치하신 후 '하근찬의 아침뉴스'를 검색해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CBS 하근찬 기자

2013년 2월 4일 월요일

김지하 시인, 말년 행보 논란…잘 늙기의 어려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03일자 기사 '김지하 시인, 말년 행보 논란…잘 늙기의 어려움'을 퍼왔습니다.

갈 곳 없는 노인 중엔 버릇 없는 ‘젊은 것들’과 자신을 방치하는 사회를 향해 울분을 쏟아내다 극우의 행동 전위로 나서는 경우도 있다. 2011년 7월 극우 노인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 관계자가 서울 대한문 앞에서 진보단체가 설치한 농성천막을 강제로 철거하려다 이에 항의하는 한 여성의 목을 조르고 있다. 한겨레 김봉규 기자

원로와 퇴물은 ‘한 끗’ 차이 ‘늙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다… 
분별 없는 탐욕과 인정 욕구 내려놓고 아름답게 저무는 비결은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 비가 새는 모든 늙은 존재들이/ 새 지붕을 얹듯 사랑을 꿈꾼다/ 누구나 잘 안다 이렇게 된 것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심보선 ‘슬픔이 없는 십오초’ 중에서)  말년의 행보가 논란을 빚은 경우는 비단 김지하뿐만이 아니다. 널찍한 사무실과 기사 딸린 관용차가 나오는 ‘한자리’를 노리고, 있는 인연 없는 연줄 다 동원해 이력서를 밀어넣던 노무현 정부 시절의 일부 ‘진보 원로들’을 사람들은 기억한다.

원로와 퇴물은 ‘한 끗’ 차이

민망한 일이다. ‘원로’라 불리던 이들이 속절없이 추락한다. 원로란 본디 “나이나 지위, 덕망이 높은 벼슬아치”를 일컫는 말이었다. 굳이 관직이 아니어도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오르는 게 가능해진 현대에 이르러선, 원뜻의 계급적·윤리적 차원이 탈각되고 개념의 외연도 확장됐다. “한 가지 일에 오래 종사해 경험과 공로가 많은 사람”쯤을 이르는 보통명사가 된 것이다. 이제 법조인, 정치인, 교수 등 전통적 엘리트뿐 아니라 상공인, 교사 같은 통상의 직명 앞에도 원로라는 말이 붙는 게 어색하지 않다. 존숭받던 원로가 쉰내 나는 퇴물로 추락하는 것도 한순간이다. 원로와 퇴물은 말 그대로 ‘한 끗’ 차이다.김지하(72). 총칼 든 박정희와 맞짱 뜨며 저항의 1970년대를 선도했던 한 시절의 영웅이, 돌연 연민과 안타까움을 부르는 ‘보통 노인’으로 주저앉아버렸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그가 야당의 대선주자와 거물급 지식인을 겨냥해 쏟아낸 언어의 신랄함은 과거 ‘오적’에서 보여준 치열한 풍자정신과는 거리가 멀었다. 차라리 그것은 ‘대한민국어버이연합’으로 상징되는 동년배 우익들의 저잣거리 언어에 가까웠다.여기저기 “비가 새는” 조짐은 일찍부터 있었다. 그래서 “새 지붕을 얹듯” 그 또한 “사랑을 꿈”꿨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나날이 희미해지는 세간의 인정(認定)을 회복하기 위해, 지금의 김지하를 만든 실존의 지반을 스스로 허문 꼴이 돼버렸다. 언론인 고종석은 “마음이 망가진 사람의 허튼소리”라 일축했지만, 몇몇 평론가들에게 이 사건은 “김지하의 평범화”(이택광)이자 “영웅주의의 무구한 타락”(황호덕)을 드러내는 비범한 표지로 받아들여진 듯하다. 오죽하면 (조선일보) 선임기자 최보식조차 “선거와 정치판에서 잘 싸우는 역할은 그와 같은 시인이 아니어도 할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고 안타까워했을까.그러나 말년의 행보가 논란을 빚은 경우는 비단 김지하뿐만이 아니다. 널찍한 사무실과 기사 딸린 관용차가 나오는 ‘한자리’를 노리고, 있는 인연 없는 연줄 다 동원해 이력서를 밀어넣던 노무현 정부 시절의 일부 ‘진보 원로들’을 사람들은 기억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시민사회 원로’라는 이름으로 정치권 외곽에 자리를 잡고 중요한 국면마다 발언권과 영향력을 행사한다.지난해 두 차례의 선거 국면에서 보여준 ‘시민사회 원로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정파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게 쉽지 않은 때일수록, 난마같이 얽힌 상황을 정리하고 중재할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진영 내 다수 의견이었다. 하지만 양보를 압박받는 쪽에선 ‘권리만 누리고 책임은 안 지려는 훈수정치’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 당시 시민사회 원로들로 구성된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가 안철수 후보의 독자 행보에 거듭 제동을 걸자 친안철수 성향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선 “선출되지도, 책임지지도, 교체되지도 않는 권력인 소위 ‘원로’라는 무리가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kongheejun)는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어떻게 늙을 것인가’ 하는 문제

지독한 외로움 때문이었을까. 박정희와 맞짱 뜨던 한 시절의 영웅이 연민과 안타까움을 부르는 ‘보통 노인’으로 주저앉아버렸다. 지난해 12월13일 시인 김지하는 박경리 선생의 토지문화관을 찾아온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환담을 나누었다(위). 18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난해 12월19일 서울 종로보건소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 유권자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유독 노인들이 눈에 많이 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겨레 김봉규 기자

진보에 ‘원로’라는 집단이 존재하는 사실부터 난센스라는 지적도 있다. 현존 질서와 전통의 권위를 부단히 의심하고 도전하는 것이야말로 진보의 진정한 전통(‘반전통의 전통’)이라 여기는 문화적 전위주의의 영향력이 여전한 탓이다. 실제 ‘축적된 지혜’의 역사적 집적물로 간주되는 ‘전통’이나, 그것의 인격적 구현체로 여겨지는 ‘원로’의 존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그 가치를 평가해온 쪽은 진보가 아니라 보수였다. 이 점은 ‘원로회의’ 성격의 자문(의결) 기구가 대체로 신분제적 질서가 잔존해 있거나 보수세력의 영향력이 뿌리 깊은 곳에서 발달해온 사실에서도 드러난다.반면 진보에게 ‘나이듦’이란 질병과 빈곤, 고독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쉬운 사회적 약자가 되는 것을 의미했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들이 노년이 된 뒤에도 인간의 자존감을 잃지 않고 존엄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사회적 보호망을 제공하는 일은 진보 정치세력의 중요한 임무였다. 노년층을 위한 보편적 연금과 의료, 돌봄 서비스가 서구의 사회민주주의 정부 아래서 발달해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들 나라에서 노인 인구비의 증가는 산업구조 및 가족제도의 변화와 맞물려 20세기 중반부터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어떻게 늙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제 한국에서도 노년 세대뿐 아니라 모든 연령집단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고령화 속도가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나이듦을 대하는 태도 역시 가파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민의 강도 또한 클 수밖에 없다. 가장 심각한 것은 물론 경제적 문제다. 국가의 복지 체계는 걸음마 단계인데, 가족의 돌봄과 부조 기능은 급격히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빈곤문제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보면, 노인 가구 10가구 가운데 6가구가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다(2012년 6월 기준).노년기의 내리막이 가파르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경제적 어려움 때문만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설 자리를 잃었다는 막막함, 공동체의 존속과 번영에 어떤 기여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은 노년의 일상을 한층 황폐하게 만든다. 게다가 노년의 삶을 어떻게 가꿔갈지에 대해 별다른 학습이나 고민도 없이 황혼을 맞이했으니, 부딪히는 상황마다 실패와 난감함의 연속이다. 이런 어려움의 강도는 현역 시절 높은 직위에 있던 사람일수록 더하다. 어딜 가도 자신을 알아보고 대접해주는 환경에 길들여져 있다 보니, 스스로 일상을 챙기는 일에 너무도 미숙한 탓이다.이들 중엔 ‘왕년의 끗발’에 기대거나, 검증 안 된 ‘경륜’을 앞세워 한번 물러나온 무대를 기어이 다시 오르려는 이도 있다. 그러나 분별 없는 탐욕은 민폐를 낳는다.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여의도와 광화문의 유력 캠프에 줄을 대고 호시탐탐 입조(立朝) 기회를 노리는 ‘전직’들, 정권 교체기마다 공기업이나 정부투자기관 감사 자리 하나 얻어보려 이리저리 이력서를 들이미는 정·관·언론계 퇴직자들의 모습은 딱하고 처연하다. 요행히 몇몇은 중심가 사무실의 회전의자를 차지하고 2~3년쯤 풍족한 급여를 받으며 우아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위신을 지켜주느라 지출되는 비용은 공공부문에 20~30대를 위한 신규 일자리를 여럿 만들고도 남는 규모다.

속물성이 생물학적 늙음과 결합하면 노추

그나마 대부분의 노년은 이런 자리에 접근하지도 못한다. 정년을 맞아 직업 전선에서 쓸쓸히 퇴역했지만, 집에만 눌러 있자니 가족들 눈치 보이고 나가자니 딱히 갈 곳도 없다. 이들 중엔 서푼어치 권위의식으로 가족들 위에 군림하려다 왕따를 당하거나, 드물게는 버릇 없는 ‘젊은 것들’과 자신을 방치하는 사회를 향해 울분을 쏟아내다 극우의 행동 전위로 나서는 경우도 있다. 물론 거개의 노인들은 집 안에서 TV를 끼고 외로움을 달래거나 무료 전철을 타고 도심 공원에 나가 또래 노인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일반적이다.분별 없는 탐욕의 또 다른 귀착지는 노추(老醜)다. 김지하로 다시 돌아가면, 평론가 황호덕(성균관대 교수)은 그의 변신이 “노년의 외로움의 징표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는 묻는다. “젊음에 대한 집착으로 가득 찬 이곳에서 노년이란 무엇일까.” 그에게 김지하 같은 “한때의 젊은 재능들”이 보여주는 납득할 수 없는 노년은 “오직 커다란 삶의 변곡과 전향을 통해서만 스스로의 존재를 환기시킬 수밖에 없었을 그들의 사정”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비극적이다. 이어지는 고백은 이 뒤늦은 깨달음에 대한 자책이다. “우리는 한국 사회에서 노년에 대한 사유가 그간 얼마나 부재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그런데 사람들이 정작 두려워하는 건 누구라도 김지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외로움과, 그 외로움의 근원에 자리잡은 인정 욕구는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독일 철학자 악셀 호네트는 말한다. “그 누구의 인정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존재와 삶의 가치를 확신할 수 없다.” 달리 말하면, 아무리 독불장군이라도 미래의 어느 시점엔가 자신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리란 믿음 없이는 당대의 고독을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한 투쟁은 평생에 걸쳐 지속되는데, 이런 인정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자들을 일러 ‘속물’이라 한다. 속물은 타인의 인정을 구하는 과정에서 과시와 협잡과 기만도 마다 않는다. 이런 행태의 속물성이 생물학적 늙음과 만나면 노추가 된다.1990년대 초 황지우가 남긴 ‘성요한병원’이란 시는 인정에 대한 사람들의 병적인 집착을 경쾌하게 조소한다. 그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처남의 병문안을 다녀온 뒤 이 시를 썼다. “결국, 사람이란 자기 알아달라는 건데/ 그렇지 못하니까 미쳐버린 거다/ 권력도/ 부부싸움도 그렇다/ 자기 알아달라는 치정이다/ …/ 여자만 보면 자기의 자지를 꺼내 보인다는 목수 김씨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는 웃지 않고/ 나는 웃었다/ 병원을 나올 때에야/ 문 앞에 흰 석고 성자가 서 있었다”노인과 약자에게 불친절한 이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뒤바뀔 리 만무하니, 당장 의지할 수 있는 것이라곤 적절한 양생술(養生術)과 욕망을 내려놓으려는 부단한 수행밖에 없는 것일까. (노인혁명)을 쓴 사회학자 홍승표(계명대 교수)는 “그렇다”고 말한다. 문화인류학자 김찬호(성공회대 교수)가 제안하는 노년의 삶도 비슷하다.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반쯤은 저 세상에 이미 가서 살고 있는 영혼, 현실의 속물적인 이해관계를 넘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안목, 영욕의 세월을 되돌아보면서 생애의 고결하고도 황홀한 기쁨을 빚어내는 내공…. 그러한 위상에서 노인의 권위도 되살아날 수 있다.”(김찬호 ‘노년, 무를 향한 정진’ 중에서)

처자들 앞에서 바지춤 풀어헤치는 짓만은

이쯤이면 군자를 넘어 성자의 경지다. 여기저기 비 새는 범부들 처지에선 언감생심이다. 그런데 아무나 노력해 도달할 수 있으면 그것이 왜 군자의 도, 성자의 삶이겠나. 그러니 지레 겁먹거나 낙담하진 말 일이다. 군자나 성자가 못 되어도, 외롭다고,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목수 김씨처럼 애먼 처자들 앞에서 바지춤 풀어헤치는 짓만은 피할 일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2012년 10월 18일 목요일

MB 하트'에 열광한 탐욕의 유권자들, 지금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18일자 기사 'MB 하트'에 열광한 탐욕의 유권자들, 지금은?'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MB정부 5년 정산한 코믹호러 다큐 (MB의 추억) 김재환 감독

생각해보니 참 이상했다.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갈 때쯤 그 대통령이 내걸었던 공약들이 얼마나 잘 지켜졌는지에 대한 대차대조표는 어느 매체에서도 다루지 않는다. 다음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장밋빛 약속(실상 5년 전 현직 대통령이 내걸었던 공약과 크게 다를 바 없는)만이 지면을 가득 채울 뿐이다. 반성 없이, 분석 없이 달콤한 미래만이 우리를 기다리는 것 같다. 과거 약속의 이행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 현재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통령 단 한 사람'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도 되풀이된다. 사람들, 그러니까 유권자들은 자꾸 메시아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 메시아를 불러들이는 것도 유권자들이며, 그 메시아의 장밋빛 약속을 현실로 실현시킬 수 있는 것도 메시아 본인이 아닌 유권자들이다.

2011년 맛집 방송의 실상을 폭로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다큐멘터리 (트루맛쇼)의 김재환 감독이 두 번째 '역지사지 프로젝트' 으로 돌아왔다. 2007년 대선 당시 기호 2번 이명박 후보가 노무현 정권을 향해 퍼부었던 날선 비판, 열광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선언했던 호언장담은 2012년 현재 유권자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그대로 돌려줄 수 있는 질문들이기도 하다. 자신의 말이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상황 앞에서 '주연배우' 이명박 대통령은 과연 어떤 대답을 들려줄 것인가?

(MB의 추억)이 시작하면 푸른색 호화찬란한 조명을 뚫고 이명박 후보가 유세 무대에 등장한다. 마치 아이돌 스타가 등장한 양 지지자들의 환호성이 요란하게 울려 퍼진다. 그는 스타이며 구세주다. 우리가 바라는 바를 이뤄줄 수 있는 단 하나의 통로다. 이명박 후보는 마치 조선시대 왕들처럼 긴 칼을 차고 등장해 그 칼을 휘둘러 보인다. 지지자들의 함성도 더 뜨거워진다. 퍼포먼스치고는 지나치게 단편적이고 직유법적이라 매력 없지만, 선거철이라는 특수한 시기상 그 제스처가 취하는 절대적인 의미는 "나를 따르라!"이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따르겠노라는 맹세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그리고 김재환 감독은 (MB의 추억)에서 보여지는 이명박 후보의 호언장담, 이명박 후보의 놀라운 식탐은 유권자들이 듣고 싶어하고 보고 싶어하는 내용이었을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MB의 추억)을 보는 65분 러닝 타임 내내,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이면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정동영, 이회창 후보도 조금씩 등장한다). 그들을 둘러싼 수많은 카메라에 찍힌 영상 중 방송 매체에 등장하는 화면은 주의 깊게 걸러진 것들이다. (MB의 추억)은 그 걸러진 영상 이후의, 날것 그대로의 제스처와 표정을 보여준다. 미리 경고하는데, 이것은 상당한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당신이 MB의 열성적인 팬이 아니라면). (MB의 추억)은 무척 웃기고 신랄하지만 딱 그만큼 피곤하고 괴로운 영화다.

10월 18일 개봉하는 (MB의 추억)은 서울 2개관(인디스페이스, 아트하우스 모모)과 대구 1개관(대구 동성아트홀), 강릉 1개관(강릉 독립예술국장 신영)에서 우선적으로 개봉한다. 배급을 맡고 있는 '스튜디오 느림보'의 고영재 대표는 "일단 4개관에서 시작하되 그 극장들에서의 호응에 따라 이후 확대 개봉 여부가 결정지어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멀티플렉스 예술영화전용관이 한 개도 잡히지 않았다는 상황을 둘러싼 정치적인 확대 해석에 대해, CGV 다양성영화팀 관계자는 "정치색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해명했다. (MB의 추억) 개봉 일자가 다소 급하게 결정되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배급 절차에 따라 10월 18일에 바로 영화를 틀 수 있는 예술·독립영화개봉관을 잡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미 편성이 결정된 영화들 모두에게 최소 2주 간의 상영기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그 상영이 끝난 이후 상황에 따라 다시 얘기해볼 수 있는 여지는 존재한다고 했다. 

다음은 (MB의 추억)의 김재환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 코믹호러 다큐멘터리 'MB의 추억'의 김재환 감독.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 (트루맛쇼) 이후 당신의 소원, 혹은 예언대로 TV 맛집 프로그램들에 변화가 생겼다. 과장된 화면들은 확연히 줄었다는 평가가 있었고, (사유리의 식탐여행)이라든가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 당신이 대표로 있던 B2E 제작사에서 만드는 (미각스캔들)까지 새로운 포맷의 맛집 관련 프로그램들이 생겨나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다. (트루맛쇼) 이후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를 내린다면.

김재환: 별로 바뀐 거 같지 않은데….(웃음) 다만 방송에서의 자정 작용은 좀 있는 것 같다. 원래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었고, 미디어는 주로 찍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트루맛 쇼) 이후 미디어 자체를 찍는 카메라가 있을 수 있다는 약간의 두려움이 생겼고, 그것 때문에 자구책을 모색하다보니까 포맷 변화가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든다. 몇몇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좀 떨어진 것 같다. 이젠 더 정교하게 사기 치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안 속으니까.

프레시안: 개인적인 변화는 어떤가. (트루맛쇼) 개봉 관련해서 상영금지 소송, 명예훼손 고소 등 고초를 겪었는데.

김재환: 고소 건들은 전부 깔끔하게 해결됐다. 대신 작년에 외주제작하던 프로그램들이 다 잘렸다. 매출액의 90퍼센트를 가져오던 MBC가 프로그램을 전부 끊었다.(웃음) (트루맛쇼) 이후 회사가 망하는 것까지가 퍼포먼스의 끝이라고 생각했었다. 원래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망하는 게 맞는데, 안 망했다.(웃음) 일할 게 아무것도 없던 기간이 좀 있었는데, 원래도 막 돌아다니면서 영업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더 그랬는지 모르겠다.하지만 그 뒤에 몇몇 프로그램들을 다시 만들게 됐다. (트루맛쇼)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그렇게 좀 센 프로그램 위주로 들어오더라. 사실 (트루맛 쇼)야 내가 만든 거고 우리 회사에서 만들던 프로그램과는 상관이 없는 건데…. 회사 사람들이 철없는 사장 때문에 불안에 떨지 않도록(웃음) 나와 회사를 좀 분리시켜야겠다고 생각해서 대표 자리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내 작업 때문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영향 받으면 안 되지 않겠나.

프레시안: 안 그래도 이번 (MB의 추억)으로는 인터뷰라든가 GV 등 대외적인 활동을 좀 자제하려는 입장이라고 들었다.

김재환: (트루맛쇼) 이후 그런 일들을 겪었다. 지상파가 이렇게 쓰라린 모독성 공격을 당한 게 처음이었지 않나. 나중엔 내가 라디오 생방송에서 했던 인터뷰와 GV 발언들까지 전부 녹음해서 명예훼손을 걸더라. 나중엔 내가 오히려 무고죄를 걸어도 무방한 상황이었지만, 내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개인이 아니라 미디어에 싸움을 거는 작업이었으니까 결국 포기했다. 그래서 으로는 GV를 안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작게 개봉하는 독립영화다보니 GV를 꼭 해야 관객이 든다고 하더라.(웃음)

프레시안: (MB의 추억)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역지사지 프로젝트 1'이었던 (트루맛쇼)에 이어 준비하던 2편이 TV 출연 전문가들을 다룰 것이라 했던 기억이 나는데.

김재환: 정확하게 하면 (트루맛 쇼)를 처음 준비할 당시 생각했던 동시다발적 아이템들이 미디어를 다루는 시리즈 세 편, '역지사지 프로젝트' 시리즈였고 그중 미디어 시리즈 한 편이 전문가들을 다룰 예정이었다. 그런데 미디어 시리즈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바뀌는 중이다. 이런 게 나빠요, 라고만 하는 것보다 좋은 예를 찾아 보여주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하고. '역지사지 프로젝트' 2편은 이 맞다.

▲ 다큐멘터리 'MB의 추억'. ⓒB2E

프레시안: (MB의 추억)은 지난 4월 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그때 버전과 지금 개봉 버전이 좀 달라졌다고 들었다.

김재환:  (MB의 추억)자체가 'MB의 관점에서 유권자를 바라보기'기 때문에 MB의 심정을 담은 1인칭 내레이션이 새로 들어갔다. 좀 더 쉬워졌다고 해야 하나. 그러다보니 내레이션이 들어가는 부분의 편집과 구성이 달라졌고, 원래는 이회창, 정동영 후보의 유세 장면도 많이 들어갔는데 단독 주연 MB가 더 빛나게 하기 위해 어느 정도 그 출연 분량을 배제했다.(웃음) 그리고 당시 유세장에서 MB에게 열광했던 유권자들이 지금은 어떤 생각일까 싶어 당시 시장 상인들을 찾아가서 인터뷰하는 장면을 새로 촬영했다.

프레시안: 편집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무엇인가.

김재환: (MB의 추억) 편집이 최종적으로 끝난 게 작년 가을이었다. 그런데 11월과 12월 경이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전성기였다. 조롱하고 풍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나서 올해 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MB의 추억)을 보는데 좀 허무해졌다. 상황이 그동안 너무 많이 달라졌고, 이젠 '지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선 후보들이 확정되고 이미지 전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좀 달라진 버전으로 개봉하면, 관객들에게 훨씬 더 명쾌하게 다가오는 게 있지 않을까. 시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MB의 추억)을 좀 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프레시안: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정산'이라는 주제는 어떻게 잡게 됐나.

김재환: 현직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차기 대통령 선거 전에 다뤄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흘러간 옛 이야기를 하자는 게 아니라, 현실을 얘기하자는 거다. 지금 대선 후보들의 모습은 5년 전과 다를 것 같지만 패턴이 똑같다. 미디어가 다루는 방식도 동일하게 반복된다. 시청자들은 이 후보들을 다루는 미디어의 동일한 방식을 쳐다보면서 거기서 어떤 영향을 받아 의지를 갖게 되고 어떤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멍하게 TV를 보는 유권자들, 그들은 유죄일까 무죄일까?

(MB의 추억)은 (트루맛 쇼)와 동일한 주제를 다룬다. 모든 게 MB 탓이야, 비난하고 모욕하고 끝내버릴 수도 있지만 결국은 그게 자기 이야기라는 걸 모를 때가 많다. (트루맛 쇼)에서는 음식평론가 황교익 선생님 입을 빌어서, 시청자가 천박하니까 방송도 입맛도 천박해진다고 말했다. (MB의 추억)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는 탐욕스럽다. MB는 유권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만 해줬을 뿐이다. 우리가 이런 대통령을 갖게 된 건 유권자의 수준이 그것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죄가 아니다.

잘 보면 두 작품의 공통점이 많이 보일 것이다. (트루맛 쇼)와  (MB의 추억)모두 모니터가 많이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도처에서 그들을 찍고 있는 카메라와 핸드폰이 있다. 거기서부터 수많은 이미지와 메시지들이 전달되는데, 우리들은 거기서 영향 받아 정보를 얻고 행동한다. 이미지와 그 이미지가 생성되는 이면의 방식들. 맛집을 선택하는 것과 대통령을 뽑는 것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점심 때 TV에 나온 맛집에 갔다가 실망하곤 "내가 다시 TV에 속나봐라"하다가 5시간 뒤에 또 다른 맛집을 찾아 나선다. 다만 이번엔 5년을 기다려야 한다.(웃음) 그렇게 보면 (MB의 추억)은 '역지사지 프로젝트'이기도 하지만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 다큐멘터리 'MB의 추억' ⓒB2E

프레시안: 최근 (두 개의 문)(미국의 바람과 불) 등 기존 기록물을 적극적으로 아카이빙하여 활용한 다큐멘터리들이 눈에 띄었다. (MB의 추억)에서도 전반부 2007년 유세 장면을 담기 위해 수많은 자료들을 보았을 텐데, 자료들의 출처는 주로 어디이며 그 중에서 선택의 기준은 어떤 것이었나.

김재환: 화면들은 (한겨레)의 하니TV, 민중의 소리 방송, 개인 카메라, 환경운동 단체의 기록물, 한나라당 홍보물 영상 등이었다. 여기서 선택의 기준은 'MB의 말로 MB를 공격한다'였다. 이라크 전 반대 사진 중에, 긴 총을 겨누고 있는 군인의 사진을 전봇대에 붙임으로써 그 총구가 빙 돌아 자신의 뒤통수를 향하게 되는 사진이 있다. 바로 그 기준으로 편집했다. MB가 유세 중에 전 정권을 비판했던 날카로운 말들이 부메랑이 되어 지금의 자신을 찌르게 된다는 것. 그때 했던 말 중에 현재와 관계없는 내용은 배제했다. 2012년의 MB와 2007년의 MB가 관련을 맺을 수 있는 내용들이 기준이었다. 그때의 말로 공격하는 논리가 되어야 하니까 그게 좀 어려웠다.

프레시안: 전주국제영화제와 시사회를 통해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김재환: (트루맛쇼)와 (MB의 추억)에 대해 기대하는 효과는 동일하다. 식당들과 시청자들 모두 자기들이 얼마나 천박하지 스스로 느끼는 것, 유권자들이 얼마나 탐욕스러웠는지를 깨닫는 것, 그리고 MB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라고 자문하는 것. 우리 모두, 대선 출마자들이 우리가 먹는 바로 그 서민 음식을 먹는 걸 보면서 즐거워하는지도 모른다. 실제 그 사람들의 정책이 아니라 서민 코스프레하는 모습을 즐겁게 소비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 이미지들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의 서민 코스프레는 우리 때문일 수도 있다. 선거 리얼리티 쇼에서 특정한 캐릭터들을 담당하는 그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왜 즐거워하는가, 그게 뭘까를 생각해보자는 거다. 이런 이미지들이 만들어지는 패턴을 보고 난 뒤 쉽게 속지 않고 면역을 길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시에 방송사와 대선 후보들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자신들이 세상을 고발하는 방식 그대로 누군가 그렇게 자신들을 고발한다는 두려움, 말을 막 던지더라도 표를 얻을 수 있었지만 그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두려움 말이다. 온갖 약속과 말, 스스로 구축한 이미지가 자기한테 얼마나 불리하게 다가올 수 있는지를 그들이 알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트루맛쇼) 이후 맛집 프로그램들이 자정 움직임을 보이는 건 부차적인 변화인 것 같고, 시청자와 미디어, 유권자와 후보자를 포함한 정체 세력에게 이런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프레시안: MB가 방문했을 때 열렬한 환호를 보냈던, 현재까지도 그 지지를 거두지 않는 경상도 지역 상인들 몇몇의 이야기를 통해 지역감정을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부분은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재환: 지역주의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역감정은 늘 변치 않는 상수니까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면 어떤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그 지역에선 아무 변화가 생길 수가 없다. 물론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했다. 하지만 내가 부산 출신이다. 아버지 고향은 김천, 어머니 고향은 진주다. 내가 아는, 나와 관계된 지역을 이야기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는마음으로 찍은 것이다. (트루맛쇼)도 내 직업, 내 밥줄과 관계된 얘기를 했는데, (MB의 추억)에서도 역시 내가 잘 아는 이야기를 건드리고 싶었다.

개인적인 걱정은 이런 부분이다. 어머니께 보여드려야 하는데 어떤 생각을 하실까.(웃음) 사실 왜 좀 더 터프하게 MB를 다루지 않았냐, 너무 젠틀한 것 같다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걸 원하시는 분들은 팟캐스트를 들으시면 될 것 같다.(웃음) 우리 어머니는 MB가 국정을 잘 수행해서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길 바라셨고, 어렵게 성공한 사람이 망가지는 과정을 보면서 안타까워하시는 것 같다. 그런 어머니가 (MB의 추억)을 보실 때 어떤 평을 하실지 궁금하다.

프레시안: 아무래도 (MB의 추억)을 보고 나면 '나는 꼼수다'와의 관련성이 궁금해지게 되는데,(웃음) '나는 꼼수다' 앨범 수록곡이 삽입되고, BBK 관련 정봉주 의원 화면과 정봉주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1인 시위자 코멘트까지 등장하니까.

김재환: '나는 꼼수다'를 의식하고 일부러 넣은 건 아니었다. 영화 내내 MB의 말이 나오면 그와 상반되는 장면들이 계속 교차하면서 부딪혀야 했다. MB가 "정말 사랑합니다"라면서 하트를 그리면 시민들이 그 추운 날씨에 물대포 맞는 장면이 이어지고, "손들어 보세요"라고 하면 구호를 외치며 규탄하는 장면이 충돌한다. BBK 언급도 박근혜 후보가 예전에 정봉주 의원과 동일한 내용의 비판 발언을 한 게 있었기 때문에 넣은 충돌 편집 중 하나라고 봐주면 되겠다.

▲ 김재환 감독.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 극장에 이 영화를 보러 올 적극적인 관객들은 아마 99퍼센트 이상 투표를 하리라 예상한다. 그런데 "투표를 하자, 정치혐오에 빠지지 말자"라고 권하는 이 영화가 실제로 겨냥하고 있는 관객층이 극장에 일부러 올 것인가 하는 딜레마가 분명 존재한다. 그 관객층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이 클 것 같다.

김재환: 이걸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관객과 보러 오는 관객 사이의 괴리가 있는 건 확실하다. 과연 어느 정도로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딜레마는 늘 안고 있다. (MB의 추억)은 그 도가 아주 심한 경우고.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트루맛쇼)와(MB의 추억)을 상영했을 때도, 관객들이 많이 웃으니까, 외국 프로그래머들이 궁금해 하면서 스크리너를 요청했다. 하지만 보내지 않았다. 그 사람들이 MB나 한국 방송사의 현실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보여주는 게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한국 관객층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고민이 있다. 분명 극장까지 보러 오실 분들은 (MB의 추억)이 아니라도 적극 투표할 분들, 젊은 층들일 것이다. 오히려 이걸 봐주었으면 하는 분들은 안 보러 오실 것 같아서 고민이다. 그럼 난 이거 왜 만들었지?(웃음)

프레시안: 어떤 의미에선 당연히 투표할 사람들이 보는데도 작품 말미에 드라마 (프레지던트)의 대통령 최수종의 입을 빌어 투표하자라고 역설하는 게 너무 당연한 얘길 하는 거 아닌가 싶어 좀 당황스럽긴 했다.

김재환: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버전에서는 2007년 대선 이미지 전쟁의 유포 방식, 2012년에는 그 말들이 어떻게 다가오는지가 막 섞여있었다. 지금 개봉 버전에서는 둘 사이의 구분이 확실하게 되니까 과잉 친절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긴 했다. 주 관객층은 20대, 30대 젊은 층일 텐데 그런 사람들이 더 열광하게끔 더 팍팍 찔러주지 그랬냐는 얘기도 있었다. 그 사람들만을 타겟으로 했다면 얘기가 달라졌겠지. 하지만 난 우리 어머니 같은 분도 보실 수 있는 정도의 수위를 생각했다.

원래 등급 신청 때에도 (트루맛 쇼)처럼 12세 관람가를 기대했는데 의외로 15세 관람가가 나와서 좀 놀랐다.(웃음) 요즘 초등학교 6학년 정도면 정치나 이미지 전쟁 조기교육을 해도 괜찮을 텐데…. 난 그 관객층까지 생각했기 때문에 일부러 더 쉽게 만들고 싶었다. 내레이션도 넣을지 말지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다가 넣었다. 그냥, 제대로 투표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다. 미디어에 나온 이미지만으로 투표하는 게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보자는 거였고.

프레시안: (트루맛 쇼) 때 방송사들의 항의처럼 (MB의 추억)에 대한 공격은 없나. 선거법위반 등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들었는데.

김재환: 아직 없었다. 주연배우가 현직 대통령인데 감히 누가 공격을 하겠나.(웃음)

대선 후보 초청 안 하냐는 얘기는 많이 나오던데 굳이 오시라고 초대하진 않았다. 표 사고 보시면 말리진 않겠지만…(웃음) 사실 오신다고 해도 걱정이다. 5년 후에 내 영화 아이템이 될 수도 있는 분들 아닌가.(웃음) 그분들이 (MB의 추억)을 보고, 쇼를 해도 좀 더 나은 퍼포먼스를 해야겠구나 하는 참고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나보고 힘들고 어려운 일 한다고들 걱정하는데, 난 재미있어서 하는 거다. 이왕 재밌게 하는 일이 의미까지 있으면 더 좋겠다.

프레시안: 마지막 질문이다. 대선 투표에 대해 마음의 결정은 내렸는지.(웃음)

김재환: 이게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아직 결정을 못 했다.

 /김용언 기자